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위기관리,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96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겠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코로나사태로 저희 계열사 하나가 폐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와 관련해 노조를 비롯 이해관계자들이 투쟁을 계획하고 있기도 합니다. 경영진에서는 이 이슈가 가능한 기사화되지 않았으면 하시고, 홍보실에서는 공감대 형성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데 의견이 어떠신 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대부분 언론과 여론으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이슈를 보면, 갑작스러운 발표와 공론화로 인해 후폭풍을 맞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정 기간 다양한 공감대 형성과 논의가 전제되기만 했다면, 그렇게 부정성이 극대화되는 상황은 피했을 이슈들이 꽤 많습니다.

질문하신 맥락을 보아도 그렇습니다. 현재 2년에 걸쳐 전체 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코로나 사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거대하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그 사태로 인한 여러 기업의 경영 악화와 지속의 어려움 또한 일반적으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 공감대 형성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요? 자사 계열사가 안타깝게도 폐업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해당 계열사의 여러 경영 상황과 실적 내용에 대한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이 있었어야 했을 것입니다. 물론 홍보라는 개념에서 볼 때에는 가능한 저조한 실적이나 부정적인 사업 상황을 숨기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슈관리 차원에서 필요하다면 그러한 치부를 그대로 드러내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 필요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련의 공감대만 형성되어 있다면, 회사의 생존을 건 의사결정에 대한 부정 시각은 최소화 될 것입니다. 노조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갈등에 있어서도 사측은 공중에게 어느 정도 정상참작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슈관리를 위한 환경적 부담을 상당부분 덜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그러한 사전적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큰 노력을 하지 않고, 제3자들이 볼 때 갑작스럽게 폐업이나 변화를 발표하는 경우에 발생됩니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인지가 없던 관계로 사측의 의사결정 배경에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이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투명하지 않다 인식하게 됩니다. 무언가 비밀스러운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해집니다. 이 모든 것이 실제 이슈를 부정적으로 만드는 동력이 됩니다.

따라서 이슈가 예정되어 있거나, 일부 발생된 초기에는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공감대 형성을 위해 쏟아 부어야 합니다. 항상 긍정적인 내용만을 커뮤니케이션 했던 평소의 태도를 바꾸어야 합니다. 왜 회사가 어려운 결단을 해야만 했는지 정확하게 설명하고, 그런 결단을 피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도 공유해야 합니다. 그 결단으로 인해 예상되는 여러 구성원의 피해는 무엇이고, 사측에서 어떻게 분담 또는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도 공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조건 쉬쉬하고, 기사화를 막거나 피하고, 메시지를 통제하는 노력만을 해서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통한 이슈관리에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노조나 여러 이해관계자들은 그 틈새를 활용하여, 자신의 투쟁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됩니다. 사회적 공감대에 주목하십시오. 누가 그 공감대를 적극 형성하여 활용하는가에 따라 이슈관리 성패가 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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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95

기자에게 법적 조치를 취해도 되겠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한 기자가 저희 회사와 관련하여 매우 부정적인 기사를 썼습니다. 분명히 해명했는데도 일부 정확하지 않은 사실을 기사에 넣어 자극적으로 저희 회사를 다루었습니다. 경영진이 로펌과 상의하여 강력하게 대응하라 하는데요. 기자에게 법적 조치를 취해도 되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최고경영진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라 하셨다면 그에 대한 실행은 해야 하겠습니다. 최고경영진이 보실 때 해당 기사가 사업연속성 측면에서 부정성이 강하다 인식하셨기 때문에 그런 수준의 대응을 지시하신 것이겠지요.

하지만, 질문하신 임원께서는 현재 언론창구를 담당하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는 위치에 계시니 여러 고민이 많으실 것이라고 봅니다. 일단, 기자에게 법적 대응을 하기 전 몇 가지 사전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지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일단 해당 기자와 함께 그 위 데스크와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노력을 기하는 것이 기본이겠습니다. 그런 노력이 제대로 통하지 않았으니 부정기사는 탄생한 것이겠지만, 그 직후에도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은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 게재된 기사를 일부 수정하는 선에서 합의를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합의를 이루는 것입니다.

정확하고 합리적인 해명과 대응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 또한 기본입니다. 그러나 실행 일선에서는 이 부분을 상당히 어려워하지요. 일단 기업측에서 기자의 취재 범위와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합니다. 스스로도 정확한 반박 정보를 가지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자사에서는 사실이라 믿는 정보가 실제로는 사실이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기자에게는 대응 답변을 정확하게 주지 못하거나, 인정에 주로 호소하게 됩니다. 유효한 대응이 아닌 것이죠.

