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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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미디어 트레이닝 디자인도 끝났고, 이 트레이닝을 진행 할 트레이니들의 훈련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었다. 이제는 실행이다. 트레이닝 장소로 정해진 회의실에 미리 들어가서 각종 장비들을 점검한다. 그리고 정성껏 만든 미디어 트레이닝 자료들을 참석하실 CEO와 임원분들의 자리에 가지런히 정돈 한다. 자료는 하루 동안 진행할 프로그램 아젠다들과 각 아젠다별로 토론을 진행할 내용들을 문서화해서 제공하면 된다. 보통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만들어 한장 한장 공유하면서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이는 트레이너와 트레이니들의 스타일에 맞추면 된다. 사내적으로 워드 문서가 편한 곳은 그냥 워드 중심으로 자료를 만들고 토론을 이끌어 나가면 된다. 처음에는 이 트레이닝을 이끌 홍보임원이 참석한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언론의 이해 부분을 설명해 드린다. 이 부분 또한 참석하신 분들의 수준에 맞는 적절한 정보들이 제공돼야 하고, 토론을 이끌어 내야 한다. 흔히 기업 경영진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기자들은 어떻게 기자로 훈련 받는가?” “왜 기자들은 그렇게 좋지 않은 내용만을 찾아 다니는가?” “만약 잘 못된 기사가 나왔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같은 현실적인 질문들이 많다. “왜 기자는 좋지 않은 기사만 찾아 다니나?” 두번째 세션에는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에 대한 세션을 가진다. 이 칼럼코너를 통해 필자가 지난 1년 반동안 반복적으로 제공한 내용들이 그 핵심이다. 일반적으로 모든 기업 경영자분들은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평생 개인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져 계신 분들이다. 그러나 분명히 언론 커뮤니케이션은 개인과의 커뮤니케이션과 180도 이상 다르다. 이 부분을 아주 세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토론을 전개하자. 흔히 트레이니분들은 이 부분을 그냥 흥미롭게만 구경(!)하고 지나가려 하곤 하는데,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인프라 부분이라 각별하게 이해 지수를 높여야 하겠다. 커뮤니케이션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것은 곧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사전 작업이기 때문이다. 다음 세션은 핵심 메시지를 강조하는 세션이다. 해당 미디어 트레이닝의 주제를 놓고 난상 토론을 벌여보자. 만약 노조파업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개발하려면 여러 부문장들의 이야기들을 듣고 나누도록 하자. 노조파업과 관련해 조만간 어떤 유형의 사건이나 논란들이 발생할 것인지에 대해 함께 리스트를 만들어 보자. 그리고 각각의 사건이나 논란별로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도출해 리스트화 해 보자. 그 다음은 각각의 이해관계자들과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지 메시지를 고민해 보자. 보통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순서는 포지션을 정하고, 핵심 메시지를 만들고, 이 핵심 메시지 하나 하나를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해서 약간씩 수정 적용하는 프로세스다. 하지만, 이런 프로세스는 다년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도 힘들어 하는 프로세스다. 따라서 DIY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분들은 일단 사건이나 논란 이슈를 가지고 이해관계자들 각각에게 어떻게 어떤 메시지를 적용해야 하는지 우선 고민해 보는 게 좀 더 도움이 되겠다.
