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턴트

11월 122008 Tagged with , , , , , , , , 6 Responses

컨설팅에서 항상 승리하는 방법

성공적인 컨설팅을 진행하는 데 여러가지가 중요하겠지만…경험상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 뽑으라면 ‘클라이언트의 마음’을 꼽겠다.

거의 모든 컨설팅 프로젝트의 대략적 해답은 클라이언트의 마음속 또는 머릿속이 있었다. 단지 클라이언트들은 그들의 마음속을 논리적으로 구조화해서 눈앞에 그대로 보여주기를 원할 뿐이다.

일부 선배들은 그게 바로 컨설턴트의 일이라고 한다.

PR 에이전시 업무도 마찬가지다. 인하우스의 마음속에 항상 해답이 있다. 일부 쥬니어들은 인하우스가 “이건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하고 물어온다면서 나의 의견을 묻는다. 나는 거의 매번 되묻는다. “인하우스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AE들은 거의 대부분…”글쎄요. 거기서도 어느 한가지를 딱히…”한다.

AE가 틀린거다. 인하우스는 자신이 인지 하지 못할 수는 있지만 마음속에 어렴 풋 하게나마 선택과 해답을 가지고 있다. AE가 그것을 모르는 것은 인하우스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충분하지 못해 공유된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하우스의 마음을 완전하게 읽는 AE 처럼 서로간에 편한 관계가 없다.

한 번 그리고 두 세번 인하우스의 심중을 읽다보면 그 안에서 대부분 원칙을 발견하게 된다. 많은 업무들이 이렇게 공유된 원칙에 준해서 진행이 된다. 그렇지만, 여기에도 위험한 칼날이 있다.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공유된 원칙에 근거해서 일을 해 나가다만 보면…분명 오래되지 않아 이런 반응을 인하우스로부터 얻게된다.

‘왜 당신네는 새로운 제안을 하지 않나요? 왜 먼저 챌린지 하지 않는거죠?” 맞다. 익숙함은 순간의 편함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실시간으로 케이스 별로 인하우스의 마음을 업데이트 해서 읽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이런 대화를 상상하면 설명이 비슷하게 되겠다.

인하우스가 에이전시에게 다섯 손가락을 펴 보라고 한다. 이에 에이전시가 다섯 손가락을 펴 보여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인하우스: 그 다섯 손가락들 중에서 어떤 손가락으로 제 콧구멍을 파야 시원할까요? 한번 의견을 주세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에이전시: 네…흠…다른 케이스들을 보고 제 경험과 몇 명에게 서베이를 해 본결과 그래도 이 두번째 검지 손가락이 가장 파워풀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인하우스: 아니…근데 말이지. 내 콧구멍이 그렇게 크지가 않아서 말이죠. 좀더 deep dive해 보시겠어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에이전시: 아…그러시면 일단 엄지손가락과 검지는 제외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다음에 저희가 리서치를 해 본결과 방향지향성이라던가 근력에 있어서 그 다음은 새끼 손가락이 아무래도 가장 최선의 선택이라고 보여집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인하우스: 흠…아주 Typical해요. 저희는 좀더 differentiated approach를 원하죠. 그렇게 Typical하게 가려면 왜 우리가 컨설턴트들을 부르겠어요. 좀더 무언가 새로운 것을 제안해 보세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에이전시: 아 그렇군요. 그러면…저희가 외국 동영상 사례등을 통해 케이스 스터디를 진행 한 결과…약지가 아주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나름대로 사이즈도 compromise 가능하고, 근력이라던가 여러면에서 우수하더군요. 저희도 몰랐던 사실입니다. 추천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인하우스: 흠 그래요. 재미있네요. 하지만…보통 그 손가락은 우리가 약지라고 부르는 것과 같이 약간 깨끗한 용도로 써야 할 것 같다는 TOM이 걸리네요. 그 손가락을 콧구멍에 넣는다…뭔가 이게 이상해 보인다 이거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에이전시: 맞습니다. 빙고. 역시 인하우스시네요. TOM 부분에서 그럼 아주 적절하게 더러운 부분과 relevancy를 가져가고 있는 가운데 중지가 최선이겠네요. 해외 사례나 국내 일부 사례에서도 욕설로도 사용되는 부위이기 때문에 아주 적절합니다. 아주 소중한 insight를 주셨어요. 저희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더 많이 배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인하우스: 역시…그렇군요. 제가 생각했던 그대로예요. 역시 컨설턴트분들이 노력해 주시니 결과가 아주 상큼하네요. 좋아요. 다음주 월요일에 저희 CEO께 최종 보고하시죠. 대표 컨설턴트께서 영어로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이런 대화 플로우를 상상해 보자.

