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

5월 152008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한우에 대한 조언…

현재 한우를 키우고 있는 농가들과 그 한우로 장사를 하는 많은 상인들 그리고 각종 고급 음식점들에게 커뮤니케이션적인 조언을 해 드리고 싶다.

다들 알겠지만 그저께 KBS의 보도로 인해 일정기간이내 또는 이후에 ‘한우’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분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철저한 커뮤니케이션적인 대비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의 전략적인 문제들로 인해 정부나 언론에서는 당분간 ‘low profile’로 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태풍의 눈을 즐기고만 있으면 안된다.

이슈를 측정해 보면 한우의 안전성 문제는 외국산 쇠고기의 그것는 비교가 안되는 매머드급 이슈다. 또한 지금까지 외국산 쇠고기에 대해 화살을 퍼붓던 한우관련 이해관계자들도 윤리성이나 표리부동한 태도에 대한 비판을 면하기 여려워진다.

이슈관리적인 측면에서는 ‘참으로 답이 안나오는 관리 대상’이라고 할 수있을 만큼 어려운 이슈다.

분명히 한우관련 이해관계자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논란을 지켜보았다. 어떻게 이슈가 일어나 확산되었고 어떤 대응방식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공격자의 입장에서 잘 목도했다. 그러면 과연 그 화살들이 우리에게 향했을 때는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고 어떤 포지션과 메시지들을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한우’에 대한 안정성을 믿는다. 믿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불필요한 논란에 휘말리거나 이슈를 위기로 키워 재앙으로 끝맺는 이런 무지한 프로세스를 다시 반복하지 말기를 기원한다.

오늘자 모 신문들에 게재된 한우관련 광고. 앞으로 이렇게 메시지를 하려면 아예 하지 말았으면 한다. 차라리 이 광고비로 그 모자라다는 ‘광우병 검사 진단 키트’나 몇개 더 비축했으면 한다. 정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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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42008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팔려 가는 당나귀의 포지션…

모 대형 유통체인이 AI 이슈에 대해 결정한 닭과 오리제품에 대한 판매장 철수 결정은 무참하게 언론의 질타와 양계업자들의 대응으로 무색해졌다.

이 또한 해당 유통업체의 포지션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포지션에 있어서 항상 대중과 같은 편에 서라고 했다. 이 업체가 ‘대중’이라고 생각했던 그룹은 과연 어디일까?

대부분 소비자편에만 서면 포지션에는 문제가 없는 것 아닌가…하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는데. 사회라는 것 그리고 맥락이라는 것에 어떻게 흑과 백이 존재할까 말이다.

소비자들의 대부분은 AI와 현재 유통중인 닭과 오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할까?

1. 저 닭과 오리는 분명히 AI에 걸렸을 꺼야. 먹으면 죽을 수도 있어…
2. 닭이랑 오리매장이구나, 요즘 AI 때문에 잘 안팔리는 구나…먹고 싶어도 조금 참아야지…
3. 뭐 어때 먹구 죽어…이거 얼마예요?

아마 소비자들의 대부분은 두번째 포지션을 가질 것이다. 그래서 시장점유율이 단기적으로 하락하는 것이라고 본다. 1, 3번과 같이 매장에서 극단적인 두려우과 공포 또는 배짱을 투영하는 소비자가 없지는 않겠지만, majority는 아니지 않나…

또한 많은 소비자들이 몇도 이상 가열을 하면 AI에 안전하다던지, 계란의 경우에는 AI에 감염된 닭이 달걀을 나을 수 없으니 일단 안전하다는 기초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상태다.

이번 모 유통업체의 매장철수 결정을 같은 유통업계에서도 ‘튀는’ 행동이었기에 그 포지션에 의문이 간다. 이런 일종의 industry issue에서는 동업종사들의 포지션과도 그 맥을 같이 하는게 안전한데 이런 극단적이고 성급한 포지션을 정해 실행한 이유가 뭘까. 아이디어 차원의 결정이었을까?

소비자들에게도 별반 인상을 주지 못하고, supplier들에게도 비난을 받고, 동종업계에서도 눈총을 받고, 언론에게도 비난을 받는 이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온걸까? 팔려가는 당나귀의 마지막 발길질 같아 씁쓸하다.

 

5월 08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에서의 포지션

조선일보에 광우병 관련으로 기고를 하나 했는데, 기고문 담당자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기고문 내용중에서 ‘핵심 메시지들이 과연 적절한 포지션을 담고 있었는지도 의문이다’라는 문장 표현을 읽고 ‘포지션’이라는 단어 옆에 굵게 (?)표시를 해서 그 의미를 물어왔다.

사전적인 의미로 포지션(position)이란: <네이버 사전>

라고 한단다. ‘경기등에서 선수의 위치’라는 정의가 눈에 띈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적절한 우리말로 한다면 ‘입장’이 되겠다. 어떤 부정적인 이슈나 위기상황에 처했을 때 해당 기업이나 조직이 견지하는 ‘입장’이다.

