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위기관리,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5월 23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36편

이런 기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예전에 저희 회사 관련 몇몇 기사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이후 기사 내용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언론중재위를 통해 기존 기사들을 삭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포탈에 걸리지 않는 아주 희귀한 매체 기사만 남아 있다는 겁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시작하신 삭제 작업이 정상대로 잘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가능하다면 문제 있는 기사들은 온라인 상에 남겨둘 필요는 없습니다. 남아 있는 잘못된 과거 기사는 회사나 대표님께도 해가 되겠지만, 사실 해당 언론사 및 다른 기자들에게도 해가 될 수 있습니다.

기자가 기사를 쓸 때 과거 이력을 기사 검색해서 많이 참고하고는 하는데, 잘 못 된 기사 내용이 계속 남아 있으면 이후 다른 기자도 그것을 다시 사실이라 착각하고 추가 오보를 낼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 기자는 그 때가서 회사와 함께 또 한번의 위기를 맞게 되겠지요.

잘 못 된 내용이 있다면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수정이나 삭제를 요청하여 정해진 프로세스대로 조치하는 것이 맞습니다. 여러 회사에서도 그런 노력은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아무도 찾지 못할 무명의 온라인 매체 기사가 남아 있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한번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실 포탈 뉴스 섹션에서 회사명이나 특정 키워드를 쳐서 뉴스를 읽는 사람은 그 회사 일부 임직원 몇 명 밖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 일부 투자자나 이해관계자가 잠시 키워드 검색을 통해 자사 뉴스를 찾을 수 있겠지만, 그것이 일상화되거나 장기화되는 경우도 흔치 않습니다.

그에 더해 일반적으로 어떤 사람이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탈에도 잡히지 않는 온라인 매체의 특정 기사에 관심을 가질까요? 그런 기사는 아무도 보지 않습니다. 찾을 수 없으면 읽히지 않습니다. 읽히더라도 일정 독자수가 넘어야 그것이 가치 있는 여론이 되거나 공통적 인식이 됩니다. 그런 기사는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당사자와 해당 기업에서는 껄끄럽고, 신경 쓰이고, 화가 날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 든 순백의 온라인 뉴스 환경을 만들어 내고 싶어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일반인이 전혀 찾을 수 없는 기사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너무 크게 관여, 개입하는 경우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합니다.

회사에서 직접 그런 무명의 매체에 공식적으로 연락해 특정 기사를 언급하고, 그에 대한 조치를 요청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십시오. 그 때부터 그 매체와의 악연은 새롭게 시작될 수 있습니다. 순순히 기사를 빼 주는 매체도 물론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이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악연이 발전하여 또 다른 부정 기사가 양산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그 반대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반전에는 모종의 예산이 들어갈 것입니다. 다양한 상황을 예상하시고, 그에 대한 대응안에 대한 결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냥 먼저 전화 걸어 보겠다는 식의 접근은 득보다 실이 많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그런 회사의 노력과 준비 그리고 예산 결정과 지출 등을 통해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먼저 정리해 보십시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얻음이 회사차원에서 분명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확인해 보십시오. 세상에 불가능한 것은 적습니다. 방법을 다 동원하고 무리에 무리를 해서라도 해 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있는가 하는 고민은 한번쯤 필요할 것입니다. 무시도 제법 현실적인 전략이라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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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35편

기자가 팩트를 무시하네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모 방송 기자가 저희 내부 정보를 가지고 취재하면서, 여러 질문을 해 왔습니다. 저희는 법무법인과 위기관리 컨설턴트 의견을 받아 팩트를 정리해 답변서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기자는 다시 전화를 해 와 그건 회사측 주장일 뿐이라 하더군요. 이건 기자가 팩트를 무시하는 거죠?”

[컨설턴트의 답변]

일선 현장에서 이런 고민은 매우 빈번합니다. 기자 취재 질문에 대응하기 위해 답변서를 꼼꼼하게 만들고, 회사에서 증거라 생각되는 자료도 같이 첨부해서 어느 정도 해명이 되리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입니다.

기자는 ‘내가 취재하고 있는 팩트가 틀렸다는 반박 증거를 내 놓으라’는 겁니다. 만약 회사측이 제대로 반박 가능한 증거를 내 놓지 못하면 자신이 취재한 팩트가 사실이거나 사실과 가깝다고 간주해 버리겠다는 것이죠.

