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 Issues

12월 142008 Tagged with , , , , 2 Responses

포드의 strategy는?

최근 PR Week 보도에 의하면 GM, Ford 그리고 Chrysler의 PR 에이전시들이 최근들어 상당한 수준과 분량의 퍼블리시티 지원을 실행하고 있다 한다. 주로 이 Big 3의 성공적 Bailout 성취를 위해 우호적 여론을 형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주변에서 Big3 각 회사들의 내년 마케팅 및 PR 예산이 줄었다, 브랜드와 에이전시 수를 줄이겠다, 심지어 에이전시 조직들을 Holding company로 융합 한다…는 흉흉한 스토리들도 새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아직까지 이들의 PR에이전시들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 프로젝트에 열중하는 듯 하다.

최근 국내 언론에서도 기사화가 되었지만, Ford의 Factory Worker들의 Hourly Salary에 대한 기사가 참 흥미롭다.

뉴욕타임즈가 게재한 Ford Factory Worker의 Hourly Salary structure break down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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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금액 자체가 상상을 초월 하지만…PR 실무자라면 맨 아래 source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Ford다. Bailout을 신청하고 나서 여론의 칼날에 목을 내 놓고 있는 이 회사가 NYT에게 이런 상세하고 위협적인 자료를 Source로 제공했을까?

외국기업에서 PR실무를 해 본 사람들은 모두 알겠지만…외국기업들의 경우 자사에게 불리한 자료나 민감한 수치들은 기자들로 부터의 협박이나 향후 ‘조짐’을 감수 하고라도 절대 공개하지 않는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에는 일부 정에 못이기거나, 그냥 모르쇠 스타일로 정보를 흘리는 경우들도 있지만…외국기업의 경우에는 아주 dry하게도 그와 반대 태도를 가진다.

외부에서 Ford의 이러한 플레이를 분석해 보면 그들의 대략적인 comunication strategy가 엿보인다. 특히 도표 그래프의 맨 윗 부분인 Leagcy cost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 경쟁사에 비해 가장 큰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보면 Ford를 비롯한 Big3는 여론의 제단에 노조를 바치려는 듯 하다. 전략적으로 그것이 가장 필수적이라는 판단 때문이겠다…Good Luck. 사용자 삽입 이미지

P.S. 미국 Ford는 그렇다 치고 일본 자동차 회사로 예를 들어준 이 회사의 Hourly cost도 놀랍다. 시간당 $49이면 하루 일당은 8시간 기준이면 $400에 가깝다. 월 20일 근무 기준으로 하면 $8,000이다. 연봉으로 계산해 보면 약 $100,000이다. (한화로 하면 1억 3-4천만원). 흠……. 

12월 142008 Tagged with , , , , , , 5 Responses

Good in-house bears Good agency

최근 연말답지 않게 연이은 비딩 프리젠테이션들에 참가했다. 여러 회사의 여러가지 문화와 업무 타입들을 관찰 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비딩 미팅은 흥미롭다.

그중에서 몇가지 포텐셜 클라이언트들과 커뮤니케이션 했던 insight들을 한번 몇번에 걸쳐 정리해 본다.

“네 프리젠테이션 잘 들었습니다. 여러가지 제가 생각했던 문제점들을 제대로 짚어 주셨습니다. 실행적인 측면에서는 좀더 파인 튜닝을 해야 하겠지만 만족스럽습니다. 한가지…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초심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많은 에이전시들이 프리젠테이션을 하실 때에는 최선을 다하고, 완벽하게 일하겠다 맹세들을 하시는 데 이게 오래가는 경우들이 흔치 않습니다. 어떻게 초심을 계속 가져가면서 클라이언트와 파트너십을 맞추어 좋은 성과를 내는가가 좀더 중요한 핵심이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모 포텐셜 클라이언트 CEO께서 이런 말씀을 주셨다. 깊이 동의한다. 이는 일개 CEO의 단순한 insight가 아니라 에이전시를 고용하고 있는 거의 모든 기업의 실무자들과 CEO분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문제점이라고 본다.

