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3월 072010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시스템의 원칙: Risk Intelligent Enterprise

먼저 지능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기업은 리스크 관리 역량이 개별 사업부문에 국한되지 않고 기업 전반에 걸쳐 존재한다. 둘째, 이미 확실히 드러난 리스크뿐 아니라 발생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인 리스크도 함께 관리한다. 셋째, 회사의 리스크 관리체계에서 창출된 지식을 전 조직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힘쓴다. 넷째, 새로운 리스크관리 기법과 프로세스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중앙일보]

딜로이트의 한찬희 대표께서 아주 심플하게 위기관리 시스템의 원칙을 기고문에서 언급해 주셨다. 위기관리 컨설팅 펌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시스템 디자인들이 존재 가능하지만가장 중요한 backbone은 위의 4가지라고 본다.

전사적 역랑 확보 및 강화: 일부 홍보팀에 국한하거나 한정하는 위기관리 시스템은 분명 문제. 그것이 위기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라고 해도 전사적인 공유가 없다면 문제
현재적/잠재적 위기요소 확인 관리: 위기 요소 진단이 선행되지 않고, 완화와 방지 처리 작업이 선행되지 않는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분명 한계
위기관리 지식의 전사적 공유 (트레이닝): 공유와 학습이 없는 문서상의 시스템은 문제. 공유와 학습이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의 꽃
지속적인 위기관리 시스템 투자: 시스템이 영원하다 믿는 조직은 문제. 지속적인 투자와 업데이트 그리고
개선이 중요

아주 현실적이면서 중요한 이론적 가이드라인이 아닐 수 없다.

 

3월 062010 Tagged with , , , , , , , , , , , , , 1 Response

PR이나 위기관리…이것들과 상관 없으면 럭키!

포텐셜 클라이언트들을 만나보면 상당한 시간과 예산을 들여서 자신만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놓았다는 기업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그 다음 문제는 그것이 과연 실제 위기시에 유효한 작동을 할까 하는 것.

실제 위기가 발생되기 까지는 아무도 모르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시스템이 작동할지 하지 않을지 알아보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핵심 실무자의 눈빛을 보면 된다. 자신 없거나 무언가 불확실한 표정이라면 그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가끔 코치들에게도 포커 페이스 하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그들이 스스로 가장 잘아는 법이다.

 

경험과 관찰들로 정리해 보았다.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 이런 12가지 이유때문에 위기시 절대 작동하지 않게 된다.

 

근데 정리를 하고 보니이런 경우들 중에 하나에도 해당사항 없는 기업의 PR담당자들은 진짜 행운아가 아닐까 한다. 과연 누가 그런 행운아일까?

 

3월 042010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현장과 일선: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아야 할까?

 

일선에다가 부담을 주지 말라는 이야기야. 우리 일선 직원들이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아야 하냐 하는 거지.  사람들에게는 그냥 언론에서 취재가 나오면 인터뷰하지 말아라. 홍보실 연락처를 가르쳐 주고 그쪽으로 연락하라 그래라.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말라 세가지만 가르쳐주면 되는 건데 트레이닝까지 하냐 이거야” (컨설팅 기획 회의시 / 기업 임원 말씀)

 
시스템적으로 맞는 말이다. 지당하신 말씀이다.

 

문제는 학(學)과 습(習)이 엄연하게 다르다는 데 있다. 일선에다가 가이드라인을 내려 보내면 다 학습이 되리라 생각하는데…현실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제대로 학이나 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사실 일선에 내려 보내는 그 수많은 가이드라인과 정책들이 대부분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기업 위기라는
것이 발생되기 힘들다)

가이드라인은 (學) 기회일 뿐이다. 배움을 익힐(習) 기회가 없으면  가이드라인은 그냥 종이 쪽지로 남고, 휴지통이나 책갈피에서 생명을 다하게 된다.

본사나 임원들은 일선의 수준이나 교육상태, 준비수준을 현실보다 높이 평가한다. 그것이 정치적으로 의도적이건 비의도적이건 현실과 다른 이해가 분명 존재한다.

여러 기업들을 진단하고 현실과 동일한 드릴을 진행해 보면 99.99%의 일선들은 언론 취재에 의도적이건 비의도적이건 협조한다. 몰래 카메라에도 자연스럽게 응하고, 취재진의 자극에 적나라하게 반응한다. 방송용으로 부적합한 험한 말도 무의식적으로 내뱉을 뿐 아니라, 취재진을 적으로 생각하고 공격한다.

