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6월 022010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시스템, ‘누가(Who?)’가 답이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13)

 

위기관리시스템, ‘누가(Who?)’가 답이다

 

위기관리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들을 클라이언트들과 함께 진행하면서 느끼는 시스템의 핵심은 아마 ‘누가(Who?)’에 관한 것이 아닐까 한다.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위기관리를 어떻게(How?)라고 생각하는데, 누가(Who?)에 관한 이야기가 위기관리 시스템의 핵심이라고 하면 순간 놀라곤 한다.

기업이나 조직에서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에 대한 이야기다. 위기가 발생하면 해당 기업이나 조직의 구성원들이 그 위기를 ‘어떻게’ 파악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많은 경우 어떻게(how?)를 모른다기 보다는 ‘누가(Who?)’ 이번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몰라 서로 대응을 미루고 허둥댄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물론 가시적으로 대응책임이나 역할을 미루지는 않는 것처럼 보인다. 단, 위기관리에 있어 실질적 오너십이 없다는 이야기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위기관리는 일개 부서나 한두 명의 직원이 진행하는 업무가 아니다. 위로는 CEO로 부터 일선 직원들에 이르기 까지 전사적 관심과 대응역량을 집중하는 총체적인 경영이어야 한다. 일상 업무에서 담당부서와 업무분야가 정해져 있듯이,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부서별 또는 개인별 담당 대응 위기 유형과 대응 업무 프로세스가 사전에 정해져 있는 게 좋다.

위기가 예측 가능할수록 관리의 승률이 높듯이, 위기에 대응할 ‘주체’들이 정해져 있어 대응을 진행할 담당자 또한 예측 가능해야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다. 위기가 일단 발생하고 난 뒤 대응 담당부서와 개인을 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대응 방식이다. 일단 그 해당 부서나 개인이 진정한 오너십을 가질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그 위기의 발생원인과 대응방식에 대해 추후 비판 받을 가능성이 많은데도 깊은 오너십을 투여하기에는 스스로에게 너무 위험하다 느끼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밑져야 본전인 일에 왜 갑자기 책임을 지려하겠나?)

또한, 급작스러운 위기관리 오너십의 일방적 부여는 해당 부서나 개인에게 미리 대비하면서 훈련 받을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인력이 준비되지 않은 인력일 가능성이 많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이 부분에서 위기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한번도 기자를 만나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 본적이 없는 위기관리 업무 담당자가 바쁜 와중에 기자들의 전화를 무심코 받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90%이상은 기자에게 불필요하거나 위험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취재전문가인 기자에게 말려드는 거다. 사실 이는 해당 담당자가 멍청하거나 부주의해서가 아니다. 사전에 한번도 이런 대응 훈련을 받아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평소에 이런 일은 홍보실에서나 하는 일로만 알았던 거다.

A타입의 위기. 누가 위기관리를 담당해야 하느냐? B타입의 경우 누가? C타입의 경우 누가?…이런 ‘누가(Who?)’의 오너십이 미리 정해져 있어야 사전 사후 관리 그리고 대응훈련을 통한 역량강화가 가능하다. 그래서 이 ‘누가(Who?)’의 가치는 위기관리 시스템에 있어 핵심 중의 핵심이다.

그냥 ‘알아서들 열심히!’라는 말은 아무 소용이 없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위기관리의 실패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목격되는 부분이 그런 안이한 생각이다. 안이한 구조화고, 안이한 대비 수준이 문제다.

자, 이런 위기에 누가 오너십을 가지고 성공적으로 대응 할 것인가?

5월 242010 Tagged with , , , , , , , , 4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새로운 KPI를 만들어라

 

위기관리, 새로운 KPI를 만들어라

 

위기관리 전문가들이나 기업 경영진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방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위기관리라는 부분이 그것이다. CEO를 비롯해 기업이나 조직의 그 누구도 이런 주장에 대해 반론을 피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주장이 전혀 먹혀 들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실제 일선 조직들이 자신들의 업무 분야에서 위기요소들을 발견해 내 즉각적인 완화 조치들을 취하고 위기를 해결해 버리면 조직 차원에서는 그런 위기관리 활동 자체를 사후에는 별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적인 임팩트를 주지 못한 (않는 것이 아니라 못한) 위기에 대해서는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그에 대한 위기관리를 했다는 부서나 직원에게도 별반 큰 평가를 해주지 않는 다는 게 문제다. 하나의 해프닝으로 위기를 받아들여 수고했어한마디로 위기관리에 대한 평가를 마무리 한다.

 

이렇게 가시적이고 실제적 임팩트특성만을 강조하는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은 조직 전반에 있어서 상당히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발생시키곤 한다. 첫째, 실무자들이 위기를 사전에 발견하거나 초기 대응하려 하지 않게 된다. 그래 보았자 별반 소득이나 평가가 없기 때문이다. 둘째, 위기가 발생했을 때 사전 조치나 대응의 책임을 서로 떠넘길 논리들만 찾게 된다. 지금까지 침묵하고 복지부동 했었지 않나 하는 비판에 대한 생존전략을 찾게 되는 거다. 셋째, 시기를 놓치고 금새 심각해 진 위기를 제대로 관리 할 수 없기 때문에 모두 손을 놓고, 전담할 부서에게만 위기관리 업무를 몰아 버린다. 사실 책임을 지는 게 얼마나 힘든 일 인가. 조직의 본능 때문에 이런 상황들이 발생한다.

