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12월 202013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0] 준비하지 않으니 빠를 턱이 없다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40]

 

준비하지 않으니 빠를 턱이 없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 대응의 핵심은 신속성이다. 모든 위기는 시간이 해결 해 준다. 죽이 되던 밥이 되던 더 나중엔 재가 되더라도 무언가 되긴 된다. 그러나 기업이 원하는 결과는 이런 참담함이 아니다. 적시에 위기 대응에 나서기 위해서는 각각의 대응 기능 스스로 준비들이 전제되어야 한다. 준비가 없으면 항상 느리다. 예외는 없다.

우리 기업들의 위기관리 케이스들을 분석 해 보면 기업 대부분이 위기 상황 보다 느리게 움직이는 공통적인 현상을 보인다. 물론 기업은 개인보다 느리다. 기업은 환경보다 느릴 수 밖에 없다. 상황 감지에 여럿이 관여 하다 보니 상황 파악도 느릴 수 밖에 없다. 의사결정그룹도 한 개인이 아니라면 의사결정이 빠를 수가 없다. 위기 대응에 나서는 사람들이 여러 준비에 시간을 소비하다 보면 이미 버스는 지나가버린 뒤일지도 모른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전방 군인들을 생각 해보자. 북한의 도발 징후를 감지하면 이에 대응하는 시간을 최소화 하기 위해 그들은 항상 노력한다. 심지어 일선에게 상부에 보고하지 말고 적이 도발하면 반사적으로 먼저 응징하라는 지시를 할 정도로 신속한 초기 대응을 주문한다. 우리 군이 즉각 반격에 나설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대비 또는 준비라고 불리는 체계가 필요하다.

준비(準備)라는 단어는 사전에 의하면 미리 마련하여 갖추다라는 의미를 가진다. 다가오는 위기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고민하고 마련해 하나 하나 미리 갖추어 나가는 것이 위기관리에서 준비의 의미가 되겠다. 개념적으로는 당연하고 간단한 주문 같아 보인다. 하면 되지 무엇이 문제인가 하는 생각도 들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예측되는 위기에 있어서도 별반 세부적인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거의 매번 별반 실제적 준비 없이 위기를 맞으니 그에 대한 대응은 반복적으로 늦고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왜 그럴까?

서로 만나 마주 앉지 않기 때문이다. 웬만해서는 같이 일하지 않는다. 소위 말하는 부서간 사일로(silo)가 위기 때는 더욱 강해진다. 흡연실에 옹기종기 모여 대응을 논하는 일부 팀장들이 위기관리를 하는 수준에 머무른다. 체계적으로 모두 함께 이음새 없는 대응 계획을 세우기 힘든 이유가 이 때문이다. 법무, 기획, 대관, 홍보, 영업, 마케팅 각각이 예측되는 동일한 위기에 대해 각기 자기들만의 대응 계획을 세운다. 실제적으로 협업이 이루어지는 준비체계는 이런 모습이 아니다.

개념적으로만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위기대응을 위한 준비 중 가장 많이 소비되는 시간은 문서작업을 위한 업무라고 실무자들은 토로한다. 문서로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회사는 없다. 문제는 보고를 위한 문서에 시간을 과도하게 쏟아 부어 실제로 인적, 물적, 경험적, 네트워크적인 준비를 할 여유가 부족하게 된다.

일부는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들의 위기는 예전보다 훨씬 더 넓고 깊은 전문성을 요한다. 평소 담당실무에만 집중하던 부서들이 생소하고 특수한 유형의 위기에 당면했을 때 정확하게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사내에서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못한다. 여기저기 알아보고 조언을 요청하는 전화를 극비리에 돌리다가 때를 놓치고 위기를 맞는다.

위기관리 성공을 원하는 CEO는 하루 빨리 정리된 준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위기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고민 이전에 위기 대응을 위한 준비 프로세스 구축을 먼저 할 필요가 있다. 평시 가능한 여러 위기 유형에 대한 대비 체계를 점검하고, 부족한 면이 있으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체계 보수를 진행해 보자. 세부 시뮬레이션을 통해 아주 사소한 준비들에 대한 니즈를 발견하고 이에 부서들의 실제적 고민을 요청해 보자. 이를 위해 CEO는 시나리오를 넘어 각본까지를 상상하면서 하나 하나 질문해 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더욱 이상적인 것은 회사 내부에 이런 시나리오와 각본을 미리 고민하고 계속 질문하는 관제탑 기능을 설치 운용하는 체계가 되겠다. CEO는 이 관제탑 기능을 하는 임원이나 부서장과 함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준비 체계를 이해하면 된다. 위기관리란 위기에 처한 기업이 꼭 해야 할 일을 제 때에 하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여기서 기업이 제 때에필요한 일을 할 수 있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이 곧 준비다. 준비 없이는 뭐든 제 때 하기가 힘들다. 위기관리는 더더욱 힘들어진다. 평소 미리 고민하던 CEO가 위기관리에 곧 잘 성공하는 이유가 바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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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042013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37] 전시에는 장수를 바꾸지 말라

[이코노믹 리뷰 기고문]

 

전시에는 장수를 바꾸지 말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는 항상 책임을 동반한다. 이런 특성을 다루는 위기관리에 있어 기업은 관리를 강조하는 기업과 책임을 강조하는 기업으로 나뉜다. 관리를 강조하는 기업은 우선 주요 핵심 임원들이 원팀 마인드를 형성한다. 반면 책임을 강조하는 기업은 누가 말에서 올 것인지에 주된 관심을 쏟아 사후 수습만 가능하게 된다.

위기관리에 대해 이야기하며 많은 학자들은 위기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도 중요한 위기관리라 강조한다. 그것이 사후 위기관리 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이야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러나 사실 정확한 의미로 보자면, 부정적 요인들을 사전에 감지하고 관리해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모든 활동들은 그 자체가 경영(management)이라 볼 수 있다. 경영자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그 경영 말이다.

경영적 노력의 실패 또는 실수들로 인해 발생하게 된 위기를 적절히 관리하는 활동이야 말로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라고 부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위기관리를 사전적 노력과 사후적 노력으로 나누어 이해하려 하지만, 이런 분절적인 시각보다도 평소 위기를 발생시키지 않기 위한 모든 노력들이 곧 경영(management)이라는 개념을 형성하는 것이 좀 더 발전적인 위기관리관이라고 본다. 당연 그 경영의 책임은 최고경영자에게 있는 것이다.

최근 기업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위기들을 분석 해 보면 그 위기 특성에 있어 조직 자체가 상당 부분 부주의했거나, 사려 깊지 못했거나, 일정부분 의도적이었거나, 형편 없는 의사결정으로 인한 것들인 경우들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위기관리의 실패가 아니라 경영의 실패라는 지적을 해도 딱히 다른 할말들이 없어 보인다.