초심,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 초심이라는 가치에 접근하는 방식이 문제인 경우들이 많다. 인하우스측에서 한번 생각해 보자. 내부적으로 에이전시 선정 계획을 잡고 결재를 득하고, 에이전시 long list를 만들고, RFP를 짜고, 에이전시 프로파일을 받고, short list를 다시 구성하고 제안서를 받고, 프리젠테이션을 받고, 심사를 하고, 결정을 하고, 계약서와 예산작업을 마치고…

이런 일련의 에이전시 선정 업무를 진행하는 데, 인하우스는 과연 이런 고단하고 복잡하고 민감한 과정들을 진행하면서 가졌던 초심을 이후에도 계속 가져가고 있나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지금까지 이렇게 복잡하고 힘들게 에이전시를 선정했으니…이제부터는 에이전시가 잘 알아서 해 나가야 할 차례다…이러지는 않는가 말이다.

에이전시가 알아서 잘 해와야 한다…는 것은 분명 틀린말이다. 인하우스가 잘 알아서 지원 해 주지 않는 에이전시가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거의 없다. 만약 인하우스가 그러한 초심을 잃지 않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에이전시가 오래된 계란 노른자 처럼 풀어진다면 그건 에이전시를 최초부터 잘 못 선정한 것이다. 그리고 그 에이전시는 존재하면 안되는 집단이다. (좀더 악담을 해도 되지만…조금 완화했다)

그리고, 다행히 초심을 가지고 있는 인하우스에게 제안을 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렇게 어려운 과정을 통해 선정한 에이전시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가? 어떻게 관리하는 게 잘하는 것인가? 하루에 전화를 오십번 이상해서 시시각각 담당 AE들의 업무를 트랙킹한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다음과 같이 업무를 관리해 보자.

1. 매일 우리회사가 어떤 PR 결과를 얻었는지, 이는 경쟁사들과 어떤 차이와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정기적인 performance tracking을 진행하자.

2. 그리고, target to achieve를 설정해 보자. 이는 일방적이고 과도한 수준을 의미하지 않고, 현 상황과 활용 자산을 충분히 감안한 상호간에 동의된 achievable target이어야 한다.


3. 정기적으로 performance와 achieved target를 테이블에 올려 놓고 evaluation 하자. 단, 이 evaluation은 에이전시 담당 인력을 ‘깨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인하우스에서는 이 evaluation을 통해서 문제점을 찾아내는 것이 목적이어야 한다. target이 성취되었다면 어떻게 성취될 수 있었는지, 그리고 반대로 성취되지 않았다면 왜 그랬는지, 다음에는 더욱 정확하게 target을 성취하기 위해 어떤 개선(kaizen) 활동을 진행해야 하는지…인하우스에서 더욱 지원해야 할 부분들은 무엇이 있는지…혹시 에이전시 팀 내부 역량상의 문제는 없는지에 대해 360도 분석을 실행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최소 한달에 한번 이상은 진행해야 한다)


4. Kaizen point들이 있으면 그 point들을 아주 일관되게 tracking 해야 한다. 만약 인하우스에서 이 kaizen point들에 대한 진정한 개선들이 에이전시에 의하여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판단하게 되면 그 다음엔 해당 에이전시의 교체를 숙고해야 한다.

보통 인하우스에서 에이전시를 선정해 활용하는 이유는 “내부 인력이 모자라서”인 경우들이 많다. 따라서 위의 업무 내용들을 보신 인하우스들께서는 이렇게 질문 할 것이다. “이렇게 복잡하게 관리하고 평가하고 모니터링 하려면 차라리 내부 인력을 뽑겠습니다. 외부 에이전시 쓰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투입되는 건 조금 아니라고 봐요”

맞다. 외부 에이전시를 쓰기 보다는 내부 인력을 뽑아서 활용하는 것이 사실 더 낫다. 하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에이전시를 쓰게 되었다면…시간 투자는 해야 한다. 그리고, 만약 외부 에이전시를 관리하는 방식을 경험하지 못했거나 익숙하지 못해 하는 인하우스 실무자들은 아래에 수백명의 직원을 뽑아도 제대로 된 PR 퍼포먼스를 성취할 수 없다. 내부 조직에서 스트레스만 더하고 아웅다웅하다가 끝난다.

