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으로 자그마한 상황이 위기로 성장되는 프로세스를 좀 들여다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물론 위기의 유형별로 각기 조금씩 다른 성장 프로세스를 보이곤 하지만, 최근 기업들을 유리턱으로 만들어 버린 ‘사회적’ 위기 유형들을 보면 아주 공통적인 프로세스가 눈에 들어 옵니다.
첫번째 단계는 상황이 발생하는 단계입니다. 어떤 일이 벌어집니다. 이때는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일반 공중들의 인지는 없습니다. 발생된 상황은 그 상황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극소수 이해관계자와 위기관리 주체 이렇게가 인지자들의 전부입니다. 기업에서는 대부분 이 때부터 위기관리 대응이 시작됩니다. 대응 준비라도 시작하는 거죠.
두번째 단계는 해당 상황에 직접 연결된 이해관계자들간에 해당 상황이 회자되는 단계입니다. 상황과 관련하여 자기끼리 정보를 공유하거나, 불만을 토로하거나, 비판을 하거나, 문제를 삼아야 하겠다는 의지들을 모으지요. 집단행동이 준비되기 시작하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세번째 단계는 해당 상황이 온라인, SNS등으로 초기 유출되는 단계입니다. 때로는 직접 오프라인발로 노출되기도 하지요. 그 소스는 대부분 상황과 관련되어 있는 직접적 이해관계자들인 경우들이 많습니다. 집단행동을 통해 구조적으로 해당 문제 상황이 노출시키기도 하지요.
네번째 단계는 오프라인/온라인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이슈를 받아 기사화 하는 단계입니다. 보통 이 기간이 연속 3일 이상 지속되면 해당 위기는 대형 위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머리속에 남아 있는 대부분의 대형 기업 위기들이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수개월간 언론에 연속 회자되던 건들입니다.
다섯번째, 해당 언론기사들이 다시 온라인과 SNS에서 폭발적으로 공유되는 단계입니다. 아주 예전에는 없었던 단계죠. 이때부터는 모니터링이 완벽하게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너무나 온라인상 접점들이 많아 트래킹하는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여론을 들여다 볼 수 있어 어떻게 보면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기업들은 대부분 이런 폭발적 공유 상황을 당혹스럽게 여깁니다.
여섯번째, 온라인, SNS와 오프라인에서 추가적으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가 나오는 단계입니다. 제3의 이해관계자들이 속속 나서면서 문제 상황을 더 크게 증폭 시키기도 합니다. 사회적 논란으로 넘어가는 단계가 이 단계가 되겠습니다. 숨겨진 뒷 이야기들이나, 비밀들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추가적인 양심선언이나 내부고발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모두가 한 마디씩 하다보니 그 중에 또 상황을 악화시키는 주제들이 우후죽순 생겨납니다.
일곱번째, 이해관계자들의 추가 목소리들을 언론이 재 기사화 하는 단계입니다. 상황에 대해 최초 보도 이후 재보도들이 이어지는 단계지요. 기자들은 더이상 동일한 기사를 쓰지 않습니다. 새로운 화두들을 건져내면서 기사를 이어 나가게 마련입니다. 문제가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공격적인 기사 보도들은 더욱 더 풍성해 지고, 분량들도 풍부해 집니다.
여덟번째, 시민단체 NGO들이 개입하는 단계입니다. 최근에는 중소형 로펌들이 소송을 리드하겠다고 나서기도 하지요. 일단 시민단체 NGO들은 사법부나 규제기관들을 압박합니다. 고소, 고발, 소송을 하겠다고 나서지요. 불매운동이나나 제품 사입거부를 독려하기도 합니다. 최근엔 온라인에서도 이런 활동들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됩니다.
아홉번째, 경찰, 검찰, 공정위, 국세청, 식약처, 각종 규제 감독기관들과 관련부처들이 개입하는 단계입니다. 이때 부터 기업은 자체적 위기관리 리더십을 이들에게 념겨버릴 수 밖에 없습니다. 위기 진행 프로세스 말기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압수수색, 조사방문, 소환, 체포, 수사 및 조사 착수등이 이 단계에서 목격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열번째. 정치권 및 국회의 개입 단계입니다. 언론을 열심히 보는 부류들이 정치인들입니다. 규제 감독기관들이 이미 관여를 시작 한 사회적 위기에 대해 정치권이 모른채 하고만 있을 수는 없게 되는 겁니다. 정치인 특성상 이 사회적 위기를 자신들의 프레임에 맞추어 해석하고 비판 합니다. 그 프레임으로 규제 감독기관을 압박하죠. 언론 플레이도 합니다. 기업 대표를 국회로 부릅니다.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기업들은 이미 일당 백으로 싸우고(?)있는데, 이 단계쯤 되면 거의 대응을 포기하는 수준이 됩니다.
모든 위기들이 틀에 박힌 듯 이런 프로세스를 단계별로 밟지는 물론 않습니다. 선후관계자 바뀌거나, 프로세스가 생략 또는 동시 발생도 합니다. 그냥 위의 프로세스는 아주 일반적인 것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위의 열단계 이후에는 사회적 공분을 만든 관계로 해당 기업의 책임자가 사법적 처벌을 받거나, 과징금 및 벌금을 뭅니다. 각종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소송이 전개 됩니다. 규제기관의 감시가 더 심해집니다. 해당 기업은 위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 평생 가는 낙인을 새기게 됩니다. 이미지 뿐 아니라 기업 비즈니스 핵심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대략적으로 기업이 얻는 타격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위기관리 기간 동안의 업무 마비
- 자산, 시설, 장비, 인력 손실
- 매출 하락, 회원탈퇴, 제품 회수, 재고부담
- 막대한 초기 위기관리 비용 지출
- 직원 사기 저하 / 불만/피로/충성도 약화
- 사내 책임자들의 사법적 처벌
- 소송 대응 비용 발생
- 과징금, 손해배상금, 합의금 부담
- 경영진 교체
- 사후 개선 및 재발방지 투자 비용 발생
- 사후 이미지 회복 투자 비용 발생
- 기타
이런 타격들은 중장기적으로 시장에서 해당 기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가시킵니다. 이게 어찌보면 더 큰 문제지요. 실적부담으로 연결이 되면서 비즈니스 핵심이 흔들리게 됩니다. Operational impact는 물론 Performance impact까지 맞게 되면 아주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져 버리게 되는 셈입니다.
유리턱 기업들은 이 프로세스를 짧게 몇주에서 몇달만에 빛의 속도로 경험합니다. 실제 위기를 관리 하는 실무자들은 종종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정신이 없다’ ‘이해관계자들이 정말 형편없다. 합리적이지 않다’ ‘억울하다.’ 네, 위기란 원래 그런 것입니다. 실무자들이 정신을 차릴 수 있고, 이해관계자들이 합리적이며,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진 자사가 억울하지 않으면 위기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빨리 이 프로세스의 맥을 끊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 해 얻는 결과입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의 사례들에서 그런 현상들과 환경들을 충분히 목격 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평소의 위기관리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위기라도 미리 챙기고, 개선하고, 방지하고, 완화시키는 위기관리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피치 못할 위기라면 미리 관리 방안을 찾고 최대한 준비된 상태에서 초전 대응을 하자는 것입니다. 이렇듯 위기관리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들은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정용민 씀. 201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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