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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사 사보 기고문] 위기관리 성공 없는 100년 기업은 없다



위기관리 성공 없는 100년 기업은 없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많은 경영 전문가들은 기업을 향해 “위기가 곧 기회”라는 이야기를 하기 즐긴다. 그러나 한번 깊이 생각해 보자. 어떻게 그렇게 우리들에게 부정적인 위기가 기회로 해석될 수 있을까? 그 위기가 어떻게 기회로 단박에 변화 될 수 있을까? 더 나아가서 진짜 ‘위기가 곧 기회’라면 위기를 관리하거나 극복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차라리 위기를 좀 더 많이 초래하는 것이 기회 창출을 극대화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런 생각들을 하게 마련이다.
여기에서 전문가들이 말하는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에는 상당히 중요하고 많은 주문들이 생략되어 있다. 정확하게 말해서 ‘위기(를 겪었을 때 보여주는 기업의 훌륭한 철학과 조직 체계)가 곧 (그 이후 좋은 명성을 형성하며, 그 명성으로 해당 기업은 그 이전에 없었던 여러) 기회(를 노릴 수 있을 것이)다’는 이야기다. 결국 핵심들은 거의 빠지고 반어적인 표현만 남아 통용되는 셈이다.
정리하면 첫째, 기업은 위기를 맞아 이를 관리하면서 자신이 가진 진정한 기업 철학과 조직의 체계를 과시해야 한다. 둘째, 그 결과 이해관계자들과 공중들이 가진 해당 기업의 명성을 재확보 또는 강화해야 한다. 셋째, 위기를 곧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이 이를 기반으로 더 나은 기회들을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어렵다. 얼핏 위기만 잘 극복하면 곧 기회가 온다는 이야기 인줄 알았는데, 전제가 너무 많아 보인다. 일단 기업 철학이 위기를 관리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해야 한다고 한다. 위기를 관리하는 데 있어서도 조직의 체계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단다. 더 어려운 것은 위기 시 이 철학과 체계를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공중들에게 정확하게 보여주어야 한단다. 어렵다.
80년대초 미국의 제약회사 존슨앤존슨은 누군가가 자사의 진통제 ‘타이레놀’내에 청산가리를 넣어 타이레놀 소비자 여럿을 사망하게 만든 위기를 당했다. 이 위기는 어떻게 보면 존슨앤존슨도 피해자인 비자발적인 위기였다. 이 혼란 속에서 존슨앤존슨 전임직원들은 자사의 기업 철학을 기억했다. ‘존슨앤존슨이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제품을 사용하는 환자와 그 가족들이다’는 원칙을 상기했다. 이에 기반 해 존슨앤존슨은 전국의 모든 직원들을 동원해 체계적으로 시중의 타이레놀 전제품을 리콜 해 폐기해 버렸다.
사건이 일어난 해당 도시나 주 단위가 아니라 미국 전역의 모든 지역과 마켓에서 타이레놀을 단 한병도 남겨두지 않았다. 소비자를 위해 내린 위기관리의 결단이었다. 위기발생 직후 평소의 5분의 1인 6%대로 줄어 들었던 시장점유율은 새롭게 안전기능이 추가된 제품 출시 후 24%로 뛰어올랐다. 그 후로도 꾸준한 회복으로 3년후에는 35%로 정상화 되었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타이레놀은 세계 진통제 시장의 대표브랜드로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위기 시 이런 기업철학과 조직의 체계를 과시할 수 있는 기업만이 위기를 기회라 부를 최소한의 자격이 생긴다.
일단 이렇게 위기를 관리하고 나면 기회가 스스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위기를 관리하면서 다시 확인한 기업 명성을 더욱 강화하는 활동들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많은 기업 실무자들은 아직도 ‘좋은 제품과 좋은 서비스들을 제공해서 소비자(또는 고객사)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면 기업 명성이야 따라오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 투자은행 및 자문사 골드만삭스를 대입해 생각해 보자. 일반인들 중에서 골드만삭스와 직접 거래를 하거나, 골드만삭스의 자문을 받아 본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공중들을 골드만삭스에 대해 대체적인 의견들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일반 공중들의 생각은 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실제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하지도 않은 일반공중들이 골드만삭스에 대해 가진 여론은 어떤 것일까? 이와 같이 위기를 관리하면서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 기업에게 투영되는 공중들의 여론, 즉 기업명성이다.
토요타자동차는 수년 전 미국시장을 포함 세계 각국 시장에서 창사이래 가장 치욕적인 리콜을 진행했다. 일부 토요타 모델들 중 자동차 페달의 문제로 급발진이 발생하는 현상이 집중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토요타의 아키오 회장은 직접 미국으로 날아가 위기관리를 지휘했다. 기자회견을 하며 머리를 조아렸고, 딜러들과 소비자들을 만나 고개를 숙였다. A/S직원들의 등을 두들겼으며, 공장 직원들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미국의회청문회에 나가 빠르고 완벽한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이 모든 위기관리 활동들은 세계 공중이 가진 토요타의 기업명성을 유지하는데 큰 힘을 발휘했다. 토요타는 이를 기반으로 이후 빠른 기간 내에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판매실적을 다시 정상화하고 더욱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리콜의 영향으로 미국시장에서 12년만에 15%대로 빠졌던 시장점유율을 2년만인 2012년 다시 16.3%까지 끌어 올리면서 GM에게 뺏겼던 시장 1위 자리를 회복할 수 있었다. 위기로 재정의(redefine) 되고 강화된 명성이 위기 이후 성공적인 기회들을 창출한 결과다.
이런 상황의 전환이 물론 모든 기업에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위기 시 성공적으로 위기를 관리 할 수 있는 뚜렷한 기업철학이 존재하지 않는 기업도 일부 있다. 더 나아가 해당 위기를 일사불란하게 대응할 조직적 체계도 보유하지 못한 곳도 많다. 기업명성은 말 할 것도 없고, 기본 역량들이 부족한 기업들도 흔하다. 앞의 두 회사들이 창립 초기부터 모든 것을 갖추고 태어난 기업들은 아니었다. 대신 그런 전제들과 역량들 중 자사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빨리 파악하고 개선하는 노력이 일정기간 선행되었던 기업들이다.
기업이 100년을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위기와 도전이 반복되기 마련이다. 매번 위기를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들도 많다. 하지만, 위기관리와 이를 통한 ‘극복’은 기업이 100년을 가기 위한 외면할 수 없는 주제다. 기업 스스로 어떻게 피할 수 없는 위기를 잘 관리 극복하여 추후 좀 더 나은 기회를 확보 할 수 있는가 하는 전사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의 명성을 가장 큰 경쟁력으로 간주하는 문화 또한 필요하다. 더 나은 기업명성을 위해 기업 안팎으로 사회적, 사업적, 경쟁적 역량을 키워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100년된 기업은 오랜 기간 동안 남아 있어 위대한 것이 아니다. 100년 동안 해당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과 공중들에게 그 기업이 존재할 만 한 가치를 지속적으로 인정받고 응원 받았기 때문에 존경스러운 것이다. 위기는 그러한 인정과 응원 획득의 기회다. 그렇게 보면 위기라는 것이 달리 보일 것이다. 사회 속에서 훌륭한 기업명성을 가꿔 위기를 더욱 더 잘 관리하는 기업들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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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은행 사보 기고문] 내일 신문기사에서 내가 한말을 읽는다면?




