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위기관리,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4월 162025 0 Responses

상대 측처럼 우리도?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57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상대 측에서 계속 강하게 나오는데, 우리도 더욱 강하게 무언가 해야 하지 않느냐고 윗분들이 이야기하시네요. 저쪽에서 그렇게 나오니까 우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신 것 같습니다. 저희 실무선에서 볼 때에는 이 쟁점을 너무 키울 수도 있어 조심스럽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항상 강조 드린 것처럼, 이 또한 이슈 관리의 목적에 관한 논의 주제입니다. 먼저, 회사에서 당면한 이슈의 성격을 잘 분석해 보시기 바랍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이 이슈를 날카롭고 긴 검(劍)에 비유해 볼 수 있습니다. 검의 한쪽 끝에는 칼자루가 있고, 반대편에는 칼날이 있습니다. 이슈에 관한 쟁점이 발생했다면, 상대측이 현재 검의 어느 쪽을 쥐고 있는지를 빨리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슈 관리 초기 기간 동안은 그 긴 검을 앞에 두고 누가 먼저, 그리고 더욱 강력하게 칼자루를 쥐게 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기간입니다. 한쪽이 칼자루를 쥐게 되면, 반대측은 어쩔 수 없이 칼날을 쥘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됩니다. 그 후에는 당연히 칼자루를 쥔 측이 강하게 칼을 휘두를수록 칼날을 쥐고 있는 측은 상처를 입게 마련입니다.

이 상황에서 칼날을 잡고 피를 흘리는 측이 칼자루를 쥔 손을 비틀어 칼자루를 빼앗으려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칼자루를 쥐고 있는 측이 순순히 손을 놓고, 스스로 칼날을 잡아주려 할까요? 대부분 칼날을 쥐고 있는 측의 시도가 심해질수록 스스로 더 많은 상처를 입게 될 뿐입니다.

전략적으로 구도를 바꾸어 칼자루를 쥐고 싶다면, 칼날을 쥔 측에게는 세 가지 선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첫째, 칼날을 더욱 강하게 쥐고 상처를 견뎌내며 칼자루의 힘을 빼는 것입니다. 이는 맷집을 통한 이슈 관리로, 상당한 수준의 장기 소모전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 선택은 새로운 칼을 구해 그 칼의 칼자루를 잡는 것입니다. 현재의 칼자루와 칼날의 구도를 버리고, 새로운 칼을 만들어 먼저 칼자루를 쥐는 것입니다. 핵심은 기존의 칼보다 훨씬 강하고 날카로운 칼을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상대가 두려워하여 기존의 칼자루를 놓도록 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이를 프레임을 바꾼다고 표현합니다.

마지막 선택은 칼날을 잡은 상태에서 더 이상 피해를 확대하지 않기 위해 칼날을 놓아버리는 것입니다. 상대가 계속 칼자루를 잡고 있어도,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 구도에서는 지속전을 벌일 수 없습니다. 주변 이해관계자들도 곧 흥미를 잃고, 관심도 사라지게 됩니다. 상대는 혼자 칼자루를 쥐고 서 있게 됩니다. 이를 무시 전략 또는 김 빼기 전략이라고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전략적 선택의 다양성이나 유효성보다는 자사가 당면한 이슈의 성격과 이슈 관리 목적입니다. 목적이 명확히 설정되어 있다면, 이에 따른 전략적 고민과 선택은 훨씬 수월 해집니다. 이슈 관리 목적이 정확히 존재한다면, 일희일비하거나 부화뇌동하거나 안절부절하지 않게 됩니다. 반대로 내부에서 우려와 논의가 계속된다면, 이는 이슈 관리 목적을 설정하지 못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 # #

4월 162025 0 Responses

대책회의를 사전에?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56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상식적으로 대책회의라는 개념이 어떤 사고나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에 대한 관리를 위해 모여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대책회의를 사전에 하라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어떤 일이 발생할지 어떻게 알고 평시에 대책회의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지 이해가 잘 안 갑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맞습니다. 대부분의 대책회의는 이슈나 위기가 발생한 이후에 개시됩니다. 그러나, 그 대책회의에 참여해 보면 논의되는 주제는 사후 피해 관리 및 대응에 대한 것이 주를 이룹니다. 일단 소는 잃었고, 다시 소를 잃지 않기 위해 또는 다른 소까지 잃지 않기 위해 외양간을 고치는 것을 논의하는 장면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를 ‘데미지 컨트롤’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앞의 비유와 같이 당면한 이슈와 위기를 관리한다고 보다는, 그 이슈와 위기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관리하려 하는 것입니다.