상당히 길고…저효율적이고…힘들다.

처음부터 이 에이전시의 컨설턴트들은 인하우스와 여러 번에 걸쳐 밥과 술 그리고 사우나 등지를 전전해 보았어야 했다. 회의시에 그 인하우스가 어떤 손가락을 선호하는지를 눈치 채는게 좋았다. 그리고 간간히 술잔을 부딪히면서 손가락 하나 하나의 의미에 대해 깊은 간을 보는게 좋았다.

그런 방식이 수백에서 수천만원 짜리 서베이나 FGD 보다 효과적인 방식이었다. 그리고 나서 충분히 마음을 읽은 후…첫 컨설팅 보고서에 수백 페이지의 논리들을 앞세워 결론으로 ‘가운데 손가락이 최선이라고 보여짐’ 했으면 됐다.

인하우스가 답을 모른다. 인하우스가 어떤 선택을 할찌 갈등 하고 있다. 인하우스가 우리의 의견을 원한다…는 말은 쥬니어들의 느낌일 뿐이다. 지금부터라도….마음을 읽자.

10월 312008 Tagged with , , 0 Responses

Media Coaching with Great People

멋진 사람들과 함께 하는 미디어 코칭은 그 무엇과도 바꾸기 힘든 행복이다. 기나긴 세션이 지나고 나면 “아이고 다리 아프다…”하지만 행복하다. 우리 컨설턴트들도 “힘들어요…” 하지만 행복해 보인다.

클라이언트가 성장하는 배만큼 우리는 먼저 성장한다. 모두가 행복하고 성장해 나가는 비지니스. 꿈의 비지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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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62008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PR 퀴즈] 꼬리에 꼬리를 무는 위기관리??

[모 기자]

“제가 여러번 기업들 위기관리 케이스들을 가까이서 지켜 보았을 때 CEO가 자꾸 나서면 일을 그르친다는 느낌을 여러번 받았습니다. 위기 때 마다 CEO가 나서 버릇하면 보통 자잘한 건들에서도 CEO를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 방식이 일반화 되서…나중에 힘들어 지죠. 일이 터지거나 이슈가 있으면 일단 실무자들 차원에서 커버하고 꼭 나서야 하는 마지막에 가서 CEO가 나서는 게 좋겠습니다.”

[모 PR 컨설턴트]

“우리나라 기업들에서는 CEO가 리더십을 가지고 위기를 관리하는 모습이 잘 안 보입니다. 실무자들만 허둥지둥 할 뿐 CEO가 직접 나서서 책임있게 위기를 관리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는 거지요. 해외에서는 기업 위기시에 CEO가 직접 동영상을 만들어 홈페이지에서 대화하려는 모습을 보인다거나, 적극적으로 언론 인터뷰등을 통해 오디언스들과 대화하려 힘쓰지요. 아직 우리나라는 조금 이런면에서 어색한 듯 합니다.”

[질문] 그러면…위기시에 CEO가 앞에 나서는 게 좋은건가요? 아니면 가능한 나서는 것에 신중해야 하는 건가요? 누구말을 따라야 하나요? 

[답변] 상황을 따르는게 좋다. 모든 위기시에 CEO가 매번 나서야 한다는 원칙은 없다. 그렇다고 절대 나서면 안된다거나 가능한 적게 나서라는 원칙도 없다.

위기의 상황에 따라 CEO가 나서야 할 때가 있고, 나서지 않아도 될 때가 있다. 또한, 위기의 유형이 잠재적이고 점증적인 경향을 가지고 있다거나 반복적으로 발생되는 형태의 경우에는 CEO의 잦은 visibility는 권장되지 않는다.

반대로 위기의 유형이 폭발적이고 엄청난 결과가 초래될 것으로 예상되거나 개선을 통해 재발이나 반복이 불가능한 위기의 형태에서는 CEO의 적절한 visibility가 권장된다.

