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3월 272009 Tagged with , , , , , , , , , 4 Responses

회사 사장들 처럼 독재가 어딨어?

일본에서는 경영진이 기자회견장에 우르르 몰려나와 머리를 90도로 숙이며 국민에게 사죄하는 광경을 흔히 접할 수 있다. 제품에서
조그만 결함이 발견되거나 자사 직원들이 물의를 일으킨 경우에도 대국민 사죄는 약방의 감초처럼 꼭 따라다닌다. 일본에서 공적
책임을 따질 때 ‘사과(아야마리)’라는 단어 보다 ‘사죄(샤자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쓰는 것도 책임의 무게를 강조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
매일경제]



기업의 위기시 클라이언트에게 “아무래도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하면 10중 10이 모두 ‘노(No)’를 하신다. 이 ‘No’라는 의미는 ‘사과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공개적으로 CEO 또는 오너께서 허리를 굽히는 등의 퍼포먼스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사실 이런 결정은 CEO 또는 오너 스스로 하신다 하실 때만 가능하지, 내부에서 아무리 ‘공개 장소로 나가시라’ 해도 실현될 가능성은 없다. (심지어 그런 요청이나 조언을 하는 인하우스도 되레 총 맞기 쉽상이다. 그래서 매우 민감하다.)

이번 사건이 상당히 위태롭고 중대한 사태라는 것을 알긴 하지만, CEO나 오너께서 허리를 굽히시는 것은 그들을 ‘두번 죽이는 것’이라는 생각이 의외로 팽배하고 견고하다. 따라서 이런 퍼포먼스를 강조하는 것은 전술적으로 위기 관리 코치의 수명을 단축시킬 뿐 아무 이득이 없다.

반대로 정치권이나 공공기관 그리고 NGO등에서는 의외로 자주 허리를 숙인다. (생각같아서는 그 반대일 듯 한데 아니다) 이들은 그 만큼 명분에 죽고 사는 비지니스를 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어제 여러 대기업 임원들이 모여 술자리 중 한임원에게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사실 회사 사장 처럼 독재가 어디있어? 회사 사장에게 반기를들거나 비판하는 세력이 있을 수 있나? MB같은 경우에도 CEO출신이라고 하지만 민주적 경영 개념이 있을 수 없잖아. 특히 현대라는 기업 자체의 리더십에서도 현재까지 민주적 측면을 발견하기 힘든데…MB가 그런 민주적인 태도를 가질 수 없었던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지…”

그 이야기에 대해서 상당히 공감을 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기업이 민주적 리더십을 가지고 비지니스를 해 나가고 있다고 착시한다. 바로 이런 기업의 독재적인 리더십이 위기관리의 성공률을 저하시키는 주된 요인은 아닐까?

 

3월 24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위기 요소 진단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라. CEO들께서 이렇게 명령을 하셨다고 치자. 가장 처음 시작해야 할 일은 그럼 뭘까? 매뉴얼을 만들까? 교육을 시킬까? 훈련을 하나? 무얼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할까?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위기’에 대한 기업 내 공통된 정의 규정 작업이다. 이 칼럼을 읽는 홍보실무자들은 CEO들을 비롯한 모든 임원들에게 한번씩 질문을 해보자. “(우리 회사가 겪을 수 있는) 위기라면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CEO께서는 보통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다. “현재 세계적 경제 침체속에서 어떻게 시장점유율을 지켜내고 매출을 성장시킬 수 있는가?” 또는 “어떻게 비용을 절감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빨리 개발해 내는가 겠지?”등등으로 답변 하실 것이다.

마케팅 임원은 “우리의 브랜드가 새롭게 리뉴얼되는 데 그게 잘 되어야 하는데 걱정이야” 영업임원은 “요즘 도매상들이 가격 인상에 대해 크게 반발할 조짐이 있는데 그게 위기지” IT임원은 “우리 기업 서버가 갑자기 손 쓸 새도 없이 다운이 되거나 외부에서 해킹을 당하면 큰일인데…” 인사 임원은 “새로운 인재들을 점점 발굴하기가 힘들고, 끌어오기가 힘드니 그게 위기”라고 말할 것이다.

