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7월 272009 Tagged with , , , , 0 Responses

물음표를 이끌어 내는 CEO의 메시지

그는 이어 “나는 문자 메시지를 잘 보는 편도 아니며 24시간 내내 ‘기술 인간'(tech person)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게이츠 전 회장은 또 “나는 독서를 많이 하는데 그 가운데 일부는 컴퓨터에 관한 것이 아니다”며 “정보기술 혁명이 큰 혜택을 가져왔지만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이 모든 기술 도구들 때문에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



빌 게이츠가 페이스북을 그만두었다고 하면서 이런 메시지를 전달했다. ‘1만명이나 되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로 인해 정신이 없다’ ‘IT를 잘 못 활용하면 도리어 시간낭비를 할 수 있다’는 게 요지다.

페이스북과 MS간에 어떤 이해관계가 충돌해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부분 그의 언급이 참 재미있다. 기술도구들이 시간낭비일 수도 있다는 지적은 최근 SNS들을 지칭하는 것 같은데 이 부분이 참 아이러니하다는 거다.

일부 CEO들이 회사나 제품 또는 업종에 반한 메시지들을 전달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 부분들에 대해서는 좀더 전략적인 배경을 살펴 볼 필요가 있겠다. (상식적으로 이해되는 수준이 아닌경우)

예를들어 빌 게이츠가 MSN이 너무 사적인 커뮤니케이션에 활용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의하라는 메시지를 밝혔다고 가정해 보자. 이는 분명 사내외적으로 ‘?’ 이런 반응을 이끌어 내기 충분한 이야기다.

맥주회사 CEO가 ‘술 좀 작작 마시자’ 하면서 주량 절반 캠페인을 한다거나, 담배 회사 CEO가 ‘폐에 나쁜 담배 작작 피자’하면서 담배를 부러뜨리는 포토세션을 한다거나, 자동차 회사 임직원들이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대중교통 이용 캠페인을 하거나, 핸드폰 회사 CEO가 ‘나는 전자파 위험 때문에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한다면 어떨까?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잘 안되는 메시지만, 만약 CEO가 이런 메시지를 과감하게 던지시면 그에 대한 해석은 꼭 필요하기 마련이겠다. 그 이유가 없고 그냥 퍼블리시티를 위한 것으로 이유는 ‘그냥~!’이라면 문제는 좀 심각하게 두고 볼 일이다.

빌 게이츠는 왜 페이스북에 대해 그렇게 이야기 했을까?

7월 212009 Tagged with , , , , , , , , , , , 2 Responses

TV 고발 프로그램을 대하는 자세

최근들어 TV고발 프로그램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홍보담당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대부분 중소업체나 개인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하곤 하지만, 그 비판대상이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을 향하게 되면 즉각적으로 또는 일정시간이 경과된 이후에 직간접적으로 연락이 온다.

보통 이런 보도가 나가게 되면 홍보팀에게 가장 신경쓰이는 이해관계자는 ‘오너 또는 CEO’다 (사실 이게 현실아닌가?)

문제는 그분들이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시면 만사 이상무인데…그분들이 대노하신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보통 “우리 홍보팀은 뭐하는데야?” 정도 수위의 메시지들이 내려오면 홍보팀은 말 그대로 위기다.

당연히 홍보팀은 허둥지둥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세우게 된다. 여기서 재발방지라는 것은 해당 고발 TV프로그램이 지적한 문제의 재발 방지라기 보다는 TV고발 프로그램에 우리회사가 방영되는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는 쪽으로 기울어 진다. (이 부분은 진정한 의미의 위기관리는 아니다)

TV 고발 프로그램을 경험한 기업들의 자세 또는 유형들을 한번 정리해 본다.

  • TV 고발 프로그램 제작진에 대해 관계 형성을 도모한다. (심지어 작가들의 리스팅을 하거나, 사적으로 접근을 시도한다)
  • 광고 철회나 법적인 대응을 검토한다.
  • 비지니스 접점을 대상으로 언론 대응 기초들을 공유한다. (주로 Do’s and Don’ts)
  • 좀더 나은 대응을 위해 미디어 트레이닝을 실시한다.
  • 좀더 나은 역할과 책임의 분담 및 공유를 위해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실행한다.
  • 사내에 대변인을 지정하고 훈련한다.
  • 좀더 나은 내부 정보 공유 시스템을 구축한다. (지역이나 지점에 언론의 공격이 있을 경우 실시간으로 상황이 내부에서 공유되는 비상연락 시스템)
  • 매뉴얼을 만든다. (이 부분은 거의 대부분이 심적인 안정감 때문이다…)
  • TV 고발 프로그램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대부분 취재주제들을 사전에 공지하면서 일반공중들의 고발이나 의견을 묻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집중한다)
  • 오너 또는 CEO에게 TV 고발 프로그램의 제작 프로세스등을 브리핑해 드린다. (일종의 면역효과를 노림)
  • 해당 TV고발 프로그램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담당자나 임원을 인사조치한다.
  • 일선 홍보팀 인력들에게 언론관계를 강화하라 지시하면서 접대비 예산을 늘린다.