[질문] 말이 쉽네요. 막상 위기가 딱 발생되면 이 위기가 이런 형태인지 저런 형태인지 어떻게 판가름을 하나요? CEO가 나서야 하는 유형인지 아닌지 어떻게 일선에서 판단을 해야 하는거예요?

[답변] 답은 공중에게 있다. 회사의 사정이나 현실에 대해 돌아보고 논의하는 시간에, 위기상황과 관련된 공중들을 분석하는 것이 좋다. 소비자들이 어떤 것을 원하고 있는지, 기자들이 어떤 것을 원하고 있는지, 투자자들이, 정부가, 직원들이, NGO들이, 그리고 협력업체들이 어떤 것을 우리에게 원하고 있는지를 파악해서 그대로 따르면 된다. 내부적으로 그런 파악이 힘들다면 당연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을 활용해서 분석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을 수혈 받는 게 좋다.

[질문] 쩝…우리 회사에 무슨일이 벌어졌다고 쳐요. 소비자들이 이 상황에서 우리보고 문을 닫으래요. 사장을 짜르래요. 그러면 공중들이 그렇게 원한다고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거예요? 이건 위기관리가 아니 잖아요. 그냥 벌 받으라는 소리지. 안그래요?

[답변] 소비자들은 용서하는 사람들이다. 공중은 용서할 줄 알고 하고 싶어한다. 어떤 엄청난 일을 저지른 회사에게 문을 닫으라고 한다면 그 주장들의 행간을 읽어라. 그 이야기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완전히 새로워 지라”는 뜻이다. 사장보고 물러나라 하는 것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책임을 지고 완전히 바꾸라”는 것이다. 위기시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공중들이 주장하는 행간을 읽어라. 그리고 그 행간의 의미를 메시지화 해서 해결책으로 커뮤니케이션 해라. 진정성을 가지고. 그게 곧 위기관리다.

[질문] 거…말장난 같군요. 위기관리라는 게 일이 벌어지면 타다닥…처리해서 아무일 없듯이 평상으로 돌아가는 게 가장 이상적인 거 아닌가요?

[답변] 기업에서 위기관리는 더 나은 지속 가능한 경영환경 구축을 지향한다. 열악한 생산환경으로 제품에서 반복적으로 이물질이 나오게 되면 본질적으로 그 기업은 지속 가능한 경영이 불가능하다. 위기를 통해서 소비자가 원하는 완벽한 생산라인을 구축하게 되면 지속 가능한 경영 환경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이게 위기관리다. 일종의 카이젠 활동이라고도 본다.

[질문] 그대로 위기는 가능한 안 일어나게 하는게 가장 좋은거 아니냐 이거죠. 저번에 우리 제품 포장에 문제가 있다고 논란이 벌어져서 그냥 애꿎은 예산이 한 100억정도 날라갔다니까요. 그런 논란만 없었으면 그냥 가는건데요. 100억이면 어디야 그게.

[답변]논란의 성격에 따라 그 포지션은 틀려야 한다. 누가봐도 문제가 없는데 공연한 논란이 벌어지지는  않는다. 문제가 있기 때문에 논란이 있는 것이다. 위기관리의 핵심은 그 논란에 있어서 문제가 무엇인지를 가능한 빨리 확정해서 그 문제를 공략해 해결책을 만들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다. 논란 자체에 떠밀려 다니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그 제품 포장 논란이 있었다면 그 포장의 문제가 무엇인지 검토했었을 것이고, 그 해결방안으로 새로운 포장 재질을 도입한 것 아닐까.

[질문] 에이…시원하지가 않아요. 위기관리 전문가라고 찾아가 봐도. 원론적인 이야기들 뿐이고 시원하게 해결사 노릇을 해 주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답변] 철학과 원칙이 바로 위기관리의 툴이다. 철학과 원칙이 없는 기업에게 성공적인 위기관리는 절대 없다. 미봉책과 덧칠하기만 있을 뿐이다. 지속 가능한 경영도 힘들다. 시원하지 않다는 말은 이런 여러가지 원인들에 기인한다.

