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위기관리,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76

어떤 질문에 대비해야 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저희가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FAQ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언론과 소비자를 비롯해 온라인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궁금해하는 주제에 대해 회사의 입장을 답변화 하고 있는데요. 주로 어떤 질문에 포커스를 맞추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회사 차원에서 홍보실이 어떻게 일 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려면 두가지만 평가해 보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담당기자 정보가 실려 있는 미디어 리스트와 언론으로부터 받을 질문에 대비해 만들어 놓은 예상질의응답집 이 두가지를 점검해 보라고 합니다.

그 중 하나인 예상질의응답집은 홍보실의 아주 중요한 업무 기반입니다. 그 부분을 더욱 다양하게 개발하여 이해관계자 FAQ로 만드신다는 의미 같습니다. 아주 선진적인 노력을 하고 계신 것으로 보입니다. 그와 관련하여 몇 가지 조언을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안티들로부터 주로 받고 있는 최악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도 신경 쓰시기 바랍니다. 예전에는 극단적으로 회사를 혐오하는 일부 극성 안티들의 질문에는 답변할 가치가 없다며 대응하지 않는 회사들이 많았습니다. 질문 자체가 허황된 것도 있고, 잘못된 편견이 그 배경에 자리잡고 있어서 답변할 것도 변변하지 않다고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디어나 여론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극성 안티 몇 명이 부정적 질문으로 회사의 명성에 중장기적 피해를 입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가짜 뉴스 또는 가짜 정보라고 했지만 그것을 믿기 시작하는 이해관계자가 점점 늘기도 합니다. 언론에서는 그런 상황을 기사화 합니다. 최종적으로 기업이 해당 루머를 바라보기만 하며 키우는 우를 범하는 셈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안티들의 최악의 질문에 대해서도 이제는 정확한 입장과 답변을 정리해 적절히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좋습니다. 질문이 부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한다면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면 됩니다. 부정적 편견이 있다면 그 편견을 지적하며 사실관계를 입증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질문 같지 않은 질문이라면 그대로 답변 같은 답변으로 질문을 우문으로 만들면 됩니다.

둘째, 스스로 질문하고 싶은 질문은 가능한 최소화하십시오. 대신 꼭 전달하고 싶은 내용은 관련된 질문의 답변 말미에 반복적으로 핵심 메시지화 해 분량을 확보하십시오. 관련된 질문에 핵심 메시지를 연결하는 구조로 답변을 만들어 나가시면 됩니다. 가능하면 자화자찬 또는 자문자답하는 형식의 FAQ는 최소화 하십시오.

셋째, 일단 질문과 답변이 만들어 졌다면 그 답변을 자주 변경하거나 수정하지 마십시오. 핵심메시지와 정확한 정보는 반복적으로 장기간 커뮤니케이션 해야만 그 효과가 나타납니다.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바뀌는 답변은 이해관계자들에게 혼란만 줄 뿐입니다. 모순된 상황이 발생되거나, 완전하게 환경이 바뀌거나, 기존 답변에 오류가 있지 않다면 답변은 자주 만지지 마십시오.

이해관계자 FAQ의 분량은 지속적으로 늘어가는 것이 정상입니다. 계속 업데이트 하고, 그를 기반으로 실제 커뮤니케이션에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회사의 입장과 핵심 메시지를 홍보한다는 생각으로 반복하고 반복하다 보면 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회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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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75

위기원점이 돈을 요구하는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물론 저희가 일부 잘못한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회사에 계속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언론 플레이를 해 저희 손해가 막심합니다. 지금 그 사람은 0000원을 피해보상액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못 준다는 입장이고요. 이걸 어떻게 풀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실 위기관리에 있어 보상금이건 배상금이건 돈으로 상황을 거래한다는 것은 매우 민감할 수 있는 주제입니다. 대부분 기업은 그런 경우 변호사와 상의해 합의금을 요구하는 상황과 책임을 분석하고, 그 위기원점에 대한 예측을 통해 합의 가능성을 점치고는 합니다.

