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대응

  • [EconBrain 기고문] 허둥지둥하다 보면 끝나는 위기

    허둥지둥하다 보면 끝나는 위기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OO주식회사
    홍보실 홍실장. 홍실장 회사에는 한 달에 한두 번 꼴로 골치 아픈 일들이 발생한다. 정부 규제기관과 갈등이 불거진다던 지,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거나, 다른 협회나 단체들과 다툼이 생겨 문제가 커지는 거다. 제품의
    이물질 문제나 리콜도 간간히 발생한다.

     

    이런 위기들을 관리하는데 있어서 홍실장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정보의 공유다. 항상 동일한 갈증을 느끼는데, 다른
    부서에서 발생하는 위기요소들이 적절한 시기에 홍보실에 전달이나 공유가 안되 더욱 더 골치가 아프다.

     

    항상 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이나 발생한 후에나 홍보실은
    그 위기에 대해 알게 된다. 기자들이나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홍보실로 회사의
    공식 입장을 물어오면 그 때 가서 관련 부서로부터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윗분들은 홍보실이 적절하게 위기를 관리하는 역량이 있느냐 하는 지적까지 나온다.

     

    홍실장의 일과를 보자. 아침에 새벽같이 출근 해서 일간지 기사 보고를 받고, CEO에게
    간단 보고를 한다. 보도자료 배포일정이 있으면 배포 지시를 하고, 관련
    기자들의 문의를 직접 접수하거나 대응 지시한다. 거의 매일 출입기자들과 돌아가면서 점심을 하고, 반주 한잔을 걸치고 회사에 들어오면 2시경이 된다. 아래 직원들이 모니터링을 하면서 문제성 있는 기사들을 잡아내고 있는 중, 홍실장은
    억지로라도 숙취를 제거하기 위해 잠깐 존다. 오후 늦게 몇 가지 회의나 보고를 마치고 나면 또 기자와의
    저녁 식사를 위해 회사를 떠야 한다.

     

    거의 비슷하게 매일 이런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문제는 회사 사람들을 만나는 횟수보다 기자들을 만나는 횟수가 더 많다는 부분이다. 사내의 소식을 가장 먼저 정확하게 들어야 하는 홍보실의 실장이 외부 인사들과 더 교류가 많다는 데에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홍보실에게 정보 공유가 항상
    규정되어 있어서 원활하게 실시간 정보 공유가 되지도 않는다.

     

    항상 홍실장이 발로 달려가 마주보고 이야기 해야
    마지못해 관련 정보를 주는 시스템이다. 특히 민감한 문제는 정확하게 전달되지도 않는다. 나름대로 부서가 살길을 찾기 위해 일정부분 맛사지(?) 된 정보를
    받게 되니 종종 문제가 발생한다. 홍실장도 하도 오랫동안 그런 위험을 경험해서 부서들로부터 제공받는
    정보나 자료들을 100% 신뢰하지는 않는다.

     

    작년에도 한번은 공장에서 제품 이물질 스캐너가
    고장 나 있는 줄 모르고 제품을 일부분 생산하다가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당시에도 이물질 제품의 원인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홍보실은 답변이 궁할 수 밖에 없었다. 더구나,
    공장측에서는 스캐너가 일정기간 고장 나 있었다는 사실을 홍보실에 공유하지 않았었던 게 문제였다. 홍보실은
    공장측의 생산 과정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정보공유를
    믿었었는데, 나중에 식약청의 현장조사에서 스캐너 고장사실이 밝혀지면서 홍보실은 기자들로부터 신뢰할 수 없는 홍보실로 낙인 찍혀버린 것이다. 일이 터지고 나서 공장을 탓해 보았자 이미 문제는 심각 해 질대로 심각해 지고 모든 것을 잃을 수 밖에 없었다.

     

    항상 이런 식이다. 정보 공유도 안될 뿐 아니라. 억지로 공유되는 정보도 정확하지가
    않다는 것은 큰 문제다. 홍실장은 다른 부서를 이끄는 중역들에게 여러 번 읍소도 했었다. 그렇지만, 그런 요청이나 읍소도 그때뿐 부서들이 전혀 위기관리 마인드가
    형성이 안되어 있어 정보 공유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 듯 하다.

     

    일부 부서에서는 홍보실에 정보가 공유되면 언제 기자들에게 흘러 들어갈지 모른다생각하는
    기류들도 감지된다. 또 일부는 우리가 왜 매번 홍보실에
    우리 관련 정보 보고를 해야 하는 데?”한다. 업무 자체도
    바빠죽겠는데, 왜 스텝조직에게 정기 보고를 해야 하나 하는 거다. 홍실장은
    이런 수준의 반응에 할말이 없다.

     

    홍실장은 조만간
    CEO
    에게 정식으로 보고를 할 예정이다. 더 이상 허둥거리면서 위기를 지나 보내지 않기
    위해서 여러 생각들을 정리할 예정이다. 정기적인 위기관리 위원회 소집을 통해서 문제가 될만한 이슈들을
    정기적으로 취합하고 각각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해 볼 생각이다.