[질문] 아무튼, 맘에 안들어요. 이번 위기관리 컨설팅 fee 좀 깍아줘요. 별로 도움이 안되네…

[답변] 차라리 받지 않겠다. 우리도 위기관리 실패 사례에 협조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 기록을 남기는 것은 앞으로 우리 비지니스에도 치명적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문] 우리가 위기관리에 실패 할꺼라는 악담을 하는 건가요? 거 너무하네…

[답변] 철학과 원칙을 변화시키지 않는 한 그 말이 들어 맞을 꺼다. 수많은 전례들이 그런 예상을 가능하게 한다.

[질문] 아니 우리가 할께 아무것도 없으니 그런거 아녜요. 뭐 시원하게 할께…

[답변] 기업의 철학과 원칙을 바꿔라. 그게 할일이다. 기업이 항상 이야기하는 맨트라(mantra)를 진정성을 가지고 따라라. 그게 우선이다.

[질문] 아니…이 양반이 지금 위기관리를 해 달라니까…설교를 하네. 쩝.

[답변] 잘 되길 바란다. 진정.

7월 102008 Tagged with , , 5 Responses

N사를 위한 컨설턴트의 글

얼마전부터 자주 방문하는 고재열의 독설닷컴 블로그에서 최근 여러가지 이슈에 둘러 쌓여 있는 식품회사 N사를 위해 위기 개선 캠페인을 제안하고 있는 한 컨설턴트분이 고재열씨에게 보낸글이 실렸다.

농심 캠페인 담당자의 하소연을 들어주었다. “라면도 보수라면 있고, 진보라면 있나”

Insider로서 N사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들과 그들만의 concern 그리고 position에 대해서 상세하게 이야기를 해주어서 큰 참고가 되었다. 컨설턴트분은 진실한 마음에서 N사의 철학을 이야기 하려 했고, 또 착한 실무자들의 태도들을 안쓰럽게 서술하셨다.

이 글을 읽고 다시 한번 확인한 위기관리의 insight를 정리해 보면:

1. 위기관리는 기업의 철학이 한다. 그러나 그 철학은 커뮤니케이션 될 때 가치를 발한다.

2. 어떤 기업이나 ‘품질은 언젠가는 인정받는다’고 믿는 믿음은 100년전 생산 철학임을 깨달아야 한다. 이제는 거의 모두가 소비자들이 분별할 수 없을 만큼의 우수한 품질력을 지니고 상호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노쇄한 철학은 시장과 공중 환경에 적절하지 않다.

3. 의사결정이 느린 이유는 상황파악이 느리거나 신중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시스템이 아직 셋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계가 여러단계를 거치고 있다는 반증이며, 일선 실무단계에서 업무 숙련도에 있어 경쟁력있는 스피드가 나올수 없는 구조라는 뜻이다.

4. 중장기적이고 보여지기보다는 실제가 바뀌는 변화를 원할수록 도리어 더욱 현재에 충실하는 것이 좋다.

5. 큰 그림을 그리는 경영진과 단편적인 실행들을 추진하고있는 일선 실무진들간에 서로 align 되어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6. GMO/MSG같은 문제는 industrial issue다. N사 하나가 어떻게 해서 차별화하거나 활용할 이슈는 분명 아니다. 특히 N사는 거의 과점에 해당하는 1위 업체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할 필요는 있다.

7. 오랫동안 1위를 하고 있는 업체들의 전형적인 기업문화와 포지션을 구경했다.

분명 이 N사는 회사로서는 역사적 기로에 있다. 모든 주변의 분들이 성심과 성의를 다해 도와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한다. 우리나라 먹거리 경제와도 관련된 이슈기 때문에 더욱 건승을 기원한다.
  

6월 032008 Tagged with , , , 0 Responses

Strategy Comes After System

전략은 선택의 문제다(Strategy is about choice) 전략이라는 단어 자체는 참으로 섹시해서 실무자들이 탐낼만하다. 그러나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운용 자산이 있어야 한다. 운용의 대상이 있어야 한다. 전략을 이야기 하기 전에 우리가 어떤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자. 그 시스템을 어떻게 운용해서 전략을 달성할 수 있을찌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

운용할 시스템이 없다면? 이런 회사에게 “PR을 통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및 포지셔닝 전략’을 들이미는 컨설턴트는 양심이 없거나 아마추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진정으로 클라이언트를 위하는 컨설턴트라면 ‘가장 먼저 내부의 홍보 업무 시스템을 구축합시다’하는 것이 옳다.