이런 환경에서 더욱 큰 문제를 발생시키는 부분은 위기가 발생하게 된 이후다. 많은 기업들이 해당 사건/논란의 책임을 물어 관련 임원들을 경질한다. 기본적으로 위기 발생 직 후 위기관리의 책임을 지는 임원들을 경질하는 것은 위기관리 자체에 대한 기업의 낮은 관심과 수준을 나타내는 것이다. 해당 위기를 발생시킨 책임을 묻는 다면 책임 질 사람은 경영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어야 맞다.

위기관리를 해야 할 임원들을 경질하는 것은 해당 위기를 관리해야 할 중요한 사람들이 사라져 버린다는 의미다. 새롭게 임명되어 그 책임을 물려 받게 된 임원들은 그러면 어떤 활동이 가능할까? 수습뿐이다. 새 임원들은 위기관리 보다는 수습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문제의 원인과 발생 프로세스 그리고 대응 방식들에 대한 돌아봄과 분석 개선 보다는, 신속한 수습과 사후 처리에 몰두하게 되니 동일한 위기 재발 시 더 나은 위기관리를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새롭게 책임 지게 된 임원들 스스로도 일단 수습이 끝나면 다시 조마조마 해 지게 마련이다. ‘전임 임원도 이런 일로 경질 되었는데, 앞으로 재수 없이 또 비슷한 일이 발생하면 나도 경질을 당 할 것이 뻔하다는 생각을 누구나 하게 되기 때문이다. 당연 위기를 사전에 감지하고 위기 발생을 억제 예방하는 경영(management) 활동 보다는 운()에 의지하거나 위기 사실을 축소 또는 은폐하려는 시도(try)들이 조직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옛말에도 전시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 했다. 이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장수가 그 전쟁을 가장 잘 아는 장수이며, 어떻게든 그 전쟁에 이겨 나라를 구할 책임을 진 사람이라는 의미다. 또한 장수에 대한 일관된 지원을 통해 그 장수가 국가의 신뢰에 힘입어 더욱 더 큰 충성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기업 위기관리에서도 이 지혜는 똑같이 적용된다.

기업 오너나 CEO들은 위기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안팎으로 창피해 하기 보다는 위기를 적절하게 관리 하지 못한 것을 좀 더 창피해 해야 한다. 위기는 경영적 원인으로 언제나 발생 가능하다. 창피 해 하기 보다는 위기를 관리 할 대상으로 여겨야 한다. 제대로 된 조직은 그러한 경영적 실수와 문제들을 적절하게 관리해 위기관리에 성공한다. 그러나 어딘가 부족한 조직은 위기가 발생하면 매번 장수를 바꾸고 수습에만 집중한다. 위기관리에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임원들은 그저 소방수들로 전락하고, 그 와중에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다른 생각들을 하게 된다.

위기관리에 성공을 원하는 CEO라면 평소 경영적 시각으로 위기를 바라보자. 핵심 임원들로 하여금 그들의 전문성과 평소 구축한 체계에 따라 해당 위기를 즉각 관리할 수 있게 배려하고 지원하자. 그들을 말에 내려오게 하기 보다는 말에 오르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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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62013 Tagged with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한국기업들의 위기, 경영의 문제? 위기관리의 문제?

기업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기의 유형들을 스트래티지샐러드에서는 총 87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121개 유형으로 또 분류한다. [출처: 스트래티지샐러드 위기관리 매뉴얼 체크리스트 2013]


이 유형들 중 한국 기업들에게 주로 발생하는 위기 유형들의 특성들을 분석 해 보면 대략 다음과 같은 3가지 특징을 보인다.

1. (기업이) 의도적으로 발생 시키는 위기
2. Guilty성 위기
3. 구조적인 위기

많은 학자들과 실무 전문가들이 위기관리를 사전 위기관리와 사후 위기관리로 구분하곤 한다. 하지만, 위기관리라는 개념하에 사전적 위기관리를 집어 넣는 것이 실제로 옳은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평소 위기 유형들을 분석 해 자사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기를 미연에 발견하고, 완화 시키고, 억제 방지하고, 대비하는 모든 활동들. 즉, 발생 가능한 위기 유형 또는 요소들에 대한 사전적 관리는 위기관리 이전에 곧 경영(management)의 영역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위기관리는 평소 경영 활동에 의해 감지, 억제, 완화, 방지 되던 위기가 실제로 발생 해 가시적 영향을 미치게 된 상황을 관리하는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단순히 보면 위기 발생 이전에는 경영의 영역이고, 위기가 실제 발생한 시점 이후가 바로 위기관리의 주요 영역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위기관리 실무자들의 입장에서도 위기 발생 이전에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방지, 극복 활동들은 경영의 영역으로 구분되는 것을 원한다. 위에서 제시했던 한국기업들의 주요 위기 유형들의 특성을 보자.

1, (기업이) 의도적으로 발생 시키는 위기

예를 들어 시장 내에서의 지배적 위치를 이용 해 불공정한 사업 관행을 전개해 이득을 취하는 기업의 경우를 보자. 이런 사업 구조는 경영진의 관리 대상이고 책임이다. 이를 위기관리 관점에서 실무자들이 경고 해 불공정성을 해소 해 버릴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오너와 최고경영진들의 결단에 의한 개선이 없이는 해당 이슈는 곧 위기로 발화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관리 실무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미봉이나 모면, 발화 지연 전략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위기관리 전략이 성공했다 치더라도 해당 위기는 계속 반복될 수 밖에 없다. 진정한 의미의 위기관리는 불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여기에서 책임은 위기관리의 영역이 아니라 최고경영진의 경영 영역에 한정되어야 한다.

2. Guilty성 위기

예를 들어 생산시설 내 안전 조치나, 교육 그리고 사고 대응 장비들의 미비에 의한 안전사고 발생 경우를 들어 보자. 분명히 법적 규정에 따른 모든 제반 준비 체계를 갖추지 않았던 것이 주요 원인이다. 분명한 기업의 Guilty성 위기다.

이에 대한 관리도 경영의 영역이다. 최고경영진의 안전에 대한 철학과 그 구현 의지가 핵심이었다. 위기관리 실무자가 진단작업을 통해 생산시설에서의 안전 체계 미비를 지적한다 해도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존재하지 않는 한 즉각적인 개선은 힘들었던 것이다.

안전사고는 반복되고 이에 대한 사후 위기관리도 똑같이 반복된다. 미봉, 무마, 모면 등이 최선이다. 끝까지 최고경영진의 강력한 경영 노력이 없다면 위기관리의 성공은 불가능한 것이다.

