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5월 032009 Tagged with , , , , , , 4 Responses

멕시코 독감에 대한 한국인들의 위기관리

대한양돈협회에서 해당 질병을 멕시코 독감이라 불러 달라 하니 그래야 겠다. (사실 왜 양돈협회와 농협이 일간지에 돼지 독감을 멕시코 독감으로 개명해 불러달라 광고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이슈는 공중에게 이렇게 오픈해서 공공연히 커뮤니케이션 할 이슈라기 보다는 주요 정부부처와 언론에 막후 협조 로비를 해야 하는 이슈 아닐까?)

아무튼 세계각지의 반응들을 보면 상당히 심각한 이슈임에는 틀림 없어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이에 대응하는 (위기를 관리하는) 국민들의 스타일이다.

멕시코를 비롯한 미국 및 일본, 홍콩 등지의 외신들을 보면 많은 국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멕시코 독감이라는 이슈를 자신에게 직접 연결된 위기로 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인 위기관리를 실행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민 각 개인이 위기관리의 주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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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의 스캐닝 시스템도 상당히 적극적이고, 정부차원에서도 단계별로 분야별로 시스템을 갖추어 해당 위기를 관리하려 노력하는 모습이다. (조직과 정부들 또한 위기관리 주체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서울시내를 걸어다녀봐도 마스크를 한 시민들을 별로 찾아 볼 수 없다. 백화점 버스에서 어떤 할머니가 재채기를 해도 자신의 코를 막거나 외면하는 사람들이 없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이번 멕시코 독감 이슈가 자신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위기라는 생각을 아직 하지 않는 듯 하다. (실제로는 국내에도 감염자들이 공식적으로 존재하고 엄연히 한국은 멕시코 독감의 오염국가들 중 하나다.)

그런의미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은 이번 이슈에 있어 위기관리의 주체가 아니라 객체다. 누군가 해당 위기를 관리해 주겠지 하는 믿음이 그 기반이다. 당연히 관련 조직들이나 국가에게 부담이 부가적으로 더해지게 마련이다. 국민들은 그냥 이 이슈에 있어서 레프리고 옵저버다. 정부에서 성공적으로 위기를 관리하기에는 너무 큰 부담인 환경이다.

돼지고기를 잠시 사먹지 않거나 (오해에 근거하던 아니던…), 타미플루를 사들이건, 보건소에 전화를 걸어 문의를 하던 이 모든 것은 소극적인 위기관리의 방법들이다.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동시에 위하는 적극적 위기관리 방식이 아니다.

사회의식이나 위기관리 의식이 다르기 때문에 외국에서 검증된 위기관리 방식이 우리나라에서 항상 통하지는 않는다. 이 부분에 대해 깊은 생각없이 일대일로 위기관리 법칙을 대응하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4월 24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4 Responses

워룸이 고생이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활동들이 당초 청와대가 내세웠던 목표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많아지고 있다. 당장 비경상황실과 관련해
청와대는 2차 세계대전 때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운영한 ‘워룸’의 개념을 도입했다고 설명했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실 활동과
관련해선 청와대 일각에서 “전략은 내놓지 않고 상황만 점검하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중앙일보]



기업을 대상으로 워룸을 설치하고 실제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을 점검해 보는 것을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이라고 한다. 기업 위기 발생시 최고 의사 결정권자들이 한 공간에 모여 상황을 점검하고, 각 프로세스별 포지션을 정하고 대응 방식을 결정해 실행조직에 대응을 지시하는 역할을 여기서 한다.

이 워룸에 대해서는 여러번 포스팅을 했었지만, 현실에서 보면 기업들은 워룸 경영 자체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지만, 워룸에서 지시 된 대응 활동들을 실제 현장에서 실행하는 데 문제가 있다면 이 워룸의 가치는 아무 것도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모 양주회사가 최첨단 위조 방지 기술이 적용된 양주병을 강력하게 홍보를 했다고 치자. 어느날 부산에서 모 기자가 일선 유흥업소 업주의 제보를 받아 해당 양주병이 쉽게 위조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취재했다면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

하나의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반향이 크다 판단이 된다면 말이다. 일단 본사 워룸에서는 CEO와 임원들이 모여 ‘어떻게 이런 단순한 기술로 우리의 최첨단 위조방지기술이 뚫릴 수 있나?”하는 상황파악을 하게 되겠다. 생산 및 기술 임원들이 허탈하게 조사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알아보니 가능하다’는 결론을 가져왔다.

