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5월 242010 Tagged with , , , , , , , , 4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새로운 KPI를 만들어라

 

위기관리, 새로운 KPI를 만들어라

 

위기관리 전문가들이나 기업 경영진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방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위기관리라는 부분이 그것이다. CEO를 비롯해 기업이나 조직의 그 누구도 이런 주장에 대해 반론을 피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주장이 전혀 먹혀 들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실제 일선 조직들이 자신들의 업무 분야에서 위기요소들을 발견해 내 즉각적인 완화 조치들을 취하고 위기를 해결해 버리면 조직 차원에서는 그런 위기관리 활동 자체를 사후에는 별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적인 임팩트를 주지 못한 (않는 것이 아니라 못한) 위기에 대해서는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그에 대한 위기관리를 했다는 부서나 직원에게도 별반 큰 평가를 해주지 않는 다는 게 문제다. 하나의 해프닝으로 위기를 받아들여 수고했어한마디로 위기관리에 대한 평가를 마무리 한다.

 

이렇게 가시적이고 실제적 임팩트특성만을 강조하는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은 조직 전반에 있어서 상당히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발생시키곤 한다. 첫째, 실무자들이 위기를 사전에 발견하거나 초기 대응하려 하지 않게 된다. 그래 보았자 별반 소득이나 평가가 없기 때문이다. 둘째, 위기가 발생했을 때 사전 조치나 대응의 책임을 서로 떠넘길 논리들만 찾게 된다. 지금까지 침묵하고 복지부동 했었지 않나 하는 비판에 대한 생존전략을 찾게 되는 거다. 셋째, 시기를 놓치고 금새 심각해 진 위기를 제대로 관리 할 수 없기 때문에 모두 손을 놓고, 전담할 부서에게만 위기관리 업무를 몰아 버린다. 사실 책임을 지는 게 얼마나 힘든 일 인가. 조직의 본능 때문에 이런 상황들이 발생한다.

 

많은 회사의 홍보팀들은 이런 내부의 시각과 평가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한다. “위기관리 잘해 봤자다또는 열 번 잘해도 한번 잘 못하면 본전도 못 건진다하는 이야기들이 모두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사내의 위기 요소들을 진단해 내도 그 자체로는 아무런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이들은 한숨을 쉰다.

 

홍보팀은 CEO에게 진단결과 우리에게는 이런 이런 류의 위기 요소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A위기는 A부서가, B B부서가등등 이런 시스템으로 이슈 오너십을 나눠 가지고 사전 발생 방지 완화 작업을 해 나가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하고 보고를 한다.

 

그러면 대부분의 CEO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신다. “좋아. 그러면 그렇게 오너십을 나누어 주고 관리하라 그래. 대신 그래도 위기가 발생하면 누가 어떻게 관리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좀더 심도 있는 플랜을 보고 해결국 모든 이후 책임과 사후 업무들은 홍보팀의 역할로만 남겨지게 되는 거다. 그나마, 그 정도에서 그치면 다행이다.

 

이런 보고를 함께 경청하던 다른 수 많은 부서들은 즉각 이런 컴플레인들을 한다. “아니, 왜 위기관리를 우리 모든 부서들이 함께 떠 안아야 합니까? 가뜩이나 우리 각자들의 업무들도 바빠서 눈코뜰새가 없는데 위기관리까지 맡으라고 하면 진짜 힘듭니다. 한 부서에서 한꺼번에 도맡아 해주어야 되지 않나요?”

 

사실 이를 두고 부서 이기주의라고만 할 수도 없다. 기획을 비롯해 마케팅, 영업, 기술, 생산, 법무, 인사, 총무에 IT 등등에 이르기 까지 누구든 책임이라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책임에 따라 평가가 이루어지게 되어 있고, 그 결과는 직접적으로 그들 자신에게 귀결이 된다는 전제이기 때문에 당연한 반항과 갈등이 발생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실제 이슈들에 대한 오너십을 나누어 맡는다 하더라도, 해당 위기 요소에 대한 사전 관리가 아무리 잘되어 봤자 조직에서는 잘 했다는 평가를 받기 힘들다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말 그대로 사전 위기관리나 완화 작업은 눈에 띄지가 않는 작업이다. 잘하고 있는지도 평가하기 힘들고, 잘 했는지도 평가하기 힘들다. 대신 잘 못하면 바로 가시화 된다. 당연히 실무자들에게 이는 밑지는 장사다.

 

이 부분에 대한 보완책으로 위기관리에 있어서 좀 더 실제적인 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를 수립해 관리하는 게 좋을 하다. KPI를 위기가 발생한 이후 어떻게 대응했는가에 만 초점을 맞추지 말라는 이야기다. 대신 KPI를 사전에 어떤 위기요소들을 어떻게 발견해 내어, 어떻게 개선 완화 시켰는지를 좀 더 깊이 있게 평가지표로 만드는 게 좋다.

