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트레이닝

10월 222008 Tagged with , , , , , , , , , , , 3 Responses

어짜피 편집하면 당할텐데…

[질문] 미디어 트레이닝 잘 받았는데요…제가 실제로 인터뷰를 해 보니까 문제가 있습디다. 내가 한 말들이 아주 많은데 그 중에서 가장 안 좋은 부분만 자기네 맘대로 편집해서 따다 붙여 쓰더라구요. 인터뷰 잘해 봤자 말짱 도루묵인거죠. 자기네들이 쓰고 싶은 부분만 쓰니 어떻게 당해 내겠어요?

[답변] 맞습니다. 분명 취재 기자나 PD들에게는 편집의 기술이 있겠지요. 어떻게든 그분들이 엮어놓은 스토리에 짜 맞춰질 수도 있겠지요. 미디어 트레이닝을 실행하는 목적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지금 여러분들께 바라는 바는 이번 기회를 통해 훈련을 받으시고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위치나 기회를 가지게 되시면 ‘안전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시라 하는 겁니다.

말씀하신 편집의 기술에 대항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은 ‘안전한 커뮤니케이션’ 뿐입니다. 일종의 방어적 커뮤니케이션이라고도 말씀드릴 수 있는데, 가능한 인터뷰를 인용한 보도 내용을 ‘섹시하게 만들 그 무엇’을 최대한 사전 배제하시라는 것입니다.

미디어 트레이닝의 목적은 현란한 말 솜씨를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기자나 PD를 찜쪄 먹을만큼 전략적이 되는 것도 사실 기대하지 마십시오. 단, 말실수를 최소화하려 노력하세요. 회사의 포지션에 인관되게 align하는 것에 신경 쓰세요. 자세를 바르게 하시고, 공감을 나타내시고, 겸손하시고, 긍정적이세요. 그 것 뿐입니다.

일선에 계신 여러분이 언론에게 하실 수 있는 말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영역이나 권한을 넘어서는 위험한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 확실하지 않은 사항을 그냥 습관적으로 추측하거나 예상하지 마세요. 그냥 자신에게 허락 된 메시지만을 진정성을 가지고 반복하세요. 그게 전부입니다.

만약 이러한 것에 익숙해 지고 이를 따라 인터뷰를 진행하면 부정적으로 편집될 꺼리가 없을 겁니다. 위기시에 가장 잘 된 인터뷰는 편집과정에서 보도되지 않고 사라져버리는 인터뷰입니다. 여러분들이 회사의 대변인이 아닌 이상 함정을 만들어 진행하는 취재에서 여러분들의 단순하고 반복적인 인터뷰 답변이 편집에서 제외되는 게 가장 바람직한 겁니다. 그 정도면 됩니다.

더 이상은 바라지 않습니다.   

10월 172008 Tagged with , , , , , , , 6 Responses

핵심 메시지가 뭐 이래…?!

어제도 full day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했는데 맨 말미에 클라이언트 중 한분이 질문을 해 주셨다. 실제로 인터뷰 트레이닝을 받으신 분들 중 한분이다.

“제가 인터뷰 트레이닝 하면서 핵심 메시지로 반복한 부분이 있는데…홍보전문가로서 그런 평이한 답변을 반복한다는 것은 약간 수준이 떨어지거나, 성의나 해결책이 없이 립 서비스만 한다는 것으로 비춰지지 않을까요?”

아주 핵심을 이야기해주셨다. 어제 인터뷰 트레이닝에서는 일선 실무자들(팀장급)이 사고 현장에서 언론의 인터뷰 의뢰를 받았을 때를 설정해 진행했었다. 보통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해 사고 수습을 하고 있고, 그 와중에 취재기자들이 들이 닥치면 현장을 관리하는 팀장은 3중고를 겪는다.

첫째 고통은 사고 현장을 수습하는 것, 둘째는 기존 현장 사업을 동시에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것, 셋째는 들이닥친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것.

원래 위기관리 매뉴얼상에서는 Role & Responsibility가 확정되어 있지만, 실제 상황에서 그러한 R&R을 두부모 자르듯이 나누어 내 것이 아닌 것에는 ‘나 몰라라’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게 문제다. 이 클라이언트사도 매뉴얼상으로는 ‘언론 인터뷰는 홍보실이 한다’고 나와있다. 하지만, 현장과 홍보실이 위치하는 본사는 길게는 1시간 거리까지 위치 한다. 사건이 터지고 언론이 들이닥친 후 한시간 동안 현장의 언론이 달려오는 홍보실 담당자를 기다려 줄까 하는 게 문제인거다.

