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5월 112009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시나리오 경영 만큼 싫은게 없다?

급변하는 상황에서 시나리오 경영은 필수적이다. 이는 최고경영자(CEO)나 어느 한 부서의 역량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전사 차원에서 경영 상황을 둘러싼 다양한 변수들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이에 대한 시나리오를 개발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제대로 된 시나리오가 뒷받침 될 때 CEO의 의사결정은 빛을 발할 수 있다. [디지털타임스]

시나리오 경영에 대한 기고문이나 기사들을 여럿 볼 수 있는데, 실제 현장에서 시나리오를 베이스로 하는 의사결정만큼 힘든 게 없다. 실무자들에게 하나의 이슈에 대해 모든 시나리오를 추출해 검토하라는 지시를 하는 보쓰만큼 솔직히 미운(?) 상사가 없다.

한국적인 생각으로 하나의 사건에는 하나나 두개의 결과가 있다고 미리 전제를 해 버리기 때문에 그 이외의 다양한 시나리오는 상당히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일이 아닌가 하기 때문이다.

학자들이나 일부 전문가들은 ‘발생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아야 의사결정이 더욱 정확하고 전략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 이 시나리오 개발 과정에서 이미 편견이 개입을 하게 되고, 의사결정자들이 무료하게 모든 시나리오를 하나 하나 깊이 검토하기 보다는 각 시나리오에 대한 브리프를 받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도 편견이 강화되기 마련이다.

시골 장터의 OO아가씨 선발 대회같이 미리 진선미가 정해져 있다는 의미다. 외부적으로는 모든 시나리오를 테이블 위에 올려 놓지만, 각 시나리오에 대한 비중이나 중요도 책정이 이미 서로 차이가 난다. 실무자 차원에서나 의사결정자 차원에서 이미 답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개인적으로 시나리오 경영은 스피드에 대한 문제라고 본다. 시나리오 개발에는 생각보다 엄청나게 깊고 넓은 정보량이 담보되어야 한다. 이러한 어마어마한 정보량은 실무자들이 소화하기에는 물리적인 시간량이 담보되어야 한다. 또 물리적 시간을 소비해 도출한 시나리오들을 하나 하나 검토 한 뒤 의사결정을 하려면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된다. 당연 시나리오 경영은 스피드가 떨어진다.

밥을 빨리 먹는다는 한국인과 한국 조직에게는 시나리오 경영은 어울리지 않는 외국산 명품 재킷 같다. 한국에서 진행되는 시나리오 경영은 일종의 편견 경영이라고도 본다.

하지만 위기관리 코칭에 있어서는 이러한 시나리오 경영이 주가 된다. 왜냐하면 위기시에는 다른 의사결정을 도와줄 체계적인 방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타이밍이 핵심인 위기관리에서 시나리오 경영이 주가 되는 것도 아이러니다. 이 시간적인 스피드를 극복하기 위해 외부 코치들이 필요하다. 시나리오 경영이 from scratch가 아니라는 이야기도 이래서 말이 된다.

5월 012009 Tagged with , , , , , , , , , , , , 5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안해 보면 못한다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84)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매뉴얼에 대해 몇 회에 걸쳐 이야기를 했었는데, 최근 기업들의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패턴을 보면 점차 매뉴얼 중심에서 트레이닝 중심으로 바뀌는 경향을 볼 수 있다. 그 이유로 몇 가지를 들 수 있겠다.

첫째 이유는, 이미 일반 규모 이상의 기업들은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 다음 스텝으로 위기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미디어 트레이닝,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등의 트레이닝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매뉴얼 구축에는 많은 시간과 인력 그리고 예산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매뉴얼에 비해 적은 시간과 인력 그리고 예산이 소요되는 트레이닝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 외 외국 기업들의 경우에는 본사에서 구축된 매뉴얼을 부분적으로 현지화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이에 대한 트레이닝 기회들을 정기적으로 가져가고 있다는 이유도 하나가 되겠다.

결론을 이야기 하자면, 기업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매뉴얼 베이스로 편중되는 것도 바람 직 하지 못하지만, 매뉴얼 베이스의 시스템 구축이 부실한 상태에서 단편적인 트레이닝들만 집중 실시하는 것도 권장할 만 하지는 않다. 모든 것에는 균형과 상호 통합이 중요하다.

