이 포스팅에서는 약간 실무적인 방법론들을 다루어 봅니다. 이슈관리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자산을 꼽으라면 그 중 하나가 ‘핵심 메시지(key message)‘를 꼽을 것입니다.
핵심 메시지를 좀 더 들여다보면 우선 회사측에서 타겟 이해관계자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메시지를 의미합니다. 언론의 취재에 대응할 때에는 해당 언론매체를 통해 ‘인용’을 성공시켜서 커뮤니케이션 하고자 하는 메시지입니다. 물론 사내 특정 개인만의 것이 아니라 사내에서 누구나 동일하게 내외부로 전달하는 메시지여야 하지요.
핵심 메시지에 대한 요건들은 그 외에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 핵심 메시지는 공표 내용, 생각, 또는 주장이 담겨져 있어야 한다
- 핵심 메시지는 사실과 정보에 근거해야 한다 (광고나 마케팅 표현X)
- 핵심 메시지는 커뮤니케이션 목적에 따라 일관성을 지녀야 한다
- 핵심 메시지는 수가 적어야 한다 (max 3개)
- 핵심 메시지는 최대한 간단해야 한다 (max 2 문장)
- 핵심 메시지 한 문장에는 하나의 주제만 담아야 한다
- 핵심 메시지는 상대방이 이해하기 쉬운 문장이어야 한다
- 핵심 메시지는 강력하되 긍정적이어야 한다
이 밖에도 핵심 메시지와 관련된 재미있는 표현들은,
- 적은게 강하다. (핵심 메시지의 수를 줄여라)
- 한개의 이슈에 대해 여럿이 여러 메시지를 전달하면 그 (커뮤니케이션) 효과는 반감된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한개의 메시지를 동일하게 전달하면 그 효과는 배가된다.
- 9개의 메시지를 이야기 해 봐라. 상대방은 아무것도 기억 못할거야. 3개의 메시지를 이야기 해 봐라. 그중 하나의 메시지만 기억 될거야. 3개의 메시지를 3번 반복해 봐. 그러면 상대방은 3개 메시지 전부를 기억할 거야.
이런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핵심 메시지를 만드는 순서는 어떻게 될까요? 아니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 – 이 부분에서는 실무자분들 나름의 방법론이나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예를들어 시니어 커뮤니케이션 임원께서 생각하셔서. “우리가 강조해야 할 메시지는 이거 이거 이거야. 정리해 봐”하시는 경우도 있고요. 반대로 “일단 우리가 강조해야 할 핵심 메시지가 어떻게 되야 하는지 구성을 좀 해 봐”라면서 홍보팀원들의 의견을 묻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장 완벽에 가까운 핵심 메시지를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이슈 확정
2. 이슈 분석
3. 핵심 메시지 도출
4. 핵심 메시지 맵 완성
1단계: 이슈확정의 단계입니다
해당 이슈를 들여다보고 정의를 내리는 단계죠. 이 이슈는 __________________이다. 예를들어 이 이슈가 소비자 피해 이슈인지. 정부 기관으로 부터의 규제 이슈인지. 제품 안전 이슈인지. 사회적 논란인지. 정치적 이슈인지. 기업 범죄와 관련 한 이슈인지, 내부고발 이슈인지. 노조이슈인지. 환경이슈인지….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것이 어떤 이슈인지를 정확하게 정의하는 단계입니다.
사실 이 단계만 상하로 동일한 정의를 내리게 된다면 나중에는 그리 큰 문제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의외로 일이 잘 준비되는거지요.
2단계: 이슈분석 단계
해당 이슈를 일단 정의했으면, 구체적으로 분석을 해 보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 더 깊이 들어가면 해당 이슈는 어떻게 발생해서 어떻게 변화 성장하고 있는지. 해당 이슈의 중요 쟁점은 무엇인지. 해당 이슈에 대해 핵심 이해관계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해당 이슈로 예상되는 최악의 상황은 무엇인지, 해당 이슈로 인한 피해나 부정적인 영향은 무엇이고, 어누 수준과 범위인지. 이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조치를 취해야만 하는지…등등등을 입체적으로 들여다 보는 단계입니다.