합의 가능성이 있다면 합의 금액은 비밀리에 협상해서 적정액을 맞추는 노력을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결국은 합의를 통해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물론 외부에는 돈을 지불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형식으로 커뮤니케이션 하지는 않지요. 그래서 합의에는 비밀준수가 핵심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는 개인을 상대해 합의금을 지불하는 형식의 위기관리에 대해 우선 거부감을 가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게 해본 적 없다. 그렇게 하면 나중에 유사 케이스들이 다수 생겨날 것이다. 우리는 협박범과는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 등의 자사 경험과 우려 그리고 원칙을 내세웁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 목표는 어떻게 하면 위기원점의 활동성과 공격성을 제한할 것인가 입니다. 만약 해당 위기원점이 합의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면, 그 위기관리는 더욱 힘들어 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합의 가능성을 내 비추고 있다면 위기관리 가능성도 어느 정도 열려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상대를 제한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요구하는 합의금 액수가 때때로 부담스러워 보일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깊이 생각해 보면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만약 그와 합의하지 않았을 때 추가적으로 발생될 피해와 비용을 통합적으로 계산해 보시지요. 일단 상당액의 법률비용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예산도 필요합니다. 언론이나 규제기관을 핸들링하기 위한 예산도 물론입니다. 위기관리를 하는 임직원의 피로도나 업무부담도 계산되어야 합니다.

그 뿐 아닙니다. 그 위기원점이 적극적 공격성을 띄어 언론이나 온라인 등에서 지속적으로 회사에 대한 부정 여론을 만들 때 예상되는 피해 규모도 산정해 보아야 합니다. 성공적 합의 없이 그런 부정 여론이 수개월 지속된다면 그 때는 어떤 대안이 있을지도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몇 년에 걸쳐 소송을 주고받으며 사태를 장기화해 결국 회사가 얻게 되는 것은 어느 수준인지 비교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운이 좋아 성공적(?) 판결을 받아도 그후 훼손된 회사의 명성과 이미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새로운 CI를 만들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회사 이미지를 다시 돌려 놓기 위해 어마어마한 TV 광고 캠페인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최초 합의액의 수백배가 허비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것이 남는 위기관리일까요? 무조건 협박에 응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합의의 중요성과 효율성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위기관리는 여러 옵션을 비교 해 조금이라도 나은 선택지를 찾는 예술입니다. 전략적 합의는 종종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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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74

발생할 문제를 미리 어떻게 알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회사에 발생될 문제를 발생 전에 미리 확인하는 방법이 있나요? 저희 회사에서도 최근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하느냐 여럿이 팀을 이루어 고민 중인데요. 회사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위기나 이슈들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나 이슈의 유형에 대해서는 최대한 사전 파악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상상하시는 것과 같이 100% 세부적인 발생 상황과 내용을 구체적으로까지 미리 점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위기나 이슈의 성격과 유형들을 미리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향후 위기관리에는 큰 도움이 됩니다. 더 나아가 평소 발생가능성이 높은 위기나 이슈들에 익숙해 있으면, 실제 그 외의 다른 유형의 돌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대응에는 큰 무리나 어려움이 없게 됩니다. 위기나 이슈는 발생 상황이나 유형만 다를 뿐, 그에 대응하는 원칙이나 프로세스 그리고 실행 방식 간에는 큰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대체적으로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나 이슈를 사전에 파악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기존에 자사에게 발생되었던 실제 위기나 이슈들을 리스팅 해서 분석해 보아야 합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위기나 이슈란 없습니다. 대부분의 것이 전례가 있고, 그 전례가 반복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예전 자사가 경험한 것들에 대한 이해와 분석은 꼭 필요 합니다.

