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7월 202009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System without Ownership

“아시다시피 저희 같은 기관에는 사실 위기관리에 대한 오너십이 그렇게 사기업 만큼 크지가 않습니다. 어짜피 정년이 보장되어 있고, 위기를 스스로 관리하거나 하지 않거나 결과들에 있어서 큰 차이가 벌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위기를 보는 시각이나 오너십이 희박할 수 밖에 없지요”

모 공공기관에 계신 어떤 분께서 이런 말씀을 해 주셨다. 그분께서는 ‘사기업들의 경우에는 위기관리 오너십이 아마 우리(공공기관)보다는 훨씬더 직원들에게 충만할 것’ 이라는 전제하에 이런 말씀을 해 주신 것 같다.

이 말을 들으면서 속으로 이렇게 답변을 했다.

‘사실 사기업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깨닫지 못할 뿐이지, 문제로 확정해서 개선하려는 노력들이 부족하답니다. 위기발생시 해당 관련자들이 진정한 오너십을 가지고 위기관리를 하는 행태가 옳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게 현실이지요’

위기발생시 해당 이슈를 관련자들이 자기의 것으로 생각한다면 기업의 관리 능력과 대응 속도는 훨씬 빨라지게 마련이다. (이건 상식이다!)

예를들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관찰을 해 보아도 이런 오너십의 문제가 위기관리 능력과 대응 속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개인이 잘못된 과속딱지를 발급받았다고 생각해 보자. 개인 스스로 이에 대한 대응은 ‘빛의 속도’로 진행되고 수없이 많은 전화와 인터넷 서치등으로 해당 상황을 관리할 것이 뻔하다. 

반면 한 소비자가 A 회사의 모 제품 내 이물질 음용 및 발견으로 인한 심적, 신체적 피해보상 소송을 해당 기업에게 걸었다 생각해 보자. 이 소송에 대한 대응의 방식이나 속력은 개인의 것과 비교해 매우 느리고 수동적일 것이 뻔하다.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이에 대해 관리를 하겠지 하는 생각때문이다.

앞서 해당 공공기관 분에게 이렇게 조언을 해 드렸다.

“일단 위기요소들을 진단하셔서…각각의 위기요소들에 대한 관리 오너십을 관련팀이나 관련 포지션에 부여하시고 이를 공유해 보시지요. A라는 위기요소는 그 누구도 아닌 내가 관리해야만 한다는 게 바로 오너십입니다. 위기요소 하나 하나에 관리 오너십을 배분 하는것이지요. CEO나 기관장께서는 이 배분된 오너십 각각에 대해 empowerment만 주시면 됩니다. 그게 바로 시스템이지요”

항상 문제는 사람이다. 또 아니러니하게도 그 해결책도 사람에게 있다.

시스템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인간’이라는 부분을 빼놓으면 그 시스템은 껍질이거나 그냥 그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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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72009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왜 일반적인 사람들을 자극하나?

서울역 역무실이 갑작스러운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시민들의 항의는 더욱 거세졌다. 역무실 직원들은 쉴 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며 사고 현황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었지만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으며 정확한 사고 경위나 복구 시간 파악에 혼선까지 겪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곳으로부터 오전 10시30분에 응급 복구가 완료돼 일부 열차의 운행이 재개된다는 소문이 들리자 2층 매표소에서는 승차권을 발권했지만 1층 매표소에서는 표를 끊어주지 않는 상황도 발생했다. 1층 매표소의 코레일 직원은 “지침이 확실하게 내려온 것이 없어 일단 발권을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


(7/6일 발생 사례)

위기관리 매뉴얼이 존재함에도 어떻게 이렇게 단순하고 전형적인 위기가 관리되지 않는지 진짜 마법같아 믿어지지가 않는다.

코레일측에게 가장 흔하고 가장 심각한 위기들 중 하나를 꼽으라 하면 이번 사건과 같은 ‘운행지연’이 가장 높은 우선 순위를 보일 것이다.