     

    일부에서는 물론 이런 홍실장의 생각에 반기를 들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가뜩이나 태스크포스나 혁신팀류의 부서 조합들이 많은데 거기에 위기관리 위원회라는
    이상한 이름의 조직까지 더해서 왜 사람들을 괴롭히는가 하는 의견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위기관리는
    홍보실이 편하자고 하는 일이 절대 아니다, 자칫하면 회사의 존폐를 가르는 일에 대한 것이다.

     

    홍실장은 더 이상 불만 끄는 소방관으로서의 홍보실
    운영을 그만할 생각이다. 무언가 시스템을 만들어 그 안에서 위기를 관리하기를 바라고 있다. 아직도 CEO께서는 홍보실은
    나쁜 기사만 막아내면 일 다한 것하시는 개념을 가지고 계시는데,
    부분도 극복하고 개선시켜드려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홍실장은 이런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스스로 악역을 맡을 생각을 한 거다. 정확하게 말해서는 악역이 아니라 회사를 위한 구사적 차원의 결심이다. 무언가 거창해 보이지만, 거의 매일처럼 시달리는 기자들로부터도 종종 듣는 조언이 그 기저에 있다.

     

    홍실장, 당신네 회사는 무슨 일이 벌어지면 프로세스나 순서가 막 뒤죽박죽 되는 것 같아. 정보 공유 속도도 느리고, 홍보실 사람들이 다른 회사들에 비해 이슈에
    대해 빨리 대응을 잘 못해. 뭐가 문제인 거야?”

     

    홍실장은 기자들로부터 이런 이야기와 비평을 더
    이상은 듣기 싫다는 거다.


  • [EconBrain 기고문] 위기관리 매뉴얼이 뭔 소용인가?

    위기관리 매뉴얼이 뭔 소용인가?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OO주식회사
    홍보실 홍실장. 홍실장 책상 위에는 한 뼘 두께의 위기관리
    매뉴얼이 꽂혀 있다. 몇 년 전 나름 거액을 투자해 외부
    위기관리 컨설팅 회사와 함께 고생을 하면서 위기관리 매뉴얼이라는 것을 완성했었다.

     

    어떻게 그 매뉴얼이 만들어 졌는지 홍실장이 자세하게는
    모른다. 컨설팅사에서 만들어 준 대로 몇 번 훑어 보니 그럴 듯 했었던 거다. 그런데 그 매뉴얼을 바라볼 때마다 홍실장은 마음이 왠지 불안 해 진다. ‘과연
    위기가 발생하면 저 매뉴얼에 따라 위기를 관리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함이다.

     

    얼마 전에도 회사 제품에서 모종의 혐오스러운 이물질을
    발견한 한 소비자가 방송사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에 제보 해 위기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홍보실은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의 한 작가로부터 관련 사건에 대한 문의를 받고서야 그런 사실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니 이물질 관련 소비자 불만 접수 사안 중 심각한 것은 CS팀장이 정기적으로
    분석 취합하여 실시간 또는 주기적으로 OOO부문, OOO부문, OOO부문, OOOO부문등과 상시 공유 한다고 되어 있다. 홍실장은 CS팀장에게
    전화 했다. 이런 심각한 소비자 불만이 어떻게 방송사에게 전달될 때까지 홍보실이 전혀 알리지 않았는지를 CS팀장에게 따졌다.

     

    그거요? OOO씨 케이스인 것 같은데. 그거 사장님께만 보고 드렸어요. 법무팀도 알고 있는데……그 사람이 우리에게 그 이물질 눈감아 줄 테니 1억 달라고 해서
    그냥 합의 안하고 무시하기로 했던 건데요” CS팀장이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한다.

     

    홍실장은 조팀장. 그렇더라도 우리 위기관리 매뉴얼에 나와 있는 데로 홍보실에도 관련 사안을 공유했었어야죠. 분명히 그 소비자가 방송에 제보한다 했었지요? 그것 봐요. 홍보실은 지금까지 아무것도 몰랐어요. 방송사에서는 취재가 시작됐는데……”

     

    CS팀장은
    홍실장이 화를 내도 바쁘다며 홍보실이 좀 알아서 챙겨주세요. 끊습니다.”한다. CS의 영역을 벗어났으니 내심 안심이라는 투다. 매뉴얼에 대해서나 프로세스에 대해 전혀 관심도 없다.

     

    홍실장은 법무팀장에게도 전화를 건다. “김팀장. CS쪽에서 사장님 보고까지 했다는 OOO소비자 케이스 아시죠? 예 그거요. 그 소비자가 1억을 요구했다고 하던데관련해서 우리측에서 공식 대응한 자료들이 있으면 좀 홍보실로 보내주세요. 혹시
    소비자 대화를 녹음 하신 게 있나요?”

