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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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 홍보담당자들과 인터뷰를 해 보면 위기관리란 ‘부정적인 기사나 보도를 막는 것’으로 정의를 내리는 분들이 꽤 있었던 당연히 “나는
최근 위기관리 그러나 홍보실무 또 “우리가 실무자들 알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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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
불만제로 만큼만 하자!
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한 일이지만, 한편으론 해당 업체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기도 한다.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며칠 간 밤을 새거나, 20시간씩 잠복취재를 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불만제로’ 한편을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약 4000만원. 이중 실험비로 500만원 이상을 쓴다. ‘의심’을 사실로 밝혀내기 위해선 과학적 검증이 필수적이다.
“업체 분들에게 확인을 하려하면 매우 강렬하게 저항합니다. 방송이 나가기 전 관련 증거를 다 없애기도 하고요. 이분들도 생계가 걸린 문제이니 당연한 일이죠.” 그간 다양한 요령도 많이 생겼다. “기밀 사항이라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제작진만의 비법이 상당하다”고 귀띔했다.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에서 MBC불만제로 채환규PD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MBC불만제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탐사보도 프로그램으로 여러 기업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프로그램들 중 하나다. 채PD가 이야기 하듯이 한번의 보도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채PD말에 의하면 ‘업체분들에게 확인을 하려하면 매우 강렬하게 저항’한다고 한다. 이런 저항은 생존을 위한 본능이다. 이런 생존 본능이 전략에 기반하기는 힘들다. 문제는 이런 취재에 대응하는 방식과 준비다.
불만제로 한 꼭지 제작에 평균 5주를 투자한다고 한다. 제작비는 4000만원가량이란다. 이 중 실험비로 500만원을 쓴단다.
기업은 불만제로 대응에 보통 몇일을 투자하고 있는가? 미디어트레이닝 또는 대변인 훈련들과 같은 기본적인 대비책에는 어느정도의 기간과 예산을 투자하고 있나?
불만제로 한 꼭지 투자 금액에도 못 미치는 위기대응 기본 시스템 구축 예산에 벌벌 떨면서…순수한 생존본능에만 의지하는 것은 아닐까? 더도말고 덜도 말고 딱 불만제로 만큼만 하자.

위기요소진단 워크샵에서 배운 insight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세스 중에서 우선 하나만 먼저 하라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하는 질문을 한다면 나는 ‘위기요소진단을 하세요’라고 말하겠다.
위기요소진단은 마치 건강검진과 같다. 해당 기업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위기 요소들은 물론 기존에 경험했던 위기요소들을 다시 한번 뒤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PR을 하면서 그리고 위기관리를 하면서 이 시스템 관리 부분이 의학적인 것들과 많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보통 기업의 위기의 경우에 다음과 같이 네가지 정도의 위기들로 단순하게 나눌 수 있다. (의학적 비유)
예측과 사전통제가 가능 했었던 위기
뻔히 알면서도 당하는 위기. 이런류의 위기와 맞닥뜨리고 나면 이렇게 말한다. “내가 그럴줄 았았어. 진작 이런 부분에 신경을 써 놓을껄 그랬지….진짜 아쉽네~” 유전적으로 일부 장기가 좋지 않은데도 몸을 혹사하다가 병에 걸리는 케이스와 비슷하다.
예측은 가능했지만 사전통제는 어려웠던 위기
이런 위기가 발생 할 줄은 알았지만, 어떻게 사전에 발생을 막을 방법이 딱히 없었던 위기다. “예상은 했었지만…어쩔 도리가 없었어…” 이런 말을 하게 하는 위기다. 원체 장기가 약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었던 환자가 증상이 심해져 응급실에 실려온 케이스 같다.
예측은 불가능했지만 사전통제는 (어렵지만) 가능할 수도 있었던 위기
멀쩡하다가 갑자기 얼토당토 하지 않은 위기 상황에 맞닥뜨린 케이스다. 이전에 알았더라면 대비를 할 수 있었는데 한다. 몰라서 대비를 못한 거다. 보통 이런말을 하게 한다. “누가 그럴줄 알았나? 그럴 줄 알았으면 미리 대비를 했지…” 건강했었기 때문에 아무 이상이 없다고 자신을 하고 건강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가 갑자기 병에 걸리는 케이스와 비슷하다.