그러면 그 다음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하나. 워룸에서는 토론을 통해 해당 이슈를 관리하기 위한 포지션을 공유한다. CEO께서 “그러면 이 기술이 결코 위조를 근절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면 우리는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개선책을 가지고 실행을 해야 한다.”하는 포지션을 정했다.

CEO는 생산기술 임원에게 언제까지 이 위조방지시스템 개선안을 마련할 수 있는지 물었다. 해당 임원은 ‘2주 가량’이라고 말했다. 가능한 빨리 개선책을 마련하라 지시한다. 기획 임원에게는 생산측과 공조하면서 개선된 위조 방지 시스템이 적용된 제품을 만들게 되면 얼마 정도의 추가 예산이 필요한지 보고하라 지시한다.

마케팅 임원에게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위조 방지 기술을 강조하는 광고와 POS물들을 배포 중단하라고 지시한다. 영업 임원들에게는 해당 이슈에 대해 적절한 셀링 스토리를 만들어 공유하고 절대로 해당 이슈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고 지시 한다.

마지막으로 PR팀에게 ‘당장 부산으로 내려가 다음 주로 예상되는 기사 게재를 어떻게든 막아 보라’ 지시한다. 개선책이 나올 때까지 가능한 시간을 벌자는 전략이다.

문제는 이 때 부터다. 실행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다.

생산기술 임원은 이전 위조 방지 시스템을 납품 한 외국계 제조회사 담당자들을 불렀다. 해당 업체에서는 이런 일은 처음이라면서 본사 기술팀의 의견을 물어 본다 했다. 1-2주를 달라 한다. 문제는 CEO에게 2주내에 개선책을 보고 하겠다고 했는데 사실확인이 그 정도 걸린단다. 무조건 일정을 당겨서 어떻게든 개선책을 내놓으라고 소리치고, 못하면 남품 계약 해지라 소리를 친다. 하지만, 이 회사말고는 납품을 하는 곳이 없다.

기획에서는 생산측에서 시간이 지연 될 듯 하다 했는데, 우리가 어떻게 추가 예산을 뽑을 수 있냐면서 생산이 문제라고 고개를 저으며 앉아 있다.

마케팅에서는 광고야 내릴 수 있지만, POS 배포를 중단하라면 2주 이상을 POS 출하를 중단하거나 예전 구형 POS를 대신 배포해야 하는데…브랜드 매니저들은 말도 안된다면서 생산측에 전화를 걸고 기획에게 항의를 한다.

영업에서는 ‘이미 그 이야기는 도매상들이나 업소주인들이 다 아는 상식’이라면서 아무리 셀링 스토리를 가지고 가도 말이 안 통할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각 지점들까지 캐스케이딩이 안되고 각 지역에서는 하달한 지시가 먹히지 않는다.

PR팀에서는 PR팀장이 일단 KTX편으로 부산에 내려가긴 했는데..아무리 인맥을 동원해도 해당 기자 수배가 안된다. 해당 신문사에 가 데스크들을 만나 보았는데 갑작스럽게 왜 이렇게 유난을 떠나 하고 이해를 못한다. 광고국에서는 언제 본사에서 광고 한번 해 준 적 있느냐 되레 항의를 한다. 지점장이 나서서 학맥을 동원해 보지만…어쩌다 보니 데스크 부터 광고 국장까지 감정만 상하게 되었다.

억지로 고급 술집에서 데스크와 해당 취재팀을 묶은 접대를 제안했는데. 별반 호응이 없다. 요즘이 어떤 세상이냐면서 손가락질을 한다. 겨우 마케팅에 전화를 걸어 해당 신문사에 광고와 지역 캠페인 지원을 약속하고 나서 올라 오는데…KTX에서 전화가 울린다. 지점장 전화인데 부산의 또 다른 소규모 신문에서 똑같은 기사를 취재하고 있다면서 기자가 지방국세청에 인터뷰를 요청했단다.

이게 워룸의 한계다. 아주 간단한 이런 이슈에도 대응하는 실행 프로세스에 한계가 있으면 아무리 워룸이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하더라도 실현이 되질 않는거다.

조그만 회사의 조그만 이슈도 이럴진데 국가 수준의 워룸이 100% 그 효력을 발휘하긴 힘들겠다. 모두가 다 이상적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운도 좋아야 한다. 위기관리란게 그렇다.