종종 언론사 기자들이 위기관리 컨설턴트인 저에게 묻습니다. “어떤 회사의 위기관리가 잘 된 위기관리인가요?” 저는 항상 이렇게 대답합니다. “가장 잘 된 위기관리는 우리가 모르는(눈치도 채지 못한) 위기관리입니다.”

일단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면 세상 사람들은 순식간에 그 사실관계를 파악하게 됩니다. 그 이후에 관련된 기업이 부랴부랴 대책회의를 하고 사후 데미지 컨트롤을 합니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어떤 면을 평가해야 해당 기업이 이슈나 위기관리를 잘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 기업에게 가장 큰 문제는 그 이슈나 위기를 발생하게 그대로 두었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어떤 기업은 그런 이슈나 위기가 발생할 것을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보면 그런 주장은 습관성 변명입니다. 이슈나 위기를 맞은 기업은 그 이슈나 위기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던 경우가 많습니다. 상상도 하지 못했기보다는, 일부러 또는 무심해서 상상해 보지 않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만약 사전에 특정 이슈나 위기를 예측하고, 그에 대한 대책회의를 진행했다면, 그 이슈나 위기는 발생하지 않았을 확률이 부쩍 높아질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이슈관리이자 위기관리입니다. 대책회의는 사후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셨다면, 이번 기회에 대책회의는 원래 사전에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옛말에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문제 가능성이 있는 여러 개인적 주제들을 하나하나 사전에 생각해 보고, 해결 방법을 고민해 본다면, 그 문제 가능성은 말 그대로 가능성으로만 머무를 것입니다. 반대로 갑자기 문제가 되었다면, 그 이전에는 그 주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 않았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예측했었는가? 예측하지 않았었는가? 이에 따라 상황은 크게 달라지는 것입니다.

일이 발생하자 허둥지둥 대책회의를 하고, 피해를 정리 계산하고, 그에 대한 사후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일반적인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서 이제는 좀 더 진일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한다면, 사후에 하는 대책회의나 노력이나 투자는 전혀 필요가 없습니다. 사후 대책회의만 반복하는 습관을 고쳐보자는 이야기입니다.

# # #

4월 162025 0 Responses

소통으로 문제해결이 될까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55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가 얼마 전 큰 논란의 중심에 있었을 때, 언론과 전문가들이 소통을 열심히 해야 논란도 해소되고, 문제가 해결된다는 조언을 하더군요. 사실 이런 상황에서 저희는 소통이란 것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진짜 위기가 관리될까 하는 의구심이 있습니다. 소통으로 문제 해결이 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회사가 겪은 위기 상황의 유형이나 맥락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되어야 적절한 답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소통을 잘 해야 위기가 관리된다거나 문제가 있을 때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는 조언은 현장에서 현실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한 조언은 마치 머리가 아플 때 진통제를 먹으면 낫는다는 상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배가 아플 때도 진통제, 어지러울 때도 진통제, 경련이 일어날 때도 진통제로 치료하라는 것과 비슷합니다. 소통은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또한, 소통이 문제 해결이나 위기 해결을 위해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특효약도 아닙니다.

반대로, 소통은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효과를 발휘합니다. 불필요한 논쟁이나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소통의 노력입니다.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정적인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급히 소통을 시작하는 것보다 평소에 일관성 있게 소통에 힘쓰는 것이 훨씬 더 나은 효과를 발휘합니다.