위기에 대한 내부의식 공유
한 개의 회사에서 이 ‘위기’라는 정의는 각 부문별로 팀 별로 그리고 직급별로 성별에 따라 수천 개 이상의 정의가 존재할 수 있다.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각자가 바라보는 위기가 다른 상대방에게는 별로 큰 위기로 인식되지 않을 수도 종종 있다는 사실이다.

위기 요소 진단을 위해 소규모 부문장들을 대상으로 하는 워크샵을 진행해 보면 다들 자기 설움이 제일 크다. 타 부서에서 심각하게 이야기하는 위기 요소들에 대해 공감하거나 동의하지 않는 경우들도 종종 있다. IT부서 팀장에게 감사팀이 심각하게 생각하는 ‘직원의 공금 횡령’이라는 요소는 별로 피부에 와 닿는 위기가 아니라는 거다.

따라서 기업이 자신만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사내에서 ‘위기’에 대한 공통된 정의와 범위를 100% 공유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외부에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용역을 발주하더라도 이러한 내부 의식 공유는 미리 완결을 지어 놓는 게 시스템 구축 프로세스를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이다.

수천 수만의 직원들이 자사의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하나로 정렬된 것이어야 한다. 이 부분이 첫번째 단추고, 그 후에 내부적으로 위기 요소 진단을 실시하는 게 그 다음이다. 위기 요소 진단은 영어로 Crisis Vulnerability Audit이라고 불린다. 정확하게 해석을 하자면 ‘위기 취약성 진단’이다.

보통 이 진단 작업은 설문지, 인터뷰, 소프트 사운딩, 사례 연구, 워크샵 등의 형식을 빌어 진행되고, 일반적으로 기업의 규모와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짧게는 2개월에서 많게는 6개월이 소요되는 아주 큰 작업이다. 이 진단의 목적은 기업에게 ‘어떤 위기가 발생할 수 있으며, 각각의 위기가 기업 자체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미리 예측’하기 위한 것이다.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확인
이 프로세스가 마감되면 외부 컨설턴트들이 회사 구성원 각자에게 ‘귀사에게 어떤 것이 가장 큰 위기라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을 한다면 그들은 누구나 “이런 이런 위기들이 발생 가능하며, 각각 이런 이런 정도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는 공통되고 대략적인 설명이 가능하게 된다.

옛말에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위태롭지 않다 했는데, 이 위기 요소 진단 부분은 위기라는 적을 아는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프로세스라는 이야기다. 보통 가장 강력하고 위험한 위기 요소는 10개 이하로 필터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 하면 너무 많은 백화점식의 위기 요소 리스트화는 실제적 대응 시스템의 구축 보다는 전시(display)를 목적으로 하는 리스트와 매뉴얼에서 그 수명을 다하게 되기 때문이다.

위기 요소 진단을 통해 최초 발견된 수백 또는 수천개의 위기 요소들이 전부 다 매뉴얼을 통해 관리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 중 대부분은 해당 위기가 발생되기 이전에 충분히 개선작업과 완화작업을 통해 발생 가능성을 현저히 낮출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 통제하지 못할 위기 요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위기 요소 진단 작업은 우리에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기 요소들을 들여다보고 하나 하나 확인하고 개선해 나가기 위한 작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하나의 작업만으로도 실제 발생될 수 있는 위기의 많은 부분을 현저히 감소시키고, 통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 자체가 대비적 의미에서 위기관리라고도 할 수 있겠다. 다음주부터는 DIY(Do It Yourself) 위기 요소 진단 작업을 몇 회에 걸쳐 자세하게 설명해 볼 예정이다. 아주 실제적이고, 재미있는 프로세스가 될 것이다.

