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8월 262009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백빨보다는 일조?

몇몇 친한 기자들과 술자리에서 킥킥대면서 공감하는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약간 표현이 저급해 보이긴 하지만 ‘일조가 백빨보다 낫다!‘는 이야기다.

보통 홍보담당자들과 기자들이 서로 하는 이야기들 중에 OO일보가 오늘 OOO회사에 대해 아주 부정적인 기사를 산업 탑으로 올렸다 하면 이렇게 이야기 한다. “OO은 왜 오늘 OOO을 조진거야? 무슨 일이야?” – 여기서 ‘조지다‘는 말은 부정적인 기사로 해당 기업에게 피해 또는 경고를 줬다는 의미다.

반대로 OO뉴스에 OOO회사의 제품 관련 심층기사가 나오면 홍보담당자들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와…OO뉴스가 OOO진짜 확실하게 빨았네…뭔 일이야?” – ‘빨다‘는 말은 아주 긍정적인 기사를 실어주어 해당 기업을 띄워주었다는 말이다.

결국 ‘일조가 백빨보다 낫다!‘라는 기자들의 우스갯소리는 번역을 하자면 ‘회사와 잘 지내보려고 아무리 긍정적인 기사들을 내주어도 홍보담당자나 그 회사 중역들은 콧배기도 안비치다가 한번 부정적인 기사를 내면 사장부터 홍보팀까지 모두 달려와서 잘하겠다 한다’란 의미같다.

내 경험상으로 보아도 많은 부분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재미있게 낄낄댔다. 잘해줄때 잘하란 말이 실행이 잘 안되는거였다. 당시에는.

어제 PD수첩을 보면서 갑자기 ‘일조와 백빨‘의 표현이 기억이 났다.

청계상인들의 이주 상권으로 최초 기획되었던 해당 쇼핑상가에 대한 보도였는데 이 보도는 완전한 ‘1조’의 역할을 했다. 그 이전 상황을 보면 많은 기사들에서 ‘100빨’의 전례들이 있었는데…결과적으로는 이번 ‘1조’가 그 이전 긍정적인 기사 전례들을 뒤집어 버린 셈이 됐다.

해당 홍보 담당자들의 속도 그만큼 쓰리리라 본다. 말 그대로 ‘1조’의 고통이겠다.

어제 PD수첩을 보면서 또 이런 생각도 했다.

어떤 위기시에도 돈 버는 곳이 하나 있다면 아마 ‘광고대행사’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해당 쇼핑몰의 현재 TVC 지출은 왠만한 조단위 매출 기업의 TVC 지출을 훨씬 능가한다. 아직 분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도 않았고, 잠재적인 논란이 많은 이 사업에 대해 ‘환상을 심어주기 위한’ 위기관리적 관점의 광고지출은 극대화되어 있는 듯 하다. 상당히 일방적이고 표피적인 위기관리 방식이다.

그런 광고가 100번 노출되어도 1번의 부정적인 보도는 그 광고노출 효과를 상쇄하고도 충분히 남는 부정적 여파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교훈이다. 이 또한 ‘1조 vs 100빨’의 교훈이다.

내가 알기로는 해당 사업과정에 있어서 예외적으로 많은 광고 및 홍보 예산들이 투입되었다고 알고있다. 그 중에서 또 많은 부분이 위기관리 예산이었던 것으로 알고있다. 그 위기관리 예산들이 어떤 주체에 의해 어떻게 지출되었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현재까지 확실한 것은 그 예산들이 타겟오디언스에게 아무런 영향력과 효과를 가져다 주지 못했다는 것이며, 그 위기관리 활동들이 해당 위기요소들에 대한 적절한 완화와 개선의 선한 활동에 이바지 하지 못했다는 느낌이다.

제발.

위기관리를 분식 커뮤니케이션으로 퉁치려 하지 말자. 고여 악취나는 하숫물에 돈들여 색색 장미꽃잎들을 흩뿌린다고…스파가 되는건 아니 잖나?

한편으로는 알면서도 해야하는 그런 일들이 바로 코메디 아닌가….생각한다. 진짜 코메디란 그런거 아닐까?