문제는 그렇게 기자가 취재한 팩트를 단박에 반박해 버릴 수 있는 증거가 회사측에 존재하지 않으면 발생합니다. 사실 사회 갈등이나 소송에서는 어느 한편에서 다른 한 편을 완전하게 반박할 수 없는 구도가 대부분입니다. 일종의 회색지대가 존재하는 것이죠. 그 때문에 양측 해석이 달라지고, 그 해석이 주장으로 이어져 갈등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법원도 존재합니다.

기자는 그런 구도 속에서 어느 한 편의 주장을 일단 팩트라 상정합니다. 그리고는 강자로 보이는 회사측에 그 팩트를 반박하라는 요청을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회사측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해명은 단박에 그 팩트를 반박할 수 없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그런 해명은 말 그대로 주장으로만 받아들여 집니다. 마치 법정에서 검사나 변호사가 주장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기자는 자신이 법관이 된 것처럼 결론 내립니다. 기자가 취재한 주장을 회사측에 검증해 보았더니, 회사측에서 제대로 정확하게 반박하지 못하더라. 그러니까 취재한 주장은 사실과 유사한 팩트라 결론내는 것입니다. 회사측에서는 매우 불만스러운 판결이 내려 지는 셈입니다.

이런 경우 회사측에서 최대한 자사 해명을 주장이 아닌 팩트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공식 판결문이나, 상대방 자술서, 제3자인 경찰 등으로부터 확보된 증거, 녹취록 등이 필요합니다. 그런 직접적 반박 증거가 없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기자에게 자사 해명이 주장으로만 받아들여진다 생각 해야 합니다.

또한 일부 상황에서는 뚜렷한 증거를 회사측이 가지고 있다 해도, 현재 진행 중인 경찰이나 검찰의 조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기자에게 전달이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 법정으로 가야 할 증거들이 그 이전에 여론의 법정에서 공개된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여러모로 회사측에서는 불리한 게임입니다. 기자는 항상 회사와 맞서는 상대 개인이나 조직의 편을 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확하게 반박 못하면 그들의 주장은 곧 팩트와 비슷한 성격의 것으로 보도됩니다. 이후 그 보도에 의해 여론은 형성됩니다. 말 그대로 여론의 판결이 내려져 버립니다.

회사측에서는 이런 경우 어떤 전략과 대응 채널의 다각화를 꾀해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억울하고, 당황스러운 감정은 빨리 관리하고, 데미지 컨트롤 차원에서 보다 전략적으로 해당 보도의 사후 영향과 확산을 주시하며 이후 상황에 대비해야 합니다. 보도 자체 보다는 보도에 의한 이해관계자개입이 위해를 끼칩니다. 지진으로 사람이 죽기보다는 지진으로 인한 빌딩의 붕괴로 사람이 죽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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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34편

위기를 해결해 준다던 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전 민감한 이슈가 있어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고위임원분 지인 분이 회사로 오셔서 위기관리 전략과 방법론에 대해 조언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그분께서 상당히 파격적인 위기관리 방안을 제시하시더라고요. 이렇게만 하면 위기관리가 될 거라 하던 데요?”

[컨설턴트의 답변]

여러 회사에서 비슷한 고민을 토로하시는 데요. 대부분 오너나 고위임원 지인분이 회사의 위기를 해결(?)해 주겠다면서 조언해 오는 경우 같습니다. 그 중 일부는 실제 내부 위기대응 미팅에도 참석이나 배석하면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시하시지요.

위기관리 실무 팀에서는 윗분 지인이고, 소개로 들어와 일을 해 주는 분이라서 그분 조언에 토를 달거나, 반대 의견을 내기가 사실상 힘듭니다. 문제는 그분의 조언이 종종 실무그룹 관점에서는 상당히 위험하고, 무리수가 되고,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만약 그대로 실행하게 되면 분명히 후폭풍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실무 예측이 가능한 경우입니다.

일단 실무그룹에서는 조언을 듣기만 하고, 직접 실행에 옮기지는 않는 미지근한 자세를 보일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그렇게 ‘좋은 말씀 들었다’ 수준에서 마무리되면 좋은데, 위기 상황이 그렇게만 흘러가지 않으니 또 골치가 아픕니다.

