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질의응답

3월 022009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DIY: 트레이너 트레이닝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기본적으로 미디어 트레이닝은 1일 8시간을 기본으로 한다. 기업이나 조직의 사정에 따라 그 6시간 또는 4시간 가량으로 축소해 실행할 수도 있지만, 자주 미디어 트레이닝을 제공하지 않는 이상 6~8시간 가량이 코칭 결과를 감안 할 때 가장 이상적이다.

시간 구성 또한 각 기업과 조직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담아 낼 수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언론의 이해, 언론 취재 방법의 이해, 언론 커뮤니케이션과 인터뷰 기법 이해, 핵심 메시지 개발과 같은 기반 교육이 절반을 차지한다. 나머지 절반은 실제 인터뷰를 연습하는 인터뷰 실습 세션으로 진행된다.

트레이너들의 구성과 역할을 보면, 보통 미디어 트레이닝은 메인 코치와 어시스턴트 코치들이 진행을 한다. 이외에 트레이닝 진행을 돕는 TV카메라, 오디오, 조명, 편집 크루(crew)들이 함께한다. DIY적인 개념에서 인하우스에서 메인 코치는 팀장급 이상이 맡는 것이 좋다. 메인 코치는 언론관계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다양하고 깊어야 하고, 특히 전략적 메시지 개발 능력이 경험과 훈련을 통해 탄탄하게 정립되어 있는 시니어 실무자이어야 한다.

인하우스에서 미디어 트레이닝을 실시할 때 트레이닝 진행을 돕는 TV크루 등은 내부 방송팀을 교육해 활용하든가, 외부 영상업체들을 아웃소싱 하면 된다. 이들의 가장 큰 역할은 실제적인 언론 인터뷰 환경을 조성하고, TV 카메라 테스팅을 통해 미디어 트레이닝에 참석한 트레이니들에게 생생한 언론 인터뷰 경험을 제공해 주는 데 있다. 또한 이들이 만들어 내는 영상은 미디어 코치들이 각각의 트레이니들에게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코칭을 제공해 주기 위한 장치가 되겠다.

예상질의응답 팩부터 만들어야
미디어 트레이닝을 준비하면서 트레이너들이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하는 작업은 메인과 어시스턴트 코치 역할 분담 외에 인터뷰 실습시 활용해야 하는 예상질의응답이다. 앞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미디어 트레이닝 주제와 관련된 가능한 모든 질문들과 그에 적절한 핵심 답변들을 하나의 팩으로 완성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일단 예상질의응답 팩이 마련되면 이를 메인 코치와 어시스턴트 코치들은 충분히 이해하고 숙지해야 한다. 특히 어시스턴트 코치들은 실제로 하반부인 인터뷰 실습 세션에서 질문자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질문 내용 자체보다, 여러 가지 질문 스킬을 활용한 다각적 질문 방식에 익숙해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어시스턴트 코치들은 하나의 이슈를 360도 관점에서 논리적으로 메시지 스킬적으로 숙고해 보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부분은 사실 돈을 주고도 얻기 힘든 스스로에 대한 훈련이다.)

미디어 트레이닝의 앞부분인 기반교육 부분은 가능한 강의 형식이 아니라, 토론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강의보다 토론이 트레이니들의 정보 습득과 체득의 감도에 있어 몇 배 이상 더 하다. 일부 인하우스들은 흡사 브리핑 같은 정통 강의 형식을 요청하곤하는데, 이는 미디어 트레이닝의 핵심에 어울리지는 않는 주문이다. (이 부분에서 국내기업과 외국기업간의 기업문화 차이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기자에 대한 이해라는 소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할 때, 강의형태로 기자들의 인구학적인 분석, 기자들의 활동, 기자들의 하루 일과, 취재시스템에서의 기자 등등 교과서식 각 주제별 주입교육은 지양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메인 코치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사의 CEO와 임원들에게 “평소 언론사 기자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그들과 마주치거나 자리를 했을 때 어떤 어려움이나 기억들이 있습니까?” “왜 그들이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등등과 같이 열린 질문과 대화를 통해 상호간의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뷰 기법과 핵심 메시지 개발 세션에서도 이런 원칙은 공히 고수되는 것이 좋다. 특히나 핵심 메시지 세션은 미디어 트레이닝에 참석한 모든 주체들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깊게 토론하고 의사결정을 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아주 매력적인 과정이다. 평소에는 상상할 수도 없이 깊이 있는 토론들이 진행되곤 한다. 이는 내부 홍보부문의 중요도 및 위상과도 관련된 부분이다. 메인 코치가 가장 공을 들여야 하는 부분이다.

