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

7월 312009 Tagged with , , , , , , , , , , , , 0 Responses

Know Media-언론? 다 알거든?

” 언론을 아셔야 합니다.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생각하며 또 왜 다가오는지를 이해하셔야 진정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이야기 드리면 90% 이상의 CEO들께서는 이런 표정이시다.

‘내가 당신 태어나기 전부터 조선일보를 읽었을껄. 내 동창들 몇몇은 논설위원급이고…편집국장 하는 친구도 있는데 나한테 언론 강의를 해?’

아니다. 그렇게 언론을 이해하시라는게 아니다.

어제 MBC뉴스를 보고 있다가 어떤 이슈에 대해 지자체장들이 각기 다른 대응을 하시는 것을 보게됬다. 그분들은 다 언론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남부럽지 않은 경력을 가지신 분들이었다. 그런데 하나의 이슈를 대하는 포지션과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서로 달랐다. 왜일까?

A라는 언론이 있다고 치자. B라는 주제에 대해 부정적인 보도를 하기 위해 각종 정보들을 모으고, 부정적인 질문을 하기 위해 B이슈와 관련된 C기업(조직)을 찾는다. 그러면 C의 CEO는 어떤 포지션과 핵심 메시지로 응대를 해야 할까?

  1.  A언론이 미리 짜놓은 B주제에 대한 부정적 측면 지적에 정면 반박 한다.
  2. A 언론이 미리 짜놓은 B주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교정하기 위해 노력한다.
  3. A 언론이 미이 짜놓은 B주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그대로 인정하고 개선책을 제시한다.
  4. 공식 대응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기업 또는 조직들은 4번을 가장 흔하게 선택한다. CEO의 부재 또는 일정상 어려움을 들어 일단 피하려고 한다. 또 이 활동이 그래도 가장 흔하면서도 내부적으로 잘된 대응이라고 인식된다. (동의할 수는 없다)

그 다음이 1번이나 2번을 선택한다. 정면으로 핏대를 내세우면서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나름대로의 증거를 제시하고 여러가지 근거들을 쏟아부으며 대응한다. 물론 그 상황에서 해당 기자를 ‘아…이게 아니었구나…’할 정도로 교화를 시킬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대부분의 기자는 현장에서 교화되지 않는다. (사실 그렇게 교화가 되는 기자는 사전준비와 취재가 적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부 교정 노력의 경우에도 맨 뒷 보도에 ‘한편 이런 반응도 있다’는 식으로 가늠해 나가기 때문에 그렇게 큰 효과는 볼수 없다. 하나의 변명으로 편집이 될 뿐이다.

가장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가장 바람직한 대응은 바로 3번이다.

단, 해당 이슈가 우리 회사 또는 조직에 치명적인 후폭풍으로 연결되지 않는 범위내에 존재할 때 선택가능하다. (하지만 보통 99%의 자잘한 대언론 이슈들이 대부분 이 영역내에 떨어진다)

해당 기자가 취재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먼저 생각해 보라는거다. 반론을 들어 공정하게 50:50의 재미없는 보도를 위해 그 먼 자리에 와 인터뷰를 하는게 아니라는 거다.

일단 기자가 B라는 이슈에 대해 부정적 톤앤 매너를 가지고 기사를 디자인해 왔으면…

  1. 기자의 지적에 어느정도 같이 공감을 하는 게 필요하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한점도 없는 이슈일 때만 그 반대일 수 있다)
  2. 그 문제점을 세부적으로 확정해서 모든부분이 문제인 것은 아니고 ‘여기부터 여기까지만’ 문제라는 포지션을 확정하자
  3. 그 세부적으로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일부 사과를 하고 개선책을 제시하자


보도 꼭지에서는 마지막 3번째 메시지만 편집이 되어 나갈 확률이 가장 높다. 하지만, 보도의 흐름에 있어서 C라는 조직이 해당 B이슈에 대한 A언론의 지적에 공감하고 겸허하게 사과하면서 개선을 약속했다는 안정된 스토리라인이 태어나게 된다.

일종의 윈윈윈(시청자-기자-기업) 현상이다.

이 구조가 한부분이라도 깨어지면 해당 보도는 위험한 것이 되어 버린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 좀더 자세하게 풀어보자.

언론을 이해 좀 하자.

