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위기관리,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16

위기관리에도 목표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일단 상황이 발생되면 바로 반사신경처럼 튀어 나가 상황을 관리하는 것이 위기관리라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위기관리에도 목표를 먼저 세우라는 말씀을 듣고 생각이 많아집니다.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렇게 교과서적인 프로세스를 항상 밟아야 하는 건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외국 영화에서 많이 보셨겠지만 특정 상황이 발생되었을 때 바로 투입되어 상황을 안정시키려 노력하는 사람들을 초기대응팀이라 부르고, 영어로는first responders라고 합니다. 소방관이나 위기대응을 위한 경찰 및 군인들이 주로 그런 유형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어떤 상황이 맡겨질 지에 대해 미리 알고 있을 뿐 아니라 매일매일 좀더 나은 초기대응을 위해 반복 훈련을 하기도 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초기대응팀에게는 마치 반사신경 같은 대응 자세와 역량이 필요합니다. 위기관리에도 목표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초기대응팀을 상상하신 것 같은데요. 사실 초기대응팀에게도 위기관리 목표는 이미 세워져 있습니다.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해서 상황을 조기에 안정시킨다’는 것이 주된 대응 목표지요.

그러한 대응 목표는 일선에서 지휘관의 의도(commander’s intent)라는 개념의 기반이 되기도 합니다. 정확한 행동 목표를 모든 조직원이 공유하고 만 있다면 일선의 누구든 지휘관과 동일한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상황을 보고하고 의사결정을 기다리고 하는 제반 프로세스를 과감하게 뛰어 넘어 일선에서 바로 의사결정 해 대응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죠.

기업 위기관리를 전사적 차원에서 바라볼 때도 위기관리의 목표 설정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특정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의사결정권자들의 가장 높은 우선순위는 위기관리 목표를 정확하게 세우는 것입니다. 그런데 의사결정권자 스스로 위기관리 목표는 당연히 세워져 있다 간주하고 상황분석과 의사결정에 먼저 몰두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이런 기업은 현재와 같은 부정적 상황에 대응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무슨 목표까지 세워야 하는가 하고 묻습니다. 그런 대응을 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재차 질문하면 제대로 된 답을 하기 어려워합니다. 어떻게 든 무엇이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답이 나올 때도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 우리의 위기관리 목표는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 목표다. 현 상황을 넘어서는 투자자 피해는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막아내자.” 예를 들어 특정 상황에서 기업 내부에 이런 위기관리 목표가 세워진다면, 그 다음 단계로 상황을 분석하고 대응 방식을 결정하는 프로세스는 훨씬 간단 해집니다. 우선순위를 중심으로 하는 집중이 가능해집니다.

위기관리를 통해 현 상황을 어떻게 만들고 싶으십니까? 구체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왜 그 목표는 달성 가능하지 않을까요? 만약 위기관리 목표를 이렇게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요? 정말 이 순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일까요? 그 중요한 것을 지켜 내기 위해 우리는 어떤 목표를 세우는 것이 합당할까요? 상황 초기에 이런 다양한 질문들을 쏟아내야 정말 우수한 위기관리팀입니다. 목적지가 없는 배에게는 어떤 바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기억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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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15

핵심 메시지는 줄이고 줄여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이전에 배포했던 해명문과 사과문을 검토해 보니 분량이 상당히 길다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핵심 메시지는 가능한 줄여서 단순하게 만들어 이해하기 쉽게 해야 한다 하더군요. 대체 얼마나 줄여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해명문이나 사과문이 일반적 길이보다 길어지는 이유는 몇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은 경우가 기업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때입니다. 이슈나 위기 형태가 복잡하고 여러 세부 이슈가 있어서 그 하나 하나에 해명이나 언급을 해야 하는 경우 메시지가 길어집니다. 이럴 때에는 각 세부 이슈를 우선순위에 따라 정렬하고 이슈별 핵심 메시지를 가장 앞으로 끌어 내어 강조해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전체적으로 분량을 대폭 줄일 수 없다면, 보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라도 만들어야 합니다.