하반부 인터뷰 실습에서는 메인 코치는 어시스턴트 코치들이 기자의 역할을 하고, 트레이니인 임원들 한 분 한 분이 실제 인터뷰 실습을 진행하는 동안 철저하게 옵저버 역할을 한다. 단, 한 분의 인터뷰가 끝났을 때 그 분의 인터뷰 결과에 대해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 실제로 인터뷰 실습을 진행하다 보면 전체적으로는 수백 가지 개선 사항들이 다양하게 발견된다. 하지만, 각각의 트레이니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개선 사항은 십여 개로 줄어든다. 모두가 공히 극복하기 힘들어 하는 부분이 가장 중요한 개선 대상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개선 사항들을 족집게처럼 찍어내는 것이 메인 코치의 역할이다. 한가지 명심할 것은 이는 비판이나 힐난을 위한 것이 아니라, 좀 더 안전하고 프로다운 언론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배양하기 위함이라는 개념을 트레이니들과 충분히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디어 트레이닝 DIY에서 트레이너 트레이닝의 내용들은 이와 같다. 이런 일련의 작업들을 실제로 해보면 매우 재미있다. 그리고 코치들이 얻는 소득도 매우 많다. 좀 더 수준 높은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내부에서 진행하기 위해서는 외부 기관에 트레이너 트레이닝을 의뢰해 실제 홍보부문의 인하우스 코치들이 공식적인 트레이너 트레이닝을 받아 보는 것도 좋겠다.

PR에이전시 AE들도 클라이언트들을 위해 PR을 대행하고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나서고 있다. 이들 각자도 자신의 클라이언트들을 위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딱히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기 위해 트레이너 트레이닝이 필요하지 않다 해도, PR을 하는 실무자라면 이런 역량을 미리 미리 키워두는 것이 클라이언트에 대한 성공적 서비스와 자신의 성공적 커리어 관리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정 용 민

–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7월 162008 Tagged with , 4 Responses

All about expected Q&A

독설닷컴을 운영중인 사사IN의 고재열 기자가 얼마전 친구인 N사 컨설턴트분의 글로 곤욕을 치뤘다. 이에 대해 고 기자는 N사측에 네티즌들이 궁금해 하는 여러가지 민감한 질문들을 보내 답변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N사는 상당히 구조적으로 우수한 답변을 보내왔다.

보통 다른 블로그에 있는 문장들의 많은 부분을 클립해 오지는 않는데…홍보를 담당하고 공부하는 실무자들에게 좋은 표본이 될 것 같아 한번 전재해 본다.

CONTEXT 적으로 민감해 보이는 극히 몇 부분(빨간 표시 부분 참조)을 제외하고는 형식, 구조, 톤앤매너, 구체성, 간결성, 포지션, 전략성등에서 우수한 점수를 주고 싶다. 이를 통해서 N사는 서면 인터뷰가 더 강하다는 insight를 얻었다.  

<고재열의 독설닷컴> 질문에 대한 농심의 공식 답변

1-1. 농심은 ‘정어리 펩타이드’ 광고가 <조선일보>에 게재되는 것을 몰랐는가?

전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농심이 판매했던 정어리 펩타이드를 <나일랜드>라는 회사가 구매하여 판매하는 제품입니다.
이는 산지의 농민이 생산한 수박을 마트에서 판매하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마트는 각자의 선택에 따라 수박을 홍보하거나 광고할 수 있습니다. 수박을 파는 농민이 판매된 수박에 대해서 말 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나일랜드>는 이러한 광고게재 여부를 농심에게 말 할 이유도 없었고, 농심은 그러한 사실을 확인 할 수도 없었습니다.

1-2.  앞으로 농심은 조선일보에 또 광고를 낼 의향이 있는가?

농심은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어떤 매체에도 광고를 할 이유도 의향도 없습니다.

1-3.  농심은 지난해 10억원어치 일간지 광고를 했는가?

작년 전문지와 일간지등 인쇄매체에 8억 2천만 원 정도 광고비를 집행하였습니다. 각 매체 당 1‐2회 정도 광고가 나갔습니다. 

1-4.  지난해 <조선일보>에 광고를 했는가?

 2007년 2월과 3월에 각 1회 광고를 했습니다. 이 외에도 동아일보(2월, 4월), 중앙일보(2월, 9월), 한겨레(2월, 5월), 경향신문(2월, 10월) 등 다른 매체에도 동일하게 광고를 집행하였습니다. 

1-5.  농심은 조중동 우선의 홍보원칙을 가지고 있는가?

 지금까지는 일정 부분 그래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겪으며 보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농심을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절감하였습니다.

1-6.  농심의 광고나 홍보 원칙은 무엇인가?

 농심의 광고나 홍보의 원칙은 가장 많은 고객에게 알릴 수 있는 매체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TV매체 위주로 광고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농심의 광고철학은 상품이 광고를 앞설 수 없다는 철학으로 사실대로 있는 그대로 고객에게 전달한다는 신념이 있습니다.

1-7.  앞으로 경향신문이나 한겨레신문에 광고할 의향이 있는가?

 이전에도 매년 1~2회 정도 광고를 집행하였습니다. 현재 농심은 한겨레, 오마이뉴스와 같은 매체와 공동캠페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언급하신 두 매체에 대해 특별히 배타적일 이유가 없습니다. 따라서 광고가 필요하다면 진행할 계획입니다.  

1‐8. 조중동에 광고를 한다는 이유로 농심 불매운동을 했던 네티즌을 고소할 계획인가?

고소할 계획은 없습니다. 다만 농심에 대한 오해가 풀리길 바라고 있습니다. 많은 네티즌들이 농심을 비난하는 상황에서 저희는 최선을 다해 진실을 말씀드리고 또 저희가 잘못한 부분에 있어서는 사과와 반성 그리고 대책을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2‐1. 농심은 원료로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는가?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농심은 2000년부터 청정지역인 호주산, 뉴질랜드산 쇠고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2‐2. 농심은 앞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할 의향이 있는가?