두번째, 경쟁사나 최근 다른 기업의 위기나 이슈 사례들을 점검해야 합니다. 환경이나 관행이 바뀌어서 발생되는 트렌드 등은 분명 존재합니다. 그 트렌드를 잘 파악해 자사의 상황에 대입해 보는 노력은 매우 의미 있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앞으로 자사에서도 발생 가능한 성격의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세번째, 실무그룹별로 심층인터뷰를 해보거나, 광범위한 서베이를 진행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자사에게 발생 가능한 위기와 이슈에 대해서는 실무자들만큼 세부적으로 정확하게 잘 아는 그룹이 없습니다. 위기관리 명언을 보아도 ‘대부분의 위기는 직원들의 책상 서랍속에 존재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숨겨져 있는 것들을 책상위로 내어 놓기만 해도 회사차원에서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네번째로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통한 소프트 사운딩도 도움이 됩니다. 이는 특히 자사가 관리하고 있는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리스닝을 통해 문제 발생 가능성을 찾아 내는 것이라 의미가 있습니다. 관계 및 외부 인식과 관련된 문제들을 다양하게 찾아 낼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사의 위기관리 자산에 대한 평가도 일부 가능합니다. 누가 우호적인지 아닌지 파악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더한다면 VIP및 최고경영진의 시각이나 방향성을 파악하는 것도 향후 발생 가능한 위기나 이슈 파악에 도움이 됩니다. 실질적으로는 그분들이 자사의 위기를 정의하는 그룹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정의(definition)를 잘 살펴보면 이전 진행했던 진단 결과에 대한 우선순위와 쇼트 리스트가 추려 질 것입니다. 이런 다양하고 입체적인 노력을 통한다면, 향후 자사에게 발생될 문제들에 대한 큰 그림은 충분히 구경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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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73

정무감각은 어떻게 키울 수 있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정무감각이라는 것이 정치인이나 정부부처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주로 가져야 하는 감각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컨설턴트께서 이제는 기업도 정무감각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하셔서 공감하게 됩니다. 정무감각을 기업이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먼저 정무감각이라는 의미에 대해 풀어보면 사전적으로는 ‘정치가나 고위직 공무원들이 정치나 행정 등에서 특정 논리나 정당·국가 기관의 입장, 여론, 정세 등에 따라 적절한 판단을 내리는 사유 작용’이라 정의합니다. 기업이나 기업인이라는 지칭은 일단 이 사전적 의미에서 빠져 있습니다.

정무감각이라는 개념을 기업의 입장에서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저는 ‘의사결정을 위해 행해지는 기업의 통합적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통합적 판단 속에는 다양한 기준과 가치들이 들어갑니다만, 가장 핵심 주제는 여론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더 부연하자면 여론에 기업의 입장이나 행동을 맞추어 순리를 따르는 노력을 하자는 취지입니다.

최근 기업의 여러 사회적 논란 케이스를 분석해 보면 기업이 얼마나 여론과의 갈등에 있어 취약한 존재인지 알 수 있습니다. 예전과는 다른 여론의 온도를 기업은 시시각각 느끼고 있습니다. 종래 홍보실이 언론을 상대했다면, 이제는 언론을 넘어 여론을 상대해야 하는 과제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정무감각이라는 것은 항상 중요한 의사결정 이전에 발휘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문제나 논란이 불거졌을 때 급히 모아지는 정무감각은 완전한 것이 아닙니다. 기업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가 오면 적절한 시점에 해당 주제에 대해 홍보실과 법무, 대관, 소비자 만족, 마케팅, 영업 등 여러 이해관계자 접점 인력을 불러 모아 이야기 나누어 보십시오. 기업의 입장이나 시각이 아니라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해당 주제를 최대한 바라보고 그들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기업이 기업의 이익을 위해 의사결정해야지, 사회적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판단해 꼭 해야 하는 일을 못하게 되면 어쩌자는 것인가?”하는 반론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반론은 기본적으로 이해관계자 시각과 기업의 시각이 정반대로 충돌할 것이라는 전제를 포함하고 있어 정확하지 않은 주장입니다. 만에 하나 이해관계자와 기업의 시각이 정반대로 충돌하는 주제라면 그에 대한 의사결정은 회사를 위해 더욱 중요합니다. 회사의 존립을 해칠 수 있는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중요한 의사결정 이전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시각을 검토하고 감안해서 최대한 여론에 순응하는 방향으로 해당 주제를 ‘진화’시킨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이는 의사결정 품질과도 직결된 것입니다.

