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2025 0 Responses

위기라는 말은 금지?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69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장님께서는 사내에서 ‘위기’라는 말은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게 하십니다. 직원들이 위기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면 진짜 위기가 될 수 있으니, 함부로 재수없는 말은 하지 말라는 취지지요. 그래서 저희는 내부적으로 위기나 위기관리라는 단어를 쓰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 내부에서 사용하는 단어나 전문용어 등에 대하여 외부 인사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단지, 일반적 위기관리 관점에서, 그렇다면 회사내에서 실제 ‘위기’라는 현상을 어떻게 정의하고 계시는지가 궁금할 뿐입니다. 위기를 위기라 부르지 않는다고 해서, 위기가 아닌 것은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것을 무엇으로 불러도 사실 상관은 없습니다. 그런 부정적인 현상이나 상황에 대비해 회사가 어떤 관리 체계와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지요. 만약, 그런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음으로 인해, 그에 대한 존재 자체를 무시하고, 대응 체계나 역량에 대한 관심조차 잊게 되면 그것이 더 큰 위기가 아닐까 합니다.

일반적 위기관리 관점에서 위기를 바라보는 기업 내부의 관점에 대하여 이야기 드리면. 일단 명사로서 ‘위기’라는 단어에는 상당한 부정성이 내포되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위기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지요.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위기다!”라고 하면 이를 듣는 대부분은 인상을 찡그리게 됩니다. 두렵고, 힘들고, 어려울 것이 바로 예상되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조금 다른 개념을 가지게 됩니다. 위기라는 단어는 기본적으로 부정성을 띠고 있지만, 위기관리라는 단어에는 상당한 긍정성이 존재합니다. 위기의 부정성을 제대로 관리해 내어 긍정적인 상태로 변환시키는 ‘관리’ 개념이 기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위기관리라는 것은 기업 내부에서 보다 긍정적이고 발전적이고 성취감 충만한 개념으로 인식되곤 합니다.

중요한 것은 관리 대상이 무엇이든 기업 내부 구성원들이 제대로 관리해 낼 수 있는가 여부에 있습니다. 아무리 긍정적인 기회와 좋은 상황이라고 해도 스스로 제대로 관리해 내지 못하게 되면 별 의미가 없어지는 것처럼, 위기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인 것으로 적극 변환시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가능하게 한다면 이 자체를 부정적인 것으로 볼 필요가 있을까 하는 것이지요.

회장님께서 우려하시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장님은 부정적 단어나 표현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것에 대한 찜찜함을 이야기하시는 것이지요. 그러나 회장님께서 보다 위기관리에 대한 생각과 관심 그리고 투자를 강화해 보신다면, 위기라는 선입견으로 부터는 어느정도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병은 부정적인 것이지만, 병을 고치는 의술은 긍정적인 것처럼 말입니다.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위기는 사실 우리에게 위기가 아니다’라는 보다 도전적인 생각을 하셨으면 합니다. 발생가능성이 높고, 발생 시 위해 가능성이 큰 위기 유형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기반으로 자사 대응 체계와 역량 그리고 그에 대한 투자가 계속된다면, 그런 막연한 두려움이나 찜찜함은 점차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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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기자와 같은 편이 되라고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68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한 기자가 저희 직원이 관련된 고객서비스 문제를 계속 취재 중입니다. 아무리 기자에게 해명하고, 반박해도 기자의 선입견이 사라지지 않네요. 심지어 변호사가 하는 이야기 보다도 불만 고객 이야기를 더 듣는 것 같고요. 이런 경우 회사에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런 유형의 이슈를 관리하는 데 있어 회사측에서 기억하셔야 하는 원칙이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을 먼저 잘 분석해 보시지요. 직원이 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문제를 일으켰다고 들었습니다. 그 고객이 언론사에 그 불만 내용을 제보할 정도라면 사소한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기자도 그 내용에 주목할 정도이니까요.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기준은 그 고객 불만의 원인이 회사의 서비스 원칙에 의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만약 회사의 서비스 원칙으로 인해 유발된 고객 불만이라면, 당연히 회사가 사과하고, 문제 소지가 있는 고객서비스 원칙을 개선해야 합니다. 이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맞지요.