3. 구조적인 위기

가장 흔한 예가 기업 경영진이나 오너에 의한 문제다. 한국적 지배구조상에서 기업 경영진 및 오너의 management override에 대해 기업 내 어느 누가 사전 감지, 억제, 완화, 방지가 가능할 수 있겠나?

이 또한 경영 그 자체의 영역이고 책임인 부분이다. 위기관리 실무자, 즉 예를 들어 감사팀 등이 오너의 management override를 감지했다 해도 이를 근본적으로 사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실무진들에게는 없어 보인다.

이상 같이 한국적 위기 특성들에서 위기관리 활동으로 실행 가능한 전략은 모면, 무마, 미봉, 발화지연 등이 전부일 수 밖에 없다, 물론 그럼에도 반복적인 동일 또는 유사 위기의 발발은 당연하게 된다. [위기관리와 위기관리 시스템의 아노미(anomie) 상태의 지속]

한국 기업이나 조직들의 위기는 위기관리의 부실이나 실패가 문제 핵심이 아니라, 경영의 부실과 철학 부재, 낮은 품질을 핵심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위기관리 실무자들은 매번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옵션 속에서 고민한다. 또, 근본적 위기관리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선을 그어 실행에 엄두 조차 내지 못하게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진 출처: Flickr [http://www.flickr.com/photos/53370644@N06/4975888229/sizes/m/in/photolist-8zGJdn-bWf8Ud-bWf9d1-bWf965-85hsb8-bWf8Zj-bWf8Cw-bWf8MU-bWf8JC-bWf8Fd-dD7gsM/]


경영이 그대로 인데, 위기관리가 더 나아질 순 없다.

근본적으로 위기 발생의 책임은 최고경영자에게 있다. 그러나 최고경영자는 현실에서 웬만해서는 위기발생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 대신 위기관리가 잘 못되었다고 책임자들을 비판한다. 최고경영진들이 위기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한 한국 기업이나 조직에서 위기란 영원히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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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092013 Tagged with 0 Responses

[굿모닝 PR 토크] 최근 기업 위기관리 동향 및 실무적 변화

다가오는 목요일(14일) 아침 THE PR이 주최하는 굿모닝 PR 토크 행사에서 공유 할 내용들입니다.
트렌드라는 단어가 어려워 보여 동향이라고 순화를 했는데 괜찮은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위기관리 업무를 해 오면서 위기관리라는 주제로 하루, 한달, 일년을 보내는데 그와 관련 한 미팅, 작업, 트레이닝, 워크샵, 시뮬레이션, 보고 등에서 실제 듣고 이야기한 내용들을 주로 담아 보았습니다.
몇년간 청취 한 많은 기업 인하우스 위기관리 담당자들의 목소리를 모아 보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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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간이 진화하는 것과 같이 기업들도 진화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진화 수준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90년대와 비교해 보아도 참 많이 진화 했다고 느껴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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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기업 위기관리의 발전은 기업철학에 기반하여 발전하는 방향성을 가지는데요.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우 그 반대의 방향성을 가지고 발전해 왔다는 것이 상당히 흥미로운 시사점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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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진들은 우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하게 마련이죠. 최근 들어서 가장 큰 조직적인 딜레마는 홍보부문이 과연 전사적인 위기관리 체계를 움직이는 코디네이터로서 포지션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사실 자발적으로 그 역할을 하고 싶은가에 대해서도 저는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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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동향은 계륵같은 대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계륵은 닭의 갈비라는 의미인데요…삼키지도 못하겠고, 뱉지도 못하겠고 하는 비유의 의미죠. 기업 위기관리 매니저들의 첫번째 계륵은 소셜미디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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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계륵. 즉 골치거리는 위기관리 매뉴얼입니다. 보통 장식용 또는 보고용을 목적으로 개발하진 않았는데 말이죠. 장식이나 보고용으로 밖에 쓸모가 없는 매뉴얼은 정말 골치거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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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도 잠깐 이야기드렸지만. 국내 기업이나 조직들의 위기사례들을 분석 해 보면 대부분이 유죄성(guilty)을 기반으로 합니다. 80년대초 미국 존슨앤존슨 케이스를 위기관리 성공 케이스로 많이들 꼽으시는데…잘 생각해 보시죠. 당시 존슨앤존슨의 청산가리 타이레놀 케이스는 존슨앤존슨이 Not Guilty였기 때문에 처음부터 성공 가능성이 있던 것이죠. 최근 국내에서는 소셜미디어등이 활발해 지면서 기업이나 조직의 ‘사과’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그 수도 많아 졌고, 대기업은 물론 아주 작은 소기업들까지 종종 사과들을 잘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욱 흥미로운 것은 사과의 형식인데요…전통적인 위기관리 개념을 뛰어 넘는 독특한 형식과 레토릭들이 목격되고 있습니다. (협박성 사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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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에게 참 숙제가 많은데요. 그 숙제가 밀려있는데 계속 새로운 과제들이 기업 위기관리 매니져들에게 주어집니다. 경제민주화 같은 과제도 확실하게 풀 방법이 없어 머리에 올리고만 고민하고 있죠. 사회 환경이 기업의 진화속도보다 훨씬 빠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 격차에서 과제들을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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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주어지는 새로운 과제만 문제가 아닙니다. 자사가 경험하는 위기들은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다가오거나 질리도록 반복되는 위기들이 대부분이죠. 새로운 위기가 별로 없다는 이야기들도 합니다. 과거를 복기하고 주변을 돌아보며 익히면 그리 어려운 위기관리도 아닌데 매번 새롭고 매번 다르게 대응합니다. 흥미롭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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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30대 기업들의 경우 A급 위기를 겪은 경험들이 대부분 있습니다. 경험에 예산에 인력에 네트워크까지 위기관리 자산으로만 보면 그리 흠잡을 데가 없지요. 문제는 이제 30대 이하 기업들입니다. 새로운 위기 시장인데요. 아마 향후 몇년간은 중견기업들이 주로 여론의 재물이 될 것입니다. 이미 그 광풍은 시작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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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자들 중에서는 열의를 가지고 어떻게 해서든 자사를 위한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리드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그 수는 절대적이지가 않습니다. 실무자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여러가지 조직내부의 한계들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던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 코디네이터로서의 역할에 부담을 느끼기도 하고, 예산 확보에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기도 합니다.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 미리 실망하는 기업들도 계시죠. 사실 절실함이 없는 기업에게는 별로 솔루션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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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실무자분들과 경영진들이 고안해 낸 방식이 교육과 강의같습니다. 최근에도 기업들의 대형 위기 이후에는 꼭 보도자료가 릴리즈됩니다. 이번 위기를 돌이켜보기 위해 전직원이 위기관리 강의를 수강했다는 내용이죠. 위기관리 강의로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강화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저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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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된 위기관리란 회사가 꼭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 꼭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하면 그것이 곧 위기관리죠. 이 의미를 잘 생각 해 보셨으면 합니다. 위기관리라는 게 로켓 과학은 아니거든요. 좋은 기업 철학만 있어도 위기 발생 시 의사결정은 아주 단순하고 빨라 지게 마련입니다. 시스템도 그 위에 생겨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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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정리 해 보았습니다. 일부는 실무자들의 자조적인 이야기들도 있지요. 그리고 발전적인 생각을 하는 위기관리 매니져들의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발전적인 생각을 하는 위기관리 매니져들이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지속적인 위기관리에 대한 좀더 깊은 고민과 토론들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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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062013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카우보이 기업들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카우보이 기업들