 

이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위기관리위원회시스템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 정기적인 미팅을 통해 해당 기간 중 새롭게 제기된 위기 요소들이 어떤 것들이 있으며, 이에 대한 개선이나 완화 공조책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공유하는 활동들이 하나 하나의 KPI로 인정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단으로 치달아 결국 발생해 버린 위기들에 대해서는 전사적인 KPI를 가지고 사후 대책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후 위기관리에 있어 어느 한 부서에게만 KPI를 적용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다. 당연히 부담을 가지게 되고, 실제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무리수를 두게 된다.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방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위기관리라는 이야기를 좀 더 현실적인 조직 상황하에서 바꾸면 이렇다.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방지 할 수 있는 올바른 KPI를 수립하는 것이 가장 좋은 위기관리라는 말로 바꾸면 어떨까?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 중인 실무자들이라면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5월 102010 Tagged with , , , 8 Responses

위기 커뮤니케이션 ; 오디언스가 유일한 진리이자 원칙

최근 미국 걸프 지역에서의 기름 유출 당사자인 BP의 CEO가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모습이다. 일단 CEO가 해당 사건에 관해 설명을 하려 언론 앞에 모습을 들어 낸 것은 대단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디 감히 CEO에게…)

몇 가지 아쉬운 점은 CEO의 외모(appearance)다. TV의 경우에는 이 외모가 상당한 메시징 부분을 점유하는데…그런 의미에서 아쉽다. 원래 BP의 드레스코드가 그런 것인지, 영국 자체의 검소한(?) 문화 때문인지 또는 사고 이후 관리에 지친 모습인지 모르겠지만 언론 커뮤니케이션 용모로는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두 번째 아쉬운 점은 메시지다. 문제를 선제적으로 확정하겠다는 전략인 것 같다. 이 인터뷰에서 해당 CEO는 “우리는 사고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고, 유출된 기름에 대한 청소와 장비 운용 부분에만 책임을 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법률적인 조언을 바탕으로 한 어떻게 보면 상당한 괴변을 메시징 해서 전달하고 있다.

문제를 선제적으로 확정한다는 전략도 무조건 진리이거나 원칙일수는 없다. 항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오디언스만이 유일한 진리고 원칙이 아닐까 한다.

아무튼 대단하다.

 

5월 072010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실제적인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컨트롤러의 개입

 

이번 달부터 실행되는 여러 기업들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들을 SS 코치들과 디자인 하면서 시뮬레이션에 있어 ‘컨트롤러’의 더욱 강력한 역할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보통 시뮬레이션이라고 하면 의사결정그룹을 대상으로 위기 시나리오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상황 분석, 대응 전략과 포지션 확립, 대응 메시지 개발 등의 프로세스를 거쳐 실제 대응을 지시하는 절차까지를 직접 시뮬레이션 하는 방식을 말한다. 보통 이런 시뮬레이션 시나리오는 최초 아주 마일드 한 시나리오에서 시작해서 극단적인 수준의 시나리오까지 escalating하는 게 묘미다. (실제 시뮬레이션을 실행해 보아도 시뮬레이션에 참가한 임원들은 대부분 녹초가 되곤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에 SS 코치들이 업그레이드 한 시뮬레이션 방식은 아주 강력하고 좀더 실질적인 주장을 하는 ‘컨트롤러’가 의사결정그룹내에 아예 포함되는 형식이다. 일종의 ‘악역(Evil)’인데…현실적으로 보면 가장 생각을 많이 하는 경영자의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시나리오가 있다고 치자.

 

우리 회사 A라는 제품이 갑자기 소비자에게 상해를 입히게 되어 문제가 제기되었고, 이에 대해 정부와 소비자 단체를 포함한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대대적인 리콜이 필요하다 전하면서 다른 피해 소비자들을 찾아 나서고 있다. 점차 논란이 확산됨에 따라서 소비자들이 회사에 문의를 해오고 있으며, 일부 회사 투자자들은 IR팀에게 이런 논란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며,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듣고 싶어한다.

 

해당 마일드(?)한 위기 시나리오를 가지고 실제 의사결정그룹(여러 부서 임원들)에게 대응 방안을 구성해 보라고 하면 한 10분 정도 논의를 하다 이런 대략적 결론을 내리곤 한다. “해당 제품 리콜하고, 소비자들에게 사과합시다!”