중대한 이슈 또는 위기가 발생했을 때 소통은 현장에서의 상황 관리를 지원하고 그 관리 효과를 높여주는 보조 기능을 합니다. 대규모 이슈나 위기를 맞은 기업이나 조직이 감당해야 할 피해를 일부 또는 상당 부분 경감시킬 수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이를 ‘데미지 컨트롤’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소통만으로 중대한 이슈나 위기를 직접 관리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믿고 이슈 및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주로 신경을 쓰는 기업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런 관리의 결과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상황 관리가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입니다. 소통(communication)은 그러한 생산적인 노력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해관계자와 피해 당사자들의 이해(understanding)와 수용(acceptance)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순수하게 소통으로만 관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것은 엄격하게 보아 중대한 이슈나 위기가 아닐 것입니다. 중대한 이슈나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이 소통을 잘해서 문제를 해결하라는 조언을 한다면, 이는 소통을 통해 상황 관리 현황에 대해 적극 커뮤니케이션하라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소통을 통해 향후 추가될 데미지를 사전에 관리하라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소통은 중대한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중요한 노력입니다. 사전적인 소통 노력은 실제로 문제 해결과 위기 방지에 큰 역할을 합니다. 적절한 소통이 전제되어 있다면 이슈나 위기가 발생해도 그 피해는 그러한 노력이 없었을 때와는 크게 다를 것입니다. 가벼운 이슈나 위기를 소통으로 잘 해결할 수 있다고 해서 중대한 이슈와 위기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소통은 문제 해결의 중요한 도구이지만, 직접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소통의 역할은 주로 상황 관리의 지원 역할을 하며, 평소의 일관된 소통이 위기 발생 시 효과적인 데미지 컨트롤을 가능하게 합니다. 따라서 위기 상황에서는 상황 관리와 함께 소통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 #

4월 162025 0 Responses

저는 기자 만날 일 없는데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54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는 수십년간 회사 생활하며 기자를 만나거나 그들과 통화해 본 적이 없습니다. 임원 된 지도 오래 되었지만, 기자와 접촉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회사는 홍보실에서 기자 연락을 다 관리해서, 임원이 직접 기자와 대화 나누는 체계가 아닙니다. 그래도 미디어트레이닝이 필요한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미디어트레이닝 때 그 같은 질문을 가끔 받습니다. 임원께서는 회사내 홍보실이 있고, 자신의 업무가 기자들 취재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굳이 시간 들여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을 필요가 있는가 궁금 해 하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미디어트레이닝 까지는 불필요하다 생각하시면, 회사의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규정이나 가이드라인 같은 것만 숙지하셔도 괜찮습니다. 사전에 원칙을 알고 제대로 실행할 수 있으시면 됩니다.

그간 기자 접촉이 없었다는 것은 기자 입장에서 보면 해당 임원분에게 취재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는 의미 일 수도 있습니다. 회사가 운이 좋아 불필요한 논란이나 위기상황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기자들이 주목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 말을 바꿔보면 앞으로 기자들이 해당 임원에게 취재 가치를 느끼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의미도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이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이 이전 같이 아주 없다고 보긴 어렵지요.

회사에서 오랫동안 임원으로 재직하시고, 책임이 커가면서, 사내의 고급정보를 더 많이 다루시게 된다면, 그 자체로도 그 임원분에 대한 기자들의 취재 가치는 증가하게 됩니다. 그에 더해 급격하게 변화되는 사회환경 속에서 이전과 다른 기업 이슈가 발생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수십년간 없었던 새로운 이슈와 위기가 발생되고 있는데, 그러한 상황에서 해당 임원분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 경우가 발생될 가능성 또한 증가하게 마련입니다.

그 예로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기업내 IT 부서 임원은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경우가 흔치 않았습니다. 사내에서 IT 인프라를 관리하는 것이 주 업무라 생각했지요. 그러나 이후 고객정보보안과 여러 기술사고가 발생되었습니다. 그에 대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IT임원이 보안기술책임자로서 기자회견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겨났습니다.