 

8월 06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6 Responses

혹시 그것이 나에게만 상식아닌가?

오늘 오전에도 우리 코치들과 재미있게(? -enjoyable) 모 클라이언트 매장을 전격 어택하는 emergenct drill을 실행했다. 사실 99%의 일반직원들은 평생 방송국의 PD나 기자와 마주설 기회가 없다. 특히 명동이나 압구정을 걸어다니다가 VJ들에게 이상하게 생긴 마이크를 받아보지 않는 이상 커다란 TV카메라 앞에서 인터뷰를 해 보는 경험은 거의 불가능하다.

개인적으로 TV카메라를 들이대면 “인터뷰 안해요” 할 수 있고, 신경질을 내거나, “초상권이 있어요” 하면서 찍지 말라 요청도 할 수 있겠지만…회사 그리고 자신의 직장과 관련된 취재에 맞서서는 솔직히 운신이 자유롭지 않은게 어찌보면 당연하다.

홍보담당자들이야 이런 Drill을 바라보면 내심 안타까운 감정이 들곤 한다.

“그건 상식의 문제 같아. 어떻게 기자에게 소리를 치고 찍지 말아라 명령조로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기자에게 막말을 해대냐?”
“어? 기자에게 취재요청 접수하면서 명함도 안 나눈거야? 그 사람 기자 맞긴 맞는것 같어?”
“우리 회사 규정이 어떻게 돼있어?…홍보팀 아니면 기자랑 인터뷰 못하게 되 있잖어. 왜 그걸 기억 못해?”



결론적으로 말해서…그건 홍보팀만의 생각이다.

일선에서 하루 일과에 바쁜 직원들에게 ‘언론사에서 취재가 나오면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행동할 것.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본사 홍보팀에게 연락을 취해 대응방침을 하달 받을 것….’ 뭐 이런 문서화 된 원칙이야 가볍게 잊어버리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훈련받은 임원분들도 TV카메라를 돌리면서 공격적인 질문을 해대면 ‘의식의 마비’ 현상을 경험하게 되는데…훈련받지 못한 일선 직원들이야 오죽할까? (너무 홍보팀의 상식선에서 과대 평가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모든 기업들이 거의 비슷하다)

홍보팀들이야 매일 기자 만나서 소주마시고 형 동생 하면서 생일 케익선물에…같이 웨이크 보드나 등산 하는 사이들이니 ‘기자란 어떻고…뉴스란 어떤거고…취재지원이라는 건 이런 이런 프로세스로 해야 당연하다’ 알고 있지만 그 이외 나머지 직원들의 대부분은 그런 걸 알 필요도 없고, 알리도 없다. (이게 현실이다. 똑바로 보자)

예고없이 매장이나 공장 그리고 본사 건물에 실제방송사 로고를 단 TV카메라 군단이 들어서면 99.999%는 헛점을 적나라하게 들어낸다. 기업이 무슨 죄를 지어서가 아니라…해당 취재를 나온 기자들과 그 식구들에 대해 공식적으로 정확한 핸들링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반대로 기자들에게는 너무 너무 재미있는 부정적 보도영상들과 컨텐츠들이 만들어 지게 마련이다.

홍보팀 이외에 거의 모두가 당황하고,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피하면서. 목소리를 높인다. 우왕좌왕 담당자들을 찾아대고…서로에게 짜증을 낸다. 친절하게 다가와 민감한 질문을 해대는 기술적인 기자들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수군댄다. TV카메라가 자리에 없다고 생각하고 마구 비공식적 애드립들을 전달한다.

기업전반을 놓고 생각해 볼 때 상당히 취약한 이런 수없이 많은 POC(point of connection)들을 홍보팀은 ‘상식이 있으면 다 한다’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으로 그냥 지나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번 생각해 보자…





이런 생각을 일찌기 진행하고 Drill을 열심히 진행하면서 스스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 기업 CEO와 홍보팀들을 위해 박수.

7월 312009 Tagged with , , , , , , , , , , , , 0 Responses

Know Media-언론? 다 알거든?

” 언론을 아셔야 합니다.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생각하며 또 왜 다가오는지를 이해하셔야 진정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이야기 드리면 90% 이상의 CEO들께서는 이런 표정이시다.