어떻게 보면 아주 당연해 보이고, 아주 간단해 보이는 결과다. 의사결정그룹에 속한 임원들은 이런 결정을 만장일치(?)로 내리고 아주 여유만만(!)하게 대응 메시지를 구성한다. 그런데 이 부분이 문제라는 거다. 실제 현실 속에서 이렇게 아주 간단히 리콜 결정을 내리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거다. 시뮬레이션은 현실과 다르거나 관계가 없으면 시뮬레이션이 아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 의미에서 분명히 의사결정 과정상 강력한 (훈련받은) 컨트롤러가 필요하다. 보통 고도로 훈련 받은 시니어 코치가 컨트롤러 역할을 하는데 해당 컨트롤러가 의사결정그룹에 속해서 계속 현실적인 문제점들을 제시하면서 의사결정 과정을 현실화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 마케팅 부사장께서 리콜을 주장하시는데, 생산측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 생산측에서는 이번 리콜의 원인을 생산상의 품질관리 부실로 정의하는 것에 찬성하십니까?
  • 제가 알기로는 올해 생산 부문 KPI에 품질관리와 생산량이 아주 타이트하게 정해져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에 대한 생산측의 대응안이나 복안이 있습니까?
  • 기획에서는 만약 리콜을 결정한다면 리콜 관련 손실을 어느 정도로 예측하고 있습니까? 올해 저희 회사 목표를 갈 수 있을까요?
  • 그럼 이번 사건은 누가 책임을 주로 져야 할 것이라 봅니까? 저(CEO)는 절대 책임지지 않겠습니다.
  • 사내에서 어떤 예산을 가지고 해당 리콜을 진행 할 것입니까?
  • 이번 건을 가지고 보험사측에서는 우리에게 어떤 입장입니까?
  • 이런 배경을 가지고 저는 절대 이번 리콜을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좀더 다른 대응 전략이 없을까요? 리콜은 절대 안 된다고 보는데…

이런 여러 실질적인 컨트롤을 해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야 해당 부문 임원들이 더욱더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되고, 현실과 비슷한 입장에서 의사결정에 있어 실제적 토론이 진행된다.

가장 멋진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은 모든 의사결정 그룹내 임원들이 서로 얼굴을 붉히고, 고성이 오가고, 속을 태우면서,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남에게 미루는 것이 목격될 때가 아닐까? CEO의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결정과 입장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면서 어쩔 수 없이 실행하는 모습이 바로 현실적인 시뮬레이션일 것이다.

현실을 실제로 경험해 보아야…해답과 공감이 나온다. 경험에 의한 진리는 그렇다.

4월 182010 Tagged with , 6 Responses

스스로 생각해보고 빨리 운전대를 잡아라 : 정부와 국방부

 

최근 들어 여러 탐사보도프로그램들과 TV토론회들을 보면서 참 갑갑한 느낌이 드는 것은 나뿐 아니라 국민 대부분의 느낌일 것이다.

정부나 국방부는 분명히 해당 위기를 관리하고 해당 위기에 대하여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주체가 아닌가? 그들이 주체라면 해당 위기를 ‘관리’해야지 해당 위기를 ‘확산/강화/변형’시킬 만한 커뮤니케이션이나 행동은 아예 하지 말아야 하는 게 맞다.

커뮤니케이션은 하는 게 아니라 잘하는 것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는 데에서 자위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해야 의미가 있다. ‘투명하게 하고 있다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 ‘정직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해야 효력이 있다. 또한 전체적으로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해야 성공이다.

“우리가 얼마나 불철주야 열심히 커뮤니케이션 하려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는 아무 쓸모가 없다. 위기가 발생하면 위기관리 주체는 모두 그래야 정상이다. 아무런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거다.

억울해 하지만 말고 위기시 정보 진공을 채워라

정부나 국방부에서는우리가 무엇을 숨길 것이 있고, 왜 우리가 숨기려 하겠느냐반문하는 것을 여러 번 봤다.

문제는 왜 위기관리 주체들이무언가 숨기고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스스로 만들 수 밖에 없었나 하는 거다.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했나? 투명하게 커뮤니케이션 했나? 정직하게 커뮤니케이션 했나? 또 전략적으로라도 실종자 가족들 또는 국민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려 노력하고 성공했나?

만약 그런 모든 노력들이 실제 성공했다면당연히 루머, 의혹, 자의적 해석, 감정적 해석 등을 하는 일부 국민들이나 네티즌들이 죄인이다. 아주 극악 무도한 죄인들이다.

위기발생 직후 정보의 진공상태를 만들지 말라는 원칙을 스스로 어긴 이후, 그 정보의 진공을 채우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흐름들을 비판하지 말라는 거다. 그 흐름들이 정상이냐 정상이 아니냐 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은 아니다. 분명히 정상이 아닐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 부분이 무서우니 빨리 정보의 진공을 스스로 채워주라는 거다. (이 부분은 일반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항상 반복적으로 실패하는 위기관리 방식이다)

스스로 위기 커뮤니케이션 운전대를 잡아라

잠실로 가는 버스에 스스로 올라 타서, 왜 이 버스가 신촌으로 안가고 잠실로만 계속 가느냐 운전사와 승객들을 비판하는 꼴이다. 만약 정부와 국방부가 신촌으로 가고 싶다면 운전대를 잡으면 된다. 전략적으로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해서 다른 승객들이 모두 다음의 목적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하면 된다.

왜 운전대를 잡지 않고, 잠실행 운전사에게책임감이 없다‘ ‘국가를 생각하지 않는다‘ ‘선동적이다‘ ‘좌파다욕을 하나 하는 거다지금이라도 스스로 운전대를 잡아라.