이런 일련의 기본적 노력을 모두 충실하게 실행한 뒤, 법적 대응을 논의해도 늦지 않습니다. 법적 대응을 실행하기 위해서도 과연 어떤 것이 사실인지를 회사가 정확하게 확인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에 기반해 기자의 기사 내용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실과 다른 것인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그 다름을 통해 기자에게 어떤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를 확정해야 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이런 과정을 쉽게 건너 뛰거나, 대충 정리하여 법적 대응을 결정하는 데, 그러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로펌의 자문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일부에서는 일단 회사가 법적 대응을 천명하면, 해당 기자가 위축되고, 다른 언론사들이 따라서 유사한 내용을 취재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물론 그렇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목적의 법적 대응이라면 더욱 더 앞 노력과 과정을 제대로 해 놓아야 할 것입니다.

흔히 회사가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고 기자들이 비판합니다. 회사측에서는 그것이 튼튼하고 제대로 작동하는 재갈이어야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약하고, 부실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러한 무모한 시도부터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사실관계 파악이 정확한 기자를 향한 그런 어설픈 시도는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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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94

블라인드와 공식입장은 다르거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와 관련한 부정 이슈가 발생해서, 저희가 신속하게 사과하고 개선책을 발표해 대응했습니다. 하지만, 그 직후 여러 직원이 익명 블라인드에서 회사 입장과 다른 이상한 이야기들을 하면서 사태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그것들은 회사의 공식입장이 아닌데 어떻게 해야 하죠?”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몇 가지 이슈관리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기본 개념을 꼽아보면서 현 상황을 해석해 보지요. 첫번째 개념으로 창구일원화입니다. 예전에는 이 창구일원화가 비교적 단순한 개념이었습니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언론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일원화해서 불필요하거나 비전문적인 메시지가 바깥으로 나가지 않게 하자는 개념이었습니다. 규제기관이나 시민단체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상대하는 창구들도 그와 같은 개념으로 일원화가 적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일원화 개념이 유명무실하게 되었습니다. 기업과 이해관계자 접점이 수없이 다양화되면서, 동시에 창구 개념이 무력화되었지요. 심지어 공식과 비공식 커뮤니케이션간 구분도 흐릿해 졌습니다. 기업 구성원이 생각하는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 개념도 모호 해 졌습니다. 이런 새로운 환경에서 창구일원화라는 개념은 다시 규정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다음 개념은 진정성에 대한 것입니다. 진정성은 제대로 커뮤니케이션되지 않으면 그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예전 그 진정성은 기업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통하여 일사불란하게 전달되었고, 그에 기반해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이 해당 기업의 진정성을 이해하는 패턴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람들이 예전과 같이 기업의 공식창구를 통해 전달되는 포장된 진정성보다, 임직원 마음속 날 것 그대로의 진정성을 쉽게 엿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업의 공식창구를 통해 표현되는 진정성과 임직원 마음 속 진정성에 큰 괴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채게 된 것이죠. 기업 입장에서는 진정성이라는 개념 또한 다시 규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 다음은 회사의 공식입장과 개인 입장은 별개라는 개념입니다. 예전에 사적으로 언론에 코멘트를 해 문제를 일으킨 임직원은 ‘그것은 내 개인 시각이었고, 회사 시각이 아니다’라 변명하면서 스스로 구분을 지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은 그런 구분을 무시하며, 회사와 개인을 동시에 비판했지요. 그때는 그렇게 일부 비웃음을 받기는 했지만 마무리는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어떨까요? 개인의 입장과 회사의 입장을 구분하는 사람은 그 당사자가 아니라는 개념이 강해졌습니다. 굳이 필요하다면 그 메시지를 듣는 청자가 구분하는 것이지요. 즉, 개인의 표현된 입장은 곧 기업의 입장이라는 해석이 일반화되었습니다. 개인이 곧 기업이고, 기업이 곧 개인이라 받아들여 지는 것이지요.