     

    법무팀장은 ..녹음은 없고요. 사장님이 당시에 타협하지 말라 하셔서 그냥 접은
    케이스예요. OOO씨가 계속 저희 쪽에 독촉 전화했는데 안 받았어요.
    완전 상습범 같아요라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한다. 홍실장이
    매뉴얼을 들쳐보니 법무팀은 단순 소비자 협박에 관해서 주도적인 접촉 및 협상을 진행한다. 그 프로세스와 결과를 홍보실을 비롯 관련 부문에 대외비로 실시간 공유한다
    되어 있다. 법무팀장은 그런 매뉴얼 저는 본적도 없고요그거 홍보실에서 그냥 만든 거 아닙니까? 그걸 왜 우리까지 역할을
    집어 넣으셨어요?”한다. 홍실장은 할말이 없다.

     

    홍실장은 사장실로 올라가 면담을 청했다. “사장님, 방금 전 방송사에서 소비자 OOO씨 사건 관련해 취재를 시작한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이 케이스로 CS, 법무팀 하고 같이 회의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때 홍보실도
    함께 참여시켜 주시면 좋았을 것을저희는 방송 작가 전화 받고 알게 되 지금 상당히 곤란한 상황입니다라고 읍소했다.

     

    사장님은 ? 그랬나? 난 별로 대수롭지 않게 본 케이스인데그런 상습범과는 협상하지 말자 하는 게 내 생각이니까. 홍보실에서
    잘 막아봐요. 그런 거 잘 하잖아. 지난번에도 OOO방송 사람들하고 선후배 관계라면서 대충 처리 잘 해 넘어 가더구먼. 이번에도
    그렇게 해봐요

     

    홍실장은 자신의 책상으로 와 그 문제의 위기관리 매뉴얼을 쓰레기통에 집어 던졌다. 아무 쓸모도 없고, 회사 내 누구도 알지 못하고, 언제든 기억하지 않는 버려진 매뉴얼이 무슨 소용일까 하는 생각이 울컥 치솟아서다.

     

    한 십 분이 지나니 쓰레기통에 꺼꾸로 처박힌 두꺼운
    매뉴얼을 다시 내려다보게 된다. ‘그래도 비싸게 돈 주고 만든 건데…’하니
    다시 그 매뉴얼에 손이 간다. 다시 들어 올려 책상 위에 꽂아 놓는다.
    하지만, 그 매뉴얼을 보면서 마음이 갑갑해 지는 것까지 없어지지는 않는다.

     

    이렇듯 많은 회사들이 위기관리 매뉴얼을 하나의
    장식품으로 마련하고 있는 듯 하다. 홍보 실무자들의 심리적 안정감을 위한 하나의 책상 위 장식으로 매뉴얼을 대하는 거다. 그러나 사실 위기관리 매뉴얼은 전사적 공감대와 역할 분담 그리고 각 담당 영역과 대응 프로세스들이 잘 정리되고
    공유되어야 그 가치를 발하는 법이다. ‘공감되고 공유되지 않는 위기관리 매뉴얼은 종이 묶음에 불과하다.

     

    , 조직은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1년이면 여러 담당자가 바뀌고 편제가 바뀐다. 책임
    영역이나 주체들이 자꾸 바뀌게 된다. 하지만 위기관리 매뉴얼 업데이트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게 마련이다. 어릴 적 옷을 끼어 입고 있는 어른처럼 위기관리 매뉴얼은 업데이트가 안되면 그 생명을 다하고 만다.

     

    위기관리 매뉴얼에만 의존 하면 제대로 된 위기관리가
    될 턱이 없다. 중요한 것은 조직내에서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들,
    인간들이며, 그 주체들에게 공유된 대응 전략과 프로세스다. 위기관리
    매뉴얼을 신봉하는 것도, 무시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기업 내 시스템이 없다는 증거 아닐까.

  • 오프라인 언론에 대한 기업 블로그의 반론 : GM대우

    오프라인 언론에 대한 기업 블로그의 반론 : GM대우

    (Source: GM대우 블로그)

    GM대우 블로그에
    게재된 GM대우측의 공식 반론이다. 본문에 어떤 기사에 대한
    반론인지는 적시하지 않아 정확하지는 않지만, 최근 조선일보 기사
    의해 반론의 의지가 굳어진 듯 하다.

    국내 기업 블로그에서 조선일보 기사에 대한 반론을 대형 포스팅으로 접하는 것은 상당히 흔치 않은 케이스라서 일단 놀라웠다. 하지만, 이 포스팅의 원문은 GM대우의
    PR부문 부사장인 제이쿠니씨다. 이 블로그에서 한 섹션을 담당하고 계신 분인데…이전 포스팅들을
    보니 조선일보를 비롯하여 각종 GM대우관련 기사에 대한 반론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었다.

    한국 임원으로서는 하기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다. 또 반론을 제기하는 방식이나 문구 표현들도
    상당히 이국적이다.

    궁금한 점은 제이쿠니 부사장의 이 bold한 대응 결정에 대해 한국 실무자들이나 다른 임원들은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 지다. 물론 마이크 아카몬 사장과는 align이 있었겠지만.

