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관계자

1월 122011 Tagged with , , , , , 1 Response

기업 소셜미디어? 흥분과 잔치는 끝났다

기업 소셜미디어? 사실 별거 아니었다. 기업이 PR을 하는 이유와 철학을 생각해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주변 이해관계자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려 노력하는 분야들 중 하나일 뿐 아닌가.

소셜미디어를 아직도 IT로 보거나, 신기한 마케팅 툴로 보거나, 일종의 신비한 마술상자 같은 느낌으로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PR 실무자들에게는 별반 특별한 것이 없다. 그냥 지금까지 해왔던 관계 맺기의 창구 하나가 더 늘어 났다는 느낌이다. 그냥 실무상 골치 아픈 접촉점이 늘어났다는 느낌이다. 더구나 직접적 커뮤니케이션이 24시간 진행 되야 한다는 부담뿐이다.

기업 소셜미디어. 잘하고 있다, 잘한다, 잘했다 하는 이야기들도 이젠 점차 시들해 진다. 이미 충분히 많은 기업들이 소셜미디어를 그냥 일반적 PR활동으로 이해하고 운영하게 됐다이젠 별로 신기하지가 않다. 많은 기업들에서 잘한다 잘못한다 서로 평가하고 이야기하지만그런 이야기가 이젠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해오던 오프라인PR에 비교해 생각해 보자. 모든 기업이 PR활동을 하는 상황에서 어떤 기업이 잘하고, 어떤 기업이 못한다 말 할 수 있나. 각 기업마다 업계현실이 다르고, 경쟁구도가 다르고, 타겟오디언스가 다르고, 또 사내의 기업문화와 철학이 다른데 어떻게 절대적으로 잘하고 못하고를 나눌까.

맞다. 이제까지는 기업이 소셜미디어를 시작한다는 뉴스가 새롭고 희한한 일이기는 했다. 뉴스 가치에 있어서 신기함과 새로움이 주요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신기함이나 새로움은 사라져간다. 더 이상 이해관계자들이나 실무자들끼리는 시작했다로 가치를 두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또 맞다. 초기에는 제대로 갖추고 하는 기업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얼떨결에 하는 기업들이 있어 기업 소셜미디어에 문제 있다 없다 논란을 진행한 적도 있다. 이제는 아니다. 이미 많은 실무자들이 제대로 못한 실패사례들을 나름 목격했고, 나름대로 품질 나쁜 에이전시들을 경험해 배움을 얻었다. 이제부터 엉터리 소셜미디어를 보유한 기업은못하는 것이라기 보다는하기 싫다는 의미가 되었다.

기업이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것이 이제는 그냥 일반적인 것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실무자들에게는 더욱 더 큰 부담이 될 태세다. 일반적인 활동별반 더 이상 주목 받기 힘든 활동을 꾸준하고 일관성 있게 그리고 품질을 높여가며 운영해야 하는 더 큰 챌린지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언론관계는 사실 특정기간 빼 놓고는 관계의 품질이 별반 눈에 띄지 않는다. 최소한 보쓰들에게는 연약한 관계라고 해도 침소봉대해 억지 신뢰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기업의 소셜미디어는 그 관계의 품질이나 수준이 항상 제3자에 의해 모니터링 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그래서 실무자들은 실제 골치 아픈 거다.

결론적으로 말해기업 소셜미디어. 이제는 시작했다는 프리미엄은 버리자는 거다. 흥분 가라 앉히고, 자랑 그만하고이제 제대로 꾸준히 품질 높게 운영해 보쓰들에게경영적으로 인정받아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는젊은 친구들의 열정으로 고개 끄덕이던 보쓰들이 메스를 집어 들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잔치는 끝났다. 좀더 시리어스 해지자.

 

12월 092010 Tagged with , , , , , 2 Responses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이유 : 이해관계자들의 존재

위기관리에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여러 사례들에서 우리가 공히 목격하고 공감하는 부분들이 바로 이 커뮤니케이션 부분에서의 실패이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이나 공기관 임원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빨리 상황을 관리해서 해결하면 되지, 가타부타 이야기 하고 떠들어서 우리에게 좋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상황 관리는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면서, 그와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은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된다 하는 생각이 문제다. 항상 커뮤니케이션을 마케팅적이고 프로모션적인 목적으로만 선별 사용하다 보니,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니즈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 말해 위기관리의 핵심은 사실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노력들이다.

예를 들어 연평도 피격 사건의 경우를 상상해 보자. 만약 연평도 피격과 관련해 어떤 이해관계자도 피해를 받은 적이 없고, 언론을 포함한 어떤 이해관계자도 관심이나 주목을 보내지 않았다면 그 상황은 그냥 군내부의 해프닝으로만 남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받았고, 이를 둘러싸고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이게 위기이고 현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수반되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

미디어가 없으면 위기가 없다 라는 말이 있다. 이를 좀더 깊이 재해석해보면 ‘이해관계자들이 없으면 위기도 없다’는 말이 더 적절하다고 본다. 언론이나 미디어들도 기본적으로 이해관계자다. 어떤 사건이나 사고도 이해관계자들과 맞닿아 있지 않다면 그것은 ‘위기’로 판정되지 않는다.

