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위기관리,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26

불편하게 한 게 죄?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연예인들을 위해 일하는 연예 기획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저희 소속 한 연예인이 개인적 스캔들로 사회적 공분을 만들면서 활동에 큰 제약을 겪고 있습니다. 사과도 하고 여러 대응도 함께 했는데, 어지간해서 비판이 줄어들지 않네요. 대중을 불편하게 한 게 죄라는 의미는 무엇인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연예인이 경험하는 위기에 있어서 위기 특성 상 가장 공통적인 부분이 대중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중이 그 이슈로 심적이나 감정적인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해당 연예인에게 당면한 가장 큰 문제라는 의미입니다. 대중의 마음속 불편함이라고 하면 그 범위와 다양성이 상당히 커서 단순하게 개념이 정리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하지만, 그 연예인 관련 이슈를 들었을 때 사람들 마음 속에 편한 마음이 들 것인가 아니면 편치 않은 마음이 들 것인가 상상해 보면 그 구분은 조금 더 확실 해 집니다.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단순한 느낌이 곧 답이라는 의미입니다.

반면 그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연예인과 그 기획사측에서는 난감하기 그지없을 것입니다. 대중을 즐겁고 마음 편하게 하는데 익숙했던 그들이라 대중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것을 쉽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불편한 것이 어디에서 어디까지 인지 확실하게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칫 잘 못 대응해서 대중의 불편함을 더하는 실수를 범하기도 합니다.

연예계에서는 대중을 바라볼 때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인 시각으로만 보아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특정 연예인이 갑자기 성공했을 때 그 정확한 이유를 찾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여태까지 열심히 해 왔는데, 이제야 빛을 발했다는 메시지류가 그런 아리송한 이유를 대변합니다. 대중이 갑자기 그 연예인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사랑하게 된 이유를 과학적으로 해명하지 못하는 것처럼, 반대 상황이 되어 버리는 이유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예인과 그를 위해 일하는 기획사에서는 대중의 심리와 감정 그리고 일상적 느낌 등을 아주 민감하게 모니터링하고 예측합니다. 그래야 어떤 이슈 발생이 예상될 때에 그 이슈를 두고 미리 대중의 느낌을 정확하게 예상할 수 있게 됩니다. 해당 이슈의 어떤 부분이 대중에게 불편함을 일으키는 주요 핵심인지는 최소한 진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중이 느끼는 불편함을 덜 불편함 또는 불편하지 않음 정도로 전환시킬 수 있는 대응이라면 연예인 관련 위기나 이슈관리는 성공입니다. 그 때문에 여러 전례를 보면 이슈 발생 시 상황을 압도하는 대대적인 반성을 발표하여 대중의 불편함을 조금이라도 상쇄시키려 노력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대중의 불편함에 변명 또는 외면하거나 오히려 자신의 불편함을 토로하며 대대적 반성을 기피하는 전례들은 여지없이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연예인이라면 대중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을 죄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간 그들을 편하고 즐겁게 만들어 현재만큼 자신이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평시와 위기 시 서로 다른 잣대를 대중에게 겨누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 면에서 만큼은 대중이 일관성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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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25

처음과 마지막의 차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이번 위기관리를 하고 나서 복기를 해 보니, 저희가 마지막에 결정해 실행했던 대응을 상황 초기에 실행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렇게만 되었으면 그리 오랫동안 불필요하게 많은 비판을 받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미국의 유명한 투자 전문가 하워드 막스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현명한 사람이 처음에 하는 일을 바보는 마지막에 한다.” 하워드 막스의 표현이 좀 거친 면은 있는데, 그 인사이트는 위기관리 현장에서도 실제로 지속 발견되는 진리입니다.

질문에서도 마지막에 실행했던 것을 처음에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 이야기하셨는데, 저 또한 그에 동의합니다. 그리 했어야 했다는 내부적 깨달음만 있다면 향후에는 좀 더 나은 의사결정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기본적으로 왜 기업들은 마지막 단계에서 할 수 있던 위기관리 실행을 초기에는 실행하지 않거나, 실행할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일까요? 의사결정권자들이 하워드 막스의 표현대로 현명하지 못해서일까요? 아닙니다. 기업에서는 그렇게 의사결정 하지 못할 실제적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그런 실제적 이유를 꼼꼼하게 찾아보아야 좀더 나은 위기관리가 가능해집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마 상황 판단에 대한 정확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이 상황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어디까지 진행될 것인지를 예측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지요. 당연히 이런 경우 의사결정은 미뤄집니다.