    두 번째 궁금한 점은 이런 포스팅에 대해 해당 기자가 보이는 반응은 어떤 것일까 하는 부분이다. 물론
    해당 매체와 기사 그리고 기자를 적시하지 않아 그 직접적인 영향이 적겠지만.

    마지막으로 궁금한 점은 다른 기업 블로그 실무자들은 이런 스타일의 반론 시스템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거다. 미국에서는 종종 유력언론들과 블로그상에서 반론/논쟁을 벌이고는 하지만…Op-ed를 통해서도 실제 신문에서도 대응을 하고…국내에서는
    이런 대응이 상당히 민감한 이슈인데 다른 기업들은 어떻게 받아 들이고 있나 하는 거다.

    대형 외국기업의 블로그 포스팅을 들여다 보니 참 흥미롭다. 그 뒤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와
    고민들을 상상해 보니 더욱 더 관심이 간다.

  • 위기관리에 강한 회사 vs 약한 회사

    아주 흥미로운 주제다. 위기관리 관련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매번 만나는 회사들은 크게 두 가지 유형이다.

    위기를 겪은/겪고 있는 회사

    위기를 대비하는 회사

    이중 위기를 겪었거나 위기상황에 빠져 있는 회사들을 들어가 보면 여러 생각들이 교차된다. 여러 타입이나 특성들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의사결정의 단계가 다단하고 결과 도출이 느린 기업들이 위기관리에 아주 진땀을 빼곤 한다. 아주 당연한 이야기다. 상황분석에서 시작해 대응활동 실행이라는 기나긴 여정에 하염없이 시간을 잡아 먹어서는 위기가 관리 될 턱이 없는 게 아닌가.

    심지어는 위기 일선에서 급한 도움을 받기 위해 컨설팅회사들을 불러 놓고…이래 저래 회사 소개서니, 제안서니, 컨설팅 플랜이니, 매트릭스니…제출하라 부탁하면서 검토에 검토를 반복하는 모습들을 본다. 검토에 검토 그리고 보고에 보고를 거치면서 2-3주에서 2-3달을 보내는 포텐셜 클라이언트들도 있다.

    항상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서…우리는 종종 이런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해당 기업이 위기관리가 안 된다 스스로 자평 하는데 그 이유를 진짜 모르는 걸까?”

    많은 클라이언트들은 위기에 상당한 민감성과 대응 시스템을 갖춘 기업들이다. 그들은 항상 민감하고 빠르다. 사소한 의사결정은 핵심 인사들에 의해 아주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이루어 진다. 무엇이 회사를 위한 의사결정인가 안다. 그들은 교과서안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현장에서 빠른 업무를 진행하는 실제 인물들이다.

    그에 반해 일부 기업들은 너무 느리다. 긴급한 위기속에서도 사소한 사항들에 대한 검토에 검토 그리고 보고에 보고를 거듭한다. 이미 위기는 큰 상처를 남기고 지나가버리는 느낌인데도 그러고만 있다. 또 다른 위기가 와도 그럴 것이다.

    안타까운 일 아닌가…

  • 소셜미디어상 위기관리 시스템: 일곱 질문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시스템을 생각하고 있는 실무자들을 위한 일곱 가지 질문:

    1. 귀하의 회사에서는 어떤 기업 소셜미디어 자산을 구축해
    놓았습니까? (아웃렛들의 유형, 활용 수준, 네트워킹의 품질…)

    2. 그러한 기업 소셜미디어 자산들은 현재 누구에 의해 어떤
    방식으로 운영
    되고 있습니까? (누구에 의해 감독되고, 승인되고, 이슈 발생시 관련 의사결정의 최고 책임자는 누구입니까?)

    3. 각 소셜미디어 아웃렛에 대한 세부적인 운영방안과 이슈발생시
    활용 가능한 Rule of Engagement
    가 존재합니까? 존재한다면
    그 범위와 수준은 어떻게 됩니까?

    4. 회사에 대한 모든 관련 소셜미디어 모니터링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누구에 의해 분석 보고 관리 되고 있습니까?

    5. 자 그러면…이런 형태의 소셜미디어상 이슈들은 어떻게 대응 관리 하는 것이 타당합니까? 물론 ROE에 근거하고, 현재의 대응 관리 체계에 의거하여 생각해 보십시오.

    What if 1:
    What if 2:
    What if 3:
    What if 4:
    What if 5:
    What if 6: ……………………………………………….

    6. 지금까지 현재 보유중인 자산과 그 관련 시스템들 그리고 대응 관리의 방식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그러면 그 논의 과정에서 도출된 시스템상
    개선점과 강화해야 할 부분
    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7. 모든 논의를 마무리 짓겠습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실제와 동일한 상황에서 소셜미디어상 이슈들을 한번 접해보고, 실제와 동일한 상황에서 대응 및 관리 방법을 도출해 봅시다.

    위기관리 시스템 프로젝트나 코칭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컨셉은 바로 ‘What if?’다. 아주 매력적인 툴이다.