‘내가 당신 태어나기 전부터 조선일보를 읽었을껄. 내 동창들 몇몇은 논설위원급이고…편집국장 하는 친구도 있는데 나한테 언론 강의를 해?’

아니다. 그렇게 언론을 이해하시라는게 아니다.

어제 MBC뉴스를 보고 있다가 어떤 이슈에 대해 지자체장들이 각기 다른 대응을 하시는 것을 보게됬다. 그분들은 다 언론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남부럽지 않은 경력을 가지신 분들이었다. 그런데 하나의 이슈를 대하는 포지션과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서로 달랐다. 왜일까?

A라는 언론이 있다고 치자. B라는 주제에 대해 부정적인 보도를 하기 위해 각종 정보들을 모으고, 부정적인 질문을 하기 위해 B이슈와 관련된 C기업(조직)을 찾는다. 그러면 C의 CEO는 어떤 포지션과 핵심 메시지로 응대를 해야 할까?

  1.  A언론이 미리 짜놓은 B주제에 대한 부정적 측면 지적에 정면 반박 한다.
  2. A 언론이 미리 짜놓은 B주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교정하기 위해 노력한다.
  3. A 언론이 미이 짜놓은 B주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그대로 인정하고 개선책을 제시한다.
  4. 공식 대응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기업 또는 조직들은 4번을 가장 흔하게 선택한다. CEO의 부재 또는 일정상 어려움을 들어 일단 피하려고 한다. 또 이 활동이 그래도 가장 흔하면서도 내부적으로 잘된 대응이라고 인식된다. (동의할 수는 없다)

그 다음이 1번이나 2번을 선택한다. 정면으로 핏대를 내세우면서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나름대로의 증거를 제시하고 여러가지 근거들을 쏟아부으며 대응한다. 물론 그 상황에서 해당 기자를 ‘아…이게 아니었구나…’할 정도로 교화를 시킬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대부분의 기자는 현장에서 교화되지 않는다. (사실 그렇게 교화가 되는 기자는 사전준비와 취재가 적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부 교정 노력의 경우에도 맨 뒷 보도에 ‘한편 이런 반응도 있다’는 식으로 가늠해 나가기 때문에 그렇게 큰 효과는 볼수 없다. 하나의 변명으로 편집이 될 뿐이다.

가장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가장 바람직한 대응은 바로 3번이다.

단, 해당 이슈가 우리 회사 또는 조직에 치명적인 후폭풍으로 연결되지 않는 범위내에 존재할 때 선택가능하다. (하지만 보통 99%의 자잘한 대언론 이슈들이 대부분 이 영역내에 떨어진다)

해당 기자가 취재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먼저 생각해 보라는거다. 반론을 들어 공정하게 50:50의 재미없는 보도를 위해 그 먼 자리에 와 인터뷰를 하는게 아니라는 거다.

일단 기자가 B라는 이슈에 대해 부정적 톤앤 매너를 가지고 기사를 디자인해 왔으면…

  1. 기자의 지적에 어느정도 같이 공감을 하는 게 필요하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한점도 없는 이슈일 때만 그 반대일 수 있다)
  2. 그 문제점을 세부적으로 확정해서 모든부분이 문제인 것은 아니고 ‘여기부터 여기까지만’ 문제라는 포지션을 확정하자
  3. 그 세부적으로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일부 사과를 하고 개선책을 제시하자


보도 꼭지에서는 마지막 3번째 메시지만 편집이 되어 나갈 확률이 가장 높다. 하지만, 보도의 흐름에 있어서 C라는 조직이 해당 B이슈에 대한 A언론의 지적에 공감하고 겸허하게 사과하면서 개선을 약속했다는 안정된 스토리라인이 태어나게 된다.

일종의 윈윈윈(시청자-기자-기업) 현상이다.

이 구조가 한부분이라도 깨어지면 해당 보도는 위험한 것이 되어 버린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 좀더 자세하게 풀어보자.

언론을 이해 좀 하자.

 


7월 08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4 Responses

‘What If?’ 마인드 가지기

위기와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항상 ‘What If?’ 마인드를 가지라 강조를 하고 있다. 천성이 그렇게 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일부 분들은 이런 What if? 같은 생각이 일상화되어 있으신 분들도 계신 듯 하다.