정 용 민

–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3월 232009 Tagged with , , 0 Responses

일관되게 지속하길…

이에 따라 금융위는 지난달 해외홍보를 전담하는 외신팀장을 공채한 뒤 매달 둘째 주와 셋째 주 금요일에 각각 외신과 글로벌 IB
대상의 콘퍼런스 콜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넷째 주 금요일에는 외신기자들과 오찬을 하며 브리핑을 할 계획이다. 이정호 금융위
외신팀장은 “나쁜 기사를 빼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팩트가 실리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동아일보]



정부에서 해외 IB 이코노미스트들과 정기적인 컨퍼런스콜을 가지기로 했단다. 사실 기업들에게는 상당히 일반적인 커뮤니케이션 행사가 정부에게는 색다른 시도로 해석되고 있다.

금융위 외신팀장의 코멘트를 보니 정부가 이번 위기로 깨달은 바가 크다는 것을 느낀다. 새로운 시도와 새로운 깨달음이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실행되기를 바란다.

참고기사: 정부, 글로벌IB 10개社에 전화회의…‘위기취약論’ 반박 (동아일보)

3월 202009 Tagged with , , , , , 3 Responses

네비게이션과 코치의 비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을 비지니스로 한다고 하면 다들 ‘위기관리’라는 말도 참 생소한데…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또 뭔가? 거기다가 그걸 ‘코칭’한다는 건 또 무슨소린가 한다.

어짜피 이 비지니스가 B2B이기 때문에 (다행이도) 세세한 설명은 그렇게 필요가 없다. 그러던 중 오늘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와이프가 모는 차에 올라 탔는데…네비게이션이 작동되기 시작하는거다.

와이프 직장을 목적지로 설정해 놓았는지 내가 가는 지점까지 가는 동안 계속 네비게이션은 이렇게 소리를 치고 있다.

“전방 OO미터앞에서 U턴입니다”
“전방에서 좌회전 후 U턴입니다”


한 15분 정도 이 소리를 반복적으로 듣고 있으니 슬슬 짜증이 난다. 새로 산 차라서 아직 네비게이션 작동법을 완전히 익히지 못해 제대로 꺼 버릴 수도 없다.

사실 네비게이션이 최종목적지로 가는 길을 찍어만 놓으면 운전자가 다른길로 접어 들면 그 자리에서 최선의 루트를 재검색해서 알려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전 차에 달린 것은 그랬었는데…이번 차는 이 네비게이션이 아주 엉망이다)

운전자에게 자꾸 되돌아가라고 협박이나 강요를 하지말고, 앞으로 최선의 길을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미리 점쳐 알려줘야 하는거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프로세스도 마찬가지다. 클라이언트가 곧 운전자다. 자신이 가고 싶은 길로 가는거다. 코치가 운전자의 운전대를 잡아 채거나, 옆에 앉아서 계속 길이 틀렸으니 오던 길로 되돌아가거나 유턴을 하라고 의미없는 반복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안된다.

운전자가 바보가 아닌이상 이 길로 들어선 이유가 있고, 맥락이 존재한다. 운전자가 바라는 것은 어떤 이유나 맥락때문에 이 길로 들어설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코치가 빨리 인정해 주고, 그 다음 루트를 알려 달라는 게 전부다.

여기에서 클라이언트와 코치간의 상호관계성(interaction)이 중요하다는 insight를 얻게 된다. 이런 기반이 없으면 다음과 같은 운전자의 선택만이 남는다.

1. 네비게이션이 자꾸 반복적으로 고집을 피워도 그냥 갈길을 간다.
2. 네비게이션을 꺼버린다.
3. 나중에 목적지에 도착해 네비게이션을 뽑아 버리고, 새로운 네비게이션을 장착해 넣는다.
4. 아예 다음부터는 네비게이션을 켜놓지 않는다.

4개 다 코치의 손해다. 물론 클라이언트는 스스로의 손해를 감수한다.

멍청한 네비게이션은 아무 쓸모가 없다는 결론이다.

 



 

3월 102009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가 힘든 이유

얼마든지 전체 가전시장의 불황을 탓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간의 자만을 반성하고 스스로 고개를 숙였다. 한순간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대리점 사장단은 뜨거운 박수와 눈물로 협력과 단결을 약속했다. 이 사건은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의 수많은 전설 중 백미로 꼽히는 ‘아타미 회의’ 장면이다. 이를 계기로 본사 영업본부장으로 복귀한 마쓰시타는 전사
차원의 논의를 거쳐 지역별 판매회사망을 조직하는 등 회사를 부활시켰다. [
중앙일보]



위기관리와 관해 일본의 마쓰시다의 위기경영을 본받자는 움직임이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경영의 신이라고 불리는 마쓰시다가 실행한 위기관리 사례에 대해 중앙일보에서 하나의 예를 들었다.