 

많은 회사의 홍보팀들은 이런 내부의 시각과 평가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한다. “위기관리 잘해 봤자다또는 열 번 잘해도 한번 잘 못하면 본전도 못 건진다하는 이야기들이 모두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사내의 위기 요소들을 진단해 내도 그 자체로는 아무런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이들은 한숨을 쉰다.

 

홍보팀은 CEO에게 진단결과 우리에게는 이런 이런 류의 위기 요소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A위기는 A부서가, B B부서가등등 이런 시스템으로 이슈 오너십을 나눠 가지고 사전 발생 방지 완화 작업을 해 나가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하고 보고를 한다.

 

그러면 대부분의 CEO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신다. “좋아. 그러면 그렇게 오너십을 나누어 주고 관리하라 그래. 대신 그래도 위기가 발생하면 누가 어떻게 관리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좀더 심도 있는 플랜을 보고 해결국 모든 이후 책임과 사후 업무들은 홍보팀의 역할로만 남겨지게 되는 거다. 그나마, 그 정도에서 그치면 다행이다.

 

이런 보고를 함께 경청하던 다른 수 많은 부서들은 즉각 이런 컴플레인들을 한다. “아니, 왜 위기관리를 우리 모든 부서들이 함께 떠 안아야 합니까? 가뜩이나 우리 각자들의 업무들도 바빠서 눈코뜰새가 없는데 위기관리까지 맡으라고 하면 진짜 힘듭니다. 한 부서에서 한꺼번에 도맡아 해주어야 되지 않나요?”

 

사실 이를 두고 부서 이기주의라고만 할 수도 없다. 기획을 비롯해 마케팅, 영업, 기술, 생산, 법무, 인사, 총무에 IT 등등에 이르기 까지 누구든 책임이라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책임에 따라 평가가 이루어지게 되어 있고, 그 결과는 직접적으로 그들 자신에게 귀결이 된다는 전제이기 때문에 당연한 반항과 갈등이 발생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실제 이슈들에 대한 오너십을 나누어 맡는다 하더라도, 해당 위기 요소에 대한 사전 관리가 아무리 잘되어 봤자 조직에서는 잘 했다는 평가를 받기 힘들다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말 그대로 사전 위기관리나 완화 작업은 눈에 띄지가 않는 작업이다. 잘하고 있는지도 평가하기 힘들고, 잘 했는지도 평가하기 힘들다. 대신 잘 못하면 바로 가시화 된다. 당연히 실무자들에게 이는 밑지는 장사다.

 

이 부분에 대한 보완책으로 위기관리에 있어서 좀 더 실제적인 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를 수립해 관리하는 게 좋을 하다. KPI를 위기가 발생한 이후 어떻게 대응했는가에 만 초점을 맞추지 말라는 이야기다. 대신 KPI를 사전에 어떤 위기요소들을 어떻게 발견해 내어, 어떻게 개선 완화 시켰는지를 좀 더 깊이 있게 평가지표로 만드는 게 좋다.

 

이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위기관리위원회시스템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 정기적인 미팅을 통해 해당 기간 중 새롭게 제기된 위기 요소들이 어떤 것들이 있으며, 이에 대한 개선이나 완화 공조책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공유하는 활동들이 하나 하나의 KPI로 인정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단으로 치달아 결국 발생해 버린 위기들에 대해서는 전사적인 KPI를 가지고 사후 대책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후 위기관리에 있어 어느 한 부서에게만 KPI를 적용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다. 당연히 부담을 가지게 되고, 실제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무리수를 두게 된다.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방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위기관리라는 이야기를 좀 더 현실적인 조직 상황하에서 바꾸면 이렇다.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방지 할 수 있는 올바른 KPI를 수립하는 것이 가장 좋은 위기관리라는 말로 바꾸면 어떨까?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 중인 실무자들이라면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4월 172010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KAA저널 기고문] 글로벌 기업들에게 주는 토요타의 선물

글로벌 기업들에게 주는 토요타의 선물

 

정용민 대표
/
스트래티지샐러드

 

세계 자동차 사상 최대의 리콜. 토요타 자동차가 2010년 얻은 가장 큰 오명이다. 이 하나의 위기 케이스를 바라보는
기업들의 자세들은 제 각기 다른 듯 하다. 그러나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비판이 아니라 반면교사다. 특히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이번 토요타 케이스에서 가장 빨리 벤치마킹 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글로벌 위기관리 프로세스와 시스템이다.

 

특히 지금까지 내수에 집중했음에도 국내에서의 위기관리 조차 익숙지 않은 한국의 기업들이 글로벌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나타나는 위기관리 역량 부재 현상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토요타의 경우에는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지
오십여 년이 지났음에도, 글로벌 차원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에 있어 낯섦과 실수들을 경험했다. 이 낯섦과 실수들을 반면교사 삼아 글로벌 비즈니스 시작 단계에 있는 한국 기업들은 하루 빨리 위기관리 시스템을
글로벌화 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글로벌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있어 이번 토요타 케이스가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에게 던지는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선물들이 아닐까 한다. “~글로벌을 지향하는 한국 기업들이여…!”

 

글로벌
위기가 발생하면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의 주도권 또는 오너십을 어떻게 분배 할 것인가?

