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92023 0 Responses

[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325

처음과 마지막의 차이?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이번 위기관리를 하고 나서 복기를 해 보니, 저희가 마지막에 결정해 실행했던 대응을 상황 초기에 실행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렇게만 되었으면 그리 오랫동안 불필요하게 많은 비판을 받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미국의 유명한 투자 전문가 하워드 막스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현명한 사람이 처음에 하는 일을 바보는 마지막에 한다.” 하워드 막스의 표현이 좀 거친 면은 있는데, 그 인사이트는 위기관리 현장에서도 실제로 지속 발견되는 진리입니다.

질문에서도 마지막에 실행했던 것을 처음에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 이야기하셨는데, 저 또한 그에 동의합니다. 그리 했어야 했다는 내부적 깨달음만 있다면 향후에는 좀 더 나은 의사결정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기본적으로 왜 기업들은 마지막 단계에서 할 수 있던 위기관리 실행을 초기에는 실행하지 않거나, 실행할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일까요? 의사결정권자들이 하워드 막스의 표현대로 현명하지 못해서일까요? 아닙니다. 기업에서는 그렇게 의사결정 하지 못할 실제적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그런 실제적 이유를 꼼꼼하게 찾아보아야 좀더 나은 위기관리가 가능해집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마 상황 판단에 대한 정확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이 상황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어디까지 진행될 것인지를 예측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지요. 당연히 이런 경우 의사결정은 미뤄집니다.

두번째 이유는 마지막에 해야만 하는 실행을 알면서도 상황을 보며 점진적으로 실행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대표이사의 사과 같은 경우를 마지막에 실행해야 할 순서로 꼽는 경우 같은 것이지요. 초기 상황에서 대표이사가 먼저 앞서 나가면 나중에 상황이 악화되었을 때 쓸 카드가 소진된다 믿었던 겁니다. 결국 그에 따라 마지막 단계에서 대표이사 사과가 실행되어 위기관리가 완료되었던 것이죠.

세번째 이유는 마지막에 해야만 할 실행 내용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현재 주어진 상황에 대한 관리에 집중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상황이 악화되었을 때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못했던 것이지요. 결국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게 되자 부랴부랴 최고 수준의 실행을 고안해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들은 주로 공통된 기업 내부 기반에서 발아됩니다. 그 기반은 ‘원칙 없음’이라는 기반입니다. 위기는 기업이 원칙으로 관리하는 것입니다. 사전 위기관리도 해당 기업의 원칙이 적용되는 한 성공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사후 위기관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위기 상황이 발발했을 때 기업의 원칙이 없거나 불확실하다면 그 위기관리 대응은 적절한 유효성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맨 마지막 상황에 실행할 수 있을 대응이라면, 초기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실행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 실행 시점을 언제로 결정하는 가는 원칙에 의해서만 결정 가능합니다. 하워드 막스 또한 원칙을 기준으로 현명한자와 그렇지 못한자를 나누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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