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위기관리,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5월 102018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46편] 너무 혼란스러운데 어쩌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상황이 하도 가변적이어서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상황이 더 발생될지에 대한 감도 없는 상태고요. 컨설턴트께서 보실 때 지금은 어떤 상황이고, 저희가 무엇을 해야 현 상황을 관리할 수 있을까요? 저희가 너무 혼란스러워서요”

 

[컨설턴트의 답변]

바다 한가운데에서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높은 파도와 싸우더라도, 배위에 있는 큰 나침반은 항상 일정 방향을 향하고 있을 것입니다. 파도의 울렁거림으로 나침반이 불규칙하게 움직인다고 그 나침반이 스스로 방향을 잃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조직도 나침반과 같은 자세와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해당 위기가 어떤 방향을 향할 것인지에 대해 정확하게 예상하는 것만큼 중요한 초기 대응이 없습니다. 위기가 발전해 갈 방향을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최악의 상황을 예측’하는 것입니다.

흔히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최악을 예상하고, 최악을 피하려는 노력을 하라”는 조언을 하는데, 그와도 관계 있는 의미입니다. 현재 상황을 면밀하게 들여다 보면, 향후 어디까지 최악의 상황이 전이될 수 있을 것인지 알게 됩니다. 물론 상상 하거나, 여럿이 모여 고민 하는 주제로서는 심리적 거부감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에 대한 정확한 예측은 폭풍 속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일단 최악의 상황을 예상할 수 있다면, 거기까지 도달하는 과정도 이미 예상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 다음 중요한 단계는 그 판단 속에서 ‘위기관리 목표’를 세우는 것입니다. 이 또한 최고의사결정권자와 함께 숙련된 위기관리팀이 내려야 하는 아주 중요한 결정입니다. 정치적으로도 다분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너의 직원 폭행이 문제가 되었다 해 보시죠. 그 폭행 자체는 아주 경미하고 법적으로도 처벌 대상에 미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사실이 전국에 알려지고 이 것이 갑질이라는 프레임으로 대대적인 문제가 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내부적으로 가장 우선적 의사결정은 ‘이렇게 흘러가다 보면 최악에는 어떤 상황까지 예상할 수 있는가?’에 관한 것 이어야 합니다.

폭행당한 직원(원점)이 적극적으로 불만과 고발을 진행하고. 언론과 온라인에서 이를 전파하며 공분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된 이전 제보들과, 폭로, 추가 피해 경험자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논란의 대상자가 늘어나고, 논란의 주제도 늘어납니다. 수사기관과 각종 규제기관이 움직일 것입니다.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공개소환이 개시됩니다. 정치권이 화를 내고, 청와대도 개입 할 것입니다. 불매운동에 이어 시민단체의 집단소송이 개시됩니다. 최악의 경우 자사의 오너와 임원이 대대적인 법적 처벌을 받게 되고, 심지어 회사 사업에 치명적 데미지가 발생할 것입니다. 이 정도 최악의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를 상상해 보시죠.

그 다음은 ‘그러면 우리의 위기관리 목표는 어떻게 정해야 하는가?”를 고민할 차례입니다. 어떤 임원은 이와 관련 해 “오너와 임원들의 사법 처벌까지는 가지 않아야 한다”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임원은 “수사와 규제기관이 움직이게 하면 안됩니다. 그 전에 마무리 합시다”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논의를 통해 목표가 설정되면 그때부터 그 목표 달성을 가능케 할 수 있는 위기관리 실행이 진행되는 것입니다.

“수사와 규제기관이 움직이기 전 문제를 해결하자”는 목표가 세워졌다면, 그 이전 오늘이라도 빨리 대대적 사과와 배상 그리고 재발방지대책을 강력 발표하고, 고개를 숙이는 실행이 필요할 것입니다. 불만 직원(원점)에게는 압도적 지원을 해 관리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그 외 수사나 규제기관이 자극 받지 않도록 하는 다양한 사전 노력들을 집중 실행합니다. 이 것이 목표에 의한 실행입니다.

대부분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까?” 묻는 기업은 이런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지 않거나 못하는 경우입니다. 당연히 위기관리 목표도 설정하지 못하기 마련입니다. 폭풍 속에서 나침반을 던져버린 채 그냥 파도에 몸을 맡기면서 잔잔해 지기를 기도합니다. 위태로울 뿐 어떤 관리도 불가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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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032018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45편] 여론을 왜 신경 써야 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사실 법적으로 잘못이 없어요. 얼핏 보면 문제 있어 보이지만 위법은 아니에요. 굳이 문제를 집어내도 경미한 수준이에요. 근데 이런 사소한 이슈를 가지고 여론과 언론이 여기저기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왜 우리가 그런 비합리적이고 감정적인 여론과 언론을 신경 써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 명언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지진이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지진에 흔들린) 빌딩이 사람을 죽인다. (Earthquakes Don’t Kill People, Buildings Do)’ 이 말의 의미를 곱씹어보면 위기 발생 시 여론의 위해도를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지진(논란) 그 자제가 사람(기업)을 죽일 수는 없지만, 지진(논란)에 의해 흔들린 빌딩(여론)이 무너지면 사람(기업)을 죽게 할 수는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슈나 논란이 그 자체만으로 기업에게 큰 데미지를 주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을까요? 이슈나 논란이 여론을 흔들어 그 여론에 의한 후폭풍이 기업에게 큰 데미지를 주는 것이죠. 아무리 큰 지진(논란)이 일어나더라도, 빌딩(여론)이 끄떡 없다면 사람(기업)은 다치거나 죽지 않습니다. 반면 작은 지진(논란)임에도 빌딩(여론)이 심하게 흔들리다 무너져 내리면 사람(기업)을 다치게 되겠지요.