국내에서
발생한 위기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시차가 다르고 이해관계자들과 문화가 다른 시장들에서 동시에 발생한
위기는 누가 주도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답이 필요하다. 많은 지사들과 더 많은 에이전시들에게 무조건
본사의 일방적 지시에만 따르라 한다고 해결 되지는 않을 테니.

 

글로벌
위기관리 위원회의 경우 본사에서 누가 어떤 방식으로 실시간 통합해 관리 할 것인가?

현재 세계
각국의 위기 요소들이 실시간으로 본사에 보고되고는 있는가? 정기적으로 글로벌 위기 요소들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대응 의사결정이 가능한 미팅이 존재하고 있나? 아니라면 혹시 위기 이전에 이를 위한 시스템이
구축 가능할까? 일단 누가 글로벌 위기 관리 위원회를 리드할 것 인가라도 고민해 보자.

 

글로벌
차원의 위기가 발생하면 누가 앞에 나서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가?

글로벌 위기에 도요다 아키오
처럼 본사 CEO가 직접 나설 수 있나? 아니면 로컬 CEO들을 현지에서 대변인으로 각자 활용할 것인가? 그들이 의회에
나가 공격적인 질문을 받아 낼 수 있나? 해외 거래처나 현지 소비자들 그리고 호전적 현지 언론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데 있어 주저하지 않을 수 있나? 만약 역량을 사전에 확보해야 한다면 그들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로컬 상황에 맞게 트레이닝 또는 코칭 할 것인가 생각 해보자.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하나로 글로벌 시장에서 사과 해야 한다면 어느 시장부터 어떤 순서로 각각 누가 진행할 것인가?

단순히
최대 시장에서 최소 시장 순으로 사과를 진행 할 것인가? 1-2위 시장과 본국 시장에서의 사과 커뮤니케이션으로
가늠할 것인가? 소외된 다른 중소규모의 시장에서는 누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해야 하며, 어떻게 그들의 불만을 적절히 관리해야 할 것인가 연구해 보자.

 


국가마다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문화가 다르고 전략에도 차이가 있어야 하는데 이 모든 차이들을 어떻게 현지화 하면서도 통합적으로 관리할 것인가?

사내에 지역 전문가들을 보유하고 있는가? 각 국가에서 사업을
실행하고 있는 팀들이 얼마나 사전에 현지화되어 있는가? 그 지역에서 누가 위기관리 전략을 구상하고 커뮤니케이션하며
본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 통합적 위기관리를 실행할 사람인가 한번 돌아보자.

 

현지
시장의 경영진들은 위기시 어떤 역할을 각각 담당해야 할까?

세부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그들은 모두 위기시 그들의 역할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나? 그들
각각이 위기관리에 필요한 역량과 경험들을 보유하고 있는가? 토요타 북미 판매법인 COO 짐 렌츠(Jim Lentz) 같은 준비된 경영진을 벤치마킹
하라. 위기시 덜 준비된
일부의 사소한 잘못과 실수가 글로벌 차원에서 큰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지는 않을까 경계하자.

 

해외
의회청문회 (특히 미국 상하원)에 대한 대응과 최고위 경영진의
준비는 어떻게 할 것인가?

최고경영진이 상징적으로라도 해외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야 하는 사태가
온다면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그들이 해당 국가에서 도요다 아키오 같이 의회를 대상으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할 수 있을까? 만약 CEO의 활용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판단된다면 어떤 논리와 예비 플랜이 존재하는가? 그리고 대체 인사는 과연 누가될 수 있나 궁리해보자.

 

주요
시장에서만 에이전시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글로벌 차원에서 단수 및 복수 에이전시들로부터
도움을 획득해야 하는가?

토요타의 경우 미국내 로비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회사를 적극 활용했다. 수개의 광고대행사를 글로벌 각국에서 위기시 활용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 원칙을 가지고 에이전시들과 글로벌 차원의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것인가? 기존 에이전시들과의
통합적 활용은 어떻게 진행해 나갈 것인가 검토 해 보자.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어떤 언어로 진행 해야 하는가? 다국어로 모든 글로벌 자산을 통합적으로 운용해야
할까?

토요타의 경우 다국어로 유투브 동영상을 제작해 공유하고 있다. 물론 트위터, 유투브, 페이스북
등을 활용한 활발한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은 이번 토요타 위기관리의 핵심이었다. 과연 우리의 소셜미디어
자산(assets)은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적절한 수준과 품질인가 한번 진단해 보자. 세부 액션 플랜은 그 다음이어도 된다. 절대 위기시 소셜미디어를
침묵하게 하지 말자.

 

글로벌
위기시 각 현지 지원을 위한 위기관리 특별 예산의 생성과 배분 프로세스 그리고 확정에 대한 속도는 어떻게 확보 할까?

현실적 이야기가 가장 중요한 이야기다. 예산을 누가 어떻게
얼마나 확보해서 얼마나 빨리 집행 할 수 있을까? 예산이 없으면 위기관리도 없다. 글로벌 차원과 시스템 관점에서 미리 확정하고 준비해 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우리 기업들로부터는 이상과 같은 현실적이고 중요한 질문들에 대한 자신 있는 답변이 도출될 필요가 있고, 그에 대한 실행 가능한 대안들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제 비판만 말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실행해보자. 그래야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토요타 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 이번 케이스가 토요타가 우리 기업들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진짜 이유가 여기에 있다.