마지막으로, 스스로 생각해 보라

정부와 국방부 스스로 한번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우리가 진정으로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했는데도 국민들이 문제인가? 우리가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했는데도 불구하고 실종자 가족들이 저렇게 아픈가? 부끄럼 없이 커뮤니케이션을 너무 너무 잘 했는데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 마크를 머리에 띄워 놓고 있을까?

사실 어떻게 보면 천안함 침몰 자체가 위기라고 보기에도 적절하지 않은 측면들이 있다. 분명한 것은 그런 사건을 인위적으로 국가적 그리고 국제적인 위기로 만든 게 더 큰 문제 아닐까? 광우병 사태와 함께 위기 커뮤니케이션 관리 실패의 끝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기록이라 슬프다. 지난 사태의 key learning들이 대부분 또 망각되었다는 것이 놀라운 거다.

 

4월 172010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KAA저널 기고문] 글로벌 기업들에게 주는 토요타의 선물

글로벌 기업들에게 주는 토요타의 선물

 

정용민 대표
/
스트래티지샐러드

 

세계 자동차 사상 최대의 리콜. 토요타 자동차가 2010년 얻은 가장 큰 오명이다. 이 하나의 위기 케이스를 바라보는
기업들의 자세들은 제 각기 다른 듯 하다. 그러나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비판이 아니라 반면교사다. 특히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이번 토요타 케이스에서 가장 빨리 벤치마킹 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글로벌 위기관리 프로세스와 시스템이다.

 

특히 지금까지 내수에 집중했음에도 국내에서의 위기관리 조차 익숙지 않은 한국의 기업들이 글로벌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나타나는 위기관리 역량 부재 현상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토요타의 경우에는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지
오십여 년이 지났음에도, 글로벌 차원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에 있어 낯섦과 실수들을 경험했다. 이 낯섦과 실수들을 반면교사 삼아 글로벌 비즈니스 시작 단계에 있는 한국 기업들은 하루 빨리 위기관리 시스템을
글로벌화 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글로벌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있어 이번 토요타 케이스가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에게 던지는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선물들이 아닐까 한다. “~글로벌을 지향하는 한국 기업들이여…!”

 

글로벌
위기가 발생하면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의 주도권 또는 오너십을 어떻게 분배 할 것인가?

국내에서
발생한 위기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시차가 다르고 이해관계자들과 문화가 다른 시장들에서 동시에 발생한
위기는 누가 주도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답이 필요하다. 많은 지사들과 더 많은 에이전시들에게 무조건
본사의 일방적 지시에만 따르라 한다고 해결 되지는 않을 테니.

 

글로벌
위기관리 위원회의 경우 본사에서 누가 어떤 방식으로 실시간 통합해 관리 할 것인가?

현재 세계
각국의 위기 요소들이 실시간으로 본사에 보고되고는 있는가? 정기적으로 글로벌 위기 요소들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대응 의사결정이 가능한 미팅이 존재하고 있나? 아니라면 혹시 위기 이전에 이를 위한 시스템이
구축 가능할까? 일단 누가 글로벌 위기 관리 위원회를 리드할 것 인가라도 고민해 보자.

 

글로벌
차원의 위기가 발생하면 누가 앞에 나서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가?

글로벌 위기에 도요다 아키오
처럼 본사 CEO가 직접 나설 수 있나? 아니면 로컬 CEO들을 현지에서 대변인으로 각자 활용할 것인가? 그들이 의회에
나가 공격적인 질문을 받아 낼 수 있나? 해외 거래처나 현지 소비자들 그리고 호전적 현지 언론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있어 주저하지 않을 수 있나? 만약 역량을 사전에 확보해야 한다면 그들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로컬 상황에 맞게 트레이닝 또는 코칭 할 것인가 생각 해보자.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하나로 글로벌 시장에서 사과 해야 한다면 어느 시장부터 어떤 순서로 각각 누가 진행할 것인가?

단순히
최대 시장에서 최소 시장 순으로 사과를 진행 할 것인가? 1-2위 시장과 본국 시장에서의 사과 커뮤니케이션으로
가늠할 것인가? 소외된 다른 중소규모의 시장에서는 누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해야 하며, 어떻게 그들의 불만을 적절히 관리해야 할 것인가 연구해 보자.

 


국가마다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문화가 다르고 전략에도 차이가 있어야 하는데 이 모든 차이들을 어떻게 현지화 하면서도 통합적으로 관리할 것인가?

사내에 지역 전문가들을 보유하고 있는가? 각 국가에서 사업을
실행하고 있는 팀들이 얼마나 사전에 현지화되어 있는가? 그 지역에서 누가 위기관리 전략을 구상하고 커뮤니케이션하며
본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 통합적 위기관리를 실행할 사람인가 한번 돌아보자.

 

현지
시장의 경영진들은 위기시 어떤 역할을 각각 담당해야 할까?

세부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그들은 모두 위기시 그들의 역할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나? 그들
각각이 위기관리에 필요한 역량과 경험들을 보유하고 있는가? 토요타 북미 판매법인 COO 짐 렌츠(Jim Lentz) 같은 준비된 경영진을 벤치마킹
하라. 위기시 덜 준비된
일부의 사소한 잘못과 실수가 글로벌 차원에서 큰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지는 않을까 경계하자.