그리고 또 맞다. 너무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제기한 에이전시 관리 시스템이 얼핏 보기에는 시간이 많이 투자 될 것 같은 느낌이 들겠지만…사실 꼼꼼히 들여다 보면 인하우스가 시간을 소비하는 양은 많지 않다. (이런 촉을 가지는 것도 경험을 해 본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스템은 한번 정착되어 활성화 될수록 더욱 더 소비 시간을 save하는 특성이 있다. 초기에는 에이전시에서 못견딜 만큼 시간 소비가 많다고 투덜거리겠지만…한 6개월만 일관성을 가지고 가면 그 다음에는 아주 쉽다. (케익한조각이다!)

개인적으로 주위 친한 인하우스 홍보팀장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에이전시의 퍼포먼스는 말이야. 인하우스의 수준을 나타내지. 인하우스가 제대로 일을 하면 에이전시도 분명 그래. 어느 한쪽만 제대로인 파트너십은 없지…”

제대로 된 인하우스가 있어야 제대로 된 에이전시가 있다. 이건 분명하다.
    

 

12월 112008 Tagged with , , , , 6 Responses

어떻게 대답을 하지…?

모 포텐셜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나서 질의 응답을 진행하는데 이런 재미있는 질문이 나왔다.

“OOO기자, OOO기자, 그리고 OOO 기자
이 세명의 장점을 이야기 해보세요.”

흠…

그 셋 모두 수년동안 출입기자로 친구로 선배로 알고 지내던 분들인데…새삼 그들 각각에 대한 ‘장점’을 이야기 하라시니…나 스스로도 난감하다. 다행히 우리 막내 AE가 이분은 이래서 좋으시고, 저래서 좋으시고…해서 가까스로 답변을 해 넘겼다.

회사로 돌아오면서 드는 생각…

저 OO일보 OOO기자와 친해요

이 말이 성인들끼리 하는 말 중에서 얼마나 낯간지러운 말인지… 갑자기 창피해진다. 초등학교 시절에 “너 용민이랑 친해?” “나 너랑 안 놀~아” 뭐 이랬던 기억은 있지만…참 다 늙어가는 처지에 “제가 용민이랑 친합니다….” 참 이말이 자연스럽지가 않다.

기자랑 친하다. 잘안다…어떻게 이 주장을 입증할 수 있을까?

홍길동 기자와는 같이 사우나 다니는 사이입니다. 이꼴 저꼴 다 본 사이죠. 이래야 하나…?

아니면…성춘향 기자는 여기자라서 같이 사우나는 못가구요… 같이 주말에 쇼핑 다니는 사이죠….
이런 사례가 좋을까…?

참 지금 까지 스스로 친하다고 생각했던 기자들 얼굴을 하나 하나 떠 올리면서 어떻게 우리가 친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혼자 곰곰히 생각하게 된다. 창피한 마음으로…

아 창피하다.

12월 112008 Tagged with , , , , , 4 Responses

PR을 말이다…

“OO기자, 혹시 OOOO 기업 홍보실에 대해 좀 잘 알아? 그래도 자네가 이쪽 출입통이니 만나 봤을 것 같은데…거기 홍보실 조직이 어떻게 구성되 있어?”

“어디?????”

“OOOO기업…자네 나와바리일텐데…”

“흠…잘 모르겠네. 거기 사람들 몇번 만나 본 것 같기는 한데…기자들 잘 안만나는 것 같아. 잘 몰라. 기사 쓴 적도 없고…”

“그래???”

