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4월 292010 Tagged with , , 21 Responses

포지션과 메시지 둘 중 하나는 바뀌어야 : 천안함 사태

 

 

이번 천안함 사태에서 위기 커뮤니케이션 상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포지션과 메시지들이 서로 다른 경우들이 종종 있다는 부분이다.

아직까지 해당 사태에 대한 어떤 원인도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는 것이 국방부와 정부측의 일관된 포지션이다. 국방부에서는 관련 원인에 대해 어떠한 추측도 자제해 달라 하고 있다. 어제부터
대검찰청에서는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악성 루머를 단속한다고도 발표했다.

 

국방부는 합동조사단으로부터 어떤 결론도 내리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추측을 자제해달 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외부 충격이라고만 밝혔을 뿐 어뢰나 기뢰 폭발, 혹은 이에 따른 버블제트에 대해서도 결론 내린 게 없다는 것입니다.[YTN]

 

이런 포지션인데도 불구하고 대국민 메시지에서는 전혀 이런 포지션에 근거한 내용들을 찾을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안보공원에서 해군장으로 엄수된 ‘고(故) 천안함 46용사 영결식에 참석해 희생장병들의 넋을 기리고 이들의 영정에 화랑무공훈장을 직접 추서했다. [헤럴드경제]

 

‘용사’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화랑무공훈장을 추서하는 것은 분명히 정부에서 해당 사태를 북한, 즉 적으로부터의 공격으로 인한 것이라는 단정을 의미하는 것 아닌가?

 

그는 이날 오전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천안함 46용사’의 영결식에서 장의위원장 자격으로 고인이 된 후배들의 영정 앞에서 읽은 추도사를 통해 “국민들에게 큰 고통을 준 세력들이 그 누구든지 우리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끝까지 찾아내어 더 큰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또한 해군총장의 메시지는 더욱 오디언스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국민들에게 큰 고통을 준 세력’이라는 메시지는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 건가? 아직 사고의 원인을 추측하면 안 된다는 포지션에 이 메시지들이 적절하게 align 되어 있는 것인가?

시청 앞 과정을 지나가면서 ‘영웅’이라는 메시지를 사용하는 프랭카드를 본적이 있다. 이 메시지는 또 무엇을 뜻하며, 정부의 포지션을 반영한 것인가?

사태 직후부터 정부는 일관되게 ‘어떠한 사고 원인에 대한 추측도 경계한다’는 포지션을 잘 지켜왔다고 보는데 (사실 이 포지션 때문에 얼마나 여론으로 부터 공격을 받았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커뮤니케이션 실행에 있어서는 이에 기반하지 않고 있는 메시지들이 너무 많다는 게 문제다.
당연히 오디언스들은 개인별 정치적인 성향을 떠나서 정부의 위기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모두 혼란스럽기 마련이다. 포지션과 메시지가 다른데 안정감이나 확신을 느낄 수 있는 인간이 누가 있겠나?

포지션을 바꾸던지, 메시지를 바꾸던지…둘 중 하나는 바뀌어야 국민들이 더욱 더 혼란스러워 하지는 않을 거 아닌가. 당연한 원리를 알면서 안 바꾸는 건가? 몰라서 못 바꾸는 건가? 진짜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