두번째 이유는 마지막에 해야만 하는 실행을 알면서도 상황을 보며 점진적으로 실행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대표이사의 사과 같은 경우를 마지막에 실행해야 할 순서로 꼽는 경우 같은 것이지요. 초기 상황에서 대표이사가 먼저 앞서 나가면 나중에 상황이 악화되었을 때 쓸 카드가 소진된다 믿었던 겁니다. 결국 그에 따라 마지막 단계에서 대표이사 사과가 실행되어 위기관리가 완료되었던 것이죠.

세번째 이유는 마지막에 해야만 할 실행 내용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현재 주어진 상황에 대한 관리에 집중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상황이 악화되었을 때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못했던 것이지요. 결국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게 되자 부랴부랴 최고 수준의 실행을 고안해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들은 주로 공통된 기업 내부 기반에서 발아됩니다. 그 기반은 ‘원칙 없음’이라는 기반입니다. 위기는 기업이 원칙으로 관리하는 것입니다. 사전 위기관리도 해당 기업의 원칙이 적용되는 한 성공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사후 위기관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위기 상황이 발발했을 때 기업의 원칙이 없거나 불확실하다면 그 위기관리 대응은 적절한 유효성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맨 마지막 상황에 실행할 수 있을 대응이라면, 초기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실행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 실행 시점을 언제로 결정하는 가는 원칙에 의해서만 결정 가능합니다. 하워드 막스 또한 원칙을 기준으로 현명한자와 그렇지 못한자를 나누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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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24

소화와 해소의 개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부정적 상황이 발생되면 매번 주변 이해관계자들과 공중으로부터 상당한 비판과 비난이 쏟아지는데요. 대표님과 임원들께서는 그 자체를 극히 당황스러워합니다. 어떻게 든 초기 비판과 비난을 관리하라 하시니 실무자들이 힘듭니다. 그런 상황에서 비판과 비난은 어느정도 견뎌야 하는 거 아닌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맞습니다. 부정적 상황이 발생되었을 때 그 주체에 대해 사회적 비판과 비난이 따라붙지 않는 경우는 없습니다. 차라리 그런 상황에서는 정해진 욕과 비판 그리고 비난은 필수적으로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시고 그냥 견디시는 것이 유익합니다. 대신 그 과정에서 단순 감정 표현을 넘는 합리적 비판 내용은 계속 점검해 ‘소화’ 해 가며 대응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사람들의 단순한 감정표현은 일종의 사회적 긴장의 ‘해소’ 과정으로 이해하시는 것이 더 좋습니다. 자사와 관련된 부정적 상황이 발생되었을 때 이례적으로 사회 내 별 감정표현이 없다면 그것이 더 이상하고 위험한 징조 일 수 있습니다. 일정한 감정 표현 기간이 지나가야 사람들 스스로 ‘해소’의 지경에 이르게 되기 때문에 그 흐름 자체는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부정적 상황으로 인해 쏟아지는 사람들의 초기 감정 표현 보다 상대적으로 더욱 위험한 것이 있습니다. 부정적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자사가 행한 위기관리 활동이 적절하지 않아 만들어지는 사람들의 2차적 분노와 감정이 그것입니다. 그러한 2차적 반응은 결코 불필요한 것입니다. 그 경우 진짜 문제는 부정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런 불필요한 사회적 반응을 기업 스스로 만들어 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일부 기업은 부정적 상황 발생 초기에 쏟아지는 사람들의 감정 표현을 못 견뎌 합니다. 이 자체를 위기로 정의하기까지 합니다. 초기 반응에 대해 주로 골머리를 앓다가 이내 그 반응 자체를 관리하려는 시도를 합니다. 여론을 인위적으로 변화시키려 하거나, 프레임을 바꾸려는 시도까지 합니다. 다행히 운이 좋아 그런 시도가 효과적이면 모르겠으나, 부정적 상황에서 그런 시도는 종종 더 나쁜 결과로 연결됩니다.