사건이 충정로역에서 발생했건 어디에서 발생했건 코레일의 상황관리팀에서는 실시간으로 정확한 상황 업데이트를 받는게 당연하다. 이에 따라 의사결정이 내려지고, 해당 사고가 운행 지연상황인지, 운행불가 상황인지를 가늠하는게 당연하다. 이에따라 적극적인 탑승객 커뮤니케이션을 실시하고 환불 또는 교환등을 진행하는 게 당연하다. 초등학생도 가만히 고민하면 할 수 있는 위기대응이 아닌가? (사실 이런 101 프로세스를 매뉴얼에 넣는것도 민망하다)

그렇지만 현실은 이 상식의 수준 아래에서 맴돈다. 상황파악이 더디고, 책임 질 수 없는 커뮤니케이션이 반복 진행된다. 확인할 수 없는 루머가 내부에서 돌면서, 또 다시 탐승객들을 화나게 만든다.

슬램독 밀리어네어에서 나오는 나라의 철도 수준도 아니고…우리나라의 코레일 위기관리 수준이  이렇다는 게 또 이렇게 항상 반복된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는다.

매뉴얼은 당장 불살라 버려라.

참고: 7월 2일 고객불만제로에 도전!!!!! ?


P.S. 탑승객들의 10% 가량은 지연이 되면 일정상 다른 교통수단으로 즉각 이전한다. 또 그 반대 10%는 항상 운행사측에 끝까지 강력하게 항의를 하고 힘들게 하는 그룹이다. 나머지 80%가량은 운행사측이 정확한 운행재개 일정만 알려주면 불편해도 믿고 기다리거나, 기다리다 상황을 보아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일반적인 그룹이다.

운행사가 이번과 같은 위기시 항상 자극하는 그룹이 있는데 바로 그 80%의 일반적인 탑승그룹이다. 이들을 비전략적으로 자극해서 운행사를 힘들게 하는 진상(?) 탑승객들로 변화시킨다. 시스템의 부재로 자신의 무덤을 스스로 파는거다. 참 어처구니 없는 일들 아닌가? 그렇지 않나?

7월 172009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내부 홍보 담당자들의 고민을 들어보면

업무 관계로 기업이나 공공기관 그리고 정부부처 위기관리를 담당하는 실무자분들과 고위 임원분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눌 기회가 많은데 흥미로운 것은 그분들의 고민이나 생각들이 대부분 비슷 비슷하다는 부분이다.

심지어는 ‘아…이 기관에게도 이런 고민이 있구나..’하는 놀람이나 ‘아니…이정도 기업에게도 이런 아쉬움이?’하는 공통적인 부분들이 발견된다는 거다.

아주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일부 경우는 ‘이 정도 사이즈의 기업에게 이 정도의 시스템이 존재한다고 누가 생각했겠어?’하는 경우다. 상당히 겸손한 인하우스들이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도 않은패 꾸준히 나름대로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셋업해 온 결과다. 구경만 해도 멋지다.



실무자들이 생각하는 위기관리 시스템에서의 아쉬움이나 고민들이 대부분 비슷 비슷하다는 데에서 우리는 또 다른 insight를 찾을 수 있다. 그 공통적인 고민들의 반복되는 이유는…

적절한 컨설턴트들이 그들에게 실행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또는

기업의 실무자들이 고민만 할 뿐 개선의지가 부족하거나 예산 그리고 추진력의 확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는

구조적으로 공통되는 해당 고민들이 해결되거나 개선되기가 애초부터 불가능 한 것들이다

이 세가지 원인들 중 하나라고 본다.

문제는 컨설턴트, 인하우스 실무자 그리고 조직자체 중 하나에 있거나 골고루에 존재한다는 거다. 컨설턴트라고 자처하는 모든 위기관리 컨설턴트들도 다 같이 각자 자신의 방법론들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겠다. 과연 이게 실제로 클라이언트에게 통하는(worlking) 가이드라인인지를 살펴보잔 말이다.

컨설턴트인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개선 부분이 이부분 아니겠나?

7월 162009 Tagged with , , , , , , , , , , 2 Responses

OO 위기관리 – 너무 넓은 개념 위기관리

클라이언트들이나 일반 기업 임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 ‘위기관리’ 라는 개념 처럼 넓고 다양한 개념이 그리 흔치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구글이나 네이버를 찾아보고, 각종 뉴스 기사나 칼럼을 읽어 보아도 이 ‘위기관리’라는 단어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그 개념이 버라이어티하다.