사용할 의향이 없습니다. 현재 호주산과 뉴지랜드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2‐3. 농심은 GMO 식품을, 특히 GMO 옥수수를 사용하고 있는가?

농심은 GMO 곡물을(옥수수 포함) 사용하지 않습니다. 농심은 식품기업으로는 드물게 GMO 검사장비를 도입하여 완벽하게 대비하고 있습니다. 

2‐4. 농심은 제품에 MSG를 사용하는가?

농심은 2007년 2월부터, 업계 최초로 전 제품에 MSG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천연조미료로 대체하였습니다.
 

2‐5. ‘농심이 MSG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표기를 하지 않는 것’은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네티즌은 주장하고 있다.

사실이 아닙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대부분의 소비자가 MSG를 화학조미료의 총칭으로 알고 있어 “무 MSG”, 또는 “MSG 무첨가” 표시 제품은 어떤 화학조미료도 사용하지 않았거나 없는 제품으로 오인하여 구매하는 등 선의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MSG란 용어를 사용하지 말고, 굳이 쓴다면 ‘L‐글루타민산나트륨’이란 용어를 사용하도록 권고하였습니다. 이는 2007년 10월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청 국정감사시 이기우 의원의 지적사항이었습니다. 상식적으로 무엇이 들어가는 지를 표기해야 하는 것이 제품표기의 기본사항인데 굳이 들어가지 않는 것을 쓸 이유가 없겠다는 판단과 함께 식품업계 선도기업으로 정부의 권고사항을 준수하여 이를 표기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오해가 깊어진다면 얼마든지 이를 표기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입니다.
* 2007년 2월 12일 국내 모든 일간지에 <농심이 생산하는 국내제품에는 MSG를 사용하지 않습니다>라는 광고를 게재한 적이 있습니다.*

2‐6. 해외에서 판매하는 신라면에는 MSG가 들어가는가?

해외에 판매되는 신라면에는 MSG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MSG 사용에 대한 법적 규제가 없으며 MSG 사용이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농심은 국내 제품의 경우 고객의 요구에 따라 2007년 2월부터 MSG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2‐7. 스위스에서 신라면이 제품 기준에 미달해 철수한 적이 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표기상의 문제로 2003년 유럽지역에서 수거한 사실이 있습니다. 방사선처리 여부의 표기는 유럽 국가에서만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 당시 납품받은 일부 원료가 방사선 처리된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표기가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수거하였습니다.
그 후 농심은 바로 방사선 식별 첨단장비를 도입하여 원료의 방사선 처리여부를 철저히 분석하고 있으며 해당제품은 현재 수출되고 있습니다.

3‐1. 제품에 이물이 들어갔다고 신고한 사람이, 라면 1백 박스를 주면 합의하겠다고 협박한 적이 있는가?

있습니다. 그 고객께서 언론에 제보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100박스를 요구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그 고객분 역시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다만 고객분께서는 라면에 바퀴벌레가 제조과정에서 들어갔다고 확신하는 입장이었고, 농심은 절대 제조과정에서 들어갈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전에 고객님과의 원만한 합의를 위해 제품 대 제품의 교환이나 일정부분의 물품 보상을 제안했던 적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제안은 고객님께서 원치 않으셨고 일관되게 라면 100박스를 요구했었습니다. 그러나 식약청의 조사결과를 통 해이물 발생이 제조과정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졌으며 결국 이 사건은 소비자께서 잘못 생각하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그 소비자는 여러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을 알렸고 언론은 식약청 발표도 있기 전에 그것을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도했기 때문에 농심으로서는 이미 치명적인 손실을 입었습니다.

3‐2. 그 사람은 라면 1백 박스를 받아 시설에 기부하려고 했다고 주장하는데 사실인가?

교회에 기부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선의를 목적으로 기부를 요청하는 것과 이물혼입과 연관하여 기부를 요청하는 것은 명분이 다르다고 판단하여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3‐3. 제품 이물과 관련해 이런 식의 요구를 한 사례가 더 있는가?

있습니다. 이물사건의 경우 언론에 먼저 공개되면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식품회사는 많은 피해를 입게 됩니다.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상식을 넘어서는 요구를 하는 고객님들이 분명히 계십니다.

3‐4. 그런 요구에 대한 농심의 정책은 무엇인가?

  과다한 보상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러한 경우 공신력 있는 기관(소비자보호원, 식약청 등)을 통해 해결하고 있습니다.

4‐1. 고객 항의 전화에 ‘조선일보는 계속 번창할 것이다’라고 비아냥거렸던 상담원은 어떤 징계를 받았는가?

상담 업무에서 보직 해임되었으며 근신 처분 중입니다.
 

4‐2. 그것은 상담원의 개인적 실수였나? 시스템 미비였나?

양쪽 모두의 문제라고 판단합니다. 회사를 대표하고 대변하는 상담원이 특정인과 상담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의견을 이야기한 것은 정말 잘못된 것입니다. 또 이를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못한 것은 저희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거듭 사과를 드립니다.