  • 위기관리: 현실적인 이야기 몇개

    최근 모 대기업의 제품 하자에 대처하는 방식에 대해서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현실적 측면에서 해당 위기를 바라보는
    것이 그 최선의 해결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고가 제품을 출시 했다. 출시하자 마자 기자들과 블로거들이 일부 작동이상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홍보팀이 그 이야기들을 모니터링 했다. 심상치 않다. 이 때 홍보팀은 해당 이야기들이 사내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것인가를 가장 먼저 생각하기 마련이다.

    ==> 학자들이나 일부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이때 ‘소비자들의 소리를 듣고 먼저 그들과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라’고 주문한다. 상당한 괴리다.

    홍보팀은 최상위에 보고하기 전 대응 메시지 개발을 위해 해당 제품 개발에 참여한 사내 책임자와 실무 담당자들에게 대응 정보를 요청한다. 이때 제품 책임자와 실무자들은 극도로 긴장하게 된다. 생각해보라
    그 책임자분은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20년을 넘게 고생했다. 이번
    신제품 출시로 마지막 도약을 해볼 작정이었는데 이번 이슈가 자신에게 미칠 영향에 당연 고민하기 마련이다.

    ==> 학자들이나 일부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이때 ‘회사를 위하고 브랜드를 위해 사적인
    감정을 버리고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문한다.
    상당한 괴리다.

    당연히 그 책임자(임원)은 홍보팀에게 상당한
    압력을 행사하거나 사내에서 논리를 자신과 자신부서에 유리하게 조성하면서 기자들이나 일부 블로거들의 주장을 폄하하거나 무시하자 주장한다.

    ==> 학자들이나 일부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이때 ‘최고의사결정권자는 모든 객관적인
    정보들을 취합해서 관련 임원들과 균형 있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불가능하다. 사내에서 주된 정보 소스가 귀와 입을 막으면 절대로
    정확한 의사결정은 불가능하다.

    홍보팀은 사내 분위기를 읽고 관련 부서에서 전달받은 (완벽하지 못한) 대응 논리들을 정리해 기자와 블로거들에게 맞선다. 이때 대부분은
    사내의 공유된 입장과 메시지들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데 그친다.

    ==> 학자들이나 일부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이때 ‘홍보팀은 기업의 모니터로서 쌍방향
    균형 잡힌 정보 분석을 통해 최상의 메시지를 개발해야 한다’ 주문한다.
    말이 안 된다. 현실적으로. 홍보팀도 사내에서
    일개 힘없는 부서 중 하나일 뿐이다. 홍보부서내에서 어느 한 사람도 소비자의 입장에 서서 사내 분란을
    일으킬 용기가 없을 수 없다.

    기자들과 블로거들은 이러한 일방적이고 안하무인 격인 입장과 메시지에 다시 분노한다. 기사와
    블로그 포스팅은 계속 이어지고 더욱 악화된다. 홍보팀은 더 많은 식은 땀을 흘리게 되고, 지속적으로 제품 책임 부서에 그 내용들을 전달하고 추가 대응 방향을 논의하게 된다. 사내 이해당사자들은 최초 사내 의사결정을 번복하거나 재 수정하는 것 자체에 또 부담을 느끼게 된다. CEO께서 “아니 처음에 아무 일도 아니라더니 왜 일이
    이렇게 까지 커지는 건가?”하는 화를 내시면
    자신들이 더욱 암울해 지기 때문이다. 이 때부터 핑거 포인팅이 일어난다.

    ==> 학자들과 일부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이때 ‘최초 포지션이 틀렸다고 파악되면 소비자들의
    소리를 더욱 심각하게 듣고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새롭고 전략적인 포지션을 재 공유하고 재빠른 해결방안을 공표해야 한다’ 주문한다. 하지만, 어림없다. 이 단계에서는 사내 핑거 포인팅이 진행되는 시간일 뿐이다.

    제품 쪽은 홍보 쪽을 ‘능력 없다’ 비판하고, 홍보 쪽은 제품 쪽에 ‘책임감 없다’고 불평한다. 문제는 그 이외 제품과 관련된 부문들이 자신들의 업무에
    방해를 받기 때문에 홍보부문을 ‘공공의 적 또는 무능력한 부문’으로
    몰아세우기 시작하는 때부터다. CEO 아래에서 모든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잘못된 의사결정 자체와 책임논란으로
    시끄러울 시기가 온다. 이때부터 모두는 CEO의 결정만을
    바라보게 된다.

    ==> 학자들과 일부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홍보부문이 위기관리 오너십을 가지고 회사의
    전략적 포지션과 메시지들을 디자인하고 리드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시끄럽다. CEO를 바라보고 있는 부문들 중 하나일 뿐이다. 리드는 무슨…

    CEO께서 책임 소재와 해결 방안을 ‘직관’에
    의해 결정하신다. 이때 꼭 주적이 하나 둘 생겨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제품 개발 말이야…지금까지 4000억을 들여서 제품 개발을 해 놓고 그 정도 제품 하자도 못 막아내? 그게
    그렇게 개선이 어려워서 지금 이따위 일이 생기게 해?”하시거나 “홍보, 당신들 평소에 뭐하던 것들이야? 기자들과 밤낮으로 술 먹고 다니면서 주말에 운동도 하고 하면서 그게 그렇게 통제가 안되?”하시거나 하면 끝장이다.