4월 21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2 Responses

OO했었더라면…

위기관리에 있어서 가장 안타까운 이야기가 있다면…바로 이거다.

“우리가 이전에 OOOOO 했었더라면…”


예를들자면:

  • 우리가 평소부터 블로그를 가지고 있었더라면…
  • 우리가 평소에 트위터나 미투데이를 통해 대화들을 해 왔었더라면…
  • 우리가 홈페이지 게시판을 위기시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 우리가 평소에 팝업창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알고만 있었더라면…
  • 우리가 비상연락망을 업데이트 해 놓았었더라면…
  • 우리가 한번이라도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해보았더라면…
  • 우리가 미디어 트레이닝을 한번 받아 봤었더라면…
  • 우리가 이런 소비자의 협박에 대해 조금이라도 대책을 세워 놨었더라면…
  • 우리가 작년에 이와 비슷한 논란이 있었을 때 개선을 했었더라면…



이런 OOOO했었더라면…이라는 말은 위기관리에서 가장 흔하게 듣지만, 가장 안타까운 말임에 틀림없다.

위기가 발생하고 코칭을 하게 되면 이에 연관된 반응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것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업 블로그를 통해서 우리의 대응 메시지들을 소비자들과 빨리 공유하는 건 어떨까요?

“우리가 진작 블로그를 하나 만든다 만든다 하면서 아직 만들지를 못했어요. 블로그만 있었어도 이렇게 허망하게 당하지는 않을텐데…”

아니…왜 이렇게 임원분들이 소집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나요? 무슨 다른 일이라도?

“글쎄..그게요. 비상연락망이 작년꺼라서 임원들 리스트가 옛날 정보들이더라구요. 전화번호가 바뀌신 분들도 많이 계시고. 비서들도 최근에 바뀐 사람들이 있고해서요. 진작 좀 업데이트를 했어야 했는데…”

벌써 TV 기자와 인터뷰를 하셨어요? 저희가 와서 사전 코칭을 조금 해드릴려고 했었는데요…

“아이구…그래서 걱정이 많아요. 말실수들을 조금 했는데 그 기자에게 사정을 했지만 도통 먹히는 분위기가 아니구요. 인터뷰전에 조금이라도 미디어 트레이닝이나 코칭을 받고 들어갔어야 했는데…”

이 이슈는 작년 이맘때 저희가 한번 겪었던 똑같은 이슈 아닌가요? 그 때 저희가 공식적으로 개선하겠다고 한 걸로 기억하는데요?

“그렇지요. 근데 사실 그때 이후로 개선을 하지 못했어요. 뭐…여러가지 여건이 허락하질 않아서. 올 해는 그냥 어떻게 넘어가나 했는데 이렇게 또 걸렸네요. 그 때 그냥 개선을 해 버렸어야 했는데…”


문제는 이 OOOO했었더라면…하는 key learning들이 또 잊혀질 때다. 한번 이상 이런 말들을 반복하게 되면 그 기업이나 실무자들에게는 별로 기대하기가 힘들다.

학교 다닐때 선생님들이 이렇게 말씀하시던 걸 기억한다.

“틀린문제를 다시 한번 풀어봐. 왜 틀렸는지를 알아야 다음번에 똑같은 문제를 잘 풀수 있어”


당시 나 자신도 틀린문제는 다시 쳐다 보기 싫었다. 그리고는 다음 시험때 비슷하거나 거의 똑같은 문제를 떡하니 다시 틀리곤 했다. 기업도 초등학교 5학년짜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곳들이 많다.


4월 212009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핵심 메시지를 강조해서 나쁠게 있을까?

이번에 회수하는 제품은 OEM업체인 하이원이 생산하는 제품으로 최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 수거검사를 실시한 결과 벤조피렌이 초과 검출돼
긴급회수 대상품목에 올랐으며
4월9일경부터 리콜에 들어갔다. [메디컬 투데이, 2009. 4. 17]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해표 유기농 참기름’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벤조피렌이 검출돼 긴급 회수 조치했다고 21일 밝혔다. [헤럴드경제, 2009. 4. 21. 오전]

그는 이어 “식약청에서는 제품회수 명령을 내렸는데 해표 소비자실에서는 발표가 잘 못 된 거라 억울하다고 말하고 있다”며 빈축을 내비쳤다. [뉴시스, 2009. 4. 21 오후]



위기관리 실무자가 아니라 해표 식용유를 먹고 있는 소비자로서 한번 물어보자.