 

기업들의 경우 다가오는 위기를 사전 감지 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대기업들에서 중소기업들에 이르기 까지 웬만한 기업이라면 정기적으로 시장과 사회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그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움직임을 보고하는 업무 조직을 보유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경찰이나 국정원 수준의 정보력을 가지고 다가오는 이슈나 위기를 감지한다. 시장에 떠도는 정보지나 증권가 루머들도 기업들에게는 큰 예보자의 가치를 가진다.

 

매일 수없이 쏟아지는 언론 기사들만 충실히 분석 해도 앞으로 어떤 이슈나 위기가 우리 회사에게 다가올 수 있을지를 가늠하기엔 충분하다. 소셜미디어를 다각적으로 들여다보면 최소한 언제는 아니더라도 어떤이슈나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감을 잡을 수 있다. 더 깊이 분석해 보면 이슈나 위기관리 관점에서 그 어떤이슈가 어떤 논리와 방향성을 가지고 다가 오고 있다는 질적 근거들을 손쉽게 사전 감지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많은 기업들이 이런 조직과 체계를 갖추고 있음에도 마치 너무 갑작스럽고 전혀 예상치도 않은 듯’ 이슈나 위기를 맞는다는 것이다. 정확하게 다시 표현하면 그런 이슈나 위기를 맞는 것이 아니라 맞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보일까? 그런 대부분의 케이스들을 분석 해 보면 해당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들의 경우들이 많다. 자신들의 관리 실패에 조금이라도 정상참작을 받기 위해 너무 당황스럽고 놀랐다이야기하는 것이다.

 

기업이 모르면서 당하는 위기란 극히 소수이며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충분히 예측 가능한 위기들에 대해 기업들은 평소 관심을 기울이지 않거나, 인지하고서도 별다른 실질적 대비나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는다왜 이럴까? 예상되는 부정적 이슈나 위기가 실제로 발생하게 되면 자사에게 큰 타격이 올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무시하는 것일까? 그 대표적 원인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감지한 예상 이슈나 위기를 중대한 위기로 정의하지 않는 최고경영자

 

기업마다 위기에 대한 유목화와 정의는 모두 다르다. 같은 업종에 있는 기업간에도 특정 상황을 위기로 보는 기업이 있는 반면, 다른 경쟁사는 위기로 까지 정의하진 않는 경우도 있다. 기업마다 기준과 상황이 달라 그런 정의의 다름은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 문제는 동일 기업 내에서 위기에 대한 정의가 구성원 각자에게 다르게 규정되는 경우다. 일선 직원들과 업무팀 수준에서 위기로 정의되는 상황이 본사 임원들과 CEO에게 보고되면 위기로 정의되지 않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반대로 윗분 들이 심각하다 생각하시는 상황이 일선 실무자들에게는 별 것 아닌 해프닝으로 받아 들여지는 경우도 있다. 마케팅 부서에서는 심각하다는 상황을 영업에서는 우습게 바라보거나 생산에서 빨간 불을 켰는데, 구매나 기획에서는 녹색 불을 켜 의견을 달리하기도 한다.

 

결국 기업 위기에 대한 최종 정의는 CEO에 의해 내려지는 법이다. 다가오는 이슈와 위기를 감지하더라도 최고의사결정권 그룹에 보고되고 그들의 의사결정을 기다리는 동안 해당 감지 내용은 종종 왜곡이나 가감 된다. 결국 CEO는 적절하게 해당 상황을 사전 대비가 필요한 위기로 정의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CEO들이 그렇지만 일정 부정적 상황이 예측되더라도 그것을 위기로 부르거나 위기로 정의해 조직을 긴장하게 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성향이 있다. 이 때문에 감지된 이슈와 위기가 대비 없이 발생 시까지 그대로 사장(死藏)되는 것이다.

 

둘째, 위기라 정의하긴 하지만 대비의 리더십을 정해주지 않는 최고경영자

 

그렇다면 우리가 무언가 대비를 해야 하지 않겠어요? 모두 신경 써 대비를 합시다.” 그리고는 끝나버리는 경우다. 특정 부서나 임원에게 대비 상황을 챙기는 리더십을 공식적으로 부여하지 않는 기업들이 많다. 일단 CEO께서 대비 하라고는 하셨는데, 정확하게 누가 리드해 대비 업무들을 완결 지으라는 역할을 정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부서들은 각기 다른 지엽적 대비들을 하며 제자리 걸음을 한다.

 

물론 함께 모여 상의도 한다. 일부 협업부서들끼리 대비책들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문제는 그런 부서별 대비책들이 실제 위기 발생 시 통합적으로 운영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또한 부서별로 최선을 다해 대비책을 만들더라도 그 사이 사이에 이음새와 구멍들이 존재하지는 않는지 아무도 모른다. 리더십이 없기 때문에 언제까지 모두가 어떤 수준까지의 대비책을 어떤 방식으로 구조화 해야 하는지 모른다.

 

이런 기업들의 경우 실제 위기가 발생하면 협업이 힘들고 일사불란함이 존재하지 않는다. 통합적 전략 하에서 부서들이 움직여 전사적 위기관리 목적을 쟁취한다기 보다는 각자의 생존전략들을 쟁취하고 위기관리를 마무리한다. CEO께서는 이렇게 이야기하시는 기업이 있다면 이런 카테고리에 해당한다. “제가 분명히 대비를 철저히 하라고 했을 텐데요? 왜 부서들이 따로 다로 움직이고 준비 안된 부분들이 이렇게 많이 드러납니까대체 지금까지 무엇들을 한 겁니까?”