오늘 간만에 Emergency Drill이라는 Field Simulation을 실시했다. 고객사 PR팀과 함께 사전 플래닝을 하고 본사와 공장 그리고 몇개의 대표전화를 통한 POC상 위기관리 시스템 및 프로세스를 점검했다.

이번 Drill을 진행하면서 새로 얻거나 다시 한번 확인 한 insight들을 정리 해 본다.

본사 사무실의 경우

  • 기자들이 사무실과 임원실까지 아무런 제지 또는 필터링을 받지 않고 직접 입성할 수 있는 회사들이 예상외로 많다.
  • 평온했던 사무실이 TV크루들과 기자가 입장하면 금새 패닉에 빠진다. 문제는 아무도 오너십을 가지지 않은 채 패닉에 빠진다는 부분이다.
  • 일부 직원들은 기자에게 상당히 공격적이고 사무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취재를 거부하려 최초 시도한다. “찍지마세요” “누구 허락받고 이러세요” “어떻게 들어오셨어요” “당신 누구야?” – 기자는 잡상인과는 대응 방식이 달라야 한다.
  • 기자의 취재에 대응하는 속력 또한 빠르지 않다. 물론 갑작스러운 방문으로 담당자 연결이 잘 안되고 협조 또는 의견 공유 확정이 힘들지만 덩그라니 기자들과 TV크루들을 회의실에 남겨두고 회의를 하면 안된다.
  • PR팀이 부재중이거나 연결이 가능하지 않을때도 방문기자들의 처리는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 방문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함에 있어서 관련답변을 하지 않을 인사들이 여러명 기자앞에 앉아 있는 것은 가능한 피해야 한다. 아무래도 POC가 많으면 실수를 하거나 서로 말이나 의견이 상충하기가 쉽다.
  • 가능한 사무실을 방문한 기자와 TV크루들이 다양한 장면연출과 직원 인터뷰를 어랜지 해 달라 요청을 해고 적절하게 기자의 질문 방식과 의도에 대해 코칭을 할 수 있는 담당직원들이 항상 따라 붙어야 한다. (훈련받지 않은 일반 직원들과 기자를 마주 앉혀 놓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많다)
  • 방문한 기자에게 전달할수 있는 자료는 급조한 것이거나, 아주 평범한 브로슈어류의 것이면 안된다. 가능한 취재목적과 질문에 맞고, 그들의 기사라인이나 편견에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내용들로 특수하게 디자인되어져야 한다.


공장의 경우

  • 일반적인 공장의 경우 외부 방문자들의 신분증 요구와 입구 필터링이 진행되지만, 그렇지 않는 공장들도 의외로 존재한다.
  • 지방에 위치한 공장의 경우 정문 필터링 없이 기자들이 입장을 하면 100% 비의도적인 일들이 벌어지게 되어있다. 특히 훈련받거나 교육받지 않은 공장 업무직원들의 경우에는 본사보다 더욱 더 당황하거나 또는 공격적으로 대응을 한다.
  • 일부 공장직원들이 공장임원이 부재한 상태에서 기자와 TV크루들에게 너무 지나친(?) 호의를 베푸는 경우도 있다. 예를들어 생산시설을 보여달라는 요청에 응한다던지, 공장내부 촬영을 안내한다던지, 묻는 질문에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준다던지.
  • 공장임원이 기자와 만나게 되면 일단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는 경우들이 많다. 하지만, 공장임원이 정위치에 자리하지 않는 경우(what if)를 항상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누가 대리인이 될 것인가?
  • 몰래 카메라를 조심해야 한다. 취재거부시에는 더더욱 몰래카메라 취재의 가능성이 커진다. 몰래카메라에 찍혀 나가느니 차라리 당당하게 공식 인터뷰를 할 것.
  • 공장 외부로 기자와 TV크루들이 나가고 차량이 출발할 때까지 가능한 그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 것이 좋다. 대신 그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느낌은 주지 않도록 예의를 갖출 것.
  • 본사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본사 PR팀의 코칭을 받아 충실하게 따를 것

일단 예기치 않았던 언론과 조우. 그리고 충분한 준비와 컨펌이 없었던 인터뷰는 일단 진행이 되면 다시 거두어 드릴 수가 없다. (갑작스러운 attack의 경우 100% 이럴 수 밖에 없다)

“일단 인터뷰하고 나중에 PR팀더러 어떻게 해보라고 하지”

보통 실무자들은 이런 혼잣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불가능하다. 일단 엎지러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는 것은 사람을 묵묵히 관찰하는 것이다. 그 관찰 결과가 그 사람이나 조직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 정말 행복한 일이다.