    ==> 학자들이나 일부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CEO는 위기 발생시 절대로 일부 부문이나
    관련 이해관계자에게 일방적인 책임을 묻거나, 처벌에 집중하면 안 된다.
    CEO가 그럴수록 조직은 더욱 더 위기 조짐을 숨기게 되고, 대응에 있어 수동적이게 된다’고 조언한다. 현실은 그 반대다.
    CEO께서 화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항상 존재하는 데 어쩔 건가.

    CEO께서 아무튼 그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 소리치신 후, 대응을 지시하신다. “어쩔 수 없으니 리콜 해” 또는 “그냥 부분 수리 또는 교체 해” 등등 지시하시면
    조직은 일사천리로 새로운 대응이 공표되고 진행된다. (또는 이런 결정을 하기 위해 해당 부문에 옵션을
    주문한다)

    ==> 학자들과 일부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이렇게 느린 대응은 위기관리 실패의 가장
    반복적인 요인이다’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어쩔 건가. 현실인데…

    홍보팀과 제품팀은 가능한 사후 후 폭풍을 감소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예를 들어 홍보팀은
    해당 의사결정을 “우리 CEO의 읍참마속의 위대한
    결정’이라고 푸시 홍보를 한다. 제품팀은 일선에서 부분 제품
    교체 등의 활동 보고를 통해서 ‘사장님 이것 보세요. 실제로
    기자들이나 블로거들이 그렇게 떠들더니 실제 부품을 교체 요청한 건수는 저희 예상에도 훨씬 못 미칩니다’는
    보고서를 만들어 괜한 소란이었다는 논리를 만들어 공유한다.

    ==> 학자들이나 일부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위기관리 이후에는 해당 위기의 원인과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해서 개선하고, 사전 완화하는 활동을 전사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실은 또 반대다. 사내적으로
    후 폭풍이 최소화되길 기대하면서 부문별로 생존 활동만이 존재한다. 대 소비자 관련 개선은 일단 그 이후다. 그것도 우리가 잘 못되면 그 이후 조차 없다.

    비싸게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을 불러 “우리의 이번 위기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물었을 때 이상과 같은 이야기들을 하게 되면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들은 얼굴이 찡그려진다. 말이 쉽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이야기다.

    그리고는 이렇게 이야기 할 꺼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라는 당신들 먼저 우리 회사 사람들과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시죠?”

    어떻게 보면 맞는 이야기다. 클라이언트의 요청이 틀린 게 절대 아니다.

  • 맨땅에 헤딩, 한번이면 족하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2009년 11월 13일 (금) 16:44:10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개인도 그렇지만 매번 비슷한 실수와 동일한 논란을 반복해 경험하다 보면 내부나 외부로부터 ‘아닌 것’이 ‘실제’가 되고,
    ‘실제’는 반대로 ‘아닌 것’이 되는 기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아니다’라는 말이 한두 번 그리고 세 번 반복되면 ‘그렇다’가
    되는 것이다.

    어느 기업에게나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논란이나 사건들은 있게 마련이다. 문제는 이런 반복적인
    이슈들에 대한 결정적인 관심을 내부에서 누구도 가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냥 그 당시에는 모두 골치 아파하고 심각하게 회의도
    하고는 하지만, 그 상황이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현실이다.

    화장실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심정이 다른 법이다. 이는 당연한 인간으로서의 본능이다. 평온한 시절에 어려울 때를 상상하는 게 싫을 만도 하다.
    항상 상서로운 일들만 생각을 해도 될까 말까 인데, 부정적인 생각을 미리 한다는 것도 문화적으로는 일종의 금기다. 하지만,
    기업의 위기관리에서는 그 반대다.

    하나의 논란에 대해 대응을 하면서 한번 정도는 두서없이 그리고 체계 없이 어떻게 무마 해 나갈 수는 있다. 하지만, 동일한 논란이 또 일어 났을 때도 그에 대한 대응방식이 그 이전과 똑같이 허둥지둥 된다면 분명 큰 문제다.

    많은 홍보실무자들이 이런 하소연들을 한다. “매번 이 시기만 되면 비슷한 논란들이 제기되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해명을 해도 이런
    논란이 불식되지를 않아요. 그래서 항상 반복적으로 고생을 하지요.” 왜 해명을 하는데도 동일한 논란이 반복될까? 실행한 해명의
    품질이나 효과에 대해서 한번 검토를 해 본적이 있나? 어디에 문제의 핵심이 있는 것이고, 기업 메시지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적이 있나?