예측과 사전통제가 모두 불가능한 위기
아무런 예측도 못하고 또 딱히 미리 대비도 할 부분이 없었거나 했어도 결과적으로 무용지물이었던 위기. 보통 이런말을 하곤한다. “어짜피 알았어도 수가 없었어…팔자지…” 열심히 운동도 하고 평소에 건강했다가 갑자기 쓰러져버리는 환자와 비슷하다.
이 중에서 가장 황당한 위기는 마지막 위기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기업의 위기 발생 빈도로 보면 맨 앞의 위기 케이스가 가장 많다. 그리고 다음은 두번째 위기다.
충분히 예측이 가능한 상황들임에도 미리 대비하지 않아서 생기는 위기들이 제일 많다는 거다. 무관심 또는 배째라 현상 때문이다.
또 예측이 가능한 상황이었는데도 사전통제할 방법이 없어 그냥 ‘운’에 맞기면서 지내다 맞는 위기가 그 다음이다. (Ostrich 현상이라고 한다)
위기관리 시스템으로 흡수를 해야 하는 위기 유형은 이 두번째 위기 요소들이다. “만약에 이런 위기가 발생하면 어떻게 할껀데?”하는 사후 대응책을 철저하게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다.
맨앞의 케이스들은 시스템으로 흡수 하기전에 완화(mitigation)하면 거의 대부분 문제들이 방지되곤한다. 보통 클라이언트 기업을 대상으로 위기요소진단을 하면 나타나는 사소한 위기 요소들은 거의 다 여기에 포함된다. (모든 위기요소들을 다 시스템에 집어 넣을라고 하다가는 체한다!)
클라이언트와 장기간의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그 첫단추로 어제 위기요소진단 워크샵을 진행했었는데 여기서 한가지 흥미로운 특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회사만의 특성인데…
사소한 완화대상 위기요소들이 극히 드믈게 나타났다는 부분이다. 이 결과 부분을 좀더 깊이 탐구해봐야 하겠지만, 현재 우리가 세운 가설은 ’10여년이상 장기간 근무한 직원들이 다른 회사들 보다 훨씬 많고,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개선이 소규모이지만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왔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회사는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라는 큰일을 시작하기전에 이미 생존과 비지니스의 차원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개선활동들을 해왔을 것이다. 위기요소진단과 함께 기업문화 그 안에 들어가 느껴보니 더욱 확신이 간다.
즉, 좋은 기업문화가 곧 가장 훌륭한 위기관리 시스템이라는 이야기겠다.
그러지는 않겠지만
최근 정수기에 이어 먹는샘물에 대한 유해성 관련 보도가 잇다르고 있다. 지난주에도 KBS에서 유사한 검사결과와 논조를 가지고 먹는샘물 브랜드들을 공격(?)했었다. 이번 유해성 조사결과는 서울시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오늘 연합뉴스의 보도에 흥미로운 부분이 눈에 띈다.
한편 시는 서울의 수돗물인 `아리수’의 경우 생산일자별로 7개 시료를 검사한 결과 브롬산염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만약 이 유해성 논란이 전략적인 것이라면 이는 아주 저급한 전략이다. 후면 상황이 어떻고를 떠나서 먹는샘물 회사들의 대응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는 것도 분명 문제다. 그 와중에 불편하고 불안한 것은 오직 소비자다.
