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94

블라인드와 공식입장은 다르거든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와 관련한 부정 이슈가 발생해서, 저희가 신속하게 사과하고 개선책을 발표해 대응했습니다. 하지만, 그 직후 여러 직원이 익명 블라인드에서 회사 입장과 다른 이상한 이야기들을 하면서 사태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그것들은 회사의 공식입장이 아닌데 어떻게 해야 하죠?”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몇 가지 이슈관리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기본 개념을 꼽아보면서 현 상황을 해석해 보지요. 첫번째 개념으로 창구일원화입니다. 예전에는 이 창구일원화가 비교적 단순한 개념이었습니다.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언론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일원화해서 불필요하거나 비전문적인 메시지가 바깥으로 나가지 않게 하자는 개념이었습니다. 규제기관이나 시민단체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상대하는 창구들도 그와 같은 개념으로 일원화가 적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일원화 개념이 유명무실하게 되었습니다. 기업과 이해관계자 접점이 수없이 다양화되면서, 동시에 창구 개념이 무력화되었지요. 심지어 공식과 비공식 커뮤니케이션간 구분도 흐릿해 졌습니다. 기업 구성원이 생각하는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 개념도 모호 해 졌습니다. 이런 새로운 환경에서 창구일원화라는 개념은 다시 규정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다음 개념은 진정성에 대한 것입니다. 진정성은 제대로 커뮤니케이션되지 않으면 그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예전 그 진정성은 기업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통하여 일사불란하게 전달되었고, 그에 기반해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이 해당 기업의 진정성을 이해하는 패턴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람들이 예전과 같이 기업의 공식창구를 통해 전달되는 포장된 진정성보다, 임직원 마음속 날 것 그대로의 진정성을 쉽게 엿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업의 공식창구를 통해 표현되는 진정성과 임직원 마음 속 진정성에 큰 괴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채게 된 것이죠. 기업 입장에서는 진정성이라는 개념 또한 다시 규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 다음은 회사의 공식입장과 개인 입장은 별개라는 개념입니다. 예전에 사적으로 언론에 코멘트를 해 문제를 일으킨 임직원은 ‘그것은 내 개인 시각이었고, 회사 시각이 아니다’라 변명하면서 스스로 구분을 지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은 그런 구분을 무시하며, 회사와 개인을 동시에 비판했지요. 그때는 그렇게 일부 비웃음을 받기는 했지만 마무리는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어떨까요? 개인의 입장과 회사의 입장을 구분하는 사람은 그 당사자가 아니라는 개념이 강해졌습니다. 굳이 필요하다면 그 메시지를 듣는 청자가 구분하는 것이지요. 즉, 개인의 표현된 입장은 곧 기업의 입장이라는 해석이 일반화되었습니다. 개인이 곧 기업이고, 기업이 곧 개인이라 받아들여 지는 것이지요.

미국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서 페이지(Arthur W. Page)는 이미 약 100년 전에 이런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는 기업의 철학에 대한 조언한 바 있습니다. “기업의 진정한 캐릭터(성품)는 그 안의 사람들에 의해 표현된다.” 아서 페이지는 새로운 창구관리란 어떠해야 하며, 진정성은 어떻게 표현되어야 하며, 개인과 회사의 구분이라는 개념이 왜 무의미 한 것인지를 이미 기업에게 조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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