    또 한가지 동일한 논란들이 반복되는 이유는 내 외부 인력들의 이동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기자들의 경우 출입처가 몇 년이나 몇 개월에 한번씩 바뀌다 보니 이전 출입들이 한두 번씩 다루었던 논란도
    신임 기자에게는 새롭기 마련이다. 또 기업 내부적으로 홍보담당자들이 인근 부서로 발령이 나고, 새로운 인력들이 홍보부서로 발령을
    받아 오고 하다 보면, 반복적 논란이 존재한다는 사실 조차 인수인계 받지 못하는 경우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당연히 새로운 내부와
    외부 인력들이 동일한 논란을 가지고 또 설전을 벌이게 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기자들은 어쩔 수 없다 해도,
    기업은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매번 같은 땅에 헤딩을 하면서 소중한 기업자산들을 낭비할 수는 없다. 우리가 어떻게 구축한 기업
    명성과 이미지인데 매번 같은 논란으로 명성의 밸런스를 주기적인 제로(Zero: 0)로 만들어야 하나 말이다.

    거창
    하게 위기관리 시스템을 논하기 전에, 기존에 반복적이고 고질적인 논란들에 대한 분석을 먼저 해보자. 그리고 그 각각의 논란들에
    대한 우리의 대응 포지션과 핵심 메시지들 그리고 그 메시지들을 입증해 보여줄 수 있는 자료들을 최대한 모아 보자. 다시는 동일한
    논란으로 인해 우리 회사 내부나 외부가 시끄럽지 않도록 기다렸다는 듯 초기 격멸해 버리자. 위기관리 시스템은 거창한 게 아니다.

    지금도 많은 기업들이나 조직들이 이런 기본적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고, 내부적으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그 시스템
    초안을 가지고 내부 훈련과 검증을 전문회사에 의뢰하고 있다. 그러한 작업을 한두 해가 아니라 수년간 지속적으로 그 범위와 심도를
    더해가며 노력하고 있다.

    가장 성공한 위기관리란 위기상황을 초래하지 않는 것이다. 큰 위기 없이 조용한 기업의
    유형은 두 가지다. 준비 없이 운(運)만 좋아 조용한 기업이 그 첫 번째다. 충분한 준비로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는 기업이 두
    번째 유형이다. 운만 믿다가는 언젠가 거친 맨땅에 헤딩을 하게 마련이다. 비즈니스를 운으로만 해 나가려는 기업이 어디 있겠나.
    어서 준비하자.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 고발 프로그램들이 좋아 하는 유형들

    TV 고발 프로그램들이 ‘좋아하는’ 기업이나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유형들

    • 말 바꾸기
    • 변명하기
    • 근거 없이 주장하기
    • 사실이 아닌 답변 하기
    • 논리 없이 횡설수설하기
    • 잘 모르고 대답하기
    • 오너십 없이 대응하기 (핑퐁치기)
    • 말도 안 되는 사례나 비유 들기
    • 조직 내에서 서로 다른 말 하기
    • 오리발 내밀기
    • 미친 척 하기
    • 확언하거나 맹세하기
    • 말 안 하기
    • 말 질질 끌기
    • 화내기
    • 폭력 행사하기
    • 카메라 렌즈 가로막고 만지기
    • 욕하기
    • 오만 방자 하기
    • 카메라 앞에서 회유시도하기
    • 웃기기

    기업이나 조직들은 고발 프로그램과 맞닥뜨렸을 때 이상의 것들만 안 해도 본전은 건진다는 의미다.

    근데 현실에서는 이상의 것들을 안 하기가 그렇게 힘들다…

    그게 현실이다.

  • ‘소모적 vs. 누진적’ 위기관리시스템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2009년 10월 23일 (금) 15:09:02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해 기업이나 조직들이 오해하는 부분들 중 하나는 이 시스템 구축 자체를 단편적이거나 단기적인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기업이나 조직의 일부 인력들이 관심을 조금만 기울이면 척하니 수립되는 하나의 공산품적인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는
    곳들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와 정 반대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세스는 그 끝이 없이 복잡하고 장기적인 과제다. 그리고 공산품처럼
    외부에서 그대로 사다 심어 놓을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다. 많은 기업들이 외부 에이전시들과 함께 나름대로의 위기관리
    시스템들을 구축해 나가고 있지만, 어느 한 회사도 다른 회사와 동일한 위기관리 시스템을 가질 수는 없다. 에이전시들도 하나의
    프레임에 모든 클라이언트들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벽돌 찍어 내듯이 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기업이나 조직 각각
    그 사업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구성원들의 조직이 다르다. 조직 전반의 규모가 모두 틀리며, 특징적으로 각각 진단되는
    위기요소들이 다르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관리 시스템은 완전히 각 기업이나 조직 마다 테일러-메이드 되는 것이 맞다.


    다음 문제는 우리 회사에 정확하게 맞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일어 난다. 길고 긴 프로세스, 상당한 인력과 예산이
    소요되는 이 프로세스에서 맞닥뜨리는 가장 난감한 이슈는 바로 ‘인력(조직 편제)들의 이동과 생성 및 소멸’ 부분이다.