기업이 좀더 성공적인 위기관리를 하려면 초기 부정적 상황으로 인해 쏟아지는 사람들의 감정 표현들은 상당부분 걸러가며 ‘소화’ 해 내야 합니다. 그러한 사람들의 감정에 대한 주목과 대응보다, 부정적 상황에 대한 주목과 대응이 좀더 중요하므로 그에 대한 관리에 집중해야 합니다. 제대로 된 위기관리와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게 되면, 사람들의 감정 표현은 이내 수그러들며 궁극적으로 ‘해소’ 될 것입니다.

위기관리 명언 중에 “위기에 대해 부끄러워하기 보다는, 제대로 위기를 관리하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 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셔야 합니다. 부정적 상황을 관리한다며 스스로 부정적 상황을 더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 초기 사람들의 감정표현에 너무 집착하여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실수는 하지 않아야 합니다. 부정적 상황을 둘러싼 ‘소화’의 개념과 ‘해소’의 개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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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23

대변인의 주적은 애드립?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 홍보담당자는 참 똑똑하고 임기응변에 능해서 든든합니다. 기자들이 어떤 질문을 해도 그때 그때 잘 넘어가고, 창조적인 답변을 해서 듣는 사람들도 깜짝 놀랄 수준입니다. 대변인 역할을 하는데 있어서 애드립을 주로 경계하라 하셨는데, 애드립과 임기응변은 서로 다른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단 대변인은 조직내에서 흘러 나가는 애드립을 제한하고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기자의 취재를 받았을 때 대표이사를 비롯 각부서 임원들이 전달하게 되는 모든 메시지를 사전에 관리하는 업무를 하는 사람이 대변인입니다. 평소 예상질문과 핵심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개발 공유하여 구성원들의 개인적 애드립을 미연에 차단시키는 일을 합니다.

만약 오히려 대변인이 스스로 기자 질문에 대해 다양한 애드립을 전달하고, 심지어 떠 오르는 창조적인 메시지를 기자에게 설명하고 있다면, 그 상황은 매우 위험한 것입니다. 그렇게 전달된 애드립이 이후 기사화되어 문제가 되면 그에 대한 책임은 결과적으로 누가 져야 할까요? 단순히 그 애드립을 한 대변인이나 홍보담당자 선에서만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흔히 대변인이나 홍보담당자가 기자에게 현란한 애드립을 하는 것을 두고, 임기응변이 능하다는 평가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임기응변은 애드립과는 기본적이고 아주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임기응변은 준비되고 훈련된 커뮤니케이터가 종합적 판단을 통해 전략적 메시지를 적절하게 전달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반면 애드립은 커뮤니케이터가 준비되지 않은 메시지를 자신의 순간적 판단을 통해 일단 전달해 보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운이 좋아 말의 취지가 통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생기게 되는 어찌 보면 복불복인 시도입니다.

일반적으로 VIP가 가끔 애드립을 해서 논란을 발생시키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대변인은 그 VIP 애드립의 근본 취지를 잘 정리해 전달하여 논란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임기응변은 필요 합니다. VIP와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말씀의 실제 취지를 대변인 스스로 이해하고, 그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을 적절하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임기응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VIP와의 심도 있는 논의나 이해 그리고 적절한 설명은 건너 뛴 채, 개인적 해석이나 이해를 설파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애드립이 될 수 있습니다. 가끔은 VIP 조차도 그 애드립에 놀라고, 이해되지 않는 다는 반응을 하기도 합니다. 그 애드립을 접하게 되는 언론이나 공중들은 더더욱 당황스러운 느낌을 받게 되겠지요. 설화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준비된 메시지를 적절하게 전달하는 사람이 훌륭한 대변입니다. 그런 대변인의 메시지는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대신 언론과 공중에게 안정적 느낌을 주며, 이내 신뢰를 얻게 됩니다. 반면, 떠오르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뱉어내는 사람은 훌륭한 대변인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냥 달변가나 호사가 정도로 분류가 됩니다. 정상 기업이나 조직에게 과연 어떤 유형의 대변인이 필요한 지는 자명한 것입니다. 기업 스스로 임기응변과 애드립을 혼동해서는 훌륭한 대변인을 판별할 수 없을 것입니다. 대변인은 최소한 자신의 말로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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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22