내일 신문기사에서 내가 한말을 읽는다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어린 시절 이런 노래를 불렀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온다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이런 노래를 부르고 자라서인지 많은 어른들은 아직도 자신이 TV에 출연하거나 신문기사에 자신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내심 대단한 것으로 여기고, 영광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도 그럴 것이 5천만 인구 중 소수의 여론지도층으로 불리는 대단한 분들만 대중매체에서 자주 다루어지다 보니 내 이름을 신문이나 TV에서 발견하면 ‘내가 유명인사가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기 마련인 거다.
그렇다. 식구들과 명동길을 거닐다, 또는 남산 산책을 하다 ‘나들이 인파 현장 취재’를 나온 TV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것은 개인의 영광이고 추억임이 틀림없다. 유명 관광지에서 휴가를 즐기던 중 다가온 지역신문 기자 앞에서 포즈를 취해주는 것은 멋진 기록이 될 것이다. TV나 신문 취재와 관련된 그런 개인적인 재미를 경계하라거나,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회사와 관련 된 취재에 대응하는 부분이다. 회사들은 직원들에게 항상 이렇게 평소 이야기 한다. ‘외부 언론의 취재는 요청을 받은 즉시 홍보실에 알려 홍보담당자들의 가이드에 적절히 따라주십시오.’ 전문가들의 조언과 기업 홍보실의 경험에 의해 대언론 창구를 ‘일원화’하는 것이 항상 회사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이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고 개인적으로 외부 언론과 인터뷰를 하거나 정보를 주는 직원은 곧 추후 인사조치와 같은 강력한 제재를 받고는 한다.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은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직원들의 자유를 제약하거나, 직원들의 언로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언론사의 기자들에 대해 한번 생각 해 보자. 그들은 하루 종일 민감한 이슈를 다루고, 자신의 기사를 위해 취재원과 기술적인 인터뷰를 주고 받는 전문가들이다. 그들이 기업 내부 직원들에게 취재를 목적으로 다가 올 경우에는 충분한 준비 후 아주 전략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그에 비해 기업 내부 직원들은 어떤가? 충분하게 준비되어 있을까? 기술적으로 취재전문가인 기자의 유도 질문을 피해 갈 수 있을 정도로 훈련 받았을까? 민감한 이슈와 정보를 주고 받기 위해 무엇을 말해야 하고, 무엇을 말하지 말아야 하는지 스스로 익숙하게 분별 가능할까? 아쉽게도 대부분의 직원들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게 문제다.
취재를 시도하는 기자들과의 대화나 인터뷰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주고 받는 친구나 동료들과의 대화와는 그 방식이나 해석에 있어 큰 다름이 있다.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할 때 친구나 동료들은 내가 이야기하는 ‘맥락’을 이해하고 세부 단어나 표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반면, 취재를 위해 대화를 나누는 기자들은 내가 말한 단어와 표현과 같은 세부사항에 큰 관심을 둔다. 맥락이 어떻든 자신이 쓸 기사나 방송할 보도 영상을 위해 나의 말을 부분 부분 해석해서 가공하곤 한다. 여기에서 문제가 생긴다.
필자가 만나는 많은 CEO들과 임원들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좋은 취지인 줄 알고 기자와 인터뷰 했는데, 내가 긴 시간 이야기 한 내용들은 다 버리고 앞과 뒤만 싹둑 잘라 이상한 표현만 모아 9시 뉴스에 딱 방송 해 버리더라고요. 그 방송 내용 때문에 제가 얼마나 곤란했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치가 떨립니다.” 당연하다. 앞에 이야기한 것을 생각해 보시라. 기자는 취재전문가다. 반면에 대부분 인터뷰 대상들은 언론 인터뷰 전문가가 아니다. 따라서 아무 준비 없이, 훈련 없이 마주서게 되면 백전백패가 당연하다. 패배를 예상하고 경기에 나오는 셈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회사에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 허락된 직원이 아니면 언론과 말 조차 나누면 안 되는 걸까? 기자가 오면 일단 자리를 피해 취재를 거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까? 아니면, 말은 하되 사실관계 확인만 친절하게 해 주는 것이 좋을까?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가 가능한 것일 것? 앞에 이야기를 들으니 솔직히 고민이 될 것이다.
일단 기자에게 친절해야 하는 것은 맞다. 회사의 이미지를 위해서도 무뚝뚝하거나 무심한 것 보다는 낫다. 대신 기자가 취재를 목적으로 하는지 어떤지 모르더라도 회사와 관련된 질문을 하면 일단 긴장 할 필요가 있다. 자칫 나의 진심이 가공된 기사 내용으로 수천만 국민들이나 수백만 고객들에게 ‘공표’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그렇다고 벌벌 떨거나 흥분할 필요까지는 없다.
“O기자님, 죄송합니다. 저는 그 질문에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또는 “저는 그 질문에 답변드릴 수 있는 적절한 담당자가 아닙니다.”라 이야기 하자. 그리고 “제가 홍보실쪽으로 연락을 해 드릴 테니 필요하시면 홍보실의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라 해법을 제시하자. 이런 답변에 당연히 기자는 번거로움을 느낄 것이다. 그럴 것을 대비 해 이해를 구하자. “기자님의 질문에 답변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공손하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회사 가이드와 연락 정보에 따라 홍보실쪽에 해당 기자를 연결 해 주면 된다. 이 방식이 직원 개인이나 회사 전체를 위해서도 가장 안전한 대응 방법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언론대응훈련 전문가들은 기업 CEO들과 임원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내일 신문기사에서 읽기 싫은 내용이 있다면, 처음부터 그 말을 아예 입 밖으로 꺼내지 마십시오.” 전문가들의 이러한 조언과 회사의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고 무심하게 인터뷰를 한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공통점을 보인다. 자신의 코멘트를 실은 신문기사나 TV보도를 보고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크게 먼저 놀란다는 점이다. 이러한 충격적인 스릴을 느끼고 싶지 않다면 이제부터 라도 위의 조언과 가이드라인을 명심해야 한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온다면 정말 좋겠네~”하는 노래 가사는 유치원 시절까지만 딱 유효한 순수한 꿈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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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032012 Tagged with , , , , ,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맞서라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맞서라

축구를 보자. 한 팀에 11명이 운동장을 뛰어 다녀야 하는 게임이다. 상대방까지 합하면 22명이 운동장에서 뛰며 경쟁한다. 이를 기업위기관리에 대입해 보자. 모든 기업위기에는 해당 위기를 둘러싸고 있는 이해관계자들이 있다. 그들 이해관계자들을 상대편 축구팀으로 생각해 보자. 열 한가지 그룹의 이해관계자들이 위기가 발생하면 우리 운동장으로 달려 들어온다 생각해 보는 거다.

언론들, NGO들, 정부규제기관들, 검찰, 경찰, 지역주민들, 고객들, 거래처들, 일방공중들, 노조원들 그리고 경쟁사들이라고 그들 하나 하나를 칭해보자. 우리 기업은 어떻게 맞서고 있을까? 혹시 열한명의 상대방에 맞서 선수 한 명이 혼자 운동장을 종횡무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자. 두세 명도 충분하지는 않다. 혹시 CEO께서는 우리 골문을 지키시고 있으신지 확인 해 보자.

우리 편 각 선수들이 상대편 이해관계자 선수를 어떻게 마크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자. 평소에 자신이 마크해야 하는 상대선수에 대한 공부와 맞서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해 왔는지도 물어봐야겠다. 상대의 특정 이해관계자 선수가 ‘메시’ 같은 실력이 있는 선수라면 우리도 그에 맞설 수 있는 실력 좋은 선수를 키워 투입해야 하지 않을까?

위기관리라는 경기 이전에 혹시 우리 열한 명은 제대로 된 A급 매치을 몇 번이나 해 본 팀인지도 생각해보자. 약한 상대를 대상으로라도 연습경기는 했었는지, 각자 선수기량을 키우기 위한 집중훈련은 얼마나 했었는지, 필요하다면 외부에서 실력 있는 코치나 감독을 데려와 도움을 받아보기는 했었는지 살펴보자. 우리 선수들에게 멋진 경기 실력을 키워주기 위해 적절한 예산지원은 했었나?

아니다. 더 기본으로 돌아가서 우리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어떤지 봐야 한다. 정말 상대방 팀을 이기고 싶어하는가? 자기에게 맡겨진 상대선수를 정말 이기고 싶어하는가? 정말 경기를 하고 싶어 운동장에 나와 있는가? 물어보자.

기업위기관리. 가장 흥미로운 문제 중 하나가 위기관리를 일부 부서가 전담해서 하는 현상이다. 많은 기업에서 홍보팀이 위기관리를 주로 하는 부서라고 이야기한다. 상대팀 선수는 열한명인 데 우리 팀은 한 명이 맞서는 형국이다. 공격수도 하고 수비수도 했다가 골키퍼도 해야 하는 ‘일인 다역’인 셈이다. 가끔은 두세 부서가 함께 위기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그들은 그렇게 싫어한다. 부담스러워 하고 홍보팀을 지원만 해달라 해도 인상을 찡그리면서 ‘우리가 왜 여기에 엮여야 하나?’하는 표정이다. 한마디로 경기하기 싫은 선수가 운동장에 서있는 셈이다. 경기가 잘 될 리가 없다.

기업위기시에 홍보팀만 주로 경기를 뛰게 되니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홍보팀이 가장 만만한 언론이라는 상대선수만 가지고 주로 마크를 하게 되는 거다. 소비자 선수나 NGO선수들이 마구 우리편 골대로 치 닿는데도 적극적으로 따라가 실력발휘를 하기 힘들어 한다. 우선 가장 실력 있는 스트라이커인 언론이라는 선수 한 명만 커버해 보자며 스스로 한계를 설정한다. 경기에서 이기기 힘든 게 당연하다.

기업위기에 대해 ‘기업이 스스로의 시스템으로 맞서라’ 하는 의미는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좋은 축구팀’을 만들라는 이야기다. 좋은 선수들을 모으고, 그들을 훈련하고, 그들 각각이 어떤 상대라도 맞서 이길 수 있는 실력을 키우라는 것이다. 실제 경기가 시작되지 않아도 꾸준히 연습하고 준비해 언제든 경기를 뛸 수 있는 역량을 빨리 확보하라는 것이다.