그들의 책상 위에 언론 취재 대응 가이드라인이 아주 심플하게 붙여져 있어도, 그들은 자신들의 본능과 감정을 컨트롤 하지 못한다. 이 부분은 본사의 임원들이나 대변인 일부들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가이드라인 줄에 위기시 자신의 본능과 감정을 자유자재로 통제할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세상이 되겠나.

일선에게 습()의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들에게 그런 기회를 주지 않고 위기가 실제 발생했을 때 그들에게 책임을 묻고 질책하는 것은 너무나 잔인한 시스템이라 생각한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수백 시간의 준비와 토론 그리고 또 다른 수백 시간의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선행되어야 한다. 외부 컨설턴트들이 방문해서 후다닥 만들어 납품할 수 있는 공산품이 아니라서 그렇다. 클라이언트는 그 준비와 토론의 과정에서 성장한다. 깨달음을 챙겨가는 거다.

2월 282010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문화간 위기 커뮤니케이션 차이: 토요타 리콜 in 미국시장

 

이날 청문회 풍경을 외신들은 ‘미·일(美·日) 문화의 충돌’로 묘사했다. 가급적 대결을 피하려 하는 일본의 기업 경영자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고성과 삿대질은 구사하는 미국 의원들이 맞붙었다는 점 때문이다. 또 전통적으로 어려운 문제에 봉착할 경우 합일점을 찾는 더딘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는 일본과, 브레이크 결함 문제 등에 대한 신속한 답변을 원하는 미국 사이의 충돌이라는 의미다. [조선일보]

조선일보에서 인용한 외신들의 분석에 공감한다. 이번 토요타 케이스에서 가장 큰 인사이트는 문화간 위기관리 원칙과 논리가 상호간 약간 다를 수 있다는 부분이다. 물론 오디언스가 중심이 되어 그들에게 익숙한 문화적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것이 옳겠지만, 그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는 주체가 스스로 익숙하지 않는 방식이라는 것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글로벌 기업들에게도 상당한 인사이트가 될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비즈니스 문화에 있어 내수에 치우친 국내 기업들에게도 상당한 챌린지 아닐까?

시스템적으로 어떤 준비가 있어야 할지도 고민해 보아야 하겠다.

 

 

2월 232010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HR이 위기를 관리한다? : 실패나 실수는 없다

사람은 능력이 모자랄 수 있습니다. 
사람은 부주의
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실수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 사람은 그럴 수 없어!!!!!!!!!!!

[MBC 드라마 ‘선덕여왕’의 미실 대사 중에서]

최근 모 기업의 대형(?) 위기를 지척에서 관리했던 모 인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아주 언론에서 유명했던 케이스인데…상당히 관리 방식이나 체계에 대한 내부 이야기들이 흥미로워 주의 깊게 듣게 되었다.

해당 사건 이후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요?”

“응…OOO씨(임원)가 날라갔어. OOO씨도 같이. 그러니까 그 밑에는 뭐 알만하지?”

흥미롭게도 로컬기업들 중에 일부 기업에서는 (특히 오너 기업들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심각한 위기가 발생하면 그 이후 해당 위기에 관련 된 책임자들을 시쳇말로 ‘날려 버리는 것’을 자주 본다. 이
회사도 마찬가지였다.

아니…HR(인사) 위기관리를 하는 회사가  있군요

“거기는 자주 그래. 저번에 OOO이도 그래서 날라간 거야. 기사 몇 개 못 막아가지고.”
(선덕여왕의 미실이 외치던 대사가 생각난다. 위의 대사 이후 칼을 뽑아 휘두르던 생각.)

위기관리 시스템에 있어서 이런 류의 기나긴 히스토리가 있고, 최고위층의 위기관리 의식이 이렇게 대증 치료적 수준에 머물러 있는 기업은 상당히 시스템 구축이 힘들다. (불가능하다)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최고위층과 실무 층이 따로 분리되어 돌아가곤 한다.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사람은 많다는 최고위층의 생각. 날라갈 일만은 절대 피하자하는 중간관리자의 생각. 어짜피 살고 죽는 것은 모든게 (運)’이라고 생각하는 실무자들의 칵테일은 생각만 해도 무섭다.