메시지가 길어지는 두번째 경우는 기업 스스로 어떤 메시지가 중요한지 잘 모를 때입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그걸 다 하다 보니 진짜 하고 싶은 말을 추려 정리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이런 메시지를 깊이 들여다보면 중언부언이 많습니다. 비슷해서 같이 묶어도 되는 말을 자잘하게 늘어 놓는 것이죠. 이 경우에도 우선 순위에 따라 중복되거나 비슷한 메시지를 묶어 재정리하는 것이 이롭습니다.

메시지가 길어지는 그 외 이유는 계속 새로운 메시지를 만들어 추가하고 덧붙이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새로운 메시지를 처음부터 별도라 생각하기 보다는 기존 핵심 메시지와 연결해 정리한다는 시각으로 연결해 재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체 핵심 메시지 수를 늘리지 않겠다 하는 것이죠.

일부는 해명문이나 사과문을 쓰는 필자의 습관 때문에 문장이 길어 지기도 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온라인 상으로 배포하는 해명이나 사과가 많아지면서 문장이 기본적으로 길어야 성의가 있다는 인정을 받을 수 있다며 일부러 분량을 늘이는 기현상도 목격됩니다. 문장의 길게 된 이유가 무엇이든, 문장이 길면 일단 핵심 메시지 구분이나 이해가 어려워진다는 생각을 했으면 합니다. 문장을 길게 만들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하기 쉽게 최대한 정리하는 노력은 필요할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여러 개 메시지를 한꺼번에 이해하거나 기억하기 어려워 합니다. 그래서 핵심 메시지를 구성할 때에는 가능한 세 개 이상으로 메시지 종류를 늘이지 말라는 주문을 합니다. 세 개 메시지를 각각 세 번씩 이야기할 수 있다면 청자들이 이해하거나 기억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당연히 메시지가 수없이 많으면, 그 각각을 반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겠지요. 이는 커뮤니케이션 목적이 달성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톨스토이가 생전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진리란 금과 같아서 불려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금이 아닌 것을 모두 씻어 냄으로써 얻어진다.” 이 말에서 진리는 곧 핵심메시지와 같습니다. 전체 메시지를 불리지 마시고, 핵심메시지가 아닌 메시지들을 제대로 씻어 내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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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14

위기관리의 진짜 적은 내부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효과적인 위기관리에 있어서 장애물이 되고, 심지어 결과를 최악으로 이끌 수 있는 것들로 위기관리 시 기업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한마디로 위기관리 성공을 방해하는 진짜 적이라면?”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관리를 망치는 문제들의 유형은 정말 너무나 다양하고 기업마다 새롭기 때문에 유형화는 대략 가능할지 몰라도, 한 두 개로 일반화해 말씀드리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나 성공적 위기관리로 가는 길에서 가장 경계했으면 하는 대상은 사람들입니다. 위기도 사람이 만드는 것이고, 그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사람입니다. 그 위기를 바라보며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도 모두 사람들입니다. 사람들과 사람들 간의 문제가 바로 위기이죠.

그런 사람을 주목해서 본다면 성공적 위기관리의 적은 ‘내부에 있다’는 말씀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위기관리의 적이 내부에 있다고 하면 얼핏 내부고발자를 의미하는 건가? 어떤 의미이지 하고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그러나, 위기관리의 적이 내부에 있다는 말은 그보다 좀더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일단 위기관리의 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부 사람들 유형을 보면 이렇습니다. 상황파악이나 그에 의한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못하는) 의사결정자. 의사결정자의 의사결정을 지연시키거나 품질이 저하될 수 있도록 영향을 미치는 임원이나 주변인. 일선 직원들이 현재 어떤 위기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는 의사결정그룹. 의사결정그룹이 어떤 의사결정을 내렸는지 모른 채 무조건 뛰어다니는 일선 직원들. 합의되고 준비된 메시지 대신 그 외의 다양한 문제성 메시지를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하는 창구들. 허락되지 않는 이해관계자 접촉을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임직원들. 그리고 회사의 상황과 위기관리에 전반적으로 무관심한 임직원들. 이런 내부 사람들이 주된 위기관리의 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게 보면 위에서 아래까지 대부분이 위기관리를 어렵게 만드는 내부의 적 같아 보입니다. 맞습니다. 축구팀이나 야구팀을 상상해 보면 좀 더 피부에 와 닿을 것입니다. 실제 경기전에 같이 훈련하고, 같이 유니폼을 나누어 입고, 같이 숙식하고, 팀워크를 만들고 할 때 그들은 스스로 하나의 팀이라는 생각을 할 것입니다.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목적으로 가지고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함께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 확신을 하지요.