이러한 입장을 가지고 위기관리 담당자들은 Position Paper, Position Statement, Position Pack이라는 명칭으로 불리우는 여러가지 ‘입장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자료’들을 만들게 된다. 이는 꼭 외부적인 용도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내부와 외부를 다 함께 아우르는 ‘입장’이다.

기자들이 물어보는 ‘정부의 공식입장은 어떤것입니까?”할 때 이 ‘입장’이라는 것과도 뜻이 맞닿는다.

위기가 딱!하고 터지면, 일단 위기관리팀이 소집이 되고, 상황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데 초기 시간을 많이 지체하게 된다. 팀의 구성과 평소 시뮬레이션을 통한 반복적인 훈련과정을 통해 소집과 상황파악 분석의 절대 시간을 어느 정도 줄일 수는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은 건너뛸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 아주 중요한 단계다.

모든 상황을 다각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하고, 이 핵심 이슈를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반응들이 정리가 되면, 그 다음으로 중요하게 진행해야 하는 것인 포지션의 정리다. 입장정리다. 우리 회사가 어떤 입장을 견지할 것인가? 결정하는 것이다.

이 포지션에는 정답이 없다. 100개의 위기상황들 중 하나도 똑같은 상황들은 없다. 그 위기를 마주한 기업이나 조직의 상황에도 결코 100% 공통점은 없다. 따라서 이럴 때는 이런 포지션이어야 한다는 객관적인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포지션에 대한 중요한 원칙은 분명 존재한다.

1. 다수 stakeholder를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포지션을 정해라.
2. 될 수 있으면 같은 편에 서라.
3. 일관되게 지켜나가라.
4. 통합적으로 관리해라.
5. 그 포지션을 직접 눈으로 보여줘라.

이러한 원칙이 위기시 기업과 조직을 살리는 포지션의 근본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나 조직들은 이를 이해하면서도 실행하지 못하고, 실패할 수 밖에 없는 포지션을 택한다.

왜 실패할 수 밖에 없는 포지션을 택할까? 그 이유는 여러가지 이지만, 내 경험상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corporate mantra의 공유 정도다. 실현 정도다. 평소에는 거의 병적으로 떠들다가도 위기가 터져버리면 헌신짝 처럼 mantra를 내 던지는 기업들이 바로 이 실패의 초이스를 하는 곳들이다.

그래서 corporate mantra가 위기관리의 핵심이라고 하는 것이다.

광우병 논란에 있어서 초기 정부의 포지션은 무엇이었을까? 정부는 초기에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루머에 부화뇌동하는 일부 국민들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필요한 반대입장을 확산 시키고 있다. 따라서 이 일부 국민들을 관리하고 사실관계를 이해 시키면 우리의 수입 재개 결정을 대부분 찬성할 것이다.”는 생각에 기반해 그들의 포지션을 정했던 듯 보인다.

요약하면 ‘우리는 성의껏 결정을 내렸다. 문제 없다. 한우농가들도 지원대책을 강구하고 있어 문제없다. 문제는 일부 국민들이 일으키고 있다’는 포지션이었다. <사실 일반 기업들의 대부분도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 초기에 이런 포지션을 정한다, 그러고 보면 정부만을 욕할 것도 없다.>

이 포지션을 들여다보면 참으로 해결은 간단해 보인다. 문제가 뭐가 있어…할꺼다.

이 포지션의 맹점은 정부의 상황분석에 오류에 기반한다. 온라인상에서 정보의 확산성을 미처 정확하게 간파 예측하지 못했었던 거다. media 1.0의 시각에서 media 2.0 환경을 해석했기에 이런 초기 포지션이 정해진 듯 하다.

정부는 초기 이런 포지션을 실행으로 보여주었다.
 
<광우병이 복어독 수준이라니..> 연합뉴스 경제 | 2008.04.22 (화) 오후 3:34
靑 “쇠고기 수입은 지난 정부때 일 마무리한 것”  뉴시스 정치 | 2008.04.29 (화) 오후 3:58
[기자의 눈] 설익은 쇠고기 발언… 광우병은 서민 몫? 한국일보 경제 | 2008.04.29 (화) 오전 2:57
정부, “미국 쇠고기 믿어도 된다”(종합) 머니투데이 경제 | 2008.05.02 (금) 오후 4:53
[일문일답]”과학적 근거에 의한 쇠고기 수입” 머니투데이 경제 | 2008.05.02 (금) 오후 6:51
정운천 농림수산장관 “광우병 공포 선동 때문” 조선일보 사회 | 2008.05.02 (금) 오전 9:01

이런 분석적 측면에서 정부의 커뮤니케이션 주체들은 자신들의 포지션에 나름 충실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해관계자들이 원하는 포지션 보다는 정부가 원하는 포지션을 택했다는 것과 될 수 있으면 같은편에 서라 했는데 반대편에 선 것이 오류라면 오류다. 큰 오류다.

그 포지션의 영향은 더욱 더 논란을 키웠고, 정부 포지션의 변화는 후반기에 들어 대통령 발언을 시작으로 180도 선회 되었다. 앞에서 지적한 두가지 원칙을 뒤 늦게 나마 주워 들었다. 처음부터 이런 포지션이었으면 그렇게 큰 문제는 없었을 텐데 포지션 전략에서 안이했다.