일본기업들의 위기관리 방식을 보면 국민성과 비슷하게 상당히 사과에 익숙(!)하고 사과 이후에 관대함을 느낀다. 반대로 우리는 사과에 상대적으로 인색하고 사과를 해도 그리 관대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런면에서 우리나라에서 위기관리가 좀 더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사과의 효력은 사과 그 자체에 있지 않다. 사과 이후 개선 활동의 품질과 진정성에서 효력이 나오기 마련이다. 흔히들 사과 하면 됐지…뭘 더 바래…이런 식으로 사과에 임하니까 효력이 의심되는 거다.

또 사과의 효력은 사과 주체의 무게감(명성)과도 비례한다. 문제는 무게감 있는 인사(오너 또는 CEO)는 절대 사과하려 하지 않는 다는 게 딜레마지만. 그래서 어렵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3월 092009 Tagged with , , , , , , , , 2 Responses

위기관리의 가치는 얼마?

홍보실무자들과의 미팅 때 마다 위기관리에 대해 흔히 서로 공감하는 말이 있다.

“위기관리는 잘 해도 티가 안나요. 그래서 윗분들에게 팔기가 힘들죠. 아무리 고생을 해도 윗분들은 언제 그런일이 있었느냐며…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위기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조짐이 보이는 클라이언트들과 미팅을 하면서 사전 대비 또는 관여 서비스를 시작하면 항상 걸리는 문제가 예산이다.

내가 인하우스 시절에도 그랬었지만…막상 위기가 발생해서 외부 자문 서비스를 사용하게 되면 인하우스에서 가장 신경쓰이는 게 이 예산이었다. 가뜩이나 해당 위기 때문에 어수선하고 정신이 없는데 외부 자문을 갑작스럽게(?) 끌고 들어 오는 것도 그렇지만…어떻게 이들에게 pay를 할 것인가가 가장 껄끄러웠다.

핵심은 CEO에게 외부 자문이 우리 인하우스에게 어떤 베네핏을 가져다 주었는지를 어필하는 부분인데 이게 사실 쉽지가 않은거다. (기본적으로 기존 PR활동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는 체제에서 위기관리 결과를 어필하는 게 어떻게 보면 불가능해 보이기도 하다)

CEO께서는 이렇게 이야기 하실 수도 있다.

“아니, 외부 자문이 와서 뭘 한게 있어. 어짜피 리콜에 대한 결정도 내가 내린거구. 그 결정을 위해서 각 부문의 상황분석하고 토론도 우리끼리 하고 자기네들은 지켜보기만 한 거 아니야? 근데 왜 그 자문들에게 돈을 줘야만 하지?”

그렇다. 맞다. 자문들은 의사결정을 절대 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할 권한이 없다) 특정 방향의 의사결정을 편향적으로 종용하지도 않는다. 단, 자문은 여러가지 예측과 옵션들을 제시할 뿐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위기발생시 내부적인 시각으로만 해당 위기를 바라보고 그 안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는 습성이 있다.

실제로 이러한 습성들은 기업이 핵심 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 해당 위기 이슈를 바라보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위기관리 실패의 근원이 되겠다. 외부자문은 이런 내부 시각 중심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으로서 역할을 한다.

기업 측면에서는 해당 위기가 소리없이 눈 앞에서 사라져 위기 발생 이전으로 깨끗하게 되돌아 가기만을 바랄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단 위기가 발생되면 그렇게 될 가능성은 제로다. 어떻게 예측되는 피해를 최소화 하고, 지금까지 자신들이 지켜왔던 비가시적 자산들을 방어해 내느냐 가 최선의 목표가 되는 것이다.