각각의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해야 할 메시지들이 모두 정리가 되면 그 메시지들을 펼쳐 놓고, 회사의 공식적인 핵심 메시지들을 역으로 정리해 보자. 각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메시지들 간에 어떤 모순은 없는지, 잘못된 부분들은 없는지를 살피자. 공통적으로 기반을 이루는 메시지들을 가능한 많이 뽑아, 유사한 메시지들을 크게 묶어 최소화 하자. 그러면 이 세션은 성공이다. 마지막 토론 세션으로는 이전 세션에 공유한 메시지들을 가지고 어떻게 인터뷰와 커뮤니케이션에 적용하는 가 하는 인터뷰 기술에 관련된 세션이다. 인터뷰시 함정에 빠지지 않고,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인터뷰 기술에 대해 심도 있는 공유를 하는 시간이다. 미디어 트레이닝의 꽃, 실습 세션 문제는 내부 직원들이 고위 임원들에게 공격적이거나 민감한 질문을 하기 힘들다는 현실적 장벽이다. 하지만, 미리 미디어 트레이닝에 대한 사전 인식을 공유하고, 훈련 목적을 강력하게 인정한다면 임원들의 다른 오해나 직원들의 부담은 최소화 될 수 있겠다. 질문은 기본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한다. 최악의 가능한 질문이 핵심이다. 가능한 인터뷰이를 당황하게 만들거나, 핵심 메시지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방식이어야 한다. 억지나 위압적인 질문방식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능한 모든 논리적 공격은 포함되어야 하겠다. 이런 공격적인 논리들을 통해 좀 더 회사의 공식입장과 메시지들을 검증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홍보임원이나 팀장급의 시니어들은 이 인터뷰 실습 과정을 주의 깊게 분석해 각 임원별로 인터뷰 태도와 메시지 전개 방식 그리고 논리적인 주장 부분에 대해 조언을 해 주어야 한다. 보통 홍보 임원분들이면 기자들과 매일 여러 가지 이슈들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을 한지 15~20년 이상 되시는 분들이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자신의 언론 커뮤니케이션 성패 기억들을 잘 가다듬어 임원들에게 조언을 하면 된다. 이때만큼은 기업 내부의 직원이 아니라 스스로를 중립적인 코치로 포지셔닝 하는 게 좋다. 자, 모든 세션이 끝났다. 실제로 이 세션을 진행해 보면 무척 힘들다. 모든 트레이너들은 녹초가 되고, 트레이닝의 대상이 되었던 트레이니 분들의 머리에는 흰머리가 눈에 띄게 는다. 마지막으로 이 트레이닝을 진행한 홍보임원이 참석한 다른 임원들 각자의 의견들을 짤막하게 듣고, 박수를 치고 끝낸다. 그리고…고생했으니 다들 함께 맥주 한잔 하면 된다. 좀 더 발전적인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은 그 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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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션
시원하게 말이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이 같은 괴담에 대해 “비명을 질렀다” “방을 뛰쳐나왔다” 등 오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계속 괴담 퍼나르기를 하고 있는 상태다. SK텔레콤은 “출처가 불분명한 루머라 공식 해명을 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동아일보]
최근 어마 어마한 광고 예산을 쏟아부으면서 실행 중인 모 텔레콤사의 광고캠페인에 대해 온라인상에서 루머(괴담)가 돌고 있다는 보도다. 상식적으로나 이론적으로도 말이 되지 않는 괴담이다. (친절하게도 기자께서 여러가지 언어학적 역사적 반증들을 들어 텔레콤사를 변호해 주었다.)
흥미로운 것은 텔레콤사의 포지션이다. 이 기사를 통해 보면 ‘출처가 불분명한 루머라 공식 해명을 할 계획은 없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자 계획임을 알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우리는 루머에 대해서는 코멘트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 놓고 실제로도 그렇게 커뮤니케이션 하곤 한다.
하지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항상 공통적으로 통하는 유니버설 한 )원칙’은 매우 드물다. 상황과 이슈에 따라 루머에 대한 입장은 유연할 수 있다. 이러한 의사결정은 해당 루머가 앞으로 어느 정도까지 확산될 것이며, 또 확산되었을 때 해당 브랜드 및 광고캠페인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인지를 가능한 면밀하게 분석해 본 뒤에 결정되어야 한다.
특히나 이 이슈가 서비스의 활발한 이용 고객이면서 빅마우스층인 10대-20대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루머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나 온라인상의 루머는 이성적인 근거 없이도 무한대 확산이 가능하다는 것도 문제다. (온라인 대화가 활성화 되면서 이전의 기업의 대 루머 포지션은 그 효력을 상실했다고도 볼 수 있다)
가능한 공식해명을 논리를 가지고 해 버리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괜히 오랜기간 동안 서로 찜찜하게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 보다는 나을 것 아닌가. 시원하게 폄하 해 버리잔 말이다.