다시 기업으로 돌아가 논의를 해 보면, 보통 위기관리팀이 일정시간 분석과 논의를 거쳐서 합의된 포지션을 결정한다. 이 포지션을 결정할 때는 여러가지 포지션의 옵션들을 앞에다 띄워 놓고, 하나 하나의 pros & cons들을 분석 한다. 이를 통해 phase별로 position을 달리 갈 것인지, 아니면 몇개의 포지션을 섞어서 그 범위를 넓히거나 줄일 것인지, 아니면 하나의 강력한 포지션을 가지고 끝까지 가볼 것인지 등을 결정한다.

보통 하나의 강력한 포지션으로 위기상황에 대처해 밀고 나가는 케이스들은 그리 많지가 않다. 예로 들자면 수년전 모 식품사의 유기농 녹즙 논란이나, GM 콩 사용 논란등에서 보여준 그 회사의 포지션이 그 예라고 할 것이다. 자사의 결백함을 철저하게 믿을 때만 선택된다. 그러나 리스크가 크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phase를 나누어 단계적인 포지션을 선택한다. 그러나 앞서의 기본 원칙은 꼭 지키는 범위내에서 포지션을 정할 때만 성공한다.

일단 포지션이 결정되면, 이에 근거해 holding/official statement을 만든다. 또 이에 근거해 충분한 분량의 세부적인 expected Q&A 또는 FAQ를 만든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주체들이 통합적으로 공유한다. 그리고 이 범위내에서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 만큼 실행에서도 벽에 부딪치지 않으려면 애초 이 포지션은 ‘완벽’해야 한다. ‘모순’이나 ‘헛점’ 그리고 ‘비논리적’인 포지션이면 실패는 따논 당상이다.

정말 어려운 작업이다.

5월 082008 Tagged with , , , , 2 Responses

이것이 포지션이다.

광우병 논란에 대응하는 정부의 포지션을 이제서야 구경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포지션을 정하지 않고 각개전투를 치루고 있었다. 왜 이렇게 포지션이 늦둥이로 태어날 수 밖에 없었는지를 고민해야 다음에 또 제2 제3의 코미디들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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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분석
 
1. 이제야 같은 편에 섰다.
2. Problem을 이야기 하기 보다는 Solution을 이야기하고 있다.
3.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와 맥을 같이하는 측면에서 메시지 실행에 대한 신뢰가 더해졌다. (입을 맞추지 않았다…는 어제의 답변이 재미있다)

한 2주전에 이런 강력한 메시지가 전달되었었다면 어땠을까?
각각의 저급한 루머들과 씨름하는 시간을 잠깐 뒤로 몰았었더라면 어땠을까?
대통령이 문제의 심각성을 조금만 미리 느끼고, 밑의 사람들에게 강력하고 전략적인 포지션을 요구했었으면 어땠을까?
농림수산식품부…보건복지가족부…외교통상부…모든 주체들이 다 이같은 포지션에 align되어 커뮤니케이션 했었더라면 어땠을까?

아쉽다. 

5월 072008 Tagged with , , , , , , , , 9 Responses

(기업과 미디어 기고) 광우병 논란서 배운 10가지

얼마전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글을 약간 손 봐서 기고를 했다. 기업과 미디어.


광우병 논란서 배운 10가지

[기고]정용민 위기관리 컨설턴트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최근 광우병 논란을 바라 보면서 여러 key learning들을 찾고 있다. 일종의 직업병이기도 하지만, 최근 Web2.0, Social Media 2.0 그리고 PR2.0 환경에서 새로 맞은 광우병 논란이라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본다. 아직 마무리 되지 않은 위기에 대해 관리 방식의 성패를 평가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지만, 초반 정부의 대응방식은 꼭 사례연구의 소재로 삼아야겠기에 주요 분석결과를 정리해 본다.

1. 기본적으로 정부는 아직도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이 문제는 정부의 대응 시차에서 목격할 수 있는데, 분명히 정부는 web 2.0 환경에서의 여론의 형성, 성장, 흐름에 대한 적절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지 못한 것 같다. 아직도 많은 부분을 신문과 TV에 의존하고 있다고 본다. 이번 광우병 논란에 대한 대응 싯점은 MBC 등과 같은 기존 미디어들의 여론 반향에 대부분 의지하여 결정되었다. 이는 (Web2.0 환경) 피부속 염증이 한 껏 숙성되어 (기존 미디어) 피부를 뚫고 농양이 흘러 나올 때만을 기다리고 있는 꼴이었다.

   

2. 바이럴을 생성하는 데 관심이 많았지만, 통제하는 데는 무력했다.
일반 기업들은 물론 정부에게도 좋은 의미에서 ‘Viral’ 또는 ‘Word of Mouth’는 상당히 새롭고 중요한 관심 대상이었다. 정부에서는 ‘어떻게 우리의 정책을 국민들에게 회자되게 할 수 있을까?”하는 push에 많은 관심을 가졌었고, 투자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칼의 양날처럼 그 친근했던 ‘Viral’이나 ‘Word of Mouth’가 공격을 해 올 때 어떻게 이 칼날을 통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었다.