상황이 계속 악화되면 다시 윗선에서 얼마전 지인의 조언을 왜 아직 실행하지 않느냐 하는 채근이 돌아옵니다. 실무그룹에서는 사실 그렇게 실행하게 되면 이러 저러한 문제가 새로 발생하고,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 보고 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외부에서 조언하신 그 분은 아마 이후 ‘회사 실무그룹이 너무 소극적이다. 일을 잘 못해서 그렇다. 문제다’라는 평을 하실 겁니다. 실무그룹은 더욱 더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되죠. 이런 골치 아픈 딜레마의 악순환을 위기 시 종종 겪어야 하는 곳이 많은 것 같습니다.

위기 시 외부 조언을 판별하는 기준을 몇 개 알려 드리겠습니다. 이 기준은 실무그룹을 넘어 의사결정의 핵심을 쥐고 계신 고위임원께서 기억해야 하는 기본입니다.

첫째, 정상적으로 주류영역에 있는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은 놀랄 만한 조언을 하지 않습니다. 깨진 유리창을 복구해 주겠다. 마른 우물에 물이 샘솟게 하겠다. 해를 서쪽에서 뜨게 해 보겠다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위기상황이 아무리 급박해도 들어서 놀랄 만한 이야기를 하는 조언이라면 한번 더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둘째, 그 조언자가 실제 위기관리 현장에서 얼마나 실질적 조언을 해 보았는지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이는 그분이 실무진과 함께 진지하게 이야기 나누고, 실무진을 이해하고, 그들과 머리를 맞대며 도움을 주는 전문가인지를 보는 것입니다. 다양한 명함이나 타이틀, 현란한 직함과 소속을 자랑하는 분은 일단 조심해야 합니다. 몇몇 업계분에게 레퍼런스를 구해 보아도 좋습니다.

셋째, 갑작스럽게 조언을 던지는 분은 진짜 전문가가 아닙니다. 컨설턴트들은 바로 답을 던지지 못합니다. 정해진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상황을 고민하면서 차근차근 분석합니다. 여러 다양한 시각과 변수들을 꼽아 아주 신중히 조언합니다. 갑자기 신의 계시를 받은 듯 이렇게 저렇게 하라 설파하는 분은 회사를 위한 분이 아닐 가능성이 많습니다. 아무리 급해도 더 큰 위기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시고 위의 기준을 그분들에게 투영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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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33편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어렵게 미디어트레이닝을 위해 전문가를 모셨는데, 좀 놀랐습니다. 저희 회사 임원들이 좀 나가서 기자들에게 제대로 인터뷰도 하고 메시지를 던지는 걸 생각했는데, 창구를 일원화 하라네요. 그럼 임원들은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대표이사를 포함 대부분 임원들께서는 자신의 직무기술서를 잘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회사를 대표하여 상시적으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한다”와 비슷한 직무기술이 있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아마 대부분 직무기술서에는 그런 비슷한 문장도 들어 있지 않을 것입니다.

종종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하기 전에 질문을 합니다. “여기 모인 임원들 중에서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을 하도록 허락받은 분들 손들어 보시겠습니까?” 몇 명은 손을 듭니다. 부서를 물어보면 모두 홍보실 소속 임원들이죠. 그렇습니다. 홍보실 임원이나 소속 직원은 회사를 대표해 언론과 상시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포지션의 사람들입니다. 그 외에는 아니지요.

‘그래도 내가 고위임원인데 기자에게 연락이 오면 모른다 할 수 있나? 내 경험과 능력이 과소 평가될 텐데…’ 이런 생각을 하는 임원들이 계실 것입니다. 아닙니다. 차라리 “저희 회사 규정 상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은 홍보실을 통하게 되어 있습니다. 홍보실을 통해 공식적으로 인터뷰나 코멘트 요청을 해 주시지요”라고 기자에게 가이드 하는 것이 고위임원의 보다 전략적 응대 방식입니다.

‘내가 이 정도 위치에 올랐는데,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 해서야 되겠나?’라는 생각을 하는 고위임원들도 계실 겁니다. 아닙니다. 기업의 책임 있는 고위임원은 하고 싶은 말을 하기 보다는 해야 할 말만 가려서 하는 것이 보다 전략적인 행동입니다. 자신은 물론 회사를 위해서입니다.