지금 질문하신 그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특히 법무나 로펌쪽에서 그런 방향성의 조언을 많이 할겁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의미”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위 명언에 비추어 볼 때 지진에 의해 흔들릴 수 있는 유일한 빌딩을 ‘법’이라 생각하는 것이죠. 이 정도의 지진(논란)은 저 큰 빌딩(법)을 흔들지 못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기업에게 조언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슈나 논란 그리고 위기를 전체론적 시각으로 보면, 그 빌딩을 ‘법’이라는 하나의 기준만을 가지고 바라보는 시각에는 분명 큰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특히 개인이 아니라 광범위한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의 차원에서는 지진 발생 시 우려해야 하는 것이 ‘법’이라는 하나의 빌딩만은 아니라는 것이죠.

일단 위기가 발생 했을 때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이 여론에 아랑곳 하지 않게 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사회적 공분은 계속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언론은 지속적으로 여러 정보들을 뉴스화하면서 여론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수사기관, 규제기관등은 이런 여론에 떠밀려 어떤 조치라도 실행 해야 하는 처지에 몰리게 됩니다. 기업을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하는 시민단체들은 말 할 것도 없습니다. 여론을 먹고 사는 정치인들은 어떻습니까? 의원 개개인을 넘어 정당과 국회 차원에서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까지 다다르게 됩니다. 청와대와 주무부처들 또한 여론을 거슬러 위기에 빠진 기업을 감쌀 수는 없습니다. 무언가 의견을 밝히게 되고, 그에 따라 수많은 기관들이 위기관리 전쟁에 투입되게 됩니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법’이라는 빌딩은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주변을 둘러싼 여론과 관계된 그 수 많은 이해관계자 빌딩들이 쉼 없이 흔들린다면 기업은 어떤 대응이 필요하겠습니까? 여러 이해관계자 빌딩들이 우르르 무너져 내리면 그 옆의 ‘법’이라는 빌딩만 그대로 꼿꼿할 수 있을까요? 법조인들은 ‘법은 여론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법이 여론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단언하지는 못합니다. 그만큼 여론은 중요하고 위해 가능한 것입니다.

위기관리 실무적으로 여론을 관리하기 위한 기업의 여러 대응은 이를 둘러싼 많은 수사 및 규제기관, 정부부처가 받고 있는 여론의 압력을 감소시켜주기 위한 2차적 목적도 있습니다. 해당 기업이 여론을 잘 관리해 정상참작을 받는 상황이라면 굳이 수사나 규제, 정부기관이 개입할 필요가 없어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강한 지진이 났더라도 이해관계자 빌딩들을 하나 하나 받쳐 지탱해 흔들리지 않게 해 주는 것이 성공하는 위기관리입니다. ‘법’이라는 빌딩 아래에 숨어 이 지진이 끝나기만 바라고 있는 기업이 되지 마십시오. 주변에 ‘여론’이라는 어마 어마한 빌딩 숲을 바라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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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032018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44편] 자, 우리가 무얼 해야 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상황은 잘 아시죠? 위기관리 전문가라 하셔서 이렇게 모시게 되었습니다. 저희 대표이사님과 임원들은 어제부터 철야를 해가면서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는데요. 전문가시니 저희에게 조언을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무얼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참 곤욕스러운 질문입니다. 저희도 “이걸 하십시오!”라고 딱 부러진 조언을 드리고는 싶습니다. 그러나 위기관리를 위한 회의에서는 누구도 함부로 그래서는 안됩니다. 아무리 전문가라 해도 모든 병에 처방되는 즉효 명약을 가지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외부 전문가에게 보다 효과적인 조언을 얻기 위해서는 이미 내부 전문가들이 고민 해 낸 여러 대응 방안에 대해 그들의 의견을 듣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하나 하나를 보면서 실행 전략과 실행 시기, 주체, 메시지 등을 정리해 의견을 나누어 보는 것입니다.

각각의 실행 방안에 있어 실행 시 주의점이나, 개선 실행 방안을 함께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은 방식입니다. 내부적으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외부 전문가들이 발견해 공유해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에 더해 운이 좋다면 추가적인 대응 방안 아이디어가 도출 될 수도 있습니다. 더욱 더 대응 방안이 강하고 효과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죠.