3. 어떻게 부정적인 여론의 공격을 관리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대통령의 미니홈피가 폐쇄되었다. 청와대의 게시판이 초기화되었다. 심지어는 대통령 영부인의 블로그 까지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이런 Social Media를 오픈 할 때에는 다양한 관리 방안이 구축되어 있어야 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정치가로서 그리고 국가의 지도자로서 어떻게 이 social media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는 철학이 서 있었어야 했다. 최소한 폐쇄라는 1.0의 시각에서는 좀더 자유로워야 했다.

4. 기본적인 포지셔닝에 실패했다.
국민들과 같은 편 도로에 서야 했다. 맞은편 도로 저편에 서서 건너오라고 손짓 하면 안 되는 거였다. 이런 포지셔닝은 보통 실무자들이나 관계자들의 아집에서 나온다. ‘아니 꺼리도 안 되는 이런 비상식적인 이야기들에 대해 왜 우리가 사사건건 대응을 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유연성 없는 포지션을 결정 지운다. 위기시 Mass와 상대편에 서는 포지션은 대부분 실패한다.

5. 논리적 설득의 수준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있었음에도 대응의 패러다임 전환을 못 했다.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에 있어서 전문가들은 항상 중학교 2-3학년생을 대상으로 이야기 하 듯 단어와 표현들을 결정하라고 한다. 외국에서 축산과 외교학을 공부하고 오신 핵심 관계자들에게는 이해하기 쉬워보이는 단어와 표현 그리고 사례 예시라 해도 촛불집회에 참가하고 있는 중학생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과학이다. 또한 그 논리적인 수치와 사례들을 100% 이해하는 성인들에게도 단순한 논리적 대응 노력은 별반 효력이 없는 공염불이다. 문제는 이런 맹점을 알고 있음에도 개선하지 못하는 관료 환경의 고집이다.

6. 정치적인 논란과 생명에 대한 논란을 초기에 분리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
논란의 후반부인 최근에 들어서 이런 대응 방식이 가시화되고 있는데, 이미 실기(失期)는 했다. 분명히 예상되었던 논란의 성격이었고, 또 이미 여러 번 경험도 했었던 논란의 형식이었다. 이런 ‘미선이 효순이 신드롬’을 다시 방치한 데는 분명 정부의 이슈 대응상 안이함과 미숙함이 대부분 공헌 했다.

7. 핵심 관계자들로부터의 무책임하거나 비 전문적인 언급들이 역시나 또 많았다.
이 또한 항상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러 stakeholder들과 관계자들이 있기 때문에 그 중 몇 명은 튈 수도 있지만 어떻게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대응방식들이 한 해에도 수 십 번씩 반복되는지. 그리고 서로 다양한 이슈와 논란에서도 어떻게 이렇게 동일한 실수들은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는지. 신비할 따름이다.

8. 투명하지 않았다.
이는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뿌리 깊은 신뢰의 문제이기도 하다.그렇지만 이번 쇠고기 협상은 분명 투명성을 초기부터 확보하지 못했다. 이 부분은 분명 정치적인 문제다.

9. 유연하지 않았다.
포지션과도 연관되는 부분이다. 정부는 이번 쇠고기 협상 결과와 광우병 논란들에 있어서 의도적인지도 모르겠지만, 경직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그에 대한 논의와 대책을 일으키는 것이 더욱 전략적이었는데도 말이다.

10. 당당하지도 않았다.
이 부분이 반미주의자들에게는 좋은 공격 대상이 된다. 미국의 경우 밖으로 ‘쇠고기 수출로 기대하는 미국의 경제적 이득’을 내세우지도 않은 채 당당하다. 반면에 우리나라 정부는 ‘논란이 많은 제품을 수입하면서도 (사주면서도)’ 쭈삣 거린다. 이 부분이 국민들의 배알을 뒤집는 자극이다.

오늘에서야 대통령께서 새로운 포지션을 정하고 나오셨다. 진작 그런 포지션이 필요했다. 시기를 놓치니 그 효과는 대부분 감소했지만,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포지션이 섰다는 것은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인 판단으로 국정홍보처를 폐지할 때부터 이미 위기관리 시스템에는 구멍이 뚫렸었다. 이러한 포지션이 늦둥이로 태어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거기있었다.

정용민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위기관리 컨설턴트

입력 : 2008년 05월 07일 17:46:57 / 수정 : 2008년 05월 07일 17:47:43
5월 072008 Tagged with , , , 2 Responses

때를 놓친 파워풀 메시지

다음은 조선닷컴에서 보도한 쇠고기 수입 관련 대통령 발언 전문이다.

전국적으로 쇠고기 키우는 분들도 많은 걱정하고 있다. 그 점은 적극적인 대책해서 외국 사례를 보면서 정부가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 소비면에서도 과거와 달리 전 음식점, 음식점 하시는 분들이 불편할 지 모르지만 학교급식, 병원급식이나 군 급식이나 모든 곳에 원산지 표시를 의무적으로 할 것이다. 검사의 모든 권한을 농수산식품부와 함께 하도록 권한을 위임하려한다.