먼저 일어서는 것을 배우고, 걷는 것을 익히고, 그 다음에 뛰어야 한다. 현재 일어서지는 못하지만…당장 올림픽에 나가서 100m를 뛰고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 해도…전략적이라면 기다려야 한다. 차근차근 해 나가야 한다. 시스템은 항상 전략에 선행한다.

5월 012008 Tagged with , , , , , , , , , , , , , , 4 Responses

위기와 논란에서 살아 남는 방법들

여러 외국기업들과 국내기업들 그리고 정부기관, 각종 공사들의 위기관리 및 이슈관리 사례들을 보면 벤치마킹 해야 할 부분들이 각각 많이 눈에 띈다. 특히, 외국기업들의 경우 한국에서 하는 사업은 한정적이지만, 위기관리에 관한 부분은 거의 그대로 한국에 들여와 적용을 하려 하기 때문에 외국기업 본사들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주요한 벤치마킹 소스가 된다. (물론, 한국 현지에서의 적용성 또는 효과성에 대해서는 논외로 한다)

모든일에는 프로세스라는 것이 있겠다. 이 과정을 따라서 차곡차곡 해나가야 큰 목적을 이룰 수 있다.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 상황이나 부정적인 논란이 있을 때 커뮤니케이션 대응 프로세스를 한번 정리 해 본다.

위기/이슈 커뮤니케이션 대응 프로세스: 10 steps

Step 1)) 상황을 파악하라.
Step 2)) 포지션을 정해라.
Step 3)) 예상질의 응답을 만들어라.
Step 4)) 키메시지 또는 Talking Point를 만들어라.
Step 5)) Official Statement 또는 Holding Statement를 만들어 배포하라.
Step 6)) 대변인(spokesperson)을 선정해 활용해라.
Step 7)) 초기 대응 직후부터 연속적인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가동하라.
Step 8)) 프로그램 실행에 가능한 많은 endorsement들을 끌어 들여라.
Step 9)) 오디언스들을 참여시켜라.
Step10)) 한층 나아진 상황을 커뮤니케이션해라.
<출처: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각 step들을 자세하게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Step1)) 상황을 파악하라.
경청하라는 말과 같다. 위기를 유심히 바라보고 그 주변의 스테익홀더들을 관찰해봐라. 논란의 경우 그 논란을 일으키는 주체들과 그 논란을 감상하는 주변인들 모두를 아울러 관찰, 경청,분석하라. 그들의 포지션이 무엇인고, 어떤 키메시지를 사용하고 있는지, 누가 대변인인지를 분석하라. 이 부분들을 모르면서 싸우면 100전 100패다.

Step2)) 포지션을 정해라.
다음은 우리 포지션을 정할 차례다. 원칙은 ‘홀로 되지 말라’는 거다. 초원에서 사자를 만났다고 생각해 봐라. 초원에 혼자 서서 싸우는게 안전 할까 아니면 가까이 있는 얼룩말 무리속으로 섞여 들어가는 게 좀더 안전할까. 적은 최소화하고, 큰 mass의 편에 서라. 커뮤니케이션에서 이는 ‘오디언스를 알아라’는 말과도 통하는 원칙이다. 단순하게 mass를 찾아 서는게 아니라 리서치와 전략적인 시각을 가지고 논리성을 내세워야 한다. 그래야 mass가 동질성을 인정해 준다.
 
Step3)) 예상질의응답을 만들어라.
보통 실무자들은 키메시지를 만들고 그를 기반으로 예상질의 응답을 만든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그런 프로세스를 따르다보면 답변이 상당히 자사중심적이고 완고하고 딱딱해진다. 핵심은 키메시지를 만드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 키메시지가 수용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앞에 놓여있는 위기나 논란을 둘러싸고 예상되는 모든 질문들을 뽑아 책상위에 올려 놓아라. 백개도 좋고, 천개도 좋다. 중요한 것은 ‘모든’ 가능한 질문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질문받기 싫은 X같은 질문들은 꼭 챙겨야 한다는 거다. 나중에 그 질문 한방에 쓰러지기 싫다면. 그리고 각각의 질문들에 대해 답변을 달아라. 좋은 답변을 다는 법? 답변을 달아서 우리 회사와 관계 없는 일반인들에게 보여줘바라. 꼼꼼하게 읽어 달라 해라. 욕먹은 부분은 고쳐라. 반복해라. (오디언스의 머리로 생각하라)