리콜을 해서 어이없는 예산이 100-200억이 들었어도, 수십년산 지켜왔던 자사의 명성이 그리고 소비자 철학이 방어 되었다면 위기관리는 성공한 것이다. 다시 소비자들이 되돌아오고, 잘 했다, 역시 멋지다 이야기 듣게 되었다면 그건 성공이다.

외부 자문에 쓸 돈이 아까와 내부시각으로만 의사결정을 하기에는 너무 부담이 크다. 그 의사결정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한편으로 외부자문 쓰기를 아까와…위기 발생에도 불구 침묵으로 일관한 후 사후 대응한다며 수십억을 이미지 광고 예산으로 편성하는 기업들이 있다.

광고는 아깝지 않고…어쩔수 없이 해야 할 것 아니냐 하면서…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자문은 아까와 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에게 있는 거 아닌가 한다. 아주 실제적으로 말이다…

3월 08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4 Responses

해외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점

South Korea’s debt

SIR – Your article about “emerging-market contagion” ranked
countries according to their vulnerability to the global credit-crunch
(Economics focus, February 28th). But you did not reflect the actual
situation of the Korean economy
. The article portrayed South Korea as
the joint third-riskiest among the countries surveyed, citing “large
short-term foreign debts and highly leveraged banks”. This is simply
not the case.

Let me provide you with accurate figures. South Korea’s short-term
external debt is 75% of its foreign-exchange reserves
and it continues
to decline. The South Korean banks’ average loan-to-deposit ratio stood
at 118% as of the end of 2008
and has been on the decrease since last
June.

Thus, the overall risk assessment for the Korean economy, as
described in your article, relies upon incorrect information and
estimates.

Cheol-kyu Park

Spokesperson

Korean Ministry of Strategy and Finance

Seoul

Editor’s note: Our figure for short-term debt as a
percentage of foreign-exchange reserves included all debt due within
the next 12 months, the definition favoured by the IMF. At the end of
December this was 96%. The figure of 75% includes only liabilities with
an original maturity of up to one year; it excludes maturing long-term
debt. Our loan-to-deposit ratio covered all commercial and specialised
banks and excluded certificates of deposits, the same definition used
for all the countries we surveyed
. The Bank of Korea’s latest figures
show this to be 136% at the end of December.

[원문출처: 뷰스앤뉴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문제이기 하지만, 이번 한국정부와 이코노미스트와의 설전은 문화 커뮤니케이션상 갈등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다른 문화간 플레이어들간에 서로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 달라 더욱 갈등이 커지는 케이스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다국적 자본투자자들의 검은 배후가 없다는 전제하에서)

맨위 한국 정부에서 KMSF 대변인의 이름으로 게시 된 반론문은 사실 외국인들이나 외국언론이 이해하기 힘든 메시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종 수치를 베이스로 한 이코노미스트의 기사에 대해 한국정부는 한마디로 ‘한국경제의 실제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you did not reflect the actual
situation of the Korean economy)
고 단정하고 있다. 이런 단정은 이번 한국정부의 주장이 아주 강력한 반론임을 초반부터 예시하고 있는데…아쉽게도 그 하반부가 문제다.

그 하반부 반론을 보면 한국정부가 주장하고 픈 여러가지 수정 수치들이 제시되는데 그에 대한 출처나 근거가 없다. IMF의 수치인지, 세계기구 어디서 그런 수치가 도출되거나 보고되었는지 주장은 있는데 출처가 없다.

기본적으로 언론은 기사를 쓰면서 수치를 인용할 때에는 자그마한 수치라도 출처를 언급하는게 기본이다. 반론에서 주장하는 수치에 출처가 없다는 것은 절대 이런 언론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주장방식이다.

