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회사인 클라이슬러는 최근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이 사직을 하자, PR 기능을 HR쪽으로 배정했다고 한다. Shel Holtz나 다른 언론들이 이에 대해 클라이슬러가 PR 기능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는 관전평을 내고 있다.
그 이전에 GM은 PR기능을 법무쪽의 산하에 편제한 적이 있다. (PR을 하는 사람은 안다. 법무와 PR의 그 이질감…)
내가 4년간 재직했던 InBev는 세계 최대의 맥주회사다. 최초 벨기에에 본사를 둔 Interbrew였다가 2004년초에 남미 브라질의 세계적인 맥주회사인 Ambev와 합병을 하면서 사명을 InBev로 바꾸었다.
재미있는 것은 합병 이전 Interbrew 시절에는 PR 기능은 HR쪽에 리포트를 하고 있었다. 합병을 해서 양대 대기업이 하나의 우산속에 들어가자 InBev 본사는 2004년 External Affairs VP를 영입하고 그 이하에 PR, Public Affairs (정부관계를 주류업계에서는 이렇게 부른다), Internal Communication, CSR등의 여러 커뮤니케이션 분야들을 편제시켰다.
당시 이에 대해 InBev는 상당히 선진적인 커뮤니케이션 기능 편제를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1년후 External Affairs VP는 정치적으로 물러나게 된다. 그는 그 1년동안 새로운 InBev의 Vision, Values, Disciplines들을 만들어 놓았다.
수장이 날아간 Global External Affairs 구성원들은 명령에 따라 HR쪽으로 다시 재편되어 졌고, 일정기간 동안 HR VP에게 보고를 하는 체제로 환원이 되었다.
또 그로부터 1년 후 모든 External Affairs 기능들은 다시 Legal VP에게 보고를 하게 만들어졌다. 그러고 보니 매년 PR관련 편제들이 이삿짐을 싸는 모양새다.
물론 기업의 전략이 있다. 목적과 목표가 있다. 그러나 어떤 기업의 어떤 전략적 편제 재편에 있어서도 PR만큼 불안정한 이동은 없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InBev Korea의 당시 PR기능은 마케팅 산하에 있었다. 본사에서 방한한 External Affairs Director는 웃으면서 내게 이야기 했다. “어떻게 PR이 마케팅 아래에 있는거지? 재미있군..”
나는 그 앞에서 서서 속으로 뇌까렸다. “그래도 Legal 밑에서 숨도 못쉬는 당신보단 나을 껄요…”
현재 InBev Korea는 External Affairs Director를 영입했고, 그 밑에 Public Affairs와 PR팀을 편제했단다. 물론 이 External Affairs Director는 CEO에게 직보한다. 훨씬 선진적인 구조개편이 된 것 같다.
Shel Holtz가 사례로 든 이전 GM의 커뮤니케이션 VP의 사례를 하나 소개한다. (내가 InBev Korea에서 모시던 CEO들도 나에게는 이런 대상이셨다, 편제를 넘어서…)
John Mueller, a retired GM communications executive, worked closely with chairman Rick Wagoner when Wagoner ran GM’s North American operations. One day, he suggested Wagoner do an interview with a journalist from a leading newspaper. Wagoner said that his schedule was full.
Mueller picked up the phone and called Wagoner’s assistant. “Tell him I’ll be right up,” he said. As Mueller stepped into Wagoner’s office, the future leader of the world’s largest automaker smiled.
“If you think it’s important, I’ll do it,” he said. “Don’t you ever quit challenging me when you believe you’re right.”
Shel이 이 사례를 통해 강조하려 한 것은 PR기능은 절대 CEO에게 직보할 수 있는 근거리에 위치해야 하고, 기나긴 의사결정 단계는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이러한 구조적인 편제도 매우 중요하지만, 더욱 근본적인 것은 PR을 가까이 두고도 제 역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CEO들과, CEO에게 직보를 하면서도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실무자들도 당연히 있다는 것이다. Shel은 물론 이런 기본적인 면은 당연히 충족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