이번 이슈에 대한 해표의 입장은 무언가? (리콜을 개시한 싯점으로만 쳐도 벌써 2주가 지났다. 커뮤니케이션 준비를 하기에 충분하고도 남는 시간아닌가?)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잘 못 했다는 이야기인가? 잘못된 조사결과 발표에 법적 대응이라도 할껀가? 아니면 지금 뭐라고 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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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시에는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불필요한 다른 팝업창들은 없애 버리는 것이 좋겠다. [2009. 4. 21. 오후 3시 40분경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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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새소식란에 조그마하게 제목이 걸려있어 클릭해 보니 공문서 같은 해명서를 업로드 해 놓았다.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뿐 더러 열람을 위해서는 스크롤을 부지런히 좌우로 클릭해야 한다. 메시지 스타일도 공문 그대로다.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꾸준한 벤조피렌 모니터링을 해온 당사는 수차례 실시한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특별시보건환경연구원의 분석결과를 신뢰할 수 없기에 제조사인
㈜하이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행정소송 등 자구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회사의 입장이다. 회사의 포지션이 이렇고 이 부분이 핵심 메시지들 중에 하나라면 이렇게 발견하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렵게 녹여 놓는 방식은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아니라고 본다.

핵심 메시지를 강조해서 나쁠게 있을까?  왜 상황관리는 하면서 커뮤니케이션 관리는 하지 않을까?

[업데이트] 4. 21. 오후 3시 50분경 사과문 다시 업로드 – 디자인 가미/스크롤 없앰/첨부 아직 달려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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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12009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시나리오 경영은 정보력이 우선

북측은 논의할 의제에 대해 ‘개성공단 사업과 관련된 중대한 문제’라고만 밝힌 상태다. 한 당국자는 “북한이 준 단서만 가지고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해 경우의 수를 계산하면 100가지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라리 남측이 볼 때 ‘좋은 일일 경우’ ‘나쁜 일일 경우’
‘중간일 경우’로 쉽게 나누는 것이 편하겠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
동아일보]



한때 위기관리 매뉴얼과 함께 시나리오 관리 경영이 유행 한 적이 있었다. 클라이언트들께서 ‘시나리오! 시나리오!’를 계속 요구들 하셨고, 그에 따라 에이전시들이 위기 유형별 시나리오들을 구성해서 매뉴얼에 수북히 쌓아 넣은적이 있었다.

재미 있는 것은 아무도 그 시나리오를 제대로 검증하거나 충분하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없다는 거였다. 시나리오라는 것이 그 자체로서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한개의 시나리오 당 수천배 이상의 연관정보들이 망을 이루어 베이스를 구축해야 한다.

충분한 정보 베이스 없이 작가가 소설 쓰듯 하는 게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거다. 클라이언트와 시나리오를 두고 첨삭을 하다보면 마치 작가와 PD가 드라마 스토리를 놓고 쪽대본에 창조성과 상상력을 겨루는 듯 해 보이는데…위기관리를 위한 시나리오란 그러면 안된다는 거다.

우리 주변에는 정말 제대로 된 일들이 적은 듯 하다.  

4월 212009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매번 우리들의 위기관리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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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의 해명자료다. 지난 20일 CBS 노컷뉴스 보도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다고 한다. 우정사업본부의 해명자료에서 받는 느낌은 이렇다.

단순 실수다
해당 잔여 전단은 회수 폐기했고, 새 전단을 배포했다
재발 방지하겠다

해명문에서 빠진게 있다. 실수라는 것을 인정은 했는데 그 다음 사과는 없다. 별 것 아닌 일을 가지고 일부 언론사가 소란을 피웠다는 투다. 입장(position)이란게 그렇단다. 그런데 실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진짜 포지션(position)은 없다. 상황에 대한 관리만 있지,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또 없다는 이야기다.

