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이 대체 무엇인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흔히 진정성을 가지고 사과해라, 진정성이 없다 이런 이야기들을 종종 듣는데요. 부정 상황에서 기업이 가져야 하는 진정성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나요? 얼마나 진정성을 가져야 사람들이 제대로 진정성을 인정해 주는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우리나라 기업 환경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 아마 ‘진정성’ 아닐까 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어떤 케이스에서는 기업의 사과가 진정성이 있었다는 평을 받고, 어떤 케이스에서는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을 받고는 합니다. 사실 두가지 사과 자체에 실질적 큰 차이는 없어 보이는 데도 말이죠.
그런 모호한 기준 때문에 기업들은 항상 ‘진정성 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합니다. 일부에서는 더욱 더 오버 커뮤니케이션하며 사과해야 진정성이 전달될 것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일부에서는 사과의 책임을 더욱 더 크게 져야 진정성이 보여 진다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먼저 우리는 진정성이라는 단어를 이해해야 합니다. 진정성은 기업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마음이나 태도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기업 스스로만 압니다. 즉, 그대로 그것을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그 진정성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서 가장 핵심은 ‘그대로’ 또는 ‘제대로’입니다.
문제는 부정 이슈나 위기에 처한 기업이 자사가 가진 실제 마음이나 태도를 ‘그대로’ 또는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부정 이슈로 인해 막대한 손해를 본 기업의 내부를 한번 상상해 보시죠. 실제 그 회사 경영진은 그 이슈 때문에 화가 나 있을 겁니다. 억울해하기도 하겠지요. 그 이슈와 관련 해 자사를 손가락 질 하고 욕하는 이해관계자나 공중들이 한없이 미울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그들의 진정성은 ‘화가 난가’ ‘억울하다’ ‘미워 죽겠다’와 관련된 마음이나 태도를 의미합니다.
그렇지만, 이 기업은 해당 이슈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할까요? ‘여러분의 실망과 아픔을 이해한다‘ ‘모두 우리의 불찰이다’ ‘고객들의 비판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개선에 매진하겠다’는 식의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분명히 속마음이나 태도와는 다른 커뮤니케이션이지요. 이런 경우 해당 기업은 ‘진정성 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셈입니다. 실제 그런 마음이나 태도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하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뜻이죠.
그러면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날 것 그대로 화가 난다, 억울하다, 여러분들이 밉다는 커뮤니케이션을 그대로 해야 할까요? 물론 그것은 진정성 자체로는 확실한 커뮤니케이션 이겠지만, 이슈관리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이슈관리에 크게 실패하게 되겠지요.
진정성이 중요하다는 의미는 그 때문입니다.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 내부에서 생성되는 마음과 태도를 최우선 정의하고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야 그 마음과 태도를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됩니다. 겨우 긍정적인 진정성을 인정받게 됩니다. 항상 마음에 없는 말을 그럴 듯 하게 하니 문제입니다. 마음에 있는 말을 그럴 듯 하게 하는 것이 바로 진정성 있는 이슈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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