  • 거시 경제적 위기관리
  • 금융/자금 위기관리
  • 주가 위기관리
  • M&A 위기관리
  • (재난) 위기관리
  • 대테러 위기관리
  • 선교지역에서의 위기관리
  • 군사적 위기관리
  • 외교적 위기관리
  • 인종간/부족간 위기관리
  • 사이버(IT) 위기관리
  • 스포츠팀의 (승률관련) 위기관리
  • 리더십관련 위기관리
  • 정치적 위기관리
  • 기업문화 위기관리
  • 영업 위기관리
  • 마케팅 위기관리
  • 브랜드 위기관리
  • 서비스 위기관리
  • 재고/유통/물류 위기관리
  • 인사 위기관리
  • 부부간의 위기관리
  • 결혼생활의 위기관리
  • 청소년 시기의 위기관리
  • 중년 위기관리
  • 정신적 위기관리
  • 건강 위기관리

……………………………….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든 분야와 이슈들 뒤에는 ‘위기관리’라는 개념을 붙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처럼 위기관리라는 개념은 우리들의 생활과 비지니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또 중요하다 여겨지는 하나의 ‘이상적 수준’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반대로 위기관리 실무를 진행하는 측면에서는 이렇게 해당 직무의 개념이 넓다 보니 어느 한 분야에만 특화해서는 실무를 해 나가는 것이 불가능 할 정도로 직무기술(description) 자체가 어렵다.

기업에게 위기관리 담당자(Crisis Manager)란 의미는 위의 여러가지 분화된 위기관리들 중 기업의 비지니스와 연관된 부분들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고, 대비하고, 훈련하는 사람을 뜻 한다. 또한 해당 위기가 발생시에 리더십과 오너십을 가지고 위기를 관리해 나가는 전문가를 뜻 한다.

모든 위기관리 담당자들이 같은 Role과 Responsibility를 가지지는 않으며, 각각 보유해야 할 역량과 실행방식 또한 다르다. 일부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실무자들이 위기관리 담당자들간의 내공(?)을 겨루고는 하는데…쓸데 없는 시도라고 본다. (기준이 뭐냐 하는거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을 경쟁시키고 상호 비딩하게 하는 프로세스도 참…민망하다)

사람마다 각자의 설움이 있듯이 기업에게도 각자의 위기가 있다. 그리고 위기관리 매니저들의 각각 다른 역할과 임무 그리고 실행 패턴이 존재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에 맞는 담당자를 키우고 지원하는게 위기관리 컨설턴트/코치들의 역할인 거다.

너무 과도하게 욕심내지는 말자.

 

7월 16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0 Responses

평상을 보면 위기가 보인다

보통 훈련때 개념을 잡지 못하는 사병이 실제 전시에서 개념을 잡고 싸울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기업도 평시에 움직이는 모습을 깊이 들여다보면 어느정도 위기시에 어떤 스타일로 반응 및 대응을 할찌 가늠할 수가 있다.

일부 경영진들이나 실무진들은 위기관리가 하나의 기술적인 측면이고, 한두번 강의를 듣거나 훈련을 받고 나면 깔끔하게 역량이 수립되는 프로젝트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이는 분명 잘 못 된 개념들이다.

기술로서의 위기관리 그리고 프로젝트로서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이미 해당 기업이 수많은 필요충분 조건들을 사전 보유하고 있어야 그 기능을 다할 수 있다.

평시에 이런 기업들은 위기시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

  • CEO의 카리스마가 너무 강력해서 그 이하에게는 전혀 empowerment가 없는 회사
  • CEO와 실무자들간에 커뮤니케이션 단계가 과도하거나 커뮤니케이션 속력이 느린 회사
  • 사내 부서간 커뮤니케이션이 거의 활발하지 않은 회사
  • 그룹사라면 각 계열사간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뜸한 회사
  • 사내 의사결정이 원래 느린 회사 (이는 신중함과는 다른 의미다)
  • 실무자들이 항상 바쁘다 바쁘다 외치는 회사
  • 사내 정치가 매우 활발해서 조직 문화에 이물감이 항상 끼어 있는 회사
  • 기업문화는 좋다 편하다 하는데 전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기본적 시스템이 부재한 회사 (Do’s and Don’ts의 부재)
  • 사내적으로 과도하게 완벽주의 및 평가주의가 중심인 회사 (일벌백계)
  • 외부 철학과 내부 철학이 서로 상이한 회사


평시를 보면 위기시를 알 수 있다. “우리 회사의 위기관리 시스템의 문제가 뭐야?”라는 질문 이전에 “현재 우리는 어떻게 움직이고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나?”를 돌아보는 게 먼저다.