매번 우리들의 위기관리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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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을 불사르자!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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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정부부처의 위기관리 매뉴얼은 그 두께와 분량이 가히 한 사람이 나를 수 없을 정도다. 어떤 기업의 위기관리 매뉴얼은 실무자
책상에 꽂아 놓고 비치하기에는 부피가 너무 크고 튀어 부서 캐비닛에 보관하고 있다. 5년 전 힘들게 만들었던 위기관리 매뉴얼은
얼마 전 펼쳐보려니 ‘쩍~!’하는 소리가 난다. 몇몇 페이지는 인쇄면이 서로 붙어 글자들이 두세 줄로 보인다.

위기관리 매뉴얼을 불사르자. 기업이나 조직에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기 때문에 위기가 더 위기로 다가오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분명히 해두자. 위기관리 매뉴얼은 위기를 위한 보험이나 안심을 위한 도구가 절대 아니다. 실무자로서 자신의 실적을
사내적으로 팔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공유되거나 업데이트 되지 않으면 그리고 궁극적으로 실행으로 검증
받지 못하면 매뉴얼 자체는 쓰레기와 별반 다름이 없다.(심한 표현이지만 현실이다)

위기관리의 분량은 얼마나 되어야 할까? 정답은 없다. 하지만 원칙은 있다. 해당 위기를 실제 관리할 의사결정권자들과
실무자들이 해당 ‘매뉴얼’ 없이도 위기 대응 업무를 실행할 수 있는 만큼의 분량이어야 한다. 위기관리 담당자들이 매뉴얼을
펼쳐보지 않은 채 눈감고도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그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의 대형백화점인 이세탄(伊勢丹)은 1988년부터 사내에 위기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본사 및 전국 매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기요소들을 점검하고 매뉴얼을 만들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백화점의 매뉴얼을 들여다보면 ‘과연 위기관리 매뉴얼은 어떤
형식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원칙이 보인다.

이세탄 백화점의 위기관리 매뉴얼은 A4용지로 총 3페이지다. 어떤 기업같이 300페이지나 3000페이지가 아니다. “도움이
되는 매뉴얼이라는 것은, 다음의 3개 요건을 채우고 있는 것이겠지요. 첫째는 예측성, 둘째는 환경에 맞추어 수시로
메인트넌스하는것. 셋째는 그것이 사내에 보편적으로 확산되어 있는 것”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던 이세탄 담당자는 이렇게 말한다.

   
 
 

각각의 페이지를 보면 첫째 페이지는 이세탄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의 분류들로 채워져 있다. 위기관리 요소진단의 결과를 아주
간결하게 리스트화해 놓았다. 두 번째 페이지에는 해당 위기의 예측으로부터 실제 조직적 대응 부분이다. 해당 위기들의 모니터링
방식과 해당 위기에 대한 대응 조직명을 명기하고 리스트화 해 놓았다. 마지막 페이지는 의무 페이지다. 각 위기 대응 조직들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리스트화 해 놓았다.

어떻게 보면 ‘어처구니’ 없는 작품(?)으로 생각되는 데 이세탄의 담당자는 또 이렇게 이야기 한다. “위기관리 매뉴얼에 이 이상 담을 것이 또 무엇이 있나?”

몇 년 전 연이은 리콜 사태를 경험했던 세계적 완구회사 마텔의 밥 에커트 회장은 모 대학교 특강에서 지난 리콜 사태들에
대해 마텔이 어떻게 대응했고 어떤 배움이 있었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후 한 학생에게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위기관리
매뉴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떤 부분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밥 회장은 이렇게 대답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비상연락망입니다. 저는 세계 어디를 가던 위기시 내가 연락해야 할 모든 사람들의 연락처 리스트를 항상 가지고 다니죠. 연락망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가 가진 상식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이야기다. 우리가 생각할 때에는 세계위인전기전집 같이 무언가 광범위하고 심도 있는
매뉴얼이 우리 회사의 위기를 잘 설명해주고 그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들을 사전에 수립해서 알려줄 것만 같은데 이까짓
‘비상연락망’이 무슨 대수란 말인가?

하지만, 막상 위기를 겪어 본 기업들이나 조직들은 이 밥 회장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 특히 최고의
의사결정권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적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위한 정보수집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수준 높은 내외부
카운셀러들의 의견을 듣고 의사결정에 참고하는 것 자체가 바로 위기관리다. 당연히 이 최고의사결정권자에게는 비상연락망이 가장
소중한 위기관리 매뉴얼인 셈이다.