‘아는 범위 내에서 기자 질문에 답변해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는 임원들도 꽤 계십니다. 하지만, 임원들의 많은 실패담에는 ‘아는 범위 내에서…’라는 전제가 붙습니다. 일단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그리고 홍보실과 협의된 공식 메시지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아는 범위내에서 하는 답변’은 위험한 것입니다.

그 답변에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 생각해 보십시오. 그 위한 고위임원의 자리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 보십시오. 아마 쉽게 아는 범위를 찾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생각보다 더 많은 말 실수와 맥락이 생략된 쌍따옴표 들이 기업이나 조직 고위인사들을 재앙으로 몰아가곤 합니다. 쉽게 그리고 간단하게 생각했던 임원들이 안타깝게도 제물이 됩니다.

준비되지 않은 모든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십시오. 자신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항상 창구는 일원화해야 합니다. 회사 내에 준비된 부서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 부서인 홍보실로 창구를 일원화하는 것이 모든 임원에게 요구되는 ‘유일한’ 미디어트레이닝 원칙입니다.

전세계 어떤 글로벌 기업도 자사의 모든 임원 개개인이 기자들과 자유롭게 통화하고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인터뷰나 코멘트를 하게 허락되는 곳은 없습니다. 그것은 개인의 자유가 아닙니다. 대신 글로벌 기업 대부분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이나 미디어 응대 가이드라인에는 공통적 원칙이 존재합니다. 창구일원화. 그 이하도 그 이상도 필요 없습니다. 창구일원화 이외에 기자에게는 아무 말씀도 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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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32편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내부에서는 뭐든 어떻게 든 빨리 대응해 보자고 난리가 났습니다. 그런데 전문가께서는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하시니 중간에서 입장이 곤란합니다.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의미가 무엇인지요? 그냥 상황을 두고 만 보라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가장 위험하고 흔한 전제를 하나 교정했으면 합니다. 위기가 발생되면 ‘뭐든 해야 한다’는 강박이 전제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상황이 가장 중요한 전제입니다. 상황에 따라 대응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면, 상황에 따라 대응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대응하고 하지 않고의 기준은 그럼 무엇이 될까요? 일단 해당 상황이 어떠한 대응에 의해 통제될 상황인가 통제되지 않을 상황인가가 가장 첫번째 기준이 될 것입니다. 쓰나미가 밀려오고 있다면 쓰나미를 마주해 싸울 노력을 하기 보다는 쓰나미를 피해 일단 높은 곳으로 피해 있는 것이 위기관리입니다. 안전한 곳으로 피하는 것이 무슨 위기관리냐? 너무 수세적이다. 이런 이야기는 그런 상황에서 적절하지 않습니다.

여러 대응을 하더라도 상황이 통제되지 않을 경우에는 대응을 멈추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그 다음 상황을 준비하는 것이 오히려 전략적 대응입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다음 상황에 대한 대응 준비입니다. 막연하게 바라보고만 있다는 의미와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그 다음 기준은 현 시점에서 특정 대응을 했을 때 의미 있는 효과가 있을 것인가 여부입니다. 무조건. 어떤 것이라도. 뭐든. 이런 실행은 위험합니다. 특정 대응이 의사결정 라인에 떠 오른다면, 그 실행 목표와 방식을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의미 있는 효과 여부입니다. 그냥 이것이라도 해 보자 하는 식으로 하는 대응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때 중요한 질문은 “왜?”라는 질문 일 것입니다. 그런 대응을 현 상황에서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정확하게 존재해야 합니다. 일부 이런 ‘왜?”라는 질문이 효과적 대응을 방해하는 질문이라 간주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관리 시에 하는 “왜?”라는 질문은 일단 실행을 전제로 해 그 전략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실행을 막기 위한 장애물 같은 질문이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일단 무엇보다 상황이 가장 중요합니다. 상황을 분석했을 때 어떠한 대응을 통해서라도 현 상황이 통제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이 보다 전략적인 선택입니다. 특정 대응이 실행되더라도 의미 있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것도 보다 전략적인 선택입니다. 심지어 내부적으로 특정 대응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왜?”라는 질문에 대한 발전적 답변이 여의치 않다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것도 전략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통제불가능 한 상황에서, 의미 있는 효과를 예상하지도 못하면서, “왜?”라는 답변을 생략하고 진행하는 위기관리 실행은 매우 위험한 것입니다. 이런 비전략적 실행에는 종종 ‘무조건’이라는 전제가 따라붙고는 합니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이 ‘무조건’이라는 전제는 무조건 위험하다고 보시는 것이 더 안전할 것입니다. 뭐든 해야 한다는 전제를 다시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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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31편