그러나, 그 고객 불만의 원인이 회사의 서비스 원칙과는 전혀 상관없이, 일부 직원의 일탈과 개인적 적용으로 발생된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이런 경우 회사는 고객편이 되어야 합니다. 해당 직원이 회사 원칙과 관련 없이 그에 반하는 고객 핸들링을 했기 때문에, 고객 불만이 발생되었다면, 회사는 절대로 그 문제 직원과 ‘같은 편’이라는 느낌을 주는 포지셔닝이나 메시징을 하면 안 되는 것이지요.

이를 취재하는 기자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가 문제의 핵심을 직원의 일탈이라 정의했다면, 회사는 기자에게 자사 원칙을 강조하고,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해당 직원을 원칙에 따라 조치 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합니다. 원칙의 적용이나 조치의 생략을 숨긴 채 기자에게 단순 해명만 하려고 한다면, 기자는 회사와 문제 직원이 모두 ‘한패’라는 느낌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기자들이 이슈를 취재할 때 그에 반응하는 기업은 크게 두 유형이 있습니다. 가장 많은 유형이라면, 기자의 이슈 취재에 극도로 거부반응을 일으키고, 기자에게 사정하고, 기사화 하지 못하게 하는 것에만 회사 역량을 집중하는 곳들입니다. 물론, 가능하다면 기자에게 제대로 해명하여 애초 기사화되지 않는 것이 최선이겠지요. 하지만, 시종일관 기사화 방지에만 노력하며 숨기고 변명 한다면 이슈는 좋게 해결 될 리 없습니다.

다른 유형은 기자의 취재 이슈를 내부적으로 확인한 후, 그와 관련된 선의의 이해관계자들과 이를 취재하는 기자에게 공감을 표하는 경우입니다. 확실하게 문제 근원을 찾아내서 이를 해결한다는 의지까지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죠. 기자에게 그런 문제를 제기하거나, 지적해 주어 감사하다는 커뮤니케이션을 하기도 합니다. 기자는 자신이 이상적인 저널리즘을 실천하고 있다 생각하겠지요.

기자의 취재에 무조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며 패닉에 빠져 본능에만 충실한 대응을 하기 보다는, 보다 합리적인 프로세스를 거쳐 문제해결을 중심으로, 이해관계자들과 기자에게 만족감을 주는 공감 전략을 기억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아주 많은 케이스를 통해 검증된 전략이니 믿어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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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자문 변호사가 답변하면 안 되나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6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시업관련해서 한 기자가 심도 있는 취재를 하고 있습니다. 그 기자가 회사에 여러 질문을 보내와서, 저희 자문 변호사가 답변서를 써서 기자에게 보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기자 반응이 좋지 않습니다. 변호사 답변에 기반한 새로운 질문을 더 많이 해오고요. 어떻게 해야 하죠?”

[컨설턴트의 답변]

한번 상상해 보시지요. 소송이 걸려 상대방측 법률대리인의 사실관계 확인 질문이 왔다고 해보죠. 그에 대한 답변을 회사 홍보실이 하는 것은 적절한 것일까요? 변호사법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면, 다른 사례는 어떨까요? 고객이 제품과 관련하여 회사에 상당히 분노에 찬 컴플레인을 해 왔습니다. 그 컴플레인에 변호사가 답변하면 그 고객은 어떤 느낌을 가지게 될까요? 일부러 변호사를 통해 고객을 겁주려는 목적이 절대 아니라면, 그런 답변 창구는 과연 적절한 것일까요?

기자의 질문내용이 아무리 법이나 규정에 관한 것이라 해도, 기자 질문에 변호사가 답 하는 것은 기업에게 있어 적절한 창구 관행은 아닙니다. 기자에게는 홍보실이 창구가 되는 것이 맞습니다. 일부에서는 홍보실이 답변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니고, 변호사가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홍보실을 거쳐 간접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 보다 낫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기자 질문 내용이 무엇이건 홍보실은 관련 주제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는 담당부서의 의견을 먼저 청취합니다. 그후 그에 기반하여 기자의 질문 취지와 방향성에 맞는 전략적 답변을 구성해 기자에게 전달하는 일을 합니다. 기자에 따라 취재 특성에 맞는 필터링과 메시지 조정을 홍보실이 하기 때문에 회사측에는 좀더 안전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집니다.