좋은 기업, 훌륭한 기업, 멋진 기업은 단편적 광고나 이미지, 이벤트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닙니다. 지속적이고 일관된 정무 감각에 기반한 좋고, 훌륭하고, 멋진 의사결정들에 의해 쌓아져 가는 것입니다. 기억하십시오. 정무감각은 의사결정 이전에 발휘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품질 높은 의사결정이고, 이슈관리이며, 위기관리입니다. 그런 고품질의 정무감각이 회사를 살리고 키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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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72

팩트만 제대로 전달하면 되겠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한 기자가 최근 저희 회사 사업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취재를 하고 있습니다. 매일 많은 질문과 팩트를 저희에게 요청하고 있는데요. 사실 저희는 그와 관련해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냥 팩트를 제대로 정리해서 전달하면 어떨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평시나 이슈발생 시 그리고 위기발생 시 대언론 창구인 홍보실의 기능에 대한 아주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특정 이슈와 관련하여 기자가 회사측에 팩트를 요청하는 경우 전략적 홍보실이라면 어떤 대응을 할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기자가 원하는 관련 팩트만 잘 정리해서 제공하면 충분한 것일까요?

기본적으로 홍보실은 언론을 상대로 하여 팩트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그 의미와 가치를 함께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맞습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의미와 가치’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주체에 의해서도 특정 팩트는 한 가지 의미와 가치로만 해석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명백한 팩트라고 해도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해석의 가능성은 매우 다양합니다.

전략적 고민을 하는 홍보실이라면 기자의 그런 자의적 해석 가능성을 최대한 관리하려 노력합니다. 기자는 단순한 팩트만을 원하더라도, 홍보실은 그 팩트를 좀더 깊이 들여다보고 그 위에 의미와 가치를 정리해 기자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그 팩트와 관련된 의미와 가치는 자사 입장에서만 이해되는 성격의 것이면 안됩니다. 홍보실이 건전한 상식을 가지고, 스스로 합리적 의심을 해 가며 팩트를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홍보실에서는 특정 팩트를 여러 의미로 해석해 보고 가장 합리적 의심이 적은 해석 방향을 빨리 찾아 선택해야 합니다. 당연히 그 방향성은 회사의 방향성과 제대로 정렬될 수 있어야 합니다.

가끔 기자가 회사측의 해석 내용을 듣고, 그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표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그 의미와 가치가 상당부분 자사 입장에만 기반할 뿐 건전한 상식과 거리가 있거나 합리적 의심을 거치지 않은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회사와 홍보실의 정무감각이 부실하다는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좋은 의미와 가치부여는 기자가 팩트와 함께 해석을 접했을 때, 상당수준의 공감과 이해를 형성합니다. 기자의 합리적 의심을 깨는 적절한 해명이 되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팩트를 전달한다고 해서 성취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기자가 원하는 팩트를 정리해서 단순히 전달하기만 하는 홍보실은 음식 재료만 전달한 뒤 기자에게 자신이 원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으라고 하는 행위에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전략적인 홍보실이라면 재료를 정성껏 조리해서 반조리형태의 음식을 기자에게 전달할 것입니다. 기자가 그 반조리형태의 음식을 제대로 요리 못할 가능성도 있지만, 전혀 동떨어진 ‘괴식’이 만들어 지는 상황은 피할 수 있습니다.

기사는 단순 팩트의 나열이 아닙니다. 의미와 가치를 항상 챙기십시오. 기자를 통제할 수는 없지만, 전략적 홍보실은 기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는 있습니다. 그 영향이란 수준 높은 의미와 가치 부여 노력을 뜻 합니다. 그 노력 수준이 곧 홍보실의 수준이며, 해당 기업의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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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71편

적절하지 않으면 문제라구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사실 저희는 그럴 수도 있다 생각 했습니다. 법을 안 지킨 것도 아니고,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았습니다. 틀린 말이나, 못할 말도 아니었지요. 그럼에도 사회적으로 논란이 돼 솔직히 억울합니다. 적절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는데, 그게 그렇게 문제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본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리기 전에, 먼저 개인과 기업 또는 조직과는 분리된 개념 적용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개인도 평범함 일반인과 사회적으로 공적 위치에 있는 특수인에 따라 적용되는 개념은 다릅니다. 물론 기업이나 조직은 더욱 더 엄격한 기준으로 개념을 적용해야 하겠습니다.