다들 왜 이러냐는 거다
MBC의 입장(포지션)과 주장하는 논리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생존권을 넘어 언론의 자유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에 어느정도 공감은 한다는 거다.
하지만, MBC언론노조가 실행하는 퍼블리시티 프로그램에는 그렇게 공감하기가 힘들다. 한나라당이 아마추어 같이 퍼블리시티(국민소통의날, H4)를 하는 것을 비판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MBC도 그렇다.
왜 이렇게 커뮤니케이션에 품격이 없고, 전략이 없고, 허망한 아이디어만 떡 하니 있나 말이다. 커뮤니케이션을 업으로 하시는 분들이 왜 이럴수 밖에 없냐 하는 것이다. 한국이 모두 왜 이러냐는 거다.
제3자 검증 가능성에 주의하라
예전 직장에 있을 때 가격인상은 상당히 괴롭지만 필수적인 이슈였다. 항상 우리회사가 가격 인상을 발표할 때 마다 출입기자들은 상당히 자극적인 기사들을 선물했다. 일부 강력한(!) 기자들은 직접 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주장했던 원가 변동 수치들을 상세하게 정리해서 내게 가져오라 명령을 하기도 했다.
사실 홍보담당자가 회사의 가격인상에 대한 내부 통보를 접하는 것은 공식적으로 가격인상과 인상폭이 거의 결정되고 난 이후다. 그 의사 결정과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사전 보고 양해 과정에 참여하지는 못한다.
문제는 가격 인상 이슈가 소비자 접점에서 그리고 미디어 접점에서 매우 중대한 이슈라는 것이다. 이 접점에 서 홍보담당자는 가격 결정 부서에서 전해주는 보고서 한장으로 메시징을 해야 한다. 분명 그 한장의 보고서에는 보이지 않는 수 많은 숫자들과 사실들이 숨어 있다.
가격인상 보도자료를 쓰면서 수없이 많은 의문들이 들지만…그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 주는 직원들이 흔치 않다.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되는 주장들이지만…사실 원재료 가격에 대한 최근 동향을 깊이 아는 사람은 회사에서 한두명 뿐이다.
일단 보도자료를 내고 기자들의 반응에서 항상 밀리는 느낌을 받게되는 이유가 여기있다. 기자들은 왜 너희가 가격을 인상해야만 하느냐에 대한 피상적인 주장이 아니라 확실한 세부 사실을 제공하라고 압박 한다. 홍보담당자는 이에 대해 사내에서 제공받은 ‘간단한’ 논리로만 맞설 뿐이다.
더 큰 문제는 일부 기자들이 제3자 정보원을 통해서 업체측에서 주장하는 가격 인상 원인에 대한 반박정보를 제시하는 경우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전략적인 메시징을 할 때 매우 중요한 원칙 중의 하나가:
하는 것이다. 만약 아무리 껄끄럽고 치명적인 상황이라도 제3자들이 그 상황에 대한 깊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절대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 이는 사후검증이 가능할 때도 필히 피해야 하는 일이다.
사실 현대사회에서 기업의 상황을 제3자가 검증하지 못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 만큼 투명해져있다. 온라인상에는 수없이 다양한 정보들이 존재하고, 수많은 이해관계집단들이 기업의 활동을 크로스 체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포지션과 메시징에서 제3자 검증 가능 유무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간단히 말해서 쉽게 드러날 거짓말은 절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오늘 아침 블로그 김중태 문화원 블로그 의 포스팅 하나에서 실제로 이와 관련된 케이스를 접하고 매우 흥미로웠다. 모 치킨 업체가 가격인상을 하면서 소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했던 메시지가 블로거들에 의해서 주장의 근거가 희박하다는 지적을 받은거다. 블로거들은 한국계육협회의 자료까지 동원해서 원료 닭고기 가격의 과도 인상 주장에 대한 반박을 하고 있다.
