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가을 학기부터 각기 다른 2개의 프로그램에서 강의를 하게 된다. 강의를 맡은 하나는 대학교 강좌고 ‘PR Writing’에 대한 주제다. 하나는 지난 8년간 진행해왔던 ‘한경PR아카데미‘ 강의다. 둘다 비슷한 또래의 전공 및 비전공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특히 이 PR아카데미는 최초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시작 해서 올해들어 한국경제 아카데미쪽으로 옮겨 맥을 연결해 놓고 있다. 기존 한겨레PR아카데미는 또 다른 강사님들에 의해 진행이 되고있다. 그 만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PR교육의 기회들이 확장되고 있다는 데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
지난 8년 정도를 되돌아보면 학생들에게 또는 쥬니어들에게 PR을 가르치는 방식에 있어서 어떤 특정한 방식이 좀 더 결과를 좋게 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 특정한 방식은 간단하게 이야기 해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스타일(Style)’식 방식과 비슷해 보인다. (개인적으로 스타일을 시청하면서 흥미로운 예전 경험들 때문에 웃고는 한다)
지금까지 600여명이 넘는 PR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한 Dozen이 넘는 부사수 그리고 에이전시 담당 AE들과 daily 같이 일했는데 그 공통적인 효과적 사사 방식이 그랬었다.
- 학생들과 부사수들은 칭찬을 해 주면 안된다. 경험상 많은 칭찬을 남발해 주면 거의 모두 사라진다. 쥬니어들은 그 기간이 자신감을 키우는 기간이 아니다. 이 기간에 자신감을 주면 교만해지거나 자만에 빠져 불타버린다.
- 반복적으로 괴롭혀야 익숙해진다. 괴롭힌다는 표현에 민감할 것 같다. 하지만 실무적으로 반복적인 프레스는 필요악이다. 그 프레스들 중 일부들이 바로 데드라인, 품질, 디테일, 커뮤니케이션, 항상 웃는 얼굴등이다.
- 친해지되 무서워야 한다. 친해지기만 하면 사수를 친구로 본다. 무서워지기만 하면 사수가 나를 싫어한다 생각한다. 술자리에서는 친구처럼 하지만, 그 다음날 업무가 시작되면 저승사자같이 느껴지는 사수가 있어야 부사수가 성공한다.
- 실수에 관대하면 안된다. 됐어…쥬니어니까 그럴수도 있지라는 말이 서러워야 한다. 쥬니어라서 그러면 안된다는 말이 더 맞다. 사소한 실수들에 대해 그냥 끄떡 끄떡하는 사수들 밑에서는 좋은 부사수가 나오기 힘들다.
- 시니컬한게 젠틀한 것 보다 낫다. 쥬니어에게 젠틀한 보쓰들도 내 주변에 있다. 존댓말을 써주고, 경어를 사용하며, 항상 거리를 두고 웃어주는 보쓰가 좋다는 쥬니어들도 있다. 하지만, 도움은 적다. 인간적인 흠모는 가능할찌 몰라도…
- 눈 높이를 극단적으로 높여 대해야 그 반의 반이라도 간다. 기대수준을 한 껏 올려 잡아야 쥬니어는 부담을 가지게 마련이다. 그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전담시켜야 잘해 볼려 노력한다. 처음에는 그런 눈높이가 부담스럽고 괴롭고 벗어나고 싶지만…몇년만 지나면 스스로의 눈높이 때문에 그 밑의 부사수가 고통받고 있는 것을 보게된다.
- 야단 칠 때는 기억에 남아야 한다. 하나의 충격요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몇년 후에 다른 회사에서 홍보팀장을 하고 있더라도 사수 생각을 하면 쭈삣 할 정도로 자신의 실수에 대해 뼈져린 기억이 있어야 한다. 보도자료 타이틀 하나를 정하는데도…생각나는 사수가 있을 정도로 말이다.
- 하나 하나의 성장에 대해 꼭 의미를 부여해 주어야 한다. 야단치고, 쪼고, 갈구고, 시니컬하기만 하면서 부사수가 성장하는 모습을 그냥 지나쳐가면 안된다. 단, 성장의 이유를 각인시켜 주어야 한다. 어떻게 내가 성장할 수 있었는가를 복습하는 기회를 주라는 이야기다.
경험상 이런 사수들이 아직까지 내 업무 방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분들이었다. 그리고 나와 같이 일하거나 내가 가르쳤던 자랑스러운 PR선수들도 내가 다 이렇게 대했던 대상들이었다.
물론 일부 선수들은 이런 방식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딴길을 가기도 했다. (이런 케이스가 없다면 또 거짓말이다) 하지만, 나는 사수로서 A라는 목적지로 떠나는 버스다. 자기가 A라는 곳에 가기를 원하지 않으면 내려서 다른 버스를 타면된다. 억지로 A 버스내에 머물러 고통만 받으라는 요구는 하지 않는다.
한경PR아카데미를 시작하면서 이전의 이런 경험들을 다시 한번 되 살려 보려한다. 같은 버스에 일단 올라탔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