각자의 기량을 하나로 모아 위기관리를 위한 튼튼한 팀워크를 형성해 보라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외부에서 좋은 코치들과 감독들을 불러와 팀을 점검해 보고, 실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팀의 주장인 CEO께서 벤치에만 앉아 계시기 보다는 함께 경기를 뛰면서 골대를 지키고, 선수들을 필드에서 배치해 보는 경험들을 가져보시라는 것이다.

이런 주문들은 현실에 기반하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실제 기업들이 위기를 경험하고 이에 맞서 관리를 시도하는 상황들을 깊이 있게 들여다 보자. 많은 부서들 대부분이 실제 위기관리 경험이 없는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위기관리에 임할 진정한 자세도 일부는 부족하다. 일단 위기관리에 투입되었으니 어떻게든 해 보자 각자 여기저기에서 산발적으로 활동한다. 기업의 많은 대이해관계자 채널들이 방치되거나 수습되지 못한 채 열려있게 된다. 부서 각각이 하나의 의견을 모으거나, 주변 부서들이 현재 어던 위기대응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들도 많다. 정보도 일부에서만 유통되고, 공유되지 못한다.

CEO께서는 각 부서의 이야기만 홀로 들으시면서 의사결정을 미루는 경우들도 있다. 통합적인 실행이 빨리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다. 위기가 발생해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을 둘러싸고 각자의 입장과 주장들을 쏟아내고 있는데, 기업은 그 안에서 침묵하거나,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현상들을 본다. 이런 원인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말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좋은 축구팀’의 비유를 다시 한번 기억해 보자. 내가 일하고 있는 기업에 그런 좋은 위기관리 그룹이 존재하는지 돌아보자. 완전하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좋은 위기관리 그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보자. 매번 돌아오는 중요한 위기관리 경기에서 매번 대패하거나 기권패하거나 중간퇴장 당하는 수모를 더 이상 겪지 말자. 좋은 팀이 기업 위기를 관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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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92012 Tagged with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기업위기관리, 스스로의 니즈(needs)를 먼저 파악하라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기업위기관리, 스스로의 니즈(needs)를 먼저 파악하라

군대에 비유해 보자. 이등병은 보초를 서고, 청소를 하고, 총을 잘 쏘고, 지도를 보는 방식을 빨리 배우고 싶어 한다. 소대장은 소대원들을 리드해서 작전계획에 정해진 대로 진지를 구축하고 전시에 사수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사단장은 연대병력들을 어떻게 운용해 사단에게 맡겨진 지역을 방어할 수 있는가가 가장 큰 고민이다. 그 위로는 사단들을 편제하고 관제해서 지역을 방어하고 공격의 기회를 찾는 레벨의 장군도 존재한다. 더 나아가 육군과 해군과 공군을 편제하고 통합하며 협업하게 하는 레벨의 장군과 책임자들도 존재한다.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이 레벨에 따라 위기관리 니즈는 각기 다르다. 홍보실을 비롯해 위기관리 실행을 하는 모든 부서 일선들의 니즈는 ‘만약 OOO같은 위기가 발생 했을 때 나는 어떻게 상부에서 하달되는 임무를 수행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그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

“OO일보 산업부장을 좀 아시나요? 부정적 기사에 대해 좀 말씀 좀 나눌 수 있었으면 해서요” “OOO방송 쪽 선이 닿는 분이 좀 있나요? 이번 OOOO고발 프로그램 때문에 그런데요.” “OOO 포털에서 뉴스 기사를 좀 아래로 밀어내는 서비스를 소개 해 주실 수 있을까요?”하는 현실적 일선의 니즈들이 그들에게는 전부다.

그러나 일선 팀장급이나 책임 있는 매니져가 되면 기업위기관리에 있어 니즈는 약간 달라진다. 위기발생 시 자신이 책임지고 있는 팀의 위기관리 역할과 책임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게 마련이다. 담당 임원에게 보고하는 체계에 대해서도 신경 쓰게 되고, 어떻게 상위 담당 임원에게 적절한 정보와 인풋을 드려 위기 시 자기와 팀의 성과를 인정 받을 수 있는가도 고민 대상이다.

“평소 이해관계자 분석이나 맵을 마련해 놓고 대비하는 게 좋지 않을까?” “우리 홍보팀 내 역할들을 좀 나누어야 하겠어. 저번 위기 때 너무 몰려 다니면서 우왕좌왕했던 것 같아” “일단 문제가 발생하면 모든 정보는 나에게 직접 보고해! 정리하지 말고 일단 구두 보고 하도록 해! 내가 취합해서 O상무에게 실시간 보고할 수 있게 지원해 줘” 이런 요청들을 안팎으로 하게 된다.

그 상위 임원들은 어떤 니즈를 가질까? 임원들은 기본적으로 위기관리 위원회 구성원으로 최고 의사결정과정을 함께 하게 된다. 아래로부터는 가장 빠르게 실시간으로 위기관련 정보를 보고 받는 체계를 필요로 한다. 또한 위기관리 위원회에서 결정된 전략과 실행 명령을 가장 정확하게 실행하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하부 조직 체계를 꿈꾼다.

“OOO이나 OO같은 형태의 위기가 발생하면 우리 팀들은 어떻게 움직일 수 있나? 대응들이 가능하지 우린?” “영업일선에서 올라오는 상황보고가 우리 팀들에게도 공유가 되나? 내가 임원회의에서 보고 받는 것 이외에 일선간에 어떤 공유 체계는 없어?” “자꾸 위기관리를 맨땅에 헤딩하는 형식으로 하지 말고 좀 매뉴얼이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직원들이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어? 어떻게 생각해 O팀장?” 이런 식의 니즈와 요청들이 일반적이다.

CEO를 비롯한 최고임원들은 또 어떤 니즈를 가질까? 이분들의 니즈는 좀 더 큰 내용과 개념을 담기 마련이다. 반면 일선에서의 어려움이나 한계 그리고 현실적인 실행방식에 대해서는 그리 깊이 있는 관심이나 주목은 없게 마련이다. 이분들이 생각하는 위기관리는 ‘우리 조직이 최선을 다해 하나로 움직여 일사불란한 대응을 보여주고, 최악의 위기 시에도 최선의 결과를 도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을 기반으로 한다.

“O상무, 경쟁사 OO사의 이번 위기사례 어떻게 생각해요? 우리는 어떤가?” “내가 어제 OOO컨퍼런스에 갔어 들었는데 우리도 위기관리 시스템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O상무 그런 시스템 좀 컨설팅 받을 곳을 알고 있어요?” “O상무, 어제 9시 뉴스는 뭐예요? 왜 그런 보도가 요즘 자꾸 나오지? 뭐 하는 겁니까?” 이런 식의 니즈를 보여준다.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이 기업 위기관리 체계를 이야기 하면서 주장하는 방법론들에는 이런 기업 내부 이해관계자들의 현실적인 니즈들을 골고루 충족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어느 한 레벨의 니즈를 충복시키기만 하면 되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CEO에게 ‘부정적인 기사 빼는 방식’을 설명하는 컨설턴트는 ‘무능한 컨설턴트’로 비춰진다. 반대로 일선 직원들에게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을 설명하면 그 컨설턴트는 ‘아카데믹 한 사람’으로 비하(?)된다. 매우 어렵다.

일부 기업내부에는 임원이 일선 직원들이 가져야 할 고민을 아직도 품고 있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어떤 기업은 일선의 대리나 과장급이 임원들이나 최고경영자들의 고민을 대신 해 주고 있는 경우들도 있다. 이런 경우들에도 위기관리 컨설턴트들은 그 해당 기업의 니즈를 일반화 해서 컨설팅 해야 한다. 매우 어렵다.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 대한 프로젝트를 발주하는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성공전제조건은 ‘우리 스스로 어떤 위기관리 시스템을 그리고 있는가?’하는 명확한 니즈의 존재 여부다. 예를 들어 “우리 가족이 원하는 자동차는 아이까지 식구가 5명이니 넉넉한 공간이 있었으면 하고, 출퇴근 보다는 장거리 주말 여행에 적합한 형태였으면 합니다. 또한 짐도 넉넉하게 실을 수 있었으면 하고, 아이들이 오르고 내리기에 적절한 높이의 바디 높이를 가졌으면 해요. 당연 연비도 상대적으로 좋았으면 하고, 가격대는 5000~6000만원 선이었으면 합니다. 수입 브랜드면 더 좋겠지만 꼭 수입이 아니어도 됩니다.”는 정도의 정확한 니즈에 대한 그림이 있어야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사내 여러 레벨의 니즈들과 시각들 그리고 정의들과 현실들을 모두 통합 해 적절한 니즈를 찾는 것이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의 시작이다. 그렇게 보면 “그냥 있잖아요. 위기관리 시스템. 어떤 시스템들이 있는지 좀 보여 줘 보세요…”하는 니즈는 아직 준비된 니즈가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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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92012 Tagged with ,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기업만 빼고 모두 변한 게 문제다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정용민 대표 컨설턴트
스트래티지샐러드

기업만 빼고 모두 변한 게 문제다

일상 업무에서 벗어나 주변을 한번 돌아보자. 자신이 입사했을 때 있었던 많은 것들과 주변 사람들이 바뀌어 있을 것이다. 더 밖을 내다보자. 소비자도 더 이상 그 때의 소비자가 아니다. 규제기관이나 NGO들도 세상의 흐름에 따라 이미 변화했다. 투자자들도 마찬가지고, 거래처, 공장이나 지점 주변의 커뮤니티들도 느리지만 변해갔다. 특히 미디어는 더 빨리 어지럽게 변화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우리 기업들에게 ‘종편’이라는 단어는 상당히 생소한 단어였다. ‘블로그’나 ‘트위터’ ‘유투브’라는 개념이 익숙해지기도 전에 ‘페이스북’이 다가왔고, ‘핀터레스트’나 ‘카카오톡’이 밀려와 회사주변을 맴돌고 있다.