위기관리 매뉴얼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리자. 실무자들인 우리 머릿속에 없는 매뉴얼은 아무 가치가 없다. 기존의 매뉴얼을 오늘
한번 펼쳐보자. 혹시 비상연락망에 이미 퇴사한 전직 임원의 이름은 없는지 한번 살펴보자. 혹시 해당 부서가 없어졌는데도
매뉴얼상에 생존하지는 않나? 3년 전 지병으로 유명을 달리한 출입기자의 이름과 휴대폰 정보는 거기 없나? 올해 초 새로 지은
공장은 그 리스트에 있나?

수백에서 수천 페이지의 매뉴얼 속에 진정 필요한 정보는 어디에서 어디까지인지 한번 하나 하나 추려보자. 매뉴얼을 위한
매뉴얼이 아니라 회사를 위한 진정한 매뉴얼은 어떤 모습일지 한번 생각해 보자. 오늘 당장 두툼한 매뉴얼을 한장 한장 살펴보자.
진정 회사를 위해서…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4월 13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2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DIY시리즈: 위기관리 시스템은 공유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여러 기업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직도 ‘위기관리 매뉴얼’에 대한 수요나 갈증이 매우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2000년대
중반까지 각 기업에서는 위기관리 매뉴얼 구축 붐이 일었던 적이 있었다. 각 정부기관들도 위기관리 매뉴얼 하나 정도는 만들어
가지고 있어야 위기관리 좀 하는 부처나 사업단으로 인정받는 분위기였다.

수천 만원에서 일부는 수억을 투자해 다양한 종류의 위기관리 매뉴얼들을 만들었고, 이 매뉴얼은 그 자체로서 자사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표현해 주는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나 이런 과정에서 재미있는 것은 기업이나 정부조직의 실무자들이 자신이 추진한
위기관리 매뉴얼에 대한 실효성에 대해 하나 둘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CEO나 정부 윗선에서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라는 지시를 받고 일단 시스템의 상징으로 위기관리 매뉴얼을 큰 돈을 들여
만들어 놓기는 했는데, 이게 미덥지가 못하다는 느낌이 든다는 거다. 외부 에이전시로부터 납품을 받아 그 당시에 한번 꼼꼼히 읽어
본 이후로는 몇 년이 지나도록 위기관리 매뉴얼을 실제로 편 본적도 없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그 매뉴얼이 큰 도움이 되고 하나의 빛이 되리라 생각했었는데, 막상 위기가 발생하니 그 두꺼운 매뉴얼을
살펴 볼 시간이 없었다. 복잡하게 목차화 되어 있어 어디에 이 번 위기와 비슷한 분석과 대응방안이 존재하는 지도 사실 찾기가
힘들다.

그래도 아까운 마음에 매뉴얼을 찾고 찾아 비슷한 위기 유형을 들여다보면 영 현실적이지 않다. 지금 자사가 겪고 있는 위기의
유형과 겉모습만 비슷할 뿐 실제의 맥락과 환경에 적용하기에는 거리가 있는 거다. 실무자들은 여기에서 딜레마에 빠진다. 매뉴얼
무용론을 주장하기에는 지금까지 자신이 진행해 왔던 업무들이 모두 휴지조각이 되 버리는 것 같아 고민이다.

이 공통적인 문제점과 불만들은 한가지 원인에서 기인한다. 처음부터 기업 내에 공유되었던 위기관리 매뉴얼에 대한 정의나
생각이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기관리 매뉴얼을 시스템의 ‘시작’이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관리 매뉴얼은 시스템의
‘시작’이 아니라 ‘끝’이다. 그 다음부터는 실제 위기관리에 들어가는 ‘살아있는 시스템’이 존재하는 것이다.

위기가 발생하면 위기관리 매뉴얼의 존재 이유는 여기서 ‘끝’이다. 그 다음은 사람이고 사람과 사람간의 ‘시스템’이 시작된다는 이야기다. 매뉴얼은 그 사람과 시스템에 대한 서술이고 교육과 훈련을 위한 하나의 교본일 뿐이다.

군사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전시 작전계획은 그냥 계획일 뿐이다. 평시에 그 계획에 따라 훈련을 반복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해당 작전계획을 업데이트하고 수정하는 반복적 개선이 진행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쟁을 수행해야 할 군인들 각자 그리고
군인들과 군인들간에 시스템이 확보되고 강화되는 것이다.