인사담당 임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내 블라인드와 여러 직원관련 해프닝으로 인해 기자들의 취재 대상이 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공장에서 생산과 안전, 환경을 책인지는 임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전에 아무 계기가 없었으니, 앞으로도 그런 기회는 없을 것이라 생각하시기 보다는,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될지 모르니 개인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홍보실이 그런 방패 역할을 해 주는 체계는 물론 훌륭한 것입니다. 하지만, 스스로 준비되어 있는 임원을 홍보실이 보호해주는 것과, 준비되지 못한 임원을 위해 홍보실이 나서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가능한 다양한 회사 이슈를 놓고, 임원께서 분석을 해 보시고, 고민해 보시고, 직접적이고 다양한 질문을 받아 보시는 훈련은 꼭 언론과의 대화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경험은 앞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역랑 강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해 보고, 익숙 해 지고, 더욱 잘 하게 된 상태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것과 낯설고 두려워서 하지 못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 # #

4월 162025 0 Responses

여론의 법정에서 이긴다면?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53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 관련한 이슈가 발생되면, 무조건 여론의 법정에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경험해 보니 여론을 우리편으로 만드는 데 실패해버리면 여러가지 더 큰 문제들이 생기더군요. 이슈발생 초기에 여론전을 펼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여론의 법정에서 이겨야 실제 법정에서도 승률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 맞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법조계분들은 사실 그런 주장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동의하지 않는다 기 보다는 그런 주장 자체가 사법체계를 가볍게 여기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으로 싫어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 주장에 따라 이슈에 관련된 기업 중 일부는 초기부터 강력하게 여론전을 이끌기도 합니다. 신속하게 입장을 발표하고, 여러 관련 사실들을 언론에 제공하고, 온라인 등에서 상당한 주목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를 기반으로 자사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여론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런 여론의 법정 접근은 회사가 당면 이슈와 관련하여 전혀 책임이 없거나, 그 책임의 수준이 매우 경미한 경우에 시도할 수 있는 접근입니다. 일반 법정에서 같이 결백성(not guilty)이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해서만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문제는 실제 현장에서 이슈 관련 기업이나 조직 중 그와 같은 완전한 ‘결백성’을 지닌 곳은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기업이나 조직이 누가 봐도 결백하다면 일단 이슈화가 되지 않습니다. 일부 이슈화 되었다고 해도 실제 법정의 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더 흔치 않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지금도 여론전을 통해 초기 이슈관리를 하는 기업이나 조직들은 결백성을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유죄기업인 경우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자신의 유죄 또는 일부 유죄의 부분을 최대한 숨기고, 강력한 커뮤케이션으로 여론의 지지를 받아 실제 법정에서의 출구 전략을 희망하는 것이지요. 만약 그렇다면 이는 진정한 의미의 여론의 법정 접근 방식이 아닙니다.

이를 통해 만에 하나 여론의 법정에서 지지를 이끌어 내었다고 해도, 실제 법정에서 사실관계가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해당 기업이나 조직에 대한 여론의 신뢰는 완전 붕괴될 것입니다. 해당 이슈도 관리가 힘든 상황에서 이슈관리의 기반인 신뢰 자산이 함께 붕괴되는 결과를 마주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슈관리가 성공할 수 없게 되는 최악의 환경을 스스로 조성해 버린 셈입니다.

일부 기업은 그런 경우 진실한 사과와 배상 대책, 재발방지책을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여론의 동정과 이해를 이끌어 내려는 전략을 실행하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라면 일반 법정에서의 커뮤니케이션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한 이슈관리 관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법정과 전혀 다른 여론만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득보다 실이 많습니다. 여론을 구성하는 사람들은 절대 바보가 아닙니다. 잠깐 그들을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속일 수는 없습니다. 만약 실제 법정으로 가는 것을 피하기 위한 여론전이라고 해도 다양한 내부 점검과 분석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쉽게 노이즈나 버즈의 개념으로 접근하면 대부분 실패하게 됩니다.

# # #

4월 162025 0 Responses

속 시원한 기자회견 어떨까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52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전 한 엔터테인먼트사 대표가 홀로 기자들 앞에 나와 세 시간 가량 기자회견을 했었습니다. 그걸 보고 저희 회사에서도 그런 허심탄회 한 형식의 기자회견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앞으로 이슈가 발생되면 회사 대변인을 통해 그런 형식의 기자회견을 해 보는 건 어떨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저희 회사 컨설턴트들은 회사 이슈나 개인 셀럽 이슈를 가지고 의뢰인과 마주하는 것이 일상입니다. 이슈 발생 직후 처음 마주앉게 된 의뢰인은 대부분 깊이 있는 이슈 상황과 자신의 시각 및 입장에 대해 오랫동안 저희에게 설명을 하십니다.