우리가 모르는 남태평양의 한 무인섬에서 생활하던 두 친구가 상호 다툼 끝에 살인이 발생했다고 치자. 이 세상 그 누구도 이 사건에 대해 이해관계자가 아니고,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살인을 저지른 그 친구는 그냥 이전 그대로 살아 갈 것이고, 그에게 이번 사건은 위기라고 생각되지 조차 않는다.

하지만, 똑같은 살인이 미국 워싱턴의 유명한 정치가에 의해 저질러 졌다면 어떨까? 살인을 당한 상대편이 상대 정치진영의 경쟁 리더였다면 또 어떨까? 수없이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이에 얽혀있고, 언론을 포함한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폭발적인 관심을 가지고 이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된다. 그 무인도의 살인자와 이 워싱턴의 살인자간에는 분명 위기에 대한 다른 정의와 포지션과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거다.

문제는 일부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이 위기시 그 ‘무인도 청년’처럼 위기를 정의하고, 이해관계자들을 대하며,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관심이나 발생되는 논란들을 불편하게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왜 우리가 우리의 일에 대해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고, 왜 그들이 우리 일에 관심을 가지는지에 대해 물음표를 붙인다. 그리고는 마치 타조가 두려움을 느꼈을 때처럼 입을 포함한 머리 전체를 모랫속에 파묻고 자위한다.

기업이나 조직에게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나 조직 내부의 의사결정자들은 흔히 그 위기 자체만을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해 규명하기 위해 먼저 열중한다. 그 위기로 피해나, 고통이나, 불만이나, 슬픔이나, 놀라움이나, 실망이나, 충격이나, 걱정이나, 배신감을 느끼는 수많은 주변 이해관계자들을 별로 생각할 여유가 없는 게 현실이다. 한발 더 나아가서 그들을 케어 하고, 그들과 이번 위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부가적인 업무’라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어떻게 보면 제3자적인 입장에서 당연한 질문이나 의심 또는 의혹제기에 대해 기업은 불쾌해하고, 경멸하고, 맞서 싸우려고 한다.

성공한 기업이나 조직의 위기관리는 커뮤니케이션이 주도한다. 위기상황 자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항상 기본이다. 단 실패하는 조직은 매번 ‘상황만’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입을 굳게 닫아 거는 반면, 성공하는 조직은 상황을 해결하는 동시에 주변 이해관계자들과 대화한다. 절대 일부러 침묵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주지 않으려 하고, 평소의 철학과 입장을 바꾸어 버렸다는 지적을 두려워한다. 일부 이해관계자들의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태도와 의문제기들에 대해서도 좀더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고자 애 쓴다.

1900년도 초 미국의 대기업 경영자는 큰 사고가 발생해 언론이나 공중들이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회사측의 안이한 대응에 대해 비판 하자 이렇게 이야기했었다.

공중들? 이나 으라 그래!”

이런 기업철학은 당시 절대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이는 기업 철학의 진화에 대한 이야기다. 문제라면 이런 철학을 가지고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아직 진화되지 못한 기업이다.

10월 192010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위기관리, 평소 실행에 투자하라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118)

위기관리, 평소 실행에 투자하라


기업 위기관리는 의사결정에서 실행까지 고른 관심과 투자가 밑바탕 된 시스템 구축 노력에 의해 그 품질이 결정된다. 특히 실행에 있어 기업이나 조직들은 ‘위기관리 예산’을 평소에 책정하지 않는데, 실제 위기발생시 가장 걸림돌이 되는 이슈들 중 하나가 이 ‘예산’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위기가 발생하면 오너 또는 CEO 승인을 얻어 특별예산으로 일단 급한 불을 끄고 보는데, 이런 프로세스는 실무자들에게나 매니저들에게 상당한 사후 부담으로 되돌아 온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맘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실제로 사후 예산관리에 있어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보다 더욱 더 등한시 되는 부분은 평소 위기관리 실행에 대한 대비와 투자다. 일부 기업 CEO들 중에는 ‘홍보(더욱 정확하게 말해서 언론관계)는 별로 영양가 없다’고 아주 단편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왜 우리가 신문사나 방송사에게 이런 저런 듣기 싫은 이야기를 들어 줘야 하느냐 반문한다. 가난해진 언론사에게 우리가 왜 봉이 되어야 하는가 실무자들을 몰아 세운다.

대관업무 또한 마찬가지다. 국세청, 공정위, 검찰, 식약청 등을 비롯 관련 정부부처와 규제기관들에 대한 관계 관리에 대해서도 딱히 좋은 시선을 투여하지 않는 CEO들이 있다. 이 때문에 평소 대관업무 실무자는 활동 예산에 있어 과도한 눈치를 보게 되고, 당연히 그 관계의 품질은 위기관리에 적절하지 않은 수준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일부는 그런 식으로 하려면 하지 않는 게 좋다는 평가까지 받기도 한다.

NGO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고, 투자자관계, 지역주민관계, 소비자관계, 직원관계 등등에 이르기 가지 어느 한 구석 중요하지 않은 관계들이 없다. 평소 우리 기업이 이런 관계 관리에 얼마나 많은 관심과 투자를 했는지는 위기가 발생하면 여실하게 그 수준이 들어난다. 실무자들이 항상 하는 목마르다는 소리가 실무자 개인의 영위를 위한 것이나 과도한 엄살이 아니었음을 위기시 CEO들은 이해하게 된다.