 

해외
의회청문회 (특히 미국 상하원)에 대한 대응과 최고위 경영진의
준비는 어떻게 할 것인가?

최고경영진이 상징적으로라도 해외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야 하는 사태가
온다면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그들이 해당 국가에서 도요다 아키오 같이 의회를 대상으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할 수 있을까? 만약 CEO의 활용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판단된다면 어떤 논리와 예비 플랜이 존재하는가? 그리고 대체 인사는 과연 누가될 수 있나 궁리해보자.

 

주요
시장에서만 에이전시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글로벌 차원에서 단수 및 복수 에이전시들로부터
도움을 획득해야 하는가?

토요타의 경우 미국내 로비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회사를 적극 활용했다. 수개의 광고대행사를 글로벌 각국에서 위기시 활용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 원칙을 가지고 에이전시들과 글로벌 차원의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것인가? 기존 에이전시들과의
통합적 활용은 어떻게 진행해 나갈 것인가 검토 해 보자.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어떤 언어로 진행 해야 하는가? 다국어로 모든 글로벌 자산을 통합적으로 운용해야
할까?

토요타의 경우 다국어로 유투브 동영상을 제작해 공유하고 있다. 물론 트위터, 유투브, 페이스북
등을 활용한 활발한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은 이번 토요타 위기관리의 핵심이었다. 과연 우리의 소셜미디어
자산(assets)은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적절한 수준과 품질인가 한번 진단해 보자. 세부 액션 플랜은 그 다음이어도 된다. 절대 위기시 소셜미디어를
침묵하게 하지 말자.

 

글로벌
위기시 각 현지 지원을 위한 위기관리 특별 예산의 생성과 배분 프로세스 그리고 확정에 대한 속도는 어떻게 확보 할까?

현실적 이야기가 가장 중요한 이야기다. 예산을 누가 어떻게
얼마나 확보해서 얼마나 빨리 집행 할 수 있을까? 예산이 없으면 위기관리도 없다. 글로벌 차원과 시스템 관점에서 미리 확정하고 준비해 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우리 기업들로부터는 이상과 같은 현실적이고 중요한 질문들에 대한 자신 있는 답변이 도출될 필요가 있고, 그에 대한 실행 가능한 대안들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제 비판만 말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실행해보자. 그래야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토요타 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 이번 케이스가 토요타가 우리 기업들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진짜 이유가 여기에 있다.


4월 172010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실제로도 연락들이 잘 안된다: 비상연락망

하지만 안보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합참이 가장 먼저 공식 보고해야 하는 라인 중 하나가 위기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청와대 위기상황팀이다. 청와대 해명대로 합참이 위기상황팀에 막 보고를 하려던 참이었다 해도 공식 보고가 휴대전화를 통한 비공식 내용 전달보다 늦었던 것이다. 특히 합참 관계자가 개별적으로 청와대에 관련 내용을 보고할 시점까지도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은 이를 몰랐다는 점에서 군 보고 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동아일보]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이라는 것이 바로 보고체계와 공유체계다. 이슈나 위기 발생시 보고와 공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모든 대응활동이나 조치들이 시쳇말로 ‘미친년 널 뛰듯(네이버 국어 사전)’된다.

기업 홍보실에서 이슈나 위기를 관리할 때도 항상 좌절 비슷하게 경험하게 되는 것이 이 보고/연결 체계다. 오늘같이 토요일 이른 아침에 보통 CEO나 주요 임원들에게 연락을 하면 연결되는 확률이 그리 높지 않다. 골프장에 계시거나, 사우나 중이거나, 심지어 휴대폰을 차나 집에 놔두고 외출중인 경우들도 있다. 평일 저녁 늦게도 마찬가지다. (사실 술자리에서 폭탄 말면서 또는 밴드에 노래를 하면서도 휴대폰 액정을 들여다 보고 있는 사람들은 일부 홍보실 일선 직원들 밖에 더 있나? 일요일에도 휴대폰 쇼파 옆에 충전시켜두면서 들여다 보는 직원들은 항상 홍보팀 사람들뿐이다…)

어떤 직장인이 이슈나 위기를 항상 예상하면서 휴대폰 옆에 상시 대기를 하겠는가?

문제는 문제를 가장 먼저 접한 홍보실 직원이 이런 원활한 보고 체계가 가동하지 않을 때 취할 수 있는 초기 대응 조치 등이 상당히 제한된다는 데 있다. 휴대폰 연결을 수십 번 시도 했으나 받지 않으시는 CEO, 지금 이 시간에 소재 파악 조차 되지 않는 임원, 심지어…핸드폰이 오늘따라 고장 나셨다던 홍보팀장이 나란히 사라져 버릴 때도 있다. 이때 누가 무얼 어떻게 할 수 있나.