제발 HR로 위기관리 하려 하지 말자. 그만하자.

2월 162010 Tagged with , , , , , , , 1 Response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이 구축 안되는 이유들

 

 

기업마다 각기 다른 수많은 이유들이 존재하지만, 경험상 가장 흔한 이유들은 다음과 같다.

 

  • CEO 또는 홍보담당자가 위기관리 또는 위기관리 시스템에 관한 최소한의 지식도 없는 경우. 아무 동기가 부여되지 않음.
  • CEO 또는 홍보담당자가 위기를 언론관련 위기로만 보고 있는 경우. 스스로어떻게 언론관련 위기를 시스템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 평소 관계가 제일 중요한데 말이야하는 생각을 함
  • 보통 기존의 위기들을 극복했던 방식을 보면, 주요 핵심 임원 몇 명이 오랫동안의 경험을 가지고, 소리소문 없이 문제들을 해결해 버리는 스타일이기 때문. 최소한 그 임원들이 현직에 있는 한은 위기가 없을 것이라는 안도.
  • 홍보담당자가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소원인데도, 내부에 셀링을 하지 못하는 경우.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거나 도움을 주지 않음. (보통 홍보담당자가 쥬니어 레벨인 경우)
  • CEO께서 위기관리 시스템을 갖추라고 지시하셨으나, 실제 담당자들이 그 자체에 대해 별반 지식이 없어 골치만 아파하고 있는 경우. CEO보고를 위해 어떻게 흉내라도 좀 내야 하는데 정확한 솔루션이 떠오르지 않음.
  • 위기관리 매뉴얼이나 몇 번 미디어 트레이닝과 같은 경험을 해 보았는데, 사내에서 별반 반응이 좋지 않아서 다시 시스템 운운하기 난감한 경우. 보통 교수님들에게 매뉴얼을 맡기고, 떡 제본이 된 매뉴얼을 받아 책상에 전시해 놓는 경우, 그리고 미디어 트레이닝이라고 해서 기자 몇 명 불러 놓고 강의 형식으로 가늠하는 경우들이 해당.
  • 몇 년 전 큰 예산을 들여 다양한 시스템 사업들을 해 놓았는데, 그 직후 CEO와 임원 대부분이 교체되어서 다시 그 이전으로 돌아간 경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생각에 난감해 함.
  • 별반 우리 회사에 위기라는 것이 존재하리라 보지 않는 경우. 위기관리 시스템이라는 이야기까지
    하면서 위기 의식을 조장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함. “우리는 B2B인데 무슨 위기?”

여러 포텐셜 클라이언트들을 만나다 보면 각 사가 여러 가지 다른 고민과 어려움 때문에 골치 아파하는 것을 본다. 많은 케이스들이 이상과 같은 케이스들인데, 하나 하나 다 깊은 배경이 있고, 실무자들의 고뇌가 존재한다.

위기관리 코치들로서 하나의 역할과 임무는 이런 포텐셜 클라이언트들의 현실토로를 주의 깊게 들어주는 데에서 시작한다. 그들이 무엇을 진정 원하고 있는지, 그들이 지향하는 방향은 어디인지를 잘 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그들과 100% 공감할 수 없다면 코칭도 있을 수 없다.

 

 

 

 

2월 142010 Tagged with , , 2 Responses

대기업 위기관리 : 어렵다는 것에는 공감

5대 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솔직히 도요타 리콜처럼 해외에서 메가톤급 파문이 우리 회사에 일어났다면 어떨지 상상하기조차 싫다”고 몸서리쳤다. 홍보 임원 출신의 모 그룹 계열사 사장도 맞장구를 친다. “국내 문제조차도 처음엔 홍보팀이, 그도 안 되면 계열사 사장단이 우왕좌왕하다 결국엔 법률 회사로 달려가는 게 국내 기업들이 알고 있는 유일한 위기 대응책이다.” [중앙일보]

많은 회사 임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분들에게 ‘위기관리’에 대한 니즈 자체는 존재하는 듯 하다. 어느 한 분도 ‘그 까짓 것’ 하는 분들이 없고,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 하면 고개를 끄덕인다. 일부는 논리적으로 이해가 된다는 표정이고, 일부는 ‘솔직히 그렇지 그렇지’ 하는 반응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끝내고 나면 그 다음 스텝에 대해서는 신경을 쓸 여유가 없어 보인다. 여유와 시간이 없단다. 니즈(Needs)는 있는데 이것이 원트(wants)로 발전하지 않는 이유다.