얼굴을 마주보던 시장에서 이제는 모니터를 마주보는 시장이 되어 버렸다. 마케터들은 점점 더 소비자들과 얼굴을 마주하는 기회들이 줄어드는 것에 익숙해져 버렸다. 홍보담당자는 기존 출입기자와 기울이던 술자리를 줄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더 많고 다양한 일에 새로 손을 대야만 살아남게 되었다. 영업담당자들은 언제든 소비자들의 컴플레인이 즉시 공공화 되는 것에 익숙해져야만 했다. 생산담당자 또한 좀더 신중하게 원재료와 품질, 안전, 위생관리를 해야 한다는 압력에 힘들어 하고 있다. 이렇듯 많은 기업 내 담당자들도 바뀌어 가고 있다.

최근 수년간의 많은 기업 위기 케이스들을 보자. 예전에는 그렇게 크게 발전하지 않았을 자그마한 해프닝들이 큰 위기로 폭발하는 사례들을 반복해서 목격할 수 있다. 이해관계자들은 조그마한 해프닝에도 예전보다 더욱 경악하고 분노하고 쟁점을 만들어 서로 공유하는 것처럼 보인다. 기업 구성원의 말 한마디, 잠깐 동안의 행동, 얼굴의 표정까지 또 다른 위기를 불러와 기업에게 압력으로 작용한다.

시간적인 변화도 기억하자. 하루 한번 신문 인쇄만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 이전 미국의 타이타닉호가 침몰했을 때만 해도 속보는 오랜 시간이 지나 신문사 벽면에 설치된 커다란 칠판을 통해 시민들에게 공유되었다. 영화관에 가야 생생한(?) 세계 대전 전투 속보를 접할 수 있는 시대가 있었다. TV가 발명되면서 그나마 시민들은 비교적 빠른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우리 기들업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아침 신문과 저녁 방송을 보면서 위기를 관리했었다. 따라서 기업의 위기대응은 하루 정도 내에만 진행되면 별 이상 없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당시만 해도 지금과 같은 ‘위기관리의 지옥’을 상상할 수 조차 없었다. 예전 하루 단위였던 위기대응 타이밍이 이제는 분 단위까지 짧아졌다. 하루 종일, 기술적으로도 24시간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분석해야 겨우 ‘발생한 위기를 놓쳤다’라는 핀잔을 듣지 않게 되었다. 수명을 2~3일 정도 가지는 소규모 롱테일 위기들이 한 달에도 몇 개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너무나 외부환경이 빠르고 다이나믹 하게 변화되기 때문에 다른 일상 업무를 하는 부서들은 더더욱 ‘위기관리’를 특정 부서가 도맡아 해야 하는 특수 업무로 인식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이해도 안되고, 적응도 힘들고, 관리하기는 더더욱 싫은 업무라 서다.

이렇게 많은 환경요소들과 이해관계자들 그리고 그 접점에 있는 실무담당자들이 변했다. 반면 기업 체계 자체를 한번 들여다 보자. 지난 10년과 위기관리 시스템(체계)에서 어떤 진화들이 있었나?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통상적 위기들에 대한 매너리즘 속에서만 안주하고 있지는 않은가?

마케팅이나 영업이나 IT부문 심지어 HR부문에서도 새로운 트렌드나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그에 따른 체계를 가다듬는 벤치마킹을 한다. 이를 기반으로 기존의 체계를 환경에 맞추어 점차 변화시켜 나가려는 노력을 한다. 다시 한번 묻자. 우리의 위기관리 체계는 어떤가?

소비자들의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컴플레인에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가장 전략적일까? 예를 들어 우리 제품과 관련해 치명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동영상을 올려 전세계적으로 유통시키는 유투브 공중들과 NGO들이 있다면 이는 어떻게 관리할까? 파워블로거라 평가 받는 유명인이 신랄하게 포스팅 해 놓은 우리 제품의 부정적인 평가들에 우리 회사는 어떻게 대응해야 맞을까?

트위터상에서 자신들의 ‘소비자 불만’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전파하고 시청을 부추기는 방송사들의 움직임에는 어떤 대응이 필요할까? 우리 제품등과 관련 해 핀터레스트에 마구 올라가는 괴상한 사진들에는 아무 대응이 필요 없을까? 페이스북에서 여럿과 마구 싸우고 있는 우리 직원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공장 뒷동산 산맥을 휘젓고 다니는 모 방송사 탐사보도팀에게는 어떤 반응이 알맞을까?

우리도 몰랐던 사내 보유 고객정보들이 줄줄이 새나가고, 해킹을 맞아 길거리에서 유통되는 이 상황을 CEO와 임원들에게는 어떻게 설명하고 대응하자 해야 하나? 우리의 마케팅이나 프로모션 목적으로 마구 만들어 놓은 300-400개의 브랜드 소셜미디어 채널들은 모두 어떻게 감독 관제 할 것인가? 일부 브랜드 트위터 운영자이 재기 발랄함을 넘어 북한을 찬양하거나 민족의 비극을 희화하는 애드립을 하는데 이를 기업 입장에서는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까? 또 저 무서운 내부고발자들은 어쩔 건가? 어떤 체계를 가지고 대응 할 것인가?

기업 위기관리 체계 전반은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아직도 기업 내부에는 상호소통의 동맥경화가 남아있다. 부서 이기주의와 정치적 대립과 견제는 풀리지 않는 숙제다. 일선에서는 언더 리포팅 하고 상부에서는 오버해 추측한다. 아직도 기자들이나 PD들이 취재를 해 오면 아무나 맘대로 답변해버린다. CEO께서 자신의 개인 트위터 계정으로 소비자와 말다툼 하신다.

직원들이 소셜상에서 몰려다니거나, 아니면 아닌 체 모른 체하면서 몰래 문제를 일으킨다. 사내에 변변한 위기관리 위원회도 제대로 없고, 위기관리 매뉴얼은 야근 때 라면 받침으로만 사용한다. 윗분들은 언론기사를 막고 빼듯이 모든 것을 다 빼서 없애 버리라 주문하신다. 위기관리 체계는 별로 진화하지 않았다. 환경과 이해관계자들과 실무자들은 변해가는 데 기업 위기관리 전반의 체계화는 온데간데 없다. 대부분의 위기관리가 단편적으로 행해지고, 실무자들에 의지해 단순대응에만 머무르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기업내의 위기관리 체계가 빨리 진화 해야 한다. 환경이나 이해관계자들 보다 기업의 체계와 실무자들의 역량이 더 빨리 변화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 해가 쨍쨍 찌는 여름날 우산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주변과 우리 자신을 챙겨야 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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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042012 Tagged with , , , 0 Responses

[The PR 기고문] 우리 회사는 ‘위기’를 어떻게 정의(definition)하고 있나?

The PR 기고문
정용민의 Crisis Talk


우리 회사는 ‘위기’를 어떻게 정의(definition)하고 있나?


기업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작업은 회사 스스로 위기에 대한 명확한 정의(definition)을 내리는 작업이다. 모든 기업은 위기에 대해 각기 다른 정의를 가진다.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스스로 위기관리 이후 성패를 판정하기 때문에 이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기업은 비즈니스의 연력이 흐름에 따라서 진화하기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때때로 실수를 하거나 미처 깨닫지 못하고 위기를 맞는 경험들을 일정기간 반복할 수는 있다. 문제는 진화하지 않는 기업이다. 이런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공유하는 위기에 대한 정의는 그 수준이 상당히 조악하다. 일부 진화하지 않는 기업에게는 위기란 정의 조차 없는 경우들도 있다

어떤 기업은 외부로 표현되는 위기에 대한 정의와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공유되는 정의가 다른 경우들도 있다. 외부로는 ‘자사가 관계를 맺고 있는 고객, 커뮤니티, NGO, 정부, 투자자, 직원들, 공중들’과 관련된 부정적인 상황이나 이슈를 ‘위기’로 정의하면서도, 내부로는 ‘우리의 이익’과 관련된 것만을 ‘위기’로 생각한다.