4월 132010 Tagged with , , , 2 Responses

고름만 짜내는 홍보팀이면 안된다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를 실행하면서 몇몇 홍보팀을 관찰해보면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다. 이슈나 위기와 관련된 깊이 있고 업데이트 된 정보가 홍보팀에는 상당히 막바지에 주어진다는 사실이다.

일종의 forecasting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들인데, 항상 관리할 수 없는 절망적 상황에서 부정적인 이슈가 홍보팀에게 주어지니 제대로 대비는커녕 개입하기도 바쁘다.

사람의 몸도 약간의 조짐이 있을 때 빨리 모니터링을 하고, 진단 해서 대비하거나 초기
치료를 행해야 하는 법인데 기업이나 조직이 이 프로세스를 종종 따르지 않는다.

Silo가 부서간에 너무 강해서인 경우들도 있고, 또 내부에서 confidentiality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문화 때문일 때도 있다.
일부는 홍보팀의 리더가 사내에서 어느 정도 상위 위치에 있지 못해서 고급정보가 유통되는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 때문일 때도 있다.

주변 부서에서는이런 이슈를 왜 홍보팀과 이 단계에서 공유해야 하지?’하는 거다. 또 극히 일부에서는
이런 이슈를 지금 홍보팀과 공유해버리면 언제 기사화 될지 모르지그러니 나중에 다
종결될 때 공유합시다하는 기업도 있다.

어느 부서가 나쁘거나 잘못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이 문제는 기업이나 조직 내에서 홍보팀의 위상과 관련된 이슈이기 때문이다. 이슈나 위기관리를 잘하는 홍보팀을 보면 열에 아홉 이상이 모두 평소 조직 내 위상이 높다. 리더가 일정수준 이상의 파워를 가지고 있고, 그에 적절한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유입되고 업데이트 된다. CEO를 비롯한 오너그룹과의 공감대와 충성도도 상시 존재한다.

반면에 항상 바쁘고, 급작스럽게 움직이며, 이미
심각해진 이슈나 상황에 사후 개입하기 바쁜 홍보팀은 그 반대다. 그나마 개입이 가능하도록 조직 내에서
인정받는 홍보팀은 차라리 나을 수도 있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해도 개입할 엄두를 못 내는 홍보팀도 있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최종 고름만 짜내는응급처치반 또는 불만 끄는 소방관들이 홍보팀이면 안 되지
않나.





4월 072010 Tagged with , , 0 Responses

위기관리 시스템 짓고 허물기: 알면서 왜 이러나?

송 최고위원은 “지난 10년 동안 좌파정권이 국가안보를 무너뜨렸다고 주장하며 등장한 이명박 정권은 참여정부 때 만들어 놓은 위기관리 매뉴얼 시스템을 다 파괴하고 국가안보위기 관리능력을 형편없는 수준으로 만들었다”며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기능을 격하시켰다가 금강산에서 우리 관광객이 사망하고 나서야 뒤늦게 복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비상사태를 대비하는 총리실 비상기획위원회를 해체하는 등, 그야말로 체계적으로 안보의 기반을 파괴해왔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아무리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지만…위기관리 시스템이나 안보 시스템은 좀 놔두면 안될까? 위기관리 시스템이 뿌리 내리기도 전에 갈아 엎으면 스스로가 괴롭다는 철학이 없을까? 그냥 자신이나 국민들을 위해 시스템만은 그냥 놔두면 좀 안될까?

어차피 당하고 나면 위기관리 시스템 재정립한다 하고, 허물었던 국정홍보 기능도 재정립해야 한다 하는데…왜들 그럴까? 알면서.

 

관련글: 국정홍보처 폐지론 어찌 그리 똑같을까…

4월 042010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기업 트위터: 위기시 차라리 침묵하라???

 

 

 

여러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업 트위터 개설 및 운영이 유행이다. 마케팅이나 홍보적 관점에서는 차치하고, 일단 최근 여러 기업들에게서 목격되는위기관리관점에서 기업 트위터를 들여다 보자.

기업 트위터를 통한 위기관리라고 별로 특별할 것은 없다. 위기나 이슈 또는 논란이 발생했을 때 거의 모든 기업은 유사한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의해 포지션, 대응방식과 메시지를 정하게 된다.

언론관계에 있어서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브리핑 또는 공식 해명 보도자료와 기업 트위터의 트윗 메시지가 만들어지는 프로세스는 거의 동일하다고 보는 것이다. 투자자나 관계기관에게 전달하는 IR이나 대관부서의 보고서도 마찬가지 프로세스고, NGO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메시지도 같은 프로세스를 통해 거의 동일한 인사들에 의해 결정된다.

기업 트위터는 다만 즉각적이고, 개인(인간)적이며, 대화가 가능하고, 이해관계자들을 넘어 직접 일반 공중들에게도 전파된다는 특성이 있겠다.

, 기존의 대언론, 대투자자, 대관, NGO 관계를 실행하는 인력들이 기업 트위터를 운영하는 인력과는 약간 다름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기발생시 대언론 창구로 공식 인터뷰와 메시지 전달을 담당하는 위치는 홍보팀장급 이상의 홍보부서 책임자이거나 대변인 역할을 하는 임원급이 되는 경향이 많다. 상당히 공격적인 출입기자들의 날카로운 질문들과 의도적 압박을 충분히 견뎌내면서, 자신의 메시지가 공적 신뢰를 줄 수 있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직급이 필요하다. (물론 중소기업은 대리급 홍보직원이 젊은 기자들과 말씨름을 하곤 하지만…)

대관이나 대NGO업무에 있어서도 사내 변호사나 팀장급 이상의 노련한 매니저들이 전략적으로 이들과 커뮤니케이션 하고, 밀고 당기는 전략들을 경험에 근거해 실행한다.

