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87

사실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대대적으로 보도된 저희 회사 관련 문제 말입니다. 외부로 잘 안 알려져서 그렇지, 사실은 그 내용을 고발한 전직원이 문제 많던 사람입니다.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키고 회사에 앙심을 품은 거죠. 기자도 마찬가지로 저희 회사를 싫어하는 걸로 유명했죠. 사실은 그렇습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상당히 많은 기업에서 부정 논란이나 이슈가 발생하면 강조하는 부분이 그 ‘사실은…’이라는 부분 같습니다. 외부 이해관계자 시각에서 보면 부정 논란이나 이슈 자체에서 문제를 찾는 반면, 그와 관련된 기업에서는 누가 그 이슈를 만들었고, 왜 그랬는지에 좀 더 주목합니다.

기업측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종종 ‘사실은…’ 그 내부고발자가 문제 있는 부류라고 주장합니다. 회사에 나쁜 감정을 지니게 된 연유도 분명 있습니다. 일부는 회사에 폭로를 협박하며 상당액의 돈을 요구했던 경우도 있습니다.

논란이나 이슈를 대대적으로 공유한 언론이나 규제기관에 대해서도 ‘사실은…’은 존재합니다. 기자나 기관 담당자가 자사에 악의를 품고 있다는 것이죠. 인간적 악감정을 품게 된 전례도 있습니다. 그렇게 문제를 크게 만들 게 아닌 데도 불구하고, 그들의 개인적인 감정이 문제를 키웠다는 주장이지요.

그걸 바라보는 이해관계자들은 어떨까요? 그런 폭로 배경이나 원인을 알고 싶어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알고 있다 해도 문제의 핵심이 사라지거나, 없었던 것이 아니라는 점에 그들은 주목합니다. 회사에 앙심을 품은 내부고발자나 악의를 품은 언론이나 규제기관이 존재하지 않는 사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면, 문제의 핵심은 회사가 무엇을 했는가에 집중될 뿐입니다.

이슈나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회사가 스스로 ‘사실은…’이라는 배경과 원인 하소연에만 빠져 있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문제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하게 되니 공감할 수 있는 역량도 제한되게 됩니다. 심리적으로 상당한 억울함만 충만해질 뿐입니다. 그 내부고발자만 아니었다면, 그 기자의 악감정만 없었다면 하는 가정에만 몰두합니다. 운이 없었다고 이야기하게 됩니다.

이런 흔한 ‘사실은…’이라는 생각은 성공적 위기관리를 위해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 내부고발자가 회사에 앙심을 품고 문제를 제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고 개선 및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여 발표해야 하겠다. 이런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문제를 제기한 주제를 폄훼하거나, 심지어 비난하는 것은 심리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쉽습니다. 일견 자연스러워도 보입니다. 그러나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서 정상적 대응 방식은 되지 못합니다. 문제 자체에 보다 집중해야 그 문제가 풀립니다. 소란을 제기한 사람이 누구인지, 왜 그랬는지는 상대적으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소연으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이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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