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의 경제성을 경계하자 | |||||||||||||||||||||||||||||||||||||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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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을 포함한 일반 국민들과 소비자들은 위기시 줄곧 회사의 ‘안전 불감증’이나 ‘저급한 품질관리’ ‘불결한 생산 프로세스’ ‘건강하지 못한 재료 및 함유물’ 등에 대한 대응 자세(attitude)에 대해 비판을 한다. 지난 과자, 캔, 빵, 떡볶이 떡, 소시지 등의 사례에서도 반복적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거론된 것이 “왜 우리나라 회사들은 소비자들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안 돼 있나?”하는 것이다. 특히 언론에서는 “왜 소비자가 이물질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했는데, 바로 리콜을 선언하지 않았느냐?” “지금까지 쉬쉬하고 있었던 것은 문제를 숨기려 했던 것 아니냐?” “왜 제품 한 세트를 소비자에게 주었느냐? 입 막음용이냐?” “왜 이물질을 발견한 소비자가 말을 번복하느냐?” 등등 의도를 깔고 많은 질문들을 쏟아냈다. 소비자 단체들은 “소비자 안전을 등한시 하는 기업은 불매운동을 해서라도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한다. 위기관리 전문가들이나 타사 홍보임원 분들은 “이번 사례가 큰 깨달음의 기회가 되어서 어서 우리 회사들도 위기관리 시스템을 확충하고, 그와 함께 더 더욱 품질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 좋다. 단, 이런 논의는 지난번 이야기한 것과 같이 우리 기업들이 ‘훌륭한 위기관리’의 선결 조건인 ‘훌륭한 경영 철학’이 전제되었다는 가정 하에서 실현성이 있는 비판이며 논의다. 기업의 진화 프로세스에 있어 우리 기업들은 아직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이윤창출’이라는 수십 년 전 기업관에서 그리 크게 성장해 있지 않다. ‘사회 시민으로서 맡겨진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윤은 창출되며, 훌륭한 사회 시민으로서 지속적 활동을 해 나감에 따라 그 이윤은 더 더욱 극대화 된다”는 철학이 뿌리 깊게 공유되어 있는가는 의문이다. 어떻게 보면 필자의 생각에 대해 ‘정말 나이브(naive)’하다 할 수도 있겠다. 필자 스스로도 여러 위기관리 프로젝트에서 이런 철학적인 벽으로 인한 한계를 피부로 느꼈었다. 사실, 이 부분은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간의 차이가 그리 많다고 볼 수도 없다. 외국 기업이라고 다 훌륭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훌륭한 철학과 함께 그들에게는 ‘한국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또 부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대증적 활동 갖고 위기관리‘잘했다, 못했다’
우리 제품 ‘전복죽’에서 개구리 뒷다리가 나왔다고 치자. 화난 소비자의 마음을 가라 앉히고, 12종 죽 세트를 선물하니 소비자가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하면서 없던 일로 처리해 준다. 조금 떠드는(?) 소비자에게는 한 50만원을 건네준다. 그래도 못 참겠다고 하는 소비자가 있으면 ‘얼마를 원하느냐?’해서 적절히 무마 한다. 자신의 신체가 이 제품으로 해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제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겠다는 적극적인 소비자도 있다. 이럴 때 회사는 머리를 굴린다. (철학을 일깨우는 대신) ‘우리 회사가 사용 중인 로펌에 소송 대응을 맡기면 얼마나 들까?’ 