그러나 기업 트위터의 경우 다년의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가진 중진급 이상의 매니저들이 포진하지 못하는 듯 하다. (트위터 라는 매체의 연령이 아직 물리적으로 모자라서다) 그로 인해 기업 트위터를 운영하며 위기시 대화하는 주체에 대한 공중의 신뢰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게 문제다.

특히, 기업 트위터에서 관리하려는 이슈가 자사 시니어 오너에 관한 이야기라던가, 상당한 수준의 정치적, 사회적 논란들일 경우에는 기업 트위터를 운영하는 직급의 실무자의 이야기에 일반 공중들의 신뢰가 부여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게 현실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비록 기업 트위터를 운영하는 직원이 높은 직급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그가 하는 트윗은 내부의 공식적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거쳐 일선에서 커뮤니케이션 되고 있다는 보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언론이나 투자자, 관계정부기관 그리고 관련 NGO같은 경우에는 분명히 이해관계자다. 반면에 기업 트위터는 일반공중이 주요 커뮤니케이션 대상이다. 이해관계자는 우리 조직이나 우리 회사에 대해 특정 수준 이상의 정보와 이해관계를 보유하고 있는 그룹들이다. 그러나 일반공중은 그렇지 않다. 평소에는 이해관계자라고 볼 수 없지만, 특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시 해당 이슈와 위기에 관해 인스탄트적인 이해관계가 설정되는 그룹이다. 당연히 커뮤니케이션이나 포지션에 있어서 더욱 더 수용자 중심적인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부분에 주목을 한다면 몇 가지 기업 트위터를 통한 위기관리에 한계원인들이 보이게 된다.

1. 기존 대언론, 대투자자, 대관, NGO등을 대상으로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과 기업 트위터를 통해 일반공중에게 공유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동일하다는 것:

 

대상 오디언스의 민감성, 기존 정보 보유 수준, 이해관계 수준, 트위터 자체의 매체 특성등을 감안해 비슷하지만 무언가 다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것

2. 기존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는 담당자 직급과 기업 트위터를 운영하는 담당자 직급에 차이가 있다는 것:

 

완벽하게 개인의 노출을 삼가고, 인간화를 포기하는 공식 트윗팅을 한다면 모르겠지만, 인간적인 운영시 소스의 신뢰성이 조직 문화내와 일반공중들에게서 얼마나 확보될 수 있는가가 이슈

3. 대화의 순발력에 있어서 기존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과 기업 트위터에서 요구하는 수준은 많이 다르다는 것:

 

기업 트위터 운영자의 직급과 정보 보유 수준이 높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

4. 최고경영진이나 주요 의사결정자들이 트위터 문화나 다이나믹스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

 

이 또한 시스템적으로 기업 트위터를 통한 위기관리에 큰 한계를 긋고 있다.

5. 위기관리 기존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하게 기업 트위터를 통한 위기관리 실행에만 그리 큰 의미는 주어지지 못한다는 부분:

 

예를 들어 기업 트위터 운영자가 토요일 새벽이나 일요일 이른 오전에 발견한 이슈와 논란에 대해 전사적으로 책임 있는 의사결정이 트위터를 위해서만 즉각 이루어지지는 못하는 현실


이와 같은 기업 트위터를 통한 위기관리 한계에 있어 현재 가장 안전한(?) 전술은침묵일 것 같다는 생각이다. 당분간이라도 위의 제반 시스템적 부분이 확보되지 않는 이상은 가능한침묵이 위기시 안전하겠다. 이는 이론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현실과 효용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위기시 일선 낮은 직급 직원의 개인적 관여(engagement)로 밖에 기업 트위터가 비쳐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위기시에는 가능한 보수적 운용이 필요하다 본다.

 

 

 

4월 012010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너무 자세하면 더 안좋다: 위기관리 매뉴얼

본보가 31일 해군에서 입수한 A4 2쪽 분량의 ‘비상이함 절차’에 따르면, 비상 탈출 절차는 명령→준비→구명벌(천막 형태의 구명 장비) 투하→탈출의 4단계이고 ‘명령은 오직 함장만 내린다’고 돼 있다. 천안함 사고 직후 함장이 함장실에 5분 이상 갇혀 있었고, 전력 공급이 차단돼 함정 내부에서 명령을 전파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던 상황에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생존자도, 실종자도 모두 지휘 계통이 끊겨 우왕좌왕 할 수밖에 없었다.[한국일보]

 

 

한국일보에서는 해군의 비상이함 매뉴얼이 너무 상식적이고 개략적이라서 실제 위기시에 그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위기관리 매뉴얼을 제작하면서 목격하는 현상을 보면 이런 지적과는 반대 현상이 일어난다. 매뉴얼이 너무 자세하면 (실제로 매뉴얼을 깊이 연구 공부해야 하는 수준) 위기시 작동 가능성은 더욱 더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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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의 비상이함 절차 매뉴얼 일부한국일보 제공]

일반적으로 볼 때 해군이 가지고 있는 비상이함 매뉴얼은 그렇게 단순하지도 너무 자세하지도 않은 평이한 수준이다. 비상이함의 명령자를 함장으로 제한해서 직접적인 오너십을 부여했다. 이 부분이 아주 중요하다. 매뉴얼상 프로세스에 있어 주어가 되는 부분이다.