변호사가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는 경우는 해당 회사 홍보실이나 훈련 받은 언론커뮤니케이션 임원이 없는 경우로만 한정되어야 합니다. 개인 셀럽 등의 경우에는 자신이 답하기 어렵거나 까다로운 내용을 개인 변호사를 통해 기자에게 전달하기도 하지만, 이는 기업 커뮤니케이션 체계와는 다른 것이기 때문에 비교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기자가 일단 기업측에 기업 관련한 질문을 했다면, 기업측에서는 기업을 대표하여 창구역할을 하는 임원 또는 홍보실이 대화 상대가 되어 답 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홍보실은 위에서 언급했던 메시징 기술 외에도, 기자와 래포(rapport)를 형성 유지하는 활동도 합니다. 이를 통해 기자가 원하는 정보와 기사 방향성을 지속 확인합니다. 내부적으로 관련부서가 제공한 전문적 정보를 기자가 이해하기 쉽게 정렬하고, 논리적 설득 노력을 지속합니다. 결국 언론과 회사가 상호간 일부 양보하더라도 윈윈에 가까운 결과물을 만들어 내게 되지요. 이는 언론 커뮤니케이션 훈련을 받은 일부 변호사 정도만 가능한 것이지, 모든 변호사나 실행할 수 있는 영역의 업무는 아닙니다.

기자의 질문이 위협적이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변호사를 앞세워 기자에게 겁을 주고 싶다는 취지가 아니라면. 기자 질문에 변호사가 나서서 답하는 실행은 자제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일선에서 여러 케이스를 다루어 본 바에 따르면, 변호사가 법적 문구로 가득한 답변서를 기자에게 보내어, 긍정적인 취재결과로 이어졌던 경우는 극히 드물었습니다. 만약 기자가 그런 법적 문구에 겁먹고 취재를 중단했다면, 그 취재는 원래 취재거리조차 되지 않던 것이던가, 기자의 개인적 자질이 부족한 경우 뿐이었습니다. 아주 일부였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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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이해할 수 없는 위기는 어떻게?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66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대표님과 저희 임원 대부분 나이가 50대입니다. 요즘 골치 아프게 불거지는 이슈는 대부분이 이해하기도 어려운 것들입니다. 온라인 소셜미디어 생태계도 모르겠고. 거기 의견들을 봐도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이런 위기나 이슈를 관리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의 대표와 임원들께서 위기나 이슈 대응을 위해 ‘해야 할 일’에 대해 우선 생각해 보시지요. 어떤 상황이 발생되어 그것이 위기나 이슈로 내부에서 판정된다면, 그에 준한 사내의 기준이라는 것이 먼저 존재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기준이라는 것은 이미 수년에서 수십년에 걸쳐 사내에서 합의된 상황판단 기준이 되겠지요.

그 후 위기나 이슈로 판정된 상황 자체에 대한 이해를 좀더 깊게 하기 위해 대표나 임원들은 여러 정보채널과 내외부 자문그룹을 활용해 왔을 것입니다. 온라인 소셜미디어 생태계를 이해하지 못하시겠다 하셨는데, 보다 중요한 것은 여러 상황정보와 전문가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는 것입니다. 현재 당면 이슈의 배경이나 논리가 옳다 그르다의 의미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현재 그 이슈가 자사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영향까지 줄 수 있는가에 대한 관점에서의 이해가 중요합니다.

