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이해관계자는 회사의 위기 상황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영향을 받거나, 위기의 전개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인이나 집단을 뜻합니다. 임직원, 언론, 규제기관, 투자자, 거래처, 지역사회가 모두 여기에 해당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이들을 동시에 상대할 수는 없으므로 대응의 순서를 정해야 합니다. 그 앞자리에 놓이는 것이 원점입니다.
최우선 이해관계자는 원점입니다
어떤 기업 위기에나 이해관계자 가운데 이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파하는 사람, 손해나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 슬퍼하는 사람, 화를 내는 사람, 억울해하는 사람, 공격성을 드러내는 사람, 자신의 확산 역량을 과시하는 사람, 그리고 실제로 행동에 나서는 사람.
이런 사람들의 그룹을 원점이라고 부릅니다. 때로는 한 사람이 원점이 되기도 합니다. 상황을 만들고, 그 상황을 부정적인 상태로 유지시키며, 나아가 악화시키거나 확산시킬 수 있는 힘이 이들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대응의 앞자리에는 원점이 놓입니다. 규제기관이나 언론이 더 급해 보이는 국면에서도 이 순서는 유지되어야 합니다.
원점을 뒤로 미루면 벌어지는 일
원점이 언론이나 규제기관에 먼저 접촉하면 회사의 설명은 그때부터 해명이 됩니다. 먼저 말한 쪽의 서사가 기준이 되고, 회사는 그 서사를 반박하는 위치에 놓입니다.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회사를 평가하는 기준도 결국 원점을 어떻게 대했는가입니다. 규제기관도 언론도 그 지점을 봅니다. 사안의 사실관계보다 회사의 태도가 먼저 평가되는 국면이 여기서 만들어집니다.
원점을 다룬다는 것은 그들의 관점에서 상황을 이해하고, 그들의 불만이나 피해가 신속히 줄어드는 방향으로 관리한다는 뜻입니다. 압박하거나 침묵시키는 접근과는 반대편에 있습니다.
그다음은 영향력으로 판단합니다
원점 대응이 자리를 잡으면, 나머지 이해관계자는 이 사안의 전개를 좌우할 수 있는 정도에 따라 순서를 정합니다. 규제기관, 언론, 주요 거래처, 여론 형성자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각 이해관계자가 무엇을 기다리는지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규제기관은 법적 이행 여부를, 거래처는 공급과 계약의 지속 가능성을, 임직원은 자신의 자리와 회사의 방향을 봅니다. 같은 메시지를 모두에게 보내면 어느 쪽에도 닿지 않습니다.
평시에 지도를 그려 두어야 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이해관계자를 처음부터 파악하려 하면 반드시 빠뜨립니다. 눈에 보이는 쪽만 대응하고, 조용히 지켜보던 쪽이 나중에 문제를 제기합니다.
평시에 위기 유형별로 이해관계자 지도를 그려 두어야 합니다. 안전사고에는 누가, 제품 문제에는 누가, 노사 사안에는 누가 관련되는지를 미리 목록으로 만드는 작업입니다. 각 이해관계자를 담당할 부서와 접촉 경로도 함께 정합니다.
실제로 이해관계자별 담당은 부서에 따라 나뉩니다. 언론은 홍보, 규제기관은 법무와 대관, 투자자는 IR, 고객은 고객서비스, 거래처는 영업, 임직원은 인사가 맡는 식입니다. 이 배분이 평시에 정해져 있어야 위기 첫날에 중복 접촉이나 공백이 생기지 않습니다.
지도를 갖춘 조직과 갖추지 않은 조직은 위기 첫날의 움직임부터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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