기업 홍보를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기자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냥 끈만 놓지 않는 선에서 건조하게 운용 가능하다. 대관이나 다른 NGO 관계들도 오너나 주요 핵심 임원들의 개인적 커넥션으로 대체 가능할 수도 있다. 관계라는 것이 항상 부서지기 쉽고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것이라 평소에 그에 대한 제한적 관리만 진행해도 별문제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그런 관계의 필요성은 폭발적으로 상승한다. 한국과 같은 인적 관계의 틀 안에서 기업이 대형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은 평소의 고품질 관계 자산 없이는 상당부분 제약 되는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일부 외국기업들은 이런 부분에서 상당한 제약을 실제 경험한다. 따라서 대형 위기가 발생하면 이런 유사 커넥션을 가지고 있다 주장하는 에이전시나 코디네이터를 찾으려고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번 한번의 위기관리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경영이라는 토대 위에서 우리가 어떻게 앞으로 이런 상황들을 관리해 나가야 할까 하는 점이다.

위기시 구입한 관계가 얼마나 자사에게 도움이 될까 생각해 보자. 아주 없었던 관계 자산을 일부 대신해 줄 수는 있겠지만, 그 특정 관계 이외에 다른 여러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들은 또 어떻게 구입 해야 하나? 그렇게 구입한 관계가 중장기적으로 자사에게 어떤 자산이 될 것인가? 말 그대로 쓰고 버리는(disposable) 관계는 아닐까?

기업내 위기관리 실무자들 또한 우리 회사가 우리의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얼마나 큰 자산을 가지고 있는지를 계량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의 관계 자산에 대한 측정과 평가가 필요하고, 그런 결과들이 퍼포먼스와 연계되도록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그 결과들을 향후 년도의 관계 자산 관리 개선점들로 보완 강화하는 활동도 필요하겠다.

즉, 위기관리 실무자들이 집중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은 이러한 관계 자산에 대한 일선 관리와 이에 대한 내부 셀링이다. 위기관리에 있어서 적시의 의사결정이나 전략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은 사내의 최고경영진들과 외부 전문가들에 의해서도 어느 정도 가닥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에 의해 지시된 전략적 실행방법들이 실무진들에 의해 ‘실행불가능’으로 구현되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안 된다. 그에 대한 책임은 순수하게 실무자인 자신이 짊어져야 한다.

기업내부 위기관리팀과 함께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해보면 의사결정자들이 단기간 내에 상황을 파악하고 나름대로의 의사결정을 내려 지시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이런 프로세스를 더욱 더 빠르고 정교화 하기 위해서 이런 시뮬레이션들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매번 많은 개선사항들을 통해 그 역량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위기에 대응하는 훌륭한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자랑스러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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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뮬레이션을 통해 도출되는 강력한 실행 명령들을 바라보면서 과연 저런 높은 수준의 지시들이 실제 실무자들에게 ‘실행 가능함’으로 받아들여 질까 하는 의문을 가질 때가 있다. 평소의 투자와 관리 없이 무조건 명령으로만 실행될 수 있는 활동들이 아닐 때가 많다는 뜻이다. 평소 검찰과 커뮤니케이션 라인이 없었는데 갑자기 “검찰과 막후 논의 하라”는 명령을 어떻게 실행할 수 있나 말이다.

관계 관리는 그 형성부터 유지 강화까지 부단한 관심과 투자 그리고 전사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런 활동들은 분명 가치가 있다.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위기시 확실한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외적 자산이다. 또한 한 걸음 더 나아가 관계를 평소에 관리하는 그런 활동들이 곧 기업 명성과 이미지를 형성해 나가는 밑바탕이 된다. 평소에도 아주 소중한 자산이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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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012010 Tagged with , , , , , , , , , 1 Response

상대를 탓하지 말자 : 위기관리 insight











일부 기업 임원들(특히 비홍보 부문)이나 고위 공무원분들(물론 비홍보 부서)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주 듣게 되는 이야기가 있다.

  • “탐사보도 말이에요. 그게 진정한 언론입니까? 그렇게 잠입취재하고 몰래 카메라 써서 취재하는 게 언론이 할 짓이냐 말입니다. 아주 맘에 안 들어요”
  • “찌라시 같은 신문에게도 우리가 꾸벅 꾸벅 해야 합니까? 그러다 보면 여기 저기 뜯기기만 하고 비즈니스는 어떻게 합니까? 단호하게 나가서 아주 망하게 해버리던가…”
  • “언론이 참 문제에요. 먹고 살기 힘드니까 괜히 이것 저것 트집이나 잡고 말이지…”
  • “소셜 미디어 소셜 미디어 하는데…그 사람들 가만히 보면 이래 쏠렸다 저래 쏠렸다 부화뇌동하는 사람들인데…우리가 어떻게 그 비위를 맞추나요”
  • “네티즌들이 참 문제야. 이게 초등학생인지, 중학생인지 알지도 못하는데 뭐 콩 나라 팥 나라 말들이 많고…”
  • “솔직히 소셜 미디어 하는 양반들 거의 다 좌파지 뭐요. 정부 하는 일에 항상 딴지 거는 식이지…높은 분께서 말 한마디 하면 거기에다가 뭐라 뭐라 토나 달고 말이지. 아주 악랄해요”
  • “출입기자들이 문제입니다. 악의적으로 이상한 기사들 쓰는 걸 아주 자랑으로 알아요. 자기네 맘에 안 들면 마구 책임감 없이 써대니까…우리 같은 기업하는 사람들은 죽겠는 거지”