 

그런데 또 막상 실제 위기가 발생하고 나면 그 직후에는 사내적으로 원트(wants) 분위기가 급하게 다시 생성된다. 그리고는 이내 짧은 시간 내에 사라진다. 실제로 이를 반복하고만 있다. – 마치 맥주 거품 같이…

위 기고문에서 표재용 기자가 이야기 한 모 그룹 계열사의 위기관리 프로세스도 참 재미있다. 홍보팀–> 사장단 –> 법률회사의 프로세스 말이다. 실제 이상적인 위기관리 프로세스는 그 반대가 아닐까. 법률회사의
검토 –> 사장단의 의사결정 –> 홍보팀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실행. 이 프로세스가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이며 생산적인 프로세스 아닌가.

한국의 대기업들이 이런 프로세스를 항상 ‘밟고만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그들 내부를 들여다 보면 어쩔 수 없어 그렇다. 여러 가지 다른 변수들이 존재하기도 하고, 그래서 어렵다.

다른 것에는 동의할 수 없어도 어렵다는 것에는 진정 공감.

2월 112010 Tagged with , , , , 1 Response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기업마다 맞는 옷이 다르다

사람마다 취향과 사이즈 그리고 색감들이 달라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이 서로 다르다. 위기관리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기업마다, 조직마다, 그리고 기관마다 각각 자신들에게 어울리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러나 큰 기업이나 조직일수록 하나의 시스템 원형(prototype)을 만들어 계열사나 계열조직에게 적용을 시도하는 경우들이 있다. 결과는 대부분 아쉽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있어서 효율성 측면과 예산 그리고 구축기간에 대한 고려는 충분해야 하고, 현실적이어야 하지만, 그런 요소들 때문에 효과가 떨어지면 안 하는 것보다 못한 결과가 벌어진다. 위기관리의 특성상 자사에게 맞지 않는 시스템을 품고 있으면 실제 위기시 그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가능성은 전무에 가깝다. 홍보담당자들의 책상 위 장식되어 있는 먼지 묻은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라.

각각의 비즈니스가 다르다. 이해관계자들의 유형과 범위가 다르다. 제품과 서비스가 다르고, 직원들이 다르다. 그들이 함께 모여 굳어진 기업문화가 다르고, 커뮤니케이션 태도들이 다르다. 어느 하나도 같은 것이 없는 기업 간에 어떻게 위기관리 시스템이 같을 수 있을까?

심지어는 동종업계 경쟁사간에도 위기관리 시스템은 다른 게 맞다. 필자의 경험으로도 두 개의 경쟁사를 시간적인 격차를 두고 코칭 해 보면 양사간에 너무나 다른 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위기를 발생시키는 이슈들의 측면에서는 80-90%가량이 유사할 수 있다. 하지만, 위기관리 시스템은 해당 이슈나 위기 요소를 각각 ‘어떻게 관리’하는 가에 핵심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같은 업종에서 경쟁하고 있는 A라는 기업과 B라는 기업을 예로 들어 보자. A라는 기업은 홍보팀의 입지가 CEO의 산하에 위치하면서 기획과 재무등과도 가까워 실세 그룹으로 사내에서 통한다. 홍보팀을 이끌고 있는 팀장은 임원급이면서 위기관리 위원회 책임자로서 사내 위기관리 담당 임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임원들간에 커뮤니케이션 태도들이었다. 커뮤니케이션이 주로 CEO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따라서 위기관리 위원회의 역할은 제한 될 수 밖에 없었다. 전혀 민주적인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 경쟁사인 B기업은 홍보팀의 입지가 A기업과는 다르게 아주 말단에 위치하고, 구성 직원들도 과장이하 대리급으로 채워져 있다. 속한 부서도 HR부분에 위치하고 있어서 사내 커뮤니케이션 부분이 강한 특징이 있었다. 당연하게 해당 홍보팀을 이끄는 홍보과장은 사내 위기관리 위원회를 소집하기도 힘든 위치에 있다. 하지만 A기업에 비해 유리한 부분은 일단 위기관리 위원회가 소집이 되면 CEO를 비롯한 임원들이 아주 자유롭고 평등하게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효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는 부분이다.