반대로 내부적으로 별반 고민이 적었거나, 단순 고민만 한 가득 일뿐 추려진 대응 방안 리스트가 없는 경우는 문제입니다. 외부 전문가를 불러 하얀 백지를 채워보라 해서는 별로 유효한 결론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일부 외부 전문가가 실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는 더욱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또 일부 외부 전문가가 자신들의 편향된 경험에 의해 대증적 대응만을 강조하는 경우에는 더욱 더 상황이 힘들어 질 수 있습니다.

외부 전문가가 나서 위기관리 회의를 이끄는 것부터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기업이 그들의 시각을 청취할 수는 있습니다만, 그들의 의견만으로 위기관리가 진행되어서는 안됩니다. 위기관리를 실행하는 주체는 분명 기업의 위기관리팀입니다. 자신들이 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만약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다면 그 자체가 위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외부 전문가는 그 이미 기업 내부에서 정한 ‘무엇’에 대해 ‘어떻게’라는 가치를 더하는 사람들 입니다. 만약 외부 전문가가 ‘무엇’을 먼저 이야기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면, 내부에서는 그 ‘무엇’에 대해 더욱 더 치열한 토론을 해야 합니다. 그대로 그 ‘무엇’을 받아 “아!”하고 경탄하면서 바로 실행하는 경우는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만 존재합니다.

물론 평시는 물론 위기 발생 전조가 감지된 시점부터 위기관리팀과 외부 전문가가 하나의 팀을 이루어 다양한 논의를 해 온 경우는 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 외부 전문가들은 이미 내부 위기관리팀 구성원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최초부터 다른 위기관리팀 구성원들과 동일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고, 상황변화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있는 경우라면, 외부 전문가의 조언은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함께 ‘무엇’까지를 처음부터 논의할 수 있습니다. ‘무엇’과 ‘어떻게’가 합해 진다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내부의 시각을 외부의 시각으로 검증해 볼 기회도 생길 것입니다. 외부 전문가들이 가진 다양한 여러 경험을 위기 초기부터 대응 방안의 밑거름으로 삼을 수도 있겠습니다. 따지고 보면, 외부 전문가와 기업 위기관리팀이 언제 하나의 팀을 이루느냐가 관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좋은 이야기나 도움이 될 이야기를 들어나 보자 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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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032018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43편] 위기대응 회의에 진전이 없네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 전 위기가 발생해 대표이사님을 비롯한 위기관리팀이 집합해 대응을 논의했습니다. 아시지만 워낙 정신 없고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논의가 제대로 되기 어렵잖아요. 자꾸 사안이 돌고 돌아 시간만 지연되고 아주 고생스러웠습니다. 회의를 진전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대응 회의를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 준비가 필요합니다. 첫째, MC (사회) 역할을 하는 임원이 있어야 합니다. 만약 대표이사께서 MC역할을 스스로 하실 수 있다면 가장 좋습니다만, 최소한 위기관리 매니저 역할을 하게 되어 있는 임원이라도 MC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위기대응 회의에서 MC역할을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논의 의제는 반복되고 중복되고 어지럽게 펼쳐집니다. 시간관리 조차 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결정은 되지 않고 보고와 논의만 지루하게 이어지게 됩니다. 제대로 아젠다를 수립한 훈련된 MC가 있다면 이런 고민은 상당부분 해소 됩니다.

두 번째는 위기관리팀 모두가 위기관리 매뉴얼에서 어떤 프로세스를 기록하고 있는지 평소 알고 있는 상태에서 위기대응 회의에 참석해야 합니다. 이 의미는 모두가 위기관리 매뉴얼을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암기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들 대부분이 위기관리 매뉴얼에서 어떤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는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와 함께 매뉴얼 어느 페이지에 자신들이 필요한 프로세스가 규정되어 있다는 기억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매뉴얼에 대한 이해가 없는 위기관리팀의 경우 매번 위기 상황을 처음부터 시작하는 느낌을 가지고 논의를 시작합니다. 분명 매뉴얼상에는 A위기 유형에 대해서 이렇게 저렇게 프로세스를 밟으라는 명시가 되어 있지만, 이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매번 새롭고, 매번 처음이 고됩니다. 위기대응 주체들이 매번 논의에 의해 바뀌고, 대응 메시지도 초안이 매번 바뀝니다. 채널이나 원칙도 매번 왔다 갔다 합니다. 당연히 위기대응 논의가 길어지는 반면 생산성은 떨어집니다.