인하우스도 간간히 에이전시의 레퍼런스를 기자들에게 따지만…에이전시도 비딩을 준비하면서 인하우스에 대해 해당 업계 출입 기자들에게 레퍼런스를 딴다.

이런 경우 인하우스에게 해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RFP에서 어떤 것을 원하시던…야심찬 신제품 론칭을 계획하고 계시던…브랜드 인지도 상승을 꿈꾸고 계시던… 먼저 해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저희가 PR을 잘 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저희가 PR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말은 듣게 해 드릴 수 있습니다.

가만히 이 말을 생각해 보자.

잘하려 하기 보다…그전에 제대로 하려고 노력해 보자.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Bolt 처럼 세계 신기록을 목표로 잡지 말자는 거다. 일단 PR한번 제대로 해 보자는 거다. 세계 신기록은 나중에 좀 하자는 거다. 그게 진정 전략적이라는 거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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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02008 Tagged with , , , , , , , 11 Responses

너무 책을 많이 읽은거다…

“저희가 원하는 것은 이번에 새로나올 신제품의 론칭 캠페인에 관한겁니다.”

“아..네. 신제품을 론칭하시는 군요. 그러면 그 신제품 론칭 전략과 론칭하시면서 함께 하실 마케팅 프로그램들에 대한 플랜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가 PR 지원을 위해 참고해서 프로그램을 짤 수 있도록말입니다.”

“아뇨. 에이전시에서 짜 달라는 거예요. 신제품 론칭 캠페인을…”

“네? 신제품 론칭 캠페인이 그럼 PR 캠페인이 아니라…전반적인 마케팅 캠페인…그러니까 BTL 중심의 그런 플랜을 원하시는 건가요?”

“저희는 신제품 론칭만 계획하고 있어요. 저희가 드릴 수 있는 것은 신제품 관련 소개하고요. 광고 소재정도예요. 그 다음은 에이전시쪽에서 다 알아서 짜오세요.”

“신제품 브랜드 매니저께서는 이 제품에 대한 올해 마케팅 플랜을 가지고 있지 않으신건가요? 그럼?”

“그러니까. 에이전시쪽에서 마케팅 플랜을 짜가지고 오시라는 거예요. 참…답답하시네. 아…그리고 그 플랜을 짤때 IMC개념을 중심으로 짜 주세요…”

“IMC요? PR 이외에 다른 활동들을 저희가 기획을 해도 됩니까? 이를테면 TVC, 지면광고, 온라인, 이벤트, SP, 옥외, BI,…등등이요?”

“아뇨…그건 예산이 없어서 그렇게 까지는 못 가구요. 그냥 PR 프로그램이 이벤트로만 끝나지 않고..여러가지 매체를 통해서 확산됐으면 한다는 거예요. 주로 MPR이었으면 좋겠다는 거죠.”

“네? MPR이라면…???!!!”

“참…공부좀 하세요. 그러니까…세일즈하고 연결할 수 있는 그럼 의미예요. 세일즈도 올라가고 미디어 노출도 되고 그렇게요. 모르시는거예요? 아니면 모르는 척 하시는거예요?”

“아니요…알고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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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사람을 만들기도 하지만…비지니스를 망치기도 한다. 정확한 개념이 상호 공유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지니스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어느정도 짬밥과 검증된 마케팅 백그라운드 및 성과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대화가 아주 심플하다. 모든 용어들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풀어서 꼼꼼하게 설명을 해 주고…항상 이렇게 묻는 선수들이다.

“자, 이해가 가지요? 제가 뭘 원하는지 아시겠지요?”

그리고 이거 하나만은 확실히 하자.

프로덕트 기획이 첫번째 존재해야 한다.

그리고, 브랜드 플랜이 존재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마케팅 플랜이 있어야 한다. 이는 완전히 프로덕트 및 브랜드 플랜에 align되어져 있는 팩이어야 하고, 실행에 있어서 ATL과 BTL이 포함되어져야 한다. 또한 Sales integration도 포함되어져야 한다.