지금 소위 개방으로 인해 국민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저는 국민의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 어떠한 것도 국민생명과 바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국가가 존재한다는 것은 국민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다. 특히 생명이 그렇다.

쇠고기 개방으로 국민건강에 위협을 가하는 일이 있다면 즉각 우선적으로 수입을 중지할 것이고, 대책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국민의 건강, 생명에 위협 주는 일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이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하겠다.

낙농업자도 지원하고 국민 걱정에 대처도 강력하게 하고자 한다. 이해하고 앞으로 대한민국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위기 극복하고 선진일류국가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만들자. 향후 5년이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갈 수 있나 없나하는 고비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시기에 세계적 경제환경이 어렵지만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우리는 갖고 있다. 국민과 기업 모두 열정과 능력을 갖고 있다. 고비를 어느 나라보다 성공적으로 극복해 선진국가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어제와 그제 일간지에 해명광고를 통해 전달했던 메시지 보다 훨씬 나아진 메시지다. 처음부터 이런 포지션이었어야 했다. 지금의 이 포지션은 효력이 대부분 무뎌 졌다. 실기를 했기 때문이다. 실언들로 인한 너무 앞선 초치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기(失期)에 대한 교훈을 다시한번 크게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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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052008 Tagged with , , , , 0 Responses

광우병 논란에서 배우는 성공

이제 광우병 논란을 바라 보면서 여러가지 key learning들을 찾고 있다. 일종의 직업병이기도 하지만, 최근 Web2.0, Social Media 2.0 그리고 PR2.0 환경에서 새로 맞은 광우병 논란이라서 그 의미가 크다고 본다.

1. 기본적으로 정부는 아직도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는 정부의 대응시차에서 목격할 수 있는데, 분명히 정부는 web 2.0 환경에서의 여론의 형성, 성장, 흐름에 대한 적절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지 못한 것 같다. 아직도 많은 부분을 신문과 TV에 의존하고 있다고 본다. 이번 광우병 논란에 대한 대응 싯점은 기존 미디어들의 여론 흐름에 대부분 의지하여 결정되었다. 이는 (Web2.0 환경) 피부속 염증이 한 껏 숙성되어 (기존 미디어) 피부를 뚫고 농양이 흘러 나올 때만을 기다리고 있는 꼴이었다.

2. 바이럴을 생성하는 데 관심이 많았지만, 통제하는 데는 무력했다.
일반 기업들은 물론 정부에게도 좋은 의미에서 ‘Viral’ 또는 ‘Word of Mouth’는 상당히 새롭고 중요한 관심 대상이었다. 정부에서는 ‘어떻게 우리의 정책으 국민들에게 회자되게 할 수 있을까?”하는 push에 많은 관심을 가졌었고, 투자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칼의 양날 처럼 그 친근했던 ‘Viral’이나 ‘Word of Mouth’가 공격을 해 올 때 어떻게 이 칼날을 통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었다.

3. 어떻게 부정적인 여론의 공격을 관리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대통령의 미니홈피가 폐쇄되었다. 청와대의 게시판이 초기화되었다. 심지어는 대통령 영부인의 블로그 까지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이런 Social Media를 오픈할 때에는 다양한 관리 방안이 구축되어 있어야 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정치가로서 그리고 국가의 지도자로서 어떻게 이 social media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는 철학이 서 있었어야 했다. 최소한 폐쇄라는 1.0의 시각에서는 좀더 자유로와야 했다.

4. 기본적인 포지셔닝에 실패했다.
같은편 도로에 서야 했다. 맞은편 도로 저편에 서서 건너오라고 손짓 하면 안되는 거였다. 이런 포지셔닝은 보통 실무자들이나 관계자들의 아집에서 나온다. ‘아니 꺼리도 안되는 이런 비상식적인 이야기들에 대해 왜 우리가 사사건건 대응을 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아주 확연한 포지션을 결정지운다. 위기시 Mass와 상대편에 서는 포지션은 대부분 실패한다.

5. 논리적 설득의 수준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있었음에도 대응의 패러다임 전환을 안했다.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에 있어서 전문가들은 항상 중학교 2-3학년생을 대상으로 이야기 하 듯 단어와 표현들을 결정하라고 한다. 외국에서 축산과 외교학을 공부하고 오신 핵심 관계자분들께서는 너무나 간단한 단어와 표현 그리고 사례 예시겠지만…촛불집회에 참가하고 있는 중학생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과학이다. 또한 그 논리적인 수치와 사례들을 100% 이해하는 성인들에게도 그 노력은 별반 효력이 없는 공염불이다. 문제는 이런 맹점을 알고 있음에도 개선하지 못하는 관료환경의 고집이다.

6. 정치적인 논란과 생명에 대한 논란을 초기에 분리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
논란의 후반부인 최근에 들어서 이런 대응 방식이 가시화되고 있는데, 이미 실기는 했다. 분명히 예상되었던 논란의 성격이었고, 또 이미 여러번 경험도 했었던 논란의 형식이었다. 이런 ‘미선이 효순이 신드롬’을 다시 방치한 데는 분명 정부의 이슈 대응상 안이함과 미숙함이 대부분 공험 했다.