그러나, 실제 경기가 시작되었을 때 아무도 팀 리더의 통제를 따르지 않고, 팀 리더 조차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상상해 보시지요. 마음만 앞선 몇몇 선수들은 개인기를 뽐내며 경기장을 돌아다닙니다. 전체적으로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리고 상대방이 어떻게 경기를 이끌고 있는지 모른 채 각자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각각 하는 장면을 떠올려 보시지요. 일부는 서로 이야기하고 작전을 짜지만 그 외 선수들은 죄다 어지럽게 돌아다닌다면 결과는 어떨까요?

위기관리는 통제와 관리에 기반한 게임입니다. 조직이 구성원 스스로를 통제 관리할 수 없다면 바깥의 이해관계자는 어떻게 관리할 것이며 위기상황 자체는 어떻게 관리할 수 있겠습니까? 위기가 발생했을 때 위기관리의 가장 중요한 적은 내부에 있다는 말을 기억하시면서, 내부 위기관리팀을 일사불란하게 훈련하고 가이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적들과 함께 위기를 관리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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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13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도 있던 데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유명하신 경영 컨설턴트께서 저희에게 위기관리 자문을 해 주시면서 ‘위기가 곧 기회일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이번 위기로 이렇게 피해를 크게 받고 있는데, 어떻게 저희가 이 상황을 기회라고 해석할 수 있을 까요? 위기가 기회라 하는 진짜 의미는 무엇인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은 실제 위기관리 컨설턴트들도 흔히 쓰는 말입니다. 외국인 컨설턴트들은 중국의 위기(危機)라는 한자를 예로 들면서 위기(crisis)라는 한자를 보면 이미 그 속에 기회(機)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놀라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런 이야기는 조언으로 듣기 보다는 그냥 재미있는 농담으로 받아들이시면 어떨까 합니다.

일단 한 기업의 위기는 다른 경쟁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맞습니다. 현직 대표이사의 위기는 그 자리를 노리는 다른 후보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특정 회사를 노리고 있는 규제기관이나 시민단체에게는 그 회사의 위기가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언젠가 손을 좀 봐야지 하던 기자들에게 찍힌 기업의 위기라면 기자들에게는 하나의 기회로 해석될 수 있을 것입니다.

위기는 그냥 위기일 뿐입니다. 함부로 그 속에서 기회를 언급하거나, 이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꾀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위기 시 심리적 안정이란 정확하게 해야 할 일을 적시에 처리하고 나서 그 결과를 보고 스스로에게 얻는 것이어야 합니다. 마치 놀라고 두려운 타조가 모래 속에 자기 머리를 파 묻듯,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위기가 곧 기회라 하니 기회를 기다리자 하는 생각을 하는 기업은 없겠지요.