당연히 이 경우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자신의 이익이 상호 충돌 할 때에는 이미 공유된 위기 정의에 따라 ‘자신의 이익’을 앞으로 내세우며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폄하하는 우를 범한다. 많은 기업들이 ‘우리의 이익을 최대한 방어하는 것’이 위기관리라 생각하고 있는 이유다.

기업이 정의하는 위기에 대한 생각은 기본적으로 그들의 경영철학과 연결되어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경영철학이란 TV광고에서 매일 외쳐지는 멋들어진 카피나 이미지를 의미하지 않는다. 기업 구성원 전원을 아우르고 있는 기본적이고 중요한 실천철학이다. 구성원들이 함께 바라보는 고객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생각과 원칙, 품질에 대한 생각과 원칙, 서비스에 대한 생각과 원칙, 사회성에 대한 생각과 원칙들이 일관되게 공유되고 실천되면서 강화되는 실천적 구조를 띈다.

이러한 실천적 경영철학의 깊이는 해당 기업이 위기를 맞았을 때 아주 정확하게 드러난다. 평소 귀에 못이 박히도록 고객 사랑을 외쳐왔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고객에게 피해를 주는 대규모 가격 담합을 저지른 기업이 있다고 치자. 핵심 이해관계자인 고객들은 갑작스럽게 인지부조화에 빠지게 된다. ‘저 회사가 왜 이런 몹쓸 짓을 저질렀을까? 우리를 사랑한다면서 무엇 때문에 이 회사는 우리를 농락했을까?’하는 일반적인 고객들의 생각을 살펴보자.

이 회사는 이런 고객들의 의아해함과 실망들을 과연 ‘위기’로 정의할까? 아니면 내부적으로 ‘이번 가격담합건에 대한 크게 쟁점화되는 것’ 자체를 ‘위기’로 간주할 것인가? 만약 전자와 같이 회사가 가격담합이라는 반고객 활동을 실행했을 때 고객들이 가질 수 있는 의아함과 실망 등을 ‘위기’로 정의했다면 ‘가격담합’이라는 기업 범죄는 처음부터 발생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해당 회사의 경우에는 후자의 정의, 곧 ‘가격담합건에 대한 쟁점화 여부’만을 위기로 간주하고 관리 고심했기 때문에 별반 죄의식이나 대고객인식의 비중이 적었던 것이라 볼 수 있다.

진화하지 않고 반복적으로 위기를 양산하는 기업들의 대부분은 기업 스스로 ‘위기’에 대한 정의가 잘 못되어 있는 경우들이다. 외부적으로는 위기에 대한 멋진 정의를 뽐내면서도 안으로는 다른 정의에 매달려 있는 기업들이다. 기업 철학에 있어서도 그 실천력이 상당수준 떨어진 기업들이다. 그러면서도 내부적으로 별반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하는 기업들이다. 평판이나 신뢰보다는 매출과 이익이 우선시되는 기업들이다. 다른 이해관계자들보다 우리가 더 중요하다는 유아적 생각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다.

필자는 기업을 종교단체 수준으로 정화해 운영하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CEO에게 성직자가 되라는 조언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직원들 모두가 극한의 선을 위해 하루 하루를 살아가야 한다 말하고 있지 않다. 필자와 많은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이 한 생각으로 바라는 것은 ‘기업 당신이 스스로 우리에게 이야기해 왔던 대로만 위기 시 실천하라’하는 것이다. 그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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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2012 Tagged with , , , , , 0 Responses

[Fortune Korea 기고문] 비슷한 위기에도 항상 기업들의 대응은 다르다. 왜 그럴까?


[Fortune Korea 3월호 기고문/원문]

비슷한 위기에도 항상 기업들의 대응은 다르다.
왜 그럴까?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현대캐피탈이 경험한 해킹에 의한 고객정보유출 그리고 농협이 경험한 해킹에 의한 전산망 파괴. 이 두 위기는 매우 비슷하다. 거의 같은 시기에 함께 발생했을 뿐 더러 외부 범인에 의한 악의적 해킹이라는 점, 고객정보가 타겟이 되어 도난 또는 공격 받았다는 점, 각 사 규모를 기준으로 볼 때 각각 피해의 규모가 상당했다는 점, 해당 사건이 사업상 민감한 금융권에서 공히 발생했다는 점, 각 사 모두 스스로에게 사상 초유의 사건이었다는 점 등에 있어 상호간 유사해 보이는 사례다.

그 이외에도 흥미로운 유사함은 더 많다. 현대캐피탈이 고객정보유출사실을 파악한 당시 CEO는 해외에 체류 중 이어서 즉각적인 근거리 위기관리 리더십 실행이 어려웠다는 점과 농협 CEO의 경우에는 비상근이라 즉각적인 현장 위기관리 리더십 실행이 어려웠다는 점 또한 양사간에 비슷한 환경이 아니었나 한다. 이에 대한 근거로 최초 2011년 4월 7일 해커의 협박을 접수한 현대캐피탈은 CEO의 귀국후인 4일 후 4월 10일에야 기자회견을 가졌고, 농협의 경우에도 2009년 4월 12일 전산망 장애 발생 3일 후인 4월 14일에야 CEO 기자회견을 가졌다.

양사 CEO의 기자회견 형식이나 ‘고객의 피해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메시지 또한 서로 유사했다. CEO가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모습 또한 유사했다. 기자회견을 통한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 내용들을 보면 그 당시에도 양사는 ‘피해규모와 복구시점’등 위기관리에 필요한 핵심적인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파악을 미쳐 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도 상호 유사한 점이다.

그렇다면 이 양사간 위기관리에 있어 다른 점은 무엇이었을까?

빨리 준비했다 vs. 준비되어 있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외부로 보도자료를 통한 공식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한 8일 고객들에게 해당 사실을 이메일로 각각 고지하고 만일에 대비한 안전대책들을 커뮤니케이션 했다. 농협은 12일 농협 카드 서비스 문제 발생 후 1주일 만인 18일 오전 ‘카드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내용의 첫 SMS 메시지를 고객들에게 발송했다.

이 부분은 한 기업이 위기 시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우선순위 설정과 실행에 있어 간과한 부분 때문에 생긴 다름이 아닌가 한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은 고객관련 위기 발생시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가 고객임을 인정하면서도 커뮤니케이션 실행 우선 순위를 언론보다 뒤로 놓고 있거나, 미쳐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국전력의 2011년 갑작스러운 순환정전 사태에서도 전략 소비자들인 국민들에 대한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생략됐었다. 추후 순환전정시 대국민 커뮤니케이션을 SMS로 실시간화 하는 체계를 갖춘 것이 그나마 사후 개선이라 볼 수 있다.

불안을 관리했다 vs. 불안을 조성했다

현대캐피탈 CEO는 기자회견에서 “(고객님들께서) 질책은 하시되 또 지나친 불안도 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고 했고 “계속 확인 되로 추가로 알려드리도록 하겠다”면서 위기 상황에 관한 자사의 성실한 커뮤니케이션 태도에 대해 계속 강조 했다. 불필요한 추측들과 불안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농협 CEO는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도 피해자라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부장 당신이 전화한 것 아닌가, 그렇지? 난 그렇게 받았는데? 어쨌든 간에 속이지 말고 확실하게 이해 갈 수 있도록 하고 그래야지. 자꾸 거짓말 하고 그러면 자꾸 일이 커진다니까. 그러니까 이제는 절대로 뭐 숨길 필요 없어.” 불필요한 추측과 고객들의 불안을 관리한다는 측면에서는 큰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모든 창문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냈다 vs. 여러 창문들이 다른 목소리를 냈다

현대캐피탈은 추후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가능한 하나의 창문(window)전략을 사용해 커뮤니케이션 하려 했으며, 일부 전문 분야에 있어서도 여러 개의 창문(multi windows)들을 통하기는 하지만 동일한 목소리를 언론에게 전달했다. CEO와 모 담당임원의 쿼테이션을 단 기사들을 분석 보면 마치 한 사람이 이야기 한 것처럼 그 메시지 구성과 표현이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농협은 이미 기자회견 시부터 대언론 홍보부서와 전산담당그룹 핵심 인사들이 언론에게 노출되면서 언론의 접근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농협도 타의에 의해 여러 개의 창문들(multi windows)이 뚫렸지만 하나의 목소리를 결국 내보내지 못했다. “건방진 놈들, 쓰고 싶은 대로 쓰라고 해. 원 없이 쓰라고 해”하는 모 임원의 목소리가 언론에 기사화 되기까지 했다.

신중하게 말을 아꼈다 vs. 지속적으로 개런티 했다

현대캐피탈은 지속적인 정보 업데이트에 있어서 그 정확성을 가능한 확보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과 지속적인 논리적 해명을 했다. 전반적인 언론들의 추측과 의문제기에 있어 그 대응 논리를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 열중했다. 해킹된 고객정보의 규모의 변화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도 CEO부터 동일한 논리를 가지고 설명 해 해명하고자 했다. 반면 농협은 초기부터 상황에 대한 자사의 완벽한 통제력을 과시하려 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스템 복구 시점에 대해 고객들과 언론에게 믿음을 주는 데 실패하는 실수들을 연이어 범했다. 14일 “오늘 안으로 다 복구됩니다.” → 18일 “22일까지 복구하겠습니다.” → 22일 “약속 못 지켜서 죄송합니다. 이달 말까지 복구하겠습니다”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들로 언론의 추측과 의문들을 증폭시킬 수 밖에 없었다. 이는 이전 천안함 피격이나 연평도 피격 사태에서 국방부가 실수했던 커뮤니케이션 형식과 유사한 부분이다.