기업들은 더욱 더 이해관계자들을 두려워 해야 한다. 오프라인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소비자단체들 보다 블로고스피어에서 일어나는 소비자 운동이 더 위협적이라는 사실을 자각할 때가 됬다.
위기와 명성(reputation)
전략적 명성 관리라는 것은 위기관리와 그 맥을 같이 한다. 기업의 명성이 쌓이는데는 유구한(!) 기간이 필요한데 비해서 그 명성이 깨지는 데는 몇분이면 충분하다는 말이 있는 것 처럼…기업의 명성은 깨지기 쉬운(breakable) 존재다.
위기관리는 그렇게 깨지기 쉬운 명성을 보호하는 데 그 목적을 둔다. (물론 보호해야 할 명성이 전혀 없는 기업이나 조직은 열외다 – 예를들어 마피아, 불법성인용품제조사, 테러리스트 단체…)
명성이 뭐가 말라 비틀어진 명성이냐. 사업만 잘되면 되지 하고 생각하시는 개인사업자들도 열외다. 그 반대로 사업이 잘되는 걸 별로 원하지 않아 적절하게 고객들이 떨구어져 나가줘야 한다는 사업자들도 뭐…자유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PR이나 위기관리 또는 명성관리는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기업이나 조직들을 전제로 하고 논의가 진행된다.
최근 경기악화로 어떤 대기업이 직원들을 감원한다고 치자. 이 것은 일단 기업 명성에 관한 문제다. 외적인 요인이거나 내적인 요인 그 감원의 원인이 어디에 있다 하더라도, 감원 그 자체는 인간적인 이슈이고 이에 대한 care가 없는 기업은 명성에 대해 큰 타격을 입게될게 뻔하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많은 CEO들이나 홍보담당자들이 ‘감원’이라는 무생명적인 이슈에 대해서 더욱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비지니스 결정으로서의 이 ‘감원’이라는 이슈 자체의 부정적 의미에 대해서만 안절부절 할 뿐이라는 거다.
진짜 명성관리라는 맥락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감원을 당하는 ‘직원’들이다. 그리고 그의 ‘식구’들이 대상이다. 이에 대한 Empathy가 없이는 명성관리에 성공하기 힘들게 마련이다. 물론 커뮤니케이션만으로 이 empathy 전달이 충분하다는 말은 아니다. 이 감정을 기반으로 하여 가시적인 회사측의 지원과 배려가 함께 할 때 기업의 명성은 어느정도 보호가 된다.
특히 최근 기업이나 조직 위기에서 가장 위협적인 요소로 상승하고 있는 것이 ‘내부고발’ 이슈다. 이런 위협적인 이슈들은 최근과 같은 경제위기시 대규모 감원과 인력 배출의 소용돌이에서 불거져 나올 수 있는 가장 흔한 위기 요소다. 이는 사실적으로 감원을 넘어서는 아주 치명적인 위협요소라고 볼 수 있다. 이른바 감원으로 인한 제2의 위기인 셈이다.
왜 우리가 감원을 할 수 밖에 없었나가 키메시지여서는 안된다. 만약 감원을 안하면 우리가 어떻게 될 지경이라는 감정적인 어프로치도 사족이다. 단지, 이 감원이라는 결정이 아주 어렵게 어렵게 내려진 유일한 자구책이라는 사실만 공유하면 된다.
그와함께 키메시지로 우리가 얼마나 직원들을 케어하고 있는지, 그들을 걱정해 주고, 새로운 선택을 지원해주고 있는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의 share를 늘려야 한다. 여러 매체들을 통해 그 기업의 감원 소식을 접하는 공중들이 기업의 탐욕이나 비정한 결정에 대해 손가락질을 하기 보다는, 같은 감정으로 동화되고 그들을 함께 염려해 주는 기업과 같은 편이 되게 만들어야 할 것이라는 말이다.