일단 개인 차원에서는 자신 관련 사회적 논란이 자신에게 어떤 직접적이고 강력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지를 미리 예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에 따라 ‘적절함’이라는 기준을 충족시킬 것인지 말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면 됩니다. 그 복잡하고 까다로운 기준에 따라 자신을 통제하는 것이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면 그리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반대로 별 이득이나 손해가 예상되지 않는다면 그 기준에서 자유로워도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업이나 조직은 그와 달리 ‘적절함’의 기준은 항상 지켜야 하는 불문율과 같습니다. 정상적 기업이라면 법을 지키는 것은 기본입니다. 여론을 살펴 조심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자칫 자사의 의사결정과 말과 행동이 ‘적절하지 않다’는 평을 받을까 노심초사하는 것인 전략적 태도입니다.

원치 않은 논란이 발생되면 기업이나 조직은 항상 잃을 것이 많고 다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절한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따져 예상하고, 그에 따라 의사결정 하는 것이 위기관리입니다. 이런 체계를 두고 기업이 소심하다, 적극적이지 못하다, 우유부단하다는 평을 해서는 안됩니다. 사회적 책임을 지닌 기업이나 조직에게 ‘적절함’은 가장 상위의 가치이고, 이슈나 위기관리의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일을 앞두고 적절한지 적절하지 않은지를 예상해 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먼저 스스로 판단해 보면 됩니다. 그 것이 부족하다면, 나(우리)와 아무 이해관계 없는 제3자의 입장에서 그 일을 바라봐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들 시각에서도 적절하지 않다는 평이 나올 것이라면 그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입니다.

더 나아가 경쟁자, 경쟁사, 또는 색안경을 쓰고 나(우리)를 지켜보는 그룹이 그 일을 어떻게 볼 것인지까지 미리 살펴보면 적절함 여부 판단은 훨씬 정확 해 집니다. 그들이 보아도 문제없이 적절하다는 일이라면 하는 것이 맞고, 적절하지 않다 공격받을 일이라면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유익합니다.

문제는 개인이나 기업 또는 조직이 사전에 자신의 의사결정, 말, 행동을 두고 ‘적절함’의 기준을 스스로 투영해 보지 않는 경우 발생됩니다. 자신(자사)이 적절하게 처신하지 않으면 잃을 것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그 것을 해버리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후 사회적으로 부적절했다는 평이 쏟아지면 스스로 ‘쿨’했다 자위하는 경우는 더욱 문제입니다. 향후의 개선이 담보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적절함과 부적절함에 대한 평가는 어찌 보면 법보다 더 무서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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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70편