미국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서 페이지(Arthur W. Page)는 이미 약 100년 전에 이런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는 기업의 철학에 대한 조언한 바 있습니다. “기업의 진정한 캐릭터(성품)는 그 안의 사람들에 의해 표현된다.” 아서 페이지는 새로운 창구관리란 어떠해야 하며, 진정성은 어떻게 표현되어야 하며, 개인과 회사의 구분이라는 개념이 왜 무의미 한 것인지를 이미 기업에게 조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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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93

범죄도 위기관리 대상인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직원들이 대규모로 범죄에 연루되어 있다는 논란이 발생했습니다. 법적으로 어떤 수준까지 범죄에 해당하는지 현재 검토를 하고 있는데요. 이런 범죄와 관련된 건들도 회사차원에서 위기라 정의하고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 상황에는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관련되어 있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위기관리 주체가 누구인지를 먼저 확정하는 것은 위기관리를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 됩니다. 대부분 외부인들은 상황을 하나의 덩어리로 바라보고, 그에 기반해 모두 나쁘거나 나쁘지 않다는 이분법적 인식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 결과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위기관리 주체의 확실한 규정과 분별은 중요합니다.

일단 기업이 위기관리 주체인 경우로 해당 상황을 분석해 보시죠. 임직원들이 범죄를 저질렀다면, 해당 범죄가 개인적 영역에서 발생한 것인지, 공적 업무와 관련해 발생한 것인지를 가려야 합니다. 개인적 영역의 범죄라면 이는 기업 입장에서는 위기로 볼 성격이 아닙니다. 해당자에 대한 법적 심판을 기다려 사내 규정에 따라 조치하면 되는 사안입니다.

반면, 범죄가 공적 업무영역에서 발생했다면, 이는 좀 더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해당자가 단순하게 사내 규정이나 윤리 기준을 어겨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인지, 아니면 회사의 관행이나 불법적 사업 스타일 때문에 연루된 것인지를 가려야 하겠습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개인적 영역의 범죄와 유사하게 조치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에는 회사의 관여나 개입 수준에 따라 회사가 져야 할 책임의 범위와 강도도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그런 경우 기업은 해당 상황을 위기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모든 상황에서 공통적 대응 방식은 잘못된 것을 제대로 된 모습으로 되찾아 놓는 것입니다. 개인적 범죄를 저지른 개인에게는 정해진 조치를 취해 정상적 사업 환경을 되찾는 방식으로 기업의 대응은 진행됩니다. 만약 회사에게 책임이 일부나 상당부분 있다면, 회사의 문제를 개선하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 정상적 사업 환경을 되찾는 방식으로 기업의 대응은 진행됩니다.

그러나, 해당상황의 위기관리 주체를 문제의 임직원 개인으로 바꾸어 보면 어떻게 될까요? 그들에게는 현상황 자체가 큰 데미지로 느껴질 것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어떻게 든 자신에게 향한 법적 조치나 심판에서 벗어나려 애쓸 것입니다. 회사로부터의 책임 추궁에서도 벗어나려 노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회사와 딜을 하려 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회사에게 책임을 돌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변호사를 고용하여 위기관리가 아닌 철저하게 개인적인 데미지 관리를 해 나갈 것입니다.

기업은 이런 변수들을 다양하게 아울러 상황을 분석하고 예측하면서 위기관리를 합니다. 자사가 위기관리 주체인지 여부도 전략적으로 따집니다. 상황을 분별하여 위기관리 방식을 결정합니다. 반면 개인은 다릅니다. 정해진 대응 방식이 없이 개인 취향에 따라 어지럽게 데미지 관리 노력을 합니다. 기본적으로 범죄 자체는 위기관리 대상이 아닙니다. 법적 심판의 대상일 뿐입니다. 위기관리가 단순히 법적 심판을 피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는 순간 위기관리는 위기관리가 아닌 것이 됩니다. 기업이 개인의 그런 노력을 닮아가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기업은 개인과 달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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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92

진정성이 대체 무엇인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흔히 진정성을 가지고 사과해라, 진정성이 없다 이런 이야기들을 종종 듣는데요. 부정 상황에서 기업이 가져야 하는 진정성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나요? 얼마나 진정성을 가져야 사람들이 제대로 진정성을 인정해 주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우리나라 기업 환경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 아마 ‘진정성’ 아닐까 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어떤 케이스에서는 기업의 사과가 진정성이 있었다는 평을 받고, 어떤 케이스에서는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을 받고는 합니다. 사실 두가지 사과 자체에 실질적 큰 차이는 없어 보이는 데도 말이죠.

