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지니먼트

6월 022009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약수터 바가지 같으면 안되는 거 아닌가?

TV광고를 보면 갑자기 기존 광고의 톤앤매너 심지어 메시지가 달라지는 경우를 본다. 예를들어 실컷 성공한 남녀의 모습을 중심으로 럭셔리한 TVC를 진행하다가 갑자기 아이들이 나와서 친진난만한 댄스를 보여주는 것 같은 경우다. 수년간 무명모델을 중심으로 하나의 메시지를 반복하던 브랜드 TVC가 갑자기 유명모델을 내세우면서 생소한 메시지를 남발한다.

[이유] CEO, 마케팅 임원 또는 브랜드 매니저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혹은 광고대행사를 바꾸었을 수도 있다.

A기업은 항상 정해진 시스템에 맞추어 언론관계를 해왔다. 정기적으로 해외 프레스투어를 자사의 전시회 일정이나 새로운 비지니스 진출 이슈들과 함께 진행했다. CEO가 여러 자리를 마련해 출입기자들과 대화하고 스킨십을 강화했다. 다양한 언론사 켐페인에 스스로 동참했고, 기업 이미지 광고도 가능한 지원해 주려 노력했다. 출입기자들이나 데스크들 사이에서는 이 회사에게 ‘제대로 하는 회사’라는 인식이 박혔다. 그러던 어느날 부터인가 이 회사의 홍보담당자가 잠수를 타기 시작했다. 어렵게 기자들을 만나게 되면 이런저런 이유로 저녁식사 자리를 피한다. 캠페인은 커녕 기존에 예약해 놓았던 기업 이미지 광고를 예산을 핑계로 내년으로 넘기잔다.

[이유] 홍보담당자가 새로 부임한 CEO 또는 임원 눈치를 보는거다. 아니면, 홍보담당자가 내부에서 어떤 이유로든 예산권에 제약을 받고 있다.

국민의 공복이라고 외치던 모 공공기관은 마스코트를 만들고, 각종 브랜드 아이덴티티 기법을 통해 국민들과 친해지려 노력을 한다. 아침 출근시간에 마스코트와 여직원들이 사거리에서 인사를 해 댄다. 교통안전 팸플릿을 대기중인 차량에 손수 넣어주고 눈웃음을 보낸다. 블로그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하고, 거리 휴지를 줍고, 무엇이든 도와드리겠다고 소리를 친다. 그러던 어느날 이 직원들이 친히 몽둥이와 방패를 들더니 길거리에서 빈소를 차리고 있는 사람들을 냅다 걷어내기 시작한다. 빈소를 때려 부수고 발로 찬다.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살기어린 눈빛을 보낸다.

[이유] 이 공공기관의 수장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아니면 더 높은 곳에서 그렇게 하는 게 옳은 일이라 보시는 거다.

인간적으로 가장 싫어 하는 부류가 있다면 평소에는 천사처럼 자신을 낮추고 상냥하게 대하다가 갑자기 변하는 사람이다. 갑자기 어떤 이유로든 자신의 감정이 상하게 되면 ‘보자 보자 하니까. 내가 아주 졸로 보이냐?”하면서 180도 변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변하는 모습을 한번 보게되면 그 다음부터는 가까이 하기도 싫을 뿐 더러 이 사람이 하는 모든 말이나 행동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

정부 공공기관의 PR컨설팅을 하다가 보면 항상 반복적으로 부딪히는 딜레마가 있다. ‘국민들이 우리 부처에 가지는 이미지나 신뢰도가 너무 떨어져서 그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받아들이지를 않아요 “하는 자기 고백때문이다.

당연히 민간 컨설턴트들은 이렇게 묻는다. “왜 국민이 바라보는 이미지나 신뢰도가 이렇게 낮은가요?”

정부관계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정확하게 말을 잘 못(안)한다. 진짜 원인이 뭘까?

위의 이유들 중 하나 또는 모두가 그 이유 아닐까?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에 있어서 일관성(consistency)가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아닐까?

기업은 차치하고라도 공공기관이나 정부의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가 약수터 바가지 주인 바뀌듯이 이렇게 한번 저렇게 한번 바뀌면 안되는거 아닌가? 그렇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