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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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세스 중에서 우선 하나만 먼저 하라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하는 질문을 한다면 나는 ‘위기요소진단을 하세요’라고 말하겠다. 위기요소진단은 마치 건강검진과 같다. 해당 기업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위기 요소들은 물론 기존에 경험했던 위기요소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PR을 예측과 사전통제가 가능 했었던 위기 예측은 가능했지만 사전통제는 어려웠던 위기 예측은 불가능했지만 사전통제는 (어렵지만) 가능할 수도 있었던 위기 예측과 사전통제가 모두 불가능한 위기 이 중에서 가장 황당한 위기는 마지막 위기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기업의 위기 발생 빈도로 보면 맨 앞의 위기 케이스가 가장 많다. 그리고 다음은 두 번째 케이스가 많다.
충분히 위기관리 시스템으로 흡수 해야 하는 위기 유형은 이 두 번째 위기 요소들이다. “만약에 이런 위기가 발생하면 우리는 어떻게 할 건가?”하는 사후 대응책을 철저하게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다. 맨 최근 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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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재수 없어서 걸린 케이스로 보기에는…
기저귀·생리대에 ‘벌레’‥경악 [MBC]
14일 MBC뉴스에서 보도한 기저귀 및 생리대 벌레 케이스는 사실 아주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고질적인 이슈다. 단순 검색을 해 봐도 2006년, 2008년에 이어 올해도 뉴스를 탔다.
2006년 11월
2008년 3월, 6월, 7월
그리고 각종 블로그, 동영상, 카페 등등에도 유사한 사례들이 많이 게시되어 있다.
MBC에서도 인용을 했지만 특히 이번 케이스에서 업체측의 대응은 추후 기사들의 논조를 결정하는 큰 역할을 했다.
문제가 되면 제품을 교환해주면
된다는 입장입니다.
◀SYN▶ 해당 회사
관계자
“그거 자체(기저귀나 생리대)에 약을 쳐서
벌레를 막을 수는 없잖아요.
(벌레가 몸에 들어가면 어떡해요. 애기 몸에?)
“아, 그게 들어가지가 않고, 벌레 구조상
그렇게 찾아 들어가지가 않고요.”
알아서 조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MBC]
화면만으로 봐서는 업체를 대변하는 홍보담당자의 코멘트인 것 같지는 않다. (확실하지 않음) 홍보담당자의 멘트라고 해도 오랜시간 반복된 인터뷰 질문을 맞받아 내다가 일부 실수한 표현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아주 흔한 일이다)
몇가지 이번 케이스와 여러 관련 보도들을 모니터링 하면서 얻은 생각들은 다음과 같다.
- 이런 고질적인 이슈가 완전하게 개선되지 못 하는 것은 완전하게 개선 하는 것이 불가능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임. 하지만 업체들은 항상 공정에 개선사항을 반영하겠다고 메시징.
“방충업체의 조사결과는 위로 보도돼 제조공정이나 품질관리공정에 반영할 것”
- 완벽하게 개선이 불가능 하다면 차선책으로 유사 상황 발생시 대응방안이 구체화 되어 있어야 하는데 대응 방식이 항상 ‘해명’에서 그치고 있음. (쌀벌레의 생태에 대한 설명 중심)
- 포지션에 있어서 ‘소비자들의 느낌과 감정’을 충분히 읽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는 부분이 핵심. 한마디로 찜찜함을 이해해야 하는데 업체측이 이 부분에 대한 메시지를 핵심으로 가져가지 못하고 있는 듯 함
- 메시지에 있어서 타겟 오디언스에 맞춘 메시지가 아니라 업체측에 중심을 맞춘 메시지들이 소비자들을 화나게 하지 않나 생각 됨
- 해결방안이 전무하다는 논리는 소비자들에게 이해시키기 힘든 논리임. 가능한 모든 해결책을 검토하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실질적인 성과가 필요함
- 기저귀나 생리대 업체의 대변인은 여성이어야 하는 게 좀 더 메시지 흡수성을 높일 수 있는 전술이 아닌가 함. 아기를 기르고 있는 엄마이면 좀 더 좋겠음.
- 좀 더 빠른 대응이 필요하지 않을까 함. 해당 업체로 기사에 언급되고 있는 곳에서는 아직도 해명 또는 사과광고 팝업을 홈페이지에 띄우고 있지 않음. 최초 보도 이후 거의 하루가 지났음. (MBC 보도에서는 익명 처리되었지만, 일부 기사들에서는 정확한 회사명이 언급되고 있음)
이렇게 고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이 없다는 데 많이 놀랐다. 대응도 업체중심적으로 일관된 것에 또 놀란다. 어짜피 업체가 교환 및 환불을 해 주어야 하는 주체라 손해를 보게되는 이슈인데도 더 나아가 소비자를 화나게 하는 소비자 불만 처리 시스템도 놀랍다.