그런 모호한 기준 때문에 기업들은 항상 ‘진정성 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합니다. 일부에서는 더욱 더 오버 커뮤니케이션하며 사과해야 진정성이 전달될 것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일부에서는 사과의 책임을 더욱 더 크게 져야 진정성이 보여 진다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먼저 우리는 진정성이라는 단어를 이해해야 합니다. 진정성은 기업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마음이나 태도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기업 스스로만 압니다. 즉, 그대로 그것을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그 진정성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서 가장 핵심은 ‘그대로’ 또는 ‘제대로’입니다.

문제는 부정 이슈나 위기에 처한 기업이 자사가 가진 실제 마음이나 태도를 ‘그대로’ 또는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부정 이슈로 인해 막대한 손해를 본 기업의 내부를 한번 상상해 보시죠. 실제 그 회사 경영진은 그 이슈 때문에 화가 나 있을 겁니다. 억울해하기도 하겠지요. 그 이슈와 관련 해 자사를 손가락 질 하고 욕하는 이해관계자나 공중들이 한없이 미울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그들의 진정성은 ‘화가 난가’ ‘억울하다’ ‘미워 죽겠다’와 관련된 마음이나 태도를 의미합니다.

그렇지만, 이 기업은 해당 이슈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할까요? ‘여러분의 실망과 아픔을 이해한다‘ ‘모두 우리의 불찰이다’ ‘고객들의 비판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개선에 매진하겠다’는 식의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분명히 속마음이나 태도와는 다른 커뮤니케이션이지요. 이런 경우 해당 기업은 ‘진정성 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셈입니다. 실제 그런 마음이나 태도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하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뜻이죠.

그러면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날 것 그대로 화가 난다, 억울하다, 여러분들이 밉다는 커뮤니케이션을 그대로 해야 할까요? 물론 그것은 진정성 자체로는 확실한 커뮤니케이션 이겠지만, 이슈관리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이슈관리에 크게 실패하게 되겠지요.

진정성이 중요하다는 의미는 그 때문입니다.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 내부에서 생성되는 마음과 태도를 최우선 정의하고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야 그 마음과 태도를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됩니다. 겨우 긍정적인 진정성을 인정받게 됩니다. 항상 마음에 없는 말을 그럴 듯 하게 하니 문제입니다. 마음에 있는 말을 그럴 듯 하게 하는 것이 바로 진정성 있는 이슈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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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91

기업들의 위기관리가 나아졌나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기업의 위기관리 컨설팅을 오랫동안 하셨다고 하니 제가 질문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위기관리 수준이 이전 10-20년전과 비교해 나아진 건가요? 더 나빠진 건가요? 어떻게 보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기업을 기준으로 놓고 판단하자면, 전반적 기업 위기관리 수준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기업 내부에 들어가 보면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이해나 전략에 대한 관심이 이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민감성 부분은 예전과 천지차이로 느껴 지기도 합니다.

그렇게 위기관리에 대한 기업의 이해나 관심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이전에 다양한 타기업들의 위기관리 실패 사례를 그들이 직접 목격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위기를 맞아 제대로 이를 관리하지 못한 기업들이 얼마나 큰 손실과 피해를 입었는지를 경영적 관점에서 제대로 살폈기 때문이지요.

매체나 사회 소통 환경의 변화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봅니다. 예전에는 언론 매체에만 주로 관심을 두던 기업의 위기관리 시각이 이제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를 넘어 계속 확장되고 있습니다. 종전의 일부 또는 상당부분 통제 가능하다는 매체의 개념이 이제는 전혀 통제 불가능하다는 개념으로 현실화되면서 스스로 통제가능한 분야를 찾아 전열을 갖추는 것을 전략이라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홍보실이 주로 진행했던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업무가 전사적 차원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언론 매체만 대상으로 해서는 별반 위기관리 소득이 없다는 판단이 그 근거입니다. 위기시에는 홍보실을 비롯한 다양한 협업 부서들이 위기관리팀을 이루어 일사불란 하게 움직이는 것이 기본이 되었습니다. 특정 부서의 업무이던 위기관리가 전사적 업무로 진화된 것이죠.