위기관리 비용을 어떻게 아끼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가 발생해서 위기관리를 해 보면 예산이 엄청나게 들기 때문에 항상 고민이 많습니다. 어디에서 예산이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여기저기 예산을 끌어 사후 위기관리에 투입 하는데, 이 작업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위기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원래 위기관리는 비쌉니다. 역설적이지만 만약에 위기관리가 값싸다면 어떤 기업도 위기관리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갑이 싸게 먹힌다는 것은 관리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리 위해도가 크지 않다는 의미이죠. 따라서 어느 정도 대형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그 만큼 이상의 대형 예산이 소요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핵심은 그런 일정 수준의 예산을 어떻게 쓰고, 어떻게 배분하는 가입니다. 가장 효율적인 예산 운용 방식은 사전에 제대로 된 위기관리 체계를 수립하고, 사전 준비를 하는 업무에 상당 비율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위기발생 수나 위해도를 상당부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사전 투자가 없었으면 가래로 막아야 했을 위기를 호미로 사전이나 초기에 막을 수 있게 됩니다.

사전에 위기관리 예산을 투입하는 방식이 위기관리 예산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자, 가장 저렴하게 위기를 관리하는 방식입니다. 별 준비나 투자 없이 위기 발생 이후에 사용되는 예산에만 신경을 쓴다면, 그 이후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큰 돈을 쓸수록 위기관리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수억에서 수백억을 쏟아 부어 사후 위기관리를 하면 뭐합니까? 이미 해당 위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이미지 그리고 여론들이 그대로 남아 있을 텐데요. 엄청나게 많은 물을 쏟아 부어 불을 껐지만, 이미 집은 탈 때로 다 타버리고 기둥만 남은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그런 위기관리를 위해 쏟아 부은 물은 또 얼마나 아까운 것입니까?

사전에 미리 위기관리 체계 수립에 예산을 쏟아 부었다면, 그런 위기는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화재가 쉽게 발생하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화재가 발생했더라도 소화를 위해 쏟아 부어야 하는 물은 그 양이 훨씬 적을 수 있습니다. 일부는 소실되었더라도, 금새 회복 가능한 수준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어떤 예산 배분이 지혜로운 것인지는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지혜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발생할지 말지 모르는 위기에 왜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가?’ ‘그렇게 예산을 장기간 투입한다고 해서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나?’ ‘자꾸 조직이 바뀌고, 사람이 이동하는데, 이렇게 위기관리 예산을 쏟아 부어 훈련과 시뮬레이션 하는 것이 소모적 아닌가?’ 같은 일부 내부 반론이 제기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특정 위기가 발생할지 안 할지 모른다는 전제처럼 위험한 생각이 없습니다. 이는 회사를 운명론에 기반해 경영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정 위기가 발생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전제가 좀 더 올바른 전제입니다. 평소 예산 투자가 위기를 완전하게 방지할 수 있는가 묻는 것도 기본적 고민의 부족에 의한 것입니다. 위기관리는 조금이라도 위기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면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위기발생 자체를 완벽하게 방지한다는 생각은 현실적이지도 않습니다.

가변적 조직과 인력에 쏟아 붇는 위기관리 예산이 소모적이라 생각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 어떤 예산 투입이 영원성을 담보로 합니까? 한번 예산을 투입하면 영원히 효과가 발휘되는 분야가 어디 있습니까? 왜 현재 이 시간에도 60만 대군은 소모적(?) 훈련을 거듭하겠습니까? 왜 발생할지 안 할지 모르는 전쟁에 대비하며 그 큰 국방 예산을 사용합니까? 위기관리 예산은 사전에 써야 가장 효율적입니다. 위기를 제대로 경험해 본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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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30편

발생될 일은 언젠가는 발생된다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 위기관리에 대한 노력을 평시 게을리하지 않으면 위기가 발생되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닐까요? 만약 평시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위기가 여기 저기 터져 버린다면 누가 그런 평시 노력을 열심히 하겠습니까? 안 그래요?”