이렇게 많은 사후 대응 및 개선안들이 나온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이 것들이 대부분 안(Plan)으로 남아있다가 사라진다는 거다. 그 이유로는

  • 오너 또는 CEO의 관심과 우려도가 점차 소멸된다.
  • 긴급함에 비해 예산확보가 만만하지 않다.
  • 위와 같은 시스템을 확보하고 나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오면 더 이상 원인으로 제시할 부분들이 없어지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 인하우스 담당자들이 확실하게 그 결과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한다. (시스템의 얼개를 구체적으로 잘 모른다)


결국 상식적으로도 동일한 고발 프로그램은 반복되고, 그에 대응하는 방식이나 역량은 항상 제자리 걸음이다. 작년에 구멍났던 접점들이 또 우수수 뚤린다. 4주에서 5주 정도를 공부하고, 분석하고, 취재하는 고발 프로그램 제작자들 보다도 공부를 하지 않으니 당연히 상황파악이나 논리가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고발 프로그램 한편 제작비 정도의 일부 투자가 아까워서 못한다.

그냥 어떻게 되겠지 하는거다.

이게 본능이니 어쩌겠나…저항할 수 없다.

7월 07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시 기업이 침묵하는 이유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수많은 소비자들이 위기라고 생각하는 사건에 대해 막상 사건 당사자인 기업은 침묵할 때가 많다. 침묵이란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아무런 커뮤니케이션도 하지 않는 ‘단절’을 의미한다. 자사 제품에서 해괴한 이물질이 나왔는데도 침묵하며 몰래 리콜을 한다거나, 자사의 매장에서 치명적인 인사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아무런 설명 없이 당사자와의 합의에만 몰두하는 경우들이 다 그렇다.

부정적인 상황이 발생되면 밖으로는 가능한 떠들지 않는 우리네 정서를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지만, 기업이 평소 사랑한다 외쳐왔던 소비자들이나 이해관계자들의 시각에서는 영 못 견딜 것 같은 안타까움이다.

왜 기업은 위기시에 침묵할까?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않는 경우
CEO나 오너께서 해당 사건을 하나의 해프닝이나 그냥 자잘한 논란이라 치부하는 경우다. 아무리 일선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토로해도 윗분들께서 ‘그 까짓 것’하시면 어쩔 길이 없다. 도리어 바쁘신 윗분들로 부터 ‘아니 그렇게 사소한 일 하나 처리 못해서 이 난리냐?’하는 호통까지 나 올 정도면 더욱 심각하다. 위기라고 보지는 않지만 빨리 해결해야 하니 밖으로는 침묵하고 안으로만 닥달을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거다.

위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소셜미디어상의 위기가 그렇다. 위기가 발생해서 성장하고 있을 때까지 기업이 소셜미디어상에서 그 위기를 모니터링하지 못한다. 당연히 소셜미디어내의 공중들은 ‘왜 이 기업은 지금 우리의 대화에 대해 침묵하는가?’하는 궁금증과 증오를 가지게 된다. 많은 기업들이 소셜미디어상의 위기에 대해서는 모니터링도 부족하고 관여방식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다. 당연히 알게 되도 침묵할 수 밖에 없다.

위기 대처 시스템이 없는 경우
위기를 위기라 생각하면서도 대응하는 데 절대적인 시간이 소요되는 기업들의 경우다. CEO에게 상황을 보고하는 데도 수시간이 걸리고, 그 이슈를 해당 임원들에게 브리핑하고 그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데도 한나절이 걸린다. 수백개의 기업 소비자 접점에 대한 파악이나 개개의 처리방식에도 정해진 룰이나 담당자가 부재하다. 당연히 여러 명이 끙끙대고 논쟁에 논쟁을 거듭하지만 외부에서 볼 때는 해당 기업이 침묵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시끄러운 침묵이다.

지켜보는 경우
위기라는 심각성은 이해하면서도 더 이상 이 상황이 번져갈지 어떨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 그냥 지켜만 보는 경우다. 보통 우리나라의 경우 위기 이슈가 생겨도 여기저기에서 반복적인 회자만 없으면 2-3일을 넘기지 않는 특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기업의 경우다. 항상 반복적으로 이런 유사한 이슈들을 경험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자연 소멸되리라 일부 확신은 가지고 있는 유형이다.

어찌 할 도리가 없는 경우
너무 일이 커져서 이미 할 수 있는 일이 극히 제한되어 있는 경우다. 가능하면 그 논란과 공격에서 생존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입을 다물고 ‘죽여주세요’하는 제스츄어를 견지하는 경우다. 일부 전략적인 판단이 가미되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자칫 ‘무성의한 침묵’으로 비추어지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도 있다. 조직 전체가 절대 패닉에 빠져있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하겠다.