억지로라도 위기가 기회라는 개념을 선해하여 보자면 이렇습니다. 기업이 위기 발생 이전에 그에 대해 주목하고 사전적으로 관리하여 위기가 실제 발생되지 않게 만든 경우에는 위기가 곧 기회를 창출하는데 일조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경쟁기업들은 미처 그런 노력을 하지 못해 실제 위기를 맞게 될 테니 자사에게는 상대적으로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의미로는, 평소 훌륭한 명성과 경영 철학으로 유명한 기업이 불행히도 큰 위기를 맞았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기존 자사의 가치대로 훌륭하게 위기를 해결해 버리는 경우에는 위기가 기회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주변 공중과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해당 기업에게 ‘역시 훌륭하다’는 찬사를 보낼 정도의 위기관리라면 기회를 만들어 냈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정리해보면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기업은 아주 극소수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사전적으로 위기를 관리하여 위기가 실제 발생되지 않게 하는 기업. 또는 기존에 구축한 자사의 훌륭한 명성과 기업철학을 보호하기 위해 위기 시에도 일관된 가치를 지켜 나가며 위기를 멋지게 관리하는 기업들이 그런 류입니다.

반대로 사전적으로 아무 관리 활동이 없다가 당황스럽게 위기를 실제 상황으로 맞닥뜨린 기업이나, 평소 별로 알려지지도 않았을 뿐더러, 의미 있는 명성이나 경영 철학이라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 못한 기업에게는 위기는 그냥 위기일 것입니다. 그런 기업에게 만약 컨설턴트가 그래도 ‘위기는 곧 기회’라 조언한다면 그 말은 그냥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낫습니다. 아무 기업에게나 공히 함부로 할 말은 아니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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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12

CEO가 한가해야 한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대표님께서는 어떤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면 일선에서 바로 발로 뛰십니다. 홍보실이나 대관 그리고 다른 어떤 부서 임원들 보다 더 빠르게 이슈관리 실행을 하십니다. 워낙 이해관계자 네트워크가 좋으시죠. 그런데 위기 시 CEO가 한가해야 한다는 조언은 어떤 의미인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상당히 이상한 조언 같습니다만, 부정 이슈나 위기가 발생되었을 때 안정적 대응을 위해서는 최고의사결정권자가 한가해야 합니다. 감정 또한 상당히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온전히 상황파악과 그에 의한 의사결정에만 몰두할 수 있는 상태를 지향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말씀처럼 최고의사결정권자인 CEO가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려고 일선에서 뛰어다니시는 경우에는 어떤 일이 주로 발생될까요? 일단 대응의 우선순위에 대한 혼동이 옵니다. 되는대로 무언가 한다는 마인드는 전혀 전략적이지 않습니다. 의사결정 시간이 늘어지거나, 진행되지 않는 것도 CEO가 바쁜 상황에서 주로 발생됩니다.

CEO가 위기대응을 직접 하며 소중한 시간을 사용하게 되면, 회사의 위기관리팀과의 폭넓은 정보공유나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 해집니다. 뛰어다니시는 CEO만 바라보면서 위기관리팀은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른 채 시간만 허비하게 됩니다.

이슈나 위기대응을 위해서는 수많은 의사결정이 있어야 합니다. 실시간으로 우선순위 판단도 필요합니다. 잘 훈련된 위기관리팀이 있다해도 구체적 대응 지시에 CEO는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우선 마음이 급해 CEO가 일선을 뛰려 하시겠지만, 조금만 더 차분하게 주변을 돌아보고 위기관리팀과 함께 움직인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만약 회사내에서 CEO 밖에 대응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상당히 그 결과는 암울할 것입니다. 평소 이슈나 위기 대응에 대한 팀 단위 훈련이나 체계가 없었다는 반증이기 때문입니다. 이슈나 위기대응은 한 개인이 매달려서 성공할 수 있는 성격의 업무가 아닙니다. 잘 훈련된 위기관리팀이 일사불란 하게 움직여도 성공하기 어려운 아주 복잡한 게임입니다. 그런 현실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시는 CEO가 스스로 해 낼 수 있는 대응이란 상당히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CEO가 한가해야 한다는 의미는 CEO가 이슈나 위기 대응에 관심을 두지 말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온전히 제대로 된 관심을 투여하면서 우선순위 분별과 의사결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개인보다 팀이 동시에 움직일 수 있도록 지휘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차분한 감정 상태를 유지하며 큰 그림을 볼 수 있어야 하며, 두세 단계 너머를 바라보려 노력해야 합니다. 겉으로는 한가해 보여도 그래야 관리 결과를 성공에 보다 가깝게 이끌 수 있습니다.