한국일보에서는 함장이 부재하거나 유고시에는 그럼 어떡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는 데, 실제 매뉴얼에서 오너십을 부여한 원칙을 상기해 보면 함장의 부재나 유고 확실시 누가 그 역할을 먼저 담당해야 하는지에 대한 감이 올 수 밖에 없다. (반대로 명령권자의 차차순위에 대한 리스트를 쭉 열거해 놓는 것도 매뉴얼상에서는 우습다)

위의 매뉴얼을 보면, 비상이함 명령권자에 대한 명시 (오너십), 인원보고와 안전수칙에 대한 원칙, 비상이함시 유의사항 (안전 중시), 비상이함 준비 불가시 약식행동요령, 기타 급격한 침몰시 대처 요령이 간단하지만 강력하게 제시되어 있다.

세부적으로 이동거리, 지참 물품 목록, 승선 순서, 파기물 유형 및 순서, 비상이함의 실제 사례와 동선 등등이 수십 페이지에 이르러 자세하면….작동 가능성은 그에 반비례 하게 된다.

많은 기업들이나 조직들이 일종의심리적 안정감을 찾기 위해 기존 위기 관리 매뉴얼들을 극도로 세분화하고 그 절차를 자세하게 설명하려 애쓴다. 하지만,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열에 아홉은 그런 복잡한 매뉴얼을 기억하지 못한다.

실제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들이 단순하게 암기할 수 있는 깊이와 분량. 그 수준이 효과적인 위기관리 매뉴얼의 모습니다. 새로 장만한 홈씨어터 시스템의 설치 매뉴얼 보다는 최소한 쉬워야 한다는 거다.

 

3월 112010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부정적인 기사가 기업에게 주는 의미

최근에는 기자들이 기업들에 대해 그렇게 깊이 있는 정보를 얻거나, 찾지 않기 때문인지아주 심각한 기사들이 그렇게 많이 양산되지는 않는 듯 하다. 일부 대기업 홍보임원들 사이에서는언론이 내부에서 점차 관료화 되 가고, 배가 고파서 홍보 쪽에서 볼 때는 바람직(?)한 방면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야기들 한다.

기자들 중에서 가장 무서운 기자는기사로만 이야기하는 기자인데요즘에는 기사로 이야기하는 기자들이 점차 줄고 있다는 이야기다. 취재에 임하는 태도 또한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게 나이 많은 선배들의 생각이다.

“예를 들어예전에는 공시자료들을 항상 보다가 우리 회사 공시자료가 나오면 그 이전 몇 년 전 히스토리까지 찾아 분석을 하고 기사 앵글을 잡아 취재를 해 오는 기자들이 종종 있었지. 요즘에는 일반 기업 출입하는 기자들이 공시를 잘 안보지. 보더라도 그 깊은 뒤편의 의미를 잘 몰라. 이해를 못하는 거지…”라고 한 선배가 이야기한다.

내 경험상으로도 제일 두려운 기자는 공시나 회사 재무관련 정보를 기반으로 취재를 해 오는 기자였다. 상당한 재무지식과 회계원칙 등으로 공격을 하는데 내 스스로도 IR적인 준비가 덜 되어있어 더욱 힘들었다.

기자들이 부정적인 기사를 만들면…그것이 곧 기업에게 100% 부정적이기만 할까? 물론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놀라고, 매출이 하락하고, 거래처들이 돌아 앉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부정적인 기사로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소득은 전혀 없을까?

마케팅에서 신제품이 나왔다. 브랜드매니저는 분명히 이 제품은 시장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우리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울 제품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이 제품에 대해 사전 소비자 리뷰를 실시하니 문제점이 몇개 발견되었다. 내부에서 갑론을박을 하다 그냥 해당 제품을 개선없이 일정대로 출시하기로 한다.

기자가 그 부분을 문제 삼아 기사화 하려고 한다. 홍보팀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사내에 사실을 보고, 공유하게 되면, 당연히 해결 방안을 급히라도 마련하게 된다. 홍보실은 곧 기자에게 개선방침을 전달한다. 만약 이 기자가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면 이 회사는 해당 제품을 억지로 출시했을 것이고, 그 제품은 그 문제로 인해 시장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기자가 이 기업을 도와준 것이다.

실제로 기업에서는 부정적인 기사로 인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선하는 많은 사례가 있다. 재수없게 당해서(?) 우리의 A/S 비용이 배가되었다 생각하기 보다는이번 기회로 좀 더 완벽한 A/S 시스템을 확립하자 하는 게 옳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수백에서 수천 개 이상 쌓이고일정의 기간들이 흘러야 기자는 관심을 가진다. 그리고 관심을 가지는 기자들의 일부만 시간을 들여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쓴다. 기자를 관리하기 보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전에 관리하는 시스템이 더 나은 위기관리 시스템이다.