What If? 마인드를 팔고 있는 셈이다.

6월 22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자들이 이렇게 까지 공격적인가요?

얼마전 내가 진행했던 대학원 강의를 수강한 한 기자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잘 배웠습니다. 그 반대로만 접근하면 되겠네요!”

홍보담당자들이 위기시 기자들의 공격적인 접근방법에 이렇게 이렇게 방어하는 게 좋다 강의를 했더니 그걸 반대로 다시 뒤집어 접근을 하신다 한다. 재미있는 생각이라서 같이 웃었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우리 코치들에게 주문하는 것이 항상 ‘가능한 최대한 공격적으로 질문하라’는 부분이다. 사실 실제 기자가 공격적이면 또 얼마나 공격적일까? 지난 십여년동안 기자회견이나 각종 모임에서 기자들이 얼굴을 붉혀가면서 끝까지 말을 물고 늘어지는 상황은 다섯 손가락 안에도 들지 않았다. 그나마 당시에 그럴만 한 어처구니 없는 이유들이 존재했었다.

현장에서 화난 기자나 집요하게 따라붙는 기자를 만날 가능성은 그리 흔치 않다. 또한, 그런 상황에 처해 그로키 상태에 몰릴만큼 CEO나 임원들을 커버하지 못하는 홍보담당자들도 거의 존재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런데 왜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할 때 코치들은 심하도록 공격적인 질문을 하게될까? 공격적인 질문은 답변자로 하여금 ‘의식의 마비’ 상황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가능한 핵심 메시지에 머무르면서 확보된 메시지를 반복 반복 반복 하라고 코치를 한다. 이런 일종의 ‘부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 연습은 얼핏 보면 아주 간단하고 기계적이라 생각 할 수 있다.

하지만, 의식의 마비를 경험하게 되는 상황에 처하면 이런 간단한 커뮤니케이션이 아주 극도로 힘겨운 커뮤니케이션으로 화한다. 위기시 커뮤니케이션은 ‘비전략적인 본능과의 싸움’이다. 자신의 성격과 습관을 넘어서는 고통이고, 인간으로서 전략적이라는 가장 부자연스러운 가치를 확보해야 한다 챌린지롸 싸우게 된다. (인간은 태초부터 비전략적이었다!)

미디어 트레이닝이라는 훈련을 통해 CEO, 임원 그리고 홍보담당자들은 기자들의 공격적인 질문들에 익숙해 져야 한다. (그것이 현실화되건 되지 않건)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의식의 마비’현상을 한번 정도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그러한 실패의 경험을 넘어서는 연습의 필요성을 뼈져리게 느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신뢰할 수 있고,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얼마전 모 경제지 데스크와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그 부장이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기자)OOO이를 이번 기자간담회에 보내 놓았더니…이번 비지니스건 관련해서 깊이 있게 알아온게 아니라 거기 OOO사 대표 개인 스토리를 기사 보고 올려 옿았더라구. 참나…그래서 몇마디 했어. 시장에 대한 개념이 없는거지…그게…”

그 만큼 요즘 기자들은 스스로 공격적인 것을 경계하는 것 같다. 가능한 출입처들과 친해지려 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자신이 편하기 위해 출입처를 위한 기사를 쓰는 것은 문제다. 무조건 예전 처럼 출입처를 조지는 것도 함부로 가능한 게 아니다. 출입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기자만 가장 잘 조질 수 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출입처 하나 확실하게 조지지 못하는 기자는 그 출입처에 대해 솔직히 잘 모르기 때문은 아닐까?