여기에 위기관리와 같은 같은 포지션론이 적용이되고, 공감하라는 대원칙이 적용되는 것이다. 위기일 수록 인간미를 찾으라는 원칙도 물론이다.
참 간편하다
청와대는 의혹이 처음 불거진 뒤 일주일째인 17일까지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다만 김은혜 부대변인이 이날 오전
잠시 나타나 전날 선종(善終)한 김수환 추기경과 이명박 대통령과의 과거 인연만을 설명하고 되돌아갔을 뿐이다. 물론 ‘홍보지침
파문’과 관련된 질문은 일체 받지 않았다.
오후에는 외교안보정책과 관련된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백브리핑’이 열렸다. 통상 매일 오후 열렸던 이동관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은 생략됐다.
사건의 파장을 감안하면 청와대의 긴 침묵은 무책임하기까지 하다.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팩트’는 경찰 측에 메일을 발송한 이모 비서관의 자진사퇴 사실뿐이었다.
의혹 증폭 과정에서 나왔던 몇 차례의 해명은 모두 ‘익명성’ 뒤에 숨은 복수의 ‘관계자들’의 입에서 나왔다. 그마저도 “그런 일 없다”는 ‘오리발’에서 “메일을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행동일 뿐”이라는 ‘뭉개기’ 일쑤였다. [프레시안]
참 간편하다. 물론 전략이라는 것이 선택의 문제라고 하지만…너무 간편한 선택이다. 질문을 받지 않겠다는 포지션은 ‘이 사안이 정치적인 논란으로 비화되는 것에 더이상 협조하지 않겠다’는 표현이다. 하지만, 정치적인 논란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사실확인을 완전하게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민주당 보도자료를 보면 이 행정관의 이메일이 이미 사전에 준비된 시스템적 활동이 었던 것으로 새로운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전략적으로 침묵하는 청와대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무언가 큰 잘못이 있어서 그렇다는 억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현재의 전략이 최고의 전략 같지는 않아서 하는 말이다.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회사의 철학을 바라보라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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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가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은 너무 많이 이야기 하고 듣고 해서 별다른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위기관리는 사람이 한다기 보다는 시스템이 움직여 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 많은 기업들이나 조직들이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 조직원이나 직원들의 마인드를 고취하고, 이들을 훈련시키고 하는 데서 그 첫 단추를 찾는다. 물론 이 부분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 첫 단추 이전에 기업이나 조직은 자신의 경영 철학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연 우리 회사는 소비자를 가장 중요시하고 있는가? 우리 회사는 직원들을 진정 아끼고 성장시키고 있는가? 우리 회사는 진정 품질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는 고집이 있는가? 이런 모든 부분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철학 자체를 가장 먼저 검토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 경영철학만 강건하다면…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위기관리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를 부를 때 컨설턴트들은 이미 이러한 기업 철학의 사전 공감대가 사내에 완전하게 확립되었다는 전제하에 상담을 시작하게 된다. 외부의 컨설턴트들이 그 회사의 철학에 대한 건전성과 내부 공유 수준에 대해 측정을 하기도 하는데, 보통 이 과정은 아주 과감하게 현실 속에서 생략이 된다. 집으로 비유를 하자면, 지반 다지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나대지에 바로 기둥을 세우며 집을 지어야 하는 경우와 같다. 사실 기업 철학이 강건하고 그에 대한 사내적 공유가 확실하다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도 필요 없다. 그에 대한 트레이닝이 왜 필요한가? CEO부터 말단 직원들이 모두 하나의 철학을 공유하고 있는데….