일반적으로 이 부분에서 내외부 전문가들의 협업이 필요하고 이 부분부터 협업이 시작되곤 합니다. 하나 하나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정리해야 성공적인 핵심 메시지팩이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일선에서 종종 발견되는 문제는 핵심 메시지를 만들어야 하는 실무라인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부분입니다. 제한된 정보와 업데이트 받지 못한 정보, 일부분의 의견만을 담은 정보, 전문부서들로부터의 종합적인 조언이 없는 상태에서 홍보팀원이 개인적으로 고민 해서 만든 핵심 메시지들이 종종 존재합니다.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그럴 수 밖에 없는거죠. 이는 흔하지만 사실은 매우 큰 문제입니다.
이 단계에서 실무자들이 360도 분석을 할 때는 가장 쉽고 간편한 방법이 있습니다. 기자들이나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질문 할 수 있는 최악의 메시지들을 최대한 예상해 내서 리스트화 하는 겁니다. 정말 받기 싫은 질문, 두려운 질문, 까다로운 질문들을 하나 하나 꼽아 정리 해 보는거지요.
그 예상 질문들은 다시 그루핑을 해 보시죠. 그러면 크게 몇개의 유사한 주제들로 나누어 져서 그 하부로 세세한 질문들이 아주 까다롭게 위치할 것입니다. 그 질문들을 죽 펼쳐 놓고 먼저 보는 겁니다.
그리고는 여러 협업부서들과 의사결정자들이 모여 질문 하나 하나에 답을 마련해 보는겁니다. 처음에는 답하기가 어려운 질문들도 같은 카테고리에서 반복되고 중복되면…이내 답변이 정리가 좀 됩니다. 저 질문에는 아까 그 답변으로도 가늠이 되겠는 걸. 이 질문과 저 질문은 유사한 질문이고 같은 답변으로 대응이되니까 하나로 합쳐 보지. 뭐 이런 논의들이 생겨납니다.
전체적으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하나 하나 답을 만들어 나가다 보면 어떤 메시지의 묶음들이 생겨납니다. 중간 중간 미세한 충돌이나 비논리적인 연결 부분들은 또 고민을 통해 수정 보완 해 나가야 하죠. 전체적으로 답변 달기가 끝나면 이 2단계 이슈 분석 단계는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는 겁니다.
3 단계: 핵심 메시지 도출
딱 3개 메시지만 말씀 해 주십시오.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전달하고 싶은 3개 메시지를 이전의 수 많은 답변들을 기억하면서 추려 내시는 단계입니다. 앞에서 답변들을 만드실 때 경험을 충분히 하신분은 A라는 메시지가 B, C, D, E라는 메시지들을 한꺼번에 아우르는 좀 상위 메시지라는 것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또 F 메시지가 G,H,I 메시지를 종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아주 명쾌한 메시지라고도 꼽아 내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하위 메시지를 제대로 반영하는 메시지들을 추리고 추려서 그루핑을 통해 3개로 한번 추려 보는겁니다.
이 부분을 어려워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런분들에게는 앞의 단계로 돌아가 좀 더 많은 질문들에 대해 답을 스스로 달아 보시라고 권해 드립니다. 여러 의견들을 받아 토론하고 추리고 추리고 추리다보면 핵심 메시지 3개에 대한 감은 올 수 밖에 없습니다.
4단계: 핵심 메시지 맵 완성
일단 간단하게 인터뷰를 해도 전달할 수 있는 핵심 메시지 기본은 앞의 단계에서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제는 그 핵심 메시지를 토대로 근거/사례들 즉, Supporting facts(지원 메시지들)를 연결해 메시지 맵을 만드셔야 합니다.
[sample: key message map by Strategy Salad]
그 supporting fact라는 것들이 다 어디에서 오냐고요? 앞의 이슈분석 단계에서 답변을 만드셨다면 그 안에 대부분 들어 있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다시 돌아 보시죠. 이 SF(supporting fact)는 종종 추가적인 부연, 실제 관련 사례, 관련 조치, 관련 성과, 관련 실행 방안, 관련 계획…등등이 들어갑니다.