따라서 그렇게 크게 일을 법정으로 까지 끌고 가기 싫으면 로펌의 소송 준비 서류 개발 비용만큼의 돈을 그냥 소비자에게 합의금조로 줘버리면 위기관리는 어느 정도 오케이다. (나름 신속하고, 비용효율적인 대응이다…) 이렇게 대증적 활동을 가지고 위기관리를 잘했다 못했다 거론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근본적 원인 해결과 재발 방지에 대한 실제 활동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 왜냐하면 이런 대증적 치료가 근본적 체질 개선 보다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훌륭한 철학이 없는 기업에게 가장 큰 자극은 지금까지 실행했던 ‘대증적 위기관리의 경제성’을 박탈하는 것이다. 대증적 위기관리의 경제성을 박탈하기 위한 소비자 집단 소송제도의 도입은 ‘훌륭한 철학이 존재 하지 않는 기업’들에게는 전혀 다른 위기관리 패러다임을 강요하게 될 것이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제대로 된 훌륭한 위기관리는 그 다음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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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년 06월 24일 10:12:19 / 수정 : 2008년 06월 24일 10:16:02 |
소비자
![[Live Quiz] 이 소비자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https://i0.wp.com/jameschung.kr/wp-content/uploads/1/6517354436.jpg?fit=380%2C585&ssl=1)
[Live Quiz] 이 소비자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N사는 위의 해명글에서도 언급을 하고 언론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언급했지만 클레임을 제기한 소비자가 ‘불우한 이웃을 위해 쓰겠다고 라면 100박스를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다음주에 나오는 식약청 조사에서 해당 바퀴벌레가 생산과정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N사가 과학적 조사를 통해 주장한데로 보관 및 조리과정에서 소비자의 부주의로 유입된 것이라고 밝혀지면 해당 소비자에게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분명히 해당 소비자는 ‘소비자피해보상규정’에 의거한 1대1 교환 또는 환불 등의 범위를 넘어서 라면 100박스라는 대규모 보상을 요청했다. 피해자의 부주의로 인한 이물질 유입을 다른 인터넷 매체에 제보함으로서 N사의 제품 브랜드와 회사 자체의 신뢰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다.
N사는 해당 소비자를 어떻게 해야 할까? 결론적으로는 식파라치에 준하는 법적 대응을 해야 할까?

소비자와 논쟁하지 말자
N사의 고객 서비스 이메일 답변 분석
- 소비자와 논쟁하지 말라. ==> 논쟁했다.
- 위기시에는 특히 논쟁하지 말라. ==> 누가 옳고 그르고가 아니다.
- 개인의 생각과 회사의 입장을 혼동하지 말라. ==> 혼동했다. 그래서 그 개인이 사과까지 했다.
- 성의만 담아 항상 짧게 답하라. ==> 너무 길다.
- 후속 조치들을 언급하라. ==> 마지막에서 처럼 경영진에게 전달한다고 하면 되지 앞부분에서 왜 소비자를 화나게 했나?
- 기업으로서 프로답게 답변하라. ==> 글의 형식이나 톤앤 매너로 봐서 여성의 글인데…기업 답지가 않다.
- 회사의 맨트라(mantra)를 담아라. ==> Where is its mantra??? Where???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분식(粉飾) 커뮤니케이션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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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봉창 두들기는 소리인가 하겠지만 여러 경험상 ‘위기관리는 기업의 철학이 한다’는 사실을 자주 반복적으로 깨닫게 된다. 위기를 통해서 기업은 성장한다. 그러나 어떤 기업은 위기를 통해서 더욱 교묘해져 간다. 시민단체나 블로고스피어의 많은 사람들은 위기 시 해당 기업의 진정성에 자주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저 기업이 이번 사태에 대해 우리에게 진정으로 잘못을 사과하고 있는가?” 하는 궁금함이 들기 때문이다.