 


7월 202009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주말에 만난 주목 할만한 위기 이슈들

  • 한티역 택시사고의 숨겨진 진실을 추적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 자동차 회사 vs. 급발진 이슈
  • 대한민국, 대형마트가 접수하다. MBC ‘시사매거진 2580‘ : 기업형 수퍼마켓 vs. 소규모 지역 수퍼마켓

주말동안 유심히 모티터링 했던 케이스들이다. 위의 급발진 이슈는 10년전 자동차 회사 PR을 담당할 때 부터 특히 관심을 가지고 트래킹을 해왔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자동차 회사를 대변하는 직원들이 상당히 ‘반복적’으로 커뮤니케이션(메시징) 훈련을 받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이슈의 호불호를 떠나) 준비되어있던 인터뷰라는 점에서 벤치마킹 할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급발진 사고에 대한 대응 포지션과 메시지에 있어서 국내외를 막론 거의 모든 자동차 제작사들이 동일한 포지션과 메시지를 가지고 대응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아래 수퍼 관련 이슈는 논리와 포지션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메시지들을 분석해 보면 기업형 수퍼마켓들의 경우 소비자들과 포지션을 함께 하는 일관성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소규모 지역 수퍼마켓의 경우 조직의 응집력이나 이해관계들이 달라서 인지 포지션이 자신들의 생존권에 머무르고 있다는 게 아쉽다.

포지션 확보에 있어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소규모 지역 수퍼측이 자신들의 기존 포지션을 어떻게 업그레이드 하고, 또 자신들의 사업적 피해상황을 얼마나 가시적이고, 수치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지가 이 갈등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겠다.

중장기적으로 현재와 같은 포지션으로 평행선을 긋는다면 기업형 수퍼측에 승산이 있다고 보여진다. (별반 정치적인 변수나 돌발적인 재앙적 요소들만 관여되지 않는다면)

위기관리 관점에서 두가지 이슈들에 대해 좀더 깊이 있게 모니터링을 해 볼 필요가 있겠다.

7월 132009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입장을 바꾸면 답이 보인다

모 맥주회사 홍길동 홍보팀장 / 40세 / 강남 압구정동 거주 / 아내와 초등학생 딸 하나

[일요일 가상 시나리오]

압구정 유명 분식점에서 딸과 함께 주말 점심. 오뎅을 먹는데 심하게 비린내가 남. 주인 아줌마를 불러 이유를 물으니 이렇게 대답함.

“어? 아까 청년들도 그러더니 진짠가 보네. 그게 어제 오뎅이 몇개 섞여 있어서 그런가 봐요. 먹던건 아닌데 요즘 날씨가 이래서…죄송합니다. 다른 오뎅으로 바꿔드릴께요” 아무렇지도 않게 냄새나는 오뎅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새 오뎅을 가져다 식탁위에 올려 놓음.

홍팀장 열받아 이렇게 따짐. “아니 이전 손님들이 냄새가 난다고 했었으면 오뎅들을 검사해서 이상한 것들을 빼내야 정상 아닙니까? 그냥 그 때도 이렇게 바꿔주고 다른 오뎅들은 신경도 안쓴거 아네요? 이렇게 상한 오뎅 먹고 우리 애 같이 어린애들이 큰일이라도 나면 책임질겁니까?”

분식집 주인 아줌마 이렇게 대답함 “먹어도 안죽어요. 우리 어렸을 때는 더 한것도 먹고 배탈한번 안났어. 요즘 애들 너무 귀하게 키우니까 그래요. 그리고 냄새 난다고 다 상한건가? 오뎅이 비린내가 날때도 있고 그렇지 뭐. 거 먹기 싫으면 관둬요. 괜히 트집이야.”

홍팀장은 극도로 열을 받아 외침 “이거 문제군. 이 분식집 내가 구청에다가 신고할꺼야. 이 아줌마가 강남에서 밥벌어 먹고 살기 싫군. 뭐 이딴 가게가 다있어…요즘이 어떤땐데…XXX”

분식집 아줌마는 씩씩대면서 돌아서는 홍팀장 뒷통수에 대고 한마디 함 “신고해. 내가 뭐 이 짓밖에 할짓이 없는 사람인 줄 알어? 당신 아니라도 손님은 많어~”

[월요일 가상 시나리오]

홍팀장 출근 함. 홍팀장 회사 전화로 한 소비자가 전화 함. 소비자 왈 “아니 이 맥주에서 왜 소 오줌 냄새가 나요? 당신들 사람 죽일 작정이야? 이게 뭐야? 왜 제품가지고 이런 장난을 해?”