그 다음이…


PR 플랜
이다.

순서상 그렇다. 이 순서대로 존재해야 한다. 이중 하나라도 그 순서가 뒤바뀌거나 건너뛰어지면…그 다음부터는 예산탕진이 시작된다. 이는 엄격히 직무태만이고, 배임이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일상적으로 하고는 있어도…

12월 082008 Tagged with , , , , , , , , , 2 Responses

브랜드의 추억

80년대초였다. 시장에 가시는 어머니를 조르고 졸라 운동화 한켤레를 사러 운동화 가게에 들어갔다. 그 운동화 가게에서 한 500m 떨어진 곳에는 그 당시 부잣집 아이들의 상징이었던 ‘나이키’ 대리점이 있었고, 그와 경쟁하려고 노력했던 매스티지(?) 브랜드 ‘프로스펙스’ 대리점이 그 옆에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나이키나 프로스펙스가 아닌 일반 운동화 가게에 나를 데리고 오신 어머니에게 불만이 많았다. 아주 어려서 부터 그곳에서 운동화를 사서 신었었으니 어머니는 아주 자연스럽게 나를 그곳으로 데리고 오신거다.

나는 잔뜩 볼멘 얼굴로 진열대를 두리번 거렸다. 당시 기억나는 대화들.

어머니: 얘가 신을만 한 운동화 좀 줘보세요. 너무 자주 신발이 닳아서…

가게 주인: 흠…너 발이 몇이냐? 음…그러면 이거 어떠세요. 요즘 애들 많이 신는건데 이거 잘나가요.

나: 이게 어디꺼죠? (당시 이는 브랜드를 의미함…)

가게 주인: 응. 이게 페가수스라고. 좋은 신발이야. 너 프로스펙스라고 알지? 그거하고 같은 공장에서 나오는 거야. 신발천이랑 밑창 거의 똑같아. 신어 봐. (이 주장이 사실인지는 아무도 모름…)

나: 아뇨. 저는 이건 싫구요. 저건 뭐예요? (많이 본 듯한 유명 브랜드 디자인의 신발을 가리켰다)

가게 주인: 응? 어…이건 프로월드컵이라고 요즘 새로나온 신발이야. 사실 이게 나이키나 프로스펙스 보다 낫다. 재질도 그렇구…디자인도 좋잖아.

어머니: 아니 뭐가 그렇게 까다로와? 둘중에 골라 어떤거 살꺼야?

나: 에이…나 신발 안살래.

그리고 나는 그 가게에서 그냥 돌아 나왔다. 어머니가 따라 나오셨고. 그 아저씨는 어머니에게 이러셨단다.

“요즘 애들이 이름있는 신발만 신을라고 해서 문제예요. 사실 이 신발들이 나이키니 프로스펙스니 하는 것들 보다 품질은 훨씬 낫거든요. 애들이 겉멋만 들어서 그래요 요즘…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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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화는 1880년대의 대화가 아니다. 당시에는 브랜드가 그냥 품질의 상징이었을 뿐 그 이상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인식되었다. 괜히 브랜드를 찾거나 브랜드에 관심을 가지는 회사는 허파에 바람 든 녀석이거나 사기성 있는 기업이었다.

품질 좋은 상품만 만들면 팔린다…이게 당시 상점이나 기업 주인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아주 오래된 추억이다.

그러나 놀라우면서도 재미있는 것은 그 운동화 가게 아저씨 같은 분들이 2008년 현재에도 계시다는 거다. 그것도 큰 회사나 브랜드를 이끌면서 활발하게 활동들을 하시고 계시다는 거다.