위기관리팀을 구성하는 임직원들도 CEO가 손수 바깥으로 다니시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 나누며 다양한 대응 활동을 하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어서는 안 됩니다. CEO가 보다 해야 할 일에 집중하실 수 있도록 양질의 조언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팀 차원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지속적으로 의사결정을 구해야 합니다. 반복적으로 CEO에게 질문하고 의견을 들으려 해야 합니다. 위기관리는 팀 플레이의 게임입니다. 개인 플레이로는 해결되지 않음을 다 같이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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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11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컨설턴트께서 위기관리의 정의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솔직히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의미와 ‘적시에 하다’는 의미가 잘 와 닿지 않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기준은 무엇인지요? 그리고 적시에 한다는 기준은 또 어떤 것인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의미의 기준은 몇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위기가 발생하기 이전에 ‘마땅히 해야 할 일’이란 사전에 위기나 이슈화 될 수 있는 문제 요소들을 찾아 내는 것, 그리고 그 찾아낸 것들을 개선하고 완화시키는 실행을 의미합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의미하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이란 위기관리 주체가 해당 상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에 비춘 솔루션을 적절히 이행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입니다. 누가 보아도 당연하게 해야 할 일을 책임감 있게 실천하고, 그에 대해서도 성실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그 의미입니다.

발생된 위기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진 다음에 해당하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이란 지난 위기관리를 위해 약속했던 개선 계획과 재발방지 노력들을 실제로 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함으로서 최종적으로 위기가 관리된다는 것이지요. 개선과 재발방지가 그 핵심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어떻습니까? 마땅히 해야 할 일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외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 보다는 하고 싶은 일만 선별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기관리를 위해 하고 싶은 일과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 대부분 상황은 더욱 더 심각 해집니다. 따라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은 그 무엇보다도 우선 되어야 합니다.

‘적시에 하다’는 의미에도 몇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먼저 이해관계자 관점에서 적시성이라는 것이 기본 중 기본입니다. 이해관계자 시각에서 이 정도 시각이면 ‘적절하다’ 하는 기준을 잘 잡아야 한다는 것이죠. 그 만큼 이해관계자에 대한 주목과 모니터링이 중요합니다.

다른 ‘적시’의 기준은 자사 스스로의 통제를 기반으로 가장 이른 시간을 기준이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위기 발생 시 기업들이 대부분 신속하게 준비해서 대응 실행할 능력이 될 것이라 상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더 많습니다. 수많은 의사결정 루트를 지나다 보면 엄청난 시간이 소모됩니다. 훈련 수준이 다른 여러 실무자들이 같이 어우러지다 보면 적시 실행은 꿈 같은 의미가 되어 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반복적 훈련이 중요한 것입니다. 적시의 가치를 위해서지요.

마지막으로 적시의 기준은 전략에 기반한 적확한 타이밍을 의미하며 그 전략을 평가 기준으로 합니다. 이해관계자와 자사 실무진의 준비 완료 시기에 기반하여 구체적 타이밍을 적확하게 잡는 기술이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한다는 의미가 이해되지 않는다면, 좀 더 위기관리 전반에 대한 생각과 실행 경험을 키우시기 바랍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에 대한 아쉬움, 적시성에 대한 아쉬움이 실제 피부에 와 닿아 보면 그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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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10

스스로를 먼저 통제하라?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이번 이슈관리에서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설득시키는 것이 참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저희 임직원들이 다양하게 협업해 커뮤니케이션 하며 이슈관리를 지속해 그나마 상황이 나아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임직원들을 통제하는 것도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먼저 통제하라는 말이 와 닿습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관리나 위기관리에서 기업의 진정한 힘은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으로 부터 나온다고 합니다. 반면 그 힘이 약한 기업은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을 포기한 채 남들(외부 이해관계자들)을 통제하려 합니다.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기업은 남도 제대로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슈나 위기관리에서 애를 먹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 내부 현장에 들어가보면 이러한 ‘스스로에 대한 통제’ 가치에 대해서는 크게 중요성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아 놀라게 됩니다. 일부 기업은 ‘스스로에 대한 통제’를 당연한 상수라고 보며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려 합니다. 실제로는 전혀 스스로 통제되지 않는 상황임에도 그런 착각을 합니다.