4‐3. 상담 시스템을 어떻게 보완했는가?
 
고객 문의에 대한 답변은 상담원들이 작성 후, 책임자의 확인을 통해 발송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고객상담 조직 및 인력을 확대, 보강하였으며, hot‐line을 개설, 매일 경영진이 직접 고객의 의견을 듣고 답하고 있습니다.

4‐4. 농심 불매운동과 관련해서 직원이 신분을 속이고 ‘82쿡닷컴’에 글을 올린 사실이 있는가?

 있습니다. 직원으로서 충정심을 가지고 농심에 대한 여러 오해에 대해 신분을 밝히지 않고 글을 올렸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4‐5. 지금까지 물의를 일으킨 내용과 관련해, 경영진이 직접 사과할 의향은 없는가?

농심의 경영진은 조선일보 광고 및 식품이물문제에 대해 홈페이지 및 쓴소리경청회,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적으로 여러번 사과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7월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손욱 회장과 경영진이 머리숙여 사과를 드렸습니다. 앞으로도 더 진심어린 방법을 찾아 사과하겠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일들의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4‐6. 네티즌들은 농심이 1등 식품 기업이기 때문에 오만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고 보는가?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그동안 고객님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고 오만했다는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자성을 계기로 고객님들과 더욱 긴밀히 소통하여 새로운 농심으로 거듭나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농심은 40여 년간 고객과 소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고객과 소통하는 데 서툴렀던 점이 많았습니다. 앞으로 회사의 논리로 고객님들을 설득하려고 하기보다는 고객님의 진심어린 조언에 더욱 귀를 기울이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4‐7. 농심이 퀵서비스 기사들에게 뽑힌 가장 불친절한 기업 1위로 뽑힌 적이 있는가?

 이러한 인상을 준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정말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부분, 소홀했던 부분까지 지적해 주시고 깨닫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를 계기로 전 직원들이 가장 친절한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5‐1. 농심은 특정 정치세력에 정치적 지원을 한 사실이 있는가?

2002년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에 합법적인 정치후원금을 낸 적이 있습니다.

5‐2. 농심은 보수단체를 지원한 사실이 있는가?

보수단체에 지원한 사실이 없습니다. 환경운동연합과 환경재단에 후원 한 적은 있습니다.

5‐3. 농심은 독재정부의 특혜를 입은 사실이 있는가?

농심은 정부로부터 특혜를 입은 사실이 없습니다. 농심은 창사이래 정치적으로 중립을 유지하였습니다.

5‐4. 농심은 전두환 정부의 도움으로 성장했는가?

사실이 아닙니다.  80년대 농심이 획기적으로 성장한 이유는 사발면(81년), 너구리(82년), 안성탕면(83년), 짜파게티(84년), 신라면(86년) 등의 히트상품개발로 인한 것입니다.

5‐5. 농심은 이명박 정부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가?

특별한 관계가 없습니다. 농심은 주요기업과 연결되어 있다는 정부와의 핫라인도 없을뿐더러 촛불집회 진행 중에도 라면값 담합 등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5‐6. 농심 오너 그룹이나 경영진의 가치관이 보수적인가?

대부분의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기업의 경영진은 보수적인 성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룹회장은 철학을 가진 쟁이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농심은 언제나 신제품을 개발하는 일에 전념해왔습니다. 정치적 입장을 떠나 제품본위, 고객본위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6‐1. 쥐머리 새우깡에 대해서 나중에 쥐머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처음 ‘쥐머리로 추정되는 물질’이라고 말한 것은 농심 아니었나? 처음엔 왜 착각한 것인가?

쥐머리라는 것은 고객분의 주장이었으며, 농심의 기술진도 모양이 유사하다고 하여 쥐머리로 추정된다는 표현을 쓴 것 같습니다. 식약청도 사진분석을 통해 쥐머리로 추정된다고만 한 상태입니다.

6‐2. 문제의 이물질을 왜 보관하지 않고 폐기했나?

문제의 물질은 폐기한 것이 아니라 생산공정에서 들어갔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분석과정에서 시료를 거의 소모해서 원형이 남아있지 않은 것입니다.
 

6‐3. 문제의 이물질이 쥐머리가 아니면 무엇인가?

자체 성분조사 결과 그것이 쥐머리인지 무엇인지 알  없었고 다만  ‘탄화물‐탄수화물 등의 원료가 높은 온도에서 타버린 물질’로 확인되었습니다. 고객님의 불안을 조성하고 감정적인 부분을 자극했다고 생각되어 노래방새우깡을 전면 생산 중단하였으며 당시 해당 제품(11만 박스)도 수거하여 전량폐기하였습니다.

6‐4. 문제의 이물질은 어떻게 해서 들어간 것인가?

한국의 식약청과 중국의 질검총국은 문제의 이물질이 농심의 부산공장, 중국의 청도공장 등 제조과정에서 유입되지 않은 것으로 발표했습니다. 농심으로서도 그 이물질이 어디서 들어갔는지는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6‐5. 농심 제품에서 이물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잦은 이물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현재 농심의 클레임 수준은 약 100만개 당 1~2건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잦은 이물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농심의 전체 생산량이 타 기업의 생산량에 비해 월등히 많기 때문으로 봅니다. 그러나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소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더욱 노력하여 클레임율을 줄이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6‐6. 네티즌이 농심이 이물 신고 1위 기업이라고 하는데, 맞는가?

