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

10월 052012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 시 메시지는 권력이다

위기 발생 시 메시지(message)는 곧 권력(power)을 의미한다. 당연히 메시징(messaging)은 권력을 기반으로 하며, 배경으로 한다.
대선 후보들 주변의 대변인들을 해당 후보의 복심(腹心)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메시지의 권력적 특성 때문이다.

[참고] 복심 (腹心) : 마음속 깊은 곳. 또는 그곳에 품고 있는 심정. 마음 놓고 부리거나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

기업이나 조직 그리고 개인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그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용 메시지는 다음과 같은 생성 절차를 거치게 마련이다.
1. 상황파악 — 2. 전략적 대응 고민 — 3. 의사결정/메시지 개발 — 4. 상황관리 실행 및 위기 커뮤니케이션(메시지 전달)
대부분의 기업/조직/개인의 대변인들은 이 전체 프로세스에 직접 관여하고 이를 통제하며, 통합해야 한다. 반대로 어떤 프로세스에서도 소외되거나 분리되면 성공적인 위기관리 메시징은 불가능해진다.
1. 상황파악
즉, 위기관리 메시징과 커뮤니케이션을 책임지는 대변인은 위기 발생 직전/후부터 전방위적 상황파악이 가능한 위치에 있는 자여야 한다. 또는 상황관련 정보들을 강제적으로 취합할 수 있는 강제력을 가진 자이어야 한다.
상황관련 정보를 부분적으로 접하는 위치에 있거나, 취합을 강제하지 못해 주변에서 구경하는 대변인은 성공적으로 위기관리를 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이런 위치에 있는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을 거느리는 기업/조직/개인의 경우 위기 시 종종 ‘무조건 부정’ ‘오락가락’ ‘말 바꾸기’ ‘조변석개’ ‘왔다리 갔다리’ ‘오리무중’ 등 같은 여론 평가를 받는다.
2. 전략적 대응 고민
전략적 대응 고민 프로세스에서도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의 관여는 성패를 좌우한다. 이 과정에서 대변인은 여론의 동향과 추이에 대한 취득정보를 기반으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상하게 되고, 최고의사결정자에게 건의하게 된다.
즉,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은 오프라인 및 온라인 상의 위기 시 이해관계자들의 여론 특성들을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프로페셔널한 전략적 대안들을 최고의사결정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권력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못한 채, 오프라인 또는 온라인 특정 분야에 기반한 직관적 인사이트를 가진 기능적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은 분명 한계를 보인다. 최고 의사결정자와의 사전 공감대나 상호존경의 관계 설정이 되어 있지 않는 대변인은 성공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결정 받을 가능성이 희박해 진다.
이런 류의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위기 시 대부분 ‘황당한 전략’ ‘당황스러운 반응’ ‘이해관계자 분노’ ‘맥을 잘 못 짚었다’ ‘갸우뚱’ 같은 여론 반응을 생성하곤 한다.
3. 의사결정/메시지 개발
앞의 프로세스와 같이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은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직접 의사결정을 하지는 못하지만, 최고 의사결정 그룹에게 정확한 전략적 대안들을 인식시키고, 반영시킬 수 있는 권력을 보유해야 한다.
만약 최고의사결정자가 부재 시 위기가 발생해도, 평소 사내 공감대와 전문적 위치 권력에 근거 해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리드하거나 부분적인 의사결정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그 주요 역할은 결정된 의사결정을 기반으로 위기관리를 위한 메시지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 또한 상당한 수준의 전문성을 요하는 작업이며, 여러 번의 경험과 축적된 인사이트들을 기반으로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사내적으로 전문성을 인정받아 그 권력을 기반으로 자율성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렇지 못한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을 보유하는 기업/조직/개인의 경우 위기 발생 시 ‘논리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메시지’ ‘말도 안되는 괘변’ ‘앞뒤가 맞지 않음’ ‘변명인가 해명인가?’ ‘때 늦은 입장 표명’ 등으로 여론 반응이 형성되곤 한다.
4. 상황관리 실행 및 위기 커뮤니케이션(메시지 전달)        
일반적으로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만 담당할 뿐, 상황관리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항상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는 일체형으로 움직이는 게 맞다. 기능적으로 이 둘을 분리해 상호간 관여도를 제한하다가는 성공적인 위기관리가 힘들어 진다.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은 상황관리에 있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관여 권력을 보유해야 한다. 위기 발생 전후 여론의 움직임에 따라 적절한 상황관리 활동들에 인풋이 가능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위기관리 메시징을 더욱 더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권력을 지녀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런 통합적인 권력을 보유하지 못한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들의 기업/조직/개인은 대부분의 위기관리를 기능적으로 받아들이고 실행한다. 자기에게 맡겨진 역할에만 충실할 수 밖에 없는 단절된 위치로 인해 마이크로 한 위기관리 대응에만 몰두한다.
위기를 조명한 신문기사를 빼려고 노력한다거나, TV 방송사에 가서 사정을 한다거나, 온라인 댓글을 밀어내는 작업에 몰두하고, 달걀계정들을 돌려 이슈를 덮으려 시도한다. 당연히 이러한 기능적인 위기관리 활동 그 이상에 관여하거나, 통합적으로 메시징을 설계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반복된다.
최근 대선에서도 각 후보들과 관련 한 검증 논란들이 발생하면 대응하는 패턴들은 이런 현실들을 정확하게 반영한다. 사실을 정확하고 빠르게 확인하지 못하는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 전략적인 고민에 충실하지 못한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 의사결정과 위기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개발에 둔한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 상황관리와 통합된 위기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한계를 보이는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들이 있다면 이에 해당한다. 기업이나 조직에서도 마찬 가지다.
반대로 이 모든 프로세스에 있어 완벽함을 보여주는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은 즉 강력한 권력을 보유한 자다. 위기 시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들 중 하나인 기자들의 평가를 보면 해당 대변인이 성공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권력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 그 여부를 알 수 있다.
“그 (대변인/홍보담당) 양반은 업(業)에는 관심이 없어…”
“그 쪽 대표가 홍보담당들을 별로 높이 사질 않아. 차라리 대표 자기에게 먼저 전화하라 하더라고”
“그 선수는 아주 밥 맛이야. 별로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평이 좋질 않아”
“사람은 좋은데…별로 일은 못 해”
“그 쪽은 대변인/홍보담당자가 아무 파워가 없어…조직이 원래 그래. 차라리 거기 OOO이가 더 실세야”
“거기에도 대변인/홍보담당자가 있었나? 근데 왜 아무 연락도 없었지??”
“그쪽 선수들은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 연락도 안되고…”
위기를 관리하는 대변인(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니져)에 대해 이런 반응과 평가가 기자들로부터 나온다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한 것은 당연하지 않나.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에 관한 이야기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