위기관리 트레이닝에 대해 또 일선 실무자들이 잘 못 오해하고 있는 부분들도 있다. 트레이닝을 교육과 혼동하는 경우가 그 중 하나다. 일방적인 교육은 아주 기본적인 개념 정립을 위해서는 필요하다. 하지만, CEO나 임원 분들과 함께 하는 소중한 시간을 일방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구성하면 실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경영자 조찬 강의류의 위기관리 트레이닝은 한 두 번이면 족하다)

트레이닝에 대한 또 다른 오해들 중 하나는 ‘여러 강사(?)들을 초청해 짜깁기 형식으로 진행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트레이닝은 목적이 중요하고 그 결과가 담보되어야 한다. 또한 위기관리 트레이닝은 클라이언트 하나만을 위해 테일러 메이드(주문을 기반으로 하는 특별 생산)되어야 한다. 하루를 8개 코스로 나누어 다른 이질적인 8명의 강사들이 이런 저런 일반적인 부분을 짚어주는 것은 근본적으로 트레이닝이 아니다. (기억하자. 회사를 위한 트레이닝인지, 트레이닝을 위한 트레이닝인지를)

트레이닝은 트레이니들의 참여와 현장에서의 경험을 생성해 내야 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인사이트(insight)를 그들 마음속에 심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인사이트(insight)들을 그 자리에서 공유해야 성공한 트레이닝이다. 잘 된 트레이닝은 항상 그 다음 단계(next step)에 대한 공유된 트레이니들의 갈증을 유발해야 한다. 그리고 합의된 방향으로 각 구성원들이 결과를 예측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러한 트레이닝은 언급했던 바와 같이 철저하게 해당 기업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해당 트레이닝들이 분절화 되거나, 일부 개인들의 경험으로 단명하지 않는다. 트레이닝의 결과들이 시스템에 환류적으로 더해 지게 되면, 반복적인 트레이닝들이 더욱 완벽한 위기관리 시스템을 완성하는 데 일조하게 되는 법이다.

   
 
 

필자의 회사에서 리서치 한 결과에 의하면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국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샘플 조사해 보니 매뉴얼에 대한 관심과 트레이닝에 대한 관심이 약 6:4로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들어 트레이닝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늘고는 있지만, 아직도 매뉴얼에 대한 비중이 위기관리 시스템에서 좀 더 크다는 사실을 알수있다.

위기관리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이 이 부분에서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은 매뉴얼과 트레이닝의 균형적인 관리 개발, 매뉴얼의 현실화, 매뉴얼이 베이스가 된 트레이닝 진행 등이 되겠다. 또한 매뉴얼’트레이닝’ 매뉴얼 개선’심화 트레이닝’매뉴얼 개선’심화 트레이닝’매뉴얼 개선의 환류 관리 체계에 대한 관심이 더욱 더 많아 져야 할 것이다.

얼마 전에도 클라이언트 기업들과 위기관리 워크샵을 진행했지만,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슈는 ‘CEO에 대한 설득’과 ‘예산 확보’다. 이 닭과 달걀의 딜레마를 빨리 풀어 낼 수 있는 실무자들과 기업들이 성공한다. 십여 년의 위기관리 시스템 지원 기간 동안 여러 클라이언트들을 바라볼 기회들이 있었는데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열의를 가지고 중장기적인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가는 홍보담당 임원들과 팀들을 볼 때가 가장 존경스러웠다.

그 분들이야 말로 회사를 위해 우리 홍보분야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분들이라 생각한다. 이분들이 기업내에서 우리 홍보담당자들이 회사를 위한 생산적인 일들을 하고 있다는 큰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분들이다. 그런 분들과 함께 하는 위기관리 프로젝트는 언제나 생산적이고 그 예후가 좋다. 위기관리를 잘 할 수 있는 기업은 다 이유가 있다는 이야기다. 해 본 사람이 할 수 있다는 말이 맞다.