사실 기업 내에서 어떤 의사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는 지 일반 공중들은 모르고 결코 알 수도 없다. 그들이 오직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은 기업이 위기에 처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말’을 하는가가 전부다. 이런 현실에서 많은 기업들과 기업내 홍보실무자들이 위기관리를 ‘기술(skill)’적 측면에서 접근한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공중을 바라보는 철학은 1970년 PR학자 “Pearson’이 언급했던 것처럼 ‘Damn the public (공중들에게 엿이나 먹으라고 해)’ 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기업이 아무리 위기관리의 기술(skill)을 연마한 듯 진정한 위기관리가 가능 할까 하는 게 의문이다. 자사의 제품에 문제가 발견돼 정부기관으로부터 리콜 명령을 받았다고 치자. 언론이 이를 대서특필해서 1주일이 넘는 기간 동안 홍역을 치르고 나니 시장점유율이 그만 반 토막 나버렸다. 전문경영인 CEO에게는 내심 이런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하필 왜 내가 CEO로 있을 때 이런 일이 생긴담. 타이밍이 아주 나빴어…” 또는 “이게 다 언론 때문이야. 그것들이 조금만 조용 했어도 대충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는데 말이야…” 또는 “어느 시민단체들이나 비이성적이고 극단적인 면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걸 통제를 못 했어…” 인간이기 때문에 이런 마음이 들 수도 있다. 기업철학에 기반한 성실한 접근
사실 진정성만 100% 통한다면 자잘한 위기관리의 기술(skill) 따위야 큰 문제가 될 수 없다. 우리 회사의 기업 철학이 그 동안 ‘소비자를 그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소비자 중심 철학이었다면, 위기관리는 그 철학에 충실하게 그냥 행동하는 것 자체다. 별도의 고민과 의사결정이 무슨 필요가 있나? 성실하게 기업의 철학을 따라 의사결정을 내린 후 ‘우리는 위기에 임해 우리의 철학을 따랐을 뿐’이라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업 철학에 기반한 성실한 접근은 해당 기업을 공중들에게 ‘친숙한 친구 또는 같은 편’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흔히 위기시에 기업은 공중들을 관리의 대상이자, 극복해야 할 대상(敵)으로 생각하곤 하는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이미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기업들이 입으로는 ‘소비자’를 이야기 하면서도 ‘손익계산서’를 들여다 본다. ‘소비자에게 믿음이 가는 기업’이라고 외치면서 막상 위기가 닥치면 ‘신뢰’를 저버린다. ‘품질’을 지상명제로 한다는 기업이 ‘잘못된 제품’을 그냥 덮으려고 한다. 여러 위기관리와 미디어 트레이닝 세션을 진행하면서 안타까운 것들이 이것이다. 가엾은 홍보실무자들은 잠을 줄이고, 시간을 쪼개가면서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있고,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아 위기관리 일선에서의 사소한 실수들을 없애려 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철학이 제대로 발휘하지 않는 위기관리에 있어서 일선 홍보담당자의 분식(粉飾) 커뮤니케이션이 무슨 의미가 있고, 어떤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는 항상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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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Crisis Management at Online
주말동안 클라이언트의 온라인상 위기를 함께 관리하면서 일선에서 느낀 많은 insight들과 현실적인 부분들에 대해 기록을 남겨 놓는다.
- 게시판들을 통합하라 -수십개의 자매사이트들 중 게시판은 통합관리해라
1사 1개 홈피가 아닌 경우들이 많다. 본사 홈피 이외에도 각 지점별, 브랜드별, 지역별 홈페이지들이 많게는 수십개를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각 홈페이지의 게시판을 어떻게 통합 관리 할 수 있는가는 위기시 매우 절실한 문제다. 효율적인 관리 시스템은 모든 관련 홈페이지의 게시판은 하나로 연결해 통합 관리하는 방식이 아닌가 한다. 모든 홈페이지의 게시판들은 본사의 게시판 하나로 forward 연결되게 만들어 위기시 본사 게시판 하나에서만 관리를 해주면 되겠다.
- 사과광고 팝업도 다시 한번 제고해보라 – 팝업차단 기능은 어떻게 하나
요즘에는 팝업차단설정을 기본으로 해 놓는 경우들이 있는데, 기업의 홈페이지에 네티즌들이 들어갔을 때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팝업창이 뜨는지 아닌지를 잘 알수가 없다. 팝업창을 통한 사과광고 게시가 가장 유효한 방식인지는 한번 다시 생각해 봐야 하겠다. (그러나 제작 시간측면에서 홈페이지 맨 앞장을 갈아 새로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지도 의문…)
- 사과광고 팝업의 사이즈는 가능한 큼직하라
팝업창을 통한 사과광고의 목적은 가시성 확보다. 큼직해야 한다.
- 사과광고 팝업창 디자인에 너무 신경쓰지 말아라
시간이 없다. 디자인 무시하고 회사 로고 넣지 않아도 된다. 컨텐츠만 질실하면 백지배경으로 뜨는 팝업도 된다.