사실 마케팅이나 기획, HR, 생산, 기술 담당하시는 임원들이 보기에는 그런 이해관계자들이 참 문제가 많다 생각하실 수도 있겠다 싶다. (일반적으로 영업 임원들은 그래도 이런 환경을 이해 해준다)

일부 청와대를 비롯해 정부기관 고위 관계자들의 경우에도 익명 언급을 통해 종종 위와 같은 ‘이해관계자의 문제를 지적’하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그러나 위기와 이슈를 제대로 관리하려면 일단 위와 같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위기시 상황이나 환경 그리고 그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모습을 부정하거나 탓해보았자 아무것도 바뀌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탐사보도는 원래 그런 식으로 취재 한다. 임원들이 비록 찌라시라 부르지만 그 언론도 상당히 위협적인 언론이다. 언론이 문제 있다 해도 (현 위기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다. 소셜 미디어 공중들이 부화뇌동하는 게 현실이라면 현실이고, 좌파라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문제 있는 출입기자들을 이길 방법이 있나? 아무것도 탓하고 비평해서 위기관리에 도움 되는 부분은 없다.

그런 언론, 그런 소셜미디어 공중, 그런 출입기자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그런 현실에 대응하고 그런 현실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최선의 시스템과 플랜이 중요한 거다.

“절대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다!”
“협박하는 언론과는 상대하지 않는다!”
“소셜미디어의 부화뇌동은 무시한다!”
“출입기자의 청탁은 거부한다!”
“악성 소비자는 무시하거나 강력 대응한다”

이런 내부원칙(특히 CEO께서 지니신)을 기반으로 위기관리를 하는 기업들도 있다. 이해관계자들을 우리 나름대로 정의하고 이들을 폄하하며 이들은 옳지 않고 우리가 옳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거다.

그러나 가만히 이런 케이스들을 지켜보면 그렇게 우리가 강력하게 대응했던 이해관계자들은 위기 이후 별반 밑지지 않는다. 아니 밑질게 없다. 대신 그렇게 위기에 대응한 우리는 상당한 타격을 입곤 한다. 명성과 이미지, 매출과 사기가 흔들린다. 실패한 위기관리다.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듣고 보기에는 멋져 보일 수 있지만, 현실의 주판알을 튀겨보면 그렇게 멋진 원칙은 아니다. 상대를 탓하기 보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 위기시 그들을 활용 또는 그들과 타협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 게 성공하는 길이다.


대통령의 ‘양배추 김치 발언’에 대해 청와대와 SBS 앵커가 “(기자가) 기사를 야리꾸리하게 썼다” “(네티즌들이) 그렇게까지 해석하고 논란을 벌일 일인지는 의문이다“하는 어제 finger pointing 논평들을 보면서 기억나는 생각들이다.



9월 172010 Tagged with , , , , , 7 Responses

위기시 소비자와 일반공중의 여론, 진짜 무서울까?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기업내부 위기관리팀은 여러 주변 이해관계자들을 변수로 설정하고, 그 이해관계자들 각각이 향후 어떤 영향(위협적 행동)을 우리에게 끼칠 것인지 예측 한다.

기업위기시 주요 이해관계자들:

  • 소비자
  • 일반공중 (커뮤니티 포함)
  • 언론
  • 정부 규제기관(국세청, 공정위, 식약청, 주요 관련 부처들)
  • NGO
  • 국회
  • 거래처
  • 투자자
  • 주주
  • 직원
  • 경쟁사
  • 그 외

이들 기업 내 최고의사결정그룹은 각 이해관계자들의 향후 움직임(활동)에 촉각을 세우게 되고 그 여파를 가늠한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전체적 위기관리 플랜을 결정한다.

이 과정에 대해 최근 기업내부에서 얻은 공통적 인사이트 하나.

기업이 체감하는 이해관계자 ‘소비자와 일반공중’의 영향력은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영향력 보다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는 것에 놀란다.

얼핏 보기에 기업은 소비자나 일반공중들에게 상당히 민감하게 대처하는 듯 하지만, 다른 주요 이해관계자들에 비해 그들로부터는 직접 피부에 와 닿는 행동들이 별반 없다는 것에 안도하는 듯 하다.

기업 위기시 이해관계자들 각각으로부터 타격 받을 있는 직접적 위협들: 

  • 언론: 부정적 기사와 보도 그리고 논설 등
  • 정부규제기관: 라이센스 제한, 법적인 규제안 발표, 감사, 압수수색, 벌금부과 등
  • NGO : 집단소송, 불매운동, 항의시위, 기업 고발, 소액 주주 운동 등
  • 국회: 국정감사, 기업 고발, 규제법안 발의 등
  • 거래처: 계약해지 또는 변경, 집단행동, 내부고발 등
  • 투자자: 투자자 압력 및 영향력 행사, 경영진 고발 등
  • 주주/이사회: CEO 경질, 경영진 고발 및 압력 등
  • 직원: 파업, 내부고발, 사기저하, 이직 등
  • 경쟁사: 경쟁사 고발, 언론 플레이, 시장 경쟁 활동 강화 등

그에 비해 ‘일반 소비자와 공중’들은 가시적으로 유효한 위협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일부 기업들은 하고 있는 듯 하다. (이들의 활동들로만 기업이 대규모 결정을 내리기에는 부족)

일반 소비자와 공중들이 위기시 기업을 견제하는 방식들:

  • 온라인상에서 해당 기업을 비난하는 포스팅이나 댓글
  • 항의전화 및 홈페이지 방문 폭주
  • 제품 반환
  • (개인적) 구매 거부 (단체 불매운동과는 거리가 먼)
  • (개인에 의한) 기업 대상 소송

이상의 소비자와 일반공중 활동들은 얼핏 위협적으로 보이지만,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위협에 비해서는 그 영향력이 떨어진다 평가 하는 것 같다. 소비자들과 일반공중들의 이러한 활동들은
그저 ‘지나가는 소나기’ 같다 생각 하는 듯하다. 그래서 일단 침묵하거나 대응하지 않는 전략을 종종 택한다.