그래서 대부분 즐겁고 재미난 스토리만 찾아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자와 홍보담당자들 모두가 생각해 볼 문제같다…

6월 042009 Tagged with , , , , , , , , , 6 Responses

퍼블리시티를 위한 잔재미

도브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나는 샤워하면서 000한다’라는 주제로 9천927명의 방문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샤워 중에 운 적 있다’는 응답자의 35%가 A형이었으며, `샤워 중 이성을 생각한다’는 응답자의 55%가 0형으로 각 질문에 최다 응답을 보였다고 4일 밝혔다. 또 `샤워 중 내 몸을 감상(?)한다’는 응답자의 33%가 B형으로 집계돼 `바람둥이B형’이라는 속설을 입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연합뉴스]

홍보직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나 쥬니어 AE들에게 이와 같은 서베이를 기반으로 한 보도자료 아이디어들을 강의도 하고, 직접 지원도 하고 했었지만…

이런류의 서베이 결과들은 항상 몇몇 언론의 흥미를 끌곤한다. (특히 라디오에서 잘 팔린다. 어쨌든)

단, 이런 보도자료를 내고 출입기자들로부터나 아니면 관련 사회부쪽 기자들로 부터 아래와 같은  반응을 받을때가 가장 난감한 법이다.

“자기네가 진짜 이걸 조사했어? 조사 서베이 설문지랑 답변지들하고
조사결과 보고서 같은거 전부 다 보내봐바. 내가 확인하고 쓰게…빨리 보내”


오금이 저린다…………..

6월 022009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약수터 바가지 같으면 안되는 거 아닌가?

TV광고를 보면 갑자기 기존 광고의 톤앤매너 심지어 메시지가 달라지는 경우를 본다. 예를들어 실컷 성공한 남녀의 모습을 중심으로 럭셔리한 TVC를 진행하다가 갑자기 아이들이 나와서 친진난만한 댄스를 보여주는 것 같은 경우다. 수년간 무명모델을 중심으로 하나의 메시지를 반복하던 브랜드 TVC가 갑자기 유명모델을 내세우면서 생소한 메시지를 남발한다.

[이유] CEO, 마케팅 임원 또는 브랜드 매니저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혹은 광고대행사를 바꾸었을 수도 있다.

A기업은 항상 정해진 시스템에 맞추어 언론관계를 해왔다. 정기적으로 해외 프레스투어를 자사의 전시회 일정이나 새로운 비지니스 진출 이슈들과 함께 진행했다. CEO가 여러 자리를 마련해 출입기자들과 대화하고 스킨십을 강화했다. 다양한 언론사 켐페인에 스스로 동참했고, 기업 이미지 광고도 가능한 지원해 주려 노력했다. 출입기자들이나 데스크들 사이에서는 이 회사에게 ‘제대로 하는 회사’라는 인식이 박혔다. 그러던 어느날 부터인가 이 회사의 홍보담당자가 잠수를 타기 시작했다. 어렵게 기자들을 만나게 되면 이런저런 이유로 저녁식사 자리를 피한다. 캠페인은 커녕 기존에 예약해 놓았던 기업 이미지 광고를 예산을 핑계로 내년으로 넘기잔다.

[이유] 홍보담당자가 새로 부임한 CEO 또는 임원 눈치를 보는거다. 아니면, 홍보담당자가 내부에서 어떤 이유로든 예산권에 제약을 받고 있다.

국민의 공복이라고 외치던 모 공공기관은 마스코트를 만들고, 각종 브랜드 아이덴티티 기법을 통해 국민들과 친해지려 노력을 한다. 아침 출근시간에 마스코트와 여직원들이 사거리에서 인사를 해 댄다. 교통안전 팸플릿을 대기중인 차량에 손수 넣어주고 눈웃음을 보낸다. 블로그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하고, 거리 휴지를 줍고, 무엇이든 도와드리겠다고 소리를 친다. 그러던 어느날 이 직원들이 친히 몽둥이와 방패를 들더니 길거리에서 빈소를 차리고 있는 사람들을 냅다 걷어내기 시작한다. 빈소를 때려 부수고 발로 찬다.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살기어린 눈빛을 보낸다.