PR 에이전시에서도 극소수 일부만 이 ‘브랜드’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심지어 브랜드는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냐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듯 하다. (말씀은 안하셔도…)

이 때문에 대부분의 에이전시들은 왜 클라이언트가 행복하게 pay를 하지 않을까 고민한다. 우리 활동의 가치를 몰라줘도 한참 몰라 주신다 불평을 한다. 품질은 다 똑같은데…왜 글로벌 에이전시만 찾느냐 한다. 우리가 그네들 보다 훨씬 일을 잘하는 데 왜 우리는 그들보다 pay를 적게 주시느냐 반문한다. 우리가 뭐가 빠지냐고 소리친다.

그 조그만 운동화 가게 아저씨는 지금쯤이면 그 이유를 아셨을까? 살아계시다면… 

12월 052008 Tagged with , , , , , , 7 Responses

PR 멍청이들을 향한 조언

AccMan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 PR담당자들에게 까칠하기로 유명하신 Denis Howlett 할아버지가 얼마전 또 ‘PR is so over’라는 아주 공격적인 포스팅을 하셨다. 물론 영국/미국의 PR담당자들과 기자들이 벌떼 처럼 댓글을 달면서 찬반을 펼쳤다.

Denis 할아버지가 욕하고 있는 PR 멍청이들은 한마디로 ‘기자나 파워 블로거를 분석하지도 않고 친분도 없는 상태에서 개념없이 보도자료나 퍼부어 대는 아주 예의 없는 인간들’이다.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이런류의 인간들은 욕 먹어도 싸고, 실제로도 욕을 먹고 있다. (아주 진하게…)

기존 매체를 넘어 요즘엔 파워 블로거들을 향한 보도자료 피칭도 시작되고 있는데, 아마 우리나라도 Denis의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PR 멍청이들이 많으리라고 확신한다!

Denis의 포스팅에서…

In any one day I field up to 20 PR requests. I can guarantee that
90+% of them have done zero research to find out what I’m interested
in. In the worst cases they won’t have done a basic Google search to
find out who I am or where my interests lay. In 2008, that’s beyond
unacceptable, it’s criminal. Why?

PR costs anywhere between £1,500 to £30,000 a month, depending on
what level of crap they’re selling to their unwitting clients. All of
it is based on the desire to get the retainer rather than be measured
on results. In the 1990’s, good PRs could write a half reasonable press
release that would at least be engaging. You would have thought that
with the tsunami of material about social media that in 2008 the situation would have moved on. Sadly not. If anything, the industry has regressed.

이에 대해 Social Media Today의 Andrew Bruce Smith는 너무 쥬니어들이 경험이 일천하고 적절한 트레이닝을 받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니냐 하는 지적을 하고 있다. 공감한다.

First – think about who does the pitching in agencies – as has been
noted ad nauseum media relations tends to be delegated down to the
junior ranks. On the whole, these are bright intelligent folk, But
without getting too ageist about it, they haven’t had enough
life/industry/business experience to have the kind of knowledge or
insight to build a case that would stand up to Dennis’ scrutiny. I
think even Dennis wouldn’t dispute that most of these people are hard
working – his point would be they are working hard on the wrong things.
Or they aren’t being given the proper training and direction to allow
them to engage in a meaningful conversation with Dennis.

또한 Andrew는 PR 에이전시가 클라이언트에게 charge 하는 retainer 금액 중에서 media relations를 통해서 기자들과 직원들 그리고 클라이언트 만족을 위해 배정하는 portion을 재고해야 한다는 조언을 한다. (이건 영국/미국 PR 에이전시들의 특성 같다. 우리나라는 기자들을 너무 많이 만나서 문제, 그 쪽은 돈을 아끼기 위해 기자들을 만나지 않아서 문제 같다…)

We can argue about whether all agencies meet this activity breakdown –
but I think there has to be a fundamental rethink of how agencies are
staffed and structured in order to deliver the kind of services that
clients are willing to pay for (
at a profit for the agency),
that meets the needs of the majority of journalists (like Dennis) and
gives employees valuable and meaningful work that encourages them to do
better, try harder and actually stick around in an industry that could
really do with some fresh legs.