홍팀장 이렇게 대답함. “네? 맥주에서 냄새가 난다구요? 아 고객님 그럴수 있습니다. 그게 인체에 해로운 건 아니구요. 얼마전 생산했던 제품 일부에서 그런 현상이 벌어지는 데요…저희가 교환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구입하신 가까운 상점에 가셔서 교환 받으시면…”

소비자 왈 “미친거 아니야? 당신네가 직접와서 무릎꿇고 사과해. 정신적인 피해도 그렇고 이거 마시고 나 토했어. 어쩔꺼야? 그리고 홈페이지나 어딜 찾아봐도 이런 문제에 대해 사과도 없고”

홍팀장이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저희 영업직원을 보낼테니까 그럼 이야기를 해 보시지요. 다시말씀 드리지만 맥주가 그렇다고 인체에 해롭지는 않습니다. 마시시기에 약간 역겨울 수는 있지만 문제는 없다구요.”

소비자가 화나서 소리친다. “이거 말로는 안 통하는군. 알았어. 내 조카가 YTN에 있는데 그쪽에다 연락할꺼야. 당신네들 말이야 아주 악질인데 한번 혼 좀 나봐”

홍팀장 전화 끊으면서 이렇게 혼잣말을 한다. “이제는 개나 소나 다 언론에다가 퍼뜨린다고…XXX…이 짓도 못 해 먹을 짓이야 에이…”



같은 사람. 유사한 이슈. 그러나 정반대의 입장과 메시지.

위기관리는 이래서 힘든거다. 옆에서 볼 때와 당할 때가 틀린 것도 문제고.

안 그러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 하면 다들 할말이 없다…………………………….

7월 022009 Tagged with , , , , 5 Responses

예전 같았으면…

대통령의 재래시장 방문 내용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정작 긴장을 해야 하는 곳은 대형할인마트 회사들이 아닐까 한다. 대통령께서 일단 적확한 해법은 제시 하지 못하셨지만…상인들이 대통령에게 대형할인마트에 대한 민심을 들려 주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겠다.

과연 대형할인마트회사들은 어떻게 이 방문을 바라보고 있으며, 이들 지역 상인들과는 어떤 포지션과 메시지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예전 같았으면 바짝 긴장해야 할 만한 민심과 메시지였다.


 

7월 022009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말 안타까운 이야기 아닌가…

그는 “대한늬우스 광고에 2억원이 들었고, 광고기간도 한달 밖에 되지 않는다.”며 “뉴스가 아니고 광고인데, 좀더 가볍게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노컷뉴스]



처음부터 가볍게 생각했던게 패착이었던거 아닌가?

2억이라는 광고비를 어떻게 적다 할 수 있는가? 외국기업의 경우 1년치 PR대행비용도 2억이 안되는 곳들이 많다.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왜? 가만있는 것 보다 못한 커뮤니케이션을 억지로 해서 먹지 않아도 될 욕을 먹고, 받지 않아도 될 비판을 받았는가 이거다. 왜 2억이라는 국민의 세금을 들이는데 있어서 그렇게 가볍게만 생각을 했냐 이거다. 우리국민이 개그에 굶주린 국민도 아닌데 왜 극장에서 시대착오적이라 비판을 받을 만한 대한 늬우스 형식으로 철지난 개그 커뮤니케이션을 해야만 했냐 이거다.

그리고 왜?

처음부터 빨리 상황파악을 하고 포지션을 지금과 같이 ‘대한 늬우스가 사회적으로 피해를 많이 주고, 여러 사람들에게 정신적 영향을 많이 준다면 내릴 수도 있다’고 가져가지 않았나? 왜 자신들의 평가가 다르고 만족스럽다 했었나 말이다.

왜? 이렇게 상황파악도 늦고, 포지션도 불완전하고, 논리도 없냐는 거다.

정말 안타깝지 않을수가 없다…

[관련글]

  1. 2009/06/25
    논의 끝…
    (4)
  2. 2009/06/25
    위기관리는 광고대행사의 몫이 아니다…

  3. 2009/06/24
    신발끈과 갓에 대한 이야기…
    (2)
6월 142009 Tagged with , , , , , , , , , 4 Responses

I doooooooo…..n’t think……….soooooo

“국민 여러분, 저 최수부는 46년 동안 고집 하나로 회사를 키워왔습니다. 회사는 지금 이상한 단체의 부당한 협박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자유시장경제를 지키기 위해 싸울 겁니다.”

최수부 회장이 TV에 나와 이렇게 선언했다면 ‘광동제약 협박사건’은 어떻게 됐을까. 말없는 국민은 회사를 도왔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상한 단체는 사람들의 함성에 놀라 뒷골목 쥐구멍으로 숨어들었을지 모른다. [중앙일보]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아니다. 이런 포지션과 메시지였으면 더더욱 안됐다. 이랬으면 직원들은 더욱 힘들었을꺼고, 매출은 매출대로 타격을 받았을꺼다, 주식은 곤두박질쳐서 장기전을 해야 했을꺼고, 매일 해당 제약 회사에 대한 혈전의 결과들을 기사화 되었을 꺼다.