세 번째 준비는 거대한 칠판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겠지만, 실제 위기대응 시뮬레이션을 해 본 위기관리팀은 거대한 칠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됩니다. 거대한 칠판이란 상황판을 의미 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상황판을 기록하지 않은 채 각자의 머릿속에서 위기대응 회의 내용과 결과를 체크하려 합니다. 일부는 회의록을 써서 공유하고 위기대응을 독려합니다. 둘 다 위험하고 비생산적인 노력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위기 대응 회의록을 기록으로 남겨 이메일 등으로 공유하고 SMS나 메신저로 전파하고 하는 것에 대해 기업 스스로 주의하려는 흐름이 있습니다. 상당한 수의 기업 위기들이 결국에는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는 현실에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내부 회의록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것입니다. 모든 내부 정보가 외부화 되는 시대에서 이런 위기대응 고민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거대한 상황판을 만들어, 그 위에 현재 지속 변화되는 상황을 기록하게 하면 됩니다. 외부 내부 이해관계자들의 변화하는 움직임을 또 그 옆에 기록합니다. 자사의 대응 포지션과 상황관리 방식들 그리고 대응 메시지들을 또 정리합니다. 그걸 다 같이 보면서 위기대응 회의를 진행합니다. 최소한 대표이사는 상황판을 통해 현 상황부터 이해관계자 그리고 그에 대한 자사의 대응과 결과까지를 한 눈에 보실 수 있게 됩니다. 변화된 상황이 있다면 그 부분을 지우고 새롭게 넣으면 됩니다.

모든 위기대응이 마무리 되면, 그 상황판을 쓱쓱 지워버리면 됩니다. 그 안에 있었던 많은 정보들과 연락처들 메시지들 등은 위기와 함께 사라지고, 정보에 대한 부담도 사라집니다. 위기대응 회의는 보다 이해하기 쉽고 생산적으로 마무리됩니다.

경험을 보유하고 훈련된 MC와 위기관리 매뉴얼을 이해하고 있는 위기관리팀이 마주 앉아 상황판을 함께 바라보며 열심히 상황 기록을 업데이트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그리고 현재 자사에서 운영되는 위기대응 회의의 모습을 떠올려 그와 비교해 보십시오. 어떤 것이 필요한지에 대한 감이 쉽게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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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032018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42편] 소셜미디어로 이슈관리를 해 볼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들어 저희 회사와 직원들에 대한 추문이 온라인 상에서 형성되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상 여러 영향력자들이 해당 논란에 개입하고 있고요. 회장님께서는 어떤 작업을 통해서라도 논란을 잠재우라 하시는데요. 저희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한번 이슈를 관리해 보면 어떨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케이스마다 조언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억하셔야 할 것은 기업의 소셜미디어나 개인의 소셜미디어나 소셜미디어는 기본적으로 기업 위기나 이슈관리를 위한 툴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몇몇 소셜미디어 영향력자들은 자신이 개입 해 문제의 이슈를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 자랑합니다. 하지만, 전체적 이슈관리 관점에서 볼 때 소셜미디어의 활용에 있어 기업은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만 합니다.

일선에서 제대로 경험을 쌓은 위기관리 매니저들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이슈관리에 있어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고, 제한된 범위에서 근본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끔 황당한 대응을 하는 기업을 보면, 내부적인 이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소셜미디어를 채 이해하지 못한 윗분들의 성화와 요구를 실무진이 이기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 해프닝이 많습니다.

이런 경우 실무진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말이 윗분들로부터 내려오는 “어떻게든 해 봐!”라는 명령입니다. 실무진이 보아 “그렇게 하면 틀림없이 문제가 생깁니다” 하지만, 그런 의견은 이내 핑계로 비춰집니다. “뭐든 해봐!”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어?” 이정도 질문이 쏟아지면 대부분 실무진은 ‘시키는 대로 하자 어쩔 수 없다’ 생각 하게 됩니다. 그 이후 상황은 대부분 예상대로입니다.

아주 일부에서는 실무진이 스스로 자신이 회사를 이슈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소셜미디어를 움직이려 시도합니다. 사적으로 개입하기도 하고, 여러 지인을 활용하거나, 바이럴 에이전시를 써 대대적 반격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많은 경우 이러한 시도는 이슈와 논란을 장기화 하고, 그 논란을 다양화 시키는 결과를 얻습니다. 결국에는 회사가 그 추가 부담을 지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슈를 관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시기 바랍니다. 위기 시 언론을 컨트롤 해 이슈를 관리할 수 있다고 믿는 분들이 적어진 것 같이, 소셜미디어를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생각도 이제 버려야 합니다.

대언론 커뮤니케이션과 똑같이 소셜미디어를 통한 이슈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정확한 전략과 준비를 기반으로 할 때만 제한적 활용이 가능합니다. 메시지 전략과 채널 전략 등이 내부적으로 합의되어 잘 구성되어야 합니다. 기업이 진행하는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또한 중요한 공식 커뮤니케이션 행위이기 때문에 그로 인한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해당 이슈를 관리하기 위한 큰 전략적 방향에 맞추어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이나 다른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과 그 맥락을 같이 해야 합니다. 투명해야 하며, 불필요한 메시징이나 사적 해석이나 추가적인 논란을 부추길 수 있는 어떤 행동도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금해야 합니다.

회사가 소셜미디어를 컨트롤 할 수 없다는 의미는, 회사가 소셜미디어를 잘 못 다루었을 때 몰려올 후폭풍 또한 당연히 컨트롤 할 수 없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우리가 출입기자나 관련 기관을 응대하는 전문 부서를 사내에 구성해 관리하는 것과 같이 외부 이해관계자 응대 행위는 기본적으로 공식적인 것입니다.