적절한 상황에 대한 조언 듣기가 끝났다면, 사내적으로 전례와 여러 기준에 따라 대응방안을 결정하고 지시하시는 것이 대표와 임원들의 역할이 되겠습니다. 실행의 큰 방향성과 실무진이 보고하는 장애물을 제거해 주는 것이 그 다음 역할이 되겠지요. 물론 지속적으로 변화되는 환경을 보고 받고, 관제그룹의 업데이트를 확인하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잘 모른다고 생각하면, 일단 두려워집니다. 그리고, 그 대상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더 하게 된다고 합니다. 자신이 충분히 알고 있는 영역에서의 게임이 심리적으로 좀더 편하고 안전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지요. 그런 이유로 최근 이해하기 어려운 이슈에 대해 경영진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먼저 이해를 하려고 하시는 거죠.

사후 그런 경영진에서는 “우리가 사전에 이해하고 있었다면, 좀 더 이슈대응을 잘 했을 것”이라던지  “우리가 이미 그런 마이너 쟁점을 알고 있었다면, 더 이상한 것 아닌가?” 같은 이슈관리 실패 이유를 거론하십니다. 물론, 인간적으로 보면 그런 이해부족과 익숙하지 않음은 자연스럽고 일반적인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을 위해 위기나 이슈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좀더 다른 시각을 평소에 만들어 놓으실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당장 내가 이해하지 못해도, 그 이해 안 되는 쟁점이나 논리가 우리 회사에 어떤 실질적 영향을 미칠지를 확인하여 상황을 정의하기. 그 후 적절하게 정의된 상황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신속하게 들어보고, 회사의 의사결정 기준에 따라 대응을 결정 지시하기. 이 프로세스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미 오래전 그리스 한 철학자는 “바보도 의견은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현장에서는 그처럼 보이는 화자나 의견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우리 회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셔야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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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지금 이게 위기가 아니라면?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65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제 친구가 OOO회사 오너이나 대표입니다. 최근 그 기업과 관련해서 큰 부정 이슈가 발생했습니다. 그로인한 피해자 규모도 그렇고, 법적으로도 그렇고. 제가 보기에도 이번에 잘못하면 파산하게 될 것 같아서 말입니다. 혹시 이런 위기도 관리해 주실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그 특정 이슈에 대해 논하기 이전에 우선 위기와 위기관리 개념에 대한 정의를 먼저 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기업에게 위기란 무엇일까요? 기본 전제를 몇 가지 꼽자면, 기업 범죄, 위법적인 기업 행위, 경영진의 규정무시 등으로 인해 발생된 부정적 상황은 위기의 범주에서 일단 제외됩니다. 즉, 기업의 의도적, 계획적, 상습적 부정 행위와 관련된 것은 ‘위기’로 정의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위기라고 정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 상황은 기업이 정상적 기업 활동을 영위하면서 발생된 부정적 상황, 준법의 범위 내에서 불거진 부정적 상황, 경영진의 규정 준수가 일반적 범위내에서 이루어졌음에도 발생된 부정적 상황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현장 위기관리 실무자들이 빠지는 딜레마는, 기업의 범죄행위, 위법행위, 규정무시 등의 사실관계가 그렇게 확실하게 판정되지 않기 때문에 발생됩니다. (일부는 그 사실관계 자체를 무시하기도 하고요.)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 내부에서는 그런 부정적 전제가 없다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스로 문제의 진짜 뿌리는 감추는 것이지요. 그런 경우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해당 상황을 ‘위기’로 정의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사후 어느정도 시간이 흘러 규제 및 수사기관 개입 등으로 그 상황이 해당 기업의 범죄행위, 위법행위, 경영진의 규정무시 등으로 인해 발생된 것이라 밝혀지면 그 딜레마는 더욱 커집니다. 그때까지 기업이 지향해 온 위기관리 목적이나 목표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실행한 많은 커뮤니케이션 노력이 단박에 ‘거짓’으로 변질돼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 기업에 대해 그나마 남아있던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도 전부 사라지게 되는 것이지요.

그때 가서 그 기업이 엎드려 용서를 빈다고 해서 어떤 효과가 있겠습니까? 달게 벌받겠다는 클리쉐가 의미 있을까요? 회장이나 대표이사 자리를 내 놓으면 중요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서 문제 핵심은 위기가 아닌 것을 위기라 정의했고, 그 잘못된 정의에 기반해 위기관리라는 것을 실행했다는 사실입니다. 기업 스스로를 위해서도 그래서는 안 됐던 것이지요.