 정 용 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스트래티지 샐러드(www.strategysalad.com) 대표 파트너
前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EDS, JTI,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교원그룹, Lafarge, Honeywel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 대상 미디어 트레이닝 및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코칭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전문 블로그 Communications as Ikor (www.jameschung.kr) 운영

4월 172009 Tagged with , , , , , , , 0 Responses

잠깐은 괜찮다

노 씨를 상대로 신문하는 데에는 다른 참고인들을 조사할 때보다 몇 배나 더 시간이 걸리고 있기 때문. 검사의 사소한 질문에도 노
씨는 한참 동안 골똘히 생각한 뒤 답변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노 씨를 조사한 검사가 지치고 힘들어할 정도라는 것. 홍만표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노 씨는 답변 하나하나를 오래 생각하면서 굉장히 신중하게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
동아일보]



미디어 트레이닝에서 코칭하는 기법중에 Pause기법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기법이 바로 노씨가 실행하고 있는 기법이다. (물론 전문적으로 트레이닝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인터뷰를 하면 질문 이후 답변인은 누구나 가증한 빨리 답변을 시작하려는 습성이 있다. 물론 포지션과 핵심 메시지 확보 훈련을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해왔던 전문가들은 가능한 빠른시간내에 질문의 의중을 파악하고 핵심 메시지에 빨리 달라 붙는다.(stick)

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이나 핵심 메시지로 답변을 이끌어 내기 힘든 경우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답변의 개시 시간은 가능한 여유롭게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잠깐 생각을 하고 말을 하는 스타일로 대화를 전개하라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조사 검사가 힘들어 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무엇보다도 Chemistry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일반적인 언론 커뮤니케이션에서 이 정도의 시간은 지나치다. 검사와의 대화니까 그렇다고 본다.

2월 072009 Tagged with , , , , , , 6 Responses

충격 요법에 대한 기억들

역대 대통령을 집중 연구해온 더그 위드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각한다는 것은 고칠 수 있는 나쁜 습관이거나 오만함 중
하나다”며 “오바마의 인기가 떨어진다면 의회에서 그를 기다려줄 사람은 없어질 것이며, 이는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1.
작년말 업계 지인들과 송년회를 했는데 나를 뺀 다섯명 모두가 약속장소에서 보자했던 시간을 짧게는 30분에서 한시간씩 넘겨 도착했다. 항상 그렇게 시간을 지키지 않는 그 사람들에 엄청 화를 냈던 기억이 있다. 심지어 나보다 10여년 선배도 계신데다 대고 “여러분들은 PR할 사람들이 아니다”라는 아주 극단적인 이야기까지 했다. 일종의 충격요법이다.

2.
내가 시간에 매우 집착하는 것은 언제부터였던가 한번 생각 해 봤다. 아마 이전 직장에서 이직 후 첫번째 기자단 송년회 자리 이후부터 였던 것 같다. 당시에는 출입기자단 송년회를 모그룹 홍보실과 같이 조인트로 했다. 서울 모 지역 대형 식당에 7시부터 기자들과 식사를 하기로 했다. 강남 회사에서 넉넉하게 택시를 잡아 타고 약속장소로 향했다. 그런데, 남산터널에 사고가 있었는지 터널안에서만 40분을 지체했다. 차가 앞으로 나가지가 않았다.

몸이 달은 나는 터널을 미처 빠져 나가지도 못한 택시에서 내려 자동차로 주차장이 되어있는 도로를 홀로 달렸다. 그나마 차가 뚫려 있는 거리로 달려 내려가 또 다른 택시를 갈아 타고 약속장소에 겨우 도착하니 20분이 지각이다. 지금은 모 경제지 부장이신 당시 모 차장이 어색하게 들어오는 내게 이렇게 소리쳤다. “야…네가 기자야? 뭐야 XX”

회사를 이직해 미처 한달여가 되지 않았던 내게 그 기자는 아주 강력한 충격요법을 베푼거다. 소위 왠만한 중견기업의 홍보를 이끌고 있던 나에게 그 기자는 “XX”라는 강력한 충격을 던졌다. 그 이후로는 절대로 약속시간에는 늦지 않는다. 아무리 바빠도 약속시간 전 10-20분전에는 미리 그 장소에 도착해 대기를 하게됐다. 그분이 사실은 고마운거다.

김 청장은 지난 4일 검찰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참사가 일어났던 시간에 집무실에 있었는데 무전기를 꺼 놔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았거나 별도의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3.

이직 전 대행사 시절에는 주말에 그렇게 크게 전화에 신경을 쓸 일이 없었다. 클라이언트가 거의 다 외국기업이었거나, 컨설팅을 했었기 때문에 기자들이 일요일에 내게 전화해 급한 기사 자료를 요청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거다.