저희 최근 이슈 아시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안녕하세요. 저는 OOO사의 임원인 OOO라고 합니다. 위기관리 펌이라 해서 소개를 받았습니다. 혹시 저희 최근 이슈 아시나요? 저희가 같이 이슈관리를 하면서 조언을 듣고 싶어서 연락 드렸습니다. 가능하신 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흔히 이슈나 위기는 그 발생을 미리 알 수 없는 것이라는 개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우리가 발생할 이슈나 위기를 미리 알고 있었다면, 그 관리에 이렇게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사후 아쉬움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 부정적 이슈나 위기는 사전에 우리가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그 전조나 징후를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거나 외면했기 때문에 낯선 이슈나 위기가 발생된다는 의미입니다. 심지어 갑작스러운 사고나 재난의 경우에도 찬찬히 그 이전 상황을 들여다보면 문제의 발아 단계를 발견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기업들이 그렇게 이슈의 전조나 위기의 징후를 적시에 관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 문제가 발생되면 갑작스러운 대응을 하게 됩니다. 낯선 위기관리 펌에게 전화를 하기 시작하는 경우도 그 때문입니다. 마치 위기관리 펌을 119 소방서로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위기관리 펌과 허겁지겁 대응 업무를 시작하면 사후 결과가 좋지 않습니다. 일단 이슈나 위기가 상당부분 진행되어져 있는 단계에서는 아무리 훌륭한 위기관리 전문가들이라 해도 제대로 된 대응 조언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상당이 많은 제한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해당 이슈나 위기에 대한 내부 정보 취득에도 물리적 시간은 소요될 수밖에 없습니다. 갑작스럽게 투입된 위기관리팀은 마치 하늘 높이 날고 있는 비행기 안에서 그 비행기 모델을 공부하는 조종사팀과 같습니다. 시간이나 상황이 계속 선행될 뿐입니다. 이슈나 위기에 기업이 질질 끌려 다니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생산적인 이슈나 위기관리 결과를 원하는 기업이라면 평소에 위기관리 펌과 협업 관계를 맺어 놓아야 합니다. 그 펌의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자사와 관련한 충분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받고 있어야, 이슈나 위기 발생 시 즉각 대응 및 조언이 가능합니다. 평소에는 문제 소지에 대한 검토나 주목이 가능하게 됩니다. 당연히 이슈나 위기발생 자체는 줄어들게 됩니다.

가끔 이미 발생되어 떠들썩 해진 이슈나 위기 상황에 대한 조언을 요청 받으면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상당히 큰 고민에 빠집니다. 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를 대하는 마음이 됩니다.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아야 한다는 하나의 원칙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업이 할 수 있는 대응 활동은 한정적이 됩니다. 일부 경우에는 최악을 피하려 상당한 손실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선택지에 놓이기도 합니다.

평소가 중요합니다. 이슈나 위기관리는 평소에 하는 것입니다. 어떤 이슈나 위기가 발생할 것인지를 예상할 수 있는 기업이 선진적 기업입니다. 실시간으로 구체적 전조와 징후에 주목하며 민감성을 키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 평소 자사를 잘 아는 위기관리 펌과의 협업은 중요합니다. 갑작스러운 SOS로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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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69편

추석 전이 나을까요? 후가 나을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 조금 민감한 발표 내용이 있는데요. 그 해명자료를 추석 전에 내는 것과 후에 내는 것 둘 중 어떤 것이 더 나은가에 대한 사내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정적인 내용이라서 추석전에 스리슬쩍 내버리는 것이 더 낫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아주 예전 온라인이 없고, 종이 신문과 저녁 TV방송만 있던 시절에는 데드라인과 연휴 전후의 시점 개념이 위기관리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었습니다. 가장 일반적 원칙이 커뮤니케이션 하려면 ‘데드라인 이전에 하라’는 것이었지요.

데드라인을 넘긴 시간에 부랴부랴 해명이나 반박을 하면 기술적으로 이틀 후에나 언론에서 다루어 지기 때문에 제대로 된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기업이 신문이나 방송의 데드라인을 챙기는 관례가 그래서 생겼습니다.

주말이나 추석 같은 장기 연휴 시점과 관련해서도 예전에는 일부 기업이 부정적 내용을 연휴 직전에 보도자료로 뿌려 희석시키는 기법을 활용하고는 했습니다. 연휴 직전의 어수선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후 며칠간 기자들이 정상근무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 내용을 묵은 뉴스로 만들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 아이디어는 상당 기간 유효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언론이 온라인으로 대거 확장되면서 사실상 데드라인 개념은 사라졌습니다. 주말이나 연후에도 의미 있는 뉴스라면 실시간으로 온라인상에 보도되고 소셜미디어로까지 확산됩니다. 물론 평일과의 상대적 경중은 아직도 약간 다르지만, 그래도 희석이라는 개념은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차라리 수비 관점에서 주말 저녁이나 토요일, 연휴에 발생한 이슈나 위기상황은 기업측에서 핸들링 하기 더 어려워졌습니다. 오프라인 진공상태에서 며칠간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맹렬한 여론의 판결이 나버린 채로 삭막한 월요일을 맞게 되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이전과는 달라진 환경입니다.