기업에서 위기관리 하시는 분들이라면 다시 한번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기업의 범죄행위, 위법행위, 경영진의 규정무시 등으로 인해 벌어진 상황을 과연 정상적으로 ‘위기’라 정의할 수 있을까요? 그에 기반한 의도적, 계획적, 반복적 행위들로 인한 부정적 상황을 ‘위기’로 정의하고 (사후)관리하려 시도하는 것을 ‘위기관리’라 정의할 수 있을까요?

문제에 대한 정의 내리기(definition), 책임감, 개선의지, 재발방지의지, 이를 위한 재무적 부담 감수 의지 등이 (내심) 없는 주체의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부정적 모든 상황은 위기이기 때문에 무조건 위기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은 해당 기업을 위해서 긍정적이기만 한 것일까요? 그 주변 이해관계자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되는 것일까요? 생각해 봐야 할 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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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언론 기사를 읽지 말라고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64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임원들은 아침마다 홍보실에서 올리는 언론 클리핑을 받아 봅니다. 그 외에도 지사나 해외발 기사들도 봐야 하죠. 어쩔 때는 너무 많아 다 읽지 못합니다. 그 중 제 업무분야 기사만 챙겨보지요. 그런데, 그런 언론 기사를 많이 보지 말라고 하시니 좀 의아합니다. 어떤 의미인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매일 쏟아지는 언론 기사를 꼼꼼하게 챙겨 보시는 것은 기본적으로 좋은 습관입니다. 언론 기사를 통해 얻는 다양한 정보와 그에 기반해 길러지는 정무감각은 어떤 역량과도 바꾸기 어려운 가치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그러한 습관과 역량 제고 노력을 단번에 그만하시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제가 언론 기사를 너무 많이 읽지 마시라 조언 드리는 경우는, 일부 경우에 한합니다. 예를 들어, 회사의 퍼포먼스에 대하여 최근 언론이 부정적 해석을 내 놓으며 방향성을 비관적으로 잡고 있는 상황을 상상해 보시죠. 그런 기사와 분석을 일정기간 동안 자주 접한 회사 임원중 일부는 그 부정적, 비관적 방향성에 무의식적으로 물 들어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그 보다 먼저 회사의 메시지가 좀더 명확하게 내부 공유되어서, 외부의 부정확한 분석 내용에 대하여 비판하고 반박하는 논리가 내부에 세워져야 합니다. 그런 선제적 공유 노력이 생략되면, 임직원들은 외부의 분석과 평가에 주로 의지해 자사를 바라보게 되는데, 이런 내부 정보의 진공 현상은 종종 문제가 됩니다.

그 경우에는 미디어트레이닝을 해 보아도, 현상황에 대한 임원들의 인식이 ‘언론의 피상적 비판과 분석’에 기반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에도 패배의식과 암울함이 깔려 있게 되지요. 사후 컨설턴트가 ‘왜 그렇게 메시징을 하셨나요?” 질문해 보면, 임원들은 ‘OO경제지와 OO일보 같은 데에서 그런 분석을 하고 있어서요.”라는 이야기를 하시곤 합니다.

상당수 임원은 언론이 아주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전문적인 분석을 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여러 언론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그러한 관점은 더욱 더 강화됩니다. 내부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공식 메시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그에 대한 외부의 질문을 받게 된 임원은 자신이 접한 외부 분석 내용을 기반으로 답 하게 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임원분들에게 언론 기사를 너무 많이 접하지 마시라 조언 드리는 것입니다. 그에 더해 반복 게재되는 언론 기사 내용이 있다면, 내부적으로 홍보실에게 이런 이슈에 대한 우리의 대응 메시지는 무엇인가를 물으시라고도 조언합니다. 순서적으로나 중요도로 보아도 내부의 공식 메시지가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기업을 대표해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해서는 자사 내부의 공식 메시지를 전달하시는 것이 기본입니다. 외부의 메시지를 자사 메시지와 혼동하면 안 되는 것이지요.