그러한 철학과 공감대가 없기 때문에 기업들은 위기 시에 부화뇌동한다. 자꾸 변명을 하고,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자꾸 포지션을 바꾸면서 시간을 허비한다. 공감되지 않는 메시지들을 남발한다.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고, 침묵으로 일관한다. 시간을 끌어 위기를 희석하려 한다. 로우 프로파일로 상황을 살피며 복지부동한다. 이를 통해 항상 위기를 더욱 더 부풀리고 곪아 터질 지경에 이르게 한다. 한 5분만 액자 바라보는 것으로 ‘OK’ 커뮤니케이션 전달 측면에서 말을 조금 더듬거나, 말을 약간 길게 한다거나, 표정에 긴장감이 우러나온다거나 하는 마이너 한 부분들은 크게 위기관리의 흐름을 비틀어 놓기 까지는 못한다. 그리고 그 부분은 간단한 트레이닝을 몇 번 받고 공감하다 보면 극복되는 사소함이다. 우리 제품을 먹다가 병에 걸린 아이를 사장이 자신의 아이와 똑같이 생각한다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인 공감은 이론적인 것도 아니고, 이상적인 것도 아니다. 실제로 현재 지금 이 시간에도 위기에 맞닥뜨린 여러 기업들과 조직들에게 반복적으로 요청되는 이해관계자들의 희망이다. 이 부분에 귀 기울이는 것이 곧 기업의 철학이다. 위기관리 시스템의 전제조건인 기업이나 조직의 철학은 시스템이다. 그것도 아주 가장 중요한 시스템이다. 그 위에 돌아가는 구조적 시스템은 그 부산물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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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문건에서 배우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이번 청와대 국민소통비서실 모 행정관의 이메일 문건 케이스도 전형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실패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 포지션이 오락가락했다 : 최초 기자들의 문의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11일 오후 “청와대가 경찰청에 공식적으로 문건을 보내거나 지침을 내린 적 없다”고 말했다. 최초부터 단언을 한 것이다. 물론 공식문건과 사적 이메일을 분리하려는 전략이 있었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 해도 최초 부터 너무 빨리 단언을 했다.
위기발생시 상황파악이 ‘완벽하게’ 되지 않았을 때는 항상 원칙적인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있다.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사실을 확인해서 알려드리겠다
이 메시지 이외에는 모든 메시지가 사족이다. 향후에 아주 위험해 질 수 있는 시한폭탄 사족이다. 만약 여기에 전략을 좀더 가미한다면, 원칙을 한번 강조해주는 것이 있을 수는 있다. 이번 케이스에서 강조할 수 있는 메시지라면…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사안이다.
현재 청와대는 해당 이슈에 대해 최선을 다해 사실을 확인 중이다.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사실을 확인해서 알려드리겠다
대신 이러한 강화된 포지션 메시지를 전달하고 난 뒤에는 좀더 엄격한 사후 처리가 있어야 한다.
그 이후에는 ‘내부조사중이다’했다. 해당 행정관을 조사해 보면 답이 나오지 않느냐 하는 지적이 나오자. 문건 형식이 다르다고 했고, 조사해보니 행정관의 개인 이메일이었다고 해명을 했다. 결국 공식문건이냐 개인 이메일이냐를 떠나서 왜 그런 문건의 존재가 있는 데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오리발이었냐 하는 반응들이 나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2. One voice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여기저기 기자들이 지인이나 친분관계들로 취재 전화를 해 대기 때문에 그 수많은 청와대 관계자들 중 누구에게 언제 문의전화가 올찌 모른다. 자신은 그것인 quotation용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하는 말도 기사에서는 매우 민감한 quotation으로 기사화된다. “홍보하는 분이 홍보하는 사람에게…”라는 말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공식 메시지가 아니면 다 마이너스다.
3. 구두경고에 그쳤다: 여기에 제2의 파장이 예상된다. 해당 사건을 청와대가 상당한 수준의 국민신뢰 위해사안으로 보지 않는다는 포지션을 다시한번 강조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행정관보다 좀 더 윗선의 지시가 있지 않았느냐 하는 억측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처리방침이다. 선제적이고 과감하지 못하다.
4.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 전략으로 비춰지게 되었다: 모든 정치적인 이슈들은 항상 꼬리 자르기가 대세다. 너무 일반적으로 자주 반복이 되어서 기업들에게는 그리 권하고 싶지 않은 전략적 선택이다. 좀더 해당 이슈에 대해 심각성을 보여주면서 가시적인 재발방지 대책이나 청와대의 입장을 강력하게 가져가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한다.