위에서 제시한 타입들 중에 비지니스로 성공할 수 있는 기업 타입은 몇개나 될까? 궁금하다.




7월 13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4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쉬쉬’의 위기관리학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긁어 부스럼 만들 일 있어?” 제품 이물질 사건에 대해 우리의 공식입장을 빨리 밝히자 주장하는 홍보팀에 대해 CEO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제품 관련해서 기사가 어디 어디 난거야? 그거 온라인에 몇 개 났다고 우리 홈페이지에다가 떡 하니 잘못했다
뭐했다 팝업창 올리면 앞으로 누가 그 제품을 사먹겠어?”

책임 못질 일이면 홍보팀은 잠자코 있으라고 하신다. 마케팅이나 영업쪽에서도 ‘아직까지는 도소매상들이 그 기사를 못 본 것
같으니까 그냥 있는 게 낫겠다’는 반응이다. 괜히 홍보팀이 헛발질을 해대는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오버해서 대응하는 데만 몰두하는
게 아니냐 하는 표정이다.

“아니 그렇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홈페이지에다가 올리면 누가 우리 축제에 오겠어?” 모 지역 축제를 앞두고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일부 홍보담당자들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아직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괜히 이슈를 공식화해서 이러 쿵 저러
쿵 발표를 하면 올 사람도 안 올게 뻔하다는 주장이다. “이번 사건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래도 그냥 올꺼 아니야?”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자제하라는 조언 뒤에 나오는 말이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위기관리는 기술에 대한 문제 이전에 철학에 대한 문제다. 기업의 철학 그리고 경영적 가치를 어디에 두고
있는가에 대한 검증의 한 방식이다. 단 한 명의 소비자 또는 단 한 개의 제품이라도 기업의 측면에서는 소중해야 한다. 또 그렇게
커뮤니케이션 해 왔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해야 옳다.

지금까지 생각해 왔고, 외쳐왔던 그 가치 또는 주문(mantra)을 아무 낯섬 없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곧 위기관리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다. 소비자가 불안해 할만한 이슈에 대해 ‘모르는 게 약’이라는 포지션은 입장을 바꾸어 보아도 옳지 않다.
적극적 리콜이 우리 제품의 문제를 몰랐던 소비자들에게 까지 우리 회사의 잘못을 인식시키는 오버액션이라고 보는 회사에게 중장기적인
소비자 신뢰는 존재하기 어려운게 아닐까.

적극적인 리콜이 우리회사의 제품과 소비자에 대한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기회라고 생각하는 회사가 성공해야 옳은 게 아닌가. 평소에 그렇게 말해 왔으니 그게 당연한 게 아닌가.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PR컨설팅을 해 보면 일부에서 자신들이 처한 환경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하소연을 듣는다.
소비자들이나 국민들이 자신들에게 신뢰를 주지 않는다 불평한다. 그리고 그 이유가 뭔지 하도 오래되어 직접적인 원인이 파악되지
않는다 안타까워한다.

그 주된 이유는 말과 행동에 있어 일관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위기시에 가치를 가차없이 등져버린 전례들이 무수히 쌓여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나 국민들이 하나 하나의 이슈들을 잊을 수는 있지만, 그들의 뇌리에서 영원히 사라지기는 힘들다. 소비자들이
경악할만한 논란들도 시간이 지나면 하나 둘 잊혀지는 듯 하지만, 얼마 후 유사하거나 별도의 위기가 발생하면 그 이전의 나빴던
기억들이 하나 둘 되살아 나기 마련이다.

위기시 이해관계자들에게 확실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회사의 원칙과 가치 그리고 평소에 이야기하던 주문(mantra)를
반복적으로 일관되게 확인 시켜 주는 것이 제대로 된 위기관리고 중장기적 신뢰 형성이다. 그래야 새로운 위기가 발생했을 때 그
이전의 대응방식을 기억하면서 이해관계자들은 해당 회사를 신뢰하게 된다. 위기관리 방식에 있어 예측이 가능하게 되는 거다. 예측이
가능하면 이해관계자들에게 패닉의 수준은 최소화되는 법이다.