위기를 통제하려 했다는 느낌을 주었다 vs. 정보를 통제하려 했다는 느낌을 주었다

현대캐피탈과 농협은 기자회견상에서 공개된 초기 상황 이외에 추가적이고 세부적인 사안들은 “경찰이 수사중인 관계’로 인해 “알려드릴 수 없다’는 포지션을 초반 견지했었다. 그럼에도 이러한 동일한 대응방식에 대해 언론의 반응은 상당 부분 달랐다. 언론들은 이 중 유독 한 기업에게만 ‘모르쇠’ ‘입다문’ ‘의문’ ‘속수무책’ ‘미궁’등의 표현을 적용했다. 해당 기업이 위기상황을 ‘통제하에 놓고 있다(under control)’는 강한 신뢰를 언론에게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수사 중인 사안이라 언론에 공개할 수 없다’는 원칙적 메시지가 ‘공익과 빠른 문제 해결을 위해 언론이 잠시만 한 박자 기다려달라’는 협조요청 차원의 자세로 커뮤니케이션 되어야 맞다. 반면 많은 기업들은 ‘언론이 이런 사항까지 알 필요는 없으니 밝히지 않겠다’는 취지로 ‘경찰 수사’ 사실을 활용한다는 느낌을 준다. 이로 인해 상황은 더 심각해 진다.

모 언론기사에 따르면 위의 한 기업의 임원들은 기자회견장에서 계속되는 기자들의 상황 확인 요청에 ‘수사 중’이라는 전제를 한 뒤 취재진에게 “요즘 기삿거리가 없는 것 같다”거나 “기자들이 할 일이 없는 게 아니냐”고 농담 반 진담 반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다. 이는 곧 취재 일선의 기자들을 대상으로 해당 기업 스스로 ‘별 것 아닌데 언론이 너무 과잉대응하고 있다’는 포지션을 커뮤니케이션 하기에 충분한 정황이 돼 버린 것이다. 당연히 위기 전반에서 언론의 시각이나 해석이 좋을 리 없다.

이상의 전반적 위기관리 체계와 실행의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부분에 대한 고민과 개선 활동이 있어야 하겠다.

위기관리 리더십의 체계화 “CEO가 없어도 위기는 관리 되어야 한다”

CEO가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하건 초반의 위기관리 실행은 일사 분란하게 이루어지는 체계가 훌륭한 위기관리 체계다. 딱히 비상시 선조치 후보고하는 형식만을 빌리자는 것이 아니라, 초기 위기대응에 있어서 CEO부재 등을 감안해 차상위자에 대한 위기관리 위원회 의사결정권을 명시적으로 부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CEO부재시라도 초기부터 위기관리 리더십을 이음새 없이 확보할 수 있다.

주요 위기발생 가능 상황에 따른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실행 체계 구축 “평소 커뮤니케이션 하던 대로만 하라”

현재 국내기업들이나 공기관들의 위기관리 체계 중 대고객 또는 대국민 직접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아직 전사적 위기관리 체계 속으로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부분이 문제다. 평시 영업이나 마케팅, 고객부문 등에서 활용하던 SMS, 이메일, 카톡, 트위터 등의 다양한 고객 커뮤니케이션 채널들을 위기관리 시에도 활용할 수 있는 체계적 전환(convert) 노력이 필요하다. 미리 준비된 채널을 활용해 위기 시 고객과 적극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하자.

이해관계자들의 불안과 감정을 관리하는 체계 “위기 시 공중들의 흥분과 감정이반을 스스로 조장 말라”

위기 시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흥분한다. 정확한 정보에 목말라 한다. 이에 대응하는 기업의 기본 커뮤니케이션 자세는 첫째 그들의 흥분된 감정에 대한 공감이다. 그 후 우리 기업이 현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신뢰를 주는 동시에 모든 커뮤니케이션 되는 메시지들을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하나의 팩트와 메시지라도 커뮤니케이션 이전에 360도로 신중히 검증해 보고 ‘이 메시지가 이해관계자들에게 흥분과 불안을 증폭시키지는 않을까?’여부를 사전에 판단하는 프로세스를 꼭 거쳐야 한다.

여러 개의 창문에서 하나의 목소리가 들려 나오게 하는 체계 “모든 책임자들은 적절히 훈련 받아라”

CEO부터 말단직원까지, 영업에서 총무와 IT까지, 임직원은 물론 그들의 가족들에게 이르기 까지 수천에서 수만 개의 창문들이 공식적인 하나의 메시지만을 이야기하게 하는 체계가 극단적이지만 이상적인 기업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체계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조직 내에서 책임 있는 부문의 리더들이라면 위기 발생부터 종결까지 필히 동일한 목소리를 서로 일관되게 견지해야 한다. 끊임 없이 기업 메시지 전파 공유 체계를 세우고, 이를 기반으로 트레이닝을 수없이 진행하는 기업들은 이러한 체계를 꿈꾸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불명확하더라도 최대한 전략적 판단을 하는 체계 “위기 카운슬을 보유하라”

위기 시 이해관계자들만 흥분하고 감정이 불안해 지는 것은 아니다. 위기를 맞은 해당 기업은 항상 그들 이해관계자들보다 더 큰 흥분과 패닉을 경험하게 된다. 이 때문에 지나고 보면 ‘왜 그랬었을까?’ 하는 불완전한 위기 대응을 초기에 진행하는 경우들이 많다. 전략적이지 않은 메시지들이 함부로 커뮤니케이션 되는 일도 다반사다. 이럴 때를 대비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위기 관리 카운슬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슬픔과 패닉에 빠져있는 유족들을 위해 사후 절차를 담담하게 정리해 주고, 프로페셔널 하게 조언해 주는 카운슬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혼자 해결하는 시대는 갔다.

평소 위기에 대한 정의와 그에 대한 민감성을 극대화 하는 체계 “평소 위기를 싫어하며 피하지 말라”

모든 위기는 기업에게 ‘싫은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싫은 것’에는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그 ‘싫은 것’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그 것을 위해 고민하는 것은 ‘더 싫은 것’으로 받아 들인다. 그러나 문제는 실제로 그 ‘싫어했던 것’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이다. 이때 대부분의 조직 구성원들은 자신들이 이 상황을 예견해 방지하지 못했다는 당연한 후회나 반성보다는 이 ‘싫은 것’에 대한 폄하와 무시로 일단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모든 심리적 노력을 한다.

문제는 이런 반응들이 위기 시 언론을 포함한 중요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된다는 부분이다. “해당 기업이 이번 위기를 대수롭지 않게 보고 있다” “별 것이 아닌데 언론이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갈등들이 벌어지는 원인이 이 때문이다. 기업은 위기 그 자체보다는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관심과 관리를 위해 평소 극도로 민감해져야 한다. 이전의 그 ‘싫은 것’을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바꾸어 받아들이고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훈련 받아야 한다. 기업 위기관리 체계의 경쟁력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결국, 이상의 예로 든 양사는 위기 이후 각자 ‘전사적 위기관리 시스템’의 개선과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모두 잘 되었으면 한다. 타산지석. 반면교사. 벤치마킹…모든 이전 사례와 경험들은 자사는 물론 타사들에게도 생생한 교훈을 준다. 이 세상에는 두 가지 부류의 기업들이 있다. ‘교훈을 찾아내 개선하는 기업’과, ‘개선하지 않는 기업’이다. 개선 여부에 따라 앞으로 누가 위기관리에 성공할지는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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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Insight 기고문] 위기 이전에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라

[HR Insight 기고문]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위기 이전에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라

 

정용민 대표 / 스트래티지샐러드


기업에 위기의 기운이 드리우면 항상 먼저 조직내부에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이 또한 일종의 전조(前兆)라고 보겠는데, 이런 전조현상을 발견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해 나가는 데 실패하면 기업들은 바로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과연 위기를 앞두면 우리 주변에 어떤 이상 증상들이 나타날까? 한번 살펴보자.

첫째, 예전보다 직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난다.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난다는 것은 일단 좋은 현상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급박하게 늘어나는 직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은 기업 차원에서 아주 유심히 분석 해 보아야 한다. 표면적으로 어떤 커뮤니케이션 주제가 생겨난 것도 아닌데, 눈에 띄게 직원들이 삼삼오오 몰려있다. 온라인 쪽지들이 갑자기 많이 오가고, 흡연실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흡연을 하고, 커피를 마신다. 한 명의 직원이 일과 시간 동안 여러 그룹과 함께 돌아 다닌다.