Insights from case studies
초기대응의 3가지 포지셔닝과 메시지 전개 방식
전략적 대응 메시지
- 해당 이슈/위기에 있어 자사가 관심을 두는 ‘문제’를 선제적으로 확정 할 것
- 자사가 규정한 해당 ‘문제’에 대한 ‘원칙’을 강조 할 것
- 그 원칙에 적합한 유형의 문제였다면 당당하고 품격있게 대응 하는 메시지를 전달 할 것
-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가능하다면 설명할 것 (의지 표현)
전략적 사과 메시지
- 해당 이슈/위기에 있어 자사가 관심을 두는 ‘문제’를 선제적으로 확정 할 것
- 자사가 규정한 해당 ‘문제’에 대한 ‘원칙’을 강조 할 것
- 그 원칙에 반한 유형의 문제였다면 사과를 할 것
- 사과와 함께 해당 문제를 해결 할 방안을 제시할 것
아직 확정된 포지션을 밝힐 단계가 아닐 때
- 해당 이슈/위기에 있어 자사가 관심을 두는 ‘문제’를 선제적으로 확정 할 것
- 자사가 규정한 해당 ‘문제’에 대한 ‘원칙’을 강조 할 것
- 아직 그 문제가 원칙에 근거하는지 반하는지에 대한 원인 파악이 되지 않았을 때는 문제를 확정후 원칙만 더욱 강조하고, 해결 방안은 원인 파악 이후 원칙에 따른다는 메시지를 커뮤니케이션 할 것
핵심 메시지의 위치(?)
- 문장에서는 맨 앞
- 문단에서는 맨 위
- 답변에서는 말의 맨 앞
- 시기상으로는 가장 먼저 – 이 부분이 중요 함. 실패한 위기 커뮤니케이션 케이스들의 경우 보통 진정한 핵심 메시지(사과, 인정, 잘못에 대한 확정, 책임 강조, 재발방지책, 개선책 등)가 항상 시기상 맨 나중에서 발견. 이미 때는 늦음. 위기 관리의 성공은 타이밍의 문제라는 이야기는 이런 상황을 두고 하는 것
의료분쟁시 병원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일종의 Litigation Communication 형식을 고수해야 하는 제약이 있음
핵심 타겟 오디언스는 의료사고의 피해자가 아닌 경우가 있음 (피해가족 이슈는 엄격히 커뮤니케이션으로만 해결 될 문제가 아님, 물론 병원측이 최대한 가능한 수준에서 인간적인 모습을 오해 없이 표현하는 것은 때때로 필요)
의료분쟁시 병원의 전략적 오디언스는 병원의 포텐셜 고객들일 수 있음. 이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 해당 이슈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병원의 원칙을 강조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함.
따라서 공식적으로 병원측의 커뮤니케이션은
- 피해자와 피해가족에게 조의와 공감을 표시할 것
- 해당 분쟁의 핵심인 문제를 확정할 것
- 해당 문제에 대한 병원측의 원칙을 설명하고 강조 할 것
- 일단 분쟁의 결말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병원측은 성실히 분쟁 원인파악과 분쟁 해결 프로세스에 임하고, 그 결과를 공유할 것을 약속 함
원칙을 커뮤니케이션 하는 효과는 생각 이상으로 강력하다. 예를들어…
- “우리 OO대학은 교직원 및 학생들의 어떠한 학내 폭력과 불법적 활동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 “저희 회사는 고객과 고객을 위한 제품의 품질을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 “저희 회사는 고객의 안전을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지금까지 이를 위한 수 많은 투자를 해왔습니다.”
- “저희 회사는 세계 각국에서 지역과 관련 된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는 어떠한 입장도 갖지 않고 있습니다.”
- “저희는 저희 윤리강령에 어긋난 어떠한 유형의 행동에 대해서도 최대한 단호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 “저희의 원칙은 민주적이고 공정하게 수렴된 소비자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포지션에 있어서 타겟 오디언스들의 생각을 그대로 반영한 메시지의 한 부분이다. 타겟 오디언스들은 이 부분의 메시지를 들으면서 회사가 해당 위기를 어떤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우리가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라도 기대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하지만, 흔히 위기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에서 이 부분이 생략되거나 무시되는 데 이로 인해 오디언스들은 몇번의 답변을 들어도 해당 회사가 어떤 입장인지를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거다. 급한 오디언스들은 그로 인해 해당 회사의 입장을 그냥 억측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상, 이번 중간고사 과정에서 수강생들의 리포트를 하나 하나 채점하면서 얻은 공통적인 insight들을 정리해봤다.