진짜 전쟁이 발발하면 해당 작전계획에 따라 100% 움직일 수는 없다. 각지의 전투들이 이전의 작전계획에 따라 순서대로
차근 차근 이루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투를 수행할 군인들은 평시의 작전계획에 따른 임무와 역할을 ‘기억’하면서 그
평시 훈련의 결과로 얻어진 전투역량을 다양한 현실 전투에 쏟아 붓는 게 전부다.

   
 
 

기업의 위기관리 매뉴얼도 마찬가지다.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매뉴얼은 하나의 참고서적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평시에 공유되어 있던 매뉴얼상 지정된 자신의 역할과 임무를 기억하는 것이다. 이를 얼마나 충실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위기관리 주체 한명 한명이 사전에 자신의 역할과 임무를 100% 숙지하고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해 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기억해 자신 있게 위기 대응을 수행해 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기업의 모든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위기관리 매뉴얼을 구축하는 프로세스부터 가능한 완전하게 관여되어야 한다. 시스템
구축을 리드하는 어느 한 부서의 독립적인 프로젝트일 뿐이라 인식하고 수동적으로 바라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업 내 주체는 가능한 CEO를 포함 해 모든 핵심 부서들의 대표들을 완전하게 프로젝트 전반에 관여 시키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

그 기나긴 과정에서 기업의 구성원들은 다시 한번 위기에 대해 생각을 해 보게 되고, 각 위기 요소들에 대한 해결방안들과
자신의 역할과 임무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통해 ‘공유’가 가장 큰 가치로 떠오르게 되고, 결국 모든
구성원들이 하나의 생각과 방향을 가지게 되는 명실상부한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매뉴얼은 이러한 공유의 흔적을 서술해 놓은 기록일 뿐이다. 위기관리 시스템의 시작이 아니라 결말이라는 이야기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야 위기에 처한 기업이 살고 나라가 산다는 게 결론이다.

[공지] 필자의 이 칼럼 제목을 4월부터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으로 변경합니다. 앞으로 기업 및 조직의 위기와 이를
둘러싼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대해서 실제적인 칼럼들로 꾸며갈 예정입니다. 그 동안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칼럼을 아껴주신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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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4월 092009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insight

위기관리 = 상황 관리 + 커뮤니케이션 관리

상황 관리 없이 커뮤니케이션 관리 없음

커뮤니케이션 관리 없이 위기관리 성공 없음 (현대 사회에서는 더 이상…)

하지만 현재 우리들의 위기관리 형태는 흡사 이렇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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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관리 중심일 뿐 위기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과소 평가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기업의 위기관리가 진정 아래와 같이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있어 균형과 시너지를 이루어 내고 있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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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이정도는 못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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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09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4 Responses

PR 에이전시 AE들을 위한 미디어 트레이닝

이번주부터 다음주까지 모 PR 에이전시 AE 전체를 대상으로 미디어 트레이닝을 연속 진행하고 있다. 어제는 모든 이론 트레이닝을 마치고 진행한 첫번째 인터뷰 실습 세션이었다. (AE들의 숫자로 인해 총 3-4회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각 AE들이 각자의 클라이언트의 주요 이슈 하나를 꼽아 실제 전략적인 인터뷰 원칙에 따라 실습을 진행했다. 이번 세션을 통해서 얻은 몇가지 insight들을 정리해 본다.

1. AE들은 클라이언트의 비지니스 정보에 대해서 좀더 깊이있는 지식을 보유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언론 커뮤니케이션은 정보전이다. 희소하지만 정확하고 업데이트 되어진 정보야 말로 PR 담당자들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무기다. 특히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가장 기본적 그라운드다. 문제는 PR AE들이 획득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나 질이 인하우스에 의해 제한된다는 것인데…이 문제는 좀더 폭넓은 모니터링과 업계 공부등을 통해 inside-out하는 방식이 아닌 outside-in 하는 방식으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겠다. 물론 인하우스와의 지속적이고 상호이해에 기반한 커뮤니케이션은 물론이다.

2. 포지션을 항상 먼저 정하라 했는데 여기에 경험이 없는 AE들이 대부분이다.