위기시에 매번 이랬다 저랬다 하는 원칙과 가치를 등지는 선택들을 해 온 회사에게 어떤 이해관계자가 편안한 마음과 신뢰의 태도를 견지할 수 있을까. 한번 이해관계자들을 속이고 눈감았던 회사에게 어떤 감사를 해야 하나 말이다.

‘쉬 쉬’의 위기관리학. 단기간적인 소득은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미처 이슈를 모르는 소비자들이 그 제품을 아무렇지 않게
소비할 수 있다. 불미스러운 사건을 모르는 일부 소비자들이 그냥 축제를 즐길 수도 있다. 이런 단기간의 가시적인 소득과
중장기적인 기업의 철학을 바꾸자 하면 할말은 없다.

어차피 기업의 철학과 가치를 온전하게 가져가면서 일관성 있게 성공하는 기업이나 조직은 1% 미만이다. 나머지 99%는 그
1%를 바라보면서 부러워하는 게 현실이다. 그 둘의 차이는 위기시 실행이냐 침묵이냐 하는 아주 간단한 그러나 따르기 어려운 선택
때문이다.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7월 132009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입장을 바꾸면 답이 보인다

모 맥주회사 홍길동 홍보팀장 / 40세 / 강남 압구정동 거주 / 아내와 초등학생 딸 하나

[일요일 가상 시나리오]

압구정 유명 분식점에서 딸과 함께 주말 점심. 오뎅을 먹는데 심하게 비린내가 남. 주인 아줌마를 불러 이유를 물으니 이렇게 대답함.

“어? 아까 청년들도 그러더니 진짠가 보네. 그게 어제 오뎅이 몇개 섞여 있어서 그런가 봐요. 먹던건 아닌데 요즘 날씨가 이래서…죄송합니다. 다른 오뎅으로 바꿔드릴께요” 아무렇지도 않게 냄새나는 오뎅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새 오뎅을 가져다 식탁위에 올려 놓음.

홍팀장 열받아 이렇게 따짐. “아니 이전 손님들이 냄새가 난다고 했었으면 오뎅들을 검사해서 이상한 것들을 빼내야 정상 아닙니까? 그냥 그 때도 이렇게 바꿔주고 다른 오뎅들은 신경도 안쓴거 아네요? 이렇게 상한 오뎅 먹고 우리 애 같이 어린애들이 큰일이라도 나면 책임질겁니까?”

분식집 주인 아줌마 이렇게 대답함 “먹어도 안죽어요. 우리 어렸을 때는 더 한것도 먹고 배탈한번 안났어. 요즘 애들 너무 귀하게 키우니까 그래요. 그리고 냄새 난다고 다 상한건가? 오뎅이 비린내가 날때도 있고 그렇지 뭐. 거 먹기 싫으면 관둬요. 괜히 트집이야.”

홍팀장은 극도로 열을 받아 외침 “이거 문제군. 이 분식집 내가 구청에다가 신고할꺼야. 이 아줌마가 강남에서 밥벌어 먹고 살기 싫군. 뭐 이딴 가게가 다있어…요즘이 어떤땐데…XXX”

분식집 아줌마는 씩씩대면서 돌아서는 홍팀장 뒷통수에 대고 한마디 함 “신고해. 내가 뭐 이 짓밖에 할짓이 없는 사람인 줄 알어? 당신 아니라도 손님은 많어~”

[월요일 가상 시나리오]

홍팀장 출근 함. 홍팀장 회사 전화로 한 소비자가 전화 함. 소비자 왈 “아니 이 맥주에서 왜 소 오줌 냄새가 나요? 당신들 사람 죽일 작정이야? 이게 뭐야? 왜 제품가지고 이런 장난을 해?”

홍팀장 이렇게 대답함. “네? 맥주에서 냄새가 난다구요? 아 고객님 그럴수 있습니다. 그게 인체에 해로운 건 아니구요. 얼마전 생산했던 제품 일부에서 그런 현상이 벌어지는 데요…저희가 교환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구입하신 가까운 상점에 가셔서 교환 받으시면…”

소비자 왈 “미친거 아니야? 당신네가 직접와서 무릎꿇고 사과해. 정신적인 피해도 그렇고 이거 마시고 나 토했어. 어쩔꺼야? 그리고 홈페이지나 어딜 찾아봐도 이런 문제에 대해 사과도 없고”

홍팀장이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저희 영업직원을 보낼테니까 그럼 이야기를 해 보시지요. 다시말씀 드리지만 맥주가 그렇다고 인체에 해롭지는 않습니다. 마시시기에 약간 역겨울 수는 있지만 문제는 없다구요.”