[컨설턴트의 답변]

군대가 평시 엄청난 훈련을 하고, 큰 예산을 소비하면서도 존재하는 이유도 비슷할 것입니다. 그런 힘이 있는 군대가 존재하기 때문에 주변 국가에서 함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하는 것이지요. 평시 노력을 통해 해당 국가는 상대방이 전쟁하기 쉽지 않은 상대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영원히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어떤 문제로든 전쟁이 발발하게 되는 경우는 있을 수 있지요. 그럴 경우 준비된 군대는 발발한 전쟁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 뿐입니다. 준비된 군대는 불필요한 전쟁은 억제하는 한편, 불가피한 전쟁에서는 승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위기관리에 대한 기업 구성원의 노력도 그와 똑같습니다. 스스로 부주의해서 발생되거나, 무관심해서 발생되거나, 어떤 이유 건 어처구니없는 이유 때문에 발생될 수 있는 다양한 위기는 평시 위기관리를 통해 상당부분 방지될 수 있습니다. 관리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발생될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발생될 위기는 언젠가는 발생됩니다. 잘 준비된 기업의 위기관리 역량은 위기 발생을 전제로 해서도 훈련되고 준비됩니다. ‘위기가 발생되면’이라는 전제를 걸고 모두가 훈련하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가 모든 안전 규정과 시설관리 규정을 준수하고, 국가가 정한 기준 보다 훨씬 높은 방재 투자를 하고는 있지만, 만약 시설에 화재가 발생된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런 질문을 하며 평시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시뮬레이션을 실행해 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것이 완벽하기 때문에 그런 위기 발생을 전제로 시뮬레이션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잘된 회사에서는 만에 하나라도 그런 위기가 발생된다면 그 때는 우리가 제대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화재는 수십년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데, 평시 우리가 대응 준비까지 지속해야 하는 것은 소모적”이라고 생각하는 경영진도 그런 회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경영진이 이상해 보이는 내부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지요. 대신 ‘화재는 지금과 같은 관리 체계 하에서도 어떻게 든 발생될 수 있으므로…’라는 전제와 공감대가 확실하게 존재합니다.

발생될 위기는 언젠가는 발생됩니다. 우리는 그 ‘언젠가’를 확실하게 모를 뿐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든’ 그런 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을 먼저 찾아 관리하려 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는 발생될 수 있습니다. 평시 노력이 일부 의미 없어 보이거나, 소모적으로 보일지라도 보다 정확한 이해와 전제를 공유하며 꾸준한 대응 노력의 지속이 필요합니다. ‘이 정도면 되었다’란 이야기는 위기관리에 어울리지 않는 것입니다. 대신 ‘만약에?’라는 이야기를 반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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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29편

정리된 시각으로 위기를 보라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 정리된 시각으로 위기를 보라는 이야기는 어떤 의미입니까? 저희는 위기가 발생하면 좀더 다양한 시각으로 위기를 보려 하는데요. 그래서 여러 내외부 이야기를 듣고 의사결정 하고는 합니다. 정리된 시각이라면 특정 시각으로 생각을 모으라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맞습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종종 혼동하시는 게, 여러 이야기를 듣고 다양한 사고를 해서 문제에 대응하자는 조언 부분입니다. 일단 위기가 발생되면 내외부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데, 경험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록 더욱 더 머릿속에서는 혼란이 커지는 게 문제입니다.

별별 조언이나 상황에 대한 해석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경우를 상상해 보시죠. 그 속에는 매우 창조적(?) 조언도 들어 있습니다. 전혀 다른 시각으로 자신의 생각을 강조하는 조언도 있습니다. 극단적이거나 폭력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에 ‘가만히 있으라’는 조언까지 혼란을 더 합니다.