- 다른 팝업들은 일단 내려라
기본이다. 다른 프로모션 관련 기존 팝업들은 다 내리고 난 후에 사과광고 팝업 하나만 살려 놓자.
- 댓글이나 게시물을 지우지 말라
일부 홈페이지 관리 에이전시들은 위기 대응 초기에 부정적인 게시물들이 늘기 시작하면 일부 게시물들을 지운다. 위기시 민감한 소비자들의 게시물들은 절대 지우지 말아야 한다. 지워서 득이 되는 것이 별로 없다. 자극할 뿐이다.
- 댓글이나 게시물을 허용하라
댓글이나 게시물 차단 설정도 풀어라. 왜 평소때 안하던 짓을 해서 민감한 소비자들을 더 화나게 하나.
- 게시판이나 홈페이지를 닫지말라
이건 자살 행위다. 그들에게 소통의 라인은 보장해 주어야 한다. 귀를 막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 말아야 한다. 위기시 기업은 모든 소통라인을 폭 넓게 열어 놓는 것이 좋다. 네티즌들의 대부분은 소통에서 쾌감을 느낀다.
- 홈그라운드에서만 싸우라
다음의 아고라나 각종 위기의 발생지인 포럼등에서 자사의 입장을 해명하고 싸우지 말아라. 온라인상에 통하는 가장 큰 원칙 중 하나가 ‘다수의 법칙’이다. 물론 사워서 이길 확률도 없지만, 친절하게 댓글로 커뮤니케이션 해도 적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자사의 홈그라운드에 들어오는 그들에게만 진실되게 커뮤니케이션해라.
- 비판적인 그라운드에서 댓글로 승부 하지 마라
아무 소용없다. 다수에 맞서 투쟁하려 하지 말아라. 게릴라도 아니고.
-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라
기본이다.
- 역할을 나누어 정확하게 성실히 실행하라
위기가 발생하면 다들 바쁘다. 정신이 없다. 흥분한다.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의사결정에 주저한다. 그러다 보면 어딘가 위기관리 일선 업무가 비게 된다. 다들 사과광고문구에 대해 토론하고 문구를 다듬는 동안 모니터링은 전혀 업데이트가 안되고 있을 수 있다.
- 경쟁사를 의식해라 (경쟁사 직원들의 공격)
항상 온라인에서는 익명성을 기반으로 경쟁사 직원들의 공격이 섞여 들어온다. 이 부분을 관심있게 분석해라.
- 네티즌을 잘 분류해서 바라보라 – 90%가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로 간주해라
네티즌을 100% 비이성적인 사람들로 매도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그렇다고 100% 이성적으로 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저 가능한 있는 그대로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 좋다.
- 그들에게 집중하라
온라인상의 위기에서 공격적인 그들의 주장과 이동범위들에 무조건 집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체적인 컨텐츠를 만드는 네티즌에게 좀더 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스스로 컨텐츠를 만들기 보다는 퍼나르는 확산자의 역할을 한다)
- 빨리 대응하라. 의사결정을 빨리하고 실행해라
오프라인과 온라인 공히 중요하다. 그런데, 또 실제 위기에서는 공히 이 원칙을 잘 못 따른다.
- 지켜보더라도 준비하고 지켜보라
대응의 포지션에 있어서 적극대응과 일단 지켜보자라는 대응간에 공통점이 있다면 일단 모든 준비는 그 이전에 다 끝내야 한다는 거다. 완전히 준비해 놓고 기다려도 기다리자.
- 지나가겠지 하는 마음을 버려라
위기시에 운(Luck)에 의지하는 것 처럼 멍청한 짓은 없다. 운도 노력하고 준비한 기업에게만 온다.
- 논리와 역지사지의 감을 적절히 칵테일해서 의사결정해라
위기시 급박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100% 논리적인 의사결정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평소에 꾸준한 대응훈련이 필요하다는 거다. 어느정도 감에 의지한 의사결정도 필요할 때가 많다.
- 관점은 철처히 소비자관점에 머물러라
모든 대응 포지션, 메시지, 방식, 태도…소비자 관점에서 진행하면 성공할 가능성은 최대화 된다.