7. 핵심 관계자들로부터의 무책임하거나 비 전문적인 언급들이 역시나 또 많았다.
이또한 항상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러 stakeholder들과 관계자들이 있기 때문에 그 중 몇명은 튈 수도 있지만…어떻게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대응방식들이 한 해에도 수십번씩 반복되는지. 그리고 서로 다양한 이슈와 논란에서도 어떻게 이렇게 동일한 실수들은 여지없이 반복되고 있는지. 신비할 따름이다.

8. 투명하지 않았다.
이는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뿌리 깊은 신뢰의 문제이기도 하다.그렇지만 이번 쇠고기 협상은 분명 투명성을 초기부터 확보하지 못했다. 이 부분은 분명 정치적인 문제다.

9. 유연하지 않았다.
포지션과도 연관되는 부분이다. 정부는 이번 쇠고기 협상 결과와 광우병 논란들에 있어서 의도적인지도 모르겠지만, 경직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그에 대한 논의와 대책을 일으키는 것이 더욱 전략적이었는데도 말이다.

10. 당당하지도 않았다.
이 부분이 반미주의자들에게는 좋은 공격대상이된다. 미국의 경우 밖으로 ‘쇠고기 수출로 기대하는 미국의 경제적 이득’을 내세우지도 않은채 당당하다. 반면에 우리나라 정부는 ‘논란이 많은 제품을 수입하면서도 (사주면서도)’ 쭈삣거린다. 이 부분이 국민들의 배알을 뒤짚는 자극이다.

정리를 하고 나니…”참 말은 쉽다”

5월 01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 4 Responses

위기와 논란에서 살아 남는 방법들

여러 외국기업들과 국내기업들 그리고 정부기관, 각종 공사들의 위기관리 및 이슈관리 사례들을 보면 벤치마킹 해야 할 부분들이 각각 많이 눈에 띈다. 특히, 외국기업들의 경우 한국에서 하는 사업은 한정적이지만, 위기관리에 관한 부분은 거의 그대로 한국에 들여와 적용을 하려 하기 때문에 외국기업 본사들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주요한 벤치마킹 소스가 된다. (물론, 한국 현지에서의 적용성 또는 효과성에 대해서는 논외로 한다)

모든일에는 프로세스라는 것이 있겠다. 이 과정을 따라서 차곡차곡 해나가야 큰 목적을 이룰 수 있다.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 상황이나 부정적인 논란이 있을 때 커뮤니케이션 대응 프로세스를 한번 정리 해 본다.

위기/이슈 커뮤니케이션 대응 프로세스: 10 steps

Step 1)) 상황을 파악하라.
Step 2)) 포지션을 정해라.
Step 3)) 예상질의 응답을 만들어라.
Step 4)) 키메시지 또는 Talking Point를 만들어라.
Step 5)) Official Statement 또는 Holding Statement를 만들어 배포하라.
Step 6)) 대변인(spokesperson)을 선정해 활용해라.
Step 7)) 초기 대응 직후부터 연속적인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가동하라.
Step 8)) 프로그램 실행에 가능한 많은 endorsement들을 끌어 들여라.
Step 9)) 오디언스들을 참여시켜라.
Step10)) 한층 나아진 상황을 커뮤니케이션해라.
<출처: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각 step들을 자세하게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Step1)) 상황을 파악하라.
경청하라는 말과 같다. 위기를 유심히 바라보고 그 주변의 스테익홀더들을 관찰해봐라. 논란의 경우 그 논란을 일으키는 주체들과 그 논란을 감상하는 주변인들 모두를 아울러 관찰, 경청,분석하라. 그들의 포지션이 무엇인고, 어떤 키메시지를 사용하고 있는지, 누가 대변인인지를 분석하라. 이 부분들을 모르면서 싸우면 100전 100패다.

Step2)) 포지션을 정해라.
다음은 우리 포지션을 정할 차례다. 원칙은 ‘홀로 되지 말라’는 거다. 초원에서 사자를 만났다고 생각해 봐라. 초원에 혼자 서서 싸우는게 안전 할까 아니면 가까이 있는 얼룩말 무리속으로 섞여 들어가는 게 좀더 안전할까. 적은 최소화하고, 큰 mass의 편에 서라. 커뮤니케이션에서 이는 ‘오디언스를 알아라’는 말과도 통하는 원칙이다. 단순하게 mass를 찾아 서는게 아니라 리서치와 전략적인 시각을 가지고 논리성을 내세워야 한다. 그래야 mass가 동질성을 인정해 준다.
 
