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관리에서 골든타임은 기업의 대응이 상황의 방향을 실제로 바꿀 수 있는 초기 시간대를 말한다. 통상 위기가 표면화된 뒤 24시간 이내로 본다. 이 시간을 지나면 같은 대응을 해도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고, 기업은 상황을 이끄는 위치에서 끌려가는 위치로 내려앉는다.
시계는 사고 시점이 아니라 인지 시점부터 돈다
많은 기업이 사건이 발생한 시각을 기준으로 골든타임을 계산한다. 현장의 기준은 다르다. 이해관계자가 그 사실을 알게 된 시점부터 시계가 돈다. 사고가 사흘 전에 났더라도 오늘 아침 첫 기사가 나갔다면 골든타임은 오늘 아침부터다. 반대로 아직 내부에서만 알고 있는 사안이라면 골든타임은 시작되지 않았다. 그 시간은 대응이 아니라 준비에 쓸 수 있는 시간이다.
골든타임에 해야 할 일은 발표가 아니다
골든타임을 빨리 입장을 내는 시간으로 이해하면 오히려 위험해진다. 준비 없이 나간 말은 반드시 수정을 부르고, 수정이 반복되면 메시지의 신뢰가 먼저 무너진다. 이 시간에 해야 할 일은 세 가지다. 확인된 사실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분리하는 것, 피해자와 직접 소통할 창구를 여는 것, 지금 말할 수 있는 최소한을 정해 내보내는 것이다.
골든타임을 놓치는 조직의 공통점
대응이 늦는 조직은 대개 몰라서 늦지 않는다. 결정권자가 회의 자리에 없거나, 결정이 여러 단계의 보고를 거치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늦는다. 골든타임은 실무의 속도가 아니라 의사결정의 속도에 달려 있다. 위기 대책회의가 밤늦게 열리는 기업이라면 이미 그 시간의 상당 부분을 쓴 뒤다.
골든타임은 시간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준비의 문제다. 평시에 결정 구조가 서 있는 조직만 그 시간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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