Step4)) 키메시지 또는 Talking point를 만들어라.
완성된 예상질의응답들을 보면서, 반복되는 답변 메시지들을 모아 추려라. 풍성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 fat을 제거해라. 간결하게 다듬어라. 머릿속에 쏙들어갈 수 있게 packing을 해라. 키메시지는 몇개여야 한다는 원칙은 신경쓸 필요없다. 사내에서 공유될 때 아무런 시각자료나 문서에 의지하지 않고 구두로 차근차근 기억해가면서 설명할 수 있는 분량이면 오케이다.

Step5)) Official Statement 또는 Holding Statement를 만들어 배포해라.
이때부터 외부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된다. 이전까지는 이러한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준비를 해왔던거다. 오피셜 스테이트먼트와 홀딩 스테이트먼트란 간단하다. 보도자료 형식으로 자사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다. 핵심은 자사의 포지션이고, 서브 핵심은 개선 또는 관리 방안을 곁들이는 것이다. 이 스테이트먼트에서 중요한 부분이 이곳이다. 서브핵심은 매우 중요하고 이게 없으면 ‘말장난’이 된다.
 
Step 6)) 대변인을 선정활용해라.
대변인을 활용하라 카운셀링하면…많은 클라이언트들은 유명 코미디언이나 탈렌트 영화배우 또는 뜨는 아이돌 가수들을 생각한다. 언제부턴가 홍보대사라는 이름으로 홍보비용들이 비효과적으로 줄줄새고 있다. 홍보대사는 홍보예산이 남아서 처리가 곤란할 때 파르페 위에 체리 하나 올려 놓듯이 그냥 데코레이션 정도로 가라. 효과없다. 특히 위기시에는. 이 대변인이라는 의미는 우리 회사의 포지션과 개선 및 관리 방안을 강력하게 커뮤니케이션 해 줄 커뮤니케이션 아울렛이다. 대변인에게는 뇌(brain)가 있어야 하고, 신뢰(credibility)가 있어야 하고, 명성(reputation)이 있어야 한다. BCR이라고 부른다. 당연 입(mouth)도 있어야 겠다.

Step 7)) 초기 대응 직후부터 연속적인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가동하라.
대변인이 선정되어 가동이 가능하다면 이 때부터는 이 후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거다. 총알은 키메시지다. 홀딩 스테이트먼트다. 예상질의응답은 방탄 조끼다. 이 때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고안(?)해 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프로그램 개발 회의를 해라. 회의실 앞 칠판에다가 키메시지를 하나씩 써 올려라. 프로젝터로 쏘아 올리는 것도 좋다. 단, 칠판에 꽉차게 하나의 메시지만을 올리는 거다. 그 메시지를 모두 읽어라. 이해가 될 때까지 100번이라도 읽어라. 그리고 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라. 이것이 message based brain storming이다. 전문가는 물론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프로그램을 먼저 고민한다. 프로그램이 가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시지를 보지 않고 하는 고민은 ‘앙꼬 없는 찐빵’만을 산처럼 쪄 놓는 꼴이 된다.

Step 8)) 프로그램 실행에 가능한 많은 endorsement들을 끌어 들여라.
우리나라 기업들이나 조직들이 취약한 부분이 이 부분이다. Endorsment라는 개념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이런 제3자인증그룹을 ‘나눠먹기’나 ‘서열의식’ ‘열외없는 대우’…이런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장애를 일으킨다. 원점으로 돌아가서 오디언스들에게 물어라. 우리의 이야기를 누가 인정해주거나 한번 검증해주면 진실로 믿겠는지 물어봐라. 분명히 도지사님이나, 시의원님들, 국회의원님들이나 대통령이 아닐수도 있다. 이슈에 따라 틀리지만…서열이나 유명인사가 아닐수 있다는 거다. 제3자 인증그룹의 발견과 확보는 위기나 이슈관리에 있어서 효율성측면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개인적으로는 연예인 홍보대사들에게 줄 큰 돈을 차라리 평상시에 이 제3자인증그룹을 구성관리 하는 데다 쓰라고 하고 있다)