[이유] 이 공공기관의 수장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아니면 더 높은 곳에서 그렇게 하는 게 옳은 일이라 보시는 거다.

인간적으로 가장 싫어 하는 부류가 있다면 평소에는 천사처럼 자신을 낮추고 상냥하게 대하다가 갑자기 변하는 사람이다. 갑자기 어떤 이유로든 자신의 감정이 상하게 되면 ‘보자 보자 하니까. 내가 아주 졸로 보이냐?”하면서 180도 변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변하는 모습을 한번 보게되면 그 다음부터는 가까이 하기도 싫을 뿐 더러 이 사람이 하는 모든 말이나 행동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

정부 공공기관의 PR컨설팅을 하다가 보면 항상 반복적으로 부딪히는 딜레마가 있다. ‘국민들이 우리 부처에 가지는 이미지나 신뢰도가 너무 떨어져서 그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받아들이지를 않아요 “하는 자기 고백때문이다.

당연히 민간 컨설턴트들은 이렇게 묻는다. “왜 국민이 바라보는 이미지나 신뢰도가 이렇게 낮은가요?”

정부관계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정확하게 말을 잘 못(안)한다. 진짜 원인이 뭘까?

위의 이유들 중 하나 또는 모두가 그 이유 아닐까?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에 있어서 일관성(consistency)가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아닐까?

기업은 차치하고라도 공공기관이나 정부의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가 약수터 바가지 주인 바뀌듯이 이렇게 한번 저렇게 한번 바뀌면 안되는거 아닌가? 그렇지 않은가?

5월 29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0 Responses

바쁘면 얼마나 바쁜가?

커뮤니케이션 하는 모습을 보면 일을 하는 방식이 보인다. 사실 우리나라 직장이 바빠봤자 얼마나 바쁜가? (특히 PR팀이 바쁘면 얼마나 바쁜가? 매일 산업면을 장식하는 대기업도 그렇고…그나마 한달에 한두 꼭지 겨우 건지는 나머지 99%도)

PR담당자에게 이메일을 한번 해보면 그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해당 홍보담당자가 어떻게 일을 하는지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

크게 나누어서 골프형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 있고, 야구형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그리고 핑퐁형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 있다.

골프 스타일은 무척 바쁜(?) 회사와 실무자다. 아마 그 PR담당자의 이메일에는 받은 편지함만 꽉차있고 보낸 편지함이 비어 있을 것 같아 보인다. 이메일을 받은건지, 못받은건지, 답신을 못하는건지, 안하는 건지, 하기 싫은건지, 하고 싶은데 이메일 쓸 시간이 없는건지 모른다.

공이 떨어진 곳에 가서 재 확인을 해야 하는 골프 스타일이다. 절대 답신이 없다. 인하우스 시절 수천명 직원들 중에서 스스로 가장 바쁜척도 해 보았지만…이메일 한 통 답신 할 시간이 없지는 않았다. (사실 이메일 답변에 단순 답변은 5초면 된다. 분단위로 일정을 진행하지 않는 이상 5초가 없진 않다. 하기 싫을 뿐)

야구 스타일은 어쩔때는 답신을 하고 어쩔때는 그냥 무시하는 타입이다. 답신이 와도 즉각적이진 않고 실무자가 내키는 날과 시간대에 온다. 요즘같은 비지니스 시대에 3-4일후에 돌아오는 답신 이메일은 별반 가치가 없다.

PR팀은 데드라인에 목숨을 거는데…비지니스 이메일에는 데드라인 본능이 별반 작용하지 않는거다. 외국 선수들은 블랙베리라도 가지고 다니면서 회의시간에 단문 답신까지 해주는데…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그런식으로 실시간 단문답신이라도 해주는 커뮤니케이터는 거의 보지 못했다. (문화의 차이인지, 프로페셔널리즘의 차이인지, 철학의 차이인지, 사람의 차이인지는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핑퐁스타일은 거의 메신저를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큼 답신이 빠르고 역동적인 스타일이다. 일반적으로 PR담당자는 이래야 한다고 배웠다. 최초 PR일을 현장에서 배울 때 한참 높은 사수가 이런말을 했다.