- 최고책임자가 나서라
일선에 나서라는 것이 아니다. 책임을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항상 최고책임자가 expose되야 한다. 예를들어 사과광고 팝업창의 명의 같은 부분…
- 네티즌과 대화하기 전에 소비자들과 대화하라
온라인상의 위기라서 온라인에서만 대화하려 하지말고, 오프라인에서 실제 우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도 동시에 커뮤니케이션 하라.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각기 바른 별개의 세상이 아니다.
- 외부 커뮤니케이션 보다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한발자국 먼저 하라
내부 포지션 확립이 외부 커뮤니케이션 보다 한발자국 먼저 되는 것이 좋다. 외부 커뮤니케이션 내용에 따라 직원들이 외부로부터의 질문을 받았을 때 적절하게 대응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 전직원이 한목소리와 자세를 견지해라
이 또한 기본이면서도 잘 안 지켜지는 부분이다.
- 확산에 대해 다각적으로 대비하라
온라인은 온라인에만 머무르지 않는다…오프라인으로의 확산에 다각적인 Plan B들이 수립되어야 한다.
- 멀리보라
하나 하나의 댓글과 공격적인 트랙백 그리고 게시물들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 이럴때일 수록 크게보고, 멀리보자. 그렇다고 무감감해지자는 말은 아니다. 위기관리를 책임지는 분일 수록 크게 멀리 보면서 그림을 그려주자.
Thanks to my client for these great insights…
실제적인 고민
토요일 오후 기분좋게 산책을 하다가 압구정 모 유명 성형외과 앞을 지나가게 됬다. 상당히 연력이 있고 그 분야에서는 유명한 병원이다.
그 병원 앞에서 사람 몇이 모여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보아 하니 양복을 깔끔하게 차려 입고 메이크업까지 한사람은 모 방송사 소비자고발 프로그램 리포터였고, 6미리 카메라에 모자를 눌러 쓴 사람은 그 방송 촬영 VJ다. 그리고 맞은편에서 심각하게 리포터의 취재 이유를 설명 듣고 있는 사람은 그 병원 사무장 정도가 되 보인다.
“이런 이런 제보가 있어서 그 제보에 대해서 입장을…”하고 설명을 하는 리포터를 바라보는 병원 사무장의 인상이 갑자기라도 한대 칠 태세다. 사람들이 많이 걸어다니는 길가까지 그 취재진들을 끌고 나와 씩씩 거리는 모습이 남일 같지 않다.
지난주 우리 클라이언트 중 하나도 불만제로 프로그램의 취재 대상이 되어 힘겹게 인터뷰를 마쳤다. 그 준비과정에서도 여지 없이 ‘실제로 부정적 취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느끼게 된다. 예전 힘들었던 경험들을 생각하면서 한편으로는 안도의 느낌도 들었다.
어제 그 병원측에서는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가만히 보아하니 그 성형외과 시술자 중에 트러블이 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그 방송 프로그램 게시판에 반복적으로 여러 환자들의 컴플레인이 접수되었던 것 같다. 앞으로 방학 같은 성형 시즌을 맞아서 방송사에서는 성형 부작용에 대한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이고, 그 취재 대상 병원 중 하나로 그 병원이 지목되었던 것 같다.
흔히들 이런 취재를 받으면 취재 거부를 한다. 그런데 이 취재 거부라는 것이 참 일방적인 개념이다. 이 세상에 취재거부에 성공한 기업들은 사실 극히 소수다. 그리고 기자나 PD측면에서도 취재 거부에 담담히 ‘네, 알겠습니다”하고 물러서는 선수들은 진정한 선수가 아니다.
일단 취재 요청이 들어오면 ‘하기 싫어’ 라던가 ‘하지 말지’라는 말은 아무 의미가 없다. 취재 요청에는 단 두가지 대응방식 밖에 없다. ‘어둡고 우울하게 나오는가’ 아니면 ‘밝게 나오는가’다.
