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얼마전 발생했던 문제 때문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저희 제품을 불매하자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불매 관련 해쉬 태그가 공유되고 있고요. 그런데, 매장 반응이나 매출 기록을 보면 그 이전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저들이 떠드는 불매운동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번 질문도 어떻게 보면 ‘상황만 보지 말고, 상황을 둘러싼 사람들을 보라’는 조언으로 답변을 가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소비자가 주도하는 불매운동이 성공했던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갑질 논란의 중심에 있던 모 기업과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관련된 일부 일본 기업들이 일시적 영향을 받은 것이 그나마 대표적일 것입니다. 점진적 매출 하락에 있어서도 내부에서는 그것이 소비자 불매운동 때문인 것인지, 그 외 다른 요인 때문인지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소비자 사이에서 불매운동 이야기가 나오면 일단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 대체제도 적절하지 않고,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이나 제품 및 서비스 만족도, 마일리지나 포인트 등을 버리고 단순 불매할 수 있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입니다. 불매운동이 성공했던 전례도 없고 그것이 불가능하리라는 확신도 있으니 기업들은 불매운동 이슈를 단기간에 지나갈 바람으로 여기게 된 것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게만 해당 이슈를 바라보아서는 이슈 대응에 제한만 생길 뿐, 적절하고 통합적인 이슈관리 전략은 수립되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온라인 공중 사이에서 불매운동 아젠다가 떠 올랐다면, 그런 상황에는 핵심적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단순 시비나 트집잡기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근거 있는 사회적 공분 때문인지를 적절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에 기반하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합니다. 불매운동의 계기가 된 핵심적 이유에 대한 기업의 입장과 그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입니다. 불매운동이 어차피 성공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는 회사 입장이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지 않다는 단편적 대응으로는 진짜 숨어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번에 성공하지 못한 불매운동은 다음에 더 크게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불매운동 아젠다와 활동을 바라보는 이해관계자들입니다. 일단 그런 아젠다가 생겨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면 언론이 그에 대해 주목하고 대서특필하게 될 것입니다. 직원들이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불매운동에 대해 몰랐던 비관여 소비자들도 점차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그 흐름 전반을 바라보던 경쟁사들이 움직일 것입니다. 시민단체가 흐름에 편승할 수도 있습니다. 규제기관이나 수사기관이 그 소란에 주목하기도 합니다. 국회에서도 가만히 지켜 보고만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나 주주들이 조용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 같은 이해관계자에 대한 기업의 주목이 중요합니다. 상황을 넘어 사람을 보라는 주문이 그래서 의미 있는 것입니다.
그들의 불매운동은 결국 실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로 인한 후유증과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개입은 회사를 장기간 더욱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단순 상황만 보고 원인이나 이유를 치료하려 노력하지 않으면 생길 수 있는 더 나쁜 결과입니다.
※ 이 글은 정용민 대표가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기업이 묻고 위기관리 컨설턴트가 답하다]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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