한국경제에 대해서는 한국정부가 잘 아니 잔소리 하지 말아. 출처는 무슨 출처…우리가 우리를 더 잘 알거든…이런 주장은 사실 아닌것 아닌가.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의 편집자주는 아주 기본적인 부분을 레버리징 해 재반론으로 아주 간단히 처리했다.  우리(이코노미스트)의 기사는 1.  the definition favoured by the IMF 그리고 2. the same definition used
for all the countries we surveyed
라는 출처가 있다. 그러니 한국정부의 출처없는 반론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항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기본이 가장 큰 힘이다. 원칙으로 돌아가면 흔들림이 없다. 기존 권위와 기준 그리고 원칙에 근거하면 방어가 쉽다. 외국인들이나 기업들이 주장을 할 때 가장 기본으로 생각하는 것들이 바로 이 부분이다. 반면에 우리는 이 부분이 약하다. 일순 감정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정부에서 이번주경에 이코노미스트를 항의 방문 할 예정이라 한다. 일부에서는 그런 항의방문류의 이벤트가 내부용이 아닌가 하는 비아냥도 들린다. 문제는 항의방문 자체가 전략적으로 유익 하냐 아니냐가 아니다. 항의방문이라는 ‘이벤트’가 전략적 메시지 없이 이루어 지면 그게 가장 큰 문제다.

이코노미스트 편집장과 얼굴을 마주하고서도 위와 똑같은 논리의 주장만 이야기 하다 오려면 그런 이벤트는 하지 않는게 좋다는 이야기다. 백전백패고…국가위신과 수준의 이슈다.





 

3월 062009 Tagged with , , , , , , , , 4 Responses

커뮤니케이션은 확신이다

지난해 3월 생쥐머리 새우깡과 칼날 참치캔, 6월 너트 라면, 9월 중국산 분유가공품 멜라민 파동을 겪으면서 식약청이 밟는
수순은 이처럼 매번 똑같았다. 처음엔 위험 식품에 대한 금지조치를 내리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이런
조치를 취하겠다”
고 발표한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도록 실제로 변하는 것은 없고 잊을 만하면 또다시 비슷한 사건이 터진다.


(중략)

그런 와중에 감기약 파동이며, 쓰레기 만두, 기생충알 김치 등 식품 파동은 매번 똑같은 패턴으로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일이 터지면 부산하게 법석 떨다 다시 원위치하는 식약청의 자세도 꿋꿋하게 변함이 없다. [조선일보]



미디어트레이닝이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통해 코칭을 진행하다보면, 많은 위기상황에 관련 된 메시지들 중 공통된 부분이 있다. 메시지로…

“다시는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런류의 메시지들이 공통적으로 반복된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해당 위기는 이미 발생한 것이고 공중들이나 이해관계자들이 알기 원하는 바는 왜 그 위기가 발생했고, 그 위기를 어떻게 관리를 했고, 앞으로 어쩔꺼냐 하는 것인데 위의 메시지는 바로 맨 마지막에 해당하는 핵심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실제로 같이 코칭을 진행하는 어시스턴트 코치들이나 일부 인하우스들이 코칭세션이 끝나고 모여 이런 말들을 나누곤 한다는 거다.

“사실…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이 메시지가 약간 너무 무성의 한 것 같지 않아요? 약간 믿음이 간다기 보다는…뭐랄까 그냥 이 상황을 일단 면피하려 한다는 그런 이미지가 들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당시 정확한 답변은 하지 않았지만…내 생각은 이렇다.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 스스로가 자신의 메시지를 믿지 못하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으면 당연히 그 메시지는 실패한 것이다. 그런 뒷받침없는 메시지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오디언스들에게도 신뢰를 형성하지 못한다. 이것은 메시지의 문제라기 보다는 진정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얼마나 우리 스스로가 최선을 다할 것인가에 대한 확신의 문제다’

거짓말이나 확신없는 말을 할 때는 항상 스스로 불안하다. 오디언스는 그 불안함을 느낀다. 커뮤니케이션이 무서운 이유가 여기있다.