- 어둡고 우울하게 나오는 방식: 얼굴에 안개 처리, 음성변조로 우스꽝 스럽게, 어두운 다리 샷, 정지화면, 땅에 밀려 떨어진 카메라 샷…
- 밝게 나오는 방식: 대변인이 정상적으로 앉은 상반식 클로즈 샷, 음성변조 없는 전화 통화…
시청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는 뻔하다. 일단 취재요청을 받으면 ‘아무 일도 없었던 때 처럼’ 되지 않는다. 절대. 그런데…이런 현실을 애써서 눈감으려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피하려 한다. 덮으려 한다. 어떻게 해서든 취재를 막으려 한다. 불가능하다.
요즘같은 세상에 MBC나 KBS에 누굴 안다고 전화를 해서 사정을 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 윗사람이 한마디 해서 기사를 빼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더 큰 일을 만드는 시초가 되지 않으면 다행이다.
그러면, 그 성형외과에서는 이렇게 하소연을 할 것이다. “아니, 입장을 바꿔 놓고 이런 보도가 나가면 어느 누가 우리 병원에서 시술을 받으려고 하겠어요? 우린 망합니다.” 이게 사실이다. 예전에는 병원 상호를 안개처리하고, 병원장이나 해당 의사 인터뷰에 음성변조를 해 주었었지만 요즘 영악한 소비자들은 어떤 병원이라는 것을 바로(순식간에) 안다.
그 병원 게시판에는 항의 게시물들이 들 끓을 것이고, 네이버 같은 곳에서는 수십개의 포스팅들이 올라갈꺼다. 취재 응대는 곧 망하는 길이다. 맞다.
그럼 어떻게 하나?
병원의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이걸 포지션이라고 하는데, 해당 성형 부작용 환자들에 대한 병원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정리하는 거다. 입장을 정리해서 한번 돌려 읽어보자. 공감이 가는지를 확인해 보자.
그 입장이 ‘변명’으로 느껴진다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 면’이 있다거나, ‘너무 병원의 일방적인 이야기’라거나, ‘거짓말’이라거나, ‘무례하다거나’ ‘피해 환자에 공감하지 않는 면’이 있다면…
간단하게 말해서…’제대로 할말이 변변하게 없다면’
밝은 방식으로 당당하게 취재에 응해서 ‘사과 하고 용서를 비는 것’이 최선이다. 그리고 담담하게 소비자들의 판단과 선택을 기다리면 된다. 망할 것이 뻔하다? 그냥 진작 부터 망할 만한 일을 해 왔던 거라 생각하자. TV 보도 때문에 망했다 억울해 하지 말고.
이게 바로 실제적인 고민이다.
이러고 싶지만 참아야 한다…:)

진짜 전략적인가 보다…
[이코노 카페]‘쇳조각 햄버거’ 맥도날드 “사과는 무슨…”
[뉴스비타민] 한국 엄마들에 혼쭐난 ‘미국 명품분유’
맥도널드와 한국BMS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참 흥미롭다. 기업의 모든 활동은 어느정도 전략에 근거하는 법인데, 이와 같은 케이스들은 그 근거를 찾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이들의 공통점이라고 하면
1. 발뺌/부정
2. 변명
3. 자기합리화 (비이성적/비논리적)
4. 소비자를 분노하게 함
5. 공중/언론들도 무시함
궁금한게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을까?”하는 거다. 이 두회사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대응 메시지 정리 (맥도널드 쇳조각 햄버거 케이스 / 한국BMS의 쇳가루 분유 케이스)
소비자 송씨가 맥도널드 햄버거 패티에서 쇳조각들로 보이는 이물질 발견
- 송 씨가 매장 측에 항의하자 매장 관계자는 “후추 같다”
- 한국맥도날드 본사는 당시 동아일보 기자의 취재에 대해서도 “우리 쪽에서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았을 수 있지 않느냐”
- 송 씨가 나서서 식약청에 신고한 뒤에도 맥도날드는 “주방 위생 관리에는 문제가 없다”
- 기자가 “문제가 된 관훈점에라도 사과문을 붙일 계획은 없느냐”고 묻자 맥도날드 관계자는 “햄버거 한 개에만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그럴 계획이 없다”
- 취재 당시 “왜 식약청에 바로 신고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식파라치 사례도 많고…”
맥도날드는 이물질이 들어간 햄버거를 아기와 함께 먹느라 놀란 송 씨의 마음을 안심시키기는커녕 분노로 바꿔 놓았습니다. <동아일보>
미국산 조제 분유 ‘엔파밀 리필(Enfamil LIPIL)’에서 검은색 이물질을 발견
- 윤씨는 수입업체인 한국BMS제약의 고객상담실에 연락했다. 상담원은 “가끔 그런 전화가 오는데 분유 조제 과정에서 생긴 검은 먼지일 뿐 인체에 아무 해가 없다”고 해명했다. 상담원은 “계속 먹여도 된다”
- 직원들은 자석 실험을 눈으로 확인하고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품인데 어떻게 쇳가루가 나오겠느냐”
- 미드존슨사는 해명 광고를 내며 ‘인체에 무해한 비독성 금속물질’
일반적으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기업들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대행사를 쓰거나 해서 되도록 언론사 기자들과의 관계를 한정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대언론 거리두기 전략은 이러한 위기시에 아이러니컬하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기자들이 모르고 신경을 안쓰니 기자들 사이에서 회자가 잘 안되는 효과를 얻기 때문이다.