내부적으로 정리된 시각과 기준 없이는 태풍속에서 흔들리는 조각배 신세를 면하기 어렵습니다. 외부 조언을 듣더라도 자기 조직의 정리된 시각과 기준을 가지고 질문해야 합니다. 위기 시 흔히 외부 조언자들에게 이렇게 물으며 의견을 청합니다. “저희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은 십 중 팔구는 실패하는 질문입니다. 조직에 아무 정리된 시각과 기준이 없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성공적 조직은 이렇게 물으며 의견을 요청합니다. “저희는 현 상황을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저희가 이런 방향으로 가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저희가 이렇게 간다면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런 정리된 시각과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직진, 좌회전, 우회전 이 중 우리는 좌회전 하려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 가와 같은 질문이 성공적인 질문입니다. 보다 정리된 시각과 기준이 기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위기관리를 하고 나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고 경영진을 비롯한 전 임직원이 같은 위기관을 공유해야 그 다음 개선과 재발방지가 가능해집니다. 반대로 제대로 된 개선이나 재발방지가 이루어지지 않는 기업은 대부분 위에서 아래까지 제 각각 위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위기에 대한 조직 내 생각이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런 조직에서 대표이사는 지난 위기를 ‘음모론에 의한 피해’라 정의합니다. 임원들은 “사실 그것은 내부 정치적 갈등 때문에 발아된 것”이라는 조작적 정의를 합니다. 팀장급들은 “임원들이 무능해서 발생된 예상된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일선 직원들은 “회사가 엉터리라서 발생한 위기”라는 단순한 정의를 합니다. 제3자가 들어도 지난 위기가 어떤 정의를 지니는지 헷갈립니다.

위기관리가 지난 시점에서도 가능한 정확한 위기관을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모두에게 이번 위기는 어떤 것이었다는 공통된 정의와 문제 해결 의지가 있어야 사후 위기관리는 가능합니다. 흔히 위기관리는 위기 발생 이후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위기관리는 사후 개선과 재발방지책이 모두 완전하게 시행된 다음에 종료되는 것입니다. 그 때까지의 핵심은 정리된 시각을 견지하는 것입니다. 기업의 원칙과 철학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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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28편

오버 커뮤니케이션 하라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 위기상황에서 오버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위기가 발생하며 대부분 상황이 커뮤니케이션 하기 적절하지 않은 것들이라 상당히 고민스러운데 말이죠. 오버 커뮤니케이션하는 말이 혹시 일반적인 경우보다 훨씬 더 크게 자주 떠들라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를 위해 기업이 오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는 의미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궁금 해 하시는 개념입니다. 일단 오버 커뮤니케이션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시죠. 위기관리에 있어 오버 커뮤니케이션이란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정보와 메시지들을 적절한 수준으로 지속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너무 ‘오버’라는 단어에 주목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정보와 메시지들이 제한되고, 여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어려움이 발생되는 데, 그런 상황에 먼저 주목하고 그런 제약을 뛰어넘자 정도의 의미입니다. 즉, 위기 시 ‘오버’는 곧 평시 ‘적절함’과도 일부 통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위기 시 사내에서 실행되어야 합니다. 모든 보고와 변수들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더욱 빠르고 자세하고 빈번하게 이루어 질 필요가 있습니다. 위기관리위원회와 최고의사결정자 간에도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중요합니다. 위기 시 최고의사결정자가 커튼 뒤로 숨어 버리는 경우에는 어떤 조직도 제대로 된 위기관리는 불가능합니다.

최고의사결정자 스스로가 자신이 바라보는 위기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야 합니다. 위기관리에 있어 따라야 하는 중요한 원칙과 철학을 자신의 입으로 이야기해 주어야 합니다. 모든 조언들을 어떤 기준으로 가지고 판단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위기관리위원회에 이야기해 주어야 합니다. 최고의사결정자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고, 듣기만 해서는 어떤 위기관리도 가능해지지 않습니다. 시간만 흘러 상황만 악화됩니다.

결정된 대응 지시 사항에 대해서도 사내적으로는 사일로를 넘어 부서간 긴밀한 오버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서로가 무엇을 누구와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도 필요합니다. 현장 반응에 대한 보고와 공유도 빈번할수록 좋습니다. 시시각각 변해가는 상황변화는 따라가기에도 벅찹니다. 오버 커뮤니케이션이 없으면 따라가는 것도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외부로의 오버 커뮤니케이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해관계자 우선순위가 세워지면 각 이해관계자별로 주어진 창구들은 최대한 오버 커뮤니케이션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략적으로 만들어진 메시지가 있다면 더욱 더 오버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합니다.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얼마나 열성을 가지고 하는지를 보는 이해관계자들은 그를 통해 기업의 진정성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로우 프로파일이 전략인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때 외부로의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적절하지 않은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런 로우 프로파일의 경우에도 지속적 전략 스탠스를 유지하기 위한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오버로 진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자사의 로우 프로파일 전략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내부의 오버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결국 위기관리는 내부적으로는 엄청난 오버 커뮤니케이션이 기반이 됩니다. 외부로의 커뮤니케이션은 전략적 선택으로 인해 갈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직 구성원간의 커뮤니케이션, 특히 최고의사결정자의 리더십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오버에 오버를 더 해 진행되어도 괜찮습니다. 숨거나 침묵하는 리더들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커뮤니케이션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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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27편