고민하시는 것처럼 민감한 부정 내용의 보도자료를 추석 직전에 배포하는 것에 대해서는 기술적 이견이 없습니다. 단, 예전처럼 희석될 것이라는 단순 예상으로만 그리 하신다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해당 보도자료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주목받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후 소셜미디어를 통한 감별과 숙성의 과정을 연휴 내내 거치게 될 것입니다.

만약 해당 내용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상에서 별반 관심 받지 못할 성격의 것이라면, 추석 직전 배포는 문제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내용이 그들에게 주목받을 성격의 것이라면 좀더 고민해야 합니다. 연휴 기간동안 그 내용이 온라인에서 대대적으로 활성화되고 명절로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열성적으로 회자되는 부작용을 우려해야 합니다. 그런 경우 기업측에서는 연휴기간 동안 대응에 많은 제약이 있다는 것도 감안해야 합니다.

핵심은 커뮤니케이션 내용입니다. 그것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공중의 주목을 끌 수 있는 것인지 여부를 먼저 살펴야 합니다. 오프라인 언론과 온라인 및 소셜미디어 환경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예전 같이 어수선한 시기에 스리슬쩍이라는 개념은 효력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좀더 전략적으로 정교화 되어야 하는 때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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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68편

법인과 개인을 분리하라는 의미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대표님께서 이 회사를 세우시고 100% 지분을 가지고 계시는데요. 얼마전 크게 이슈가 발생하자 대대적으로 사과하셨습니다. 대표님은 자신이 곧 회사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리 하신 것 같은데요. 법인과 개인을 분리해 대응하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국내 기업의 위기관리에 있어 큰 특징 중 하나가 대표이사 개인과 법인을 서로 분리하지 않고 하나로 혼동하여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것입니다. 케이스별로 대표이사 개인이 연루된 위기 형태가 많아서 그런 혼동이 생기는 것 같은데, 무조건적 혼동은 적절하지 않은 관행입니다.

우선 대표 개인과 관련된 위기 유형에서는 당사자 개인이 사과하고 재발방지나 개선을 강조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적절합니다. 그러나 법인이 사업 과정에서 법인과 관련된 위기를 맞았을 때 대표의 개인적 사과는 다시 고려해 보아야 하는 주제입니다.

질문에서 언급하신 것처럼 대표 개인이 곧 법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셨는데, 그 생각은 정확하지 않고 위기관리 관점에서도 옳지 않은 관점입니다. 법인은 법인이고, 대표이사나 대주주라고 해도 개인은 그냥 개인일 뿐입니다.

만약 이번에 대표께서 사과하신 그 위기 유형이 대표 개인의 실수나 개인의 업무상 문제로 인한 것이었다면 그 사과는 적절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외 법인 차원의 책임이 있는 것이었다면 법인 차원의 사과가 더 적절했을 것입니다.

일반 기업이 사과문에서 대표이사 성명을 하단에 기재하는 것은 대표이사의 개선이나 재발방지 의지를 강조하기 위함 일 뿐 대표이사의 개인적 사과의 의미는 아닙니다. 이를 법인 문제에 대한 개인적 사과로 해석해서는 안됩니다.

최근 이를 혼동하는 중소기업 법인의 사과 형태가 많이 보입니다. 그런 류의 사과는 종종 온라인 및 소셜미디어 상에서 이루어지는데, 소셜미디어 공간 특성 상 대표이사의 개인적 사과 표현과 레토릭이 주된 기반이 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적절하지 않은 사과입니다.