 

셋째, 예측되는 위기에 대한 대비 리더십을 감당하지 못하는 위기관리 매니저

 

다음달에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이는 극도로 부정적인 이슈에 대비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그에 대해 각 부서들을 조율하고 통합적으로 체계를 잡아 보고하라는 역할까지 맡겨졌다. 문제는 스스로 이 걸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자신이 없는 경우다. 전사적 위기관리 매니저로 임명된 자신이 평소 전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이슈도 아닌데다, 이에 대비하려면 어디에서 어디까지 손을 대야 하는지 감이 없다. 자신이 홍보임원이라면 일단 기자들에 대한 대응안 몇 장은 만들 수 있는데, 이게 생산 이슈와 물류 이슈와 기술 안전 이슈까지 섞여 있는 이유라면 문제다마케팅과 영업과 기획에 인사까지 이해관계가 얽혀 있으니 홍보관점에서 혼자 뚝딱 플랜을 만들어 던져주기만 해서는 반감만 살게 뻔하다.

 

전문가들 이야기를 들으니 해당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해 발전 가능한 시나리오들을 먼저 충분하게 도출 구성하라 하는데 이게 무슨 이야기인지도 잘 모르겠다. 10년전 만들어 놓은 위기관리 매뉴얼을 좀 들쳐 보는데 이것도 이젠 업데이트가 안되어 별 쓸모가 없다. 고민을 하며 이 사람 저 사람 찾아 다니며 귀동냥을 하다 보니 시간이 간다리더십을 가져 큰 부담만 되고, 실질적으로 만들어 지는 것은 없고, 여러 부서들이 수근대기 시작한다. 그러다 예상되던 그날을 맞는다.

 

마지막, 대비책을 세우긴 했는데 실행 하지 않는 실무그룹

 

CEO께 보고 된 대비 플랜들이 실행 되지 않는 경우다. 해당 플랜이 존재하는 것도 실제 여러 부서에서는 모르고 있었던 거다. “그걸 누가 만든 거죠?”라는 질문들이 나온다. 이미 몇 달 동안 대비 플랜을 만들며 고민한 부서들이 있는 반면에, 초기 몇 번 미팅에서 들었던 단편적 대비 논의들이 전부인줄 아는 부서장들이 더 많다.

 

일방적으로 이렇게 해 놓고 우리보고 실행하라면 어떡하냐는 소리가 나온다. 예산은 대체 누가 책임질 것인가를 놓고 논쟁을 벌인다. 대비 시간이 없어 이 부분 저 부분은 도저히 못하겠다 이야기가 들린다. “대표님에게 이미 보고되고 그대로 실행하라 이야기 된 플랜입니다. 협조 좀 해주세요하는 사정이 오고 간다. 삐걱 삐걱 플랜이 일부 실행되기는 하는데 통합적이고 집중적인 실행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다. 실제 이슈가 발생 하니 대응은 이루어지는 것은 같은데, 외부에서 들리는 평가는 그리 좋지 않다.

 

많은 기업들이 이와 같은 이유들로 이슈나 위기가 발생하면 마치 갑작스러움에 놀라 자신들의 적절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는 모습으로 보여진다. 사실은 알고 있던 상황인데 그렇다. 정확하게 발생 시점도 최근 확인되었던 위기인데도 그렇다. 여러 조직 내부 원인들로 대비의 시간을 허비하고 올 것이 왔다는 심정으로 위험한 상황과 맞닥뜨리는 셈이다. 그래서 위와 같은 원인들을 극복하고 위기가 오기 전 완벽히 준비하라 한다. 위기가 발생하고 나서 플랜을 세우는 것은 달리는 말에 뛰어 오르는 카우보이로 비유된다. 웨스턴 무비에만 존재할 뿐 실제에선 성공하기 극히 어려운 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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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52013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32] 가능한 많은 언론으로부터 공감 받자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가능한 많은 언론으로부터 공감 받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에게 언론의 영향력은 아직도 위기관리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으로 건재하다. 위기 시 언론에게 공감 받지 못하면 다른 이해관계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일단 언론으로부터 공감을 이끌어 낸다면 훨씬 관리는 수월해 진다.위기관리는 최악의 상황(the worst)을 피해가는 과정이다. 그 최악의 상황에 대한 판정은 언론이 한다.

종이신문이 죽어간다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있다. 언론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도 한다. 그러면 최근 발생하는 모든 뉴스들은 어디에서 온 것이며, 어떻게 확산되고 강화되는 것일까? 그 이전보다 훨씬 많은 뉴스들이 알려지고 사라져가는데 이 거대한 생산은 누구에 의한 것인가? 우리 모두가 인지 할 정도의 큰 기업 위기 관련 정보들은 대체 누가 계속 전달하고 있는 것일까?

소셜미디어가 성장하면서 소셜미디어에서 발생하는 위기들이 많아진다는 이야기들도 한다. 하지만, 기업들의 대형 위기가 소셜미디어에서 발아 해 폭발 한 것이 과연 얼마나 될까? 오프라인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소셜미디어에서만 문제가 돼 독립적으로 위기화 되는 이슈들이 그렇게 흔한가? 언론은 알지 못하는 내용들이 소셜미디어에서만 확산돼 기업에게 충격과 공포를 가져올 수 있을까? 아니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재 소셜미디어상에서 회자되는 대부분의 뉴스들은 이미 오프라인과 온라인 언론들을 통해 보도 된 것들이다. 아직도 언론에 의해 의제설정이 되고, 언론에 의해 프레임이 정립되는 프로세스를 거쳐 소셜미디어상에서 취사 선택되는 흐름을 가질 뿐이다. 기존 오프라인 및 온라인 언론들과 소셜미디어는 한 몸이고, 같은 줄기의 흐름을 가진다. 선후는 바뀔 수 있지만 서로 달리 다른 길을 따라 흐르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불과 십 여 년 전까지만 해도 오프라인 언론만 관리(?)하면 기업 위기관리의 많은 부분은 해소 되곤 했다. 지금은 언론의 수가 너무 많아졌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그리고 소셜미디어 채널들까지를 광의의 언론으로 본다면 이는 하늘의 별들과 같이 바라볼 대상일 뿐 이미 전체를 관리할 수 있는 규모를 넘어 섰다. 여기에서 언론에 대한 관리 효율성 이야기가 대두된다.

기업 위기관리 시 주변 이해관계자에 있어 A는 관리해야 하고, B는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선택의 개념은 없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우선순위에 따라 최대한 관리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을 뿐이다. 우선순위 측면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언론은 거의 대부분의 위기에 있어 상위 이해관계자에 속한다. 이는 기업이 위기 시 최대한 역량을 집중해 대응하고 긍정적 이해와 공감을 빠른 시간 내에 이끌어 내야 하는 대상이라는 의미다. 효율성 측면에서 포기할 수 없다는 대상들이다.