소셜미디어도 마찬가지여야 합니다. 이를 다루고 이를 통해 평시 마케팅이나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부서와 실무진들도 공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규정과 훈련이 중요합니다. 회사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감독과 관리가 중요합니다. 이슈관리라는 것이 원래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자산만을 기반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함부로 해서 제대로 되는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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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032018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41편] 저희 회장님 설득이 가능하실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임원인 저와 일선에서는 전사적으로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근데 문제는 회장님이 아직 관련해서 관심이 없으신 것 같습니다. 당장 관련 예산도 좀 책정 받아야 하고 해서, 저희 회장님을 좀 직접 설득해 주실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우선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인하우스 임원들이 회장님을 직접 설득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학문적으로도 ‘설득’이라는 것이 진짜 효과적으로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회의가 있을 정도로 ‘설득’이라는 것은 어렵고 복잡다단한 행위입니다.

그래도 제대로 전략을 짜 준비한 인하우스 임원들은 회장님과 인간적인 친근함이 우선되어 있기 때문에, 그 만큼 설득이라는 것이 보다 용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외부에서 온 컨설턴트에 대해서는 회장께서 최초부터 낯설음을 경험하시기 때문에, 컨설턴트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가 많습니다.

가끔 “회장께서 저희 임원들은 잘 믿지 않으셔도, 외부 전문가 말은 보다 쉽게 믿으십니다.”하는 하소연을 하는 임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강조 드리는 것 같이 ‘전략적으로 잘 준비한 인하우스 임원들’이라면 그 낯선 컨설턴트 보다는 더 나은 설득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다” “못 하겠다” “여러 이유로 좀 컨설턴트가 나서 줘야 한다”는 이유들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이 후 또한 몇 가지 ‘전략적 준비’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우선 임원들이 정확하게 위기관리 체계에 대한 시각과 범위 그리고 필요성에 대해 굳건한 공감대를 갖추셔야 합니다. 임원들 스스로 회장님으로부터의 근본적 질문에 갈팡질팡하면 만사가 헝클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임원들이 협업하시어 컨설턴트가 회장님과 친분을 쌓을 수 있도록 일정기간 지원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해당 컨설턴트를 조찬 강의에 초청 해 위기관리 이야기를 회장님과 임원들이 같이 듣는다 던지, 자그마한 위기가 발생 했을 때 컨설턴트를 위기관리 미팅에 조인하게 해 조언을 들어 본다던 지 하는 프로세스를 거쳐야 합니다. 결국 일정 기간 후 컨설턴트 얼굴을 회장께서 알아보시게 되는 수준까지는 되어야 하겠습니다.

셋째로, 처음부터 큰 제안을 받기보다는 조그마한 위기관리 체계관련 실행들과 준비들을 함께 하면서 지속적으로 회장께 보고하고 회장의 의견을 듣는 전초전을 마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회장님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트레이닝이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 던지, 주요 부서별 시뮬레이션이나 일선 드릴을 진행하고 보고회를 가진다 던지 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회장께서 컨설턴트의 존재와 수준 그리고 전략의 성격들을 이해하실 수 있게 하시고 나야 임원들이 원하는 것을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약간은 지루하고 오랜 노력을 경주해야 이룰 수 있는 복잡함으로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무언가를 이룰 수 있는 왕도는 없다는 것을 먼저 이해하셨으면 합니다.

일반적으로 그런 조급함 때문에 외부 컨설턴트를 불러 직접 회장님이나 주요 임원들 앞에 세우고는 무언가 억지로 만들어 보려는 시도를 하는 임원들이 있습니다. 당연히 다른 임원들이 개념이나 방향성을 이해하지 못해 회장 앞에서 여러 노이즈를 내게 됩니다. 또 다른 생각을 하시는 회장께서는 여러 기초적인 질문을 하시고, 컨설턴트의 설명을 듣고는 이내 알았다는 수준에서 그치게 됩니다.

위기관리 체계 구축을 리드하고자 하는 임원에게도 회장께서는 깊이 있는 질문을 하실 것입니다. 그 질문에 대합 답변이 컨설턴트 수준이 되어야 회장은 해당 프로젝트가 제대로 되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만약 해당 임원이 ‘그것은 컨설턴트가 알아서 할 것입니다’ 같은 답변을 한다면 되는 일은 없습니다. 우선 원하신다면 컨설턴트와 구체적인 전략을 짜십시오. 설득 전략이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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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032018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40편] 메이저에만 집중해야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관련 부정 이슈가 발생했습니다. 메이저 언론은 그래도 조금 잠잠한데, 온라인 매체 하고 마이너 언론에서 연일 비판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틀린 팩트도 많고, 우선 취재를 하지 않고 써서 골치가 아픈데요. 그냥 무시하고 메이저 언론관리에만 집중하는 게 낫겠죠?”