편한게 좋은거다?
위기관리 포지션에 있어 대응(countermove)은 위기관리 주체가 자신이 not guilty라는 강력한 확신이 있어야 가능하다. 최근 미국 뉴욕 업스테이트 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어난 이물질 사건에 대해 업체측이 아주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최초 로컬 기사에 의하면 이물질을 발견한 손님들이 업체측을 소송할 계획은 없고, 그냥 음식 값을 면제 받았다고만 되어 있다.
TGIF 측은 “우리는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며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즉시 해당 음식을 모든 식당의 메뉴에서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 발견된 뱀 머리는 조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음식을 만든 뒤에 누군가가 넣은 것으로 추정된다. TGIF 관계자는 “누가 이처럼 몰지각한 행동을 저질렀는지 알지 못하지만 이 사건과 연루된 사람을 밝혀내 처벌하기 위해 수사당국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닷컴]
이런 전면 대응 방식은 최근 모 제약회사에 의해서도 실행되었다 탈크 약품 논란에 대한 전면 대응이었다. 이 회사는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는 광고를 진행했고, 식약청에는 어떻게 법적으로 대응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예산이 어느정도 확보되는 회사들에게는 이렇게 광고만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것이 내부 평가도 좋고, 변수도 적어서 편한게 사실이다. PR로 이미지 회복을 꾀할려면 예산은 적게 들어도 일단 구축해 놓은 언론계 인적 자산도 아쉽고, 그 과정에서 신경써야 할 변수들도 많아 보이게 마련이다. 또 기사가 잘 나왔더라도 보쓰분들의 평가들이 서로 서로 엇갈리기 마련이다. (항상 기사에 대해서는 불평들이 존재한다. 예를들어 기자의 단어 하나 표현 한줄에 집중…)
실무자들에게는 그냥 단순하고 편해 광고가 좋고, 윗분들에게는 무언가 있어보이고 돈 좀 쓴 자국(?)이 남으니 광고가 좋다. 일부 우리 나라 기업들의 위기관리 대응방식에서의 특이한 부분들이다.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모니터링 없이 위기관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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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팀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모니터링이다. 오프라인 매체들은 물론이고 온라인 매체와 각종 소셜 미디어들에 대한 모니터링도 홍보팀의 중요한 업무가 됐다. 군대로 치자면 홍보팀의 모니터링 활동은 전방 철책 안에 들어가 있는 수색대의 업무들과 같다. 위기 발생 전조를 실시간으로 입수 분석하여 상부에 보고하고 최초 조치를 취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파수견(watchdog) 기능이다. 이미 이전에도 언급했던 것과 같이 전조가 없이 발생하는 위기는 매우 드물다. 거의 모든 위기 사례들에서도 일종의 전조는 분명히 존재했었고, 그러한 전조를 초기에 적절하게 관리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큰 재앙으로 발전한 사례들이 대부분이다. 일선에서는 이 모니터링을 상당히 시간과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부담스러운 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어느 정도 ‘연륜’이 쌓인 홍보 실무자들은 이러한 모니터링 업무에서 좀더 자유로워 지려고 노력한다. 홍보팀의 신입 막내들 수준에서 일선 모니터링을 맡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만큼 많은 스트레스와 부담이 존재한다는 증거다. 전조 없는 위기 없다…‘워치독’중요 홍보 업무를 하는 분들의 거의 공통적인 환경이겠지만, 아빠가 홍보를 하는 집은 아내와 아이들 모두가 모니터링 담당자가 되곤 한다. 심지어는 부모님들과 가까운 친인척들도 ‘9시 뉴스’에 우리 회사 관련 보도가 나오면 바로 전화들을 걸어오곤 한다.