 맞습니다. 그것은 농심의 전체 생산량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입니다. 라면의 경우 타사에 비해 7배나 생산량이 많습니다. 농심은 투명한 고객응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식약청에 신고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빈번한 이물문제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농심에게 있으며 이를 줄이는데 앞으로 더욱 노력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6‐7. 제품에서 이물을 줄이기 위해서 무엇을 더 강화할 계획인가?

앞으로 농심은 이물사건을 숨기기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어느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밝히고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고객분들께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고객안심을 위한 최고 성능의 이물검색기 설치 등 생산설비에 400억을 투자하여 제품안전을 위한 조치들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농심은 지난 3월27일 전사적인 고객안심프로젝트를 실행하면서 국내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식품안전자문단을 발족해 철저히 내부를 진단하고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사원들의 의식개혁을 위해 클레임 제로화를 위한 결의대회를 실시하고, 품질혁신을 통한 고객만족 프로그램인 ‘6시그마’ 화이트벨트 과정을 전사원이 취득하게 함으로써 고객의 요구사항을 적극 수용하고 있습니다.

7‐1. 농심은 ‘우지파동’을 이용해서 삼양을 제치고 라면업계 1위가 되었나?

사실과 다릅니다. 1989년 11월 우지파동 당시 라면시장 점유율은 농심 58%, 삼양식품 19.9%였습니다. 농심이 라면업계 1위를 차지한 것은 1985년 3월로 우지파동 훨씬 이전의 일입니다. 농심은 1981년 사발면, 1982년 너구리, 1983년 안성탕면, 1984년 짜파게티를 지속적으로 히트시키며 1985년 3월 시장점유율 42.2%(삼양 40.9%)로 라면업계 1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86년 출시한 신라면으로 1위 자리를 더욱 굳힐 수 있었습니다. <리스피알(Lee’s PR) 조사연구소>

7‐2. 농심은 ‘우지파동’ 당시 어떤 역할을 했는가?

 당시 그룹회장은 자칫 국내 라면업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생각에 직접 보사부를 찾아가서 우지가 안전하다는 것을 설명하면서 경쟁업체 살리기에 적극 나섰습니다. 또한 기술개발연구소와 홍보실 간부들이 과학적 자료를 가지고 검찰, 언론기관을 방문하여 설득작업을 벌이기도 했으며, 당시(1989년) 보사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방문시 우지는 라면튀김용으로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7‐3. 삼양에서 쓰는 우지가 팜유보다 더 비싸고 질이 좋다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농심이 우지에서 팜유로 대체한 1979년 당시 팜유의 톤당 거래가격은 721달러로, 우지 (637달러)에 비해 훨씬 비싸게 거래되고 있었습니다.(‘Oil World’ 가격기록표 첨부)
우지파동이 발생하기 10년 전인 1979년, 이미 농심은 우지보다 팜유가 제품차별성과 맛 그리고 우리 몸에 필요한 천연 토코페롤이나 베타카로틴 등 항산화 작용과 영양적인 면에서도 장점이 있다는 판단 아래 팜유를 사용하였습니다.
현재 농심뿐 아니라 라면업계 전체가 팜유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8‐1. 농심 창업주는 롯데 창업주의 동생이다. 롯데 창업주로부터 도움을 받은 것이 있는가?

 알려진 바와 같이 농심의 창업주는 롯데의 창업주와 형제관계입니다. 그러나 농심은 창업부터 현재까지 40여년간 독립적인 회사로서 외부로부터 도움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현재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알 수 있으며 실제로도 원료상의 거래를 포함한 어떠한 거래관계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농심이 롯데계열이라서 라면스프에 미국산 소고기를 쓸 것이다’라는 오해가 있었는데 농심은 롯데계열도 아니며, 미국산 소고기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8‐2. 농심은 <조선일보>와 친인척 관계라는데, 어느 정도의 관계인가?

사돈의 사돈입니다. 농심과 태평양이 사돈관계이고, 태평양과 조선일보가 사돈관계입니다.

8‐3. 네티즌들은 삼양은 민족기업인데 반해 농심은 특혜기업이라고 비난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농심은 특혜를 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특혜를 받은 사실이 없는데, 특혜기업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안타깝습니다.

9‐1. 농심은 독점기업이라 소비자 목소리를 잘 듣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다.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라면시장의 70%이상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보니 자만하고 고객들의 소리에 귀기울이지 못한 면이 있습니다. 다시 태어난다는 신념으로 끊임없이 노력하여 고객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최근에는 상설적인 온라인 쓴소리방 운영, 직접 방문하는 고객들을 위한 고객상담실, 쓴소리경청회, 각종 간담회 등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는 기업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9‐2. 불매운동과 관련해서 가장 억울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있는 조선일보 광고문제, MSG /미국산 쇠고기 /GMO 원료 사용여부 등과 같은 잘못된 사실이 불매운동의 촉매로 작용했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는 명백히 사실과 다릅니다. 그러나 상담원의 응대에 문제가 있었고 그 부분에 대한 비난과 지적은 달게 받고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또 농심제품의 품질과 맛에 대한 문제제기도 고객의 쓴소리로 알고 앞으로 수정, 보완, 개발해 나가겠습니다.
 