재수 없어서 걸린 케이스로 보기에는 힘들다.
위기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
기업이나 조직원들 사니에서 공통적으로 공유되고 있는 멘탈리티를 한번 살펴보자. 특히 위기에 취약한 기업들이 가지는 멘탈리티들이다.
재발하기야 하겠어?
기업에게 사실 새롭고 처음인 위기는 흔치 않다. 제품불량논란, 유해성분함유논란, 이물질, CEO 및 직원부정, 마케팅 및 프로모션 논란, 회사의 위법행위, 경영 및 브랜드 관련 루머, 서비스사이트다운, 소비자개인정보유출, 대형소송, M&A, 공장 및 사업장 화재, 폭발, 유해물질누출, 생산시설이나 유통과정에서의 환경오염, NGO들과의 갈등, 탈세 혐의 및 공정법 위반 혐의, 사내 경영권 분쟁, 핵심기술유출, 극단적인 소비자 불만 표시 행위, 제품에 의한 소비자 상해, 사내 성폭력 및 성희롱, 사내 불륜, 사내 폭행, 심각한 언론의 부정적 보도 등의 위기들이 재발하지 마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만약에(what if) 이번과 같은 위기가 다시 발생한다면 지금보다 나은 대응이 가능할 것인가 생각하고 대비하는 회사들은 사실 적다.
우리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나기야 하겠어?
경쟁사나 타업종 회사들의 위기를 바라보면서 안도하거나, 구경하는 모습을 보이기만 하면 안된다. 그러한 사례들을 심도있게 관찰 분석해 만약(what if) 우리 회사에 저와 같은 위기가 발생 하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세부적 프로세스 마인드를 가지고 디자인 & 시뮬레이션 해 볼 필요가 있다.
자주 있는 일인데 뭘
이물질 논란이나 제품불량 그리고 유해성분함유논란등에 대해 너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차라리 폄하 받는 위기요소들이 있을 수도 있다. 또 발생했어? 그냥 예전 하던대로 대응하자 하는 마음이 문제다. 위기 요소 진단을 할 때도 흔히 이런 자주 발생하면서 조직에 큰 임팩트가 없었던(!) 요소들은 주요관심 요소 카테고리에서 벗어나곤 한다. 하지만, 잦은매가 무섭다. 자주 발생할 수록 미연에 개선하기는 좀더 단순한 경우가 많다.
일어나 봤자지 뭐
그런일은 위기도 아니다. 별 것 아니다. 이 또한 문제다. 모든 위기는 항상 최악의 케이스를 보고 핸들링해야 한다. 지금은 별 것이 아닌 것 같아도 큰 것이 되어 돌아오는 위기 사례들은 흔하다. 항상 목격되는 사소함이 전부는 아니라는 말이다.
어떻게 안되겠어?
희망과 현실을 혼동하지 말자.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다. 아무 대응 방안에 대한 준비나 훈련 없이 어떻게 될 것이라 믿는 것은 희망도 사실 아니다. 아무 플랜도 없고, 세부적인 대안도 없이 위기는 관리 불가능이다.
일어나면 끝장이지 뭐
체념이다. 매우 위험한 멘탈리티다. 이 정도면 회사의 경영이나 비지니스가 힘들다. 하루가 아슬아슬하다. 위기 요소 진단을 할 때 가장 핵심적인 카테고리안에 이런류의 위기가 위치한다. 조직원들에게 그런 위기요소에 대해 이슈를 일으키고, 최선의 대응방안 제시를 요청하면 일부분에는 체념이 담겨져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 정도까지 큰 일이 벌어지면 뭐 회사가 남아 있겠어?하는 것이다. 최악의 위기에도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할 수 있는 모든 대응 준비를 해야 한다.
일어나라고 그래
이건 체념을 넘어 배짱이다. 어짜피 회사로서 잃을 것이 더 이상 없을 수준이라는 전제다. 위기관리 마인드 중에는 해당하지 않는 멘탈리티다. 상식적으로 회사의 조직원들이 가질 수 있는 생각은아니다.
특히 이런 멘탈리티들 중 하나라도 CEO들이나 임원분들이 평소 가지고 계시면 불행하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