의뢰인들은 당면 이슈에 대하여 억울함, 슬픔, 고통, 아쉬움, 반성, 후회, 고백 등의 감정도 연이어 쏟아 부어 놓으십니다. 주니어 컨설턴트의 경우 몇시간에 걸친 이 과정에서 의뢰인과 동화되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그 미팅을 마치고 나면 주니어 컨설턴트들은 의뢰인의 감정에 공감하면서, 해당 이슈를 의뢰인 관점에서 바라보게 됩니다. 일부는 스스로 의뢰인편에서 상대 이해관계자들을 탓하기도 합니다.

의뢰인과의 이 같은 미팅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여러 번에 걸쳐 추가 설명과 반복이 교환됩니다. 당연히 그때 그때 감정은 증폭되기도 하고, 일부는 사라지기도 합니다. 경험 있는 컨설턴트들은 최대한 이런 반복의 과정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시간과 반복이 거듭될수록 의뢰인의 상황 판단과 감정 조절이 안정적인 방향으로 진화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당면 이슈에 대한 초기 대응이 대부분 의뢰인이 ‘불완전한 상태’에서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초기 대응이 전체 이슈대응의 성패를 가르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부정적 이슈가 발생되었을 때, 얼마나 핵심 의사결정자들이 안정적 감정상태에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대응을 결정할 수 있는가에 따라 이슈관리의 방향은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제대로 준비할 여유도 생깁니다.

예로드신 형식의 기자회견을 보면, 저는 개인적으로 이슈관리 의뢰인과 마주한 첫 미팅의 장면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화자께서는 다양한 배경과 오래된 감정, 사실관계들을 개인적으로 허심탄회하게 설명하셨지만, 그 내용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전통적 기자회견을 위해 정제된 형식은 아니었습니다. 일부 시청자들은 그런 파격적 형식이 커뮤니케이션에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았느냐 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만약 저희 클라이언트께서 그런 형식의 기자회견을 진행하겠다 하신다면, 저희는 끝까지 재고를 조언하며 말릴 것입니다. 이슈관리 목적과 목표에 있어 그런 형식은 클라이언트가 충실히 그 방향성을 지켜가며 관리하기 어려운 환경(불확실성)을 조성하기 때문입니다. 궁극적으로 클라이언트가 성취해야 하는 최종적 실익에도 어떤 실질적 도움이 될지는 아직도 의문입니다.

그러한 기자회견은 하나의 퍼포먼스로, 또는 의뢰인이 속시원한 하소연 이벤트로서는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슈관리 관점에서는 안정적이지 않았던 하나의 시도였다고 봅니다. 그 기자회견 이후로 여론이 바뀌었다고요? 이슈관리는 맨 마지막 결론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최종에 구체적 실질적 실익을 누가 얼마나 성취했는가를 따져 보아야 합니다. 퍼포먼스에 기반한 이슈관리는 아무나 따라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나 큰 조직이나 기업에서는 더욱 더 신중해야 할 주제입니다. 당연하겠지만 말입니다.

# # #

4월 162025 0 Responses

원칙을 이야기하라고요?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51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미디어트레이닝을 할 때 컨설턴트께서 계속해서 ‘원칙으로 이야기하라’ 하시는데요. 제가 이 회사에 20년 이상 다녔는데, 사실 원칙에 대해서는 별로 접해 본적이 없습니다. 실습 질문에는 다양한 주제들이 있는데, 그 주제 각각에 대해 회사가 원칙을 다 수립해야 하는 건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 임원을 대상으로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일정 시간 동안 해당 임원이 맡고 계신 업무나 회사 전반 이슈에 대해 질문을 하고 그에 답하는 연습을 합니다. 그런 경우 임원께서는 특정 주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 회사의 원칙을 언급하고 답을 이어 가셔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이는 매우 흔한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생산환경에서의 안전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되면 어떤 기업 임원께서는 “저는 생산 현장에서의 안전이 아주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직원들이 안전해야 고품질의 제품도 생산할 수 있고, 고객도 그로 인해 만족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안전이 모든 근무 환경의 최우선이자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답변을 하십니다.