결론은 Denis가 말한데로 영국의 PR 에이전시들은 일반적으로 클라이언트 리테이너 서비스로 월 1,500 파운드에서 30,000 파운드를 청구하면서 일들은 아주 엉망이라는 게 요점이다. 기자들과 관계를 더 가지고 서로 경험을 하면서…클라이언트를 위해 품질있는 결과물들을 생산해 내라고 충고를 하고 있다.

결론을 한번 더 필터링 하자면…품질있게 일하라는 말이다. 대충 대충 하지 말라는 말이다. 공감이다.

12월 042008 Tagged with , , , , , , , 2 Responses

어떤 사모펀드사 회장님에 대한 기억…

오비맥주 인수설에서도 주목을 받았고, 오늘 두산주류BG 인수설에서도 회자가 되고 있는 MBK 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 기사를 읽으면서 MBK 파트너스가 어떤 회사인가 기사를 몇개 읽어 보다가 이 분의 성함이 자꾸 입에 익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만히 기억을 더듬어 보니…1999년 1월의 기억이 난다.

쥬니어 시절. 나는 당시 외환 은행과 관계를 맺고 있던 살로먼 스미스 바니 증권의 PR을 대행하고 있었다. 쥬니어 시절 흔치 않은 단독 보도자료 배포. 인사 보도자료다.

당시 기억으로는 영문으로 된 짤막한 보도자료 원문을 한글로 급히 번역해 기자들에게 팩스로 넣었고, 새로 임명되신 분의 증명판 사진을 받아 퀵서비스로 기자들에게 돌려야 하는 아주 복잡한(?)일이 었다. (당시에는 이메일을 쓰지 않는 기자들이 대부분이었고, 사진과 같은 자료들은 하드 카피를 모두 퀵서비스로 보내 기자의 손에 직접 들려주거나 매체 사진부로 전달을 해야 했었다.)

보도자료를 팩스로 배포 한 후 follow up call을 하고 있는데 모 종합지 기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쥬니어 AE 제임스: 네, 정용민입니다.

기자: 예 저 OOO에 ㅁㅁㅁ인데요. 방금전에 보도자료 말이에요. 살로먼 스미스 바니꺼…

쥬니어 AE 제임스: 네, ㅁ기자님.

기자: 이 사람의 한국 직급이 뭐예요?

쥬니어 AE 제임스; 네, 한국 직급은 상무이십니다.

기자: 근데 한국투자부문대표라는 건 또 뭐예요?

쥬니어 AE 제임스: 음…살로먼 스미스 바니 증권에서 한국투자부문을 총괄하고 계시기 때문에 그렇게 표기를 한 것이구요. 영문 직급으로는 Director라고 하시니 상무라고 번역을 했습니다.

기자: 그러니까…이 사람이 한국하고 또 아시아지역 투자금융 대표라는 겁니까? 상무인데? 이사람 보다 높은 사람이 없다는 거예요?

쥬니어 AE 제임스: (헷갈리기 시작한다) 흠…저희가 알기로는 그렇습니다. 이분이 한국과 아시아 지역 투자금융부의 대표라고 하시니 이 부문에서는 가장 높으신 분이시죠.

기자: 아니…가장 높은 분이에요? 아니면 가장 높은 것 같은 분이예요? 확실해요?

쥬니어 AE 제임스: (더욱 헷갈리면서) ㅁ기자님, 혹시 그 부분이 확인 필요하시면 제가 다시 알아보고 확실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잠깐만 기다려주시면…

기자: 됐어요. 어짜피 안쓸꺼거든…근데 다음부터는 이런 보도자료 쓸 때 좀 확실하게 써요. 이게 뭐야…이게…

(딸깍)

쥬니어 AE 제임스: 흑흑흑…..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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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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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날 매일경제를 비롯한 여러 경제지들에서는 나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잘 다루어 주었다. 그 때는 몰랐는데…당시 기사를 지금 읽어보니 약간 헷갈리긴 하다. 그렇지만…어쩌랴 영문을 그대로 번역한 것 뿐인데…(당시 클라이언트는 직역을 강조하셨었다)

아무튼 그런 기억이 있어서 그나마 십년 가량이 지난 지금 그분의 성함이 기억에 잊혀지지 않고 있다. 이제 그분은 더욱 큰 분이 되셨다. 그나마 그에 대한 좋은 소식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던 기억이 있다는 게 영광이다.