 

  • 그에 비해 특정 위기 발생시 CEO가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해 해당 위기에 대한 여러 곤란한 증언과 비판을 받아야 하는 경우는 기업 내부에서 상당한 위협으로 간주한다. (토요타 사례, BP 사례)
  • 언론들이 아주 부정적 기사나 보도를 하면 기업은 이를 피부에 직접 와 닿는 위협으로 느낀다. (아이폰 4 수신 불량에 대한 미국 Consumer Report 평가와 보도 vs. 스티브 잡스)
  • 규제기관이 사업허가를 취소,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하는 경우 기업은 상당한 패닉에 빠진다. (정유업계 대형 과징금 사례)
  • NGO가 기업 오너나 경영진을 고발하거나 소송을 제기하고, 의혹을 퍼뜨리는 경우 기업은 무척 힘들어 한다. (SK 최태원 회장 사례, 삼성 에버랜드 경영권 사례)
  • 위기시 핵심 주주와 이사회가 CEO를 해고하는 경우 기업은 아주 절실한 위협을 느낀다.  (HP CEO 해고 사례)
  • 직원들이 연이어 사망 하거나, 근로 환경에 대해 진정하거나, 이로 인해 파업하는 경우 기업은 상당한 곤란을 느낀다. (팍스콘 사례, 삼성 반도체 백혈병 사례, 기타 회사 콜트의 해고 사례 등)

 

이해관계자 각각을 칼로 자른 듯 나누기는 힘들지만, 소비자와 일반 공중들이 기업에게 가시적으로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이에 비해 기업에게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느낌이다. (물론 정확하게 말하면 이에 대해 가시적인 평가 기준이나 리트머스가 부족한 것이지, 이들이 근본적으로 덜 위협적인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기반 때문에 기업들이 위기시 침묵하는 경우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다른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위협에는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응책을 확실하게 결정하는데 비해 말이다.

  • “(소비자들은 들끓어도) 언론이 잠잠해 지고 있는데 괜히 우리가 나서 리콜 할 필요까지 있나?”
  • “(소비자들은 아직 항의하고 있지만) 국회에서 우리 CEO 증인 신청을 안 했는데 굳이 우리가 나서서 대규모 피해구제를 해야 할 필요까지 있을까?”
  • “(소비자들이 아직 소셜미디어상에서 우리를 비난하고는 있지만) NGO쪽에서 우리에게 극단적 대응을 하려 하지 않는 데 우리가 굳이 나서 사과하고 해결책을 발표할 필요까지 있나?”
  • “(일반공중들은 이번 사건으로 우리에 대한 이미지를 나쁘게 보기 시작했지만) 핵심 주주들과 이사회에서 별반 신경 안 쓰고 현 CEO를 신뢰한다 하는데 굳이 우리가…”

 

소비자 이외의 다른 핵심 이해관계자들만 조용히 만들면 모래알 같은 소비자들은 이내 해당 사건을 잊게 마련이라는 전제 같다. 지금은 그들이 각자 온 오프상에서 떠들고 있지만 그 대화의 휘발성으로 인해 곧 수그러들면 끝이라 생각 하는 듯 하다.

훼손된 브랜드와 기업명성에 대해 생각 하라 하는 조언도 위기시 일부 기업들에게는 그렇게 유효한 의사결정 요소로 작용하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고개는 끄덕이지만, 그들에게는 현재 현실적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 하는 게 더 중요한 법이다. 이번 사건은 이대로 그냥 넘기고 앞으로 광고나 홍보 예산을 좀 더 풍부하게 마련해 이미지 재건을 하면 되지 않나 하고 쉽게 가자는 거다.

소비자가 왕이라는 이야기는 이야기 일뿐 위기시에는 통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이 또한 상식에 반한 현실 아닌가?

 

 

 

 

 

 

 

4월 072010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이슈 관리 커뮤니케이션: 핵심 메시지 전략짜기

 

 

국내기업들에게는 아직까지 불거진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슈대응 메시지들을 구성하는 훈련들이 낯선 곳들이 많은데, 일단 외국기업 PR실무자들을 위한 이슈대응 메시지 구성 방법 관련 몇 가지 tip들을 소개한다.

 

개인 또는 회사인 A가 곤란한 이슈에 처했다.

 

초기 팩트(Fact)

길을 건너던 아이가 A가 몰던 자동차와 부딪힘. 아이 부상.