Step3)) 예상질의응답을 만들어라.
보통 실무자들은 키메시지를 만들고 그를 기반으로 예상질의 응답을 만든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그런 프로세스를 따르다보면 답변이 상당히 자사중심적이고 완고하고 딱딱해진다. 핵심은 키메시지를 만드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 키메시지가 수용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앞에 놓여있는 위기나 논란을 둘러싸고 예상되는 모든 질문들을 뽑아 책상위에 올려 놓아라. 백개도 좋고, 천개도 좋다. 중요한 것은 ‘모든’ 가능한 질문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질문받기 싫은 X같은 질문들은 꼭 챙겨야 한다는 거다. 나중에 그 질문 한방에 쓰러지기 싫다면. 그리고 각각의 질문들에 대해 답변을 달아라. 좋은 답변을 다는 법? 답변을 달아서 우리 회사와 관계 없는 일반인들에게 보여줘바라. 꼼꼼하게 읽어 달라 해라. 욕먹은 부분은 고쳐라. 반복해라. (오디언스의 머리로 생각하라)

Step4)) 키메시지 또는 Talking point를 만들어라.
완성된 예상질의응답들을 보면서, 반복되는 답변 메시지들을 모아 추려라. 풍성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 fat을 제거해라. 간결하게 다듬어라. 머릿속에 쏙들어갈 수 있게 packing을 해라. 키메시지는 몇개여야 한다는 원칙은 신경쓸 필요없다. 사내에서 공유될 때 아무런 시각자료나 문서에 의지하지 않고 구두로 차근차근 기억해가면서 설명할 수 있는 분량이면 오케이다.

Step5)) Official Statement 또는 Holding Statement를 만들어 배포해라.
이때부터 외부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된다. 이전까지는 이러한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준비를 해왔던거다. 오피셜 스테이트먼트와 홀딩 스테이트먼트란 간단하다. 보도자료 형식으로 자사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다. 핵심은 자사의 포지션이고, 서브 핵심은 개선 또는 관리 방안을 곁들이는 것이다. 이 스테이트먼트에서 중요한 부분이 이곳이다. 서브핵심은 매우 중요하고 이게 없으면 ‘말장난’이 된다.
 
Step 6)) 대변인을 선정활용해라.
대변인을 활용하라 카운셀링하면…많은 클라이언트들은 유명 코미디언이나 탈렌트 영화배우 또는 뜨는 아이돌 가수들을 생각한다. 언제부턴가 홍보대사라는 이름으로 홍보비용들이 비효과적으로 줄줄새고 있다. 홍보대사는 홍보예산이 남아서 처리가 곤란할 때 파르페 위에 체리 하나 올려 놓듯이 그냥 데코레이션 정도로 가라. 효과없다. 특히 위기시에는. 이 대변인이라는 의미는 우리 회사의 포지션과 개선 및 관리 방안을 강력하게 커뮤니케이션 해 줄 커뮤니케이션 아울렛이다. 대변인에게는 뇌(brain)가 있어야 하고, 신뢰(credibility)가 있어야 하고, 명성(reputation)이 있어야 한다. BCR이라고 부른다. 당연 입(mouth)도 있어야 겠다.

Step 7)) 초기 대응 직후부터 연속적인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가동하라.
대변인이 선정되어 가동이 가능하다면 이 때부터는 이 후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거다. 총알은 키메시지다. 홀딩 스테이트먼트다. 예상질의응답은 방탄 조끼다. 이 때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고안(?)해 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프로그램 개발 회의를 해라. 회의실 앞 칠판에다가 키메시지를 하나씩 써 올려라. 프로젝터로 쏘아 올리는 것도 좋다. 단, 칠판에 꽉차게 하나의 메시지만을 올리는 거다. 그 메시지를 모두 읽어라. 이해가 될 때까지 100번이라도 읽어라. 그리고 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라. 이것이 message based brain storming이다. 전문가는 물론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프로그램을 먼저 고민한다. 프로그램이 가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시지를 보지 않고 하는 고민은 ‘앙꼬 없는 찐빵’만을 산처럼 쪄 놓는 꼴이 된다.

Step 8)) 프로그램 실행에 가능한 많은 endorsement들을 끌어 들여라.
우리나라 기업들이나 조직들이 취약한 부분이 이 부분이다. Endorsment라는 개념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이런 제3자인증그룹을 ‘나눠먹기’나 ‘서열의식’ ‘열외없는 대우’…이런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장애를 일으킨다. 원점으로 돌아가서 오디언스들에게 물어라. 우리의 이야기를 누가 인정해주거나 한번 검증해주면 진실로 믿겠는지 물어봐라. 분명히 도지사님이나, 시의원님들, 국회의원님들이나 대통령이 아닐수도 있다. 이슈에 따라 틀리지만…서열이나 유명인사가 아닐수 있다는 거다. 제3자 인증그룹의 발견과 확보는 위기나 이슈관리에 있어서 효율성측면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개인적으로는 연예인 홍보대사들에게 줄 큰 돈을 차라리 평상시에 이 제3자인증그룹을 구성관리 하는 데다 쓰라고 하고 있다)

Step 9)) 오디언스를 참여시켜라.
너희들만의 잔치로 만들지 말아라. 아무리 대변인이 들끓고, 제3자인증그룹이 앞장서 나서도…결국 오디언스들이 바라보고만 있으면 소용없다. 모든 방법을 통해서 그들을 참여시켜라. 이메일하게 하고, 전화하게 해라, 댓글을 달게 하고 답변을 해줘라.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함께 얼굴을 맞대어 주라. 찾아가서 마주하라. 그들로 하여금 제안하게 하라. 우리는 같은편이라는 포지션을 더욱 강력하게 공유해라. 좋은 의미에서 공범의식을 공유하자는 거다. 분명 좋은 의미다.