우리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그리고 무엇이어야 하는가? 우리가 그렇게 주장할 수밖에 없는 논리와 이유는 무엇인가? 외부 분석과 평가는 실제로 정확한 것인가? 아니라면 어떤 문제가 있는가? 이런 질문을 내부적으로 자주 해서 업데이트 받을 수 있는 임원이 실력 있는 커뮤니케이터가 됩니다. 준비 차원에서도 이런 노력과 습관은 중요합니다. 그 이전에는 언론 기사를 조금만 멀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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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위기관리 때 피해야 할 것?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63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나 이슈관리를 할 때 꼭 이것만은 피해라 또는 하지 말라 하실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많은 케이스를 다루면서 공통적으로 ‘실패 공식’같은 것으로 말씀해 주실 수 있는 것이 있는지요? 저희가 내부적으로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 때 참고하려고 합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제가 클라이언트에게 경계하시라 조언하는 다섯 종류의 위기관리 실패증상이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대응 체계(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이 증상은 매우 많은 기업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납니다. 평시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실질적 관심과 투자가 부족했기 때문이지요.

반대로 이런 증상을 경계하고 실제 대응 시 피해나간 기업은 보다 나은 결과를 도출해 냅니다. 이는 기술이나 기법, 운의 주제가 아니라, 공유된 개념, 팀, 그리고 팀워크와 관련된 주제이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체계적 위기관리를 강조하는 기업문화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대표이사 이하 핵심경영진의 집착 또한 큰 기반입니다. 위기관리, 더욱 정확하게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하는 기업들이 나타내는 공통적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 커뮤니케이션 못합니다.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라는 전제가 여기에서는 핵심입니다.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는 필히 커뮤니케이션 해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아야 할 때에는 전략적 침묵이라고 불리는 것처럼 침묵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실패하는 기업은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합니다. 답답 해 하기만 하지요.

둘째, 이미 때가 지나고 나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합니다. 때늦은 커뮤니케이션이지요. 기업은 큰 위기가 발생될 것을 내부적으로 사전에 인지합니다. 하지만, 그 기간조차 허비하기 때문에, 최초 때를 놓치는 것이죠.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때부터 준비하다 보니 늦습니다. 당연히 효과도 사라지죠.

셋째, 뒤늦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도 메시지가 완전하지 않습니다. 허둥지둥 하다 보니 당연히 메시지가 불완전합니다. 제대로 된 정무감각을 담지 못합니다. 이런저런 상황 설명과 해명과 변명을 섞어 합니다. 구체적 문제의 정의를 하지 못합니다. 책임범위나 개선방향 또는 재발방지 대책도 두루뭉실하지요. 커뮤니케이션이 잘 될 턱이 없습니다.

넷째, 그 불완전 한 메시지를 사내 안팎 여러 창구가 각자 전달/전파합니다. 창구일원화가 되지 않고, 제대로 된 창구를 보유 운용하는 것도 힘들어 합니다. 말이 새고, 여기저기에서 사적 메시지들이 더해집니다. 때때로 이를 통해 공분을 자극해 더 심각한 상황을 만들기도 합니다.

다섯째, 끝까지 핵심 이해관계자들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최후를 맞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눈높이 맞추기를 끝까지 해내지 못하는 것이죠. 이 때부터는 그냥 남은 데미지만 관리하거나, 정신승리를 통해 이만하면 열심히 했다는 결과에 만족하려고 애씁니다. 내부적으로 정치적 해법을 찾기도 합니다.