 

상황분석

l  길을 건너던 아이는 몇살인가? 지각적으로 찻길은 횡단보도로 건너는 방법을 아는 나이인가?

l  아이가 건너던 길이 어떤 길인가? 횡단보도? 무단횡단?

l  아이가 어떻게 길을 건넜나? 갑자기 뛰어들었나? 그냥 걸어가고 있었나?

l  A 차는 정상적인 속도로 정상적인 길을 달리고 있었나?

l  아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충돌한 이유는 무엇인가?

l  아이와 충돌 후 A는 어떤 조치를 취했나?

 

* 이 부분에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상황분석은 객관적 팩트 위주의 상황분석이 선행되어야 하고, 그 결과를 2차 분석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최대한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 먼저 분석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팩트 분석과 동시에 자사의 입장을 팩트에 투영해 초기에 시력을 잃어 버리는 실수들을 저지른다.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점검해야 하는 상황분석

l  혹시 아이가 정상적으로 정상적인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는데 발생한 충돌이 아닐까?

l  혹시 A차가 전방 주시를 잘못해서 벌어진 사고는 아닐까?

l  아이가 다쳤으니 아이는 물론 그 부모들이나 주변에서 사고를 목격한 사람들은 얼마나 놀라고 아플까?

l  혹시 A가 사고 후 조치를 취했다고는 하지만, 그 조치가 아이와 부모에게는 적절한 것이었나?

l  이번 사고가 A에게는 처음 있는 일인가? 혹시 예전에도 이런 유사사고들을 자주 발생시켰던 전과는 없나?

l  일반적인 공중들이 이 소식을 들으면 어떤 생각을 가장 먼저 하게 될까?

 

이런 주변 관계와 관련 상황분석이 커뮤니케이터들의 2차 분석 프로세스에 가미되어야 한다.

 

종합적으로 파악된 상황

l  아이는 10살짜리였으며 친구들과 헤어진 뒤 바로 전방만을 바라보고 횡단보도가 아닌 구역에서 거리를 가로질러 달렸음

l  갑자기 나타난 아이를 보고 놀란 A자동차는 시속 15km로 달리고 있었고 급정거를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아이와 경미한 충돌이 있었음

l  A는 사고 직후 즉각 아이를 점검하고, 구급대를 불러 만일에 대비했음

l  아이는 다른 부분에는 이상이 없고, 충돌과정에서 발생한 경미한 찰과상으로 무릎에 피가 약간 나는 상태임

 

*여기에서도 또 한가지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일부 외국기업 커뮤니케이터들은 해당 상황 파악 결과 자체가 이슈대응 핵심 메시지인 것으로 아는 경우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상황을 설명해 주는 것일 뿐 우리 회사가 해당 이슈에 대해 어떤 입장이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있지 않다. 약간 들어있다면 ‘결론적으로 우리 A는 이번 사고에 법적인 책임이 없음’ 정도다.

 

올바른 기업의 이슈 대응 메시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l  이번 사고는 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러한 원인으로 발생했다. [상황 브리핑]

l  A는 보행자들의 안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안전 운행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런 사고가 발생하게 되 유감이다. [원칙 강조]

l  이번 사고로 놀라고 아팠던 아이와 부모님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고 아이의 상처가 크지 않은 것이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적 메시징-심각한 이슈시에는 이 메시지가 맨 앞으로 감]

l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우리 A도 더욱 더 안전운행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___________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개선 방향 제시]

l  또한 아이들의 안전한 도로 보행 습관을 교육하기 위해 OO지역 부모님들과 함께 안전 보행 프로그램을 장기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개선 활동 샘플 제시]

 

이런 이슈대응 메시지들은 해당 커뮤니케이터가 정확하게 이해관계자들의 신발을 신어보지 못했으면 나오기가 힘들다. , 핵심 이해관계자의 감정을 정확하게 이입해서 이슈 대응 메시지들을 천천히 읽어 보고 결정하는 게 안전하고 좋다는 이야기다.

 

이슈 또는 위기 커뮤니케이션을 이야기하기 전에 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은 대상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대상을 생각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은 사실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다. 특히나 이슈/위기시에는 그 대상의 의미나 상황 결정력이 극대화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일방적인 상황소개와 우리의 일방적인 입장전달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때때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불쏘시개의 역할까지 한다.

 

그러나

 

조직 내에서 현실 속에서 이해관계자들과 신발을 바꾸어 신는 것은 너무 어렵다그래서 일부 훈련 받은 커뮤니케이터들도 조직에서 마치 훈련 받지 못한 것 처럼그냥 그럴 수 밖에 없다. 

 

 

2월 242010 Tagged with , , , , , , , , , , , , , , , 0 Responses

위기관리: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

여러 위기관리 케이스들을 분석해 보면 대체적으로 해당 위기발생 이후 누가 리더십을 가지고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는가에 따라 기업 위기관리의 성패가 나뉨을 알 수 있다.

위기와 관련된 기업이 리더십을 가지고 대부분의 위기상황을 통제하는 경우 우리는 기업 위기관리가 성공적이라는 판단을 내리게 된다. 기업이 위기관리에 있어 리더십을 가진다는 것은 공중의 편에 선 포지션과 커뮤니케이션, 선제적이고 투명한 해결책 제시와 실천이 핵심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해당 기업 이외의 이해관계자들이 리더십을 가져갈 때에는 해당 기업에게 위기관리는 실패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특히 위기시 기업의 리더십을 빼앗아 가는 이해관계자들을 꼽으라면 언론, 소셜미디어, 소비자, NGO, 정부 등을 들 수 있다. 그들에게 리더십을 넘겨주게 되면 그 이후부터 기업은 밀물에 떠밀려 다니는 미역줄기 같이 되어 버린다. 무엇을 어떻게 해도 별반 정상참작을 받기가 힘들어 진다.

