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관계

2월 162009 Tagged with , , , , , 7 Responses

블로그로 돈 꾸기?

오랫동안 자신의 블로그에 들어와 댓글도 달고, 트랙백도 걸고,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블로그 추천도 하고, 오프라인에서 만나 수다도 떨고 때가 되면 작은 선물들도 나누고…서로 쓰는 포스팅들에 대해 너무 너무 마음에 들어 항상 하루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방문하는 블로그와 그 블로거들이 있다고 하자.

하루는 A 블로거가 B블로거의 블로그에 비밀댓글을 남긴다.

“B님, 저 갑자기 자동차 사고가 나서 돈 50만원이 필요한데…급히 구할때가 없네요. 한 30만원만 꿔줄래요? 내가 다음주에 바로 갚을께요. 부탁해요. 미안합니다.”

이 댓글을 B가 읽는다. 상당히 난감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B가 하는 행동이 바로 ‘블로거 관계의 질’을 나타낸다. [상당히 극단적인 듯 한데…아무튼]

B가 바로 웃으면서 A의 블로그에 가서 ‘계좌번호 찍어주세요’ 하면 A와 B는 완전한 관계다. 상호 신뢰가 존재하는 거다. 한편으로 B는 A에게 라면 이정도 30만원 정도는 잃어 버려도 좋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기업과 블로거들의 관계가 이렇게 상호 신뢰와 호감의 관계가 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나? 기업과 블로거가 기업 블로그안에서 만나서 항상 한강 만큼의 거리를 두고 서로 불구경 하는 듯 한 관계가 되야만 하는 이유가 어디있나?

기업 블로그에 “요즘 경기침체로 저희 회사는 직원 30%를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퇴직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정말 힘든가 봅니다. 요즘 외제차나 중형차들이 인기가 많은데…저희 회사에서 나오는 경차들도 사랑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직장을 잃을 불쌍한 가장들을 기억해 주세요” 이런 포스팅이 있으면 안되는 이유가 뭔가.

블로거들이 그 회사에서 희망퇴직을 받는 과정들과 퇴직 신청자들의 UCC를 보고 눈물을 흘리면 안되는 이유가 있나. 그리고 자발적으로 경차 사기 운동을 조직하고 댓글달기 트랙백 걸기 운동을 하면 어떤가. 서로 새로 구입한 경차에 번호 매기기 릴레이를 하면 안될게 있나. 힘내라 우리 경차 배너 교환을 해도 어떤가.

같이 눈물을 나누고, 도움을 나누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더욱 큰 가치를 전달하는 기업과 블로거의 관계는 어떤가. 기업 블로그에 눈물 겨운 사연 댓글을 남긴 친한 블로거에게 회사 사장이 쌀 몇가마니 정도 몰래 쌓아주고 오는 그런 상호 관계가 기업 블로그에서는 나오면 안되는 걸까.

그런 관계를 기업 블로그안에서 한번 만들어 보자는 거다.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