어제 현장 관리 팀장들이 만들어 활용한 핵심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현재 사고 원인을 파악 중에 있습니다. 사고 원인이 규명되는 데로 그에 대한 재발방지 조치가 발표될 것입니다. 저희는 다시는 이런 동종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이 중에서 반복, 반복, 반복한 핵심 중 핵심 메시지는  “저희는 다시는 이런 동종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였다.

여러번의 공격적이고 위험한 기자들의 질문들에 대해 가능한 이런 핵심 메시지에 머물렀던거다. 안전한 커뮤니케이션이 현장 관리자 (커뮤니케이션 비전문가)에게는 가장 큰 가치기 때문이다.

앞의 질문자께서는 스스로 답을 하시면서도 이런 메시지가 약간 두리뭉실하다고 느끼신거였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메시지에 실체가 없지 않나 하는 거였다. 맞는 말이다.

핵심메시지는 홀로 존재할 수 없는 게 특성이다. 핵심메시지는 제목일 뿐이다. 세부적으로 그 핵심 메시지를 지원하는 근거들이 같이 제시될 때 아주 완벽하게 잘 설계된 매시지팩이 완성된다. 그러나 그 완전한 메시지 팩이 현장 관리자의 몫은 아니다. 특히나 사고발생 직후 내부적인 의사결정이 완전하게 이루어지고 공유되기 전에 현장 관리자가 전달 할 수 있는 메시지는 위의 것 말고는 사실 없다. (답답하거나 두리뭉실해도 어쩔수가 없다)

단, 사고 이후 일정 시간이 흐르고 회사 내부적으로 확정 공유된 세부 디테일들이 존재하게 되고, 회사를 대표해 커뮤니케이션 담당자가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다르다. 아까 말했던 핵심메시지와 그를 지원하는 세부 메시지들을 충분히 전달해야 성공한 커뮤니케이션이 된다.

그 메시지라면:

“먼저 이번 사고에 의해 불의의 사고를 당하신 분들과 그 가족분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저희는 다시는 이런 동종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위한 첫 단계로 세가지 사고방지 시스템을 올해 말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입니다. 첫째 시스템은….둘째 시스템은…셋째 시스템은…이러한 계획에 따라 저희 임직원 모두는 더욱 안전한 OOOO 환경을 고객 여러분들께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디테일들이 강력하게 구조적으로 구축되 제시되어야 안정감있고 수용성있는 메시지가 된다. 이것이 하나의 핵심 메시지팩이 된다. 인터뷰 트레이닝은 이러한 물리적 시간을 사전에 보장받지 못한 상태를 가정해 실행한다. 위기의 특성에 맞추기 위함이다. 그러나 평상시 경영 전반이나 일정 이슈를 가지고 일반적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할 때는 다르다. 그 때는 디테일의 구조화를 통한 핵심 메시지 팩은 필수다.

8월 122008 Tagged with 0 Responses

미디어 트레이닝 insight

미디어 트레이닝 insight

최근 full day media training을 통해 얻은 insight들을 정리해 본다.

1. 말할 것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뿐이다.

사실 개인과도 오랫동안 이야기 할 기회가 그렇게 자주 그리고 많이 없는데, TV 카메라나 낯선 기자 앞에서 말 해 본 경험이 없다는 게 기본적인 문제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함께 하는 트레이니분들의 대부분은 낯선 커뮤니케이션 환경에 적절한 말하는 방법을 모른다. 비지니스를 하면서 많은 정보와 사실관계들이 머릿속에 정리는 되어 있지만, 그걸 낯선 환경에서 전략적으로 펼쳐 놓는 것에 익숙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 것이 미디어트레이닝을 받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겠다.

2. 중요한 메시지를 맨 앞에다가 끌어다 놓는 것에 서툴다.

사실 머릿속에서 메시지 설계를 할 때 중요한 부분을 먼저 떠올리긴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뒤 부분으로 본능적으로 밀어 놓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방식도 하고 싶은 말을 번호를 매겨 맨 앞 단에다가 놓고 그 메시지를 펼쳐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말을 할 때는 보통 반대가 되는 분들이 많다. 평소에 중요한 부분을 앞으로 끌어내서 말하는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 연습을 해 보는 게 좋을 듯 하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할 때 약간 예상치 않은 부작용(?)이 있을 수는 있겠다.

3. 어려울 수록 원칙과 철학을 언급하자.

어려운 질문처럼 사람을 진땀 나게 하는 경우들이 사실 없다. 그런데 ‘원칙과 철학을 강조하자’는 원칙을 머릿속에 넣고 적절히 활용한다면 또 그렇게 진땀까지 흘릴 필요는 없다. 기업의 원칙과 철학은 universal하고, 인간적이고, 박애적이고, 진정성이 있으며 선하다. 이에 대해 아무리 강조를 해도 충분하지 않다. 어려울수록 원칙과 철학을 강조하자.