그런 전략적인 효과 때문에 기자들과 거리를 두고 있다면…정말 머리는 좋은 사람들이다.
팔려 가는 당나귀의 포지션…
모 대형 유통체인이 AI 이슈에 대해 결정한 닭과 오리제품에 대한 판매장 철수 결정은 무참하게 언론의 질타와 양계업자들의 대응으로 무색해졌다.
이 또한 해당 유통업체의 포지션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포지션에 있어서 항상 대중과 같은 편에 서라고 했다. 이 업체가 ‘대중’이라고 생각했던 그룹은 과연 어디일까?
대부분 소비자편에만 서면 포지션에는 문제가 없는 것 아닌가…하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는데. 사회라는 것 그리고 맥락이라는 것에 어떻게 흑과 백이 존재할까 말이다.
소비자들의 대부분은 AI와 현재 유통중인 닭과 오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할까?
1. 저 닭과 오리는 분명히 AI에 걸렸을 꺼야. 먹으면 죽을 수도 있어…
2. 닭이랑 오리매장이구나, 요즘 AI 때문에 잘 안팔리는 구나…먹고 싶어도 조금 참아야지…
3. 뭐 어때 먹구 죽어…이거 얼마예요?
아마 소비자들의 대부분은 두번째 포지션을 가질 것이다. 그래서 시장점유율이 단기적으로 하락하는 것이라고 본다. 1, 3번과 같이 매장에서 극단적인 두려우과 공포 또는 배짱을 투영하는 소비자가 없지는 않겠지만, majority는 아니지 않나…
또한 많은 소비자들이 몇도 이상 가열을 하면 AI에 안전하다던지, 계란의 경우에는 AI에 감염된 닭이 달걀을 나을 수 없으니 일단 안전하다는 기초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상태다.
이번 모 유통업체의 매장철수 결정을 같은 유통업계에서도 ‘튀는’ 행동이었기에 그 포지션에 의문이 간다. 이런 일종의 industry issue에서는 동업종사들의 포지션과도 그 맥을 같이 하는게 안전한데 이런 극단적이고 성급한 포지션을 정해 실행한 이유가 뭘까. 아이디어 차원의 결정이었을까?
소비자들에게도 별반 인상을 주지 못하고, supplier들에게도 비난을 받고, 동종업계에서도 눈총을 받고, 언론에게도 비난을 받는 이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온걸까? 팔려가는 당나귀의 마지막 발길질 같아 씁쓸하다.

양다리의 딜레마
오늘자 조선일보 최형석 기자가 쓴 [이슈분석] 백화점·할인점에서 사용 못하는 ‘기프트카드’ 기사를 보면서 기업의 키 메시지가 왜 논리를 가져야 하는 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최기자는 기사에서 은행과 카드회사들이 상품권 대용으로 내놓고 있는 기프트 카드가 대형백화점과 할인점 등에서 통용이 안돼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야마를 강조하고 있다.