이 답변을 들어보면 해당 임원께서는 메시지를 상당히 고민해서 이야기하고 계시는 구나, 말을 잘하시는 구나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메시지 속에 회사의 원칙이 일부 들어있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후에는 이 메시지가 그 임원 개인의 메시지인지, 사내에서 공식적으로 합의된 메시지 인지를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누구의 원칙인지는 그 회사 다른 임원에게 같은 질문을 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임원은 앞의 임원의 이야기를 듣지 못한 채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최근 중대재해처벌법이 강화되면서 안전에 대한 관심도 훨씬 커지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도 그에 발맞추어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는 조금 다른 방향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런 경우 이 회사의 임원들은 안전이라는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과 방향을 품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반면 같은 질문에 여러 임원들이 거의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면, 그 메시지는 회사의 공식 원칙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경영주제에 대해 사내적으로 큰 원칙을 마련해 공유하고, 반복 교육하는 활동은 비단 홍보적 목적을 넘어 회사 경영품질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다양한 주제에 대한 큰 원칙들이 제대로 공유 학습되었다면, 어떤 주제에 대한 질문에도 여러 구성원들은 서로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됩니다. 반면, 민감하고 골치 아픈 주제에도 회사의 원칙을 세우지 못하거나, 공유되지 않는다면, 그와 관련한 모든 질문은 회사의 원칙이 아닌, 임직원 개인의 다양한 생각으로만 답변 됩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되고, 혼란이 생깁니다.

최근 회사 내부 블라인드에서 벌어지는 여러 갈등과 충돌 그리고 부정적 해프닝은 대부분 회사의 공유된 원칙 부재 또는 부실 때문입니다. 그에 더해 임원 개인의 사적 생각과 지시들이 공유되면서 더 크게 이슈화 되고 있습니다. 임원들도 메시지를 전달할 때, 그것이 나의 원칙인지, 회사의 원칙인지를 사전에 따져보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원칙이 없으니 혼란과 논쟁이 끊이지 않는 것입니다.

# # #

4월 162025 0 Responses

임원들에게 언론 교육을?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5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임원들을 대상으로 언론에 대한 교육을 해 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평소나 이슈발생 시에 임원들의 언론에 대한 이해가 너무 떨어져서 그렇습니다. 언론시장이 요즘 어떻고, 기자들의 하루 일과라던가, 보도자료, 마감과 가판 시스템 뭐 이런 걸 좀 교육했으면 하는데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언론, 좀더 정확하게 말해서는 언론관계 업무전반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홍보실이 실제로 상당히 많습니다. 그분들과 이야기해 보면, 대부분이 질문하신 바와 같이 일반 임원들이 홍보실 업무를 이해하지 못하고, 언론에 대해 잘 몰라서 문제라고 지적 합니다.

일부 교육 프로그램을 들여다보면, 임원들에게 보도자료에서 부정기사 대응 방법론까지 폭 넓은 강의를 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아주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더 나아가 언론 시장과 구도 전반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일반 임원들에게 말입니다.

그러나, 그 교육 목적이 만약 평시나 이슈발생 시 여러 임원들로부터 홍보실의 역할 이해와 함께 지원을 이끌어 내려는 것이라면 방향이 올바르다 볼 수 없습니다. 반대로 그런 교육을 받은 임원들은 문제가 발생되었을 때 홍보실의 일거수일투족에 불만을 가질 확률이 더 높습니다. 언론을 안다고 생각한 뒤에는 홍보실에게 계속해서 훈수를 두기도 할 것입니다. 경험상 그런 확률이 더 높았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왜 임원들이 홍보실이 하는 업무 프로세스와 그 업무 대상인 언론에 대해 그렇게 구체적인 지식을 습득해야 할까요? 홍보 임원이 사내 IT 기술부서의 구체적 업무(코딩이나 서버 보안 등)를 일부러 공부하나요? 홍보임원이 법무부서의 구체적 업무와 각종 판례 등을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나요? 왜 일반 임원들이 홍보실 고유 업무와 그 대상에 대해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지가 의문입니다.