12월 022008 Tagged with 4 Responses

송년회의 경제학

연말이 되면서 여러 클라이언트들이 출입기자들과 송년회를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한 해 중 가장 큰 행사들 중 하나이기도 한 이런 행사를 준비하는 AE들은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내 책상위의 달력에도 벌써 여러개의 빨간 동그라미들이 채워지고 있다.

술을 적게 마셔야 하겠다는 다짐이 무색해지는 연말이다. 매년 그렇다. 해마다 여러번씩 지금까지 수십번 이런 출입기자 대상 대형 행사들을 치뤄 보면서 깨달은 한가지 원칙이랄까…이론이 하나 있다.

  • 주량 불변의 법칙: 올해는 기자들과 술은 조금만 마시고 대화를 많이 하자고 하시는 클라이언트가 있다. 그러나 실제로 실행을 해 보면 그날 흡수한 술의 양은 지난 번 행사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 차수 불변의 법칙: 올해는 그냥 1차에서 진하게 마시고, 2차는 없는 것으로 하자는 클라이언트가 있다. 그러나 실제로 전전한 차수를 세보면 그 이전과 별반 줄어들지가 않는다.
  • 예산 불변의 법칙: 클라이언트께서 올해에는 경제도 좋지 않으니 예산을 적게 쓰자고 한다. 그래서 여기저기 싼 식당과 술집들을 알아 보느냐고 시간을 많이 허비한다. 그러나…그 수북한 영수증을 보면서 다음날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그 화려했던 이전의 행사비용과 별반 다름이 없다.
  • 시간 불변의 법칙: 클라이언트께서 올해는 가능한 12시안에 끝내자고 한다. 그래서 빨리 빨리 외치면서 술을 더 돌리곤 한다. 하지만…그 다음날 클라이언트가 집에 들어간 시간은 그 이전의 열렬했던 송년회 때와 별반 다름이 없다.
  • 후유증 불변의 법칙: 올해는 지난해 처럼…나중에 예산 메꾸고 때우느냐 고생하지 말고 딱 정해진 예산안에서 조금이라도 남겨보자 한다. 그러나 올해의 예산 후유증은 지난해와 항상 동일하다. 카드계산서 영수증의 디자인이 작년과 똑같은 것 처럼.

사람이나 조직은 누구나 좀 더 나은 선택을 위해서 고민하고 연구하고 대안을 찾는다. 하지만…인간과 인간이 만나서 목적을 가지고 술을 마시는 이런 행사에서는 사람의 생각대로 되지 않는 무궁무진한 변수들이 항상 존재한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한 거다.

경험이 많으면 고민하지 않게 된다. 항상 그랬었으니…Good Luck to PR persons and Repor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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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022008 Tagged with 6 Responses

모 PR 에이전시 임원과의 대화

“요즘 CK는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 듯 하더군요. 저희도 트레이닝을 날 잡아서 진행 해 보면 다들 힘들어 하고 싫어해요. 트레이닝이 또 하나의 일이 되는 거니까요. 가뜩이나 일도 많은데 왜 우리가 모여서 트레이닝을 받아야 하냐고 투덜대기도 하지요.”

“우리는 그냥 그런 생각들을 사전에 못하게 해요. 뭐 먹고 살래? 트레이닝 안하면 뭐 할래? 지금 이대로 살래? 해요. 아직까지는 그냥 잘 따라와주는 것 같아요. 트레이닝에 적극적인 선수들이 100%이기를 기대하진 않죠. 항상 모든 조직에서는 20%를 보고 하는 거니까.”

뭐 먹고 살래? 지금 이대로 살래?

무서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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