4. 인간적이자.

언론 커뮤니케이션은 벽이나 카메라 같은 전자 제품에다가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게 이야기를 하라는 것이다. 상상을 하라는 것이다. 내 앞에 우리회사의 제품을 사용해 피해를 본 성난 소비자가 마주 앉아 있다고 상상을 해보자. 그 소비자 몸의 상처를 상상해 보자. 아픈 가슴을 같이 공감해 보고 최대한 인간적이 되어야 위기시 언론 커뮤니케이션이 빛을 발한다.

5. 공감과 인정의 차이를 알자.

항상 하는 말이지만 이 둘간의 차이에 대해 확실하게 알수록 커뮤니케이션이 자유로워 진다. 공감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 공감이 많아 질 수록 강제적인 법적 책임은 부가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어진다고도 볼 수 있다. 상대방을 화나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화나게 하고 상대방과 적이 되어서는 모든 것이 해결 불가능하다.

6. 버릇을 모니터링하자.

TV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을 한번 모니터링 해보자. 그러면 내가 이야기를 할 때 어떤 버릇이 있는지를 알 수 있겠다. 대변인의 기본적인 준비 프로세스다.

7. 짧게 이야기 하자.

기자가 자주 질문을 하더라도 상관 없다. 짧게 핵심을 이야기하자. 단문형식의 대답이라는 것이 아니다. 핵심 메시지를 짧게 말하자. 군살을 빼자. 답변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기자가 다시 질문을 하게 된다. 한꺼번에 많은 정보를 하나의 큰 봉투에 다 넣으려 하지 말자.

8. 하나의 질문에 하나의 메시지로만 답하자.

여러 개의 답변을 한꺼번에 담지 말자. 서로 헷갈리기도 하지만, 핵심에서 벗어나게 된다. 답변자만 손해다.

9. 한 개의 이슈에 하나의 핵심 메시지만 고수하자.

곁가지에 걸려 넘어지는 사람들이 많다. 기자들은 하나의 이슈만 가지고 인터뷰이를 만나지 않는다. 인터뷰의 효율성을 위해 여러 이슈들을 리스트화 해서 인터뷰를 시작한다. 물론 하나의 이슈에 대해 하나의 핵심 메시지를 제시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한 개의 이슈에서 파생된 곁가지 질문들까지 각각의 핵심 메시지로 대응하려면 힘들다. 곁가지 질문에 대해서는 원래 그 큰 이슈에 대한 핵심 메시지를 기억해서 반복하자. 덫에 걸리는 것 보다 낫다.

10. Polite한 Transition에 익숙하자.

Transition에 익숙한 인터뷰이가 노련한 인터뷰이다. Transition을 실행하면서 기자를 화나게 하거나 답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방법이 이상적이다. 이는 여러 번 인터뷰 형식의 대화를 연습하다 보면 익숙해 진다.

11. 어려운 말, 전문적인 단어 쓰지 말자.

상식이다. 중학교 2-3학년생 눈높이에 맞추라 했다.

12. 감정을 잘 컨트롤하자.

질문을 개인적으로 받아드릴수록 감정의 기복이 심해진다. 당연히 메시지를 망각하기도 쉽고, 실수하게 된다. 아차 하는 순간이면 벌써 물 건너간 상황이다. 긴장하지도 말고 흥분하지도 말자. 말이 쉽다고 할지 모르겠지만…연습하면 가능하다.

13.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말고 해결방안을 이야기하자.

미디어 트레이닝에서 일반적인 답변들을 분석해 보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분량이 전체 인터뷰 답변 중 80 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인터뷰의 목적이 핵심 미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인데 문제에 대한 기나긴 부분들이 핵심 메시지는 아니다. 또한 오디언스들이 듣고 싶어하는 것이 문제에 대해 구구절절 한 설명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거의 습관적으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문제다.

14. 반복하자

힘들지만 반복하자. 모든 trick들을 익혀서 익숙하게 반복하자. 8번 반복해야 겨우 상대방의 머릿속에 들어갈 수 있다 한다. 반복하자.

15. 연습하자

좋은 코치를 만나서 연습하자. 회사를 위해서 자신을 위해서 대변인이라면 연습하고 연습하고 연습하자. 

7월 242008 Tagged with , , , , 0 Responses

질문자 vs. 답변자

언론 인터뷰도 그렇고 대정부질의응답도 그렇고 질문자와 답변자 중 누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할까? 답은 그 인터뷰와 질의응답을 지배하는 사람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겠다. 물론 국회의원들의 대정부질문에서 정보로 승패를 가르려 하지 않고 말자르기, 윽박지름, 일장연설로 게임의 룰을 해치는 케이스는 열외겠다.