평소와 다르게 이런 현상이 증가한다면 해당 기업은 위기가 다가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모든 위기는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증폭시킨다. 문제는 위기 시 커뮤니케이션 수요의 증가에 기업 스스로가 공급을 통해 그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데 실패할 때다. 이상의 커뮤니케이션 량의 증가도 커뮤니케이션 수요와 공급간의 밸런스가 깨져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직원들간에 물음표와 정확하지 않은 느낌표들만 무수할 뿐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공급이 없으면 해당 기업은 위기에 한발자국 가까워지는 셈이다.

둘째, 조직 내부 상하 커뮤니케이션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평소와 달리 말들이 조심스러워 지는 상황이다. 임원들이나 팀장들간 눈치만 오간다. 임원들의 표정이 어두워 진 듯하지만 그 이유를 자세히 물을 사람은 없어 보인다. 임원들 스스로도 딱히 팀장들 또는 직원들과 별반 해야 할 이야기들이 없으니 침묵한다.

많은 책임자들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자산이 항상 ‘솔루션(해결책)’을 주어야 한다 착각하곤 한다. 기업에 위기 상황이 다가오면 책임자들은 해당 위기에 대한 솔루션을 찾으려 애쓰게 마련이다. 이 의미는 해당 위기가 확실하게 관리될 때 까지는 확실한 솔루션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 주저하게 된다는 의미다. 자신이 없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근본적인 문제는 상호간 커뮤니케이션 량은 줄었지만, 각자가 해석하는 맥락의 혼동은 훨씬 증가한다는 데 있다. 설명 없는 임원의 갑작스러운 반차를 보면서도 아래 직원들 사이에서는 많은 상상과 해석들이 난무하게 된다. 상호간 나름대로의 상상과 해석들이 복잡해 지면서 기업은 위기로 한발 더 전진한다.

셋째, CEO의 가시성(可視性) 또한 감소된다.

평소에는 직원들과 직원식당에서 항상 점심을 하시던 CEO가 갑작스럽게 오랫동안 식당에 나타나지 않으신다. 주변 이야기를 들어 봐도 근래 CEO를 오래 뵌 사람들이 별로 없다. 출근하시고, 회의 등에는 참석하신다고 하는데 예전 같지 않으시다. 그러고 보니 매달 한번 본사 직원들과 함께하던 ‘직원과의 대화’ 행사도 몇 달간 건너 뛰었다.

당연히 기업의 최고책임자는 위기 시 가장 바쁜 사람이 된다. CEO가 바빠지지 않는 위기는 사실 위기가 아니다. CEO 스스로 자신의 역량과 시간을 위기관리에 집중하는 것에 대해 누가 뭐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를 위해 자신이 만든 이전과 다른 커뮤니케이션 공백 또한 관리의 대상이라는 것은 인식해야 한다.

위기관리는 상황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함께 가는 것이 맞다. 상황을 극복하고 관리하기 위해 몰두하고 있는 동안 대부분의 조직과 사람들은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잊는 게 문제다. 상황이 너무 위중하니 커뮤니케이션 따위야 하면서 관리 우선순위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렇게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실패하면서 기업은 항상 위기로 점점 더 빠져들게 된다.

이런 이상증상들을 발견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가만히 한 발자국씩 다가오는 위기를 앉아 기다리는 것이 최선일까? 아니라 생각한다면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럼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들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마음가짐이다. 위로는 CEO로부터 신입 직원에 이르기 까지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관리 해야 한다는 일치된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워 진행해야 한다. 그냥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춘 즉흥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최소화 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CEO가 직원들을 만나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겠다 생각하면, 해당 미팅들에 대해 일관된 래포(미팅분위기)와 핵심 메시지를 미리 마련하거나 준비시켜 드려야 한다. 일정을 관리해서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직원들의 비율들을 적절하게 관리하는 등의 계획과 노력이 필요하다.

위기 시에는 CEO의 말아 올린 와이셔츠 소매 조차도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넥타이를 풀고 정장구두가 아닌 걷기 편한 캐쥬얼 구두를 신고 지점을 방문하는 모습은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다. 염색하던 머리 색을 하얀색으로 바꾸는 일상적인 활동도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관리되어야 한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관리되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위해 그 다음으로 인식해야 할 것은 이 세상 모든 것은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을 수 없다(You can not NOT communicate!, 필자주: NOT이 2개임)’는 명제다. 직원들 차원에서도 이런 인식을 일관되게 가져가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직원 스스로 매일 5분씩 지각을 하는 것도 곧 ‘커뮤니케이션’이다. 다른 동료직원들과 상사들에게 그 직원 스스로가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셈이다. 흡연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직원도 자신 스스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 것이고, 다른 동료들과 달리 혼자 점심을 먹으러 다니는 직원도 나름대로의 메시지들을 주변에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해석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며, 그 의미가 어떻게 형성되는가 하는 것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은 무서운 것이고, 적극 관리해야 마땅한 주제다.

마지막으로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위해 인식해야 할 것은 앞에서도 이야기한 커뮤니케이션의 수요와 공급에 대한 ‘밸런스’ 부분이다. 모든 수요와 공급은 상호간에 밸런스가 맞아야 관리된다 볼 수 있다. 직원들간에 궁금한 부분이 있다면 회사는 적극적으로 그런 커뮤니케이션 수요를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 반대로 회사를 이끌어 가는 CEO가 원하는 커뮤니케이션 수요는 언제든 어떠한 일이 생기든 임원들과 직원들에 의해 충족되는 것이 맞다.

항상 문제는 이 커뮤니케이션 수요와 공급이 서로 맞지 않거나, 어느 한쪽이 부재할 때 발생한다. 따라서 많은 성공한 회사들은 대부분 오버 커뮤니케이션(over communication)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직원들과 회사간의 커뮤니케이션에 공백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다. 성공한 기업의 CEO들은 직원들에게 수백 번에서 수천 번 같은 말들을 반복한다. 이는 직원들을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직원들에게 이것이 중요한 원칙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각인 시키기 위해서다. 커뮤니케이션을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면서 해당 메시지를 강조하는 기법이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상하간에서도, CEO부터라도 ‘최대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위기 시 사내 커뮤니케이션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를 확보하는 것이다. 기업 내 모든 구성원들이 끈끈한 연대감을 가지게 되는 방법으로 이 ‘오버 커뮤니케이션(over communication)’은 매우 유용한 방식이다. 물론 모든 구성원들이 이와 관련한 하나의 공통된 인식을 지닐 때 실현과 관리 가능하다.

위기 시 모든 직원들은 이상과 같은 ‘관리’ 마인드로 무장해야 한다. 그래야 더욱 강한 조직이 되고, 목적을 위해 응집된 위기관리 역량을 발휘 할 수 있다. 기업이 위기를 관리하지 못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의 위기관리 실패 사례들을 분석해 보면 그들 중 대부분의 기업들은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실패한 기업들이다.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을 수록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CEO 스스로 어렵다 생각할 때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자. 우리 회사가 어렵다 이야기 하기 전에 직원 스스로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 관리에 힘쓰자. 위로부터 아래까지, 또 아래에서부터 위로, 내부에서 외부로, 그리고 외부에서 내부로 유통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일관되게 관리하고, 이를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자. 이 자체가 위기관리이며,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다.

주변을 둘러보자. 이상 증상이 발견되고 있는가?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빨리 관리하자. 빨리 함께 같은 인식을 마련하고, 빨리 실천해 보자. 우리가 하는 이 관리된 실천 또한 밖에서는 하나의 ‘메시지’로 해석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지금까지 성공하는 회사의 ‘위기 관리’에 대한 이야기였다.

2월 142012 0 Responses

[기고문] 커뮤니케이션이 곧 희망이다!

(기고문)

커뮤니케이션이 곧 희망이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사람들은 즐겁고 기쁜 일이 있을 때 좀 더 많이 떠들고 들썩거린다. 그러나 즐거워 떠드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실 그들의 웃고 떠듦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얻는 다른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떤 현자(賢者)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우리의 인생이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웃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다.” 맞다. 많은 사람들과 기업들은 먼저 행복과 희망을 찾아 노력하며 기다린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스스로 먼저 웃고 커뮤니케이션 하면 그와 함께 희망과 행복이 부록으로 온다는 것을 경험 할 수 있는데, 잘 그러지 못한다. 어렵다.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희망이 선물로 다가 올 수 있을까? 기업 구성원 각자 나름대로 웃고 떠들기만 하면 되는 걸까? 어떻게 떠들썩한 회식을 좀 해볼까? 봄이 오는데 야유회를 대대적으로 가야 할까? 아쉽지만, 이런 행사들이 정답은 아닐 수 있다.

기업과 기업 구성원이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은 특정한 목적을 가져야 하는 법이다. 목적 없는 커뮤니케이션은 잡담이고 어지러운 방담이다. 우선 우리가 커뮤니케이션 하는 목적을 정확하게 정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에 대한 답은 벌써 나와 있다. ‘희망’을 가지고 공유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는 커뮤니케이션이 우리에게는 필요하다는 게 답이다.