예를들어 회사의 내부고발 관련 한 이슈로 한 임원이 퇴사 후 언론에게 내부 고발 성 투서를 하고 양심선언을 했다고 설정을 해 보시죠. 위의 여러 단계를 거쳐서 핵심 메시지들 중 하나로 이런 메시지가 정리가 되었다고 가정해 보시죠.
“OOO 전 임원의 주장은 아무 근거가 없는 허위이고, 악의에 찬 음해입니다. 그런 사실이 없습니다.”
이 자체로는 그냥 핵심 메시지로서 신뢰를 제공하지는 못합니다. 일반적인 부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요. 그러면 이런 기업측의 메시지에 기자들은 대부분 이렇게 추가 질문을 합니다. “방금 O씨의 주장이 허위이고 악의에 찬 음해라고 하셨는데요. 그렇게 주장하시는 근거는 어떻게 됩니까?”
이 때 필요한 것인 SF(supporting fact)입니다. 이 것들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정리되어 제공되면 기자들은 해당 기업의 주장에 어느정도 신뢰를 가지게 되고, 이 기업이 반복적으로 전달하는 핵심 메시지인 “허위이자 음해일 뿐, 그런 사실 없다”는 메시지를 기사 보도에 반영을 하게 되겠지요.
보통 SF가 준비되지 않거나 부분적으로만 확인이 되어 있다면 이런 답변을 합니다. “뭘 더 설명을 드려야 하죠? 그런 사실이 없으니까 없다고 말씀드리는 건데요…” 또는 “그 주장을 잘 들어보시면 말 자체가 앞뒤가 맞지를 않아요. 그걸 진짜 믿으시는건 아니겠죠?” 이런 에두르는 애드립들이 난무하게 되죠.
SF가 준비 되어 있는 답변자는 보통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네, 저희가 O씨의 주장의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허위이고, 악의에 찬 음해라고 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첫번째는….이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이라서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고. 셋째는…..이래서 그런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류의 답변 형식이 나와주는 겁니다.
소위 ‘준비된 대변인’들의 말 버릇을 보면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째, 둘째, 셋째…”하는 패킹(packing) 기법을 기반으로 하는데요. 이를 위한 준비가 핵심 메시지 맵입니다.
일단 핵심 메시지 맵이 구조적으로 잘 완성이 되면 대부분의 질문 (억지 질문은 예외)에 대한 답변은 이 맵 하나로 자유롭게 편집을 해 가면서 대응 할 수 있게 됩니다. 질문을 들으면서 해당 질문이 어떤 핵심 메시지와 연결되는 것인지를 좌표를 잡아서 해당 핵심 메시지를 언급하고 SF를 하나 둘 셋 기억해서 전달하게 되는거지요. 또 유사한 질문을 하면 같은 좌표의 핵심 메시지를 다시 한번 언급하고 필요한 관련 SF를 재반복 전달하는 것입니다. 연결 반복 연결 반복 연결 반복…이 무한대로 가능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 핵심 메시지 맵이 완성되어 머릿속에 있게 되면. 그 밖에 트랩을 까는 많은 질문들에 대해서는 ‘기술적 관리’가 가능해 집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핵심 메시지 맵에 좌표가 찍히지 않는 억지 질문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핵심 주제와 관련이 없습니다” “가정에 근거한 질문에 대해서 답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렇게 단순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희가 현재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런 다양한 레토릭 기술을 통해 질문과 답변을 선택할 수 있는 수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핵심 메시지 맵. 생소하시죠? 실무를 하시면서 이런 핵심 메시지 세션을 반복 반복 해 보시면…그리 오래지 않아 아주 쉽고 간편하다는 느낌을 얻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 후로부터는 이전과 같이 먼저 핵심 메시지를 만들고, 그 핵심 메시지를 앞뒤로 문장만 바꾸어 예상질문들에 적용하는 copy and paste 작업이 참 논리적이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기자들도 좀더 덜 답답해 하겠지요. 말 그대로 윈윈이 되는 겁니다.
정용민 씀. 2015.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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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to [이슈/위기관리 시 핵심 메시지 개발] 질문 들로부터 답을 찾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