위기시 침묵하는 것은 개인이나 조직의 본능이다. 문제는 평소에 진행해왔던 커뮤니케이션의 분량과 주제에 있다. 소비자를 사랑한다 쉴새 없이 외치던 대기업이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일을 저질렀을 때 어떻게 갑자기 침묵할 수 있냐 하는 거다. 소비자의 안전을 파괴한 후에 어떻게 소비자의 안전이 우리의 최고 우선가치라고 계속 말할 수 있나. 소비자의 건강을 최고의 신념으로 알고 있었다는 회사가 소비자를 사망케 하고서 입을 다물면 어쩔 건가.

많은 기업들이나 조직들이 위기시 침묵한다. 극도로 부정적인 비판을 받고 있는 기업들의 홈페이지는 그 와중에서도 반짝 반짝 빛을 낸다.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서 CEO는 웃고 있고, 직원들은 행복해 하고 있다. 소비자들만 불행해 보인다. 소비자들이 우리 회사로 인해 슬퍼하고 있는데 TV에서는 예쁜 모델들이 “우리회사는 너희를 위해 존재한다!” 외치고 있다.

위기시 침묵은 절대 금(金)이 아니다. 위기시 침묵은 절대 금(禁)해야 할 행동이며 포지션이다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6월 22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기자들이 이렇게 까지 공격적인가요?

얼마전 내가 진행했던 대학원 강의를 수강한 한 기자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잘 배웠습니다. 그 반대로만 접근하면 되겠네요!”

홍보담당자들이 위기시 기자들의 공격적인 접근방법에 이렇게 이렇게 방어하는 게 좋다 강의를 했더니 그걸 반대로 다시 뒤집어 접근을 하신다 한다. 재미있는 생각이라서 같이 웃었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우리 코치들에게 주문하는 것이 항상 ‘가능한 최대한 공격적으로 질문하라’는 부분이다. 사실 실제 기자가 공격적이면 또 얼마나 공격적일까? 지난 십여년동안 기자회견이나 각종 모임에서 기자들이 얼굴을 붉혀가면서 끝까지 말을 물고 늘어지는 상황은 다섯 손가락 안에도 들지 않았다. 그나마 당시에 그럴만 한 어처구니 없는 이유들이 존재했었다.

현장에서 화난 기자나 집요하게 따라붙는 기자를 만날 가능성은 그리 흔치 않다. 또한, 그런 상황에 처해 그로키 상태에 몰릴만큼 CEO나 임원들을 커버하지 못하는 홍보담당자들도 거의 존재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런데 왜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할 때 코치들은 심하도록 공격적인 질문을 하게될까? 공격적인 질문은 답변자로 하여금 ‘의식의 마비’ 상황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가능한 핵심 메시지에 머무르면서 확보된 메시지를 반복 반복 반복 하라고 코치를 한다. 이런 일종의 ‘부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 연습은 얼핏 보면 아주 간단하고 기계적이라 생각 할 수 있다.

하지만, 의식의 마비를 경험하게 되는 상황에 처하면 이런 간단한 커뮤니케이션이 아주 극도로 힘겨운 커뮤니케이션으로 화한다. 위기시 커뮤니케이션은 ‘비전략적인 본능과의 싸움’이다. 자신의 성격과 습관을 넘어서는 고통이고, 인간으로서 전략적이라는 가장 부자연스러운 가치를 확보해야 한다 챌린지롸 싸우게 된다. (인간은 태초부터 비전략적이었다!)

미디어 트레이닝이라는 훈련을 통해 CEO, 임원 그리고 홍보담당자들은 기자들의 공격적인 질문들에 익숙해 져야 한다. (그것이 현실화되건 되지 않건)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의식의 마비’현상을 한번 정도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그러한 실패의 경험을 넘어서는 연습의 필요성을 뼈져리게 느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신뢰할 수 있고,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얼마전 모 경제지 데스크와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그 부장이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기자)OOO이를 이번 기자간담회에 보내 놓았더니…이번 비지니스건 관련해서 깊이 있게 알아온게 아니라 거기 OOO사 대표 개인 스토리를 기사 보고 올려 옿았더라구. 참나…그래서 몇마디 했어. 시장에 대한 개념이 없는거지…그게…”

그 만큼 요즘 기자들은 스스로 공격적인 것을 경계하는 것 같다. 가능한 출입처들과 친해지려 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자신이 편하기 위해 출입처를 위한 기사를 쓰는 것은 문제다. 무조건 예전 처럼 출입처를 조지는 것도 함부로 가능한 게 아니다. 출입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기자만 가장 잘 조질 수 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출입처 하나 확실하게 조지지 못하는 기자는 그 출입처에 대해 솔직히 잘 모르기 때문은 아닐까?