 

[컨설턴트의 답변]

그 부정 이슈가 어떤 성격의 것인가에 따라서 약간 경중을 둘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말씀하시는 ‘메이저’와 ‘마이너’ 언론이라는 분류는 어떤 주관적 기준을 가지고 나누시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발행부수와 열독률 등 수치를 기준으로 마케팅 관점에서 메이저와 마이너간 광고단가를 달리하긴 했었는데요. 현재와 같은 온오프 통합 환경과 소셜미디어 시대에 과연 언론에 메이저 마이너라는 분류가 무 자르듯 가능한 것 인지에는 의문이 생깁니다.

그와 비슷하게 일부에서 ‘신문은 죽었다’는 외침도 나오는데요. 그런 주장도 위기관리 현장에서 보면 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현재 순수하게 생성되는 뉴스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등에서 공유되는 뉴스들의 80-90%가 신문 (프린트) 기사들입니다. 점차 방송 보도의 가시성이 강화되고는 있지만, 국내 뉴스 생산의 거의 대부분을 신문 매체들이 책임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나 위기 시에 매체를 분류해서 영향력 있다와 영향력 없다 분류를 한다는 것은 마치 비를 맞고 걸어오는 사람이 빗방울의 출처를 나누는 것과 같다 볼 수 있습니다. 왼쪽 어깨에 떨어진 물방울은 저쪽 큰 구름에서 내려온 것이고, 오른쪽 얼굴에 떨어진 물방울은 이쪽 구석의 작은 구름에서 떨어진 것이다. 이런 해석과 비슷합니다. 의미가 없습니다.

어떤 언론이 어떤 기사를 썼느냐에 있어서 ‘어떤 언론’이라는 기준보다 위기관리 매니저는 ‘어떤 기사’인가라는 측면에 좀더 주목 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기사들이 원래 주된 타 기사를 복사 붙이기 하는 형식으로 기사를 재생산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들 중 아주 일부는 새로운 팩트를 첨가하거나, 실제 취재 내용을 포함하거나, 전혀 다른 시각을 중심으로 꾸민 기사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차별적인 기사에는 더욱 주목을 해야 합니다.

그 기사를 다룬 매체가 마이너라 해도, 주목해야 할 기사는 주목해서 집중 관리해야 합니다. 마이너의 취재나 새로운 팩트 제시 라고 해 무시한다면, 자칫 더욱 더 큰 부정이슈로 변질되는 상황을 맞이 할 수 있습니다.

마이너 매체라고 불리는 곳들도 자신들에 대해 기업에서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부정이슈와 관련해서는 깊이 있게 다루려 하고, 오랫동안 반복해 다루려고 합니다. 당연히 더 많은 빗방울이 오랫동안 이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이런 우기가 계속되는 것이 절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지속되는 우기가 새로운 이해관계자들의 개입을 유도하는 결과로 돌아온 예 또한 매우 많습니다.

그래도 회사 차원에서 메이저와 마이너를 나누어 평시나 위기 시 분리 대응하려 한다면, 부정 이슈가 발생하더라도 소위 마이너 언론에 대해서는 아파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무시하겠다 했다면 무시하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문제입니다.

포탈에 자사의 이름을 쳐 매 시간 확인하는 고위경영진들은 그리 관대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자와 사모펀드 등 큰 영향력을 가진 쪽에서는 더욱 더 민감해 합니다. 영업일선에서 이 기사 때문에 영업 못하겠다는 탄원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홍보실에서 ‘이 기사는 마이너라서 가치가 없습니다’라고 주장한다고 해결 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매체를 차별해서는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방법과 루트를 찾아서라도 필요한 관리는 해야 문제는 풀립니다. 평시 마케팅 차원에서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최대한 결과를 뽑아내기 위해서 메이저 마이너 놀이가 가능하겠지만. 위기관리 시에는 아주 위험하고, 의미 없는 놀이입니다. 위기관리는 사람이 합니다. 그 의미를 안다면 그런 차별이 위험하다는 생각에 또 다른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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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032018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39편] 이해관계자 눈높이에 맞추라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여러 해 동안 대량 판매된 저희 제품에 좀 심각한 논란이 발생했습니다. 구매 고객 대부분이 환불을 원하고 있습니다. 사실 문제가 없는데도 환불을 거부하면 부정 여론이 식지 않겠고요. 수년 전 판매분까지 전량 리콜 하려면 너무 부담이 되고요. 어쩌죠?”

 

[컨설턴트의 답변]

논란이 발생 했을 때는 먼저 그 논란의 결과에 일정 수준 이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핵심 이해관계자를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 입니다. 누가 이번 논란을 둘러싼 핵심 이해관계자인지 정리 해 보시죠.