시스템적으로 비상연락망/보고체계는 메인 라인과 서브라인으로 가능한 복수화 (다선 보고) 하는 것이 옳다. 상위자에게 전하는 일대일 단편적인 보고로는 충분하지가 않다. 상위자가 보고를 받아 적절하게 차상위자에게 보고 하지 않거나, 누락보고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이슈관리나 위기관리 보고체계에 있어서는 중요한 한가지 전제를 기반해서 디자인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다.

지금 시간. 아무도 연결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도 그러니까.

 

 

 

4월 132010 Tagged with , , , 2 Responses

고름만 짜내는 홍보팀이면 안된다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를 실행하면서 몇몇 홍보팀을 관찰해보면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다. 이슈나 위기와 관련된 깊이 있고 업데이트 된 정보가 홍보팀에는 상당히 막바지에 주어진다는 사실이다.

일종의 forecasting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들인데, 항상 관리할 수 없는 절망적 상황에서 부정적인 이슈가 홍보팀에게 주어지니 제대로 대비는커녕 개입하기도 바쁘다.

사람의 몸도 약간의 조짐이 있을 때 빨리 모니터링을 하고, 진단 해서 대비하거나 초기
치료를 행해야 하는 법인데 기업이나 조직이 이 프로세스를 종종 따르지 않는다.

Silo가 부서간에 너무 강해서인 경우들도 있고, 또 내부에서 confidentiality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문화 때문일 때도 있다.
일부는 홍보팀의 리더가 사내에서 어느 정도 상위 위치에 있지 못해서 고급정보가 유통되는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 때문일 때도 있다.

주변 부서에서는이런 이슈를 왜 홍보팀과 이 단계에서 공유해야 하지?’하는 거다. 또 극히 일부에서는
이런 이슈를 지금 홍보팀과 공유해버리면 언제 기사화 될지 모르지그러니 나중에 다
종결될 때 공유합시다하는 기업도 있다.

어느 부서가 나쁘거나 잘못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이 문제는 기업이나 조직 내에서 홍보팀의 위상과 관련된 이슈이기 때문이다. 이슈나 위기관리를 잘하는 홍보팀을 보면 열에 아홉 이상이 모두 평소 조직 내 위상이 높다. 리더가 일정수준 이상의 파워를 가지고 있고, 그에 적절한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유입되고 업데이트 된다. CEO를 비롯한 오너그룹과의 공감대와 충성도도 상시 존재한다.

반면에 항상 바쁘고, 급작스럽게 움직이며, 이미
심각해진 이슈나 상황에 사후 개입하기 바쁜 홍보팀은 그 반대다. 그나마 개입이 가능하도록 조직 내에서
인정받는 홍보팀은 차라리 나을 수도 있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해도 개입할 엄두를 못 내는 홍보팀도 있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최종 고름만 짜내는응급처치반 또는 불만 끄는 소방관들이 홍보팀이면 안 되지
않나.





4월 072010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이슈 관리 커뮤니케이션: 핵심 메시지 전략짜기

 

 

국내기업들에게는 아직까지 불거진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슈대응 메시지들을 구성하는 훈련들이 낯선 곳들이 많은데, 일단 외국기업 PR실무자들을 위한 이슈대응 메시지 구성 방법 관련 몇 가지 tip들을 소개한다.

 

개인 또는 회사인 A가 곤란한 이슈에 처했다.

 

초기 팩트(Fact)

길을 건너던 아이가 A가 몰던 자동차와 부딪힘. 아이 부상.

 

상황분석

l  길을 건너던 아이는 몇살인가? 지각적으로 찻길은 횡단보도로 건너는 방법을 아는 나이인가?

l  아이가 건너던 길이 어떤 길인가? 횡단보도? 무단횡단?

l  아이가 어떻게 길을 건넜나? 갑자기 뛰어들었나? 그냥 걸어가고 있었나?

l  A 차는 정상적인 속도로 정상적인 길을 달리고 있었나?

l  아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충돌한 이유는 무엇인가?

l  아이와 충돌 후 A는 어떤 조치를 취했나?

 

* 이 부분에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상황분석은 객관적 팩트 위주의 상황분석이 선행되어야 하고, 그 결과를 2차 분석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최대한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 먼저 분석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팩트 분석과 동시에 자사의 입장을 팩트에 투영해 초기에 시력을 잃어 버리는 실수들을 저지른다.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점검해야 하는 상황분석

l  혹시 아이가 정상적으로 정상적인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는데 발생한 충돌이 아닐까?

l  혹시 A차가 전방 주시를 잘못해서 벌어진 사고는 아닐까?

l  아이가 다쳤으니 아이는 물론 그 부모들이나 주변에서 사고를 목격한 사람들은 얼마나 놀라고 아플까?

l  혹시 A가 사고 후 조치를 취했다고는 하지만, 그 조치가 아이와 부모에게는 적절한 것이었나?

l  이번 사고가 A에게는 처음 있는 일인가? 혹시 예전에도 이런 유사사고들을 자주 발생시켰던 전과는 없나?

l  일반적인 공중들이 이 소식을 들으면 어떤 생각을 가장 먼저 하게 될까?