Step 10)) 한층 나아진 상황을 커뮤니케이션 해라.
초기에만 허둥대다가 상황이 사그라드는 느낌을 받으면 거의 모든 기업이나 조직들은 갑자기 low profile로 전략을 바꾼다. 이게 일반적인 움직이라고 해도, 아닌 건 아니다. 오디언스들에게는 그 초기 기억이 뇌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쥐머리새우깡에 대한 기억은 평생을 간다. 그 혼입과정이 전혀 밝혀지지 않았고, 어쩌면 생산자의 과실이 아닐수도 있는데도…그냥 기억은 쥐머리새우깡뿐이다. 사후 커뮤니케이션이 없어서다. 상황이 달라지고 나아졌으면 계속 일관된 강도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해라. 오디언스가 “됐다 됐어…이젠 완전히 오해가 풀렸다. 알았다”할 때까지 개선된 상황들을 적극적으로 알려라. 이는 추후에 유사한 위기나 논란을 막는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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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를 해 봤다. 말이 쉽다고도 한다. 하지만…위기때는 누군가는 쉬운 말이라도 해 주어야 한다. 그게 컨설턴트의 일이니까.

4월 302008 Tagged with , , , , , , 1 Response

포지션을 정해야 메시지가 통한다

광우병을 둘러싼 정부(외교통상부)의 포지션을 유심히 보고있다. 참 흥미로운 부분은 외교통상부가 국민의 맞은편에 포지션을 정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분명히 ‘광우병’이슈에서 외교통상부는 국민쪽 포지션을 정해 이를 강조해야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기업의 위기시에도 피해자나 소비자들의 편에 같이 서는 것이 성공적인 위기관리의 가장 기본적인 포지션 전략이다. 그러나 많은 사례들에서는 이를 간과하거나 포지셔닝에 실패한다. 일단 건너편에 서게되면 그 다음은 논쟁(debate)만 가능할 뿐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은 불가능해 지게 마련이다.

한국일보 기사에 의하면:

한미 쇠고기 협상 관련 질의응답에서는 유 장관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었을 때 광우병에 걸릴까 봐 걱정하는 국민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광우병 걱정은 국내 농추산업 보호나 정치적 해석 때문에 부풀려진 것”이라고 말해 공분을 샀다. 이에 최성 의원이 “미국인을 비롯한 서양인은 광우병 쇠고기를 먹을 경우 인구 35%에서 병이 발생하지만 한국인 유전가 구조는 광우병에 취약해 인구 95%에서 발생 우려가 있다”며 “아느냐”고 묻자 유 장관은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최 의원이 재차 “그런 정보도 없이 미국산 쇠고기 도입에 광우병 우려가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느냐”고 따지자 유 장관은 “저도 미국 가면 쇠고기 자주 먹습니다”라고 말해 실소를 자아냈다.

라고 전하고 있다. 유장관의 전체 답변맥락을 알아보기 위해서 질의응답 전문 또는 동영상을 찾아 보았는데, 찾을수가 없다. 따라서 이 편집된 보도만을 가지고 답변에 대한 세부적인 평가를 하지는 않고 싶다.

그러나 이 기사를 읽으면서 몇가지 point를 짚어내자면;

1. 무조건 위기시에는 국민들과 ‘같은’ 편에 포지션을 정하고 강조해라.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X)” –> “우리 국민들의 관심과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이러한 국민들을 위해 더욱 철저하게 모든 가능성들을 철저히 관리하여 안전한 소고기의 수입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
 
2. 단언 하지 말아라. (아무도 어떤것을 단정할 수는 없다)

“..부풀려 진 것(X)” –> “광우병 논란을 둘러싼 국민들의 우려 측면과 정치 해석적인 측면을 분리해서 예의 주시 관리 하고 있다.”  

3. 정보를 갖춰라. 질문자가 가진 정보의 3배 이상을 가져야 정확하고 설득력있는 답변이 된다. (군사학에서 적을 제압하는 군사력 비율을 기억하라)

“..들은바 없다(X)” –> “(만약 진짜 모른다고 해도) 그러한 수치에 대해 좀더 과학적인 근거를 제공해 주시면 검토해서 관리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겠다.” 
“(알고 있다면)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관리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  
 
4. 절대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비유나 은유를 들지말아라. (프로라도 조심해라)
 
“..미국 가면 쇠고기 자주 먹는다(X)” –> “확실한 것은 정부는 국민의 먹거리 안전은 절대 포기하거나 가볍게 여길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데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단정적이거나 편향적인 접근은 하지 않고 있다. 국민들께서는 정부를 믿어달라”  

여러 기업과 정부부처, 각종 조직들로부터 수없이 반복되는 커뮤니케이션 문제점들이다. 정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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