9‐3. 앞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 것인가?

고객들의 쓴소리를 상시적으로 듣는 온라인상의 쓴소리방을 운영하여 그 내용을 경영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오프라인 상에서 직접 고객들과 만나는 자리를 지속적이고 정기적으로 만들겠습니다.
소비자 불만 해소를 위하여 농심은 5월 28일 ‘고객안심 캠페인’ 행사에서 고객이 원하지 않는 것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동시에 클레임제로화, 고객응대 선진화, 생산공정 업그레이드 등을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식품 이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400억원을 투자하여 생산공정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객상담실도 고객안심센터로 바꾸고 회사에서 가장 비중있는 부서 가운데 하나로 변개하였습니다.
농심은 이번 일을 반성의 계기로 삼아 앞으로 더욱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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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이다. 이 예상질의응답을 작성한 실무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7월 01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예상질의응답을 만들자

예상질의응답을 만들자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보통 기업 소송등과 관련해서 CEO에게 법원 출두명령이 떨어지면 출두하기 전 일정기간 동안 그 CEO는 회사 법무팀과 법률 자문 컨설턴트들과 예상질의응답 내용에 대해 숙지를 하곤 한다. 법정에서는 CEO의 답변 하나 하나가 모두 법적인 책임을 가지기 때문에, 주요한 이슈들에 대한 일관성 있고 논리적인 답변내용의 준비는 필수적이다.

위기시 ‘여론의 법정’에 서는 CEO나 회사 대변인들에게도 이와 똑같이 예상질의응답의 준비와 숙지과정은 꼭 필요하다. 예상질의응답의 개발 목적은 언론과 커뮤니케이션을 함에 있어서 CEO나 대변인 그리고 홍보담당자들이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고 같은 목소리로 답변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위기가 발생했을 때 회사의 입장과 대응방안을 발표하는 대변인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놀라거나 당황’하게 되면 해당 커뮤니케이션의 실패 가능성은 매우 커진다. 모든 관련 이슈들을 대변인과 홍보담당자들은 모두 숙지하고 있어야 하고, 논리적으로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이 해당 위기를 통제(control)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공중에게 주는 것은 위기관리의 가장 중요한 기본 포지션이다.

만약 사고로 사망자들이 발생했다면 정확하게 그 사망자들이 몇 명이고, 그 사망자들과 기타 부상자들을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한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이들에게 어떤 배상을 실시할 것인지 또 더 나아가서 이러한 사고 상황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 어떤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 실시할 것인지를 모두 메시지로 준비해서 기자들 앞에 서야 한다.

피해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거나, 처리에 있어서도 무질서하게 뒤죽박죽 메시지들을 흘리게 되면 문제가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배상 계획이나 개발 방지 계획 등은 발표를 해도 당연히 신뢰가 가질 않게 된다.

갑옷이냐? 화살비냐?

   

위기가 발생했으면 일단 그 상황을 관리하는 부서의 활동과 병행해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해당 위기를 둘러싼 예상질의응답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이 전에 어떤 포지션을 가지고 위기관리를 할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합의가 CEO를 위시로 해서 전체 사내에 존재해야 한다.

정해진 포지션을 기조로 해서 작성된 예상질의응답은 충분히 많고 다양해야 한다. 각각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공식적인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논리적이어야 하고, 전략적으로 디자인 되어야 한다. 물론 최후에 법적인 리뷰도 실행해야 한다. 일부분의 사소한 표현이나 메시지 내용들이 추후 불필요한 소송의 빌미를 제공하거나, 소송에서 불리한 증거자료로 활용되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미리 필요하다.

개발된 예상질의응답은 상당히 집중적인(intensive) 세션을 통해 빨리 공유 되어야 한다. 사내에서 대변인의 역할을 실행하는 전문가의 경우에는 예상질의응답의 내용의 대부분이 생소한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1~2시간 정도의 세션을 통해서도 많은 부분의 논리적인 답변 내용 습득이 가능하다.

이러한 예상질의응답 팩의 경우 외부전문가들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가장 이상적인 팩 개발 방식은 다년간 위기를 관리한 경험이 있는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서 내부와 외부의 시각을 한자리에 모으는 방식이다. 예상질의응답을 내부인사들끼리만 만들다 보면 분명히 너무 내부 중심적인 답변 태도와 메시지들이 주를 이루게 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팩을 개발하는 당시의 상황은 상당히 촉박한 시간적 압박을 느끼게 되고, 정확한 상황 판단에 한계를 느낄 수 있으며, 분위기에 있어서 흥분되고 격앙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표현과 메시지들을 완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기본적으로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날카로운 질문들에 대한 답변의 내용들은 기업 내부의 홍보전문가들이 취합을 하고, 그 내용을 메시지화 하는 단계에서는 외부 전문가들의 지원이 필요하다. 내부의 이해관계자들 보다 좀 더 차분하게 제3자의 시각을 견지하는 그들의 인풋은 위기 시 예상질의응답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어 주는 경우가 많다.