어떤 기업에서는 ‘스스로의 통제’보다는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공중에 대한 통제가 훨씬 더 시급하고 유효하다 생각하며 관리 노력을 그에 주로 집중합니다. 그런 경우 소외된 ‘스스로에 대한 통제’는 시간이 지나갈수록 점차 그 위해성을 드러냅니다.

이슈나 위기관리 과정에서 기업 경영진이 자사 직원들이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파악하지 못한 채 대응 지시를 내리는 경우도 흔합니다. 현재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파악하려 하면서 자사 임직원들이 그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이지요.

일부 경영진은 ‘직원들이 현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무언가는 하고 있겠지’하는 막연한 상상만 합니다. 그보다 지금 우리가 무언가 결정해서 지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일단 경영진이 적절한 지시만 내린다면 일선 직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실행할 것이라고도 믿습니다. 그러나 종종 그런 믿음은 현실과 다르기에 문제가 생깁니다.

경영진이 이슈나 위기 시 자사 직원들이 정확하게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모를 수는 있습니다. 실제로도 실시간 단위로 보고받을 수 있는 체계의 효과적 운영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일선에서 실행을 담당하는 직원들을 평소 훈련하고 전문화하여 위기 시 각자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게 만드는 체계의 구축은 실제로 가능 합니다. 그 체계 속에서 ‘스스로를 통제하고 있다’는 경영진의 자신감은 실질적인 것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스스로를 통제하고 있는 기업은 사소한 이슈나 위기를 발생시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를 통제하는 기업은 어떠한 이슈나 위기가 발생해도 초기부터 일사불란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통제되는 기업 내에서 경영진은 일선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일선에서는 경영진이 어떤 전략으로 어떠한 지시를 내릴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통제 없이 이슈나 위기를 제대로 관리한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해 보입니다. 어쩌다 보니 운이 좋아 상황이 관리될 수는 있겠지만, 두 세번 성공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업에서 스스로를 통제하기 위한 체계 구축에 보다 우선적 관심을 두어야 하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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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09

감정관리? 무슨 뜻이지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는 이번 사건에 대해 공중이 너무 흥분했고, 이성적이지 않았다고 봅니다. 이래서 집단광기나 군중심리 같은 표현을 쓰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감정적으로 공분을 가지게 되는 것인지 솔직히 이해가 안 갑니다. 그에 대해 감정관리를 먼저 하라 하셨는데 그건 뭔 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서구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교과서에서는 대부분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라는 조언을 합니다. 정확한 정보가 공중이 느끼는 정보의 진공상태를 개선시켜서 그들이 보다 사실에 가까운 인식을 하게 될 것이라 보는 것이죠. 물론 정확한 정보는 이슈나 위기 시 힘을 발휘합니다. 실패 사례들을 보면 위기관리 주체가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입수하지 못했거나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경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타겟에게 제공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질문하신 것과 같이 상당히 많은 사례에서 정확한 정보의 제공만으로는 예상했던 결과를 도출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는데도 언론에 반영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발표했는데도 사람들이 그 내용에 신뢰를 주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니 바로 이어서 해당 정보에 대한 검증과 반박이 줄을 잇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제공만으로 한계가 있다면,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자산은 그러면 무엇일까요? 감정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감정관리가 이슈 및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선행되어야 하는 기본 대응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이슈나 위기 발생 시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충분한 수준의 감정 관리를 실행한 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성공의 완전공식이 될 것입니다.