    위기관리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지만, 실제 그 시스템을 떠 받치면서 실행하는 것은 사람이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공유와
    훈련 그리고 개선이 중요하다 강조되는 이유는 그 대상들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존의 위기관리 시스템하에서 공유되고,
    훈련되고, 개선되어 나갔던 ‘사람’들이 일부 또는 대부분 변경이 되는 경우다.

    일반적으로 기업 CEO나 임원들의
    평균 재임 기간이 얼마나 되나? 2-3년 이상 한 기업에 오랫동안 한 직책으로 머물러 있는 인력들이 얼마나 될까? 맞다.
    시스템이란 사람이 나가건 들어오건 그 포지션에 맞추어진 역할, 임무, 책임 등을 적시해야 한다. 인력이 바뀌어도 곧 그 포지션에
    새로 앉은 인력은 그 전 시스템을 이음새 없이 인수인계 받는 것이 맞다.

    하지만, 조직과 포지션도 바뀐다.
    기업의 부서 편제라던가 직급 및 직책 그리고 업무 영역들은 한시도 쉴새 없이 바뀌고 교환된다. 그러면 이전 위기관리 시스템은
    어쩌란 말인가? 그 포지션을 따라 움직여야 하나? 사람을 따라 다녀야 하나? 부분 부분들이 다 갈리어 여기저기 걸쳐져야 하나?

    얼핏 이런 현실을 바라보는 분들은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란 참으로 소모적이고 소진적인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일부는
    그렇다. 그렇지만, 내심 소진적이고 소모적이라고 해도 지속적으로 구축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대상이다.

    위기
    관리 시스템의 구축이 단순하게 소모적인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노력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전사적으로 위기관리에 대한 정확한
    시각과 그 시스템 구축 노력들이 전통적 기업문화로 승화되어야 한다. 사람은 바뀌어도 전략적 기업 또는 조직 문화는 단순히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 구성원 모두가 “우리 모두는 위기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고 있으며, 그 위기들을 이렇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있다”한다면 그 자체가 영속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의 주축(backbone)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세부적인 역할, 임무, 책임 그리고 대응 프로세스를 나누는 일은 예상외로 아주 간단하다. 문제는 그 자리 그 사람 각각의
    ‘생각’이고, 그 각각의 ‘생각’들이 모여 이루는 하나의 ‘큰 생각’이 핵심이다.

    ‘예전 회사에서는 그냥 이렇게
    했었지만, 이 회사에서는 무언가 달라야 살아 남는다’는 스스로의 생각이 위기와 위기관리 시스템을 기저에서 떠 받쳐야 한다.
    스스로 “내가 새로 일하게 된 포지션에서는 위기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하는 자발적 질문이 그들 각자로부터 나올 때
    위기관리 시스템의 누진적이고 영속적인 발전은 가능하다.

  • 어느 기업이 추가될지 궁금하다

    한국노바티스는 HSBC의 불법 비축 사실이 밝혀진 이후 언론의 취재를 받고 “본사 차원에서 비슷한 가이드라인이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비축하지 않았다”고 부인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이날 “지난 2007년 조류인플루엔자에 대비한 비축한 것이어서 신종인플루엔자와 연결지어 생각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편 최근 HSBC은행도 건강검진기관에서 약 2천명분의 타미플루를 처방받아 구입, 비축한 사실이 알려져 보건당국의 조사를
    받았으며 해당 의료기관이 환자를 진료하지 않은 채 처방전을 집단 발급하고 약국은 조제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

    외국기업들의 경우 BCP(Business Continuity Planning)
    관점에서 판데믹에 대비한 백신 비축을 본사 차원에서 지시하고 있다. 위의 두 회사만 백신을
    비축을 해 놓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비슷한 상황에 처한 기업들은 하루 빨리 법적인 검토를 시행해 향후 예상되는 언론이나 식약청 등의 조사에 대비해야
    하겠다.

    흥미로운 것은 H사의 경우 BCP 시행에 있어서
    프로그램 실행 및 단순 관리 착오라고 보여지는데, 이번에 적발된 제약사의 경우에는 충분히 의료법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문제의 핵심은 단체로 임의 처방전을 발행 받았던 부분과, 허가되지 않는 시설이나 조직에서
    의약품이 비축 보관 출납되었다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BCP적인
    관점에서도 사전에 법률적이고 의학적 검토가 진행되었어야 하는데 일반 구호품과 같이 일괄 구매 후 비축 보관 출납이 진행된 것으로 보아 아마 총무/관리 등의 부서 기능에서 사무적으로 진행된 듯하다.

    전사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위기관리는 상부의 지시에 따른 단편적
    실행이 아니다. 기업내부 기능간에 서로 서로 co-work을
    통해 검증하고 협력실행을 해야 하는 복잡한 과제다.

    앞으로 몇 개의 외국기업들이 추가 적발될는지 궁금하다. 적절한 모니터링과 재빠른 위기대응이
    부족한 기업들이 적발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