Step 9)) 오디언스를 참여시켜라.
너희들만의 잔치로 만들지 말아라. 아무리 대변인이 들끓고, 제3자인증그룹이 앞장서 나서도…결국 오디언스들이 바라보고만 있으면 소용없다. 모든 방법을 통해서 그들을 참여시켜라. 이메일하게 하고, 전화하게 해라, 댓글을 달게 하고 답변을 해줘라.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함께 얼굴을 맞대어 주라. 찾아가서 마주하라. 그들로 하여금 제안하게 하라. 우리는 같은편이라는 포지션을 더욱 강력하게 공유해라. 좋은 의미에서 공범의식을 공유하자는 거다. 분명 좋은 의미다.

Step 10)) 한층 나아진 상황을 커뮤니케이션 해라.
초기에만 허둥대다가 상황이 사그라드는 느낌을 받으면 거의 모든 기업이나 조직들은 갑자기 low profile로 전략을 바꾼다. 이게 일반적인 움직이라고 해도, 아닌 건 아니다. 오디언스들에게는 그 초기 기억이 뇌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쥐머리새우깡에 대한 기억은 평생을 간다. 그 혼입과정이 전혀 밝혀지지 않았고, 어쩌면 생산자의 과실이 아닐수도 있는데도…그냥 기억은 쥐머리새우깡뿐이다. 사후 커뮤니케이션이 없어서다. 상황이 달라지고 나아졌으면 계속 일관된 강도를 가지고 커뮤니케이션해라. 오디언스가 “됐다 됐어…이젠 완전히 오해가 풀렸다. 알았다”할 때까지 개선된 상황들을 적극적으로 알려라. 이는 추후에 유사한 위기나 논란을 막는 방법이기도 하다.

#  # #

정리를 해 봤다. 말이 쉽다고도 한다. 하지만…위기때는 누군가는 쉬운 말이라도 해 주어야 한다. 그게 컨설턴트의 일이니까.

4월 302008 Tagged with , , , , , , 2 Responses

Crisis Management Simulation

어제는 오랜만에 full day crisis management simulation을 진행했다. 클라이언트사의 임원진들이 모두 모여 함께 위기 시나리오들에 따라 실제 위기를 관리하는 활동들을 시뮬레이션하는 세션이었다.

총 15개의 위기 시나리오들이 방송과 서면으로 하달되었고, 그에 따라 다양한 대응 활동들이 진행되었다.

항상 이 시뮬레이션을 main controller로서 진행하다가 보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점들이 있다. 이 공통점은 실제 위기시에도 똑같이 목격되는 기업들의 취약점이 아닌가 한다.
 
1. 위기관리팀으로 구성되어 한자리에 모인 임원들의 반은 할일이 없다.

2. 위기 대응의 실무 일은 꼭 한두사람에게 몰린다. 그게 꼭 홍보팀이다.

3. 증상에 대한 대응에 치중한다. 큰 그림을 보기 힘들다.

4. 의사결정이 360도로 균형있게 이루어지지 못한다.

5. 위기관리 전략팀과 실행팀에 갭이 존재한다.

6. 위기 상황 파악에 있어서도 장소적 시간적 갭이 존재한다.

7. 역지사지 할 만큼의 여유를 확보하지 못한다.

8. CEO가 없으면 의사결정이 힘들다. 최소한 의사결정에 한계가 있다.

9. CEO는 위기시 나서면 안된다는 편견이 공유되어 있다.

10. 언론을 제일 신경쓴다.

위기 관리 시뮬레이션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1. 위기의식 공유

2. R&R의 확인

3. 팀워크 개발

4. 자신감 확보

우리의 클라이언트들이 위의 10가지 한계를 극복하고, 아래 4개의 목적을 달성해 만족해 했으면 좋겠다. 어제 시뮬레이션 세션은 클라이언트나 우리 컨설턴트들에게도 매우 만족스러운 세션이었던 것 같다. 시뮬레이션 말미에 임원들 앞에 나서서 자신이 담당했던 stakeholder feedback을 주는 쥬니어 컨설턴트들을 바라보면서…뿌듯했다. 클라이언트와 우리 컨설턴트들 그리고 내가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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