홍보실에서 일반 임원들에게 교육할 기회가 있다면, 그 내용은 크게 두가지여야 합니다. 하나는 언론은 특수한 집단이라서 홍보실과 같은 전문가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대응한다. 따라서 그에 대한 의사결정에서도 홍보실의 전문적 의견을 참고해야 한다. 둘째는 그에 따라 모든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은 홍보실로 창구일원화 해야 한다. 그 누구도 사적으로 언론과 접촉하거나,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다. 이 두가지가 전부입니다.

이는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전략에 대한 것이고, 체계에 대한 것입니다. 글로벌 회사들 중 일부는 그러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 또는 사규를 교육합니다. 미디어트레이닝의 핵심 주제도 그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대변인 훈련이 아니라면 그 외 모든 임직원들에게는 그 정도 교육이면 족합니다. 심지어 함부로 일반 임직원을 트레이닝 하는 것도 실제로는 위험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차라리 모르면 아는 사람을 찾습니다. 그러나, 섣부르고, 불완전하게 알면 그 때부터 내부적으로 문제가 발생됩니다. 갖가지 간섭, 훈계와 훈수들이 난무하게 됩니다. 이해 받고 싶고, 지원받고 싶어했던 홍보실은 스스로 그런 판을 만들어 준 셈이 됩니다. 언론을 교육하려 하지 말고, 언론에 대한 우리 회사의 원칙과 체계를 좀 더 교육하십시오. 홍보실이 먼저 그런 원칙과 체계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 # #

4월 162025 0 Responses

실제 관행인 걸 어떻게?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49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언론이나 공중들은 이런 부분을 문제 삼는데, 사실 이 부분은 업계의 오래된 관행입니다. 법적으로 확실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최근 환경이 바뀌어서 논란이 되는 수준인데, 우리 회사만 나서서 바꾼다고 할 수도 없거든요. 이런 유형은 평소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실제 기업의 하소연을 들어보면, 예전에는 문제가 아니던 것이 이제는 문제가 되는 경우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만약 그것이 법적으로 뚜렷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 컴플라이언스 차원에서 확실한 중단과 변화가 필요하겠지만, 질문대로 그런 영역에 포함되지 않아 더 고민인 것 같습니다.

자사가 일부러 나서서 선언적인 변화를 하기에는 업계 관행 자체가 더 두드러지게 될 것 같고요. 자사만 혼자 개선이나 변화를 한다고 해서 업계가 따라올 것 같지도 않고요. 반면 홀로 관행을 따르지 않는 경우 자칫 사업 경쟁력에도 연계되는 건이라 고민은 더욱 클 것입니다.

그렇다고 논란이 될 수 있는 업계 관행을 아무 고민이나 관리 없이 방치한다는 것은 더욱 위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전에도 일부 경쟁사들이 그 관행과 관련해 사회적 논란에 휘말린 경우도 있었으니 더욱 신경 쓰이겠지요. 업계 전반이 함께 개선의지를 표명하고, 단숨에 그 관행을 포기해 버리면 그나마 다행일 텐데, 그것도 지금 같은 경쟁상황에서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런 경우 항상 조언하는 것이 있습니다. 경쟁사 사이에서 중간의 위치를 지키라는 것입니다. 사회적 논란과 연계될 수 있는 업계관행을 실행하는 데 있어 적절함을 유지 관리하라는 의미입니다. 업계관행은 일단 크게 사회적 논란으로 번지면, 각 플레이어들의 과거 관행관련 실행이 전체적으로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그런 경우 업계에서 가장 관행에 열심이라는 ‘오명’을 받지는 않도록 적절하게 관리하시라는 조언을 드립니다.’

해당 관행과 관련하여 불필요한 이슈를 만들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민감한 잠재 이슈로 분류하여 지속 관리해 나가야 하는 주제입니다. 정기적 모니터링과 분석을 통해 경쟁사들은 어떻게 그 관행 분야를 핸들링하고 있는지를 벤치마킹 할 필요도 있습니다.