대언론 소송은 합의가 목적?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 대해 악의적 기사를 쓰고 있는 모 언론사 기자와 데스크에 강력한 법적조치를 취하라는 대표님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언론중재위를 거칠 필요 없이 민형사 소송을 해 본때를 보여주라 하십니다. 승소해서 억울함이라도 해소하자는 건데요. 합의를 염두에 두라는 조언은 무엇 때문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최근 언론중재법 개정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중 핵심은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보도를 해서 기업에게 피해를 준 언론사에게 소위 말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통과되던 되지 않던 사실 현장에서 언론에 대응하는 큰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기업들의 대체적 반응입니다.

일단 기업이 언론을 상대로 해 소송을 제기할 때에는 최종 승소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소송을 당한 언론사에서 항상 주장하듯 ‘언론에 재갈을 물리기 위함’ 같이, 추가적인 보도를 제한하기 위한 목적으로 소송을 개시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보도를 한 기자만을 대상으로 해서 기업이 대규모 민형사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악의적 보도로 인해 피해를 입은 기업이 반대로 악의적 소송을 통해 기자 개인에게 중장기적 피해를 입히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최종 판결을 통해 해당 기자의 인생에 데미지를 주는 단계까지는 가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렇다면 기업 경영진 중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최종 승소를 목적으로 하지 않으면서 나름 상당액의 소송 비용과 인력 투입 해 언론에 소송을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단순히 추가 보도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만 소송을 개시하기에는 좀 아쉬움이 있다는 의미 같습니다.

기업이 일정 수준 이상 악의적 보도로 피해를 입었을 때, 언론을 대상으로 소송을 할 때에는 궁극적으로 ‘상호 합의를 통한 화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화해입니다. 물론 그 화해는 기업이 입은 피해의 실질적 복구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기업은 추가 보도를 막고, 이전에 보도되었던 부정적 내용에 대한 수정 또는 해명 기회를 얻어 낼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사실 최종 판결까지 간다고 해도 기업이 입은 피해는 완전하게 복구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긴 시간을 싸워 얻어낼 가치가 있는 결과도 아닙니다. 단순히 한풀이를 하겠다는 회사의 결심이 있다면 그런 경우에는 예외가 됩니다. 그런 경우에도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기업이 얻을 수 있는 것은 그리 많거나 충분하지 않습니다.

소송은 보도로 인해 피해를 입은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입니다. 그 수단을 활용하는 데 있어 무리한 목적설정이나 현실과 거리가 있는 의지를 앞세우면 성공적 결과를 얻기는 어렵습니다. 잘 준비되고, 전략적인 소송을 통해 언론이 협의의 장에 나오게 하십시오. 상호간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보십시오. 그 후 언론으로부터 최대한 얻어 낼 수 있는 화해책을 도출하면 성공한 것입니다. 언론도 면을 세울 수 있는 기업측 안을 제시할 수 있으면 더 좋습니다. 대언론 소송은 승소를 목적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 합의를 통한 화해와 향후 윈윈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 될 때만 긍정적 결과가 도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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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21

상황 모면이 나쁜 것인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일단 상황이 발생되었으니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서 상황을 안정시키는 것이 최선 같습니다. 일단 상황을 안정시켜야 다음 기회도 올 것 같고요. 그런데 주변 이해관계자들이 상황을 그냥 모면하려 한다는 비판을 합니다.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 나쁜 것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기업 이슈나 위기 발생의 특징 중 하나는 ‘밥상이 풍성하게 차려 지면 이내 파리가 들끓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 이전에는 밥상이 제대로 차려지지 않아서 인지 큰 문제는 없어 보이는데, 밥상의 완성도가 어느 수준 이상 넘어가면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르겠는 파리들이 몰려듭니다. 물론 이 파리의 비유는 주변 이해관계자나 규제기관 또는 문제의 핵심을 폄하해서 비유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영자라면 그런 과정과 단계에 대한 예상이 가능해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경영 상황이 안정적이라서, 또는 자사 서비스나 제품이 너무 좋아서, 또는 자사 직원들이 모두 한 식구 같아서, 투자자들이 모두 자사를 도와주려 애쓰고 있어서, 큰 문제는 없다고 느껴질 때가 밥상이 차려 진 때입니다. 큰 위험이 시작되는 시점이지요. 잘 차려진 밥상 위 맛난 음식들을 그냥 즐기며 먹기만 하면 될 것 같은 순간이 바로 가장 위험할 때입니다.