반대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언론 대부분으로부터 이해나 공감을 받는데 실패한 경우를 생각 해 보자. 최초 위기 이후 더욱 더 많은 부정적 충격들이 더해진다. 위기관리 과정은 예상보다 훨씬 더 길어진다. 위기관리를 위한 예산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소모된다. 아무 관심이나 입장을 보이지 않았던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해당 위기에 관여하기 시작한다. 이래서 언론으로부터의 이해와 공감이 없이 위기관리에 성공한 기업은 없다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물론 현실적으로 위기 시 언론으로부터 100%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기업은 없다. 여론이라는 마당이 100%를 허락하지 않는 다양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언론을 이해시키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노력을 미리 포기할 수는 없다. 기업 위기관리에서 언론만을 바라보는 관점보다 언론을 통해 그 이후에 영향을 받아가는 다른 광범위 한 이해관계자들까지를 바라보는 관점이 기반이 되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언론이 가장 먼저 우리를 위해 중심을 잡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입장과 메시지에 공감을 나타내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이를 기반으로 다른 이해관계자들로부터도 이해와 공감을 구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이를 위해 언론에 대한 시각도 위기 시 ()’이 아닌 우군(友軍)’으로 개념을 교정 해 볼 필요도 있다.

위기관리 성공을 원하는 CEO는 평소 언론에 대한 전략적 관점을 유지하고 일관성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언론관계에 대한 관심과 투자 또한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일부 CEO들은 언론관계를 투자대비수익(ROI) 측면에서 또는 소모적 비용으로 간주해 비판적인 경우들도 있다. 하지만 위기 시 그들은 아주 훌륭한 보험의 역할을 해 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모든 이해관계자 관리가 그렇지만 언론에 대한 평소관리는 핵심이자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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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12013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이코노믹리뷰 기고문 29] 직원들의 입을 하나로 만들자

 

직원들의 입을 하나로 만들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기업 위기 시 가장 간과되는 이해관계자가 바로 내부 직원이다. 직원들이 신문이나 뉴스를 보고 자사에게 위기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문제다. 어떻게 대응하고 있고,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직원들이 몰라도 문제다. 창구 일원화와 함께 조직의 입을 하나로 만들자. CEO는 위기 시 직원과 가장 먼저 대화하자.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창구를 일원화 하라조언한다. 훈련 받지 않고 정확한 사실을 알지 못하는 직원들이 위기 시 타인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전 직원이 입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좋은 시스템은 없다. 기업 위기는 예방하기 무척 힘들다. 하지만, 기업의 입을 하나로 만드는 것은 준비만 하면 상당부분 가능하다.

이를 위해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정기적으로 직원 가이드라인을 교육하고 임직원들이 공히 트레이닝 받는다. 대두되는 이슈 하나 하나를 들여다보면서 그에 대해 입을 하나로 모으는 훈련을 반복한다. 직원이 1만명인 기업이 1만개의 입을 모두 통제할 수 없으니, 그 차선책으로 훈련 받은 대변인(대부분 홍보임원)을 내세워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 하겠다는 전략은 기본이다.  

그렇다면 대변인 외 회사의 메시지를 모르는 직원 1만명은 어떤가? 잠재적인 지뢰밭이다. 이들에게 최소한이라도 공식 메시지를 이해시키고, 이를 전달하는 훈련을 제공 해 ‘(공식 대응은 하지 않더라도) 하나로 입을 모으는체계를 함께 만들어 나가려 노력하는 것이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기업들은 대응 보도자료를 낸다. 홈페이지에 팝업을 올려 자신들의 입장을 밝힌다. 해당 위기에 대해 흔히 질문되는 FAQ를 만들어 자사 답변을 전달하기도 한다. 기업 SNS 채널들을 총 동원 해 자사의 입장을 적극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작업 중 가장 흔히 간과되는 대상들이 내부 직원이다. 본사 일부 임원들과 팀장들이 위기를 관리하면서도 수천에서 수만 명에 이르는 자사 직원들에게는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리지 않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직원들은 궁금해 한다. 무언가 큰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신문과 뉴스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되면서부터다. 그리고 불안 해 한다. 우리 회사가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 갈 것인지 알지 못해서다. 누군가 무언가는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직원인 자신에게 아무도 무엇을 어떻게 해라 또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다는 정보를 주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방지해 보자는 것이다.

직원들이 외부에서 회사 관련 위기 정보를 찾아 다니게 하면 안 된다. 외부에 퍼져있는 반기업 메시지들을 먼저 이해하게 되면 위기관리는 힘들어 진다. 각종 루머와 억측들을 사실로 받아 들이는 직원들이 많아 지면 더 큰일이다. 외부 이해관계자들은 계속 직원들에게 질문한다. 그에 답하는 직원들이 내부에 공유된 정보가 없어, 외부의 루머와 억측들을 확인 또는 동조하게 되면 이미 위기관리는 물 건너 간 일이다.

기업에게 위기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직원들에게 고지하자. 그들에게 정확한 회사의 입장을 전달하고 FAQ 정보들을 공유하자. 그들에게 공식적 대변인 역할을 주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이 먼저 이해하고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바라보게 만들자는 것이다. 어떤 것이 근거 없는 루머인지, 어떤 것이 말도 안 되는 억측인지 가려 낼 수 있는 혜안을 주자는 것이다.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질문 할 때 정확하게 회사의 입장과 논리를 전달할 수 있는 역량을 주자는 것이다. 나아가 1천에서 1만명의 직원들을 살아 움직이는 비공식 대변인으로 사회 여론 형성에 이바지 하게 하자 하는 것이다.

소셜미디어 시대가 도래하며 기업 위기 시 가장 먼저 직원들에게 알리라는 이 원칙은 더욱 엄격하게 지켜져야 하는 기준이 되었다. 기업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면 이제는 불과 몇 분 만에 소셜미디어에 해당 사실들이 공개된다. 이런 최근 상황에서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미리 정보를 제공해 소셜미디어들로부터의 영향을 최소화 하자는 전략들을 세우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위기 발생시 직원들에게 이심전심만을 기대하면 안 된다. 가장 먼저 알리고 공유하고 이미 훈련된 대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흔히 간과되었던 내부 직원들을 하나로 모아 일사불란 함을 더하자. 위기관리 성공을 원하는 CEO라면 위기 시 직원들과 가장 먼저 대화하라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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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2013 Tagged with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관리] 수억장의 매뉴얼보다 빨리 마주 앉는 것이 위기관리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 때 일부 기업들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들을 담아 완전하게 대비 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의견을 밝힌다. 하지만, 실제 위기관리 매뉴얼들을 분석해 본 경험이 있고, 실제 위기관리 업무에 있어서도 많은 경험이 있는 경우들에는 이런 개념을 추구하지 않는다.
물론 모든 상황과 사니라오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최대한 담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그리고 그 각각에 대해 아주 세세한 것들을 모두 예상하여 준비시키고 마련해 놓을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멋진 체계가 어디있을까?
그러면 왜 매뉴얼에는 그런 모든 것들을 담을 수 없을까? 한번 아주 간단한 개념을 통해 살펴 보자.
기본 위기 상황 설정