그러면 어떻게 기업이 위기발생 직후에 리더십을 쟁취할 수 있을까?

1. 위기와 관련된 상황파악을 빠르고 정확하게 하라: 현재의 여론을 읽고 앞으로의 흐름을 예측하라

2.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시각으로 해당 상황을 바라보라: 신발 바꾸어 신기. 이 단계에서 문제를 정확하게 확정하라. (핵심 이슈의 정의 내리기)

3.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원하는 수준 이상의 대응책을 우선 기획하라: 기억하라, 위기는 이해관계자들이 발생시킨 게 아니다.

4. 빨리 문제를 확정하고 자사의 포지션을 강력하고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라: 문제는 ‘선제적’으로 확정해 커뮤니케이션해야 하고 여기서 ‘강력하게’라는 말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적극적으로 하라는 의미와 같다.

5.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여론을 모니터링 하라

6. 모니터링 결과를 근간으로 다시 커뮤니케이션 하라: 새롭고 업데이트되는 해결방안 및 상황을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라

7. 상황이 종료되었으면 핵심 이해관계자들에게 감사하라: 여러 가지 방식으로.

흔히 위기가 발생하면 즉각 리더십을 쟁취하라 하니주요 이해관계자들과 싸워 이기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상당히 위험하고 어리석은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같은 편에 서야 항상 이길 수 있다. 명심할 것. 주요이해관계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모르고 위기를 관리하는 기업들도 많다는 것. 주의. 명심할 것. 선제적으로 문제를 확정하지 못하면 항상 끌려 다닐 수 밖에 없다는 것. 주의.

2월 112010 Tagged with , , , , 1 Response

(정용민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기업마다 맞는 옷이 다르다

사람마다 취향과 사이즈 그리고 색감들이 달라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이 서로 다르다. 위기관리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기업마다, 조직마다, 그리고 기관마다 각각 자신들에게 어울리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러나 큰 기업이나 조직일수록 하나의 시스템 원형(prototype)을 만들어 계열사나 계열조직에게 적용을 시도하는 경우들이 있다. 결과는 대부분 아쉽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있어서 효율성 측면과 예산 그리고 구축기간에 대한 고려는 충분해야 하고, 현실적이어야 하지만, 그런 요소들 때문에 효과가 떨어지면 안 하는 것보다 못한 결과가 벌어진다. 위기관리의 특성상 자사에게 맞지 않는 시스템을 품고 있으면 실제 위기시 그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가능성은 전무에 가깝다. 홍보담당자들의 책상 위 장식되어 있는 먼지 묻은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라.

각각의 비즈니스가 다르다. 이해관계자들의 유형과 범위가 다르다. 제품과 서비스가 다르고, 직원들이 다르다. 그들이 함께 모여 굳어진 기업문화가 다르고, 커뮤니케이션 태도들이 다르다. 어느 하나도 같은 것이 없는 기업 간에 어떻게 위기관리 시스템이 같을 수 있을까?

심지어는 동종업계 경쟁사간에도 위기관리 시스템은 다른 게 맞다. 필자의 경험으로도 두 개의 경쟁사를 시간적인 격차를 두고 코칭 해 보면 양사간에 너무나 다른 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위기를 발생시키는 이슈들의 측면에서는 80-90%가량이 유사할 수 있다. 하지만, 위기관리 시스템은 해당 이슈나 위기 요소를 각각 ‘어떻게 관리’하는 가에 핵심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같은 업종에서 경쟁하고 있는 A라는 기업과 B라는 기업을 예로 들어 보자. A라는 기업은 홍보팀의 입지가 CEO의 산하에 위치하면서 기획과 재무등과도 가까워 실세 그룹으로 사내에서 통한다. 홍보팀을 이끌고 있는 팀장은 임원급이면서 위기관리 위원회 책임자로서 사내 위기관리 담당 임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임원들간에 커뮤니케이션 태도들이었다. 커뮤니케이션이 주로 CEO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따라서 위기관리 위원회의 역할은 제한 될 수 밖에 없었다. 전혀 민주적인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 경쟁사인 B기업은 홍보팀의 입지가 A기업과는 다르게 아주 말단에 위치하고, 구성 직원들도 과장이하 대리급으로 채워져 있다. 속한 부서도 HR부분에 위치하고 있어서 사내 커뮤니케이션 부분이 강한 특징이 있었다. 당연하게 해당 홍보팀을 이끄는 홍보과장은 사내 위기관리 위원회를 소집하기도 힘든 위치에 있다. 하지만 A기업에 비해 유리한 부분은 일단 위기관리 위원회가 소집이 되면 CEO를 비롯한 임원들이 아주 자유롭고 평등하게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효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는 부분이다.

같은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비슷하게 가져 가면서 경쟁하는 이 두 개의 회사들도 위기관리 시스템은 필히 달라야 옳다. 이들에게 하나의 정형된 시스템과 구조로 헤쳐 모이라 해 보았자 실현 가능성도 없고, 생산성은 더더욱 없다.