만약 공중이나 이해관계자의 감정을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하고, 자사의 입장에 대한 합리적, 이성적, 논리적 접근만을 추구한다면 그 결과가 부실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사람과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에는 항상 래포(rapport)의 형성이 전제됩니다. 상호간에 친근감과 신뢰감이 형성되어야 커뮤니케이션 다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는 법입니다.

따라서 이슈나 위기 발생 시 공중 및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감정관리는 아주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래포가 됩니다. 전문가들이 ‘우선 공감하라’ 하는 조언이 그 때문입니다. 논리적이거나 이성적으로 보이지 않는데도 기업들이 무언가 감정적 행동을 취하는 것들이 대부분 감정관리를 시도하기 위함입니다. 경영진이 공개적으로 깊이 고개를 숙이고, 조문을 직접 가서 무릎을 꿇고 울먹이며,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서 절을 하고 허그를 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시면 됩니다. 조문 연설을 하면서 오랜 침묵을 유지하거나, 비를 맞으면서 헌화하는 모습 같은 것도 다 감정관리의 일환입니다.

감정에 먼저 주목하십시오. 이슈나 위기 상황을 둘러싸고 있는 공중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어떤 감정을 주어야 그 다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지 고민해 보십시오. 그러한 감정관리에 투여하는 노력과 시간 그리고 예산이 전혀 쓸데없거나, 부차적인 것이라고 폄하해서는 안 됩니다. 때에 따라 감정관리가 전부 인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인간의 감정만큼 강력한 힘이 없습니다. 그 힘을 절대 거스르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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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08

그들의 불매운동이 성공할까요?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전 발생했던 문제 때문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저희 제품을 불매하자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불매 관련 해쉬 태그가 공유되고 있고요. 그런데, 매장 반응이나 매출 기록을 보면 그 이전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저들이 떠드는 불매운동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번 질문도 어떻게 보면 ‘상황만 보지 말고, 상황을 둘러싼 사람들을 보라’는 조언으로 답변을 가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소비자가 주도하는 불매운동이 성공했던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갑질 논란의 중심에 있던 모 기업과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관련된 일부 일본 기업들이 일시적 영향을 받은 것이 그나마 대표적일 것입니다. 점진적 매출 하락에 있어서도 내부에서는 그것이 소비자 불매운동 때문인 것인지, 그 외 다른 요인 때문인지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소비자 사이에서 불매운동 이야기가 나오면 일단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 대체제도 적절하지 않고,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이나 제품 및 서비스 만족도, 마일리지나 포인트 등을 버리고 단순 불매할 수 있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입니다. 불매운동이 성공했던 전례도 없고 그것이 불가능하리라는 확신도 있으니 기업들은 불매운동 이슈를 단기간에 지나갈 바람으로 여기게 된 것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게만 해당 이슈를 바라보아서는 이슈 대응에 제한만 생길 뿐, 적절하고 통합적인 이슈관리 전략은 수립되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온라인 공중 사이에서 불매운동 아젠다가 떠 올랐다면, 그런 상황에는 핵심적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단순 시비나 트집잡기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근거 있는 사회적 공분 때문인지를 적절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에 기반하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합니다. 불매운동의 계기가 된 핵심적 이유에 대한 기업의 입장과 그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입니다. 불매운동이 어차피 성공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는 회사 입장이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지 않다는 단편적 대응으로는 진짜 숨어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번에 성공하지 못한 불매운동은 다음에 더 크게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불매운동 아젠다와 활동을 바라보는 이해관계자들입니다. 일단 그런 아젠다가 생겨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면 언론이 그에 대해 주목하고 대서특필하게 될 것입니다. 직원들이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불매운동에 대해 몰랐던 비관여 소비자들도 점차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그 흐름 전반을 바라보던 경쟁사들이 움직일 것입니다. 시민단체가 흐름에 편승할 수도 있습니다. 규제기관이나 수사기관이 그 소란에 주목하기도 합니다. 국회에서도 가만히 지켜 보고만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나 주주들이 조용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 같은 이해관계자에 대한 기업의 주목이 중요합니다. 상황을 넘어 사람을 보라는 주문이 그래서 의미 있는 것입니다.