‘이메일은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항상 리플라이 하세요. 하면 한다 못하면 못한다. 딜레이 되면 언제까지 해드린다. 꼭 하세요. 상대방이 이메일 하고 전화 다시하게 하면 정 대리님이 진겁니다.”

당시 사수의 이말은 “아휴…아주 저 양반이 나를 갈구실려고 작정을 하셨구만…하루에 몇 통이나 이메일 온다고…” 당시에는 기자들도 이메일을 별로 쓰지 않아 평소 오는 이메일은 홍콩이나 싱가폴의 파트너 PR에이전시 AE들의 것이었다. 그래도 이렇게 커뮤니케이션하라는 가르침이 지금 나의 조급함을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PR담당자에게 이메일을 해 보면 어떻게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안다. 기자들도 그럴꺼다.
 

5월 262009 Tagged with , , , , 2 Responses

남겨주신 Insight에 감사…

지난 한 해 수고 많으셨다. 고생 많으셨다. 아니 지난 5년 내내 고생 많았다. 오늘 이 자리를 준비하면서 비서들이 두 가지를 강조하더라. 오늘은 손님을 주인으로 삼고, 주인공 행세는 절대 하지 말라고. 그리고 두 번째는 제발 기삿거리 말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부분은 잘 이해가 되질 않는다. 기자들이 안 쓰면 되는 건데(웃음). 내가 어느 것이 기삿거리인지 알 수가 있나.

나는 입이 하나라 가릴 수 있는데, 여러분은 손가락이 하나가 아니어서 쉽게 가릴 수 있겠나. 그러니 내가 가리겠다. [중앙일보]

중앙일보에서 노무현 전대통령의 퇴임시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나눈 이야기들을 정리한 기사를 보았다. 특히 기자, 기사 그리고 메시지에 대한 그의 insight에 주목하고 싶다. 경험과 반복적인 깨달음 그리고 카운슬러들의 조언을 통해 그가 얻은 큰 insight들이다.

일반 정치인들과 공공기관 수장들 그리고 기업 CEO들을 위한 중요한 교훈이다. 이런 교훈에도 실행하기가 힘든게 현실이다. 매일 매일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실수를 하는 게 사람이다.
 
훌륭한 insight를 남겨 주심에 감사…

5월 202009 Tagged with , , , , , , , 8 Responses

쓰레기 과학 vs. 홍보담당자

콜라를 하루 3ℓ씩 마신 21세 한 여성은 피로와 식욕 상실, 지속적인 구토 증상을 호소했고 심전도검사에서는 심장 박동 부조(不調) 증상, 혈액검사에서는 저칼륨혈증이 관찰됐다.

저칼륨혈증상과 함께 근무력증을 호소해온 다른 환자 역시 하루 최고 7ℓ의 콜라를 10개월간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오하이오주 루이스스톡스의료센터 클리퍼드 패커 박사도 함께 실린 논평에서 3년간 콜라를 하루 4ℓ씩 마신 호주 농부의 혈중 칼륨 농도 감소 사례와 하루 4ℓ의 콜라를 마시다가 섭취량을 반으로 줄인 뒤 증상이 호전된 환자의 사례를 소개했다. [연합뉴스]

딱히 콜라 회사의 홍보담당자가 아니더라도 위와 같은 연구결과를 보면 한마디로 황당하기 그지 없다. 미국의 모 소비자 단체의 모토를 보면 ‘이 세상에서 쓰레기 과학이 사라질 때까지 투쟁한다’는 문구가 있던데…위와 같은 연구가 바로 ‘쓰레기 과학’이 아닌가 한다.

실제 기자들과 이야기를 해 봐도 위와 같은 연구 결과에 고개를 끄떡이는 사람이 몇 없다. 누구를 위해 이런 극단적인 연구를 하고 더 나아가 퍼블리시티까지 하는지는 모르겠지만…홍보담당자 입장에서는 참으로 난감하고 찝찝하다.

이에 대한 공식적 입장을 밝혀달라 새내기 기자가 콜라 회사 홍보담당자에게 물어 온다면?

“해당 연구결과에 대해서 논평할 가치를 느끼지 못합니다”


이 말 밖에 또 뭐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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