논란의 원점으로 최초 문제를 제기한 고객이 있을 수도 있겠고요. 그 문제를 논란으로 승화 시킨 언론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미디어 공중들도 있을 것입니다. 일부 케이스에서는 정부규제기관이나 시민단체나 노조 같은 그룹도 핵심 이해관계자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현재 논란에 영향을 받아 자신이 구매한 제품에 대한 환불이나 배상 까지를 원하는 여러 고객들도 이해관계자가 되겠지요. 그렇다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전부 같은 중요도나 우선순위를 점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그들 중 우선순위를 정교하게 따져보아야 합니다.

그 다음은 그들의 입장과 요구사항들을 더욱 더 면밀히 이해해 보는 노력이 필요 합니다. 질문 하신 것과 같이 환불 대상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를 두고 봐도 그렇습니다. 말씀 하신 바 같이 고객들이 수년간 판매된 제품 전량에 대해 환불과 배상 까지를 원하고 있다고 해도 그렇습니다.

사실 해당 제품에 문제가 없다면 기본적으로 환불이나 배상 책임은 없습니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해당 논란으로 아주 곤란한 처지에 처해 있고, 제품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불만족 고객들에게 성의(?)를 보여야 하는 처지에 처한 것이죠.

그렇다면 일단 해당 논란을 확산하고, 불만고객들을 지속 자극하고 있는 언론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먼저 집중해 보십시오. 먼저 그들에게 논란의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집중 진행해야 합니다.

그리고는 그들이 이성적으로 인정 할 수 있는 수준의 회사가 보여야 할 성의(?)를 가늠해 보아야 합니다.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는데, 그 정도 수준으로 리콜을 하다니 회사가 고객을 상당히 보호 한다는 의미네’ 이런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불만 고객들을 완전하게 해소 시킬 수는 없겠지만, 더 이상 논란이 지속되거나 확산되지는 않게 될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불만을 표하는 소수 고객에게는 핵심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그 정도까지는 좀 너무하다’는 의견 까지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불 같이 타오르는 원점 이해관계자만을 보고 있으면 좀처럼 답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우선순위 상단에 있는 영향력 있는 이해관계자와 커뮤니케이션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영향력 상위 이해관계자에 대한 접근이나 모니터링, 커뮤니케이션이나 리스닝이 어렵다면 그건 회사의 위기관리 역량의 문제 일 수 있습니다. 만약 핵심 이해관계자의 이성적 이해를 이끌어 내지 못하는 수준의 위기대응은 원점은 당연히 이해시키지 못할 뿐더러, 논란을 장기화 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의사결정 역량의 문제입니다.

이해관계자의 소리를 듣고 그에 따라 위기를 관리하라는 조언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그래야 논란과 그에 따른 여론이 일단 관리 가능해 집니다. 회사와 대부분 이해관계자들의 이성적 합의 수준을 넘어서는 소수 극단적 불만, 요구, 투쟁 등은 이후 법적 방식을 포함 한 다른 방식을 적용해야 관리될 수도 있는 성격의 것 들입니다. 이런 종합적 시각과 그에 근거한 보다 체계적 이해관계자 관리 및 모니터링은 불가피한 논란 발생 시 천군만마의 저력을 발휘합니다. 한번 믿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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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032018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38편] 예산 없이 위기관리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 때마다 가장 힘든 게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이 없다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별도 예산을 마련해 놓지도 않을 뿐 더러, 실제 지출에도 민감해 하거든요. 여러 위기관리를 예산 없이 좀 어떻게 안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군비 없이 가능한 전쟁이 있을까요? 기업 위기관리도 그렇습니다. 일단 문제가 생긴 상황을 관리 하는데 예산이 없다면 무엇으로 관리가 되겠습니까?

초기 관리가 필요한 원점의 경우에도 예산 없이 관리되는 원점이라면, 그 원점은 애초부터 문제를 거론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제가 돈을 바라고 이러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원점이 가장 무서운 원점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치명적인 제품 하자 이슈를 관리할 때도 예산은 핵심 중 핵심입니다. 리콜은 돈으로 하는 것입니다. 배상도 마찬가지죠. 배상의 범위나 대상 또한 예산에 의해 정해지는 것입니다.

생산시설 사고나 안전 사고는 또 어떻습니까? 이에 대비해 각종 보험을 들어 놓는 이유가 바로 예산 때문입니다. 사상자를 관리하는 것도 사실 상당부분 예산입니다.

규제기관의 처벌을 받게 되어도 그렇습니다. 과징금이나 벌금을 예산 없이 다른 방식으로 가늠할 수 있는 수가 없습니다. 주어진 과징금을 줄이려 소송을 하는 데에도 예산은 필요합니다.

심각한 논란에 기반해 다툼의 여지가 생겨났을 때도 로펌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예산이 있어야 합니다. 여론의 법정에서 정상참작을 받으려 해도 예산 없이는 탁상공론만 이어집니다. 언론을 통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에도 공짜가 없습니다.

하다 못해 해명을 하고 사과 광고를 함에도 예산은 필요합니다. 공짜라고 인식되는 홈페이지 팝업이나 온라인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도 제대로 영향력을 가지려면 예산 없이는 어렵습니다.