위기의 발생 유형 또한 변화했습니다. 예전에는 엄청난 사건과 사고가 발생해 이에 대응하는 위기관리가 상대적으로 많았다면, 이제는 작고 사소한 이슈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응하는 유연성과 민첩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준법을 비롯 해 안전이나 환경에 대한 위기관리 체계가 이미 일정 수준에 올라있기 때문에, 이전 같은 어처구니없는 사건이나 사고는 평소에 방지 관리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렇듯 대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위기관리 체계 관심과 강화 경쟁은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분야와 마찬가지로 경쟁이라는 것은 경쟁력 압박을 통해 최악의 기업을 없애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즉, 경쟁은 그 압박을 통해 우수기업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최악의 기업들을 사라지게 만든다는 것이죠. 위기관리 분야에서도 그렇습니다.

대기업이 리드하는 위기관리 경쟁이 국내에 존재했던 최악의 위기관리 기업들을 사라지게 만들고 있는 셈입니다. 예전 같이 위기 발생 시 황당하고, 어이없는 반응을 하는 엉터리 기업들은 점차 줄고 있습니다. 공중을 어처구니없게 만드는 유형의 위기도 잦아들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위해성이 큰 위기나 이슈의 형태가 보기 어렵게 된 것이죠. 위기관리에서도 경쟁은 그렇게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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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90

이 문제는 어떻게 관리하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에게 사실 OOO과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불법이지요. 그렇지만 그것이 관행으로 장기간 진행되어 왔고, 그게 없으면 경쟁사들과 차이가 벌어지게 되어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습니다. 항상 이 문제에 대해 불안해하며 조심합니다. 이런 문제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상당히 답변 드리기 민감한 내용입니다. 말씀해 주신 현실적 이유에 대해서도 공감은 갑니다. 당장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렵다는 사정도 이해됩니다. 하지만, 위기관리 관점에서 말씀드리면 내부적으로 최대한 노력하셔서 그 문제를 없앨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시는 것이 가장 확실한 위기관리 방안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비유를 하자면 과속이나 음주운전에 걸리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과속이나 음주운전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과속이나 음주운전을 하면서 걸리지 않기를 바라거나, 걸리지 않을 방법을 찾는 것처럼 불완전한 위기관리는 없습니다.

미국의 유명 뉴스 앵커인 앤더슨 쿠퍼는 “희망은 계획이 아니다(Hope is not s plan)”이라는 일침을 놓은 적이 있습니다. 적발되지 않았으면, 문제가 되지 않았으면, 문제가 되더라도 잠깐에 그쳤으면 하는 희망은 모두 적절한 위기관리 계획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제약 때문에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희망에만 의존하면서 하루 하루 사업을 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외부 전문가들이 그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 하라는 조언을 하면 그런 말을 누가 못하는가 하는 반응을 보입니다. 말이 쉽지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충분한 이유가 있으니 해결하지 못한 채 이렇게 오랜 시간을 지내온 것이라 반박합니다.

일견으로는 그런 시각이나 입장에 공감하면서도, 해당 기업의 깊은 본심을 엿보게 됩니다. 그 문제를 사전에 해결했을 때 자사가 받을 수 있는 손해나 피해 정도가, 그 문제가 수면위로 떠 올랐을 때 자사가 받을 수 있는 손해나 피해의 정도보다 크다는 판단도 있을 수 있습니다. 곧 그 문제를 해결하면 최악의 경험을 하게 된다는 내부 믿음이 있는 경우입니다.

또는, 현재의 문제가 수면위로 떠 올랐을 때 자사가 감내해야 할 손해나 피해의 정도를 정확하게 예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막연함에 의지하는 것이지요. 지난 역사를 보아서도 확률상 크게 문제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판단도 일조하게 됩니다. 문제가 되면 어떻게 든 관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진짜 희망도 존재합니다.

만약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발생될 손해나 피해가 자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회사차원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러나, 손해나 피해가 막대하거나 예상되지 않는 규모의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이상의 모든 경우 해당 문제가 수면위로 떠 올랐을 때를 대비한 데미지 컨트롤 방안은 보유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면, 사후 압도적으로 관리 당하는 상황은 최소한 피해야 합니다. 손해나 피해가 기준이라면 그에 대한 사전 사후 관리에 집중하십시오. 명성에 대한 관리 여력이 없다면 더욱 더 그것은 현실적 어프로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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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89

사람들이 언제까지 기억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이번 부정 이슈에 대해 사람들의 주목이 상당히 높았는데요. 언제까지 사람들이 이 건을 기억하고 있을지 큰 걱정입니다. 빨리 잊어준다면 좋겠는데, 딱히 그런 게 가능할 것 같지도 않고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 머릿속에서 이번 건을 지우거나 최소화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부정 이슈나 위기를 맞은 주체의 심리 상태를 보면 일부 이중적이거나 또는 상호 충돌하는 성격의 개념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일단 자사와 관련 해 부정성 짙은 팩트에 대해서는 가능한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대부분 합니다. 반대로 자사와 관련해 긍정적인 팩트에 대해서는 최대한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습니다.