CS, 영업, 마케팅, 생산, 기술, 기획, 인사, 총무, 법무모든 부문들이 따로 놀기 때문에 항상 홍보실은 기자의 입을 막는데 몰두하게 된다. 같이 모여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공유하면 홍보실은 할 일이 준다. 문제가 없는 데 왜 기자의 입을 막고, 기자와 술 전쟁을 치러야 하나 말이다.

3월 082010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시스템, 왜 작동 하지 않을까?

예상보다 많은 기업들이 실제로 사내에 위기관리 시스템을 나름 구축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상당히 많은 예산을 들여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들에게 맞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런 위기관리 시스템이 실제 위기 발생시 허무하게도 작동을 하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그렇게 많은 노력과 예산을 들여 만들어 놓은 위기관리 시스템. 왜 위기시에는 실제로 작동하지 않을까? 왜 위기 이후에는 항상 시스템 무용론이 고개를 들까? 무엇이 문제이길래 실제 써먹기가 그렇게 힘들까? 그 이유들을 12가지로 정리해 본다.

  1. 시스템이 엉터리인 경우
    매뉴얼이나 여러 가지 위기관리를 위한 시스템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일부 기업들은 시스템들이 너무 다양해 위기관리 시스템이 상호겹쳐지기도 한다. 하지만, 위기가 실제 발생하면 각 시스템들이 서로 충돌하거나, 빈 공간들이 튀어 오른다. 심지어 누가 이 이슈를 관리하는데 리더십을 가져야 하는지도 찾기가 힘들다.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든 시스템은 시스템이 아니다.
  2. 시스템이 너무 오래돼 적용 불가능한 경우
    기업을 둘러싼 환경들과 이해관계자들은 하루가 멀다 변화하고 성장과 확장을 반복한다. 일부 기업은 그 속도를 따라가기는커녕 대응시스템을 정지시켜 놓은지 오래다. 온라인상 위기가 발생했을 때 먼지 묻은 시스템을 끌어내 보니 대응 방법이 없다. 3년전 매뉴얼도 실제 환경에서는 환갑이 지나버린 셈이다.
  3. 기업철학의 적용이 평소와 위기시 상반되는 경우
    평소 기업이 그렇게 외치던 이야기들이 위기시에는 싹 사라져버린다. 아주 잊혀지는 경우다. 고객을 왕으로 모시겠다고 하면서, 위기시에는 왕을 우습게 여기고 적으로 간주한다.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대하는 태도가 평소시와 위기시가 정반대인 경우다. 아주 멋진 시스템이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4. 평소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부재하거나 비효율적인 경우
    부서와 부서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진행이 완료되는데 최소 2~3일 이상이 걸린다. 일선에서의 심각한 고객불만 접수가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사라지거나, 무마된다. 분명히 빨리 보고와 공유만 됐어도 해결방안을 만들었을 텐데…하는 모든 기업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미 트로이의 목마는 우리 안방에 들어와 서 있다. 시스템을 작동시키기에 너무 늦은 거다.
  5. 기업 내부에 부서간 Silo Thinking 너무 강한 경우
    영업은 바쁜데 왜 우리가 위기를 관리해야 하느냐 불평한다. 마케팅은 홍보팀의 존재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손가락질한다. 기획이나 인사팀은 위기가 발생했는데도 일찍 퇴근한다. 왜 우리 부서가 왜 내가 위기관리에 나서야 하는지를 모르겠다 한다. 책임은 물론 위기 대응실행도 자신의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손가락질만 한다. 시스템이 작동 할 수가 없다.
  6. 문서로서의 시스템은 존재하나 실행형 시스템이 아닌 경우
    위기관리매뉴얼이 곧 시스템인 줄 아는 경우다. 매뉴얼이 어디에 보관돼 있는지 모른다. 일부 기업에서는 매뉴얼에 먼지가 수북하다. 오랜만에 매뉴얼을 펼치려면 ‘쩍’하고 찢어지는 소리가 난다. 매뉴얼이 완성된 이후로 한번도 들여다 보지 않았다. 심지어 사내에 매뉴얼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어떻게 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나?
  7. 기업 내부에 위기 관리 의식이 부족한 경우
    회사 내에서 ‘위기’라는 단어나 표현 자체를 쓰는 것 조차 재수 없다는 분위기인 경우다. 좋은 이야기만 해도 힘들고 어려운 시장인데 왜 자꾸 ‘위기’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하느냐 하는 거다. 당연히 위기관리 시스템은 어느 한 담당부서가 만들어 놓은 업무실적일 뿐 그 이하나 그 이상이 될 수 없다.
  8. 위기관리 시스템을 리드하는 부서가 힘이 없는 경우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 관리하는 부서가 사내에서 아무 힘이 없는 경우다. 특히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나 관리 담당자가 쥬니어급 직원이면 더더욱 해당 시스템은 작동하기 힘들다. 일개 회사가 대리나 주임급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도 우스운 일 아닌가?
  9. 최고경영자가 시스템보다 직관에 의존하는 경우
    시스템이라는것은 구 구성원이 누가 되든, 어떤 상황이 되든 적정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고경영자가 부재중이라 해도 시스템은 운용 가능해야 한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게 시스템이다. 위기를 그냥 방관하고 있다가 최고경영자가 ‘버럭’ 화를 낼 때마다 후다닥 해치우는 시스템은 적절한 운용 방식이 아니다.
  10. 위기에 대한 정의가 달라 시스템 가동 기준도 다른 경우
    CEO의 위기관이 있는데, 홍보팀의 위기관이 다르고, 기획이나 생산의 위기관 또한 다른 경우다. 어느 하나 정확하게 ‘위기’라 공통적으로 정의 하기가 힘들고, 그에 따라 정해진 시스템을 가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즉각적인 판단이 서질 않거나, 유보된다. 실제 위기가 발생했는데 토론으로 시스템의 적절한 가동 시기를 놓치고 만다.
  11. 임파워먼트가 일선조직에 전혀 주어지지 않는 경우
    기업의 모든 위기와 컴플레인이 최고경영자가 나서야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선 매장에서 소비자 또는 고객들이 항상 외치는 ‘매니저 나오라 그래’ ‘사장 나오라 그래’하는 말들이 이런 시스템의 문제들이다. 일선에 문제해결의 임파워먼트가 주어지지 않아 적절한 시스템 구현이 되지 않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12. 일선조직에 까지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
    본사나 임원들이 일선조직을 너무 과대평가하거나, 그들의 역량을 그냥 추측하는 경우다. 당연히 ‘위기시에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개념적인 원칙들이 실제 일선에서는 전혀 생소한 주문이 되곤 한다. 이 경우 시스템이 잘 돌아가지 않는 이유는 사실 일선조직들이 그 시스템을 이해하거나 학습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12가지 경우들과 원인들이 기업의 소중한 위기관리 시스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일부는 알면서도, 일부는 몰라서 그런 부분들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기업마다 내부 사정이 있고, 오너 또는 경영진의 생각이 있고, 부서들간의 정치력들이 얽혀 있어 이런 고질적인 원인들이 말끔하게 해결되기는 힘들다.
하지만, 위기관리를 담당한 실무자라면 자사의 개선 가능 요인들이 무엇일까에 대한 확실한 통찰력은 가지고 있는 게 옳다. 그것 자체가 회사를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3월 072010 Tagged with , , , , , , , , , , , , , , 0 Responses