최소한 지금 상황이 이렇지는 않다. 반쪽의 성공이지만 위보다는 사실 낫다.

일단 중앙일보에서 제안 한 포지션과 메시지는:

  • ‘고집’이라는 부정적인 단어를 포함시켜 ‘아집’이라는 뉘앙스를 주고 있다. (위기관리는 광고가 아니다. 왠 카피인가?)
  • ‘이상한 단체’라는 부정적인 지칭 또한 기업이 공식적으로 릴리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업은 위기시에 가능한 가치중립적 지칭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 마지막으로, ‘자유시장경제’라는 갑작스러운 단어를 끌어들여 전선을 더욱 더 확장시키고 있다.


기본적으로 해당제약회사의 포지션과 메시지는 긍정적이어야 하고, 가치중립적이며, 비정치적, 비사상적이어야 했다. 그런 시각에서 볼 때 중앙일보의 제안은 그냥 사설속 제안으로만 받아들였으면 한다.

아닌건 아니다.

6월 122009 Tagged with , , , , , , , , 4 Responses

삼성은 어떻게 대응할까?

“삼성은 소비자에게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언소주가 11일 삼성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생명 삼성에버랜드를 불매운동 대상 기업으로 선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그룹은 이런 공식 논평만 밝히고 더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동아일보]

언소주측의 제2타겟기업이 삼성그룹 계열사들로 정해졌다고 한다. 아직까지 삼성측에서는 세부 공식적 논평을 자제하고 있다. 위의 부분적인 논평이 삼성의 대략적인 포지션같은데 상당히 간결하고 우회적이지면 적절하다고 본다.

앞으로 이 포지션이 어떻게 변화할지 또는 진화할지 궁금하다.

상당히 흥미로운 케이스다.  

6월 092009 Tagged with , , , , , , , , 7 Responses

포지션이 가볍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2의 광고주 불매운동으로 발기된 대 광동제약 견제 프로그램이 몇일만에 해당 제약회사의 공식메시지로 잠잠해 지고 있다.

작년에 진행되었던 프로그램과는 견제 방식도 달라졌고, 기업의 대응방식도 달라졌다는 점에서 위기관리 담당자들이 눈여겨 봐야 할 케이스라고 본다.

해당 제약회사가 타겟이 된 부분은 특정 언론사에 편중된 광고를 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고 한다. 문제는 해당 제약사가 견제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단체에 전달한 공식 메시지다.  홈페이지에도 팝업창으로 해당 제약사의 공식 메시지가 떠있는데…

포지션이 사려깊지 못하다.

일단 상황을 모면하고자 강력한 하이프로파일 포지션을 선택한 듯 한데…메시지에 아쉬움이 있다. (절대 보수다 진보다…또는 정치적인 편견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평가다)

메시지를 보면
특정 언론사에 편중하지 않고 동등하게 광고집행을 해 나가겠다
앞으로도 더욱 소비자와 함께 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이 두가지 메시지로 해석이된다.

이 메시지들은 이미 그 이전에는 해당 제약사가 특정 언론사에만 ‘편파적’인 광고를 집행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그러한 광고집행의 편중이 해당 제약사 소비자의 뜻에 반하는 것이었음을 고백하는 듯 해 보인다.

사과(apology)라는 것은 논란이 되는 사건이나 활동에 국한한 것이어야 한다. 회사의 전략적인 비지니스 활동과 철학 전반에 대한 사과라면 그 문제는 달라진다.

간단히 이야기 해서…

“엄마, 잘 못했어요. 제가 엄마가 아끼시던 꽃병을 깨뜨린 거 미안해요. 용서해 주세요”


이게 사과다. 잘못한 (단편적) 행동에 대한 사과란 의미다. 하지만…

“엄마, 저는 원래 나쁜놈이에요. 언제쯤 엄마의 꽃병을 깰수 있을까 항상 고민했었어요. 이번에 기회를 잡아 꽃병을 깨게 됐네요. 제 근본적인 사악함을 용서해 주실 수 있으세요?”


이건 아니다. 일편 오버이고, 성당에서 신부님에게 하는 고해성사일 뿐이다.

사과에 있어 어디까지 사과하고 어떻게 표현하는가는 매우 매우 중요하다. ‘무조건’이라는 것은 없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라는 것도 안된다.

해당 제약사는 광고집행에 있어 광고집행 원칙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기본적으로 정치적이나 사상적 기준에 따른 원칙이 아니라 발행부수에 따른 효율성 원칙이었을 것이다. 또한 해당 제약사는 광고집행과 소비자 철학은 결코 연계하지 조차 않았을 것이다. (어떤 기업이 정치적 목적으로 광고와 소비자 철학을 연결하나?)