같은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비슷하게 가져 가면서 경쟁하는 이 두 개의 회사들도 위기관리 시스템은 필히 달라야 옳다. 이들에게 하나의 정형된 시스템과 구조로 헤쳐 모이라 해 보았자 실현 가능성도 없고, 생산성은 더더욱 없다.

A기업에게 이상적인 시스템은 직무적 실세인 홍보부문이 의사결정의 주된 주체인 CEO와 커뮤니케이션의 품질을 높이는 수 밖에 없었다. 홍보부문이 CEO의 의중과 그의 의사결정 방식 그리고 프로세스에 더욱 더 익숙해 져, 실제 위기관리 위원회가 소집 되 급박한 이슈에 대한 대응 방식을 결정할 때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했다. 당연히 CEO의 역할은 자신의 분신인 홍보부문이 의사결정을 리드하고 그 결과를 보고 받아 홍보부문과 실행에 있어서 함께 결정을 하는 중앙집권적 시스템이 유효한 것이었다.

반면에 B기업의 경우에는 CEO의 역할이 더 컸다. 위기관리 위원회를 소집하는 역할을 CEO가 직접 하도록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홍보부문은 그 위원회의 코디네이터가 되어 활발하게 진행되는 CEO와 임원들간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지원하고 관리하는 역할이 필요했다. 외부자문그룹과 같이 위기관리를 위한 의사 결정 프로세스를 코칭 하는 역할들이 이 기업에게는 더 어울리는 시스템이었다.

어느 시스템이 옳다 말할 수 없다. 어떤 시스템이 효율적이라고도 하나의 기준을 가지고 손을 들어 줄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 조직에게 그러한 위기관리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 하는가 하는 거다. 여러 기존 환경과 하부 시스템과 ‘연동’이 가능 한가 하는 거다. 실제로 작동 되는 시스템만이 곧 선(善)이기 때문이다.

2월 042010 Tagged with , , , , , , , , , , , , 2 Responses

위기관리에 강한 회사 vs 약한 회사

아주 흥미로운 주제다. 위기관리 관련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매번 만나는 회사들은 크게 두 가지 유형이다.

위기를 겪은/겪고 있는 회사

위기를 대비하는 회사

이중 위기를 겪었거나 위기상황에 빠져 있는 회사들을 들어가 보면 여러 생각들이 교차된다. 여러 타입이나 특성들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의사결정의 단계가 다단하고 결과 도출이 느린 기업들이 위기관리에 아주 진땀을 빼곤 한다. 아주 당연한 이야기다. 상황분석에서 시작해 대응활동 실행이라는 기나긴 여정에 하염없이 시간을 잡아 먹어서는 위기가 관리 될 턱이 없는 게 아닌가.

심지어는 위기 일선에서 급한 도움을 받기 위해 컨설팅회사들을 불러 놓고…이래 저래 회사 소개서니, 제안서니, 컨설팅 플랜이니, 매트릭스니…제출하라 부탁하면서 검토에 검토를 반복하는 모습들을 본다. 검토에 검토 그리고 보고에 보고를 거치면서 2-3주에서 2-3달을 보내는 포텐셜 클라이언트들도 있다.

항상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서…우리는 종종 이런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해당 기업이 위기관리가 안 된다 스스로 자평 하는데 그 이유를 진짜 모르는 걸까?”

많은 클라이언트들은 위기에 상당한 민감성과 대응 시스템을 갖춘 기업들이다. 그들은 항상 민감하고 빠르다. 사소한 의사결정은 핵심 인사들에 의해 아주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이루어 진다. 무엇이 회사를 위한 의사결정인가 안다. 그들은 교과서안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현장에서 빠른 업무를 진행하는 실제 인물들이다.

그에 반해 일부 기업들은 너무 느리다. 긴급한 위기속에서도 사소한 사항들에 대한 검토에 검토 그리고 보고에 보고를 거듭한다. 이미 위기는 큰 상처를 남기고 지나가버리는 느낌인데도 그러고만 있다. 또 다른 위기가 와도 그럴 것이다.

