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 소셜미디어 담당 직원은 이제 이십대 초반입니다. 이 직원이 회사 채널에서 실수를 했는데, 그게 대표이사까지 사과해야 하는 일인가요? 물론 사과하긴 했는데, 지금도 그게 그렇게 큰 일인가, 직원이 모를 수도 있지 하는 내부 의견이 많습니다. 이런 실수가 그렇게 용서받지 못할 일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그 직원에 대한 말씀부터 드리지요. 이십대 초반의 담당자라면 모를 수 있습니다. 상식과 정무감각이 충분한 직원이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 나이에 그것까지 갖춘 사람은 드뭅니다. 실수는 누구나 합니다. 그 직원 개인을 향한 비난이라면 저도 지나치다고 봅니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을 하나 바꿔 보셔야 합니다. 이번 실수가 세상에 전례 없던 최초의 실수였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기업 소셜미디어 채널에서 벌어진 담당자의 무지에 의한 실수는 이미 수없이 반복되어 온 유형입니다. 타사에서도, 어쩌면 귀사 안에서도 비슷한 일이 이미 있었을 겁니다. 그 실수들로 어떤 기업은 불매운동까지 겪었고, 담당자 한 사람의 게시물 하나가 회사 전체의 위기가 되는 장면을 우리는 여러 해에 걸쳐 지켜봐 왔습니다.
용서받기 어려운 지점은 바로 여기입니다. 직원의 무지 그 자체보다, 그 수많은 전례가 쌓이는 동안 회사가 보여 온 무관심입니다. 남의 일이라며 방관했고, 알면서도 방치했고, 어린 담당자에게 회사 계정을 맡겨 두고는 사실상 방목한 셈이죠. 교육도, 가이드라인도, 게시 전 검수 체계도 없이 말입니다. 이것은 한 직원의 실수이기 전에 조직적 역량의 부족이고, 더 정확히는 경영품질의 문제입니다.
대표이사께서 사과하신 것은 그래서 마땅했습니다. 공중이 사과를 요구한 대상은 이십대 담당자의 손끝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실수가 가능하도록 비워 둔 회사의 체계였습니다.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은 언제나 같은 것을 묻습니다. 이 회사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했는가. 전례가 그토록 많았는데도 아무 대비가 없었다면, 그 물음 앞에서 회사가 내놓을 답은 없습니다.
이렇게 바꿔 생각해 보시지요. 몰랐다는 이유로 직원이 제품에 이물질을 떨어뜨리거나, 서빙하는 음식에 침을 바르거나, 위생 생산 시설에서 소변을 보거나, 매장에서 고객에게 막말과 손찌검을 한다면 어떻겠습니까. 어리니까, 모를 수도 있으니까 하고 넘기실 수 있을까요. 기업에서 이런 일들은 무지로 면책되지 않습니다. 소셜미디어 채널도 같습니다.
그러니 내부의 논의 방향을 바꾸시길 권합니다. 용서받을 수 있는가를 따지는 대신, 회사가 무엇을 비워 두었는가를 세어 보는 것입니다. 소셜미디어 운영 가이드라인이 있는가. 민감 이슈 목록과 게시 전 검수 절차가 있는가. 타사의 실수 사례들을 담당자와 함께 공부한 적이 있는가. 이 물음들에 답을 채워 두는 것이 재발을 막는 길입니다.
젊은 담당자의 무지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 무지를 예상하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 회사의 몫이지요. 이번 일은 직원의 실수로 기억되기보다, 회사가 체계를 갖추게 된 계기로 기억되는 편이 낫습니다. 그것이 대표이사께서 하신 사과를 진짜 사과로 완성하는 길이기도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원문: 이코노믹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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