일단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어떨까요? 그 이슈나 위기 내용이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관련 기사나 온라인 게시물에 대해 각각 대응하며 사람들의 인지를 최소화하려 애쓰곤 합니다. 그것을 이슈관리나 위기관리라 부르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런 활동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기 때문에, 해당 이슈나 위기에 대응하는 자사의 자세나 입장 그리고 계획 등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부정 이슈나 위기 자체에 대해서는 많이 알지만, 사후 회사 대응과 자세에 대해서는 별 기억이 없는 상황이 초래되는 것이죠.

만약 회사가 자사관련 부정적인 것 보다 긍정적인 것이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면, 부정 이슈나 위기 발생 시 자사의 대응과 자세 그리고 자세한 계획 등에 관해 압도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사람들은 회사가 부정 팩트를 받아들이는 자세와 개선 그리고 재발방지 계획에 대해 좀더 많이 인지하게 됩니다.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최대한 회사의 입장과 계획을 강력하게 제시하고 일관되게 커뮤니케이션 해서 사람들의 인지와 기억을 중장기적으로 순화시키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지요.

본능적으로 숨기려 하고, 피하려 하고, 사람들의 눈과 귀를 막아 보려 하고, 미봉책으로 서둘러 해결하려 하다 보면 부정 이슈나 위기에 대한 사람들의 인지와 기억은 반대로 더욱 더 악화될 뿐입니다.

세월이 흘러 사람들이 해당 이슈나 위기의 세부 내용에 대하여 자세한 기억은 못할 수 있지만, 그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기업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었다는 부정적 느낌은 계속 남아 기억될 것입니다. 그것이 두렵다면 이슈나 위기 발생 시 기업은 적절하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해야만 합니다.

부정적 상황에서도 기업의 훌륭한 철학과 진실한 자세를 보여주면 그에 대한 인지와 기억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각인될 것입니다. 사람들이 이슈나 위기를 기억할 것을 두려워하기 보다, 회사가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대해 그들이 기억할 것을 두려워하며 스스로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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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88

신경 쓰이는 포스팅은 어쩌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전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포스팅이 있는데, 저희 경영진이 상당히 그 내용을 신경 쓰여 합니다. 사실 관계를 떠나 내용 자체가 불편 한 거죠. 이런 류의 온라인 포스팅이 몇 개 있는데, 이에 대한 대응은 어떤 기준에 따라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실무적으로 VIP께서 신경 쓰여 하시는 것에는 적절한 대응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는 상황분석이나 전략에 대한 주제가 아닙니다. VIP가 싫다 하시면 어떻게 든 조치를 취하는 것이 실무자의 기본 자세입니다.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 경영진이 단순하게 신경 쓰여 하고 있다면, 일반적 상황분석 기준을 가지고 대응 전략을 정리해 볼 필요는 있겠습니다. 일단 회사 차원에서 ‘신경이 쓰인다’는 의미를 좀 더 들여다봐야 하겠습니다. 만약 그 신경 쓰임이 말씀대로 단순한 심리적 불편함이나 내용에 화가 난다 정도의 의미라면 기업 차원의 대응 가치는 적다고 보여집니다.

실무자들의 이슈관리 아포리즘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물지 못할 개는 짖게 놓아두라.’ 회사에 특정한 피해나 영향을 주지 못할 대상이나 이슈라면 무시하는 것도 전략이라는 의미입니다. 어차피 크게 이슈화 되어 회사에 직간접적 문제를 만들지 못할 것이라면 깨끗하게 무시하라는 것입니다.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는 없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해당 이슈를 제기한 대상이나 주제가 ‘몽둥이를 든 주인이나 동네사람들을 깨우려 짖고 있다면’ 그에 대한 대응은 달라야 합니다. 일부 잠재적으로 목줄을 끊고 달려와 회사를 물어 뜯을 만한 공격성, 영향력, 활동성을 지닌 대상이라면 더욱 더 최초 대응에는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회사는 해당 대상이나 주제가 혹시나 자사를 ‘스스로 물어 뜯을 수 있을지’ 또는 ‘다른 주요 이해관계자를 자극할 수 있을지’를 우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기업의 자세를 이런 비유로도 표현합니다. ‘현명한 우체부는 모든 개를 피해 다닌다.’ 기업에게는 자칫 어떤 사소한 것도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니 항상 유의하고 사방을 살피라는 주문입니다.