그들의 불매운동은 결국 실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로 인한 후유증과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개입은 회사를 장기간 더욱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단순 상황만 보고 원인이나 이유를 치료하려 노력하지 않으면 생길 수 있는 더 나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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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07

위기는 합리적일 수 없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위기 상황을 보면 종종 한숨이 나옵니다. 특히 말도 안 되는 논란들을 보면 세상이 이상해 보일 정도지요. 사람들이 합리적이지 않으니, 위기나 이슈, 논란도 죄다 합리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원래 위기는 특성상 합리적이지 못한 것일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위기가 과연 합리적인 것인가 아닌가 하는 것에 대한 주제인데요. 다른 관점에서 한번 보시죠. 만약 기업이 다양한 사전 징조나 문제들을 합리적으로 발견해 관리했다면 위기나 이슈, 논란이 발생했을지도 생각 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어땠을까요? 자사가 스스로 좀더 합리적이었다면?

질문을 보면 경험하신 위기, 이슈, 논란이 모두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의 비합리성에 의해서만 비합리적으로 생성 확산되었다는 생각을 하시는 듯합니다. 합리적으로 판단했을 때 자사에게는 아무 문제나 책임이 없었다는 주장 같습니다. 혹은 일부 문제나 책임은 있었더라도 그렇게까지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아니었다는 의미도 일부 포함되는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현실적으로 보아도 회사가 상당히 합리적인데도 불구하고 발생되는 합리적인 위기나 이슈는 상당히 드뭅니다. 회사가 합리적으로 사전적 관리를 했다면 합리적인 위기나 이슈는 상당수 소멸되거나 방지되기 때문입니다.

합리적인 회사에게 발생된 위기나 이슈 중 일부는 경우에 따라 비합리적이거나 부분적으로 합리성이 결여된 위기나 이슈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필히 확인해 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와 같은 경우의 위기나 이슈는 사회적으로 크게 주목받거나 문제가 되기 어렵습니다. 대형 위기나 이슈로 판정 받기 어려워 사회적 주목도 적고, 사후라도 신속하게 관리될 수 있는 경우지요.

즉, 비합리적인 위기나 이슈가 발생해 사회적으로 큰 주목과 비판까지 받았고, 그에 대한 관리까지 무척 힘들었다면 그 회사는 어떤 회사일까요? 앞의 경우와 같이 상당히 합리적인 회사였을까요? 합리적인 사후 관리를 했을까요? 불행히도 그 회사는 그렇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합리적인 기업이 엄청나게 비합리적인 위기나 이슈를 경험할 가능성은, 비합리적인 기업이 엄청나게 비합리적인 위기나 이슈를 경험할 가능성 보다는 훨씬 적다는 이야기입니다. 엄청나게 비합리적인 위기나 이슈는 그 만큼 엄청나게 비합리적인 기업에게 주로 발생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위기나 이슈 자체의 합리성에 있어서도 관점을 더하자면, 위기나 이슈는 근본적으로 비합리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비합리성 정도의 차이지요. 우리가 재앙이라고 생각하는 지진, 태풍, 홍수, 쓰나미 등은 과연 합리적인 것일까요? 합리성이라는 잣대를 들이대어 싸우거나 맞설 수 있는 것일까요? 여론은 어떨까요? 여론은 항상 합리적이기만 할까요? 합리성을 가지고 싸워 항상 관리 가능할까요?

위기나 이슈가 합리적이냐 합리적이지 않느냐 하는 논쟁은 더 이상 별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근본적 비합리성을 인식하고 우리 기업 스스로 더욱 더 합리적이 되어 일부 위기나 이슈의 비합리성을 사전 사후에 관리해 나가야 한다는 것 뿐입니다. 그런 노력을 포기한 비합리적 기업이 되어, 엄청나게 비합리적인 위기와 이슈를 반복 경험하지는 말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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