소비자가 화나서 소리친다. “이거 말로는 안 통하는군. 알았어. 내 조카가 YTN에 있는데 그쪽에다 연락할꺼야. 당신네들 말이야 아주 악질인데 한번 혼 좀 나봐”

홍팀장 전화 끊으면서 이렇게 혼잣말을 한다. “이제는 개나 소나 다 언론에다가 퍼뜨린다고…XXX…이 짓도 못 해 먹을 짓이야 에이…”



같은 사람. 유사한 이슈. 그러나 정반대의 입장과 메시지.

위기관리는 이래서 힘든거다. 옆에서 볼 때와 당할 때가 틀린 것도 문제고.

안 그러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 하면 다들 할말이 없다…………………………….

7월 092009 Tagged with , , , , 2 Responses

공문을 수정하고 있다?

하지만 8일 충남환경연구원에 문의한 결과 “토양시료는 의뢰된 것이 없으며 아직까지 받은 시료가 없다”고 말했다. 또 화학시험연구원 관계자도 머드원액에 대한 문의 내용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주민 황모씨(보령시 동대동)는 “보령시가 집단피부병 발병에 대한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번 주말 개최하는 머드축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검사의뢰 공문을 수정하느라 늦어졌다”면서 “머드원액은 공공검사기관에 보내기에 앞서 한 화장품업체에 먼저 보냈다”고 말했다.[뉴시스]



보령시측에 기자가 이렇게 물었을꺼다.

“왜 7일날 발표때 머드 시료를 충남환경연구원에 조사 의뢰했다고 했어요?”


그 질문에 보령시 대변인이 이렇게 이야기 한거다.

“검사의뢰 공문을 수정하느냐 조사 의뢰가 늦어진거에요”


분명히 왜 7일날 거짓말을 했느냐가 질문의 핵심일 텐데…답변은 공문 수정 때문이라는 논리다.

이 정도의 논리를 가지고 정확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비단 이 기관만은 아니다. 공문을 수정하고 있어서 늦어진다는 이야기가 내부에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 거다.

위기발생시 인하우스들은 내부 보고서와 공문을 만드느냐 밤을 세운다. 이것이 실제 시스템의 모습이기도 한다.

공문 수정이 그들의 위기관리 기법이라는 거다.

7월 022009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누가 나설까?

롯데제과는 즉각 EFSA 보고서를 들고 소비자원을 찾아가 항의했고, 소비자원은 이날 저녁 정정 보도를 냈습니다. 하지만 이미
발표 내용은 인터넷을 타고 모두 퍼져 나간 뒤였습니다. 지난달 24일 전국에서 4억2000만원어치가 팔렸던 자일리톨 껌은 25일
이후 하루 매출이 2억원대 중반으로 떨어졌습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보도자료 제목에 오해가 있었을 뿐
내용상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
조선일보]



홍보선배들과 친한기자들이 항상 이야기 했다.

“해석상의 차이를 가지고는 기사 고쳐달라고 못해. 하지마!”


흔히 하는말로 유리컵에 반이 차있는 물을 보고 어떤 기자는 “물이 반밖에 차있지 않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기사화하고 어떤 기자는 “물이 벌써 반이나 찬 것으로 보아 앞으로의 실적이 기대된다”할 수 있다면 앞의 기사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어떤 사실에 대해 기자는 자신의 시각을 반영해 해석 할 자유가 있다. (기업측에서는 아주 참기 힘든 부분이라 할 찌라도…) 기자의 자의적 해석부분이 때때로 예상치않았던 대박을 선사하는 긍정적인 영향도 사실 목격할 때가 많다. 물론 그 반대는 더 많다.

사실이 틀린 부분에 대해서는 기사를 고쳐달라 할 수 있다. 우리 사장님 이름을 경쟁사 사장님 이름으로 바꾸어 썼다거나. 아직 확정되지 않은 내용을 마치 확정된 것 같이 기사화 한다는 부분이다. 이 부분들은 제3자의 시각으로 봐도 거의 100% ‘이건 아니야’하는 이슈다. 당연히 기자는 그런 판정을 따르기 마련이다.