이왕 개에 대한 비유들이 나왔으니 인사이트를 더하자면, ‘개는 짖어도 기차는 간다’라는 이야기를 정치권에서 자주합니다. 일부 기업에서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의사결정이나 이슈 대응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자세나 생각은 기본적으로 위험한 것입니다. 기업 차원에서는 여론을 상대로 난타전을 벌이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맷집이 있다 자신할 때만 그런 자세 견지가 일부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장되지는 않습니다.

다른 아포리즘에 이런 것도 있습니다. ‘세상에 물지 않는 개는 없다.’ 어떤 이슈건 재수가 없으면 언제든 크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단순하게 개들이 멀리서 짖기만 한다면 그 기차에게는 그런 짖음이 별 관심사가 아닐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수많은 개들이 달려들어 기차 운전수를 물어 뜯고 앞을 가로 막는다면 그건 다른 상황이 될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여론은 두려워해야 할 대상입니다. 무시는 아주 선별적으로 그리고 전략을 기반으로만 행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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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87

사실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대대적으로 보도된 저희 회사 관련 문제 말입니다. 외부로 잘 안 알려져서 그렇지, 사실은 그 내용을 고발한 전직원이 문제 많던 사람입니다.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키고 회사에 앙심을 품은 거죠. 기자도 마찬가지로 저희 회사를 싫어하는 걸로 유명했죠. 사실은 그렇습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상당히 많은 기업에서 부정 논란이나 이슈가 발생하면 강조하는 부분이 그 ‘사실은…’이라는 부분 같습니다. 외부 이해관계자 시각에서 보면 부정 논란이나 이슈 자체에서 문제를 찾는 반면, 그와 관련된 기업에서는 누가 그 이슈를 만들었고, 왜 그랬는지에 좀 더 주목합니다.

기업측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종종 ‘사실은…’ 그 내부고발자가 문제 있는 부류라고 주장합니다. 회사에 나쁜 감정을 지니게 된 연유도 분명 있습니다. 일부는 회사에 폭로를 협박하며 상당액의 돈을 요구했던 경우도 있습니다.

논란이나 이슈를 대대적으로 공유한 언론이나 규제기관에 대해서도 ‘사실은…’은 존재합니다. 기자나 기관 담당자가 자사에 악의를 품고 있다는 것이죠. 인간적 악감정을 품게 된 전례도 있습니다. 그렇게 문제를 크게 만들 게 아닌 데도 불구하고, 그들의 개인적인 감정이 문제를 키웠다는 주장이지요.

그걸 바라보는 이해관계자들은 어떨까요? 그런 폭로 배경이나 원인을 알고 싶어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알고 있다 해도 문제의 핵심이 사라지거나, 없었던 것이 아니라는 점에 그들은 주목합니다. 회사에 앙심을 품은 내부고발자나 악의를 품은 언론이나 규제기관이 존재하지 않는 사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면, 문제의 핵심은 회사가 무엇을 했는가에 집중될 뿐입니다.

이슈나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회사가 스스로 ‘사실은…’이라는 배경과 원인 하소연에만 빠져 있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문제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하게 되니 공감할 수 있는 역량도 제한되게 됩니다. 심리적으로 상당한 억울함만 충만해질 뿐입니다. 그 내부고발자만 아니었다면, 그 기자의 악감정만 없었다면 하는 가정에만 몰두합니다. 운이 없었다고 이야기하게 됩니다.

이런 흔한 ‘사실은…’이라는 생각은 성공적 위기관리를 위해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 내부고발자가 회사에 앙심을 품고 문제를 제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고 개선 및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여 발표해야 하겠다. 이런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문제를 제기한 주제를 폄훼하거나, 심지어 비난하는 것은 심리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쉽습니다. 일견 자연스러워도 보입니다. 그러나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서 정상적 대응 방식은 되지 못합니다. 문제 자체에 보다 집중해야 그 문제가 풀립니다. 소란을 제기한 사람이 누구인지, 왜 그랬는지는 상대적으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소연으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이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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