원칙적으로 해당 제약사가 집행해왔던 광고집행 논리는 비정치적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모든 잘못을 만들어 인정하는지 모르겠다. 사내적으로 ‘우리가 잘 못했다’는 공감대가 있을리가 없다. ‘일단 시끄러우니 여러가지 골치 아프니 사과하고 보자’하는 게 공감대일 것이다.

기업의 포지션으로서는 상당히 아쉽다. 향후에 타겟이 될 기업들에게도 하나의 벤치마킹 사례가 될까 우려된다. 기업으로서 원칙과 진실에 충실하다면 아닌건 아닌거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 본 포스팅은 정치적이거나 사상적 편견에 입각 해 쓰여진 글이 아닙니다. 따라서 그러한 생각에 입각한 댓글은 사절합니다.

6월 052009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It Tells All

▲사건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 노코멘트다. (직무대행인) 차장과 중수부가 알아서 할 일이다.

▲노코멘트

▲대답 안 해도 되겠지.

▲결과적으로 수사가 잘 진행되지 않았잖아. 사건에 대한 언급은 내 몫이 아니다. 노코멘트이다.

▲그거는 답을 하라는 건가, 말라는 건가. 노코멘트

▲사건에 대해서는 얘기 안 한다고 했지 않나.

[연합뉴스]


보통 미디어트레이닝시에 절대 하지말아야 할 것(Don’ts)으로 ‘노 코멘트 (No Comment) 하지 말라’고 하는데…이번 임채진 검찰총장의 퇴임 인터뷰에서는 이 노코멘트라는 말 자체가 모든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노 코멘트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뜻이 있는 건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그래서 위기시에 노 코멘트하지 말라는 주문이 있는 것 같다. 듣는 사람이 그 메시지의 의미를 자의적으로 다양하게 해석 할 수 있는 여지를 주기 때문이다.

또한 30년에 가까운 검사생활로 질의와 응답에 달인인 검찰총장 답게 인파이팅하는 포지션 세팅이 눈에 띈다. 사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뚜렷하게 선을 긋고 그 안에 머물렀다.

‘노 코멘트’로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떠나는 것 같다.

6월 012009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경찰에게는 위기의식이 없다

1일 아침 한 라디오뉴스도 “‘분향소를 철거한 전경들이 실수한 것’이라는 (경찰의) 인식은 민심을 거꾸로 읽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 청장은 “조만간 시민들에게 사과 표명을 하겠다”며 “분향소는 대한문 앞이 아닌 정동길 방면으로 옮겨 존치하고 연행자들은 빠른 시일 내에 석방하겠다”고 31일 말했다.

주 청장은 지난 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찰버스가 막아주니 분향하는데 오히려 아늑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조선일보]



보통 위기관리 워크샵을 진행하면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 세션을 진행하면 대부분의 임원진들이 ‘저렇게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집중해 세션 시간을 할 애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표정을 짓는 것을 볼 수 있다.

미디어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언론 커뮤니케이션 do’s and don’ts’를 설명하면 많은 분들은 ‘저렇게 기본적인 이야기를 반복하는 이유가 뭘까?’하는 반응을 보이면서 지루해 하신다.

하지만, 한두번의 ‘설화(舌禍)’로 아무일도 아닌 일들을 진짜 위기로 만드는 경우들이 너무 너무 흔하다는 것을 종종 잊는다. 남이 하면 말실수고 내가 하면 ‘내가 내입가지고 그런말도 한번 못하냐’하는 거다.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이야기 했지만…위기가 진짜 심각하면 말을 아끼게 되어 있고, 좀더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게 되어있다. 그게 본능이다. 생존본능이다.

그에 기반해서 볼 때 위의 경찰간부분은 작금의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지 않고 있는 듯 하다. 어느정도 위기의식은 느낄 수 있다해도 그것이 자신의 ‘말’까지 아끼고 전략적으로 가져갈 만큼의 위해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생각하는 것 같다.

포지션과 메시지측면에서도 그렇고 타이밍측면(조만간이 뭔가?)에서도 ‘위기관리’ 의지와 활동이 존재하지 않는다. 경찰에게 지금의 이 상황이 실제 위기가 아니라면 할말은 없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설화 잔치를 벌이다가는 진짜 예상치 않았던 위기와 맞닥뜨릴 수 있다는 건 알아야 한다.

왜 침묵하는 공중들 까지 어처구니 없는 방식으로 화나게 자극 하냐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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