그래서 대부분 즐겁고 재미난 스토리만 찾아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자와 홍보담당자들 모두가 생각해 볼 문제같다…

6월 062009 Tagged with , , , , , , , , 0 Responses

응혈과 라인

최근 시국선언에서 교수들은 이명박 정부의 소통 부재를 민주주의의 중대한 위기로 지적했는데, 적어도 청와대 내부에선 그것이 맞는 듯하다. 국민과의 소통은 오히려 차후의 문제일 수 있다. 당정청 사이의 소통 역시 다음의 문제일 수 있다. 청와대 내부에서, 정청(政靑) 간에 소통을 막고 있는 ‘응혈(凝血)’부터 치료해야 한다.

응혈 전 단계에 자리잡은 인사들은 무사안일에 안주하고, 응혈 이후의 라인은 대통령에게 새로운 판단 자료를 제공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국가 최고지도자가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경제가 문제다. 안보를 챙겨야 한다”는 것밖에 있을 여지가 없다. [한국일보]

일반 기업에도 위기시 상황분석을 저해하는 응혈이 존재할 수 있다. 이 응혈이라는 것은 외부에서 보는 것 만큼 ‘의도적’이거나 ‘억지스러운’ 방식으로 존재하는 것은 보통 아닌 것 같다.

보통 일반기업의 이 응혈은 해당 위기에 대한 상황을 분석하고 보고하는 라인에서 1차 맺어진다. 이 라인은 해당 위기상황에 오너십을 가지고 있었던 부분이기 때문에 평소 자신들이 제대로 해당 위기 요소들을 관리하고 있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을까봐 전전긍긍하기 마련이다.

당연히 상황의 심각성이나 파급력을 축소하고 의미를 폄하하고 해결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면서 상황을 보고하곤 한다.

두번째 응혈을 맺게 하는 라인은 보고 라인 그 주변에 있는 부문들이다. CEO는 보통 이렇게 묻게 된다. “이번 건으로 다른 부문에 미칠 영향은 무엇이 있고 얼마나 심각할 것인가?”하고 제 2차 위기발생 가능성을 점치려 한다. 이 때 다른 부문들은 최초 보고 라인의 큰 틀을 함부로 벗어나기가 힘든게 사실이다. 생산에서 최초 보고하면서 이번 이물질이 식스시그마 불량 비율의 10분의 1도 안되는 엄청나게 특이한 케이스였고, 이정도 문제면 우리 회사가 예측하거나 통제 불가능했었던 이슈라고 보고를 했다고 치자. 마케팅이 이 상황에서 나서서 우리 브랜드에 대한 임팩트가 심할 수도 있으니 좀더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운운하면 완전히 내부적으로 적을 만들게 되는 법이다.

당연히 마케팅 임원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혹시 모르는 우리 브랜드 영향력을 민감하게 모니터링 해야 옳다’는 대략적인 의견을 조심스럽게 피력하게 된다.

세번째 응혈은 CEO자체의 응혈이 된다. CEO가 모든 보고라인과 인접라인의 보고를 받고 나서 일단 해당 위기에 대한 상(image)를 스스로 파악했다고 자신하면 이에 일관된 의사결정들을 연속적으로 진행하고 그 효과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는 거다.

물론 해당 의사결정들과 대응방식들이 운이 좋게도 잘 통하면 모르지만, 그것이 해당 상황을 더욱 파국으로 치닫게 하는 방식이거나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들로 점철되면 그건 재앙이된다.

그래서 응혈이라든 표현과 현 상황에 대한 소통의 문제에 대해 쓴 위 칼럼에 대해 100% 공감한다.

6월 032009 Tagged with , , , , , , , 6 Responses

아는 사람들만 안다?

모 그룹 홍보임원과의 대화

“요즘 블로그 만드는 게 대세같아요. OO그룹하고 OO그룹도 기업 블로그를 론칭해서 아주 열심히들 하고 있어요. 소비자들과 공중들과 함께 대화하려는 마음이 참 부럽드라고요. OO그룹에서도 한번 시도해 보시는 게 어때요?”

“블로그가 뭔데? 그거 어떻게 하는건데??? 야야…우리 그룹 홈페이지 통합도 아직 안되고 있다.”

모 기업 홍보팀장과의 대화

“블로그 론칭에는 관심 없어요?”