위기시 완벽한 예상질의응답 팩은 전시 갑옷에 비할 수 있겠다. 모든 화살을 완벽하게 막아 낼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치명적인 부분이라도 잘 막아내 주는 그런 갑옷이라도 고마울 따름이다. 반대로 예상질의응답 팩을 개발하지 않거나 공유하지 않고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임하는 것은 벌거벗은 채로 화살비를 맞는 것과 같다. 운이 좋으면 살겠지만, 죽을 확률이 더 많은 도박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5월 01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 4 Responses

위기와 논란에서 살아 남는 방법들

여러 외국기업들과 국내기업들 그리고 정부기관, 각종 공사들의 위기관리 및 이슈관리 사례들을 보면 벤치마킹 해야 할 부분들이 각각 많이 눈에 띈다. 특히, 외국기업들의 경우 한국에서 하는 사업은 한정적이지만, 위기관리에 관한 부분은 거의 그대로 한국에 들여와 적용을 하려 하기 때문에 외국기업 본사들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주요한 벤치마킹 소스가 된다. (물론, 한국 현지에서의 적용성 또는 효과성에 대해서는 논외로 한다)

모든일에는 프로세스라는 것이 있겠다. 이 과정을 따라서 차곡차곡 해나가야 큰 목적을 이룰 수 있다.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 상황이나 부정적인 논란이 있을 때 커뮤니케이션 대응 프로세스를 한번 정리 해 본다.

위기/이슈 커뮤니케이션 대응 프로세스: 10 steps

Step 1)) 상황을 파악하라.
Step 2)) 포지션을 정해라.
Step 3)) 예상질의 응답을 만들어라.
Step 4)) 키메시지 또는 Talking Point를 만들어라.
Step 5)) Official Statement 또는 Holding Statement를 만들어 배포하라.
Step 6)) 대변인(spokesperson)을 선정해 활용해라.
Step 7)) 초기 대응 직후부터 연속적인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가동하라.
Step 8)) 프로그램 실행에 가능한 많은 endorsement들을 끌어 들여라.
Step 9)) 오디언스들을 참여시켜라.
Step10)) 한층 나아진 상황을 커뮤니케이션해라.
<출처: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각 step들을 자세하게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Step1)) 상황을 파악하라.
경청하라는 말과 같다. 위기를 유심히 바라보고 그 주변의 스테익홀더들을 관찰해봐라. 논란의 경우 그 논란을 일으키는 주체들과 그 논란을 감상하는 주변인들 모두를 아울러 관찰, 경청,분석하라. 그들의 포지션이 무엇인고, 어떤 키메시지를 사용하고 있는지, 누가 대변인인지를 분석하라. 이 부분들을 모르면서 싸우면 100전 100패다.

Step2)) 포지션을 정해라.
다음은 우리 포지션을 정할 차례다. 원칙은 ‘홀로 되지 말라’는 거다. 초원에서 사자를 만났다고 생각해 봐라. 초원에 혼자 서서 싸우는게 안전 할까 아니면 가까이 있는 얼룩말 무리속으로 섞여 들어가는 게 좀더 안전할까. 적은 최소화하고, 큰 mass의 편에 서라. 커뮤니케이션에서 이는 ‘오디언스를 알아라’는 말과도 통하는 원칙이다. 단순하게 mass를 찾아 서는게 아니라 리서치와 전략적인 시각을 가지고 논리성을 내세워야 한다. 그래야 mass가 동질성을 인정해 준다.
 
Step3)) 예상질의응답을 만들어라.
보통 실무자들은 키메시지를 만들고 그를 기반으로 예상질의 응답을 만든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그런 프로세스를 따르다보면 답변이 상당히 자사중심적이고 완고하고 딱딱해진다. 핵심은 키메시지를 만드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 키메시지가 수용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앞에 놓여있는 위기나 논란을 둘러싸고 예상되는 모든 질문들을 뽑아 책상위에 올려 놓아라. 백개도 좋고, 천개도 좋다. 중요한 것은 ‘모든’ 가능한 질문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질문받기 싫은 X같은 질문들은 꼭 챙겨야 한다는 거다. 나중에 그 질문 한방에 쓰러지기 싫다면. 그리고 각각의 질문들에 대해 답변을 달아라. 좋은 답변을 다는 법? 답변을 달아서 우리 회사와 관계 없는 일반인들에게 보여줘바라. 꼼꼼하게 읽어 달라 해라. 욕먹은 부분은 고쳐라. 반복해라. (오디언스의 머리로 생각하라)

Step4)) 키메시지 또는 Talking point를 만들어라.
완성된 예상질의응답들을 보면서, 반복되는 답변 메시지들을 모아 추려라. 풍성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 fat을 제거해라. 간결하게 다듬어라. 머릿속에 쏙들어갈 수 있게 packing을 해라. 키메시지는 몇개여야 한다는 원칙은 신경쓸 필요없다. 사내에서 공유될 때 아무런 시각자료나 문서에 의지하지 않고 구두로 차근차근 기억해가면서 설명할 수 있는 분량이면 오케이다.