포지셔닝은 화자가 말을 하는 방향과 근간을 정해주는 아주 필수적인 작업이다. 장자연 케이스를 예를 들자면 장자연 리스트에 거명된 인사들의 실명을 공개하자는 것이 자신의 포지션인지, 아니면 인권침해를 이유로 실명공개에는 반대하는 게 자신의 포지션인지 먼저 정해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거다. 얼핏 생각하면 A or B같은 단순한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실제로 해당 이슈에 대해 포지션을 정하려 해 보면 절대 쉽지가 않다. 하나의 이슈에 실제로는 수십개의 포지션이 존재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위기시 관련 기업의 포지션은 가능한 ‘궁극적인 인간의 가치’에 근간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여표 식약청장은 이날 오후 서울 은평구 식약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조치는 한국독성학회/발암원학회 의견, 전문가 회의, 대한의사협회 등 유관 단체 회의와 중앙 약사심의위원회 자문을 거쳐 결정됐다”면서 “의약품에 함유된 미량의 석면은 먹어서는 위해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위해물질은 미량이라도 먹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판매금지 결정을 내렸다” [대한민국 정책포털]


무기체인 기업의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이익에 근간하거나, 위기에 대한 포지션이 정확하지 않거나, 왔다 갔다 하면 항상 위기 관리는 실패한다. 타겟 오디언스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화나게 하기 때문이다.

3. 위기 커뮤니케이션 주제를 한정하는 기술이 아직 미숙하다.

하나의 이슈에 하나의 주제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한개의 이슈에는 수백에서 수천개의 커뮤니케이션 주제들이 존재하고, 또 그 수백배가 넘는 시각들이 존재한다. 위기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커뮤니케이터는 그러한 혼돈(Chaos)속에서 일정한 원칙을 가지고 경계를 확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략은 선택으로 부터 시작한다.

그 주제는 기업이 원하는 주제를 잡는 것이 아니다. 위기시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커뮤니케이션 하고  싶어하는 주제를 핵심 주제로 한정하고 그에 대해 깊이 있는 기업측의 포지션을 개발해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전에 공중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먼저 하라는 원칙을 기억하자)

위기에 얽힌 부차적인 다른 이슈들과 시각들을 아무 필요가 없다. (이해관계자로의 게이트 키퍼이자 의제설정자인) 기자가 물어보는 시각에 대해 충분하게 기업의 핵심 메시지를 연결해 제시하자. 전략적으로 논의 주제를 다양화 하기 보다는 가능한 한정하고 먼저 확정한 상태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자.

4. 논리적인 핵심 메시지 구축 경험이 적어서 실제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힘들어 한다

평소에 클라이언트를 위해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에 대한 긍정적인 셀링스토리를 전달하는 데는 그리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여러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기자들에게 쏟아 붓는데도 익숙해 보인다. 문제는 위기시에 어떤 논리적인 메시지 성을 쌓아야 하는가 인데…이 부분에는 그리 익숙하지가 않은 듯 하다.

이해관계자들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치고 들어 오더라도 방어가 가능한 논리적 성벽을 완벽하게 구축하는 것이 참 어렵다. 하나의 핵심 메시지는 여러개의 검증가능한 근거들로 지원되어져야 하고, 이렇게 다양한 근거들을 기반으로 하나 하나의 핵심 메시지가 빈 구석 없이 구축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핵심 메시지가 위에서 이야기 한 한정된 이슈를 100% 커버하지 못한다거나, 전혀 다른 이슈를 커버한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맥킨지등이 이야기하는 MECE 기법을 통해서라도 구조적으로 핵심 메시지들을 디자인하고 그 논리적 지원망을 구축해 보자.

5. 커뮤니케이터의 성격이 커뮤니케이션에 묻어난다.

이는 개인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종종 목격되는 사실이지만, 기업을 대표해서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일단 개인 커뮤니케이션 습관이나 스타일은 가능한 접어 놓는게 좋을 것 같다. 회사의 포지션에 어울리는 당당함, 단호함, 간결함, 자신감, 죄송함, 애석함, 안타까움, 사죄함 등의 표현이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그대로 담겨 있어야 좋은 기업 커뮤니케이터겠다.

아무튼…PR AE들이 한 블록 성장하는 데 있어서 이러한 전략 커뮤니케이션 스킬 트레이닝은 유효하다. AE들을 위해서 그러한 시간을 만들어 준 해당 에이전시의 CEO도 멋진 분이고, CEO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성심성의껏 준비하고 참여하고 질문하고 토론하는 많은 AE들도 멋지다.

20대 중반에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고 있는 AE들이니 앞으로 10년후에는 대단한 전략적 기업 커뮤니케이터들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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