“예산이 없어서…그거 할 돈 있으면 기자들하고 골프 몇번 더 치겠어…요즘 부킹 의뢰 많이 하는데 따라가질 못하네…진짜”

모 에이전시 AE와의 대화

“트위터 해. 요즘 트위터 해야 사람 취급(?) 받는다”

“네…트위터 말이죠? 들어는 봤어요. 네…한번 관심 가져 볼께요. 지금은 조금 바쁘니 정신 좀 차리구요”

모 인하우스 PR팀 과장과의 대화

“트위터를 통한 부정적 뉴스 확산에 관심을 가지게 되서 나도 얼마전 부터 트위터를 시작했어. 순전히 트위터의 메카니즘을 알고 싶어서지. 저번 도미노 케이스도 그렇구…”

“형님…아직 젊으십니다. 젊은 애들 하는 것도 열심히 따라 하시고…후후”


우리 같이 블로깅을 하는 사람에게 블로그는 익숙한 환경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홍보담당자들의 대부분은 블로깅을 하지 않는다. 내가 가르치고, 명함을 나눈 홍보담당자들의 반의 반만 블로그를 한다고 해도 이렇게 PR인들의 블로그 인식이 희박하지는 않을꺼다.

트위터는 말할 것도 없고, RSS리더기를 이용해서 블로고스피어를 모니터링하는 홍보담당자들도 귀하다. (유유상종이라고 같이 모여서 이야기할 때는 대부분 하는 것 같지만…같은 부류가 아닌 홍보담당자들을 만나서 이야기 해보면 거의 무관심이다)

가끔 워크샵을 하거나 강의를 나가서 블로고스피어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듣는 홍보담당자들은 “저 사람이 IT쪽 홍보를 오래 했었나? 위기관리 한다 그러지 않았어?”하는 의아한 표정이다. 그들에게 블로그는 IT다. 트위터는 로켓 과학이다.

몇몇 지인들끼리 모여서 이런말을 한다.

“소셜미디어를 누구에게 팔아야 하는거야? 홍보쪽은 예산이 없는데?”

“홍보쪽이 제일 느려요. 마케팅쪽이나 CS쪽이 더 나을수 있어. 그쪽은 예산도 되고 빨라 이해가”

“원래 홍보쪽이 이쪽을 가져가야 맞는것 아냐? 왜 그러지?”

“홍보 인력에겐 시장이 존재 안해. 홍보관련 책을 내도 초판 3000부를 못 넘긴데.
정말 심하게 책을 안 읽는 거지”


“홍보쪽이 큰일이다…”

“경쟁력이 없어…사실…”



예산이 없어 관심이 없는것인지…관심이 없어 예산을 확보하지 않는 것인지…임파워먼트가 주어지지 않아서 CEO와 커뮤니케이션 하기 힘든 것인지…CEO와 커뮤니케이션을 잘 안하거나 못하기 때문에 임파워먼트가 부족한 것인지…

우리 홍보인들은 매일 무엇에 그리 바쁜 것인지…

언제까지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건지…

스스로도 지난날들을 돌아보게 되는 저녁이다.


6월 032009 Tagged with , , , , , , , , 3 Responses

그게 비지니스 아니겠나…

해태제과는 과자 제품의 용량을 줄일 경우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축소 사실과 내용을 소비자들에게 미리 알리기로 결정하고, 관련된 해외 사례 수집에 나섰다고 2일 밝혔습니다. 오리온제과도 동참했습니다. 회사측은 “차라리 가격을 올리더라도 용량을 줄이지는 않는다는 것이 오리온의 기본 방침”이라면서도 “기존 용량을 유지할 경우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부득이하게 용량을 줄이게 되면 소비자 알 권리 차원에서 용량 축소 사실을 반드시 알리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조선일보 뉴스 블로그]



매일 언론 보도를 접하면서 가장 흥미롭게 보게 되는 것은 여러 회사들이 서로 맞서 다툼을 할 때다. 특히나 각 홍보팀의 담당자들과 면식이 있을 때는 내심 짠하기도 하다. 한분 한분 다 멋진 분들인데 어떤분은 당하고 어떤분은 이긴다. 물론 잠깐의 승리이긴 하지만…실제로 이런 다툼을 경험하면 기분이 상하는 건 사전이나 사후나 거의 비슷하다.

술자리에서 만나면 이런 기사류에 대한 뒷얘기로 같이 낄낄대기도 하는 게 우리 PR쪽 정서지만…일반 소비자들이 볼 때에는 상당히 관심이 가는 이슈들이다. 그래서 의미가 있다.

이번 이슈에 대해 L사측의 공식입장은 되돌려 생각해 봐도 약간 허술한 감이 있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축소 사실 고지를) 검토 중”이라고만 말했습니다. 롯데제과는 지난달 용량 축소에 대해 문의하자 “환율문제로 회사 이익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라 비용 절감 차원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었습니다. [조선일보 뉴스 블로그]


경쟁사들이 다른 논리로 차별화를 할 수 있는 여지를 준거였고, 또 다른 영민한 경쟁사들은 그 사이를 치고 들어온 거였다. 딱히 최초 실수를 따지면 L사에 있다고 하겠다. 그게 비지니스 아니겠나.

논리가 부족한 대 언론 답변과 관련해서 얼마전 홍보팀장들과 식사자리에서 나온 또 하나의 가십이 더 있다.