미디어트레이닝을 준비하면서 어제는 하루종일 클라이언트 부문별 내부인력들로 부터 이슈 블리핑을 들었다. 평생 그일을 해 오신분들의 아주 전문적이고 세부적인 설명들을 듣고 우리 컨설턴트들이 기록을 했다.

보통 언론인터뷰에서 기자들의 질문은 두가지 형태로 크게 나눌수 있겠다. 하나는 몰라서 물어보는 질문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알면서 물어보는 질문이다. 첫번째 질문은 문제가 없지만, 두번째 질문은 항상 민감한 결과를 생산한다.

특히나 답변자보다 질문자가 더 많이 알고 있거나 더 자세히 알고 있을 때가 문제다. 옛말에 적을알고 나를알면 위태로움이 없다 했는데 그말이 딱 맞다.

보통 언론인터뷰야 그냥 스토리라인을 잡아서 진행하곤 하지만…어떤 특정 이슈를 가지고 문제점을 파악해 기사를 써야겠다 마음먹으면 그 때부터는 정보전이다. 어떻게서든 기자들은 답변자로부터 사실을 확인하려 하고, 숨기고 있는 부분을 끌어내려 한다. 반면에 답변자들은 어떻게든 유리한 사실만을 밝히고 싶어하고, 숨길부분에 대해서는 가능한 수성전을 펼치려고 한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대략적인 승패는 소화한 정보의 양에 달려있다. 따라서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코치들은 답변자들의 그것보다 좀더 폭 넓은 정보를 사전에 취득해서…맞서야 한다. 명심.

7월 152008 Tagged with , , 0 Responses

너무 닮았다…

손욱 농심 회장은 15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광고주 불매운동으로 피해를 많이 보고 있는데 고소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검찰이 수사를 하면서 권유를 많이 했다. ‘피해를 가장 많이 보지 않았느냐. 부당한 정보가 많이 흘러다니는데 왜 고소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회사 임원들한테 전화가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조선형 부사장은 “검찰 수사관이 지난주에 전화를 걸어와 불매운동에 따른 매출감소 등 피해를 수치로 제시해달라고 요청하면서 고소 의사가 있는지 회사 입장을 명확히 밝히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소수 의견도 고객의 생각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검찰에서 요구하는 피해 수치 등을 제시하지 않았다. 또 잘못된 부분은 알려야 하겠지만 지금은 고소 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검찰에 얘기했다”고 덧붙였다.[한겨레, 검찰, 농심에 ‘광고중단 누리꾼’ 고소 권유]


N사의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거론되었겠지만, 많은 매체들이 손회장님의 검찰에 관한 언급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홍보팀에서 이미 예측을 했었겠지만, 현재 N사의 스토리(꺼리)는 바로 이 부분 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기자들이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해명을 듣는 자리는 분명 아니었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느냐 하는게 야마 임이 당연했다. 그 중에 네티즌에 대한 회사의 대응 방침 관련 질문은 예상질의 응답 순서 1번이었어야 했고, 이에 대한 답변 또한 ‘극히 민감한’ 상황을 감안해 ‘극히 절제되고 단정한’ 답변으로 마련 되었어야 했다.

하지만, 실상은 또 하나의 해프닝을 만들어 냈다고 본다. 미디어 트레이닝에서 가장 먼저 거론되는 Don’ts에 “국가 정책이나 정부에 관련 된 부정적인 이야기는 최대한 삼가하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번 경영진의 답변은 이에 정면으로 반하는 답변이었다.

내부적으로는 ‘검찰’을 희생양으로 삼아서라도 네티즌들의 호감을 조성해야 하겠다는 전략적인 판단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는 분명 절름발이 전략이다. 또한 너무 과감했고, 불필요하게 리얼하다.

추후에 홍보팀의 전면 부인 전략도 눈여겨 볼 만 하다. N사를 보는 느낌이 현재 청와대의 시스템을 보는 느낌과 너무 닮아있다. 앞으로도 케이스 연구의 자료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할 것 같다.  

7월 012008 Tagged with , 2 Responses

X에 분칠을 하면…

이전에 분식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말을 했었다. 오늘 아침 모 이슈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면서…참 가슴이 답답함을 느낀다. 몇십분짜리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이 포텐셜 클라이언트들에게 필요한 것은 미디어 트레이닝이 아니라 기업 철학의 개선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항상 실무자들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테크니컬한 개선에 목말라 있다. 물론 이러한 갈증을 느끼는 실무자들은 어느 정도 성숙된 실무자들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슈에 몰입해 보면…이게 커뮤니케이션 테크닉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결론을 자주 도출하게 된다.

반대로 좋은 기업 철학이 있었다면 좀더 이 실무자들이 멋진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역발상을 하기도 한다.