이제 여기저기 파리가 나타나 밥상 주변을 돌며 윙윙거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처음에는 한 두 마리의 시끄러움에 크게 개의치 않는 기업도 있습니다. 밥상을 차리다 보면 몇 마리 파리가 설치는 것을 어떻게 하겠느냐 하며 아량도 보이곤 합니다. 그러나, 그럴 때 일수록 긴장하고 밥상의 어느 문제 때문에 파리가 날아 들기 시작하는 지를 살펴야 합니다. 무시와 외면으로 다가올 파리떼를 물리 칠 수는 없습니다.

밥상 위 문제를 제대로 살펴 관리하지 못하면, 그 이후 상황은 불 보듯 뻔합니다.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파리 떼가 달려 들어 밥상이 난장판이 될 것입니다. 파리를 쫓느냐고 실제 밥상 위 음식 맛은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파리떼 때문에 훌륭하게 차려진 밥상 위 음식을 그대로 내다 버려야 하는 비극이 발생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 비극은 밥상 앞에 그냥 앉아 있는 경영진 때문입니다. 밥상에 몰려드는 파리 떼는 그냥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파리 떼를 욕하고 비판해 보았자 아무 의미 없습니다.

질문에서 상황을 모면해 보겠다 하는 의미는 마치 밥상위에 몰려드는 파리떼를 일단 열심히 쫓아 보겠다 하는 생각과 같습니다. 물론 음식에 조금이라도 덜 다가가도록 열심히 파리를 쫓아야 하지만, 파리를 쫓는 것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가능해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왜 파리떼가 몰려와 윙윙거리며 음식을 망쳐 놓는지를 신속하게 살피는 것이 현 상황에서는 더 이롭습니다. 아깝더라도 파리 떼가 들끓게 된 원인을 제공한 밥상 위 문제를 하나 하나 해결해야 합니다. 일부 음식을 새로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것입니다. 그러나, 밥상 전체를 쓸어버려야 하는 상황 보다는 나을 수 있습니다.

주변에 날아 다니는 파리를 손으로 계속 쫓아내며 밥상을 마주하고 있어서는 실질적 위기관리는 불가능합니다. 파리를 쫓으려는 그 노력을 문제 원인 해결에 투입하십시오. 깨끗하게 해결되면 파리도 하나 둘 사라질 것입니다. 핵심은 파리를 불러들인 문제입니다. 파리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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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20

어떻게 해야 빠르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전 저희 회사 관련 한 고객과의 트러블이 조만간 기사화된다는 첩보를 들었습니다. 대행사에서는 회사가 신속하게 공식 입장문과 예상질의응답을 준비해야 한다 하더군요. 그런데 그걸 만드는 데 진짜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어렵습니다. 내부적 부담이 많습니다. 어떻게 해야 빠르게 만들어 질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선 현장의 아주 고질적 고민을 질문해 주셨습니다. 실제 이슈관리나 위기대응 사례를 볼 때에도 자사의 공식 입장과 예상질의응답을 적절한 시기까지 준비하지 못해 혼란을 겪는 경우는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 기업 대부분은 침묵이나 취재 회피로 대응을 대신합니다.

상황이 감지되었거나 발생했을 때 무엇보다도 신속하게 회사의 정확한 입장을 정리하여 공식입장문을 만드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그 상식을 구현하는데 있어 조직내에 많은 장애와 역량의 부족이 혼재되어 나타난다는 것이지요. 충분한 사전 준비나 역량이 존재하지 않는 기업의 경우 특정 상황이 발생되었을 때 공식입장문을 A4용지 한두장으로 정리하는 데에 대략 2~3일이 소요되고는 합니다. 상황과 취재 개시 시점을 감안할 때에는 이미 버스가 지나가고 난 뒤에 입장문이 완성 비슷하게 되는 것이죠.