이 모든 증상보다 더 중대하고 위험한 증상을 하나 더 꼽으라면, 이를 다 경험하고도, 얼마 후 또 다른 위기가 발생했을 때 동일 유사한 증상을 다시 보여주는 경우입니다. 그 증상을 계속 반복하기만 합니다. 실패에 익숙해지는 것이죠. 이 모든 증상을 주로 관찰하고 경계하기만 해도 완전하게 실패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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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달걀로 바위를 깰 수 있을까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62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정말 억울해서 문의 드립니다. 대기업 OOO이 우리 회사에게 장기간 갑질로 엄청난 피해를 주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언론 플레이를 좀 해서 대기업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우리 피해를 원복 해 주는 환경을 조성했으면 하는데요. 달걀로 바위를 깰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질문해 주신 내용 중 ‘언론플레이’는 현 상황에 적절하지 않은 표현입니다. 그리고 그 단어는 가능한 사용하지 않으시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언론은 기업이 플레이 해서 관리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언론을 넘어 여론은 더욱 더 그렇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익숙해 있는 표현이라 그런 개념을 생각하시는데, 현 상황에는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일단 사실관계에서 있어서 귀사에게 억울함과 실질적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그에 대해 자세한 설명과 근거를 만들어 언론에게 전달해 보는 것은 가능할 것입니다.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해 직접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어서, 그러한 접근도 가능은 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전달 및 접근 가능성과 그로 인한 효과를 직접 연결해 예상하는 것에는 현실적 무리가 있습니다. 상대가 대기업이라면 더욱 면밀한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방향성이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서 대기업과 언론의 카르텔 같은 피상적 이유를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파이프라인이 수십년간 유지되어 있던 상대와 그렇지 못한 귀사의 현실을 그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달걀로 깨야 한다는 바위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바위가 하루아침에 그렇게 큰 바위로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풍파를 견뎌내고 그 자리에 위치해 있는 것이지요. 세상에 나와 얼마 되지 않은 달걀이 바위를 깨뜨리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일 것입니다.

즉, 귀사에서 지향하시는 커뮤니케이션 목적과 최종 예상 결과를 먼저 확정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중 하나는 상대를 일정 수준 압박하여 협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대기업을 완전하게 몰아넣어 협의 자체가 불가능한 환경까지 조성하는 것은 목적이 될 수도 없고, 실현 가능하지도 않다는 것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따라서, 귀사 내부에서 현실적 희망 결과를 먼저 정의하시고, 언론 및 온라인에 대한 접근 플랜을 꼼꼼하게 정리하시기를 조언 드립니다.

일반적으로 귀사 같은 경우 예산, 인력, 커넥션, 경험, 역량, 이슈 프로젝트 관리 등에 상대적 한계가 있다는 사실도 감안하셔야 합니다. 당연히 모든 접근은 필수적인 것만으로 제한해야 하고, 가장 효과적인 방식에 주로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교한 선택과 집중이라고 하더라도, 상대측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도 기억하셔야 합니다.

달걀로 바위를 깰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달걀의 목적이 바위를 일부 더럽히는 것이라면 그런 접근은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더럽힘을 달성한 이후 그 바위와 어떤 논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냥 마구 여러 달걀들을 쏟아 붓기만 해서는 결과적으로 귀사에게 실익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미리 이해하시고 최대한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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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위기관리를 해 주실 수 있나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6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아시겠지만, 저희 회사에 지난 주 큰 일이 터졌습니다. 그 때문에 회사 안팎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언론이나 온라인은 물론이고, 관계기관과 정치권까지 저희 회사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대표님께서는 위기관리 회사를 통해서라도 이 상황을 관리하라 하시는데요. 그게 가능하실 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에는 항상 주체가 존재합니다. 해당 위기와 주된 관련이 있고, 그에 대한 책임이 있는 주체가 위기를 관리합니다. 질문하신 현재 위기 상황에서 위기관리 주체는 바로 임원께서 재직하고 계신 회사입니다.

대표님께서 “위기관리 회사를 통해서라도 현재의 위기를 관리해 보라” 하신 의미는, 위기관리 회사의 경험 기반 조언과 지원을 얻어 회사 스스로 보다 나은 위기관리를 하자는 의미일 것입니다. 경험상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해당 주체의 위기관리 리더십 없이 위기관리 회사나 여타 대행사들이 위기를 관리해 드리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위기관리 주체 스스로 ‘해 보라’ 보다는 ‘해 보자’가 옳은 표현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위기 발생 후 위기관리 회사를 찾는 목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특수한 위기를 맞아 내부에 적절한 위기관리 전문성이 부족한 경우. 둘째, 보다 나은 의사결정 지원을 위해 경험 많은 컨설턴트들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 셋째, 인력 및 역량 부족으로 위기관리에 집중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이나 역량이 부족한 경우.