다시한번 이야기 하지만 위기관리는 철학이 기반된 시스템이 한다.
Crisis Communication은 민감하다
그런데 비자카드코리아 측은 경영진 교체가 이미 2주 전에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고 있어 이번 사태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김 사장이 비자카드코리아를 비약적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라는 점에서 카드업계 충격은 더욱 크다. 비자카드코리아 측은 “경영진과 일부 인사가 회사를 떠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와 관련해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비자카드 본사의 감사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비자카드 본사 감사가 시작된 후 경영진이 사표를 내고 떠났고, 아직도 본사 감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자카드가 지난해 주식회사로 바뀌면서 비용 규정이 엄격해졌는데 비자카드코리아 측이 과거 관행대로 비용 처리를 하면서 본사와 갈등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최근 비자카드코리아를 떠난 한 임원은 “모두 개인적인 사정으로 회사를 떠났을 뿐 감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매일경제]
매일경제가 모 카드사의 임원 대거 사퇴 소식을 1면에 실었다. CEO를 비롯한 최고위 임원이 무더기로 사표를 낸 뒤 수리가 되었다는 소식이다. 이에 대해 매경은 카드사측이 공식 발표를 2주간 미루고 있다는 지적을 한다.
기사를 보면 임원들의 사퇴에 대해 해당 카드사가 사퇴 사실 확인은 해주었는데, Quotation을 두고 보면 포지션과 핵심 메시지가 잘 전달되지 않았다. 흥미로운 것은 사퇴한 전직 임원이 회사의 포지션과 핵심 메시지를 더 잘 말해주고 있다는 거다.
오늘 아침 일찍 이 카드사는 신임 사장 취임 보도자료를 냈다.
보도자료에는 ‘전 사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퇴사함에 따라 새 대표를 선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핵심 메시지를 전달한 거다. 어제 매경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물론 이와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겠지만, 기사에서는 그 핵심 메시지가 반영되지 못했다.
하지만, Quotation이 정확하게 카드사 홍보담당자의 말을 받은 것이라도 일부 사족은 있다. “…이지만 그와 관련해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상황” 이 부분은 분명 위험한 표현이었다. 그 깟 몇개의 단어일 뿐이라고 할수도 있겠지만 여기에 기사의 의도와 야마가 살아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Crisis Communication은 이렇게 민감하다.
1. 처음부터 확고한 포지션과 핵심 메시지를 갖기
2.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기
3. 사족이나 위험한 표현 없애기
4. 빠르기
Insight다.
워룸(War Room): 1편 존재의 이유
이 대통령은 비상경제상황실을 자신의 집무실이 있는 본관에 설치하는 방안도 생각했었다는 게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 전언이다. 하지만 본관에 집무실과 부속실 외에 각종 행사장이 많아 포기했다고 한다. ‘워룸’ 개념에 걸맞은 ‘벙커 상황실’의 아이디어는 육군 대장 출신인 김인종 경호처장이 냈다. [‘한국판 워룸’에 힘 싣는 이 대통령, 중앙일보]
연초부터 아주 무시무시(?)한 단어가 하나 들린다. 바로 워룸(war room)이다. 원래 워룸은 전시에 통합적인 작전통제를 위해각 부문의 수뇌들이 모여 의사결정을 하는 독립된 공간을 의미한다. 전시라는 특수 상황에 맞추어 전시용 워룸은 지하벙커나 안전한 지역이 선호된다.
기업의 위기관리를 위해서도 이러한 형식의 워룸은 존재한다. (만약 기업에게 워룸이 무슨 관련이 있어…하고 생각하시는 PR담당자나 위기관리 담당자가 계시면 죄송하지만…공부를 하셔야 하겠다)
위기관리 매뉴얼상에 몇가지 필수적인 구성요소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워룸, 또는 위기관리센터다. 실제로는 기업 위기의 90% 이상이 실무자와 의사결정자들간의 한정된 대면 미팅 또는 전화통화나 이메일교신으로 의사결정이 내려지고 실행이 명령되는데…이게 절대 바람직한 시스템이 아니다.