“______A____가 _____B____를 폭행했다”

이런 기본 위기 상황 서술이 있다. 이에 대한 ‘기본 위기 유형 제목’은 ‘임직원에 의한 폭행 케이스’가 되겠다. 제목은 아주 간단하다. 상황 서술문도 주어와 대상인 목적어를 포함 해 무척 간단 해 보인다.
변수 1: 주체
하지만 A에 들어가는 주어들이 상당히 다양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이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일단 각각의 수와 동일하거나 더많은 상황의 갈래들이 파생된다.
1. (우리 회사) 회장님_________이
2. (우리 회사) 사장님(전문경영인)_______이
3. (우리 회사) 회장 사모님______이
4. (우리 회사 승계자인) 회장님 맏아들이자 현직 임원________이
5. (우리 회사 승계자+최근 추문으로 언론 주목을 받는) 회장님 맏아들/현직 임원 _____이
6. (우리 회사) 일반 임원__________이
7. (우리 회사) 직원____________이
변수 2: 대상
이 외에도 수없이 다양한 내부 임직원 주체들로 분별 가능하다. 일단 좋다. 그러면 ‘임직원에 의한 폭행 케이스’를 이렇게 7개로만 시나리오를 도출 할 수 있을까? 아니다. 각각의 임직원분들이 누구를 폭행했느냐 그 대상에 따라 다시 다양한 상황 시나리오들이 파생된다. 한번 대상을 예상 해 보자.
1. 항공사 승무원을___________폭행했다.
2. 호텔 발렛 파킹 직원을___________폭행했다.
3. 내연녀(남)를 ___________폭행했다.
4. 거래처나 협력업체 임직원을 __________폭행했다.
5. 술집 종업원을_____________폭행했다
6. 일반 시민을__________ 폭행했다
7. 내부 직원을____________폭행했다.
이 것 말고도 그 대상을 나누자면 끝이 없다. 물론 누가 누구를 폭행했는지에 따라 상황별로 심각성이나 대응 전략과 방식을 모두다 달라져야 한다. 일단 이렇게 7개 대상 타입으로만 나누면 어떨까? (주체가 7개 타입이니 대상을 7로만 잡으면 7 X 7 = 총 49개 상황 시나리오가 나온다)
이렇게 49개 시나리오에 따른 상황들을 대비하기 위해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 수만 있어도 문제는 없어 보인다. 여기까지는 인력 투입으로 가능한 수준이다.
변수 3: 이유
하지만, 문제는 또 있다. 이 49개 상황 시나리오 중 하나를 예로 들어보자.
[회장님이 항공사 승무원을 폭행했다]는 상황 시나리오로 (상황 시나리오 번호 1-1) 예를 들어보자.
이 상황 시나리오만 가지고는 세부 전략이나 메시지를 세우기가 좀 부족해 보인다. 여기에서 또 1-1-여럿의 세부 시나리오들이 나올 수 있게 된다.
먼저 회장님이 폭행을 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회장님이 항공사 승무원을 폭행했다. 그 이유는 _________________________였다.
1.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다는______________이유였다.
2. 라면이 짜다는_________이유였다.
3. 비행기에서 소란을 피우지 말라는 요청을 했다는__________이유였다.
4. 시간에 늦어 탑승이 불가능하다 했다는__________이유였다.
5. 의도적으로 회장님의 폭행을 유도했기__________때문이 었다.
6. 해당 승무원이 먼저 폭행을 행해 왔기 __________때문이었다.
7. 같은 비행기에 탄 탑승객과 싸움을 말리면서 비의도적으로 __________였다.
일단 이것도 7개 정도로 가늠해 보자. 폭행의 이유에 대해서도 일단 이 것들 이상의 다양한 이유들이 존재할 수 있다. 그 이유에 따라 기업의 대응 전략들과 메시지들이 달라지기 때문에 상황 시나리오를 만들게 되면 최초 주체 7개 X 대상 7개 X 이유 7개 =총 343개의 세부 상황 시나리오가 세워져야 한다.
뭐 이정도도 아직까지는 괜찮다. 위기 상황들을 모듈화 해서 프로그램에 돌려서 재 유형화 하면 되지 않을까 하기 때문이다.
변수 4: 수준
그 다음 이 343개의 상황에 따라 또 예상해야 하는 세부 상황들이 있다. 바로 폭행의 수준이다.
회장님이 항공사 승무원을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폭행했다. [시나리오 번호 1-1-1] 이 시나리오를 예로 들어 다시 세부 상황을 나누어 보자.
1. 살짝 신문지나 잡지로 몸을 스쳤다.
2. 뺨을 한번 때렸다.
3. 발로 차고 마구 때렸다.
5. 이빨을 부러 뜨리는 등 중상해를 입혔다.
6. 불구자를 만들었다.
7. 사망하게 만들었다.
일단 또 이렇게만 해도 7개 세부 상황 시나리오들이 만들어 진다. 이제는 2401개의 세부 상황 시나리오들이 도출된다. 더 이상은 인력이나 기계로 관리할 수 없는 규모가 된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또 다른 상황 변수들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폭행을 한 시점과 사회 분위기도 감안을 해야 대응 전략이 나오기 때문이다.
변수 5: 시점 및 환경
[회장님이 항공사 승무원을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실짝 신문지나 잡지로 몸을 치는 폭행을 했다.] [시나리오 번호 1-1-1-1] 이 시나리오를 예로 들어 다시 들여다 보자. 이 상황이 발생한 시점과 사회 분위기를 보면,
1. 종종 그러한 폭행이 이루어지고 당연시 되는 환경이었다
2. 이런 일이 발생하면 곧장 온라인과 언론에 알려져 큰 망신을 당하는 환경이었다
3. 정부에서 이런 폭행에 대해서 절대 용인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밝혔던 환경이었다
4. 같은 회사에서 여러 임직원들에 의해 유사한 폭행이 연이어 발생하던 시기였다.
5. 해당 폭행자가 벌써 여러번 동일한 폭행을 가하던 상황이었다.
6. 한번도 이런 폭행 전례가 없고, 그분 스스로 폭행 반대 철학을 대변하던 분이었다.
7. (다른 초대형 위기가 있어) 아무도 이런 수준의 폭행에는 신경 쓰지 않는 환경이다.
이렇게만 일단 시점과 사회환경을 꼽아보면 이로 인한 세부 상황 시나리오 수는 이제 16,807개에 이르게 된다.
변수 6~ : 그외 세부 상황 변수들
이후에도 해당 세부 상황 시나리오를 오프라인 언론에 노출되는지, 온라인 매체에 노출되는지, SNS에도 노출되는지, 여론들이 강하게 타는지 여부…추가적인 이해관계자들이 투입되는지, 여론의 프레임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등등에 대해서 까지 더욱 더 자세한 세부 시나리오를 만들게 되면 수십억 개 이상의 세부시나리오들이 나오게 된다. 즉, 상상은 할 수 있지만, 문서화를 할 수는 없는 규모와 범위가 된다는 의미다.
그리고 활용적으로도 이렇게 방대한 (하나의 상황 기본 서술에도 수십억개 세부 상황 시나리오가 가능) 분량의 매뉴얼들을 누가 어떻게 열람하고 기억하며 훈련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다.
따라서 가장 이상적인 매뉴얼의 범위는 ‘기본 위기 유형’에 따른 매뉴얼이면 충분하며, 실용적이라 말할 수 있다. 실제로도 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그렇게 위기관리 매뉴얼을 구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좀 더 세부적이고 각각 다른 환경적 상황이 전개되면
우리는 무엇에 기반 해 위기를 관리해야 하나요?”
“빨리 모두 모여 앉아 의사결정 하십시오”
수천장의 매뉴얼보다 위기 발생(또는 감지) 직후 즉시 모여 마주 앉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마주 앉는 것이 곧 체계고 전략의 핵심 기반이다. 매뉴얼이 위기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한다.
 