일단 대표는 정확하게 법인 대표이사로서의 책임 인정과 개선 및 재발방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두된 문제에 대해 스스로 정의를 내리고, 그에 대한 조치를 약속하는 것은 좋습니다. 대표이사 스스로가 문제로 보여 지기 보다 문제의 해결사로서 자신을 포지셔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원칙과 규정을 세우는 것입니다. 대표이사는 사과문에서 자사의 원칙과 규정 그리고 더 나아가 철학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합니다.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하는 사과라고 해도 대표이사는 해당 위기가 대표 자신의 것인지, 법인의 것인지를 가장 먼저 분리해 판단하십시오. 분리가 된다면 그에 합당한 사과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법인 차원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사과속에서 대표이사만 보이고 법인인 회사가 보이지 않는다면 문제입니다. 그 사과 속에 대표이사의 개인적 스토리들과 메시지 표현들로 점철된다면 그것도 문제입니다. 위기 시 법인은 대표이사 개인의 책임과 결별해야 하고, 대표이사는 법인의 책임과 거리를 두어야 삽니다. 혼동하면 할 수록 둘 다 망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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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267편

밥그릇 싸움이 어때서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저희 업계와 정부 관계 기관 사이에 큰 갈등이 있습니다. 언론에서는 그걸 가지고 밥그릇 싸움이라며 프레임 잡는 것 같더군요. 근데 실제 저희가 주장하는 대로 이번 건은 밥그릇 싸움이 맞습니다. 그게 이번 정부 기관과의 갈등 해소에 무슨 영향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상호간 이해관계가 충돌하여 그 상황을 해소시키기 위한 협의 또는 투쟁 과정이 진행될 때 그 주체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밥그릇 싸움’이라는 프레임입니다. 질문하실 때 이번 건은 실제로 밥그릇 싸움이 맞다고 하셨는데, 만약 그렇다 해도 사회적으로 이번 상황이 밥그릇 싸움으로만 비춰지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일단 밥그릇 싸움 개념은 회사나 업계 속내로만 최대한 숨겨 놓으시기 바랍니다. 내부나 외부 공유 문서에서도 자칫 밥그릇 싸움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나 메시지는 최소화해야 합니다. 그런 개념은 바깥으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 것이라는 강한 원칙을 만들어 유지하는 것도 좋습니다.

밥그릇 싸움이란 프레임을 접하게 되면 우선 상호간에 정해진 밥그릇을 가지고 서로 좀 더 그리고 오래 밥을 취하겠다며 싸우는 유치한 모습이 떠오릅니다. 핵심은 그들 간 밥그릇 싸움으로 인해 피해를 입거나 기존 혜택의 감소를 경험하게 되는 주변의 사회적 이해관계자들입니다. 그들 시각에서는 ‘너희 밥그릇 싸움을 하면서 왜 우리에게 피해를 주는 건가?’하는 불만이 생기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는 사회적 이해관계자들의 이해와 지지에 대한 가치입니다. 만약 양측간 갈등이나 투쟁이 밀실에서 생겨나 그 안에서만 해결된다면 밥그릇 싸움이라는 개념은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 갈등과 투쟁이 사회의 장으로 튀어나와 사회적 이해관계자들에게 까지 영향이 미치게 되는 경우에는 큰 문제가 됩니다.

사회의 어느 누구도 자신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주는 일부 밥그릇 싸움 주체를 이해하거나 지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들을 극단적이며 이기적이라 보고 반사회적이라는 시각으로 대할 것입니다. 갈등 및 투쟁의 양측이 모두 공히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면 해당 상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이내 사라지고, 문제를 발생시킨 책임에 따라 규정이나 법이 엄격하게 적용 되게 됩니다.

따라서 사회의 장에서 발생된 갈등이나 투쟁 구도에서는 스스로 밥그릇 싸움 프레임에서 가능한 멀어지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사회적 명분과 이해관계자를 위한 실질적 혜택을 위한 투쟁이라는 프레임을 내세워야 합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하기 보다는 사회적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순수한 투쟁이라는 개념이 곧 잘 승리합니다.

만약 상대가 완전히 밥그릇 싸움이라는 프레임에 스스로 갇혀 있다면, 우리 자신은 더욱 더 사회적 가치 프레임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것이 사회적 감각이 모자란 상대를 고사(枯死)시킬 수 있는 강력한 경쟁 전략이 될 것입니다. 밥그릇 싸움이란 절대 보여져서는 안되는 프레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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