이번 롯데 케이스는 앞의 두 사례의 중간에 있다는 게 문제다. 해석상의 문제인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단순 보도자료 오류라고도 해석할 수 있고 그렇다.

만약 롯데가 추락하는 자일리톨 제품의 미래가 암담하다고 예상된다면 소비자원을 대상으로 소송을 하면 어떨까? 만약 롯데가 확실한 과학적 근거와 소비자원의 부주의한 보도자료로 입은 가시적인 손해가 존재한다면 적극적으로 소송에 나서는 게 맞다.

소비자원측에서 말하는 ‘보도자료상의 오해’가 무엇인지 실제 법정에서 다루어 보자는 거다. 단순 섹시한 퍼블리시티를 목적으로 기업을 죽이는 건 너무 한거 아닌가? 또 롯데같은 큰 기업이 안나서면 누가 나설까?

6월 282009 Tagged with , , 1 Response

어느 냉면집에서의 insights

우리나라에서 몇 손가락안에 든다는 수십년 전통의 냉면집에 가서 직원들과 이른 저녁을 먹을 일이 있었다. 송이사가 녹두부침개의 마지막 조각을 들다가 슬그머니 내려 놓았다. 그 부침개속에는 길다란 머리카락이 들어 있었다.

화가 나 식당 직원에게 컴플레인을 하려는 강코치를 말리면서 그 냉면집의 직원을 불렀다. 아직 이른 저녁시간이라 우리 테이블 밖에 손님들은 없었다. 한 남자직원이 다가와서 우리의 설명을 듣더니 접시를 가지고 주방으로 가면서 한마디 한다. “죄송합니다”

주방쪽에서 아주머니들이 서로에게 소리를 치는 것이 들린다. 한 3-4분이 지나자 아까 그 남자 직원은 후식을 가져다 놓으면서 또 한마디를 하고 사라져버린다. “죄송합니다”

계산을 하러 매니저와 캐시대에서 마주섰다. 중년의 여자 매니저는 아무것도 몰랐고 그대로 모든 식사대를 받았다. 그리고 아무일도 없는 듯 인사를 한다.

이 유명한 식당에게 ‘음식속의 머리카락’은 위기가 아니었다. 지금까지 수십년간의 경험(?)으로 인해 그 까짓 머리카락은 위기가 아니라 그냥 종종있는 해프닝일 뿐이었다.

몇가지 이 식당을 대상으로 하는 위기 시나리오와 인사이트들을 한번 꾸며 본다.

머리카락을 발견한 손님이 매니저를 불러 호통을 치고, 식사값을 절대 못내겠다고 하면?

=> 골치아픈 해프닝

머리카락을 발견한 손님이 사진을 찍고, 이를 온라인에 올리고 언론사에 고발하겠다고 하면서 적절한 보상을 주장한다면?

=> 주인 아저씨가 해결해야 할 중대한 위기

머리카락을 발견한 손님이 사진을 몰래 찍어, 바로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여기저기 사이트에 사진과 내용을 올리고, 주인에게 그 사이트들에 가서 확인해 보라 하고 손님들이 사라진다?

=> 황당하고 심각한 온라인 위기

머리카락 발견 사실과 사진을 아는 기자에게 보내주니 기자가 하는 말 “야 이런건 기사가 안되…최소한 손가락이나 쥐머리 정도는 나와주어야지!”하면?

=> 언론의 수용 수준 이하의 위기

머리카락을 발견한 손님이 홧김에 매니저를 때리고 경찰이 출동했다?

=> 물타기를 기반으로 한 위기관리

머리카락을 발견한 손님이 아무말도 않고 모든 계산을 하고 나간 뒤…다시는 이 식당을 찾지 않음. 그리고 종종 이 식당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친구들에게 자신의 역겨운 경험을 이야기해 줌.

=> 식당이 모르는 위기



1990년 종로의 유명한 떡집에서 사먹었던 모나카속의 머리카락 부터 2009년 서소문의 유명 냉면집의 머리카락까지 그들은 나와 나와 함께 있던 모든 손님들을 잃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이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반기업들도 이렇게 자신들이 위기로 생각하지 않은 수많은 위기들 속에서 비지니스를 해 나가고 있겠지…모르는게 약이라는 말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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