이와 관련, 소비자들은 윈저의 가격정책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새로 나오는 윈저 17년산의 경우 용량은 종전 500ml에서 450ml로 줄였다. 그러나 출고가는 3만1810원으로 종전과 같다. 결국 편법적으로 가격을 10% 인상한 것이다. 이에 대해 디아지오코리아 측은 “경쟁사 제품의 용량 및 출고가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쟁사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주력제품인 ‘임페리얼17’은 원래 450ml다. [조선일보]



D사의 신제품 양주의 용량을 은근슬쩍 소형화했다는 논란인데…사실 이런 소형화는 경쟁사인 P사(예전 J사)가 수년전에 먼저 시행했고 당연히 당시에도 언론으로부터 엄청난 폭격을 받았었다.

문제는 올해 그런 트렌드를 따라서 소형화한 D사의 공식입장부분이다. 분명히 전례에 부정적인 언론공격이 있었음에도 D사는 그와 차별되는 공식입장을 준비하지 않은 듯 하다. ‘경쟁사를 따라했다’는 것은 사실 공식 메시지 자격이 없다.

(경쟁사 홍보부장께서 식사자리에서 조언하신 것 처럼) 차라리 ‘최근 양주 소비 트렌드’를 내세우던가 다른 시장에서의 needs들을 제시했었어야 안전했다. 기자간담회 자리였고 CEO까지 참석하신 이런 행사에 이런 중요한 Expected Q&A도 개발하여 논리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대행사도 일부 문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대행사 사장님께서 직접 전화를 걸어 오셔서 배경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대행사의 노력이 있었고 논리적인 지원과 경험에 기반한 준비가 있으셨다는 설명이셨습니다. 감사합니다.)

CEO가 얼마나 놀라셨겠나. 홍보임원은 더더욱 그렇고…

6월 022009 Tagged with , , , , , , , , , , , 0 Responses

약수터 바가지 같으면 안되는 거 아닌가?

TV광고를 보면 갑자기 기존 광고의 톤앤매너 심지어 메시지가 달라지는 경우를 본다. 예를들어 실컷 성공한 남녀의 모습을 중심으로 럭셔리한 TVC를 진행하다가 갑자기 아이들이 나와서 친진난만한 댄스를 보여주는 것 같은 경우다. 수년간 무명모델을 중심으로 하나의 메시지를 반복하던 브랜드 TVC가 갑자기 유명모델을 내세우면서 생소한 메시지를 남발한다.

[이유] CEO, 마케팅 임원 또는 브랜드 매니저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혹은 광고대행사를 바꾸었을 수도 있다.

A기업은 항상 정해진 시스템에 맞추어 언론관계를 해왔다. 정기적으로 해외 프레스투어를 자사의 전시회 일정이나 새로운 비지니스 진출 이슈들과 함께 진행했다. CEO가 여러 자리를 마련해 출입기자들과 대화하고 스킨십을 강화했다. 다양한 언론사 켐페인에 스스로 동참했고, 기업 이미지 광고도 가능한 지원해 주려 노력했다. 출입기자들이나 데스크들 사이에서는 이 회사에게 ‘제대로 하는 회사’라는 인식이 박혔다. 그러던 어느날 부터인가 이 회사의 홍보담당자가 잠수를 타기 시작했다. 어렵게 기자들을 만나게 되면 이런저런 이유로 저녁식사 자리를 피한다. 캠페인은 커녕 기존에 예약해 놓았던 기업 이미지 광고를 예산을 핑계로 내년으로 넘기잔다.

[이유] 홍보담당자가 새로 부임한 CEO 또는 임원 눈치를 보는거다. 아니면, 홍보담당자가 내부에서 어떤 이유로든 예산권에 제약을 받고 있다.

국민의 공복이라고 외치던 모 공공기관은 마스코트를 만들고, 각종 브랜드 아이덴티티 기법을 통해 국민들과 친해지려 노력을 한다. 아침 출근시간에 마스코트와 여직원들이 사거리에서 인사를 해 댄다. 교통안전 팸플릿을 대기중인 차량에 손수 넣어주고 눈웃음을 보낸다. 블로그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하고, 거리 휴지를 줍고, 무엇이든 도와드리겠다고 소리를 친다. 그러던 어느날 이 직원들이 친히 몽둥이와 방패를 들더니 길거리에서 빈소를 차리고 있는 사람들을 냅다 걷어내기 시작한다. 빈소를 때려 부수고 발로 찬다.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살기어린 눈빛을 보낸다.

[이유] 이 공공기관의 수장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아니면 더 높은 곳에서 그렇게 하는 게 옳은 일이라 보시는 거다.