자연스럽게 주말에는 전화기를 가지고 다니지 않거나, 배터리가 다 되면 충전기에 꼽아 놓지도 않았던 적이 종종 있었다. 그러나, 회사를 옮기고 하늘같은 출입기자 수십명을 담당해야 하는 자리에 있으니 상황이 달랐다. 그러던 어떤 월요일. 아침 일찍 출근을 해 사무실에 들어서는데, 모 통신의 모 당시 차장 (현재 부장)께서 내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오셨다. 받으면서 나는 즐겁게 인사를 했다.

그 차장께서는 다짜고짜 “야이…XX야. 너 홍보 어디서 배웠어? 왜 주말에 전화를 꺼놔? 죽을래?” 당시 너무 깜짝 놀라 답변도 못하고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었다. 에이전시의 때를 빨리 벗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력하게 가슴에 꽂혔다.

그 이후로는 사우나에 갈때까지도…전화에 집착을 한다. 일요일은 물론이고 1년 365일 십분도 전화를 꺼 놓지 않는다. 가끔 회삿일을 잠시 잊기 위해 남태평양 오지섬에 가 있지 않는 이상 핸드폰을 손에서 거의 놓지않는다. 다시는 그런 충격을 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항상 휴대폰을 내려다보면 그 기자가 생각난다. 실무적으로는 큰 가르침을 주신거다.

위의 기사를 보면서 그러면 오바마에게는 누가 큰 충격요법을 베풀어야 그런 무책임한 습관이 없어질 수 있을까 하는 약간은 엉뚱한 생각을 해 본다. 그것도 기자들이어야 할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1월 152009 Tagged with , 4 Responses

사람들이란…

나도 한국에서 태어나서 한국에서 자라고 한국에서 먹고살지만…진짜 한국인인게 창피할 때가 있다.

시간관념이 없는 사람이 너무 너무 많다. 예전 직장에서 스코트랜드 출신 부사장이 항상 하는 말이 “한국 사람들은 왜 시간을 안 지키냐?”하는 것이었다. 그 때도 너무 창피했다.

얼마전 회사 회의실을 우리 새로운 CI규정에 따라 인테리어를 새로 하는 작업을 외주줬다. 인테리어 업자 두분이 오셔서 견적을 뽑고 회의실을 둘러 봤다. 내가 물었다. “(여기) 인테리어 작업을 하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그 전문가분들은 동시에 이렇게 이야기 했다. “뭐 두세시간이면 되요!” 나는 ‘이렇게 넓은 공간을 두세시간만에? 뭔가 특수한 기술들이 있나 보군…’했다. 믿었다.

수요일에 작업을 하기로 하고 그들은 돌아갔다. 작업일인 수요일 오전이 되자 우리 총무부장에게 전화가 온다. “저희가 부산에 내려와 있어서 오늘은 작업 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내일인 목요일 일찍 가서 해드릴께요.”

바로 이틀전에 한 약속을 안지켰다. 부산에 왜 내려가 있나 말이다. 수요일 작업이 잡혀 있는데.

오늘 목요일이 됐다. 오전에 인부들이 왔다. 이건 약속을 지켰네 하는데…작업이 끝나지가 않는다. 두세시간이면 된다는 게 지금까지 여섯시간을 한다. 오후에 회사 전체 회의가 회의실에서 있다고 총무부장이 언제쯤 마감이 되냐 물었단다. 이런 대답을 한단다.

“오늘 유리가 아직 안와서 언제 끝날찌를 모르겠는데…그냥 회의하시고 저희는 나가 있다가 저녁때 할까요?”

이게 뭔 소린가. 평생 인테리어 유리작업을 해 왔는 것 같이 보이는 그 사람들이 작업 시간을 그렇게 추정도 못하고, 늘어지게 일을 한다. 언제까지 끝내겠다고 해서 그렇게 끝내는 사람들이 극히 적다. (시간을 딱 맞추면 그게 오히려 불편할 정도랄까…)

PR 에이전시도 마찬가지다. 아침에 클라이언트에게 모니터링을 보내라고 하는 데도 항상 시간들을 지키지 못한다. 적게는 2-5분 가량에서 30-40분이 들쭉날쭉이다. 이건 시스템이 아니다. 프로들도 아니다.

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절대 프로가 아니다. 대신 창피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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