 
9월 262013 Tagged with , , , 0 Responses

[여의도 칼럼]유통업계 방사능 괴담, 강하게 맞서라

이데일리 기고문
[여의도 칼럼]유통업계 방사능 괴담, 강하게 맞서라
2013.09.24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일본산 농수산물 등에 주로 집중되던 방사능 괴담이 이제는 일본 제품 전반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일본산 맥주들의 국내 판매가 줄었다. 일본산 식품류나 화장품류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기업 위기관리 담당자들에게 가장 어려운 숙제가 바로 이런 방사능과 같은 ‘찜찜함’을 주는 이슈들이다. 정부에서 아무리 전수 검사를 하고 기준치의 100분의 1까지 관리를 한다고 해도 찜찜함은 남는다. 정부기관과 전문 연구소들의 검사 결과치를 신뢰하지 않는다기보다 ‘그럼에도 찜찜한 걸 어떡하냐’는 형국이다.
이로 인해 많은 기업과 브랜드들이 피해를 입는다. 평소 신뢰받는 기업이나 브랜드들도 방사능 괴담 앞에서는 딱히 버티지 못한다. 온라인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자사관련 방사능 괴담들을 보고도 끙끙대며 속 앓이만 할 뿐 별반 대응책이 없다. 경쟁사들은 또 이때를 노린다. 일본과 관계있는 기업들이나 브랜드들을 견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익명의 네티즌들을 활용해 여러 억측과 소문들을 온라인에 뿌리고 다닌다. 기술적으로 법적으로 아무리 검토해 보아도 경쟁사의 냄새만 날 뿐 증거를 찾기 어렵다.
물론 해당 제품 내에 방사능 관련 유해성이 존재한다면 문제다. 제품 소재로 쓰인 여러 성분에서 기준치 이하라도 인위적인 방사능, 즉,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세슘 등의 방사능이 검출되면 이는 판매 하지 않는 것이 옳다. 하지만, 필자가 아는 대부분의 일본 제품에서는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일본산이라는 오명(?)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경쟁사들에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예전 신뢰와 품질의 상징이었던 ‘일본산’ 브랜드가 이제는 숨기고 싶은 주홍글씨가 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일본 기업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느냐 호소한다. 자국의 정부조차 신뢰하지 못해 ‘찜찜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느냐 질문한다. 그들에게 “루머와 억측에는 그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맞서라”고 조언을 한다. 현재 상황은 일본기업에 두 가지 옵션을 제공한다. 지금처럼 고통을 참고 쉬쉬하며 후쿠시마 방사능 괴담 광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 또 하나는 자사 제품의 안전성에 대해 더욱 크게 이야기하며 괴담에 맞서는 것이다.
불안하고 찜찜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향해 입을 닫고만 있어서는 해결방안이 없다. 일본산 제품의 안전성에 관심이 있는 언론에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 하소연하는 것도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 악착같이 물고 늘어지는 경쟁사에 한방을 먹일 길도 지금 같이 복지부동 전략에서는 방도가 없다.
더욱더 크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고, 더욱 주목받을 필요가 있다. “무슨 좋은 이슈라고 동네방네 소문내라는 이야기인가?”하는 두려움을 빨리 극복해야 한다. 일부 일본 기업들은 본사의 이야기를 빌어 이렇게 이야기한다. “일본 본사에서는 방사능 불검출 검사 결과가 존재하고 있는데 왜 한국 소비자들은 괴담을 믿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국내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본사를 위해서도 한국 내 일본기업들은 강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일본 내에서 방사능 이슈는 관리되고 있는 이슈가 아니다. 그 원인을 찾아보면 정부와 도쿄전력이 크게 떠들지 않아서 그렇다.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국민의 이해와 신뢰를 구하는 것을 포기해서 그렇다. 하지만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일본 기업들은 그와 반대의 길을 가야 한다. 크게 떠들고 소리쳐라. 소비자들에게 끊임없이 설명하고, 경쟁사들의 섣부른 공격에 정면으로 맞서라. 정부와 언론에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협조를 구하라. 모여 앉아 있던 사내 대회의실에서 나와 모두 거리에서 소리치라는 것이다. 찜찜함에 대한 치료 약은 그것뿐이다.
8월 142013 Tagged with , 0 Responses

[이데일리 / 여의도 칼럼] 기업 위기관리, 앞으로 중소기업들이 풀어야 할 숙제



위기관리 관점에서 중소기업들에게 평소 조언하고 싶었던 이야기. 이데일리 기고문.

[여의도 칼럼]기업 위기관리, 앞으로 중소기업들이 풀어야 할 숙제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경제민주화에 대해 중소기업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대기업들과 달리 경제민주화 이슈가 자신들에게는 유리한 것이라 생각 하는 중소기업들도 있을 것이다. 좀더 좁혀 불공정 하도급 이슈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생각은 어떨까? 오너의 전횡 같이 주로 논란이 되는 경영진의 권한남용(management override)에 대해 중소기업들은 스스로 자유롭다 이야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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