홍보 담당자들도 사람이다. 이들에게도 24시간이라는 시간이 존재하고, 밤낮이 있다. 이들에게도 모니터링의 사각지대는 있다. 이러한 사각지대 또는 사각 시간대를 치고 들어오는 위기가 꼭 문제다. 출입기자들과 저녁 자리를 가지면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9시반 경 CEO로부터 울리는 휴대전화는 홍보팀장들에게는 거의 지옥의 콜이다. “어이…당신 MBC 뉴스 봤어? 거기에 왜 우리 회사가 그렇게 언급되는 거야?” 이런 식의 질문을 받는 날이면 홍보팀장의 등에는 식은 땀이 흐른다. 아무런 전조가 없었기 때문에 보도가 나가는 것을 몰랐다고 해명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일단 확인 후에 보고 드리겠습니다”라는 말 밖에 어떤 말이 가능할까. 모니터링 후 신속 보고로 연결돼야 기업에서 홍보팀 같이 일년 365일 24시간 불안한 상태로 대기하는 팀은 없을 것이다. 그 만큼 CEO분들은 홍보 조직을 가엾이 여겨 주었으면 한다. 위기관리라는 것이 잘 되도 본전이고, 잘 못 되면 큰 실책으로 남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24시간 대기 모드에는 우울함이 저변에 깔려 있다. 조마조마한 것이다. 실무자들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시킬 필요가 있다. 좀 더 체계적인 오프라인 온라인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예전처럼 인력을 대규모로 투입해 진행하는 것도 좋지만, 좀 더 효율적인 방식을 연구해야 할 필요도 있겠다. 모니터링을 모니터링에서만 끝내기 보다는 좀 더 신속한 보고체계와의 연계, 그리고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의사결정에 충분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분석 보고 시스템의 도입 등이 좀 더 나은 위기관리 시스템의 기본 골격이 되겠다. 오늘 이 시간에도 자신의 회사를 둘러싼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홍보담당자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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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Quiz] 이 소비자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https://i0.wp.com/jameschung.kr/wp-content/uploads/1/6517354436.jpg?fit=380%2C585&ssl=1)
[Live Quiz] 이 소비자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N사는 위의 해명글에서도 언급을 하고 언론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언급했지만 클레임을 제기한 소비자가 ‘불우한 이웃을 위해 쓰겠다고 라면 100박스를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다음주에 나오는 식약청 조사에서 해당 바퀴벌레가 생산과정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N사가 과학적 조사를 통해 주장한데로 보관 및 조리과정에서 소비자의 부주의로 유입된 것이라고 밝혀지면 해당 소비자에게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분명히 해당 소비자는 ‘소비자피해보상규정’에 의거한 1대1 교환 또는 환불 등의 범위를 넘어서 라면 100박스라는 대규모 보상을 요청했다. 피해자의 부주의로 인한 이물질 유입을 다른 인터넷 매체에 제보함으로서 N사의 제품 브랜드와 회사 자체의 신뢰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다.
N사는 해당 소비자를 어떻게 해야 할까? 결론적으로는 식파라치에 준하는 법적 대응을 해야 할까?
(세부) Crisis Management at Online
주말동안 클라이언트의 온라인상 위기를 함께 관리하면서 일선에서 느낀 많은 insight들과 현실적인 부분들에 대해 기록을 남겨 놓는다.
- 게시판들을 통합하라 -수십개의 자매사이트들 중 게시판은 통합관리해라
1사 1개 홈피가 아닌 경우들이 많다. 본사 홈피 이외에도 각 지점별, 브랜드별, 지역별 홈페이지들이 많게는 수십개를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각 홈페이지의 게시판을 어떻게 통합 관리 할 수 있는가는 위기시 매우 절실한 문제다. 효율적인 관리 시스템은 모든 관련 홈페이지의 게시판은 하나로 연결해 통합 관리하는 방식이 아닌가 한다. 모든 홈페이지의 게시판들은 본사의 게시판 하나로 forward 연결되게 만들어 위기시 본사 게시판 하나에서만 관리를 해주면 되겠다.