 

이런 주변 관계와 관련 상황분석이 커뮤니케이터들의 2차 분석 프로세스에 가미되어야 한다.

 

종합적으로 파악된 상황

l  아이는 10살짜리였으며 친구들과 헤어진 뒤 바로 전방만을 바라보고 횡단보도가 아닌 구역에서 거리를 가로질러 달렸음

l  갑자기 나타난 아이를 보고 놀란 A자동차는 시속 15km로 달리고 있었고 급정거를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아이와 경미한 충돌이 있었음

l  A는 사고 직후 즉각 아이를 점검하고, 구급대를 불러 만일에 대비했음

l  아이는 다른 부분에는 이상이 없고, 충돌과정에서 발생한 경미한 찰과상으로 무릎에 피가 약간 나는 상태임

 

*여기에서도 또 한가지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일부 외국기업 커뮤니케이터들은 해당 상황 파악 결과 자체가 이슈대응 핵심 메시지인 것으로 아는 경우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상황을 설명해 주는 것일 뿐 우리 회사가 해당 이슈에 대해 어떤 입장이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있지 않다. 약간 들어있다면 ‘결론적으로 우리 A는 이번 사고에 법적인 책임이 없음’ 정도다.

 

올바른 기업의 이슈 대응 메시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l  이번 사고는 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러한 원인으로 발생했다. [상황 브리핑]

l  A는 보행자들의 안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안전 운행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런 사고가 발생하게 되 유감이다. [원칙 강조]

l  이번 사고로 놀라고 아팠던 아이와 부모님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고 아이의 상처가 크지 않은 것이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적 메시징-심각한 이슈시에는 이 메시지가 맨 앞으로 감]

l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우리 A도 더욱 더 안전운행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___________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개선 방향 제시]

l  또한 아이들의 안전한 도로 보행 습관을 교육하기 위해 OO지역 부모님들과 함께 안전 보행 프로그램을 장기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개선 활동 샘플 제시]

 

이런 이슈대응 메시지들은 해당 커뮤니케이터가 정확하게 이해관계자들의 신발을 신어보지 못했으면 나오기가 힘들다. , 핵심 이해관계자의 감정을 정확하게 이입해서 이슈 대응 메시지들을 천천히 읽어 보고 결정하는 게 안전하고 좋다는 이야기다.

 

이슈 또는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이야기하기 전에 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은 대상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대상을 생각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은 사실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다. 특히나 이슈/위기시에는 그 대상의 의미나 상황 결정력이 극대화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일방적인 상황소개와 우리의 일방적인 입장전달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때때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불쏘시개의 역할까지 한다.

 

그러나

 

조직 내에서 현실 속에서 이해관계자들과 신발을 바꾸어 신는 것은 너무 어렵다그래서 일부 훈련 받은 커뮤니케이터들도 조직에서 마치 훈련 받지 못한 것 처럼그냥 그럴 수 밖에 없다. 

 

 

4월 072010 Tagged with , , 0 Responses

위기관리 시스템 짓고 허물기: 알면서 왜 이러나?

송 최고위원은 “지난 10년 동안 좌파정권이 국가안보를 무너뜨렸다고 주장하며 등장한 이명박 정권은 참여정부 때 만들어 놓은 위기관리 매뉴얼 시스템을 다 파괴하고 국가안보위기 관리능력을 형편없는 수준으로 만들었다”며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기능을 격하시켰다가 금강산에서 우리 관광객이 사망하고 나서야 뒤늦게 복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비상사태를 대비하는 총리실 비상기획위원회를 해체하는 등, 그야말로 체계적으로 안보의 기반을 파괴해왔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아무리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지만…위기관리 시스템이나 안보 시스템은 좀 놔두면 안될까? 위기관리 시스템이 뿌리 내리기도 전에 갈아 엎으면 스스로가 괴롭다는 철학이 없을까? 그냥 자신이나 국민들을 위해 시스템만은 그냥 놔두면 좀 안될까?

어차피 당하고 나면 위기관리 시스템 재정립한다 하고, 허물었던 국정홍보 기능도 재정립해야 한다 하는데…왜들 그럴까? 알면서.

 

관련글: 국정홍보처 폐지론 어찌 그리 똑같을까…

4월 042010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기업 트위터: 위기시 차라리 침묵하라???

 

 

 

여러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업 트위터 개설 및 운영이 유행이다. 마케팅이나 홍보적 관점에서는 차치하고, 일단 최근 여러 기업들에게서 목격되는위기관리관점에서 기업 트위터를 들여다 보자.

기업 트위터를 통한 위기관리라고 별로 특별할 것은 없다. 위기나 이슈 또는 논란이 발생했을 때 거의 모든 기업은 유사한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의해 포지션, 대응방식과 메시지를 정하게 된다.

언론관계에 있어서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브리핑 또는 공식 해명 보도자료와 기업 트위터의 트윗 메시지가 만들어지는 프로세스는 거의 동일하다고 보는 것이다. 투자자나 관계기관에게 전달하는 IR이나 대관부서의 보고서도 마찬가지 프로세스고, NGO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메시지도 같은 프로세스를 통해 거의 동일한 인사들에 의해 결정된다.