몇가지 오늘 얻은 Insight들을 정리해본다.

1. 우리 회사 우리 제품은 Perfect하다?
아니 완전한데 무슨 문제인가? 왜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반대하고 있나? 완전함을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한게 오직 유일한 문제인가? 하늘 아래 완전한 것은 없다. 그리고 실제 완전하다면…이런 문제들이 벌어지지 않는다.

2. 커뮤니티 주민들과 환경 NGO들은 모두 우리의 적?
같은편에 서는게 좋다고 했다. 항상 커뮤니케이션 대상을 적으로 본다. 언론에게는 우리가 이렇게 맞서고 있다는 것을 커뮤니케이션한다. 언론은 회사가 생각하는 그 ‘적의 편’이다. 그러니 잘 될리가 있나?

3. 전문용어 쓸테니 알아서 골라 들어라?
모르겠다. 어디서 어떻게 무슨 공부를 얼마나 했는지 모르지만…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공학 박사들이나 알아 들을 단어들을 ‘은,는,이,가’로 연결한다. 매일 쓰는 이야기라도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아니다. 이 모든 jargon들은 노이즈고 오디언스를 화나게 한다. 자신들은 그것이 가장 정확하게 사실 관계를 파악하게 하는 정의들이라 착각한다. 비행기 엔진에 대한 이야기도 중학교 2학년이 고개를 끄떡이며 재미있게 들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커뮤니케이션 테크닉이다.

4. 2.0 공격은 항상 1.0으로 대응한다?
회사가 적으로 아는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각종 2.0 미디어들을 사용해 회사를 비판한다. 그런데 이 회사들은 이전의 1.0 미디어로 반박을 한다. 마치 다련장포를 맞고나서 화살로 반격하는 듯 하다. 그러니 화가 나고…왜 사람들이 우리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 고민한다. 익숙하지 않다고 계속 1.0 미디어로 대응한다면 결과는 항상 뻔하다.

5. 감정은 과학으로 대응하라?
회사들은 왜 그렇게 과학적이어야만 한다고 고집할까? 비판은 감정적인 부분이다. 특히나 소비자들의 비판은 많은 부분이 감정적이다. 과학적인 부분은 그 감정을 촉발하는 스타터의 역할뿐이다. 라이터에서 발화한 불이 마른 산을 다 태우고 있는데…회사는 그 최초의 라이터에 분말소화기를 뿌리고 있다. 저 멀리 타고 있는 산불 전체를 보지 않는다. 과학적인 논리들로 대응하는 것은 아주 아주 초기에 필요한 대응방식이다. 빨리 과학적 대응을 포기하는 것이 사는길이다. 동감, 공감하려고 노력해라. 그 이후에 과학적인 논리를 아주 쉽게 커뮤니케이션해라. 이게 진정성이다.

6. 대변인은 없어도 된다?
왜 언론이 공장에 가면 하이바를 눌러 쓴 공장 책임자가 지휘봉을 잡나? 언론훈련을 받았어도 이는 위험하다. 간단한 공장 소개 정도가 아니라 이슈에 대해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논박을 한다. 훈련 받지 않은 사람은 회사를 대표해서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다. 테크니컬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훈련받은 홍보담당자가 대변인이 되어야 한다. 홍보담당자가 생산과정에 대한 지식이 없다고? 공부해야 한다. Expected Q&A에 대해서 상세하게 공부해야 한다. 모르는 부분은 현장에서 추후 제공을 약속하는 한이 있더라도, 커뮤니케이션 비전문가인 생산 전문가들을 언론 앞에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 홍보담당자가 그저 거간꾼이 되어서는 안된다.

7. 문제에 대해서만 말하고, 해결책은 제시 안해도 된다?
이러니 문제가 커진다. 일단 문제가 있으면 해결책이 따라야 한다. 해결책을 시원하게 이야기 하지 않는 이상 논란은 계속된다. 최초부터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는 포지셔닝에 관한 문제다. 인정하지 않는다면 계속 싸워야 하는게 맞다. 총력을 기울여서 싸워라. 어떠한 이유에서건 그렇지 못하다면…그럴 게재가 안된다면…운을 기다리지 말고 문제를 인정해라. 그리고 바로 해결책을 제시해라. 이게 위기관리다.

매번 위기관리 프로젝트에 개입하면서 놀라고 있다. 현실에 대한 놀람이다.
 

6월 162008 Tagged with , , , , , , 4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분식(粉飾) 커뮤니케이션의 한계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무슨 봉창 두들기는 소리인가 하겠지만 여러 경험상 ‘위기관리는 기업의 철학이 한다’는 사실을 자주 반복적으로 깨닫게 된다. 위기를 통해서 기업은 성장한다. 그러나 어떤 기업은 위기를 통해서 더욱 교묘해져 간다.