그 다음에는 그 뚜렷한 목적에 부합하는 ‘메시지’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메시지가 ‘우리가 희망을 가지는 데’ 유용한 메시지들일까? 가만히 최근 우리에게 선물된 긍정적 변화들을 잔잔하게 살펴보자. 무엇이 나아졌고, 어떤 것이 새롭게 성취되었나? 그리고 우리는 그런 긍정적 변화들을 어떻게 창조해 내었나? 앞으로는 또 어떤 변화들이 새로운 선물들로 다가올까? 한번 다같이 생각해 보자. 옹기종기 모여 떠들어 보자.

좋다. 즐겁고 긍정적인 변화들이 여러 메시지들로 표현되었고, 또 공유할 가치가 있는 것들이라고 취합되었다면 거의 다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회사 화장실이 최근 들어 더 깨끗해 졌어요!””회사 식당의 밥맛이 아주 약간 좋아졌어요.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과 같은 사소한 메시지들도 좋다. 목적에 충실한 메시지들이니까.

“올해 매출목표를 걱정했는데, 상반기 상황이 좋을 것 같다는 예상들이 여기저기 나오고 있네요. 감사한 일이죠?” “새로운 거래처가 두 개나 들어왔어요. 거래금액이 크진 않아도 나름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네요. 멋질 것 같아요”하는 비즈니스적인 메시지들도 나쁘지 않다. 목적에 정렬되어 있는 메시지들이니 좋다.

마지막으로 이제는 이런 메시지들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아이디어를 짤 때다. 다 같이 즐겁게 이야기 나누는 기회를 만들어 보는 거다. 최근 몇 년간 해왔던 딱딱하고 연례적인 행사를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자유롭게 웃고 떠들게 기획해 봐도 좋겠다. 창사이래 한번도 시도해 보지 못한 ‘아주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회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우리가 희망을 가지는 데 유용한 기회와 행사나 캠페인이라면 오케이다. 이를 위한 우리의 메시지가 공유될 수 있으면 오케이다. 화장실이 깨끗해 졌다는 메시지로 희망을 찾는다면, 사내 화장실 ‘美’ 경연대회를 열어봐도 좋겠다. ‘화장실이 깨끗해야 회사가 성공한다’는 내용의 책이나 저자를 섭외 해 기업성공과 화장실론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겠다.

독자들이 눈치를 챘을 수도 있겠지만, 이상의 과정 전반에서 즐거움(Fun)이라는 것은 핵심이다. 사람은 탄생직후 선(善)과 악(惡)을 따지기 전에 먼저 호(好)와 오(惡)에 익숙해졌었다. 즐거움은 가장 전형적인 호(好)의 표현이다. 즐거워 망한 기업은 없다. 특히 기업 내부 커뮤니케이션에서 즐거움이 핵심인 이유다.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직원들이 왜 그렇게 즐겁게 일하는지에 대한 답이다. 봉급이 많아 회사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주목하자.

그들이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에도 위에서 제시한 정확한 규정작업과 프로세스가 존재했다. 행복한 직장을 만들자는 목적을 세웠고, 메시지로 ‘즐거움’을 택했고, 창조적인 활동들로 즐거움을 꾸준히 공유했다. 결국 그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즐거운 회사가 되었고, 직원들은 행복하게 되었다. 즐겁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그 과정이 곧 희망이다. 꼭 한번 믿고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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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32011 Tagged with , , , , 2 Responses

(The PR 기고문) 위기와 위기관리? 기업은 두 가지 부류가 있다











위기와 위기관리? 기업은 두 가지 부류가 있다

정용민 대표

스트래티지샐러드

 

최근 연이어 발생한 기업 위기들. 현대캐피탈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 농협의 전산망 소실 사건, 호텔신라의 한복 출입금지 논란, 한진해운의 한진텐진호 피격 사건. 우리 기업들은 이 일련의 위기들로부터
어떤 배움을 얻을 수 있을까? 만약 이들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위기가 우리 회사에게 발생했을 때 그들보다
더욱 나은 위기관리를 실행할 수 있을까?

위기관리 전문가들에게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 한가지를 꼽아보라면, 대부분은 준비하라말할
것이다. 이 세상의 기업들은 크게 두 가지 부류의 기업들로 나뉜다. ‘위기를
경험한 기업위기를 경험할 기업이다. 따라서 각각의 선행 위기에서 우리는 우리의 준비상태를 되돌아
보고 배울 점들을 찾아 다가올 위기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유출 사건

빨랐다. CEO의 위기관리 리더십은 빛났다. 의사결정은 단호했고, 투명했다. 노르웨이
출장 중에 있었음에도 현대캐피탈의 CEO는 수많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한국본사의 임원들과 상황파악과 의사결정을
진행했다. 급히 귀국한 CEO는 빠른 의사결정 결과들을 기반으로
기자들 앞에 스스로 섰다. 일련의 위기대응 프로세스에 있어 나무랄 데 없는 조직력과 의사결정의 스피드를
보여주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임
대한 언급을 너무 빠르게 했다는 부분이다. 기업 위기시 CEO
책임을 질 것이 있으면 책임 지겠다 말하는 것은 개인적 의미를 넘어 조직적으로 많은 부담이 된다. 법적
책임의 범위나 그 수준을 논하기 전에 책임에 대한 선제적
커뮤니케이션은 부담스럽다. 그것이 그냥 수사학적 의미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을 예상해 보아야
하겠다.

또한 이번 사례에서는 예전같이 CEO가 트위터를 통해 위기관리 시도를
하지 않았다. 기업 위기 발생시 회사의 공식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가장 중심적인 위기관리 미디어가 되어야
옳다. 기업 위기 시 소셜미디어를 통한 CEO의 개입도 분명
사적 개입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경계해야 할 원칙 중 하나는 기업 위기
발생시 기업 구성원들의 모든 사적 개입을 금하는 것이다.

농협의 전산망 소실 사건

최초상황파악과 분석에 문제가 있었다. 내부적으로 준비되어 있지 못했고,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빈 구석이 많았다. 이 회사도
책임에 대해 선제적으로 이야기했다. CEO의 위기관리 리더십에 있어서도 앞의 현대캐피탈과는 달리 한발자국 뒤에 있었다. 공개된 기자회견에서 실무자들을 탓해 언론으로부터도 비판을 받았다.

이 회사는 위기관리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많은 기업 미디어 옵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대 고객 커뮤니케이션 등 핵심 이해관계자들과의 360도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꼼꼼한 시스템을 가지지 못했다. 위기 발생 이전 준비하라는 가치를 좀더 깊이 고민해서, 차후 유사한 위기에는 좀더 체계적
대응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호텔신라의 한복 출입금지 논란

CEO의 리더십이 빛났다. 직접
해당 고객을 찾아가 사과했다. 한복 출입 원칙에 대한 개선을 빠르게 진행해 추가 논란을 피하려 노력했다. , 거의 모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오프라인 언론을 통해서만
진행하는 한계를 보여주었다. 이 논란의 발아점은 분명 소셜미디어였는데 비해, 소셜미디어상에서 관련 대화는 진행하지 못했다. 자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미디어 트렌드에 따른 아주 단순한 준비가 없었던 거다. 만약 평소에
자사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잘 성장시켜 놓았더라면, 최초 해명 보도자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생성 확산되는
여러 위기 프레임들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호텔신라는 며칠이 지난 후 공식 트위터를 개설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했다. 좀더 진지한 준비와 운영 가이드라인을 고민해 보고, 차후 유사한 논란에 대응할 수 있는 자생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한진해운의 한진텐진호 피격 사건

워룸의 승리였다. 한진해운은 CEO
중심으로 한 경쟁력 있는 위기통제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정제된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상시 시뮬레이션을 실행하고 있었다. 한진텐진호가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의 공격을 받은 직후 이 회사는 워룸을 개설해 CEO를 비롯한 모든 관련 임원들이
여러 지역들과 실시간으로 상황을 업데이트 받고, 위기관리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진행했다.

몇 십 년간 경험을 쌓은 양질의 시니어 기업 대변인이 안정적으로 외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다. 청와대, 국정원, 국토해양부, 외교통상부등 여러 이해관계자들과도 실시간 협업에 성공했다. 하루
만에 다행히도 해당 위기는 관리 되었다. , 중장기 위기로
발전했을 때를 대비해 기업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시스템만은 고려해야 한다. 사고관련 루머나 확인되지 않는
사실들을 초기에 개입해 해명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타산지석. 반면교사. 벤치마킹모든 이전 사례들은 자사는 물론 타사들에게도 생생한 교훈을 준다. 약간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이 세상에는 두 가지 부류의 기업들이 있다. ‘교훈을
찾아내 개선하는 기업, ‘개선하지 않는 기업이다. 누가 위기관리에 성공할지는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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