기업 트위터는 다만 즉각적이고, 개인(인간)적이며, 대화가 가능하고, 이해관계자들을 넘어 직접 일반 공중들에게도 전파된다는 특성이 있겠다.

, 기존의 대언론, 대투자자, 대관, NGO 관계를 실행하는 인력들이 기업 트위터를 운영하는 인력과는 약간 다름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기발생시 대언론 창구로 공식 인터뷰와 메시지 전달을 담당하는 위치는 홍보팀장급 이상의 홍보부서 책임자이거나 대변인 역할을 하는 임원급이 되는 경향이 많다. 상당히 공격적인 출입기자들의 날카로운 질문들과 의도적 압박을 충분히 견뎌내면서, 자신의 메시지가 공적 신뢰를 줄 수 있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직급이 필요하다. (물론 중소기업은 대리급 홍보직원이 젊은 기자들과 말씨름을 하곤 하지만…)

대관이나 대NGO업무에 있어서도 사내 변호사나 팀장급 이상의 노련한 매니저들이 전략적으로 이들과 커뮤니케이션 하고, 밀고 당기는 전략들을 경험에 근거해 실행한다.

그러나 기업 트위터의 경우 다년의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가진 중진급 이상의 매니저들이 포진하지 못하는 듯 하다. (트위터 라는 매체의 연령이 아직 물리적으로 모자라서다) 그로 인해 기업 트위터를 운영하며 위기시 대화하는 주체에 대한 공중의 신뢰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게 문제다.

특히, 기업 트위터에서 관리하려는 이슈가 자사 시니어 오너에 관한 이야기라던가, 상당한 수준의 정치적, 사회적 논란들일 경우에는 기업 트위터를 운영하는 직급의 실무자의 이야기에 일반 공중들의 신뢰가 부여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게 현실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비록 기업 트위터를 운영하는 직원이 높은 직급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그가 하는 트윗은 내부의 공식적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거쳐 일선에서 커뮤니케이션 되고 있다는 보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언론이나 투자자, 관계정부기관 그리고 관련 NGO같은 경우에는 분명히 이해관계자다. 반면에 기업 트위터는 일반공중이 주요 커뮤니케이션 대상이다. 이해관계자는 우리 조직이나 우리 회사에 대해 특정 수준 이상의 정보와 이해관계를 보유하고 있는 그룹들이다. 그러나 일반공중은 그렇지 않다. 평소에는 이해관계자라고 볼 수 없지만, 특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시 해당 이슈와 위기에 관해 인스탄트적인 이해관계가 설정되는 그룹이다. 당연히 커뮤니케이션이나 포지션에 있어서 더욱 더 수용자 중심적인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부분에 주목을 한다면 몇 가지 기업 트위터를 통한 위기관리에 한계원인들이 보이게 된다.

1. 기존 대언론, 대투자자, 대관, NGO등을 대상으로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과 기업 트위터를 통해 일반공중에게 공유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동일하다는 것:

 

대상 오디언스의 민감성, 기존 정보 보유 수준, 이해관계 수준, 트위터 자체의 매체 특성등을 감안해 비슷하지만 무언가 다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것

2. 기존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는 담당자 직급과 기업 트위터를 운영하는 담당자 직급에 차이가 있다는 것:

 

완벽하게 개인의 노출을 삼가고, 인간화를 포기하는 공식 트윗팅을 한다면 모르겠지만, 인간적인 운영시 소스의 신뢰성이 조직 문화내와 일반공중들에게서 얼마나 확보될 수 있는가가 이슈

3. 대화의 순발력에 있어서 기존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과 기업 트위터에서 요구하는 수준은 많이 다르다는 것:

 

기업 트위터 운영자의 직급과 정보 보유 수준이 높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

4. 최고경영진이나 주요 의사결정자들이 트위터 문화나 다이나믹스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

 

이 또한 시스템적으로 기업 트위터를 통한 위기관리에 큰 한계를 긋고 있다.

5. 위기관리 기존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하게 기업 트위터를 통한 위기관리 실행에만 그리 큰 의미는 주어지지 못한다는 부분:

 

예를 들어 기업 트위터 운영자가 토요일 새벽이나 일요일 이른 오전에 발견한 이슈와 논란에 대해 전사적으로 책임 있는 의사결정이 트위터를 위해서만 즉각 이루어지지는 못하는 현실


이와 같은 기업 트위터를 통한 위기관리 한계에 있어 현재 가장 안전한(?) 전술은침묵일 것 같다는 생각이다. 당분간이라도 위의 제반 시스템적 부분이 확보되지 않는 이상은 가능한침묵이 위기시 안전하겠다. 이는 이론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현실과 효용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위기시 일선 낮은 직급 직원의 개인적 관여(engagement)로 밖에 기업 트위터가 비쳐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위기시에는 가능한 보수적 운용이 필요하다 본다.

 

 

 

1 33 34 35 36 37 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