인간적으로 가장 싫어 하는 부류가 있다면 평소에는 천사처럼 자신을 낮추고 상냥하게 대하다가 갑자기 변하는 사람이다. 갑자기 어떤 이유로든 자신의 감정이 상하게 되면 ‘보자 보자 하니까. 내가 아주 졸로 보이냐?”하면서 180도 변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변하는 모습을 한번 보게되면 그 다음부터는 가까이 하기도 싫을 뿐 더러 이 사람이 하는 모든 말이나 행동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

정부 공공기관의 PR컨설팅을 하다가 보면 항상 반복적으로 부딪히는 딜레마가 있다. ‘국민들이 우리 부처에 가지는 이미지나 신뢰도가 너무 떨어져서 그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받아들이지를 않아요 “하는 자기 고백때문이다.

당연히 민간 컨설턴트들은 이렇게 묻는다. “왜 국민이 바라보는 이미지나 신뢰도가 이렇게 낮은가요?”

정부관계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정확하게 말을 잘 못(안)한다. 진짜 원인이 뭘까?

위의 이유들 중 하나 또는 모두가 그 이유 아닐까?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에 있어서 일관성(consistency)가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아닐까?

기업은 차치하고라도 공공기관이나 정부의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가 약수터 바가지 주인 바뀌듯이 이렇게 한번 저렇게 한번 바뀌면 안되는거 아닌가? 그렇지 않은가?

5월 262009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살아있는게 이기는 것

삼성경제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위기극복에 성공한 CEO의 공통점으로 “단기 재무성과에 집착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전략하에 조직의 근본적인 체질변화를 추구했다”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CEO들은 현실에 대한 냉철한 판단뿐 아니라 발상을 전환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위기를 돌파해야 하며 동시에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선제적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임직원과 적극적으로 대화해 위기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연구소는 주문했다. [전자신문]

삼성경제연구소에서 CEO의 리더십에 대한 분석 리포트를 냈다. 내용을 읽어보면 내심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부분들이 많다. “이렇게 해서 이 기업이 성공을 했구나!”하는 이해다.

하지만, 한편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또 여러 클라이언트사들의 성공과 실패를 같이 목격하면서 얻은 insight를 기반으로 생각해 보면 이렇다:

첫째, 장기적인 전략하에 조직의 근본적인 체질변화를 추구하다가 잘려나간 CEO를 여럿 봤다. 이런 전략은 이사회와 오너 그리고 직원들 모두가 함께 공유를 해야 하는 가치이기 때문에 CEO의 리더십만으로는 힘들다. 더 큰 문제는 이사회와 오너들은 왠만해서는 중장기 플랜을 싫어 한다는 거다. 10년후에 1조를 버는 플랜보다, 다음 분기에 달랑 10억을 버는 플랜을 선호하는 법이다.

둘째, 발상 전환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위기를 돌파하려던 CEO들을 옆에서 봤다. 새로운 시장을 여는 것이 기존 시장을 성장시키는 것 보다 힘들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다. 위기 돌파를 위한 신시장 개척은 어떻게 보면 더욱 더 위험한 발상이다. 보통 그럭저럭 이도저도 안되니까 새롭게 무언가 해 볼려 손을 댔다가 회사의 생명을 단축시키곤 하기 때문이다.

셋째,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선제적 투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일단 위기시에는 거의 모든 회사들은 심리적인 위축을 경험하게 되고, 보수적인 투자 양상을 띄게 되지 않나. 선제적 투자라는 말은 아카데믹한 단어일 뿐 현실적이지 않다. 선제적 투자는 호기에 성장성을 더욱 배가시키기 위해서 주로 집행되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시기가 더 투자회수율이 높다.

넷째. 임직원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해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일도 기존 상황을 알면 실현 가능성이 적다. 임직원들은 외부이해관계자가 아니라 내부이해관계자다. 매일 매일 하루 20시간가량을 회사 생각과 업무를 하면서 사는 사람들인 경우들이 많다. 이들에게 불안감이 일단 조성되었다면 99%는 그 실체가 있다는 이야기다. 구조조정, 회사매각, 매출하락, 경영진교체등이 실체에 근거하지 않은 채 임직원들에게 막연한 불안감을 주진 않는 법이다. 따라서 적극적인 대화에 메시지가 부족한게 당연하다. 성공하지 못할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말이다.
 
다섯째, ‘살아있는 회사가 이긴 회사’라는 점이다. 순간 반짝하면서 사라지는 회사나 브랜드를 여럿 봤다. 실적이 그리 좋지 않아보여도 수십년 살아있는 회사는 근본적으로 강한 무엇이 있었다. (물론 시원하게 반짝 거려 보지는 못했어도)

결국 성공한 CEO의 공통점이 이런 것들이어서 회사가 성공한 것이 아니라…성공할만한 기업들이니까 이런 공통적인 활동이 ‘가능’했었다는 표현이 더 맞다고 본다. 99.99999%의 기업은 그렇지 못한게 현실이다.