Step5)) Official Statement 또는 Holding Statement를 만들어 배포해라.
이때부터 외부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된다. 이전까지는 이러한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준비를 해왔던거다. 오피셜 스테이트먼트와 홀딩 스테이트먼트란 간단하다. 보도자료 형식으로 자사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다. 핵심은 자사의 포지션이고, 서브 핵심은 개선 또는 관리 방안을 곁들이는 것이다. 이 스테이트먼트에서 중요한 부분이 이곳이다. 서브핵심은 매우 중요하고 이게 없으면 ‘말장난’이 된다.
 
Step 6)) 대변인을 선정활용해라.
대변인을 활용하라 카운셀링하면…많은 클라이언트들은 유명 코미디언이나 탈렌트 영화배우 또는 뜨는 아이돌 가수들을 생각한다. 언제부턴가 홍보대사라는 이름으로 홍보비용들이 비효과적으로 줄줄새고 있다. 홍보대사는 홍보예산이 남아서 처리가 곤란할 때 파르페 위에 체리 하나 올려 놓듯이 그냥 데코레이션 정도로 가라. 효과없다. 특히 위기시에는. 이 대변인이라는 의미는 우리 회사의 포지션과 개선 및 관리 방안을 강력하게 커뮤니케이션 해 줄 커뮤니케이션 아울렛이다. 대변인에게는 뇌(brain)가 있어야 하고, 신뢰(credibility)가 있어야 하고, 명성(reputation)이 있어야 한다. BCR이라고 부른다. 당연 입(mouth)도 있어야 겠다.

Step 7)) 초기 대응 직후부터 연속적인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가동하라.
대변인이 선정되어 가동이 가능하다면 이 때부터는 이 후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거다. 총알은 키메시지다. 홀딩 스테이트먼트다. 예상질의응답은 방탄 조끼다. 이 때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고안(?)해 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프로그램 개발 회의를 해라. 회의실 앞 칠판에다가 키메시지를 하나씩 써 올려라. 프로젝터로 쏘아 올리는 것도 좋다. 단, 칠판에 꽉차게 하나의 메시지만을 올리는 거다. 그 메시지를 모두 읽어라. 이해가 될 때까지 100번이라도 읽어라. 그리고 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라. 이것이 message based brain storming이다. 전문가는 물론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프로그램을 먼저 고민한다. 프로그램이 가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시지를 보지 않고 하는 고민은 ‘앙꼬 없는 찐빵’만을 산처럼 쪄 놓는 꼴이 된다.

Step 8)) 프로그램 실행에 가능한 많은 endorsement들을 끌어 들여라.
우리나라 기업들이나 조직들이 취약한 부분이 이 부분이다. Endorsment라는 개념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이런 제3자인증그룹을 ‘나눠먹기’나 ‘서열의식’ ‘열외없는 대우’…이런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장애를 일으킨다. 원점으로 돌아가서 오디언스들에게 물어라. 우리의 이야기를 누가 인정해주거나 한번 검증해주면 진실로 믿겠는지 물어봐라. 분명히 도지사님이나, 시의원님들, 국회의원님들이나 대통령이 아닐수도 있다. 이슈에 따라 틀리지만…서열이나 유명인사가 아닐수 있다는 거다. 제3자 인증그룹의 발견과 확보는 위기나 이슈관리에 있어서 효율성측면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개인적으로는 연예인 홍보대사들에게 줄 큰 돈을 차라리 평상시에 이 제3자인증그룹을 구성관리 하는 데다 쓰라고 하고 있다)

Step 9)) 오디언스를 참여시켜라.
너희들만의 잔치로 만들지 말아라. 아무리 대변인이 들끓고, 제3자인증그룹이 앞장서 나서도…결국 오디언스들이 바라보고만 있으면 소용없다. 모든 방법을 통해서 그들을 참여시켜라. 이메일하게 하고, 전화하게 해라, 댓글을 달게 하고 답변을 해줘라.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함께 얼굴을 맞대어 주라. 찾아가서 마주하라. 그들로 하여금 제안하게 하라. 우리는 같은편이라는 포지션을 더욱 강력하게 공유해라. 좋은 의미에서 공범의식을 공유하자는 거다. 분명 좋은 의미다.

Step 10)) 한층 나아진 상황을 커뮤니케이션 해라.
초기에만 허둥대다가 상황이 사그라드는 느낌을 받으면 거의 모든 기업이나 조직들은 갑자기 low profile로 전략을 바꾼다. 이게 일반적인 움직이라고 해도, 아닌 건 아니다. 오디언스들에게는 그 초기 기억이 뇌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쥐머리새우깡에 대한 기억은 평생을 간다. 그 혼입과정이 전혀 밝혀지지 않았고, 어쩌면 생산자의 과실이 아닐수도 있는데도…그냥 기억은 쥐머리새우깡뿐이다. 사후 커뮤니케이션이 없어서다. 상황이 달라지고 나아졌으면 계속 일관된 강도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해라. 오디언스가 “됐다 됐어…이젠 완전히 오해가 풀렸다. 알았다”할 때까지 개선된 상황들을 적극적으로 알려라. 이는 추후에 유사한 위기나 논란을 막는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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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를 해 봤다. 말이 쉽다고도 한다. 하지만…위기때는 누군가는 쉬운 말이라도 해 주어야 한다. 그게 컨설턴트의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