위기관리는 곧 경영입니다. 기업 경영이 어찌 예산 없이 되겠습니까? 문제는 예산이 아예 없는 기업이라기 보다, 평소 마케팅 영업 예산을 충분히 쓰며 경영 해 왔던 기업의 경우입니다. 돈을 버는 업무에는 예산이 아깝지 않은데, 돈이 썰물처럼 나갈 것 같은 위기 시에는 예산을 아껴보려는 마음이 생기는 기업이 문제입니다. 결국 주판알을 튕기다가 여러 부분에서 실기를 하기 때문입니다.

위기관리 활동을 하는 일선 인력들에게 꼬박꼬박 영수증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전에 지출 허가를 받고 나서 지출하라는 지시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컴플라이언스를 이야기하면서 일선의 위기관리 활동 자체를 꽁꽁 묶어 놓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어떤 기업의 경우는 위기관리 대행사를 경쟁비딩을 통해 선정해야 한다는 내부 규정 때문에 비밀준수 가능성과 제대로 된 위기대응 타이밍을 저 멀리 놓쳐 버리기도 합니다. 이건 조직 유연성의 문제입니다. 위기관리를 어렵게 만드는 당황스러운 체계입니다.

예산 없는 위기관리란 없습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예산 없는 개선도 있을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대부분의 기업은 개선과 재발방지를 약속합니다. 그후 예산이 없다며 시간을 끌고 모면 전략을 씁니다. 일정 기간 후 당연하게도 동일한 위기는 다시 발생하게 됩니다. 이쯤이면 스스로 위기를 만드는 셈입니다. 예산이 위기를 관리한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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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032018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137편] 일이 터지기 전에 할 수 있는 일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에서 우려하던 일이 조만간 터질 것 같습니다. 조마 조마 했었는데, 결국 터질 것 같습니다. 여러 대응 준비를 하긴 했습니다만, 위기라는 것이 또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몰라 노심초사 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인 조언을 좀 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종종 우리가 쓰는 말들 중 재미있는 것 하나가 ‘일이 터졌다’는 표현입니다. 사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일’은 스스로 터지지 않습니다. ‘(부정적인) 일’이 스스로 생겨나 알아서 터져버리는 것이라는 표현은 말이 안 되는 것이죠.

‘사람이 일을 터뜨린다’는 말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사람’이라는 주체가 있어야 ‘일’이라는 객체가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여기에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로 ‘사람’입니다. 모든 위기는 ‘사람’에 의해 발생됩니다. 그리고 ‘사람’에 의해 확산됩니다. ‘사람’에 의해 관리되며, 종결됩니다. 위기관리의 핵심을 곧 ‘사람’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질문에서 ‘일이 터질 것 같다’는 표현의 실제 의미는 ‘누군가 또는 어떤 사람(들)이 무언가 부정적인 상황을 만들어 낼 것 같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일단 그 표현에 주체와 객체가 빠져 있으니 상당한 정보가 빠져있는 것입니다.

일단 해당 일(위기)이 발생되기 까지 그와 관련해 위기를 터뜨릴 수 있는 이해관계자들을 정리하셔야 하겠습니다. 이미 회사측에서 누가 그 일(위기)을 터뜨릴 것인지 알고 계시겠지만, 그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 위기가 가시화 되는데 일조하거나, 관련해서 현재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좀더 면밀히 분석해 보셔야 그 다음 준비 작업이 가능해 집니다.

위기와 같이 사회적으로 반향을 일으키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어느 개인 단독의 실행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종의 원점 역할을 하는 개인 또는 단체가 존재하고, 그를 돕는 공모 또는 조력자들이 존재해야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기업 차원에서는 보다 폭 넓은 통합적인 이해관계자 시각을 보유하고 있어야 위기관리가 가능합니다. 일단 특정 개인과 그를 돕는 언론과 시민단체 그리고 국회 차원의 지원이 있어서 위기가 발생 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그에 대한 대응에서도 마찬가지로 통합적 이해관계자 시각을 가져야 합니다. 해당 위기가 수면 위로 떠 오르게 된다면, 추가적으로 개입이 예상되는 이해관계자들은 누구일지 예측해야 합니다.

해당 위기에 영향을 받아 소비자들이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경쟁사가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온라인 공중들, 투자자, 계약 파트너, 직원과 가족들, 입사예정자들, 각종 규제기관, 조사기관 등등의 개입을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각각의 이해관계자들이 추가적으로 개입하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적 심각성이 더해져야 하는지도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런 상황적 심각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사전적 위기관리 대응책이 마련될 수 있습니다. 기업 차원에서 사전적으로 고강도의 조치를 취해 불필요한 이해관계자 추가 개입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개념입니다.

스스로 위기를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부분 남에 의해 ‘관리 당하는’ 지경이 벌어집니다. 스스로 상황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까, 수사기관이 그 조사를 대신 해 시비를 가려주는 경우 같은 것이죠. 위기 발생 이전과 직후, 그리고 그 이후에 이르기 까지 ‘사람’에 대한 시각에는 필히 집중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일은 절대 스스로 터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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