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노코멘트는 취재 문의에 답을 주지 않는 방식입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두 가지가 전혀 다른 이름으로 불려야 합니다. 하나는 취재를 피하고 입을 닫는 회피이고, 다른 하나는 왜 지금 답할 수 없는지를 설명하는 답변입니다. 앞의 것은 거의 모든 상황에서 위험하고, 뒤의 것은 한정된 조건에서 유효합니다.
노코멘트는 곧 코멘트입니다
말하지 않는 것도 메시지입니다.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자리를 뜨고 전화를 받지 않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자동 번역됩니다. 회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받는 쪽에서는 이미 답을 들은 셈입니다.
공백이 오래 유지되면 그 자리를 다른 사람들이 채웁니다. 목격자의 추측, 내부자의 전언, 경쟁 관계에 있는 쪽의 해석이 회사의 설명보다 먼저 자리를 잡습니다. 나중에 정확한 설명을 내놓아도 이미 형성된 서사를 뒤집기는 어렵습니다.
위험한 노코멘트는 회피입니다
취재 거부, 전화 불통, 자리를 피하는 것, 그리고 함구입니다. 이 방식은 사안의 성격을 가리지 않고 위험합니다. 숨길 것이 있다는 해석을 스스로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라는 한마디만 반복하는 것도 같습니다. 그 문장에는 왜 말할 수 없는지가 없습니다. 기자에게는 답을 거부한 것으로 기록되고, 독자에게는 회사가 대응하지 않는다는 인상으로 남습니다.
유효한 노코멘트는 이유를 설명하는 답변입니다
한정된 조건에서 노코멘트가 유효한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그때의 노코멘트는 함구가 아니라, 회사가 왜 지금 답을 줄 수 없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답변의 본체가 되는 형식입니다.
실제로 쓰이는 표현은 이런 것들입니다.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회사가 밝힐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합니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있어 지금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밝힙니다. 수사 중인 경찰에 협조하고 있어 회사가 별도로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전합니다.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답을 주지 못하는 상태를 상대가 납득할 수 있는 근거와 함께 전달한다는 점입니다. 이 경우 기자는 답을 거부당한 것이 아니라 답할 수 없는 사정을 확인한 것이 됩니다. 기사에도 그렇게 반영됩니다.
이 형식을 쓸 때도 조건이 붙습니다. 그 사정이 해소되면 알리겠다는 약속을 함께 하고, 그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사정이 끝났는데도 같은 말을 반복하면 그때부터는 회피가 됩니다.
루머에는 코멘트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낡았습니다
루머에 대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 둔 기업이 많습니다. 대응하면 오히려 키운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루머가 루머에 머무르는 미디어 환경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확실한 근거를 갖고 초기에 개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간이 해결해 준다거나 하늘이 알고 있다는 믿음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루머 무대응 원칙은 투자자 관계 목적으로 제한적으로만 유효합니다. 그 밖의 영역에서는 사안별로 다시 판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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