A기업에게 이상적인 시스템은 직무적 실세인 홍보부문이 의사결정의 주된 주체인 CEO와 커뮤니케이션의 품질을 높이는 수 밖에 없었다. 홍보부문이 CEO의 의중과 그의 의사결정 방식 그리고 프로세스에 더욱 더 익숙해 져, 실제 위기관리 위원회가 소집 되 급박한 이슈에 대한 대응 방식을 결정할 때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했다. 당연히 CEO의 역할은 자신의 분신인 홍보부문이 의사결정을 리드하고 그 결과를 보고 받아 홍보부문과 실행에 있어서 함께 결정을 하는 중앙집권적 시스템이 유효한 것이었다.

반면에 B기업의 경우에는 CEO의 역할이 더 컸다. 위기관리 위원회를 소집하는 역할을 CEO가 직접 하도록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홍보부문은 그 위원회의 코디네이터가 되어 활발하게 진행되는 CEO와 임원들간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지원하고 관리하는 역할이 필요했다. 외부자문그룹과 같이 위기관리를 위한 의사 결정 프로세스를 코칭 하는 역할들이 이 기업에게는 더 어울리는 시스템이었다.

어느 시스템이 옳다 말할 수 없다. 어떤 시스템이 효율적이라고도 하나의 기준을 가지고 손을 들어 줄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 조직에게 그러한 위기관리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 하는가 하는 거다. 여러 기존 환경과 하부 시스템과 ‘연동’이 가능 한가 하는 거다. 실제로 작동 되는 시스템만이 곧 선(善)이기 때문이다.

1월 252010 Tagged with , , , , , , , , , , 0 Responses

연예인의 위기관리 카운슬 활용: 이병헌 케이스

[질문]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리는 최초의 대처가 결국 사건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을 바꿔놓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인가요.




[답변]


그렇게 해석될 수 있겠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사실입니다만, 이병헌 측은 전 여자친구와 벌이고 있는 법적 공방과 관련, 법정대리인 격인 로펌을 선임함과 아울러 ‘컨설팅 업체’를 선정, 이번 사건과 관련된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문의 구체적 실체는 크라이시스 매니지먼트, 즉 ‘위기관리’란 것인데요. 위기관리의 핵심 요지는 그렇습니다. 진실이 위기 돌파의 열쇠란 것입니다. [
Y-Star]

연예인과 같은 유명인사들이 개인적으로 위기관리 카운슬을 고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았지만, 최근 일부 국내 유명인사들은 미국의 할리우드 스타일로 카운슬을 고용해 활용하고 있다.

일반 기업이나 기관들의 위기관리와는 그 성격이나 범위 그리고 프로세스들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일반 개인을 넘어 유명인 자체가 하나의 기업으로 간주할 수 있는 규모이기 때문에 위기관리 기저는 거의 동일하다 볼 수 있다.

이병헌 케이스에서 위기관리 과정과 결과에 유효했던 부분들은 로펌, 위기관리 컨설팅사, 주변 이해관계자, 소속사, 이병헌 개인, 언론, 팬클럽, 그 외 지인들의 종합적인 노력의 결과라고 보여진다.

위기관리에 있어 사실 ‘성공’이라는 판정이 정확하게 어울리는 표현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위기관리 현장에서 딱딱 맞아떨어지는 효율성과 생산성 그리고 스피드라는 측면은 분명 성공적인 위기관리 활동의 전형이 아닐까 한다.

아주 흥미로운 케이스다.

1월 062010 Tagged with , , , , , , 0 Responses

[Insight] 폭설과 빌딩관리인

역삼동의 우리 사무실 빌딩에는 나름 유명한 빌딩 관리인이 있다. 처음 계약을 하러 왔을 때는 약간은 추레해 보이는 그 노인이 이 빌딩의 실제 주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왜 이분이 유명할까 궁금했다. 이 분은 이 지역에서 아주 오래 사신 듯 하다. 거의 모든 주변 빌딩과 업소에서 일하는 분들과 친하다. 인근 사립 주차장의 월 사용료를 그 분 추천 한마디로 확 깎을 수 있고, 급하면 인근 건물 지하에도 일정기간 주차가 가능하다.

하루의 대부분을 자신의 빌딩 정문에서 시간을 보내고, 지나가는 자동차들과 빌딩에 들르는 자동차들을 지휘(!)하신다. 모든 입주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관리비와 관련된 징수업무를 아주 열정적으로 하신다.

폭설이 왔다.

폭설이 온 요 며칠간 그분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빌딩 앞 도로 골목에는 역삼동 인근 그 어디보다도 더 많은 눈이 쌓여 있다. 차들이 헛바퀴를 돌면서 골목에서 곤욕들을 치른다.

그런데도 그 분이 보이지 않는다. 무슨 사정이 있을까?

그 빌딩 관리인을 생각하면서 드는 이런 느낌.

기업이나 조직이 평시에는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고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듯 하지만, 위기가
발생되면 즉각 침묵하는 모습과 비교가 되는 거다.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주체가 숨어
버린 거다.

그 동기가 어떻건 이유가 무엇이건 침묵하거나 보이지 않으면 이해관계자들은 항상 오해 할 수 있다. 맥락에 비추어 그것이 그 위기관리 주체에게 부정적이거나 이해관계가 얽힌 것이라면 더더욱 부정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그 열정적으로 주변을 주름잡았던 그 빌딩 관리인은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할까? 궁금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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