이미 기자로부터의 공식입장 요청 마감 시점은 만료되었고, 기사는 게재되었을 것입니다. 차후에 변화된 상황을 포함한 공식입장을 재정리 수정하는 데에도 다시 수일이 소요됩니다. 그 때정도면 이미 상황은 악화될 때로 악화되어서 더 이상은 공식입장이 요구되지 않는 상황까지 도래할 것입니다.

그럼 예상질의응답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요? 공식입장문을 완성하는 데에도 절대적인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그런 기업은 해당 상황에 대한 입체적인 예상질의응답집을 만드는 것에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충 대표 질문 몇 개에 대해 두 세 줄 답변을 만들고는 하지만, 실제 기자의 전화를 받게 되면 그런 답변 준비로는 5분도 넘기지 못하게 됩니다. 기자의 다양한 질문에 커뮤니케이션 담당자가 그로기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상황이 발생되었을 때 공식입장문과 예상질의응답집을 만드는 시간을 어떻게 단축시킬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은 하나뿐입니다. 여러 번 반복해서 관련 작업을 경험 해 보아야 시간이 준다는 것이지요. 경험이 시간을 단축시킵니다. 누구의 경험일까요? 조직의 경험입니다. 홍보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개인 일부의 경험이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의사결정권자와 관련 사업부문 그리고 케이스에 따라 법무나 대관 등 스텝 기능이 한자리에 모여 신속하게 의사결정 하고 문구를 정리하는 작업은 실제 경험 없이는 시도조차 어려운 작업입니다. 심지어 한자리에 모이거나 메신저방을 하나 만드는 것도 어려워하는 위기관리팀이 많습니다.

여러 번 토론하고 만들어 보아야 합니다. 특정 상황에 대하여 기자의 취재가 시작되었을 때 회사 차원의 모든 준비와 훈련이 끝나 있는 수준은 아주 완벽한 조직의 체계와 역량에 기반합니다. 갑자기 발생된 상황에 대해 몰려드는 답변 요청에 최초 홀딩 스테이트먼트(시간을 벌기 위한) 전달 후 유효 시간내에 모든 준비를 마칠 수 있기 위해서도 부단한 연습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실전은 경험에 의에 좌우됩니다. 트레이닝, 워크샵, 시뮬레이션이라는 것이 계속되는 이유는 그러한 실전 경험을 쌓아 적절한 타이밍에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함 입니다. 평소 당연히 해야 하는 숙제 같은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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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19

상대방이라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최근 경쟁사를 대상으로 민감한 이슈를 제기하는 프로젝트를 내부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 보다 상대 반응이 적네요. 상대가 좀 반응을 보이고 시끄럽게 돼야 저희가 목표를 이룰 수 있는데 말이죠. 지금 이 상황에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는 건 어떤 의미인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관리 유형 중 상대편이 존재하는 이슈관리의 경우 항상 저희 클라이언트에게 조언하는 것이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상대편이면 현재 상황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만약 우리가 상대편이라면 어떤 대응을 할 것인가?”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생각해 가면서 이슈를 관리하라는 것이죠.

이슈를 무조건 제기하고 시끄러운 상황을 만든다고 해서 목표한 이슈관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변수가 생기기 때문에 더욱 더 정교한 상황 예측과 대응도 필요합니다. ‘만약 우리가 A 공격을 한다면, 상대편에서는 몇 가지 패턴으로 대응 해 올 것인가?’를 계속 궁금해 해야 합니다.

질문하신 상황처럼 우리가 아무리 이슈를 제기해도 상대편이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반대로 상대편이 대대적인 반응을 보여 상황이 역전돼 버리거나, 예측하지 못한 상황으로 전이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생각했던 것 보다 상대편과의 싸움이 장기전이 돼 버리고, 결론이 나지 않은 채 소모전으로 이어진다면 그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이런 다양한 고민들이 전제되어야 실제 싸움을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 중요한 결정은 “우리가 상대편이라면?”이라는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이런 사고 방식은 실제로 이슈관리를 완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도구가 됩니다. “만약 우리가 상대편이라면 현재 제기되는 이슈가 누구의 작품인지를 금 새 알아 챌 수 있을 것 같다.” 입장을 바꾸어 보아 바로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자사의 노출도를 더욱 낮추거나, 접근방식을 대폭 수정해야 합니다.