왜 기프트 카드를 받지 않습니까? 라는 기자의 답변에
현대·롯데·신세계백화점, 이마트·롯데마트 등 일부 대형 백화점이나 할인점들은 이렇게 답했다
“가맹계약이 안 돼 있다”
==> 이 메시지의 의미는 ‘우리는 받고 싶지만 가맹계약이 안되서 처리를 못 하기 때문에 죄송하다’는 뉘앙스를 일단 준다.
주부 박모(여·30)씨는 이 유통업체들의 주장을 뒤엎는다.
“할인점에서 기프트카드를 줬더니 계산대 직원이 무심코 카드를 긁었는데 처리된 적이 있었다”
==> 이 메시지를 보면 이전의 유통업체들의 메시지가 ‘거짓’이었나 하는 의혹을 가지게 된다. 이 가맹계약이라는 것 자체가 무슨 말인지 궁금해 진다.
카드회사가 한마디 거든다.
‘신용카드가 사용되는 가맹점이라면 기프트카드를 신용카드처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 이메시지를 보면 ‘가맹계약’이라는 것이 이미 되어 있다는 게 드러난다. 그러면 왜 유통업체는 거짓말을 메시지로 활용 했을까?
업계 관계자가 그 이유를 털어 놓는다.
“상품권을 발행하는 유통업체들이 자신들 이익을 지키려고 기프트카드를 거부한다”
==> 차라리 처음부터 이렇게 말을 하지 그랬나? 왜 가맹점 어쩌구 해서 얄팍한 거짓말을 하나? 계산대에서 아줌마들에게 통하던 메시지가 언론에게도 통할 줄 알았나보다.
A백화점 관계자가 또 털어 놓는다.
“현행 규정상 상품권 액면 가액의 일정 비율 이상을 사용해야 잔액을 현금으로 돌려줄 수 있기 때문에 회사 측이 이득을 보는 경우가 많다”
==> 이 것도 최초의 메시지로 속시원하게 털어 놓지 그랬나? 약간 구리다고 스스로 판단하니까 그냥 대충 가맹점 어쩌고 해서 넘기고 보자…한건가?
철도·고속버스·항공회사들 역시 승차권 매매 시 기프트카드를 받으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대한 철도공사 관계자의 메시지는 또 어떨까?
“기프트카드는 소유이전이 자유롭기 때문에 현재 누구에게 카드가 넘어가 있는지 알 수가 없어 예약취소 대금반환 및 결제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약간 이해할 수 있는 거부 사유다. 아무리 비판적으로 봐도 일단은 유통업체의 메시지 보다는 훨씬 낫다.
회사원 김영구(33)씨가 결론을 내려 준다.
“기프트카드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데 회사들이 자기 이익만 챙기느라 소비자들 결제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
==> 유통업체가 전달한 키 메시지인 ‘가맹계약이 안 돼 있다’는 결국 전달되지 않았다. 또한 더욱 오디언스를 화나게 했고, 실망스럽게 했다. 마침내 오디언스들의 이해는 ‘그들은 자기이익만 챙기기 위해 소비자 권리를 제한하는 liar들’로 귀결된다.
결론))
기업이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왜 메시지를 전달할까? 오디언스에게 이해를 시키기 위해서다. 이 말은 통하지 않는 메시지는 메시지가 아니라는 의미다.
개인이 아니라 기업에게는 각별하게 전략적 메시지(strategic message)가 필요하다. 개인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대중과 이해관계자들을 이해 시키고 긍정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통업체가 만약에 계속 기프트 카드를 받지 않을 계획이라면 좀더 나은 전략적 메시지를 개발해 전달해야 한다. 기존과 같은 ‘시장 바구니 든 아줌마’들에게도 안 통하는 메시지는 갈아 치워야 한다.
아무리 논리와 현실을 감안해도 적절한 메시지가 구성되지 않으면? 차라리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게 더 낫다. 이익과 시장원리, 기업 경영의 본질에 대해 차라리 털어 놓는게 더 낫다. ‘고객을 최우선’한다는 Mantra를 함께 포기 하면서 말이다. 둘에게 다 양다리를 거치려니 더 힘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