핵심은 먼저 나가지도 말고, 마지막으로 뒤 쳐지지도 말자입니다. 만약 다수 경쟁사들이 해당 관행에 대한 중단과 개선에 중지를 모은다면, 그런 경우에 있어서도 가장 먼저나 맨 마지막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이슈관리에서 중요한 원칙에 “가능한 드러나지 않게 실행하라”가 있습니다. 이는 평시 진행하는 홍보 원칙과는 정반대의 것입니다. 그래서 기업들이 어려워합니다. 업계 민감한 관행에 대해서도 가능한 드러나지 않게 평소 관리하고, 이슈화 되었을 때에도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않게 실행 관리하는 모습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해당 관행의 유지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이나 부담이, 그 관행에서 얻어지는 실익을 부쩍 넘어선다면 상황은 금세 바뀌어질 것입니다. 그 이전에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지속 관리해 나가면서 앞서지도 뒤처지지도 않는 중도의 포지션을 가져 가는 것이 이런 유형에 대한 성공적인 이슈관리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 # #

4월 162025 0 Responses

출두하는데도 준비를?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448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장님께서 내일 조사를 받으러 출두하십니다. 이미 기자들에게 일정이 알려져 우리도 준비를 해야 하겠는데요. 어디부터 어디까지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변호사는 자기가 알아서 한다고 하면서 그냥 들어가시라 하는데요. 그 외 뭐가 중요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실제 조사를 받으러 출두 예정인 기업 오너 및 대표님 말씀을 들어보면, 대부분 조사에 대응하여 어떤 논리와 근거로 잘 말씀하실지를 주로 고민하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조사 목적이나 이후 영향을 감안하면 철저하게 답변을 준비하시는 것은 아주 당연한 것이지요.

그러나, 그에 더해 출두 과정 전반이 어떻게 언론에 비추어질지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해 보시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항상 드립니다. 일반적으로 홍보실 차원에서 출두 과정 사전 사후 관리를 담당하고는 하는데요, 그 과정을 연출함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를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맨 처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는 장면이 VIP가 출두장소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는 모습입니다. 컨설턴트들은 가능한 화려하거나 거래한 차량을 이용하지 마시라는 조언을 드립니다. 초고가의 번쩍이는 세단은 조사받기 위해 출두하는 VIP를 위해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전략적인 VIP는 회사차량인 일반 밴이나 중소형 차량을 이용하곤 합니다.

이후 VIP는 기자들이 대기하는 지점까지 이동하셔야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도 VIP의 겉 모습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습니다. VIP께서 옷, 장신구, 시계, 구두나 신발은 어떤 것을 입고 차고 신으셨는지에 대해서도 언론은 주목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적절한’ 사전 준비는 필요합니다. 굳이 화제거리를 만들어서 VIP께서 얻으실 실익은 없습니다.

그와 함께 VIP와 함께 이동하는 임원이나 변호사들의 표정도 관리 대상입니다. 사회적 논란에 연계되어 조사받게 되신 VIP께서 만약 콘서트에 즐겁게 들어가시는 표정을 하신다면 공중은 어떤 감정을 가지게 될지 예상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더구나, VIP는 진지한 얼굴로 입장하시는데, 주변 임원이나 변호사들이 희희낙락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건 더욱 재앙입니다. 실제 이런 표정관리 실수가 사내에서 사후에 문제로 거론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표정도 전략이라고 일부에서는 조사대응에 있어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 주장하곤 하는데요. 이는 적절하지 않은 실행에 대한 아주 적절하지 못한 변명일 뿐입니다. 그리 큰 자신감이라면 조사를 담당한 조사관이나 검사에게 직접 표현하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는 기자들 질문에 대한 대응입니다. 일반적으로 “성실하게 조사받겠다.” “소명에 최선을 다하겠다” 정도의 소프트사운딩으로 마무리합니다. 그 외에는 매너 있게 침묵하시면 충분합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재판과정에 폭넓게 배심원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미 현실에서는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여론의 법정이 열리고 있습니다. 수많은 공중이 배심원 역할을 하며 유무죄 판결을 미리 내리고 있습니다. 이에 기업 스스로에게 불리한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출두과정 같이 짧은 시간 동안에 이미 판결이 나도록 해서는 안 되겠지요.

# # #

1 3 4 5 6 7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