“우리를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는 없어도, 우리가 이슈를 제기하고 있다는 의심은 할 것 같다” 이와 같은 이야기도 자사의 접근방식을 정교화 하는 데는 도움이 됩니다. “만약 우리가 상대편을 특정할 수 있게만 되면, 대대적으로 법적 대응을 통해 상대편의 활동성을 저하시키려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에 대한 추후 대응도 어느정도 마련해 이슈관리를 이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이와 달리 위험한 접근방식은 상대편을 실제보다 폄하해서 판단하거나, 반대로 너무 과대 평가해서 움츠러드는 경우입니다. 그런 선입견에 기반해서 ‘우리가 상대라면’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현실과는 다른 결론이 쏟아지게 됩니다. 상대편을 폄하해서 반응을 예측한다면, 추후 지속적으로 놀랄 만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상대편을 과대 평가해서 반응을 예측한다면, 실질적인 이슈관리 실행을 여러 번 주저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쓸데없는 겁을 먹게 되는 것이지요.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 있어서 중요한 쪽은 상대편입니다. 실행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대편을 어떤 방향으로 변화시킬 것인지를 제대로 정하는 것이 가장 기본입니다. 그들을 있는 그대로 읽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변화하는 상황을 그들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이슈관리는 성공적으로 결론 지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데 있어서도 상대편의 입장과 시각은 매우 효과적인 기준이 됩니다. 먼저 상대편을 깊이 공부하십시오. 상대편이 있는 이슈관리에서는 상대편을 많이 아는 쪽의 승산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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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18

언론플레이가 도움이 되겠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 M&A딜을 좀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 저희가 모종의 언론 플레이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상대가 좀더 적극적인 매각 절차에 나서게 분위기를 조성하려 합니다. 언론을 통해 좀 압박을 주면 딜이 신속하게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M&A딜에서도 언론 플레이가 유효하겠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어떤 가치이든 케이스 특수성에 따라 다른 결과가 도출되지만, 전반적으로 M&A시 언론을 통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은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법정의 판사들이 자신은 여론에 휘둘리지 않는다 하지만, 결국은 여론을 제대로 거스르는 판결에는 부담을 가지듯 언론을 통한 여론화 작업을 의미하는 속칭 언론 플레이는 M&A나 법정에서 유효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언론 플레이’ 자체가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언론 플레이를 통한 여론이 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뿐입니다. 자사가 딜(deal)을 자사 이익 쪽으로 마무리 짓기 위해 언론 플레이를 기획한다면, 어떤 여론을 만들 것인지를 정확하게 정하여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무조건 언론 플레이를 통해 노이즈만 만들면 어떻게 든 되겠지 하는 단순한 생각은 곧 실패합니다.

전략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과 목표의 설정입니다. 자사가 언론 플레이를 통해 지향하는 목적과 목표를 정확하게 설정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는 그에 기반한 구체적 실행 방안을 제대로 도출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자사의 목적과 목표 성취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실행방안은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일부 도움은 되겠지만, 실행하지 않아도 큰 문제없을 실행방안도 덜어내야 합니다. 만약 실행했을 때 도움은커녕 추후 문제가 될 수 있을 실행방안은 절대 실행하면 안 됩니다. 목적과 목표에 정확하게 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말씀 들어 보니 언론 플레이를 통해 노이즈를 만들고 시끄럽게 해 상대를 움츠러들게 하고, 결국 정해진 길을 가게 만드는 압력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이라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마치 눈 내린 산속에서 토끼를 잡으려 주변을 빙 둘러싸 깡통을 쳐 산 정상부로 토끼를 모는 형상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언론 플레이를 통한 여론화 작업은 그렇게 단순하지도, 극적이지도 않습니다.