- 사과광고 팝업도 다시 한번 제고해보라 – 팝업차단 기능은 어떻게 하나
요즘에는 팝업차단설정을 기본으로 해 놓는 경우들이 있는데, 기업의 홈페이지에 네티즌들이 들어갔을 때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팝업창이 뜨는지 아닌지를 잘 알수가 없다. 팝업창을 통한 사과광고 게시가 가장 유효한 방식인지는 한번 다시 생각해 봐야 하겠다. (그러나 제작 시간측면에서 홈페이지 맨 앞장을 갈아 새로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지도 의문…)
- 사과광고 팝업의 사이즈는 가능한 큼직하라
팝업창을 통한 사과광고의 목적은 가시성 확보다. 큼직해야 한다.
- 사과광고 팝업창 디자인에 너무 신경쓰지 말아라
시간이 없다. 디자인 무시하고 회사 로고 넣지 않아도 된다. 컨텐츠만 질실하면 백지배경으로 뜨는 팝업도 된다.
- 다른 팝업들은 일단 내려라
기본이다. 다른 프로모션 관련 기존 팝업들은 다 내리고 난 후에 사과광고 팝업 하나만 살려 놓자.
- 댓글이나 게시물을 지우지 말라
일부 홈페이지 관리 에이전시들은 위기 대응 초기에 부정적인 게시물들이 늘기 시작하면 일부 게시물들을 지운다. 위기시 민감한 소비자들의 게시물들은 절대 지우지 말아야 한다. 지워서 득이 되는 것이 별로 없다. 자극할 뿐이다.
- 댓글이나 게시물을 허용하라
댓글이나 게시물 차단 설정도 풀어라. 왜 평소때 안하던 짓을 해서 민감한 소비자들을 더 화나게 하나.
- 게시판이나 홈페이지를 닫지말라
이건 자살 행위다. 그들에게 소통의 라인은 보장해 주어야 한다. 귀를 막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 말아야 한다. 위기시 기업은 모든 소통라인을 폭 넓게 열어 놓는 것이 좋다. 네티즌들의 대부분은 소통에서 쾌감을 느낀다.
- 홈그라운드에서만 싸우라
다음의 아고라나 각종 위기의 발생지인 포럼등에서 자사의 입장을 해명하고 싸우지 말아라. 온라인상에 통하는 가장 큰 원칙 중 하나가 ‘다수의 법칙’이다. 물론 사워서 이길 확률도 없지만, 친절하게 댓글로 커뮤니케이션 해도 적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자사의 홈그라운드에 들어오는 그들에게만 진실되게 커뮤니케이션해라.
- 비판적인 그라운드에서 댓글로 승부 하지 마라
아무 소용없다. 다수에 맞서 투쟁하려 하지 말아라. 게릴라도 아니고.
-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라
기본이다.
- 역할을 나누어 정확하게 성실히 실행하라
위기가 발생하면 다들 바쁘다. 정신이 없다. 흥분한다.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의사결정에 주저한다. 그러다 보면 어딘가 위기관리 일선 업무가 비게 된다. 다들 사과광고문구에 대해 토론하고 문구를 다듬는 동안 모니터링은 전혀 업데이트가 안되고 있을 수 있다.
- 경쟁사를 의식해라 (경쟁사 직원들의 공격)
항상 온라인에서는 익명성을 기반으로 경쟁사 직원들의 공격이 섞여 들어온다. 이 부분을 관심있게 분석해라.
- 네티즌을 잘 분류해서 바라보라 – 90%가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로 간주해라
네티즌을 100% 비이성적인 사람들로 매도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그렇다고 100% 이성적으로 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저 가능한 있는 그대로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 좋다.
- 그들에게 집중하라
온라인상의 위기에서 공격적인 그들의 주장과 이동범위들에 무조건 집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체적인 컨텐츠를 만드는 네티즌에게 좀더 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스스로 컨텐츠를 만들기 보다는 퍼나르는 확산자의 역할을 한다)
- 빨리 대응하라. 의사결정을 빨리하고 실행해라
오프라인과 온라인 공히 중요하다. 그런데, 또 실제 위기에서는 공히 이 원칙을 잘 못 따른다.
- 지켜보더라도 준비하고 지켜보라
대응의 포지션에 있어서 적극대응과 일단 지켜보자라는 대응간에 공통점이 있다면 일단 모든 준비는 그 이전에 다 끝내야 한다는 거다. 완전히 준비해 놓고 기다려도 기다리자.