시민단체나 블로고스피어의 많은 사람들은 위기 시 해당 기업의 진정성에 자주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저 기업이 이번 사태에 대해 우리에게 진정으로 잘못을 사과하고 있는가?” 하는 궁금함이 들기 때문이다.

   
 
 
 

사실 기업 내에서 어떤 의사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는 지 일반 공중들은 모르고 결코 알 수도 없다. 그들이 오직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은 기업이 위기에 처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말’을 하는가가 전부다.

이런 현실에서 많은 기업들과 기업내 홍보실무자들이 위기관리를 ‘기술(skill)’적 측면에서 접근한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공중을 바라보는 철학은 1970년 PR학자 “Pearson’이 언급했던 것처럼 ‘Damn the public (공중들에게 엿이나 먹으라고 해)’ 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기업이 아무리 위기관리의 기술(skill)을 연마한 듯 진정한 위기관리가 가능 할까 하는 게 의문이다.

자사의 제품에 문제가 발견돼 정부기관으로부터 리콜 명령을 받았다고 치자. 언론이 이를 대서특필해서 1주일이 넘는 기간 동안 홍역을 치르고 나니 시장점유율이 그만 반 토막 나버렸다. 전문경영인 CEO에게는 내심 이런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하필 왜 내가 CEO로 있을 때 이런 일이 생긴담. 타이밍이 아주 나빴어…” 또는 “이게 다 언론 때문이야. 그것들이 조금만 조용 했어도 대충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는데 말이야…” 또는 “어느 시민단체들이나 비이성적이고 극단적인 면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걸 통제를 못 했어…” 인간이기 때문에 이런 마음이 들 수도 있다.

기업철학에 기반한 성실한 접근
문제는 이런 생각이 위기관리 프로세스를 지배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CEO는 위기가 닥쳤을 때 기업의 철학을 쳐다 보아야 한다. 수십 년 간 우리가 외부 공중과 내부 식구들에게 공유해 온 ‘우리만의 철학’이 무엇인지를 기억해야 한다.

   
 
 
 

사실 진정성만 100% 통한다면 자잘한 위기관리의 기술(skill) 따위야 큰 문제가 될 수 없다. 우리 회사의 기업 철학이 그 동안 ‘소비자를 그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소비자 중심 철학이었다면, 위기관리는 그 철학에 충실하게 그냥 행동하는 것 자체다.

별도의 고민과 의사결정이 무슨 필요가 있나? 성실하게 기업의 철학을 따라 의사결정을 내린 후 ‘우리는 위기에 임해 우리의 철학을 따랐을 뿐’이라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업 철학에 기반한 성실한 접근은 해당 기업을 공중들에게 ‘친숙한 친구 또는 같은 편’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흔히 위기시에 기업은 공중들을 관리의 대상이자, 극복해야 할 대상(敵)으로 생각하곤 하는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이미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기업들이 입으로는 ‘소비자’를 이야기 하면서도 ‘손익계산서’를 들여다 본다. ‘소비자에게 믿음이 가는 기업’이라고 외치면서 막상 위기가 닥치면 ‘신뢰’를 저버린다. ‘품질’을 지상명제로 한다는 기업이 ‘잘못된 제품’을 그냥 덮으려고 한다.

여러 위기관리와 미디어 트레이닝 세션을 진행하면서 안타까운 것들이 이것이다. 가엾은 홍보실무자들은 잠을 줄이고, 시간을 쪼개가면서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있고,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아 위기관리 일선에서의 사소한 실수들을 없애려 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철학이 제대로 발휘하지 않는 위기관리에 있어서 일선 홍보담당자의 분식(粉飾) 커뮤니케이션이 무슨 의미가 있고, 어떤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는 항상 의문이다.

 

정 용 민

   
 
 
 

–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5월 242008 Tagged with , , , , , , , 1 Response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여론에 순응하자

여론에 순응하자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으면 위기시나 논란시에 공격적인 기자를 상대로 한 완벽한 방어가 가능 할까? 혹은 이런 트레이닝을 받아 봤자 악의 섞인 기자의 공격을 막아내기는 역부족이니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게 맞을까?

분명한 것은 어떤 홍보담당자도 기자를 단순히 속이거나 이겨서 큰 여론의 흐름을 돌려 놓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미디어에 대해서 알고, 우리의 핵심 메시지를 알고, 인터뷰 스킬을 알고, 여러 위기대응 전략에 대해 익숙하더라도 여론의 큰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

   

도리어 그 큰 흐름을 거스르려 무리를 할수록 그 반향은 커져만 가고, 결국 자사에게 치명적 부메랑으로 되 돌아온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주장할 것은 주장하고, 공감하고, 반론하는 수준이 홍보담당자와 대변인에게 맡겨진 최대의 역할이다.

