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여러 탐사보도프로그램들과 TV토론회들을 보면서 참 갑갑한 느낌이 드는 것은 나뿐 아니라 국민 대부분의 느낌일 것이다.
정부나 국방부는 분명히 해당 위기를 관리하고 해당 위기에 대하여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주체가 아닌가? 그들이 주체라면 해당 위기를 ‘관리’해야지 해당 위기를 ‘확산/강화/변형’시킬 만한 커뮤니케이션이나 행동은 아예 하지 말아야 하는 게 맞다.
커뮤니케이션은 하는 게 아니라 잘하는 것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는 데에서 자위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해야 의미가 있다. ‘투명하게 하고 있다‘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 ‘정직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해야 효력이 있다. 또한 전체적으로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해야 성공이다.
“우리가 얼마나 불철주야 열심히 커뮤니케이션 하려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는 아무 쓸모가 없다. 위기가 발생하면 위기관리 주체는 모두 그래야 정상이다. 아무런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거다.
억울해 하지만 말고 위기시 정보 진공을 채워라
정부나 국방부에서는 ‘우리가 무엇을 숨길 것이 있고, 왜 우리가 숨기려 하겠느냐‘ 반문하는 것을 여러 번 봤다.
문제는 왜 위기관리 주체들이 ‘무언가 숨기고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스스로 만들 수 밖에 없었나 하는 거다.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했나? 투명하게 커뮤니케이션 했나? 정직하게 커뮤니케이션 했나? 또 전략적으로라도 실종자 가족들 또는 국민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려 노력하고 성공했나?
만약 그런 모든 노력들이 실제 성공했다면… 당연히 루머, 의혹, 자의적 해석, 감정적 해석 등을 하는 일부 국민들이나 네티즌들이 죄인이다. 아주 극악 무도한 죄인들이다.
위기발생 직후 정보의 진공상태를 만들지 말라는 원칙을 스스로 어긴 이후, 그 정보의 진공을 채우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흐름들을 비판하지 말라는 거다. 그 흐름들이 정상이냐 정상이 아니냐 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은 아니다. 분명히 정상이 아닐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 부분이 무서우니 빨리 정보의 진공을 스스로 채워주라는 거다. (이 부분은 일반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항상 반복적으로 실패하는 위기관리 방식이다)
스스로 위기 커뮤니케이션 운전대를 잡아라
잠실로 가는 버스에 스스로 올라 타서, 왜 이 버스가 신촌으로 안가고 잠실로만 계속 가느냐 운전사와 승객들을 비판하는 꼴이다. 만약 정부와 국방부가 신촌으로 가고 싶다면 운전대를 잡으면 된다. 전략적으로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해서 다른 승객들이 모두 다음의 목적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하면 된다.
왜 운전대를 잡지 않고, 잠실행 운전사에게 ‘책임감이 없다‘ ‘국가를 생각하지 않는다‘ ‘선동적이다‘ ‘좌파다‘ 욕을 하나 하는 거다. 지금이라도 스스로 운전대를 잡아라.
마지막으로, 스스로 생각해 보라
정부와 국방부 스스로 한번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우리가 진정으로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했는데도 국민들이 문제인가? 우리가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했는데도 불구하고 실종자 가족들이 저렇게 아픈가? 부끄럼 없이 커뮤니케이션을 너무 너무 잘 했는데…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 마크를 머리에 띄워 놓고 있을까?
사실 어떻게 보면 천안함 침몰 자체가 위기라고 보기에도 적절하지 않은 측면들이 있다. 분명한 것은 그런 ‘사건’을 인위적으로 국가적 그리고 국제적인 위기로 만든 게 더 큰 문제 아닐까? 광우병 사태와 함께 위기 커뮤니케이션 관리 실패의 끝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기록이라 슬프다. 지난 사태의 key learning들이 대부분 또 망각되었다는 것이 놀라운 거다.
Communications as Ikor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6 Responses to 스스로 생각해보고 빨리 운전대를 잡아라 : 정부와 국방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