5월 242009 Tagged with , , , , , , , , , , , , , 0 Responses

지난 주 대화 몇 토막과 관련된 생각들…

모 노 교수님과의 대화

최근들어 예전과는 달리 PR 실무자들의 수준이 많이 높아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흠…글쎄요. 수준이라는 게 정확하게 어떤부분을 말해야 하는 건지는 몰라도…PR실무자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건 문제같아요.

그래? 그건 그렇지. 그래도 요즘에 내가 PR 인증을 위한 준비 강의 같은 걸 나가보면 실무자들이 영어도 아주 유창하게 하고 말이야…예전보다 많이 나아진 거 같아…

영어가 유창해 졌다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공부하는 PR 실무자들 특히 공부하는 PR 임원들이 마케팅 부문 보다는 부족한 거 같습니다.

그래요?

사실…모르겠다. PR실무자들에게 영어가 얼마나 중요한 핵심역량인 건지. 영어라는 게 시사적인 측면이나 이론 그리고 해외 석학들이나 주요실무자들의 insight들을 적절하게 얻어 처리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라는 것은 인정하지만…그 자체가 PR실무자들의 수준을 나타낸다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동시통역사에게는 그것이 핵심역량이겠지만…우리에게는 그 이상 다른 무엇이 우리들만의 핵심역량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모 출판사분과의 대화

지금 쓰시고 있는 글이 어떻게 일반 독자들과 연결될 수 있을까요?

흠…상당히 힘들죠. PR 실무자들과 하는 이야기를 가지고 일반독자들과 연결고리를 찾아 연결한다는 것이…

공보일을 하는 공무원분들이나 정치쪽 분야 분들도 관심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죠. 특히나 공무원분들은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많은 갈증을 실제로 느끼고 있다고 봅니다. 최근에는 장차관 분들이 미디어트레이닝을 받으시는게 유행 처럼 되고 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좀 더 미디어트레이닝 다운 미디어트레이닝이 필요할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렇군요. 조금 더 생각해 봐야겠네요. 어떻게 일반 독자들과 연결을 할 수 있을찌...

아마…힘드실겁니다. 일반 독자들이 평생 공적 조직의 대표 위치에서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기회가 몇 번이나 있겠어요. 이 주제가 그들에게 관심을 끌 이유가 없겠지요.

네…그럴 것 같군요.

사실…모르겠다. 왜 책을 쓰는 저자가 일반 소비재의 프로덕트 기획을 하듯이 폭 넓은 고객 insight와 니즈를 찾아야 하는지 말이다. 왜 특정 저자의 글 주제와 톤을 그들에게 맞추어야 하는지 말이다. 물론 출판사야 그 기획자체가 비지니스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팔릴 만 한 책 주제와 마땅한 저자를 찾는 게 당연하겠다. 하지만, 자기가 관심이나 전문성이 없는 주제에 대해 시류에 올라타기 위해 책을 쓰기는 아직 싫다. 그래서 그걸 아는 출판사에서 관심을 보내오지 않는 거 겠지.

모 외국기업 PR 임원과의 대화

요즘 어떠세요? 비지니스는?

흠…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몇 개 외국 기업들을 위해 서비스를 하고 있고요. 위기관리 시스템 작업도 하나 최근에 시작했고요. 몇개 국내 대기업들의 시스템 작업과 관련 해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어요.

대기업이요? 그러시군요.

근데 너무 의사결정이 느린 것 같아서 아주 죽겠습니다. 일정관리하기도 힘들고…빨리 결정을 내려주셔야 일에 일정을 확정하고 시작하는데 말이죠.

그래요? 그러면 우리는 그에 비해서 너무 빨리 의사결정을 하는 거 아닌가? 우리도 좀 의사결정을 끌어야 하나? (웃음)

하하하… 

사실…나도 인하우스에서 큰 결정을 내려보고 받아보았지만 유난히 의사결정이 느린 기업들이 있다. 규모나 비지니스 형태에는 별 관련이 없는 듯 하고 이런 기업들의 특징이라면 일단 내부 의사결정권자들이 너무 많은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또 여기에 한 부분을 더하자면 홍보담당자들이 조직내에서 주요한 의사결정권의 핵심에 가깝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에 일반적으로 일부 외국기업들의 경우 홍보임원과 CEO가 직속으로 얼굴을 마주대고 있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의사결정이 빠르다. (세계적 PR에이전시인 Weber Shandwick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CCO(Chief Communication Officer)들 중 CEO에게 직보하는 분들이 58%가량이라고 한다. 최근 경제위기로 인해 지난해 48%보다 훨씬 직보하는 CCO가 많아졌다고 한다. 스피드가 필요하기 때문이겠다)

지금까지 여러 클라이언트사들을 가만히 기억해 보면 조직내에서 Powerful 임원/매니저들이 있는 곳이 좀 더 ‘빨리’ 일하고 ‘많이’ 일하는 것 같다. 이들은 분명 실무적으로도 존경 받을 만한 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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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eber Shandwick)

More information : Rising C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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