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어떻게 보여지는지가 실제로 중요합니까? 아니면 무엇을 제대로 하는지가 중요합니까? 윗분들은 항상 남들이 어떻게 볼지에 대해 과도하게 고민할 시간에 무엇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를 살피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저희가 볼 때 이게 평시와는 다른 위기상황에서는 좀 의미가 다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컨설턴트의 답변
모든 말씀들이 다 맞습니다. 무엇을 제대로 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 경영의 본질에서 보면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임원분의 질문 의미도 정확합니다. 위기 상황에서는 그 의미가 달라집니다. 상당히 많이 달라집니다.
위기란 무엇입니까? 무언가를 제대로 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 위기입니다.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위기라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위기 상황에서 “무엇을 제대로 하는 것”은 이미 전제가 흔들린 상태입니다. 디폴트, 즉 기본값이 이미 부실해진 상황인 것이죠. 그 부실의 문제를 관리하는 전 과정에서, 우리가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를 예측하고 설계하는 것이 바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역할입니다.
아무리 잘해도 그대로 보여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실제로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으로 보여지면 더욱 심각한 상황인 것이죠. 이것은 단순한 오해의 문제가 아닙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정교하게 설계되지 않았을 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남들의 시각에 연연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보다 선제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보여질 것인지를 설계하고 그것을 실행에 연결시키라는 의미입니다.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에 대한 예측 능력은 사실 공감 능력과 같습니다. 이해관계자의 시각에서 우리를 바라볼 수 있는 능력, 그것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출발점입니다.
중세의 마녀사냥을 한번 떠올려 보십시오. 마녀로 지목된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그들 중 상당수는 자신이 어떻게 보여질지에 대한 인식이나 노력이 부족했던 사람들이었을 수 있습니다. 누가 봐도 마녀처럼 보이지 않는데도 사냥감이 된 사람의 비율이 대다수는 아니었다는 의미입니다. 마녀사냥의 재물이 되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마녀처럼 굴지 않는 것이면서, 동시에 마녀처럼 보여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 교훈은 지금 기업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위기 상황에서 기업이 실제로 올바른 일을 하고 있어도, 그것이 이해관계자들에게 올바르게 보여지지 않는다면 그 노력은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반대로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를 먼저 설계하면, 실행의 방향과 우선순위도 자연스럽게 정렬됩니다. 무엇을 먼저 하고, 어떤 방식으로 하고, 누구에게 어떤 언어로 전달할 것인지가 구체화됩니다.
최근 기업 위기관리에서 어떻게 보여지는가의 문제는 시작이자 끝입니다. 위기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이해관계자들은 이미 그 기업을 보고 있습니다. 그 시선은 기업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형성됩니다. 그렇다면 그 시선을 방치할 것인지, 아니면 선제적으로 설계할 것인지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아주 중요한 선택이지요.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