일부에서는 의사결정의 속력과 효율성이라는 핑계를 대는데, 비록 그것이 중요하다 할찌라도 통합적인 상황분석과 전략도출을 위한 토론이 없이 일개 개인 한두명에 의해 내려지는 의사결정은 조직적으로도 위험하고, 정치적으로 위험하다. (해당 의사결정에 혼자 책임을 감당하려면 오케이다)
회사 인하우스들을 관찰해 보면, 위기 발생시 위기관리팀을 구성하는데 상당히 조심스럽고, 난감해 하는 것을 본다. 여기에는 일단 몇가지 이유가 있다.
- 사내에서 홍보팀이 위기관리주도 부문으로 설정되 있지만, 현실적으로 조직에서 파워가 없는 경우
- 구태여 하나 하나의 위기를 크게 벌려 놓아 득되는게 뭐가 있냐 하는 암묵적 공감대
- 평소에도 가뜩이나 바쁜 부문장들을 한자리에 소집해야 하는 과정에서 많은 트러블을 두려워 함
-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홍보팀이 스스로 너무 바빠 별도의 일을 만들지 않으려는 업무 이기주의
- 위기관리팀의 필요성에 대해 홍보팀도 이해 못하는 경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기업의 위기시 워룸의 운영은 필수적이다. 단, CEO가 중심이 되어 매뉴얼에 규정되어 있는 위기관리팀들을 한자리에 모아야 하는 이 워룸 시츄에이션은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위기에만 해당 한다. 그에 대한 판단은 CEO 또는 위기관리팀장(보통 홍보임원)이 내릴수 있도록 하는게 좋다.
워룸은 될 수 있는 한 일상적 업무공간과 격리되는 곳이 좋다. 보통 회사 맨 꼭대기의 대회의실 또는 별도의 사내공간을 이용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위기관리팀 규모는 각 부문을 대표하는 부문장들을 구성원으로 하기 때문에 최대 20명이 넘지 않는 것이 좋다. 가능한 중복되거나 상하 오버랩이 되는 구성원의 참여는 배제한다. (R&R을 강력하게 가져가기 위해서다)
매뉴얼상 위기관리팀이 소집완료되는 기한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실제 실행시 관찰을 해 보면 상당히 비현실적이다. 따라서 소집완료 시간은 소집을 통보하는 주체가 탄력적으로 정하는 게 옳다. 하지만, 긴급성은 기반이 되어야 한다.
출장이나, 유고 또는 해당시기에 오프라인 참석이 불가능한 위기관리팀원의 경우에는 그 대체인력을 매뉴얼상에 규정해 놓거나, 부분적으로 온라인상으로 참석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특히 CEO가 해외출장 중일 때 원활한 의사결정은 온라인 컨퍼런스 시스템등을 통해 진행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워룸의 운용이 필요한 이유들을 정리해 보자.
- 위기시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소재 (개인이 독립적으로 가져가기에는 위험)
- 좀더 심도있는 상황분석 가능
- 대응 전략과 포지션 설정에 있어 주요부문장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좀더 성공적 의사결정 가능
- 한자리에서 상황분석과 포지션의 의사결정 그리고 실행 방안 및 메시지들이 원스톱으로 진행
- CEO가 한자리에서 실행 지시 프로세스를 감독하고 실시간으로 실행결과를 업데이트 받을 수 있음
- 모든 위기상황이 통제하에 있다는 안정감 공유
- 동시에 외부 전문가 카운슬을 참여하게 하면 내부에서 미처 챙기지 못하는 부분들에 대한 인풋과 조언들을 동시에 획득 위기관리 진행 가능
- 전사적 위기 대응을 통해 One Team 의식 강화
다음 포스팅에서는 ‘워룸: 2편 누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를 정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