반대로 M&A딜과 같이 첨예하게 이익이 충돌하는 언론 플레이는 올림픽 배구 경기의 모습과 흡사하다고 봅니다. 상대에게 서브를 날리고, 이를 상대가 받아 쳐 내지 못하면 우리가 한 점을 얻게 되는 딜입니다. 실수를 하면 반대로 한점을 잃게 되는 딜이지요. 상대의 강력한 언론 플레이를 어떻게 든 제대로 막아내면 상대에게 위협이 되는 딜입니다. 곧 팽팽한 경기일 수록 승자는 상대적으로 실수를 덜한 쪽이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M&A딜에서 언론 플레이는 양날이 검이 확실합니다. 상대를 정확하게 분석해야 게임을 개시할지 여부가 결정됩니다. 일단 게임을 시작했다면, 뚜렷한 목적과 목표를 세우고 실수를 최소화 해야 합니다. 언론 플레이는 시끄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을 통해 여론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그 와중에 상대에게 꼬투리 잡힐 실행은 절대 금하는 것이 이롭습니다. 무엇을 할까 보다 먼저 무엇을 하지 않아야 할지를 찾아 새기십시오. 자칫 상대에게 꼬투리를 잡혀 자사의 몸통이 돌아가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 결국 보수적인 실행이 좀더 강력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실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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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17

그건 쇼 아닌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사과에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기나 이슈가 발생했을 때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 숙여 사과하는 것이 너무 당연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쇼(show)로 위기나 이슈를 관리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의문입니다. 위기관리를 위한다는 쇼(show)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말씀하신 것처럼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면 해당 위기관리 주체의 리더가 공개적으로 나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일반적이 되었습니다. 그런 경우 리더가 고개 숙여 사과를 합니다. 리더가 피해자를 만나서 고개를 숙입니다. 아파하는 사람들을 찾아가 껴안으며 위로 하기도 합니다. 리더는 그들이 입은 피해에 수배를 배상하고 어떻게 든 피해를 회복시키겠다 약속도 합니다. 국회나 관련 단체를 찾아가 고개를 다시 숙이기도 합니다. 그에 따라 회사 직원들이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일련의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쇼(show)라고 간주하시는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보여주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실행을 쇼(show)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쇼(show)라는 개념을 자의적으로 정의하시는 것입니다. 쇼라는 것을 ‘마음에 없는 행동을 단순히 보여주기 위해 가식적으로 하는 것’이라 정의한다면 그런 쇼는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쇼가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정확한 목적을 가지고 있고, 전략적 디자인에 따라 실행되었다면 그 쇼는 좋은 커뮤니케이션이 될 것입니다. 효과가 있었다면 더욱 더 그 쇼는 의미가 있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핵심은 그 쇼에 제대로 된 효과가 있었는가 없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위기관리 주체가 어떤 특정 쇼를 했을 때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이나 평가가 그래서 중요합니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쇼를 한다’는 평가를 했다면 그 쇼는 실패한 것일 수 있습니다. 진정성이 부족하다. 겉치레식으로 사과한 것으로 보인다. 그냥 해야 하니까 억지 춘향으로 한 짓이다. 이런 반응이 나온다면 그 쇼는 질문자분 정의대로 진짜 그냥 쇼였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특정 쇼를 받아들이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의미가 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다’ ‘진정성이 느껴져서 마음이 뭉클했다’는 식으로 반응한다면 그 실행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쇼가 되겠습니다. 당연히 당면한 상황을 관리하는데 일조하겠지요.

무조건적으로 그것을 쇼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안 된다 하는 생각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쇼가 나쁜 것이 아니라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되지 못하는 엉터리 쇼가 나쁜 것입니다. 그 쇼가 좋은 것이다 나쁜 것이다 판단하는 측은 이해관계자입니다. 그래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수용자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따라 실행 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해관계자의 생각이나 느낌과 거리가 있는 실행은 자칫 엉터리 쇼가 돼 버리니 주의하라는 것입니다.

제대로 된 쇼를 하십시오. 그 쇼를 위해 상황을 제대로 바라보고, 이해관계자 시각에서 문제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전문가들과 객관적이고 중립적 시각을 가진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실행을 결정해 보십시오. 진짜 유효한 쇼가 될 것입니다. 그 후에는 문제가 풀릴 것입니다. 문제를 풀 수 있는 쇼라면 얼마 든 실행해도 나쁠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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