철학과 원칙? 그게 됩니까?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전문가들께서 위기 발생 시에는 기업의 철학과 원칙을 떠 올려 그를 기반으로 의사결정 하라는 조언을 하시는데요. 저희가 볼 때에는 그게 좀 교과서적인 것 같아서요. 그렇게 의사결정 하는 기업이 있을까요? 저희 회장님께 그렇게 말씀 드리기가 사실 어렵습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이 위기관리를 위해 의사결정 할 때 기존에 자랑하던 자사의 기업 철학과 원칙을 기억하라는 이야기는 아주 오래되고 중요한 위기관리 전략 중 하나입니다. 왜 전략이라 하나면 실제 이를 실행 한 상당 케이스들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 받는 검증된 위기관리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업도 다양한 유형으로 나뉩니다. 일단 기존에 뚜렷한 자사의 철학과 원칙이 존재하지 않는 기업도 있을 수 있습니다. 위기가 발생했다고 해서 뚜렷하지 않은 기업 철학이나 원칙을 만들어 낼 수도 없는 유형입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당시 상황 논리를 기반으로 자사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 해 보려 시도합니다. 위기관리 실행 방식을 보면 상당 부분이 안정적이지 않고, 이해관계자의 생각과도 다른 면이 많은 약간 어리둥절하게 되는 대응을 하는 기업의 유형입니다.

두 번째는 평소 내세우는 철학과 원칙은 있는데, 그 것이 평시나 위기 시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하는 경우입니다. 입사시험이나 임직원 교육 때에는 특정 철학과 원칙이 담긴 키워드를 공유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임직원 모두 그것은 우리가 우리를 홍보하는 컨셉이고, 사업은 사업이니 그걸 연관시키는 것은 좀 무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기업의 경우에도 위기관리 방식을 보면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경우가 보입니다. 유사한 위기 상황에서도 몇 년 전에는 고객 입장에서 흔쾌히 위기를 관리했지만, 올해에는 그냥 스리슬쩍 상황을 모면하려는 시도를 하는 다른 실행을 보입니다. 그 때 그 때 다른 것이죠. 철학과 원칙은 회사 회의실이나 강당 액자에만 쓰여 있다는 생각을 일부가 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창업주나 본사의 강력한 의지로 수십 년간 자사 철학과 원칙이 공고히 공유되어 오는 기업도 있습니다. 대부분 큰 의사결정은 그런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됩니다. 물론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더더욱 그런 철학과 원칙을 임직원이 상기합니다. 고객, 안전, 위생, 신뢰, 품질, 혁신, 사랑, 행복. 등과 같은 판단기준이 위기 상황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제대로 적용됩니다.

이런 경우 위기관리는 실패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상당히 아이러니 한 것이죠. 위기를 맞은 기업이 수십 년간 자신이 주창했던 철학과 원칙을 가지고 문제를 푼다는 데 이에 대해 비판이나 반대하는 이해관계자는 있을 수 없습니다.

경영, 회계적으로 보아도 마지막 유형과 같은 기업이 사후 예후도 좋습니다. 그런 경우 사후에 이미지 관리나 명성 제고에 엄청난 예산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장기화 되는 갈등을 풀기 위해 필요한 엄청난 로펌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지키지 못한 자사 철학과 원칙을 새로 바꾸면서 대규모 TV광고를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주어진 상황을 모면만해서는 사후 비용과 부담은 줄일 수 없습니다. 수 십 년 쌓아 온 자사의 명성 자산도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됩니다. 또 다시 그 배의 노력과 예산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 와중에 회사의 상황은 악화됩니다. 허물어진 이미지 때문에 좋은 인력이나 투자자들이 모이지 않습니다. 회사를 다니는 직원이나 거래처도 회사를 창피해 하게 됩니다. 기업의 철학과 원칙을 지켜내는 것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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