- 지나가겠지 하는 마음을 버려라
위기시에 운(Luck)에 의지하는 것 처럼 멍청한 짓은 없다. 운도 노력하고 준비한 기업에게만 온다.
- 논리와 역지사지의 감을 적절히 칵테일해서 의사결정해라
위기시 급박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100% 논리적인 의사결정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평소에 꾸준한 대응훈련이 필요하다는 거다. 어느정도 감에 의지한 의사결정도 필요할 때가 많다.
- 관점은 철처히 소비자관점에 머물러라
모든 대응 포지션, 메시지, 방식, 태도…소비자 관점에서 진행하면 성공할 가능성은 최대화 된다.
- 최고책임자가 나서라
일선에 나서라는 것이 아니다. 책임을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항상 최고책임자가 expose되야 한다. 예를들어 사과광고 팝업창의 명의 같은 부분…
- 네티즌과 대화하기 전에 소비자들과 대화하라
온라인상의 위기라서 온라인에서만 대화하려 하지말고, 오프라인에서 실제 우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도 동시에 커뮤니케이션 하라.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각기 바른 별개의 세상이 아니다.
- 외부 커뮤니케이션 보다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한발자국 먼저 하라
내부 포지션 확립이 외부 커뮤니케이션 보다 한발자국 먼저 되는 것이 좋다. 외부 커뮤니케이션 내용에 따라 직원들이 외부로부터의 질문을 받았을 때 적절하게 대응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 전직원이 한목소리와 자세를 견지해라
이 또한 기본이면서도 잘 안 지켜지는 부분이다.
- 확산에 대해 다각적으로 대비하라
온라인은 온라인에만 머무르지 않는다…오프라인으로의 확산에 다각적인 Plan B들이 수립되어야 한다.
- 멀리보라
하나 하나의 댓글과 공격적인 트랙백 그리고 게시물들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 이럴때일 수록 크게보고, 멀리보자. 그렇다고 무감감해지자는 말은 아니다. 위기관리를 책임지는 분일 수록 크게 멀리 보면서 그림을 그려주자.
Thanks to my client for these great insights…
(기업과 미디어 기고) 광우병 논란서 배운 10가지
얼마전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글을 약간 손 봐서 기고를 했다. 기업과 미디어.
광우병 논란서 배운 10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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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정용민 위기관리 컨설턴트 | ||||||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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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우병 논란을 바라 보면서 여러 key learning들을 찾고 있다. 일종의 직업병이기도 하지만, 최근 Web2.0, Social Media 2.0 그리고 PR2.0 환경에서 새로 맞은 광우병 논란이라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본다. 아직 마무리 되지 않은 위기에 대해 관리 방식의 성패를 평가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지만, 초반 정부의 대응방식은 꼭 사례연구의 소재로 삼아야겠기에 주요 분석결과를 정리해 본다. 1. 기본적으로 정부는 아직도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2. 바이럴을 생성하는 데 관심이 많았지만, 통제하는 데는 무력했다. 3. 어떻게 부정적인 여론의 공격을 관리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4. 기본적인 포지셔닝에 실패했다. 5. 논리적 설득의 수준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있었음에도 대응의 패러다임 전환을 못 했다. 6. 정치적인 논란과 생명에 대한 논란을 초기에 분리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 7. 핵심 관계자들로부터의 무책임하거나 비 전문적인 언급들이 역시나 또 많았다. 8. 투명하지 않았다. 9. 유연하지 않았다. 10. 당당하지도 않았다. 오늘에서야 대통령께서 새로운 포지션을 정하고 나오셨다. 진작 그런 포지션이 필요했다. 시기를 놓치니 그 효과는 대부분 감소했지만,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포지션이 섰다는 것은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인 판단으로 국정홍보처를 폐지할 때부터 이미 위기관리 시스템에는 구멍이 뚫렸었다. 이러한 포지션이 늦둥이로 태어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거기있었다. 정용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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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년 05월 07일 17:46:57 / 수정 : 2008년 05월 07일 17:47: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