따라서 외부 위기관리 회사는 위기 발생 후 클라이언트를 도와 대응에 필요한 상황판단, 대응전략 조언, 의사결정 지원 등을 주로 합니다. 실행에 있어서는 클라이언트에게 필요한 수준과 분야에서 부분적 지원을 제공합니다. 일부에서 상상하는 바와 같이 위기관리 회사가 위기 시 해결사(fixer)의 역할을 하며 클라이언트 대신 모든 위기관리를 기획하고 실행하지는 않습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그렇게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위기관리 회사는 해당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주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위기 상황의 특성상 짧은 기간 동안 시간적 압박을 받으며 일사불란한 실행까지 해 내야 하기 때문에, 경험 있는 위기관리 회사의 다양한 컨설턴트들이 클라이언트를 도와 위기관리를 하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회사의 상황관리 및 공식 입장 피력 등의 주된 업무는 클라이언트가 하게 됩니다. 각종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클라이언트가 주체가 됩니다.

어떤 경우에서도 위기관리 주체가 숨거나 뒤에 머물러서 관리되는 위기는 없습니다. 위기관리 리더십은 위기관리 주체의 것입니다. 위기관리 리더십은 위기관리 주체인 회사 내부 상위 1% (핵심 의사결정 및 실행 그룹)의 역량으로 평가됩니다. 외부 컨설턴트들은 그 핵심 의사결정 그룹과 실행 그룹 일부가 보다 나은 위기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들입니다. 이 개념을 정확하게 설정해야 위기 시 불필요한 혼란을 줄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위기 상황에서도 회사가 주체가 되어야 하며, 외부 위기관리 회사는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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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2025 0 Responses

위기를 관리하면 어떻게 되나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6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전문가들은 종종 위기관리를 시작할 때에는 그 목적과 목표를 정확하게 세우라는 조언을 하는데요. 쉽게 이야기하면 이번 위기관리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성취할 것인지를 정하라는 의미 같습니다. 위기를 관리하면서 위기관리 주체는 보통 어떤 결과를 기대해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아주 중요한 주제에 대한 질문을 주셨습니다. 위기관리를 통해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한 내용인데요. 현장에서 접하다 보면 많은 기업이 당면한 위기를 관리하면서 내심 위기 발생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가기를 기대한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매출 저조로 인해 주가가 폭락하고 회사가 비판을 받는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러한 경우, 해당 기업은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주가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주주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다시 얻기를 원합니다.

자사가 제조 판매한 제품에 유해물질이 검출되어 사회적 논란이 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해당 회사는 어떻게든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해당 제품이 다시 시장에서 선택받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소비자나 관계 기관의 비판이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상 상황으로의 복귀는 사실 위기관리의 목적이나 결과에 대한 적절한 기대가 될 수 없습니다. 될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거의 불가능한 것을 바라며 위기관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보다는, 보다 현실적이고 성취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위기관리와 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대하는 결과는 ‘최악의 상황을 최대한 방지 및 관리하는 것’입니다. 일단 발생한 상황을 이전 정상 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당장은 불가능합니다. 불타서 재가 된 공장을 반짝거리는 이전 상태로 단박에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불가능한 기대보다는 이번 화재로 인해 예상되는 최악의 이후 상황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관련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거나, 발생하더라도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다 나은 위기관리가 되겠습니다.

그러한 노력을 한다고 해도 ‘사라져버린 공장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위기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관리될 수 있습니다. 평소에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위기는 일단 발생하면 원래 상태로 복귀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특성을 가집니다. 일부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 그러한 기회는 경쟁사나 주변 이해관계자들이 취할 뿐입니다. 위기를 맞은 기업은 정확하게 위기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위기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려는 의지가 생깁니다.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는 것이 위기관리와 그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입니다. 이미 발생한 위기 상황을 한정하여 관리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상황들을 중립적 또는 일부 긍정적인 상황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눈 높이를 정확하게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해당 위기관리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주제는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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