안타까운 일 아닌가…

11월 16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 , , , , , 1 Response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맨땅에 헤딩, 한번이면 족하다

맨땅에 헤딩, 한번이면 족하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2009년 11월 13일 (금) 16:44:10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개인도 그렇지만 매번 비슷한 실수와 동일한 논란을 반복해 경험하다 보면 내부나 외부로부터 ‘아닌 것’이 ‘실제’가 되고,
‘실제’는 반대로 ‘아닌 것’이 되는 기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아니다’라는 말이 한두 번 그리고 세 번 반복되면 ‘그렇다’가
되는 것이다.

어느 기업에게나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논란이나 사건들은 있게 마련이다. 문제는 이런 반복적인
이슈들에 대한 결정적인 관심을 내부에서 누구도 가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냥 그 당시에는 모두 골치 아파하고 심각하게 회의도
하고는 하지만, 그 상황이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현실이다.

화장실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심정이 다른 법이다. 이는 당연한 인간으로서의 본능이다. 평온한 시절에 어려울 때를 상상하는 게 싫을 만도 하다.
항상 상서로운 일들만 생각을 해도 될까 말까 인데, 부정적인 생각을 미리 한다는 것도 문화적으로는 일종의 금기다. 하지만,
기업의 위기관리에서는 그 반대다.

하나의 논란에 대해 대응을 하면서 한번 정도는 두서없이 그리고 체계 없이 어떻게 무마 해 나갈 수는 있다. 하지만, 동일한 논란이 또 일어 났을 때도 그에 대한 대응방식이 그 이전과 똑같이 허둥지둥 된다면 분명 큰 문제다.

많은 홍보실무자들이 이런 하소연들을 한다. “매번 이 시기만 되면 비슷한 논란들이 제기되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해명을 해도 이런
논란이 불식되지를 않아요. 그래서 항상 반복적으로 고생을 하지요.” 왜 해명을 하는데도 동일한 논란이 반복될까? 실행한 해명의
품질이나 효과에 대해서 한번 검토를 해 본적이 있나? 어디에 문제의 핵심이 있는 것이고, 기업 메시지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적이 있나?

또 한가지 동일한 논란들이 반복되는 이유는 내 외부 인력들의 이동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기자들의 경우 출입처가 몇 년이나 몇 개월에 한번씩 바뀌다 보니 이전 출입들이 한두 번씩 다루었던 논란도
신임 기자에게는 새롭기 마련이다. 또 기업 내부적으로 홍보담당자들이 인근 부서로 발령이 나고, 새로운 인력들이 홍보부서로 발령을
받아 오고 하다 보면, 반복적 논란이 존재한다는 사실 조차 인수인계 받지 못하는 경우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당연히 새로운 내부와
외부 인력들이 동일한 논란을 가지고 또 설전을 벌이게 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기자들은 어쩔 수 없다 해도,
기업은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매번 같은 땅에 헤딩을 하면서 소중한 기업자산들을 낭비할 수는 없다. 우리가 어떻게 구축한 기업
명성과 이미지인데 매번 같은 논란으로 명성의 밸런스를 주기적인 제로(Zero: 0)로 만들어야 하나 말이다.

거창
하게 위기관리 시스템을 논하기 전에, 기존에 반복적이고 고질적인 논란들에 대한 분석을 먼저 해보자. 그리고 그 각각의 논란들에
대한 우리의 대응 포지션과 핵심 메시지들 그리고 그 메시지들을 입증해 보여줄 수 있는 자료들을 최대한 모아 보자. 다시는 동일한
논란으로 인해 우리 회사 내부나 외부가 시끄럽지 않도록 기다렸다는 듯 초기 격멸해 버리자. 위기관리 시스템은 거창한 게 아니다.

지금도 많은 기업들이나 조직들이 이런 기본적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고, 내부적으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그 시스템
초안을 가지고 내부 훈련과 검증을 전문회사에 의뢰하고 있다. 그러한 작업을 한두 해가 아니라 수년간 지속적으로 그 범위와 심도를
더해가며 노력하고 있다.

가장 성공한 위기관리란 위기상황을 초래하지 않는 것이다. 큰 위기 없이 조용한 기업의
유형은 두 가지다. 준비 없이 운(運)만 좋아 조용한 기업이 그 첫 번째다. 충분한 준비로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는 기업이 두
번째 유형이다. 운만 믿다가는 언젠가 거친 맨땅에 헤딩을 하게 마련이다. 비즈니스를 운으로만 해 나가려는 기업이 어디 있겠나.
어서 준비하자.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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