물론 핵심 메시지를 사수하지 말라는 말이나, 우리의 역할을 과소 평가하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우리가 미디어 트레이닝을 통해 갖추어야 할 것은 준비된 메시지와 좀더 전략적인 대응 시스템과 능력이다. 이 시스템과 능력은 우리의 메시지를 적시에 정확한 대상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밑바탕이다.

여론의 흐름은 운명이다. 누구도 그 방향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위기 사례들은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여론을 거슬렀던 사례들이다. 이 시점에서는 사과를 하고, 용서를 빌 때가 되었는데, 침묵을 한다. 소비자들은 아픈데 심한 말로 그들을 두 번 죽인다. 책임지지 못하거나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사실을 강조해서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이런 불필요한 트러블을 만들지 말자는 게 요지다.

   

이러한 위기관리 자세는 우리 회사가 우리 제품이 그리고 우리 직원들이 함께 공명정대하게 움직이고 있을 때만 빛이 난다. 만약 어디 한 곳이라도 숨기고 싶거나, 대충 지나치고 싶을 때는 이러한 위기관리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 효력은 미지수가 된다.

위기시에 홍보담당자에게 맡겨진 역할은 입(口)의 역할이다. 팔과 다리의 역할이 아니다. 팔과 다리는 따로 놀고 있는데 입만 올바른 메시지들을 뇌까릴 수는 절대 없다. 아무리 언변이 좋아도 성난 공중을 이해시키고 안정시키기는 힘들다.

공중은 기업을 용서할 준비가 돼있다는 말이 있다. 기업은 용서 받을 수 있고, 용서 받아 왔다. 위기시 공중들은 기업의 말을 먼저 듣는다. 그리고 어떻게 그 기업이 움직이는지를 본다. 말과 행동이 서로 맞지 않으면 당연히 적대감과 배신감은 더 깊어진다. 용서하고 싶지 않아지는 거다. 이런 상황에서 ‘멋진 말과 알맹이 없는 메시지들’은 꺼져가는 불씨에게 뿌려지는 휘발유의 역할을 한다.

   

기자는 일부 한 두 번 속여서 (거짓말을 해서) 기사를 쓰게 하거나 쓰지 않게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공중을 완벽하게 속일 수는 없다. 현재와 같은 다매체 그리고 개인 매체 시대에 있어서 100% pros와 cons는 존재하지 않는다. 섣부른 일선 기자의 ‘찜 쪄 먹기’는 우리 기업과 그 기자를 한 꺼 번에 나락으로 내 모는 위험 천만한 모험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5월 23일 15:25:15 / 수정 : 2008년 05월 23일 15:36:56
4월 162008 Tagged with , , , , , , 9 Responses

있다. 정말 있다.

언론 인터뷰에서 하지 말아야 할 표현들. 이런 말 하면 꼭 기사 야마가 된다. (전략적으로 원하면 이말을 써라. 하지만, 원하지 않는다면 절대 쓰지 말 것)

이런 말씀드리긴 뭐 하지만…  –> 뭐 하면 하지 마세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 그 이전에는 솔직하지 않았던가 보군요
사실 저희도 그렇고 싶지 않지만…  –> 그렇고 싶지 않았는데 왜 그랬죠?
저희라고 그러고 싶겠습니까…  –> 누가 시킨겁니까?
그게 사실은…  –> 내막이 뭐죠?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될까 모르겠는데… –> 모르면 말 하지 마세요
이게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 적절하지 않는 비유는 들지 마세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 개인의 생각을 물어본 건 아닙니다
그 부분은 우리가 말씀 못 드리는 부분이 조금 있다…  –> 그 구린 부분에 대해 말해보시죠?
어떻게 생각 하실찌 모르겠습니다만… –> 모르면 하지 말라니깐…
누가 뭐라해도… –> 그래서 한판 해 보자는 겁니까?
제가 틀리면 말해주세요…  –> 틀려요. 말하지 마세요.
아니 막말로… –> 어따대고 막말입니까?

이런 Don’ts 표현들을 보여드리면 미디어 트레이닝을 받으시는 분들은 다 웃으신다. “에구…그런 말을 대놓고 쓰는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있다. 정말 있다. 웃을일이 아니다.

4월 142008 Tagged with , , , , , , , , , , 2 Responses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제품에 코끼리발톱이 들어있다면…

[정용민의 미디어 트레이닝]

기업&미디어 web@biznmedia.com

아침에 출근을 했다. 출입기자가 아닌 낯선 식약청 출입기자에게 전화가 왔다. “홍보팀장님이시죠? 지금 제가 소비자 제보를 하나 받았는데요, 그 회사 제품 OOO에 코끼리 발톱이 들어있다는 내용입니다. 확인 좀 해주시겠어요? 이게 왜 여기 들어있나요?”