글로벌 위기관리의 교훈: 토요타 리콜

 

 

아마 이번 토요타 케이스로부터 한국의 기업들이 가장 중요하게 벤치마킹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글로벌 위기관리’ 프로세스와 특성들이 아닐까 한다.

특히 내수에 집중했음에도 국내 위기관리에 조차 익숙하지 않은 한국기업들이 글로벌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위기관리 역량부조화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토요타 경우에도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지 오십여 년이 지났음에도, 글로벌 차원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에 있어서 낯섦과 실수들을 경험했다. 토요타에 비해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비즈니스 시작 단계에 있는 한국기업들은 ‘What if?’ 마인드를 글로벌화
하는데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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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토요타 판매 COO의 리콜 설명 동영상을 베트남어, 중국어, 한국어로 각각 캡션 처리해 공유 중인 토요타사실 품질이나 내용에 별로 시간을 들인 것 같지는 않다]

 

 

토요타 케이스를 반면교사로 삼아 글로벌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사전 질문들을 몇 가지 정리해 본다.

 

  • 상황관리와 위기 커뮤니케이션 관리의 주도권 또는 오너십을 어떻게 분배 또는 배분해야 하는가? 본사 vs. 수 많은 로컬.
  • 글로벌 위기관리팀 및 위원회는 본사에서 누가 어떤 방식으로 실시간 통합해 manage할 것인가? 이를 위한 시스템이 사전에 구축 가능할까?
  • 글로벌 차원의 위기가 발생하면 누가 전반적인 visibility를 가져갈 것인가? 본사 CEO vs. 로컬 CEO. 그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로컬 각각에 맞게 트레이닝 또는 코칭 할 것인가?
  •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하나로 사과를 해야 한다면 어느 시장부터 어떤 순서로 각각 누가 진행해야 하는가? 미국, 중국, 유럽, 동남아시아, 남미
  • 각각의 로컬마다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문화가 다르고 전략에도 차이가 있어야 하는데 이 모든 차이들을 어떻게 localization & integration 해야 하는가?
  • 로컬의 기존 management들은 위기시 어떤 역할을 각각 담당해야 하는가?
  • 해외 의회청문회 (특히 미국의 상하원)에 대한 대응과 Top management의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 Top management가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익숙하지 못한 분이라면 누가 대체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가? Top management를 대체해야 하는 상황과 비판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top management를 급히 병원에 입원시키는 방식 같은 것 말고…)
  • 주요한 시장에서만 에이전시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전체적으로 단수 또는 복수 에이전시들로부터 일관된 도움을 획득해야 하는가?
  • 글로벌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선택과 집중의 원칙이 통할까? 소외 받았다고 느끼는 시장에서는 어떻게 생존할까?
  •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영어 또는 한국어로만 진행을 해야 하는가? multi-language로 모든 글로벌 자산을 통합적으로 운용해야 할까?
  • 현실적인 논의로 글로벌 위기 발생시 각 로컬을 지원하기 위한 위기관리 특별 예산의 생성과 배분 프로세스 그리고 확정에 대한 속도는 어떻게 확보가능 할까?

 

이상과 같은 현실적이고 중요한 질문들이 도출될 필요가 있고, 그에 대한 실행 가능한 대안들이 수립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토요타 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


[중국 시장에서 사과하는 아키오 토요다 사장]


[미국 의회 청문회에 참석한 아키오 토요다]


[글로벌 위기관리 이후 내부 커뮤니케이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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