3월 052009 Tagged with , , , , , , , , 8 Responses

흥미로웠던 홍보팀장님들과의 미팅

어제 저녁에 예전에 기획했었던 홍보팀장님들과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미팅이 있었다. 각기 다른 업계, 다른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시고 계신 팀장님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오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미팅중에도 각사의 산발적인 위기(!)들은 계속 되고, 바쁘고 정신 없는 와중에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토론해 주신 참석자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이번 미팅을 통해 얻은 큰 insight들과 benchmarks:

  • 상시 정보 획득 및 공유 시스템 구축 필요
  • 이해관계자 접촉 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 필요
  • 기업의 위기관리는 경영자 또는 오너의 관심과 의지가 가장 큰 원동력
  • 위기시 기업들의 온라인 알바 활용 실태가 생각보다 심각함
  • TV소비자고발 프로그램 출현이후 이전보다 위기발생 빈도와 심각성이 대폭으로 증폭
  • 리콜은 홍보팀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우선순위, 문제는 어떻게 다른부서들을 설득하는가
  • 일단 리콜을 해 본 결과 가장 얻은 점으로는 언론에 기사화가 많이 안되었다는 결과에 만족. 만약 숨기다가 불거졌으면 대서특필감. 문제는 그것이 하나의 전례가 되어 이후 모든 사례들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 (내외부적으로)
  • 위기관리 예산이 사전에 미리 설정되어 있거나, 보험처리가 가능한 시스템 필요
  • 해당위기를 통해 자사가 얼마나 큰 손실이 있었는지를 내부적으로 공유해야 다음 위기 재발을 방지할 수 있을 텐데…이건 내부 정치적인 문제로 야기될 수 있어 현실상 장벽
  • 내부 이해관계자들과 최고경영진들을 어떻게 설득해 위기마인드를 고취할 수 있을까?
  • 혹시 미디어트레이닝을 실시해 경영진들을 도리어 미디어 포비아로 만들 가능성이 있지는 않을까?
  • 기업블로그는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누가 운영 할 것인가가 가장 딜레마
  • 기본적으로 기업블로그는 운영적인 측면을 포함해 지속적으로 진화해야 함 (경영진들의 관심도에 발 맞추어)
  • 기업블로그를 기업의 목소리를 100% 순수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기업 미디어로 진화시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향
  • 과연 기업블로그가 위기시에 얼마만큼의 위력(!)을 발휘해 줄찌는 아직 의문
  • 전례상으로 볼 때 자사의 팬덤이 일부 안티측을 압도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었음. (회사의 지원이나 관계가 전혀 없이. 자생적 팬덤에 의한 자정)
  • 문제는 일부 업체들이 기업에게 접근해서 해당블로그를 파워블로그로 만들어 줄 수 있다, 각종 포탈에 게시물들을 상위배치해 줄 수 있다는 등의 신뢰가지 않을만큼의 제안들을 해 오고 있는 상황
  • 위기요소진단작업과 역할과 책임분배 프로세스가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작업의 가장 첫 단추
  • 위기관리가 잘되었다 잘못되었다는 사내외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어떤 공통적인 판단기준이 없는게 사실. 과연 어떤 위기관리가 잘된 것인지 그 정확한 기준은 뭘까?
  • 위기관리는 주변인들이 그 진행상황과 결과를 모르는 특성이 있어 하고나서도 KPI로 제시하기가 사실 힘들다
  • 다른 기업들에서는 홍보담당자들의 KPI를 어떻게 설정해서 공략하고 있나? 기준이 참 묘하다.

이상이 어제 토론에서 내가 기억하는 것들이다. (메모를 하지 않았고 100% 기억으로 적어 보았다. 이 만큼 큰 insight들이 많았다는 것!) 이 이외에도 스쳐간 insight들이 많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미팅을 통해 에이전시에서 얻은 insight 덤

  • 실제 클라이언트들을 넘어 여러 인하우스들을 통해서 얻는 것들이 매우 많고 크다
  • 에이전시들 끼리 마주앉아 토론을 하면 비지니스를 이야기하곤 하는데 비해, 인하우스들과 마주 앉으면 품질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다
  • 에이전시에게 모든 인하우스가 고객이니 고객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방법을 다양화 하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
  • 에이전시와 인하우스는 한배에 타 있다. 단 노를 저어 나가는 역할이 다를 뿐…
  • 사람들이 같은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은 진짜 행복이다



어제 늦게까지 맥주를 함께 하시면서…관심과 좋은 이야기들 전해 주신 여러분들께 다시한번 감사. 정기적으로 상호교류하면서 협조체제를 이루었으면 하는 소망…


귀중한 insight 주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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