갑자기 기자로부터 이런 전화 문의를 받았다고 상상 해보자. 보통 홍보담당자는 어떻게 답변을 할 까? 잘 못 했다 말할까? 변명을 할까? 아니면 거짓을 말할까? 누가 감히 이런 상황에서 거짓말을 할까? 아니다. 실제로는 거짓말들을 많이 한다. 모르거나 확실하지 않은 것에 대해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거짓말이다.

“저희가 창사 50년 동안 그런 희한한 이야기는 처음 들어 봅니다” “이런 경우는 1억 분의 1의 가능성도 없는 사례 같은데요” “저희 공장의 생산과정에서는 절대 그런 이물질이 유입될 수 없습니다” “생산과정의 실수가 아니라 유통과정에서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조사를 해봐야 하겠습니다” 등등 홍보담당자들은 거짓말 아닌 거짓말을 종종 한다.

창사 50년 동안 그런 일이 없었으면 되는데, 바로 그 다음날 작년과 재작년에 그 제품에서 코끼리 발톱을 발견한 사례가 소비자들의 추가 제보로 밝혀지면 어쩔 텐가? 1억 분의 1의 가능성도 없다고 장담한 것은 좋았는데, 기자가 계산해본 결과 하루에 그 제품의 생산량이 1억 5000만개였다고 밝혀지면 어쩔 텐가. 하루에 하나 정도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 아닌가? 1년이면 300여 개가 문제라는 이야기다.

또, 생산과정에서 절대 그런 물질이 100% 유입될 수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지난달 공장 재개장 행사를 하면서 코끼리 곡예단이 공장에서 퍼레이드를 했었다는 기록이 나오면 어쩌나? 유통과정에 문제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식약청 조사 결과 제품의 사전 개봉 부위가 없었다고 발표하면 어쩔 건가?

‘100% sure’ vs ‘100% true’
언론 인터뷰에서 거짓말은 A를 B라고 말하는 것만 해당하지는 않는다. A를 B일 것이라 ‘추측’해 이야기하는 것도 결국은 거짓말이다. 또 A를 A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거짓말이 된다. 항상 A는 A라고 말해야 하고, A인지 아닌지를 확신할 수 없다면 ‘확인 해 보겠다’고 하고 재빨리 확신할 수 있는 증거와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위기시에 위협적인 언론의 질문을 받으면, 홍보담당자나 대변인들은 추측과 사실을 혼동하는 오류를 범한다. 소위 말하는 ‘100% sure’라 하더라도 ‘정확한 증거나 사실’이 없으면 그건 ‘100% lie’다. 결론적으로 기자는 물론 오디언스 전체를 속이려 한 것이 된다. 의도했건 아니건 간에.

우리나라는 서구사회에 비해 비교적 이 거짓말에 관대하다. 따라서 기업의 대변인들도 종종 ‘애드립’ 수준으로 확실하지 않은 말을 포장하곤 한다. 반대로 그렇게 크게 심각하지 않는 사건에 대해서 너무 신중하게 ‘100% sure’를 추구하는 홍보담당자도 ‘답답한 사람’으로 비난하는 기자들도 사실 있다.

그러나, 홍보담당자나 대변인이 거짓말쟁이(liar)가 되는 것은 생명을 잃는 것과 다름 없다. 나중에 그 거짓에 대해 사과를 한다고 그 담당자와 회사의 신뢰성이 다시 살아날까? 아니다. 한번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 날수 없다. 살아나더라도 그것은 이미 사람이 아니라 좀비(zombie)다.

위기상황에서 우리와 같은 홍보담당자와 대변인들이 ‘죽지’ 않기 위해서 미디어 트레이닝은 절대 필요하다. 핵심 메시지에 머무는 것이 중요하다. 핵심 메시지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들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략적인 메시징이 중요하다. ‘100% sure’와 ‘100% true’가 서로 무엇이 다른 것인지를 모르는 홍보담당자나 대변인은 항상 생명을 조심해야 한다. 이게 현실이다.

   

정 용 민

PR컨설팅그룹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前 오비맥주 홍보팀장
前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장
ICO Global Communication, LG-EDS, JTI Korea, KTF, 제일은행, Agribrand Purina Korea, Cargill, L’Oreal 등 다수 국내외 기업 경영진들 대상 Media Training
Hill & Knowlton, Crisis Management Training Course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영국 Isherwood Communications, 두번째 Media Training and Crisis Simulation Training 기법 사사
네덜란드 위기관리 컨설팅회사 CRG의 Media training/crisis simulation session 이수

입력 : 2008년 04월 14일 10: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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